>>1 【떠돌이 장사꾼의 대단하신 짐】 『가장 어두운 때라도 검의 끝이 항상 올바른 곳으로 향하도록 이끌고, 차가운 바위와 모래가 이윽고 뜨거운 날의 형태로 이 땅 위에 솟게 하는 것. 그리고 그것들을 인간들에게 배푸는 것. 그것이 칼과 제련의 신, 가장 오래 된 도구의 신이다. 인철신, 혹은 날붙이 신이라는 이름으로도 사람들의 입에서는 드물게 오르내리고 있다.』
>>2 【칼과 제련의 신을 모시는 모험가】 『본업은 물건을 싼값에 구매하고 비싼 값에 판매해 이윤을 남기는 방랑상인. 현재는 파를 상인조합 소속이다. 은연중에는 돈을 벌기 위한 여정이 아닌, 누군가와 함께하는 자유로운 모험을 꿈꾸고 있다. 불행했던 과거를 원망하기보다는 그저 세상에 순응하며 무던히 살아갈 뿐이다. 원래 이런 세상이니까. 그러나, 순응은 하지만 이 세상을 인정하지는 않는다.』
앗 ㅋㅋㅋㅋ 치이는 거 말하는 거였어?? 요즘은 왠지 트럭이라고 하면 이세계밖에는 안 떠오른단 말이지...! 와아아 매번 재밌게 읽어줘서 고마워~! 토코주 글이 약간 그런쪽 느낌 있다곤 생각하고 있지만... 애니메이션이라니 너무 과찬이야! 아민주 글도 섬세함과 감정 묘사가 잘 느껴져서 뭔가 항상 정신차려보면 산뜻하게 읽고있었어. 응응, 기다릴 테니까 천천히 와 줘~ 나중에 저녁에 보자!
소녀의 머리 위에서 흔들리는 한 가닥 새하얀 머리털을 따라 눈동자를 굴리던 소년은 머리를 빗겨내려주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며 수고 값이냐는 말에 고개를 갸웃했다. 만약 목숨 값이라고 했다면 적당히 납득했겠지만, 소녀가 말하는 것은 소년이 생각하는 일반적인 가치와는 전혀 다른 종류의 것이라고 직감이 말해주었다.
소녀가 커다란 눈을 얇게 휘며 이제부터 값을 받아 갈 셈이라고 했을 때엔 소년의 표정이 점점 굳어가고 있었다. 말을 잘못 꺼냈구나. 하고 소년은 후회했다. 가만히 있으면 반이라도 간다니까.
기다란 장도를 작은 품에 끌어안고서 경건하게까지 이야기하는 소녀를 바라보며, 소년은 그제야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소녀가 팟 하고 검지를 세워 제 면전을 가리켰을 때엔 눈을 깜빡이며 놀란 척-사실 놀라지 않았지만-을 하는 정성까지 들여가면서.
"네에-?"
소녀가 하는 말과 소년이 직접 겪었던 일을 돌아보면, 그녀가 말로만 들었던 신적인 존재라는 것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신자가 되어 형편을 모시라는 말은 소년을 종으로 삼겠다는 말이나 다름없었고 말이다. 소년이 특히 주목했던 부분은 '처음부터'라는 말이었다. 처음의 힘이 아까의 그것이라면, 신앙이 쌓이면 대체 얼마나 강해지는 걸까. 지금 왠지 우쭐해하는 것 같기도 하고... 장단을 잘 맞춰주면서 데리고 다니면 엄청난 전력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소년이었다.
"..."
소년은 이내 결심했다는 듯한 표정으로, 단지 시늉일 뿐이었지만, 소녀의 앞에 얌전히 한쪽 무릎을 꿇고서 소녀를 올려보았다.
"당신께 목숨을 빚졌으니, 시키는 대로 하죠."
담담한 목소리로 소녀에게 신앙을 맹세하는 소년의 표정은 어느새 평소 장사를 할 때의 무덤덤한 것으로 돌아와있었다.
당신은 한쪽을 무릎을 꿇어보이며 외려 얌전한 태도로 소녀에게 신앙을 맹세한다. 그 얼굴은 앞으로의 각오가 된 것처럼 굉장히 담담했고, 목소리 또한 그와 마찬지였다. 당신의 그런 태도는 그저 철저한 장사꾼 습성에 의해 갖춰진 것이었지만 말이다. 그렇지만 의외일까. 당신에게서 그런 신앙의 맹세를 받는 소녀는 오히려 놀란 눈을 뜨고서는 오히려 자신쪽에서 머뭇거리고 있었던 것이었다. 이내 어째야 할지 모르는 것처럼 시선을 안절부절 하고 있던 소녀는 당신을 일으켜려는 것처럼 손을 뻗으며 말해온다.
"그, 그대! 너무 그런 식으로 예를 차리지 않아도 되는 게다. 그러니까 으음, 오히려 어색하다는 게다... 신관도 아닌 햇병아리 녀석에게 그런 식으로 취급되는 것은, 말이다... 그러니 그런 것은 나중에, 네 녀석이 진실로 신앙이 좀 더 깊어졌을 때 하도록 하거라. 알았느냐? ...알았다면 얼른 일어서지 못할까! 에잇, 이 멍청한 녀석!"
소녀는 자기 입으로 그런 말을 하게 만든 당신이 원통스럽고, 조금 부끄러웠던 모양인지. 괜스레 양 주먹을 높게 치켜들고서는 그 조막만한 나막신으로 무릎 꿇은 당신의 발을 밟아줄 기세로 펄펄거리며 그렇게 말하곤 했다. 덕분에 당신이 잘못 한 것은 그다지 없는데도 또 다시 소녀가 성을 내는 결과가 되고 말았다... 그러던 소녀는 문득 생각해보니 이상하게 느껴진다는 듯이 또 다시 침착해져서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그런 것보다, 그대. 의외로 이야기를 받아들이는게 너무 빠른 것 아니더냐? 분명 건방지기 짝 없는 인간인 네 녀석이라면 두어번 정도 이 현실을 부정할 거라고 생각했다만... ...설마, 이렇게 나를 섬기는 척을 하며 뒤로는 이 나를 이용해 먹겠다든가 하는 당돌한 꿍꿍이를 숨기고 있는 것은 아니겠지? 만약 그런 불순한 생각을 하고있는 거라면...!"
절그럭. 소녀가 손을 움직이자 그 가벼운 손동작과는 다르게 손에 들려 있던 대형 장도가 소리 내며 안 그래도 눈에 띄는 자신의 존재를 더욱 과시했다. 그와 동시에 당신은 방금 쓰러지기 전에 느꼈던 감각이 되살아 나는 기분에 오한이 들지도 몰랐다. 그러나 물론, 소녀의 칼이 그렇게 가볍게 뽑히는 일은 없었다. 야인을 상대로도 뽑지 않았던 칼이니 말이다.
"...뭐, 아무리 그래도 생사람을 베어버리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게다가 방금도 말하지 않았느냐? 나의 모든 힘을 쏟아부어서 그대를 되살려냈다고 말이다. 그러니 묘한 기대는 품지 않는 것이 좋은 게다. 그대에게나 나에게나, 서로에게 말이다. 알겠느냐?"
얼른 일어서라며 방방거리는 소녀의 성화에 소년은 '거기서는 이렇게 하던데...'하고 중얼거리며 멋쩍은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고는 어깨를 목 쪽으로 바짝 당겼다가 내리며 폭- 하고 한숨을 쉬었고, 소름이 돋거나 마음이 오글거릴 때처럼 어깨를 바르르 떨었다. 스스로가 생각해도 방금은 행동이 너무 앞서나갔지 싶다. 말투는 나이 든 어르신 같아도 양손을 치켜들고 방방대는 모습이나 애티나는 목소리는 천상 아이처럼만 보인다. 이어지는 소녀의 이야기를 잠자코 듣기만 하던 소년은, 시선을 맞춰오는 소녀의 눈동자를 마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글게요. 제가 상황 판단이 빠른 편이긴 합니다만. 아까 당신에게 고개를 숙인 건 살아남기 위해서였죠. 당신의 강함이 눈에 보였으니까요. 그리고 지금 무릎 꿇은 것도, 당신을 따르겠다 한 것도 거짓은 아닙니다."
담담하게 이야기하던 소년은 잠시 말을 멈추고 앞으로 몇 발자국 걸어가 바닥에 놓인 자신의 배낭을 집어 들어 한쪽 어깨에 메었다. 어디로 날아갔는지 모를 싸구려 도검의 검집은 텅 비어있었고, 허리에 찬 벨트도 충격에 박살이 나 깨어진 포션 몇 개만 대롱대롱 매달려있을 뿐이지만, 어깨에 멘 배낭을 손바닥으로 툭툭 두드리며 내용물이 무사한 것을 확인한 소년은 이제야 자신이 자신으로 돌아온 기분을 느꼈다. 소년은 다시금 소녀를 돌아보며 말을 이었다.
"당신을 이용하려 한다던가, 꿍꿍이를 숨기고 있다던가... 틀린 말은 아니네요. 제가 한낱 장사꾼이긴 합니다만, 입에 침도 안 바르고 거짓말을 하진 않습니다."
소년은 뒷머리를 긁적이는 시늉을 했다. 만약 소녀가 발끈해 소년에게 다가오거나 칼을 뽑으려 한다면, 소년은 두 손을 들어 올려 잠깐 이야기 좀 들어보라는 제스처를 취했을 것이다.
"솔직히 상황은 좀 억울하지만, 당신은 제 목숨을 구해주셨죠. 다르게 말하면 제 목숨은 당신의 것이나 다름없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저를 살리기 위해 모든 힘을 쏟아부었다고요. 그 힘을 되찾는 것도, 신앙을 쌓는 일도 몸소 돕겠습니다. 제가 바라는 것은 당신의 힘을 빌려 이 대륙을 자유롭게 여행하는 겁니다. 아까 보셨듯, 저는 나약한 인간이니까요. 저는 당신을 섬기고 따르며, 당신은 저를 지켜주시는 겁니다. 이게 불순한 생각이라 여겨진다면... 뭐 어쩔 수 없네요. 당신은 다시 외톨이가 될 뿐입니다. 그러니 묘한 기대 좀 품으면 안 됩니까?"
그렇게 되묻는 소년의 표정은 감정을 알기 어려웠지만, 물론 신이라면 알 수도 있었겠지만, 그 눈에 거짓이나 기만이 담겨있지는 않았다.
되묻는 당신을, 소녀는 그저 지긋이 바라본다. 그 예리한 눈에는 붉디 붉은 광채가 맴돌았다.
"그대는 꽤나 건방진 말을 하는구나..."
안개와 같은 말은 입에서 흘러나와 흩어져, 이내 당신을 감싼다. 당신은 그것에서 본능적으로 위압적인 기분을 느낀다. 말이야 배짱있게 했다지만, 설마 기껏 살아나서 다시 베이고 싶지는 않았을 터다. 그러나 왜인지 지금의 소녀는 태도가 방금과는 완전히 달라져서 주저없이 당장에 칼을 뽑아 휘두를 수 있을 것 같은 분위기를 두르고 있었다. 그럼에도 당신은 장사꾼의 얼굴을 유지 할 수 있었을까.
"그대, 잊은 것은 아니겠지?"
그러나 소녀도, 그런 것에 전혀 개의치 않고 말을 이어갔다.
"네 녀석이 눈 앞에 두고 있는 것은, 네놈의 자신의 수명보다도 아득히 긴 세월동안 홀로 지내며 스스로를 봉인하고 있던 망령 같은 몸이다. 헌데, 그런 자의 앞에서 외톨이 얘기를 꺼내면 무서워서 벌벌 떨 것이라도 같더냐? 당치도 않지. 왜냐하면 그건, 신이란 본디 외로운 존재인 까닭이니라. 신들이 항상 신관을 시켜 신자를 모집하고, 주위에서 신앙이 떨어져가지 않도록 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 게냐. 그래, 네 녀석이 굳이 거기에 외톨이라고 딱지를 붙히지 않아도, 처음부터 신 되는 자들은 전부 외톨이였다는 게다."
호통 아닌 호통. 위협이 아닌 위협. 폄하가 아닌 폄하. 그러나 그것은 결국 모두, 자기고백과 같은 것이 아니었을까. 그렇지 않으면 그렇게 말하는 소녀의 날카롭게 치켜뜬 눈매가, 왜인지 쓸쓸하게 비춰질 일은 없을테니까.
"자유롭게 여행을 떠나? 인간인 네놈을 지켜? 그 와중에 나의 힘을 빌리고 싶다고? 흥! 그런 건 전부 당연한 것들이 아니더냐. 자신의 신자를 보살피는 것은 신이 되는 자가 가져야 할 마땅한 도리이니라! 그렇게 거둔 신앙을 팽하니 내쳐버리는 건 바보천치, 혹은 악귀놈들이나 하는 일이지. 물론 네놈들의 눈에게 이 나는 악귀처럼 두려워 해야 할 존재로 비춰질 수도 있다만, 일단은 천성이 숭배받아야 할 신이라는 게다. 그러니 그런 내게 묘한 기대를 품고 싶거든... 그런 건 얼마든지 부응해줄테니 그대도 신자로서의 본분을 다하도록 하거라. 그러니까 일부러 네 스스로의 입을 빌려 그런 식으로 불안하게 말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야. 이 바보같은 놈..."
당신은 나약한 인간이다. 도구와 돈, 따스함. 그리고 어떤 식으로라도 보살펴 주는 존재가 없다면 금방이라도 스러질 것 같은, 그런 덧없는 존재. 그러나 그것은 사실, 신이라도 같을 것이다. 신자 없는 신같은게 의미따위 있을까? 제 아무리 전지전능하다 한들 그걸 과시할 자가 없다면. 추앙하며 떠받들어 줄 자가 없다면. 「제멋대로」를 받아줄 자가 없다면.
"자아, 그대여. 아니, 나의 첫 번째 신자여―"
그런 신앙에 의미 따위는 없을 것이다.
"알아들었다면 다시 한 번 그대가 섬기는 자의 마음에 들도록 대답해보는 게야. '알겠느냐'?"
당신을 올려다보며 방금과 같은 물음을 던지는 소녀는, 이번엔 살풋이 웃으며 그렇게 물어왔지만. 그 웃음은 여전히 어딘가 짓궂은 구석이 있는, 그런 미소였다.
소녀는 화가 난 듯 말했지만, 그 말들에서는 쓸쓸함이 묻어났다. 조금은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소년은 딱딱한 표정을 풀 수밖에 없었다. 다시 외톨이가 되는 기분을, 그녀가 말하는 신 이외에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으니까. 협박 아닌 협박으로 그 외로움을 후벼파버렸으니.
'당연한 것이었습니까.' '많이 외로우셨습니까.'
맥이 빠진다는 듯, 소년의 어깨가 축 늘어진다. 참 알기 쉬운 신이었다. 그 감정의 변화를 종잡을 수 없어서 그렇지. 솔직해도 너무 솔직한 신과, 솔직하지만 표현이 서툰 인간이었다.
소년은, 비록 신적인 존재일지라도, 소녀에게 동질감을 느끼며 눈꼬리를 부드럽게 휘었다. 소녀가 소년에게 동질감 비슷한 것이라도 느낀다면 다행이었겠지만 말이다.
"솔직히, 신이니 신앙이니 잘 모르겠습니다. 근데, 내가 당신을 떠나지 않으면, 당신도 나를 떠나지 않는 것입니까?"
아민주 안녕~ 쓰담쓰담~ 토코주는 계란 구워서 국이랑 같이 먹은 거야! 그러고보니 나중에 신님이 아민을 위해 먹을 거 만들어주는 상황도 한 번 돌려보고 싶구 그러네 후후~ 나중의 얘기겠지만! ㅋㅋㅋㅋ 모서리라고 하길래 '키즈나타치의 모서리...?!' 하고 순간 생각 해버렸어.
엣 그런가? 신선한거야? ㅋㅋㅋ 으음 생각해보면~ 토코주가 불 쓰는 행동에는 보통 굽는다고 표현하는... 그런 경향이 있는 것 같아! 왠지 신님 시트에도 칼을 굽는다든가 했던 것 같구. 싱겁고 투박하다라... 왠지 또 신님이 한 소리 하는 그림이 그려지는 걸~ 의외로 입맛에는 크게 엇나가진 않을지도 모르지만?
당신의 시원스런 고백에 소녀는 콧김으로 웃음을 뱉으며 입꼬리를 올려 기세에 찬 미소를 띄워보였다.
"흥, 이제야 조금 진실 된 말을 하는구나 그대여. 그래, 모른다면 모른다고 말하는게 좋은 게다. 제대로 신탁을 받지도 않은 평범한 인간이, 이제 겨우 신 나부랭이와 대면한 참이라고? 그 앞에서 어떻게 기도를 차리는지도 모르는 것이 당연하지 않겠느냐. 그리고... 물론이다. 네놈이 신을 두고 떠나지 않는 한, 신도 네 곁을 떠나지 않느니라."
그것은 단지 표현이 그런 것이 아니라, 진실로 이루어진 말이었다. 신앙 이나, 신이라는 존재는 그렇게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당신이 어디에 있더라도 신은 항상 지켜보며 기다리고 있다는, 그런 흔한 포교용 말을 어디에선가 들어 본 적 있지 않을까. 그런 것은 단순한 듣기 좋은 홍보같은 것이 아니라, 실제로 그것이 신이라면 취해야 할 자세였기 때문이었다. 강제로 믿음을 강요할 수는, 아무래도 신이라도 불가능 한 것이었다.
"-라곤 해도, 적어도 그대가 나의 공물을 모아주는 동안에는 떠나고 싶어도 그럴 수 없겠구나. 이미 그대가 쓰러진 동안에는 나와의 【유대】가 생겨버렸으니 말이다. 그러니 나중에는 질려버려도 우는 소리 말거라? 훗후후."
발간 눈을 얇게 뜨고서 속셈을 감추고 있는 듯이 웃음을 흘리다가, 당신이 돌연 몸을 기울여 눈높이를 맞춰오자 흠칫 놀라며 뒤로 두어걸음 정도 물러 나는 것이었다.
"무, 뭣이냐 갑자기. 그 징그러운 웃음은... 하지만. 흐음, 그렇구나... 네 녀석이 그렇게 말한다면야..."
소녀는 그저 당신이 "네" 라고 대답하는 걸로 넘어갈 생각이었다만, 당신쪽에서 그렇게 말해오면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조금 정도 생각하는 듯한 표정을 짓는다. 설령 그렇더라고 하더라도 당신 앞에 있는 상대는 신이다. 함부로 그런 이야기를 꺼냈다가는 큰 화를 입거나, 터무니 없는 것을 요구 당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당신쪽에서 먼저 그렇게 물어왔다는 것은, 어느정도 각오가 생겼다는 의미일까? 하여, 생각을 마친 듯한 소녀는 이내 눈 앞의 당신을 직시하며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서로 소개가 아직이었지 않았느냐? 그대의 이름과, 네놈이 무얼 하다 온 녀석인지 스스로 밝혀주어야겠느니라. ...뭐, 장사치라는 건 어느정도 알고 있는 게지만, 일단은 정식으로 들어두는 게다."
이쯤에서 밝혀버리는 이모저모 tmi~! 사실 신님은 초기 구상 단계에서 원래는 여우 신님으로, 동물귀를 달고 있는 모습이 될 수도 있었지만 너무 과한 것 같아서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는 이야기야~ 아민주는 동물귀 신님도 좋아했으려나? 후후. 지금은 물론, 보는 대로의 날붙이 신님일 뿐이지만!
"뭐,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게야. 아무리 그래도 네녀석에게 해가 될 만한 짓은 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그리고 그 【유대】에 대해선... 흐음, 일단은 여기서 나가면 천천히 설명해주겠느니라."
소녀는 곤란하듯이 웃고있는 당신에게 그렇게 첨언해두고서는, 이번엔 당신이 말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과거를 처음 들었을때에는 왠지 뭔가 말하고 싶은 게 있는 것 같은 눈치였지만, 일단 지금은 넘어가자고 생각했는지 딱히 거기에 말을 붙히지는 않았다. 과거사는 역시 신이라도 조심스러운 것인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그런 것보다도 '마탑'이었다.
"방랑 상인... 그리고 '마탑'이라... 그게 정말인게냐? 으으음, 그대는 그런 곳에 나설만큼 그다지 강한 녀석이 아닌 것같다만... 설마 이 나를 속이려는게냐?"
소녀의 눈이 순간 토끼처럼 동그랗게 뜨였다. 당신에게 있어서는 귀엽다고 느껴지는 정도의 작은 체구인 그녀였지만, 온몸에 두르고 있는 것은 순백색인 와중에 눈동자 만큼은 굉장히 붉어서, 이런 식으로 번뜩뜬 눈을 마주치면 왠지 무섭다고까지 느껴지는 것이다. 그때 당신이 머리 위로 손을 뻗자, 소녀는 수족처럼 능숙하게 품 안의 기나긴 장도를 움직여서 당신의 손을 옆으로 걷어내었다. 말그대로 칼같은 방어였다.
"안 되느니라. 떽― 이니라. 신의 옥체, 그것도 머리에 함부로 손을 대려 하다니, 그런 것은 무례도 모자라 무엄한게다. ...그리고 더듬이가 아니고 제대로 머릿칼인 게야! 이 건방진 신자놈!"
그렇게 말하며 성을 내자, 팔짱을 낀 소녀의 머릿털이 퐁퐁, 하고 움직이며 삐죽거렸다. 역시 당신의 생각대로 그건 감정에 따라 움직이는 더듬이인 것은 아닐까? 그러나 그다지 입밖으로 내지 않는 것은 좋을지도 모른다.
"아민. '방랑상인 아민'인가... 좋다. 내 기억해두겠느니라. 친히 나의 신자로서 말이니라. 지금은 신자라곤 네 녀석 하나밖에 없는 기구한 팔자인게지만 말이다." "그렇다면, 역시 말해주어야겠지. 그대가 과연 어떤 자를 섬기고, 따르면서 숭배하는지 말이니라."
그때, 일순인가 소녀 주위의 분위기가 변하기 시작한다. 깊은 동굴 속의 풍혈탓일까. 당신에게로 바람이 불어온다. 신경을 찌르는 듯도한, 그러나 그렇게 왜인지 싫은 기분이 들지도 않는. 그런 바람이었다. 그런 바람 가운데에서 서있는 소녀는 당신을 바라보며 자신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했다.
"나는 【토코시에】― 이 세상 모든 도와 검, 그리고 제철의 신이니라. 너희 인간놈들이 만들어내고, 사용하고 있는 날붙이는 모두 이 내가 배푼 은혜라고해도 전혀 과장은 아니지. 예를 들면 네가 방금 마물들 앞에서 형편없이 던져버렸던 그런 조악한 검도, 거슬러 올라가면 모두 내가 뿌린 씨앗의 결과 중 일부라는 게야."
그렇게 말하는 소녀- 아니, 이제는 당신도 제대로 신이라는 것을 알 터이지. 그 신은 여전히 당신 앞에 꼿꼿히 서있는 채로, 의기양양한 웃음을 입가에 걸치고 있었다. 한 편, 신은 속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훗후후, 건방진 소년. 지금이라면 놀라 자빠져도 친히 내 모른체 해주도록 하는 게야. 네 눈 앞에 있는 것은 그렇게나 대단한 존재라고? 일확천도(一攫千刀)따위, 옛날의 내게는 그리 어렵지도 않은 이야기였던 게야. 어떻느냐, 이걸로 조금은 나의 대단함을 알았겠지?
소년은 소녀의 이름을 되뇌며 기억에 새기겠단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찌릿찌릿한 바람이 몸을 감싸고 스쳐가는데도 놀란 기색 없이, 미동도 않고 가만히 서있을 뿐이다. 한차례 바람이 지나가고 나서는, 의기양양해하는 소녀에게는 미안하지만, 작금의 현실이 이렇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은 듯 무심히 한마디를 얹는 것이다.
"저, 그렇다기엔 이건 그냥 어느 마을의 아무 공방에서나 파는 싸구려 도검인데요." "그리고 던져버린 게 아니라 손에서 놓친 거거든요."
알맹이 없이 텅 빈 검집을 손에 쥐고 흔들며 볼을 부풀리는 소년이었다.
"그리고 마탑 근처에는 정말 가봤단 말이에요. 당신... 아니, 신 님은 허공에 떠있는 바위에서 거꾸로 자라는 나무를 보신 적이 있나요?"
분명 신앙을 맹세하고 서로의 믿음을 확인하려던 훈훈한 대화가 점점 말싸움으로 번지고 있는듯한 것은 소녀의 지나가는 말이 소년의 자존심을 건드렸기 때문일까,
"그러는 신 님은 그렇게 귀여운 모습을 하고 있으면서도 어째서 신자가 하나도 없는 거죠? 흐응... 제가 맞춰볼까요? 아마도 그건 신 님의 파탄 난 성격 때문일 거예요."
"아니느니라! 틀린게다! 정말이지, 지금까지 무엇을 듣고 있었던 게냐! 지금 너희들이 쓰고 있는 날붙이들은, 모두 나- 토코시에가 내려준 은혜에서 비롯 된 것이란 말이다! 내가 그것을 만들고 다루는 법을 알려주지 않았다면 네놈이 지금까지 무엇으로 몸을 지키고 있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게냐? 덕분에 아무 공방에서나 팔게 된, 바로 이 검도 말이다!"
신은 어느새인가 당신이 잃어버렸던 검을 손에서 들고서 팔랑팔랑 흔들고 있었다. 어디까지나 조악한 품질의 주철검이라고는 하지만, 어딜 보아도 무구한 소녀의 모습을 하고 있는 신과 검은 당장은 그다지 이미지가 매치가 되지 않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그것을 자신이 만들었다고 주장하고 있으니, 더욱 와닿지 않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런데 네 녀석은 이걸 찾을 생각도 하지 않고 떠날 채비를 하다니... 정말 글러먹은 녀석이구나! 자신의 검을 좀 더 소중히 하는 게다! 자, 무엇 하느냐! 어서 가져가거라!"
신은 그렇게나 성을 내는 와중에도 들고있던 검을 당신에게 불쑥 내밀어 도로 돌려주려하고 있었다. 그러나 잔소리가 멎느냐 하는 것은 역시 별개의 이야기였다.
"게다가 뭐냔 말이다, 이 날도 하나도 서있지 않은 검은... 전혀 돌봐주지 않지 않았느냐! 이 보잘 것없는 검조차도 네 여정에 여러번 도움을 줬을 터인데 이렇게나 방치해놓고서는... 불쌍하지도 않은 게냐? 네 태도가 이리도 불성실하거늘 감히 그 손으로 나의 더듬이... ...가 아니라! 머릿칼에 함부로 닿도록 허락 할 것 같느냐!"
샤아아아악! 신이 화내는 모습을 의성어로 표현한다면 그런 느낌일까. 그렇지만 그런 주장과는 다르게, 이번에도 신의 더듬이. ...가, 아닌 머릿칼은 날카롭게 움직이고 있었다. 있었다. 마치 신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를 타고 흔들리듯이. 그리고 복수심이 어린 말 한 마디를 그런 신에게 내뱉는다. 그 말은 신이 당신에게 그랬듯이, 이번엔 신의 자존심을 건드리고자 한 것이겠지만... 어째서인지 신은 이번엔 성을 낼때보다 더욱 얼굴을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신은 눈을 질끈 감으며 당신에게 빽 소리친다.
"...귀, 귀, 귀엽지 않은 게다―! 네녀석, 감히 신을 귀엽다고...!? 보거라! 어딜 어떻게 보아도 이 모습은 위엄있는 모습 아니더냐!"
신은 마치 자신의 위엄을 당신에게 입증하려는 듯이 양팔을 벌리고 등을 보이며 한 바퀴, 다시 정면을 보이며 한 바퀴. 그렇게 휙휙 두 번을 돌아보였다. 그러나 그런다고 해도 달빛같이 희연 머리카락과 곱게 차려입은 의복이 움직임을 따라 하늘하늘하고 보기 좋게 흔들릴 뿐이었다.
"그리고, 지금 신자가 하나도 없는 이유는... 이유는... 읏...! 단순히 네놈 인간 녀석들이 날붙이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잊어버렸기 때문이 아니더냐! 나도 옛날엔 백만. 아니, 천만이나 되는 신자가 있었다고? 그래, 저 바깥의 건방진 대여신 녀석처럼 말이다! 원래 그 녀석의 신앙은 나의 차지였던 것인데, 어쩌다 이런 난세가 와버렸단 말이냐...!"
대여신이라고 한다면, 지금 파를인들의 주종교로서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는 종교 아니던가. 그런데 정말 신이라고 한들, 그런 규모 큰 종교의 신을 상대로 이렇게 안 좋게 말해도 되는 걸까... 신성모독인 것은 아닐까? 애초에 방금까지 종교인이나 사제같은게 아니었던 당신으로서는 모를 일이 었다. 어쨌든 당장 눈 앞에 있는 칼과 제철의 신은 지금의 상황이 굉장히 억울한 것 처럼 말하고 있었다. 하물며 그것이 전부 대여신 때문인 양, 말이다.
후후 취한 아민주 잘 자~ 원래 이번 상황이 끝나면 얘기하려고 했지만, 자고 일어나면 읽으라구... 약간 읽을거리? 고민거리? ㅋㅋㅋ 두고 갈게! 인철신님이 구체적으로 앞으로 아민을 어떻게 도와주는가에 대해서 한 번 얘기해보려고 해! 1대1 조율 스레에서 말한 것처럼, 아민이 가지고 있는 검을 북돋아 강화시켜주는 방식이라는 건 알고있지? 그러면 그 자세한 강화의 내용과 반동이 있어야 할 것 같아서 조금 심화적으로 생각해 봤는데...
먼저 강화에 대한 내용! 강화는 역시 아민주도 막연하게 생각했을 것 같지만~ 내 생각을 자세히 말해보자면 이러해! 예를 들어 지금 아민이 갖고 있는 건 조악한 검이지만, 만약 신님이 거기에 가호를 불어넣으면 한 단계 정도 높은 품질 (아마도 보통 기사의 검쯤?) 을 갖추게 되는 수준으로 탈바꿈 할 수 있어. 즉, 가호를 받게 되면 원래는 벨 수 없는 것들을 벨 수 있게 되고, 많이 베더라도 날이 무뎌지지 않는 거야. 나중에 신님의 신앙도 많이 모이게 되고, 아민이 좋은 검을 찾게 되면... 바위나 갑옷도 한 번에 자를만한 수준으로 되지 않을까? 그치만 지금 신님의 힘은 지금 많이 약하니까 가호를 깃들게 하는 건 낙장불입으로 한 번에 하나씩만! 그리고 기본적인 것들로만 할 수 있다는 설정으로 하고 싶어~ 다만 신님의 가호는 편하고 강력한만큼 반동도 있는데... 이번에도 또 다시 조악한 검으로 예를 들자면, 조악한 검이 가호를 받아 당장은 수준 이상의 성능을 보여줄 수는 있어도 본래는 그정도의 물건이 아니었기 때문에 몇 번 사용하면 금방 깨져버리고 말아. 왜냐하면 아무리 신기가 좋다고 하더라도, 그걸 받는 '그릇'이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야. 말하자면 내구도를 희생해서 일시적으로 화력을 높혔다는 느낌일까? 이런 식으로 가호와 반동이 서로 적절하게 주고받으면서, 아민이 계속해서 신님에게 가호를 받고 새로운 무기를 찾아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 봤어~ 가호는 지금은 일시강화의 기적을 예로 들었지만, 나중에는 좀 더 많은 기적을 사용 할 수 있도록, 생각하고 준비해 볼 예정이야. 물론~ 토코주가! 나중에는 검에 속성을 입힌다거나~ 현장에서 손잡이와 칼날이 될만한 소재를 주워서 즉석에서 칼을 만들거나 하는, 다양한 기적들을 받을 수 있게 되지 않을까? ㅋㅋㅋ
이런 가호들의 장점은 역시 강력하다! 심지어 무료다! 정확히는 밥값 정도가 있겠지만~ 이건 공양비용이기도 하고 다른 동료도 그럴테니까! 또 검으로 보다 많은 것을 할 수 있게도 되겠네! 단점은 금방 깨져버린다, 실전에서 제대로 써먹기 위해서는 아민의 많은 궁리가 필요하다, 정도일까? 이런 식으로, 싸움 실력이 주되기보다는 아민의 재치나 신님의 도움을 적절히 받는다는 느낌을 주도록... 말하자면 장비빨 모험가를 테마로 설정을 만들어 보고 싶었어~!
주저리는 여기서 이상! 재밌게 읽어줬다면 다행이구~ 뭔가 좋은 생각이나 여기는 이런게 좋을 것 같다거나... 읽으면서 궁금한 점이 생겼으면 말해줘도 좋은 거야! 후후. 그럼 또 나중에 보자~
자다 깨 아민주입니다~ 오늘은 종일 바쁠 것 같아서 미리 이야기해둣고 가요! 그래도 저녁 안에는 오겠지만요! 역시 토코주 글은 몇 번을 다시 읽어도 재밌어요ㅠㅠ... 읽을거리도 확인했습니다! 저는 과분한 참치... 성장형 참치가 되겠어요.! 일단 다시 코코하러 갑니닷 토코주 항상 고마워요 잘 자고 이쁜 꿈 꾸시고 내일 봐요!
소녀가 내민 검을 얌전히 받아든 소년이 싱거운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소년이 보기에 소녀의 정수리에 달린 더듬이는 마치 자의식이 있는 생물처럼 그녀의 감정에 따라 이리저리 마구 움직이는 것 같았다. 끝날 것 같지 않은 소녀의 잔소리에 소년은 배낭에서 무언가를 주섬주섬 꺼내었다.
드드드득― 드르륵-
소년은 무언가를 손에 쥐고 건네받은 검의 검신을 마구 쓰다듬었다. 소년이 손에 쥔 것은 v자 모양으로 홈이 패인 작은 숫돌. 평범한 돌은 아니지만 그렇게 희귀한 것도 아닌 그것은 칼날을 홈에 끼운 채 톱질하듯 몇 번 당겨주기만 하면 칼날이 단숨에 날카롭게 벼려지는 편리한 물건이었다. 다급한 상황에서 요긴하게 쓰인다고. 그러나 일반적인 숫돌로 평범하게 정성 들여 벼리는 것보다 칼날의 마모가 매우 심하다는 것이 단점이다. 너무 자주 사용하면 검의 본래 수명의 반절도 못 쓴다나. 날붙이 신이 기겁을 하며 떽―!! 할 정도로 혼날 짓만 골라서 하는 소년이다.
희미한 달빛 아래에서 양 팔을 벌리고 고운 자태를 뽐내는 신을, 소년은 멍하니 바라보았다. 만약 눈앞의 소녀가 보통의 여자아이였다면 한눈에 반해버렸을지도 모를 일이지만, 그녀가 신적인 존재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기에 감히 그런 생각은 조금도 들지 않는단 것이 세상 다행이었다.
"역시 귀엽잖슴까."
소녀는 열심히 화를 내고 있었고, 숫돌질을 끝낸 검을 겁집에 집어넣은 소년은 배낭에서 또 무언가를 주섬주섬 꺼내 들었다. 이번에는 작고 노랗고 동그랗고 말랑말랑한 무언가였는데, 소년은 그것을 입에 집어넣고 우물거리는 것이다. 그러면서 소녀에게 권하듯 그것을 하나 내밀어 보인다.
"좀 진정하십쇼. 너무 화내면 혈압에 좋지 않다고요. 이건 '겔'이라고 하는 건데, 달고 맛있어요."
'겔'은 남쪽 지방에서 자라는 귤속 열매의 과즙과 맑은 호수 근처에 서식하는 슬라임의 점액, 그리고 물을 적절한 비율로 섞어 끓인 뒤 식혀서 굳힌 음식으로, 식감은 쫀득하고 맛은 새콤달콤해서 어린아이 간식으로 인기가 아주 많다.
"흐응... 대여신을 믿는다고 설치는 치 중에서 제대로 된 사람은 못 봤는걸요. 그보다 그 많은 신자를 빼앗긴 거라면 역시 신 님의 성격이 나빠서 다들 도망가 버린 게 아닌지..."
읽을거리도 잘 읽었어요. 첨언할 말 없이 이대로 좋은 것 같습니다. 이야기 속 밸런스도 적당히 잘 맞는 것 같구요! 제 코멘트는 부실하지만 이번 내용은 확실히 이해했어요~ 이모저모 많이 생각해주셔서 넘 감사합니다! 토코주가 아민이 캐릭터성을 살려주려고 고민 많이 하신 게 눈에 보여서 감동이에요... 장비빨 모험가라는 소재 정말 재밌는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
으음 그래도 아민이 완전 평범한 인간인 건 조오금 아쉬워서 살짝 특별한 설정 같은 걸 넣어주고 싶긴 했거든요... 마법 면역이라던지 이런 거요! 판타지 세계관인 만큼 마력이니 뭐니 하는 것도 있고 타고난 재능 같은것도 있을 법하니까... 현재 활약하고 있는 모험가(예를 들면 용사파티?) 같은 부류는 선천적으로 마력이나 신체적인 재능을 타고났다지만, 아민은 아무런 재능이 없되 마법에 면역이다...! 마법 공격을 검으로 쳐낼 수 있고, 마력으로 이루어진 보호막 정도는 무시하고 일격을 가할 수 있다? 마물과는 전혀 상관없이 대인전 한정으로 이정도 메리트는 줘도 괜찮지 않을까 싶었어요. 평소에는 발현되지 않지만, 신님이 힘을 빌려줄 때에만 일시적인 시너지로 발현한다는 제한을 걸어도 좋겠구요. 물론 꼭 필요한 설정은 아니지만 있으면 든든할 것 같아서 이야기 꺼내봤어요!
그리고 역시 본업이 상인이니만큼 재미나고 독특한 아이템들을 종종 활용해볼까 하는데 너무 말이 안 되는 것만 아니라면 괜찮겠죠?!
신이 일갈하는 잔소리에 문득 배낭에서 간이 숫돌을 꺼내어 칼날을 가는 당신. 아니, 간다고 해야할까. 따지자면 이미 미는 것에 가까운 동작이다. 신은 순간 그런 당신의 모습에 갑자기 멍해져서는 바라보다가,
"...네 녀석은 자신의 칼을 고문이라도 하고 싶은 게냐?! 아이고 두야..."
라면서, 정말로 골이 아파져 오는 것처럼 자신의 이마를 턱하니 짚는 것이었다. 그런 조약돌보다도 못한 숫돌. 본래라면 인철신에게 용서받지 못할 행위였다만, ...아민이 갖고 다니는 것은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적당하기 그지 없는 검. 그리고 본의는 아니었다고 하나 야인들의 습격에 그것을 잊어버리고, 나중에 알고보니 관리까지 게을리 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삼박자를 이루어, 뒤늦게 갈아주기라도 하려는 지금의 행동이 그나마 높은 점수에 해당하는 것이 되어버렸기에, 인철신은 그저 허탈한 눈으로 지금의 아민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마치, '그래... 이제와서 그거라도 해주는 게 어디인 게냐.' 라고 말하는 것같은 눈으로...
"그러니까, 신 되는 자를 자꾸 귀엽다고 말하지 않는 게야~!!"
양 손을 다리 아래로 모아, 붉은 눈동자를 질끈 감고서 아까보다도 더 큰 목소리로 외친다. 방금이 빽- 이었다면. 지금은 빼액- 인 정도일까? 그런 정도의 큰 차이가 있었다.
"방금 몸소 네놈에게 보여주지 않았느냐! 제대로 다시 보는 게다! 이 위엄이 넘치는 자ㅌ...! ...호, 호요? 갑자기 무엇인게냐 그건... ...【겔】...? 이라고 하는 게냐? 그럼 어디... 우물우물..."
신은 당신이 내민 그 요상한 간식을 잠시 손 안에서 굴리듯 살펴보더니, 금방 한 입에 털어넣고서는 당신처럼 볼 안에서 우물거렸다.
"...흐음흐음. 과연... 뭐, 장사치놈이 올리는 것 치고는...? 꽤 먹을만한 공양물이구나... 우물우물..."
한동안 겔을 음미하던 신은, 한 쪽 눈만 치켜 뜬 새침한 표정으로 그렇게 말하고는 있었으나. 그리 보여도 당신이 준 그 간식이 꽤나 마음에 들었던 모양이었다. 신이라는 것은 본래 공물이 썩 맘에 들지 않으면 내치는 법인 것이고, 심한 경우에는 천벌을 내리는 경우까지 있다고 하는 모양이니... 적어도 당신은 그 둘의 경우 중 어느 쪽도 속하지 않지 않았는가. 그렇지만 그러했던 신이 곧 당신에게 성을 내는 것은, 그건 또 다른 이유였다. 신은 파들파들 노여움에 떨면서, 당신에게 따지고 든다.
"...므으으읏―!! 네 녀석! 또 다시 그 소리인게냐?! 내 성격 탓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지 않느냐! 신의 말을 귓등으로도 듣지 않는다니 네놈은 신자의 자세가 전혀 안 되어있구나! 자꾸 그런 이상한 말을 늘어놓는다면 내 기어코 이 【키즈나타치】로...! 흣, 콜록, 콜록...!"
그런데 그때, 말을 모두 채 잇지 못하고 신은 연신 기침을 뱉기 시작했다. 너무 큰 언성을 계속해서 높혀서 그런 걸까. 그렇지 않으면 다른 이유라도 있는 것인가. 그러고보면 스스로 봉인했다고는 하나, 오랫동안 이런 곳에서 방치되어 있었다고 했다. 게다가 당신에게 그 얼마없는 힘마저 쏟아부었다고 하니, 몸이 성치 않다고 하더라도 이상한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기침은 그렇게 한 두번 정도가 아니라, 아주 잠깐동안은 끝날 것 같지 않고 이어져서, 과연 이러다 숨넘어가는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까지 들게 할 만한 정도다. 그렇기에 제 호흡을 가까스로 찾고 난 것은 상당히 나중의 이야기였다. 그 이후, 신은 원치도 않은 숨을 뱉느라 괴로웠는지 살짝 눈물 맺힌 눈으로 당신을 바라보며 이렇게 얘기했다.
"...으. 아무튼, 콜록! ...그런게 아니란 말이다... 자꾸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릴 한다면 이번엔 진짜로 화낼 거라고...? 그리고 말이다...! 아무리 그렇다고는 해도 인간 녀석이 다른 신과 그를 섬기는 신자를 그렇게 함부로 흉보는 것이 아닌 게야. 그럼 떽― 인 게야."
그것은 당신이 '대여신과 그것을 믿는 치들'이라고 하던 대목의 이야기였을 것이다. 곧 정신을 차리자마자 이내 검지 손가락을 이야기에 강조하듯이 흔들며 당신에게 그런 훈계를 해보이는 모습은, 과연 신은 신이라고 해야 할지.
"카흠...! 그나저나 슬슬 이곳에서 나가는게 좋겠구나... 아무리 네 녀석이라도 자기 무덤이 될 뻔한 곳에서 계속 있고 싶지는 않지 않을 것 아니냐. 안 그러느냐? 아민."
그러고보면 이렇게나 깊은 동굴 안에서 너무 오랜 시간을 있었는지도 모른다. 순백의 날붙이 신은 당신에게 그렇게 물어오며 어깨를 으쓱였다. 그러자 그 자그마한 어깨에 걸쳐진 검붉은 빛깔의 장도가, 움직임을 따라서 절그럭 소리를 내었다.
읽어줘서 고마워~! 그리고 아민주도 좋게 생각해주는 것 같아서 더 고맙네~ 후후. 부실하기는! 괜찮은 거야~ 워낙 갑자기 꺼낸 이야기이기도 했구~ 토코주도 실은 혼자서 이런저런 거 생각하는 거 꽤 즐거워 하니까.
그리고 아민의 메리트에 대해서는~ 아민주가 그렇게 하고 싶다면야 막을 사람은 당연히 아무도 없겠지만 ㅋㅋㅋ 그치만, 토코주 개인적인 입장에서는 "신을 뒤에 업고 있는 인간이라는거, 꽤 강하지 않아?!" 라는게 솔직한 감상입니다! 처음에 말했듯이 나는 파워가 낮은 판타지를 좋아하기도 하고... 그리고 이 스레가 육성스레인 건 더욱이 아니기도 하구? 아민이 평범한 인간인 만큼 등장하는 다른 인물들도 그런 느낌일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거든. 그리고 사실 토코주 안에서는 아민이 그렇게 약한 이미지가 아니기도 하고! 그래서 사실 남들보다 기술 습득이 빠르다거나, 아니면 회복이 빠르다거나... 신의 힘을 빌려서 나아가는 인간이라고만 하더라도 꽤 범인이랑은 차이난다고 생각해~ 아니면 정 아민에게 이렇다 할 실질적인 전투력이 없는 것이 걸린다고 한다면, 신님에게 검 같은 걸 본격적으로 배워보는 방식으로 해도 괜찮을거구... 전력의 강화라는 면에 있어서는 아무래도 앞으로 아민도 여행을 하며 계속해서 성장할 거니까, 그쪽으로 걱정하는 거라면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야. 그리고 정말정말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아무런 마법적인 능력같은 게 없을 때, 뭔가를 해낼 때 더 대단하고 재밌게 느껴지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고 있기는 한데. 이건 정말 개인적인 생각! 그렇지만 오히려 1대1 스레이기에, 그런 메리트가 있다고 하더라도 문제 될 것은 없다고도 생각해. 그래서 결국은~ 아무래도 취향문제라고 생각하네! ㅋㅋㅋㅋ 신님이 당장은 강해보여서 상대적으로 아민이 그래보일수는 있지만, 스레를 돌리면서 신님이 해주는 것은 대부분 힘을 빌려주는 것 뿐이지 실질적으로 써먹는 것은 아민이 될테니까. 만약 아민주가 그냥 내켜서 그런 메리트를 넣어주고 싶은 거라면 물론 나는 좋아~ 너무 뜬금없거나 이상할 정도로 강하지만 않다면! 만약 그렇게 한다면 나도 최대한 고민하고 노력해볼게!
아이템에 대한 답변도 같아! 오히려 토코주는 그런 많고 다양한 도구와 지혜를 이용하는게 아민이라는 캐릭터다운 방식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어. 이 경우는 아민이 앞으로 어떤 상황에 어떤 아이템들을 꺼내줄지 기대되는 부분이네~!
오밤중에 깨어서 한 번 답레랑 코멘트 달아봤어 ㅋㅋㅋ ㅜㅜㅜ 오늘은 늦게 확인해서 미안해~! 그리고 피곤했는지 퇴근하자마자 뻗어버렸지 뭐야... 흑흑. 그래도 내일은 좀 더 오래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정확히는, 오늘이지만! 후후~ 노래도 확인했어! 엄청 인싸같은 감성의 노래다...! 오랜만에 토코주는 한국어 노래를 들으면서 자겠네~ ㅋㅋㅋㅋ 그럼 다시 자러 누워볼게! 나중에 또 보자 아민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