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옛날처럼 "아 진짜 제가 전생엔 저격수였다고요!" 였으면 씨알도 안먹혔을 것 같은데, 진정성이 는 덕분일까(?) 그리곤 그렇네. 지오씨 활동 세대 생각하면 얘네도 진짜 오래 됐구나. 하기사 엄청 유명한 빌런 조직인거 같고.... 다음 진행 때 최근에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정보를 좀 공유해주려고.
"고맙소. 나야 뭐 게이트 안에만 있었으니만은. 숲 지형이라 내게는 훤해서 그나마 나았다지만. 자네들이 바깥에서 고생했겠구려."
뒤이어 이어지는 나직한 말들을 듣고 얼굴이 조금 심각해지며 조금 곰곰히 생각을 정리한다.
"흠... 다른 이도 아니고 그 헨리 파웰의 묘소를 공격한 테러범인데다, 상대 역시 의념 각성자일테오. 그런데 테러의 규모는 잘 모르겠소만, UHN이 자신들의 근간과도 같은 이의 묘소에 몹쓸 짓을 한 자를 현장에서 붙잡을 기회를 포기했다... 그것도 특별반 인원에게 퇴각 명령까지 내려가면서...?"
곰곰히 생각하던 게일이 한가지 추측을 내놓는다.
"UHN의 자작극 혹은 어떻게든 특별반을 해당 사건에 엮어넣으려는 정치적 술수의 냄새가 나는 것 같소. 강산 군은 어찌 생각하시오?"
//갑자기 음모론자가 되어버린 게일... 그런데 개인적인 캐주적 생각으로는 위키를 읽어본 결과 uhn쪽이 뭔가 구려보이긴 합니다.
"듣고보니 저도 그게 좀...묘하긴 하네요. 아무리 해당 구역이 UHN과 UGN이 공동으로 보호하는 구역이라지만...이건 UHN에서 묘소가 파괴되는 걸 방관한 것이 아닌지 의심할 수 있는 부분이군요."
강산이 게일의 말을 가만히 듣더니 고개를 끄덕여 동의를 표한다.
"특별반 구성원들의 평균 능력치가 높은 편이긴 해도 UHN에서 당시의 테러범이 특별반 인원 한 명이 상대하기 어려운 강자일 것을 미리 알고 퇴각명령을 내렸다? 그렇게 생각하기에도 이상한 일이고요. 그들을 완전히 의지하거나 신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은 진작부터 알고 있었습니다만, 어쩌면 우리의 적 또한 뒷배가 만만치않은 존재일 수도 있겠군요."
웃으면서 말하고 있지만, 순간 강산의 의념이 가진 기세가 누군가를 향해 불타듯이 치솟다가 다시 내려앉는다. 아마도 강산의 호승심에 반응한 것이리라. 눈 앞의 상대가 너무 놀라지 않도록 다시 갈무리하긴 했지만.
"앞으로 큰 싸움에 대비해 더욱 정진해야겠습니다. 그것 말고도 강해져야 할 다른 이유도 있지만요. 아...그러고보니 게일 씨도 대비가 필요하실지도 모르겠군요."
강산이 게일에게 무언가를 꺼내 보여준다. 1만 GP 칩이다.
"여기 특별반에 있다보면 어째 가만히 있기만 해도 이런저런 일이 많이 생기거든요. 큰 돈은 아니지만 소모품 값에라도 보탬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보통은, 공동으로 경비한다는 명제는 문제의 책임 또한 공동으로 진다는 의미요. 그러나 의심을 품고 이를 뒤집어 본다면 이렇게도 바꿔 해석할 수 있소. 문제의 책임을 공동으로 진다는 것은 결국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잘못조차 책임을 반으로 나눌 수 있다는 말이오."
흔하디 흔한 음모론 같은 내용이었으나, 그 말을 뱉는 게일의 눈동자는 더할 나위없이 진중했고 또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다.
"언급한 인물에 대해 극단적으로 말하는 데 대하여 미리 사과하겠소. 허나 내 추측대로라면, 그 상황에 정상적인 UHN이라면 오히려 그렇기에, 이런 명령을 내렸어야 하오."
그리고 게일은 목소리를 깔며 기계를 흉내내듯 말한다.
"[목숨을 걸고 테러 현장에 돌입하여 해당 테러범의 신변을 확보하거나 혹은 사살하라.]"
"UGN 또한 근처에서 '공동' 경비를 서고 있을테니 가디언의 지원이 늦어지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이오. 즉 특별반의 해당 인물이 돌입하는 것을 막을 이유가 내 모자란 상식으론 하등 존재하지 않소. 오히려 권장했다면 그것이 성공하든 실패하든 UHN은 그것을 정치적으로 귀신처럼 써먹었을 것이오. 성공했다면 특별반의 업적. 실패했어도 헨리 파웰을 위해 자신의 목숨마저 도외시한 특별반의 영웅 후보. 이런 식으로 말이오. 그러나 UHN은 그 어느 것도 하지 않았소. 심지어 그 무덤이 헌터에게 있어 어떤 의미인지 그 누구보다도 가장 잘 알고 있을 조직이 말이오. 헨리 파웰의 것이오. 일개 헌터 나부랭이가 아닌 그 헨리 파웰의 것이란 말이오. 그 묘역이 유린당했는데 헌터라면 피가 끓어오르는 것이 당연지사란 말이지. 그걸 막았다는 건 그에 중하는 정치적 이해관계가 있다는 것을 오히려 암시하는 것 밖에 되지 않소."
치솟는 호승심을 담은 의념을 마주하지만 오히려 담담하다. 치기에 휩쓸리지 않으려, 혹은 자신마저 그 열기에 빠져들지 않으려 마치 일부러 거리를 두는 것 같다.
"숲과 게이트의 식물들이 내 친구이자 벗이오. 미력하지만 스스로의 앞가림 정도는 충분히 할 수 있다오. 도와주려는 마음은 고맙네만, 넣어두시오. 내게 줄 몫까지 차라리 더 도움이 필요한 이에게 주는 것은 어떻소?"
//사실 답레가 늦는 또다른 이유 중 하나는 게일을 하오체 쓰도록 설정해놓고 제가 하오체에 익숙하지 않아 말 어미를 계속 변경해가며 대사를 때려맞추고 있는 이유도 있습니다. 그냥 평범 말투캐로 설정할 걸...
게일의 말은 그냥 개인적인 생각 정리를 뭉뜽그려 내뱉은 겁니다. 설정오류가 있다면 지적하신 분 말이 무조건 맞습니다.
애초에 타시기가 거기서 머뭇거린걸로 독박쓴것만 봐도 알 수 있지만, 우린 딱히 확실한 무고증명이나 신분증명이 되있진 않음. 하물며 최근 실적상 실력도 의심받는 상태였지. 헨리 파웰 테러급의 중요 사건에 그런 인원을 현장 근처라고 믿고 파견시키라는건 오히려 그 쪽이 더 무모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