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이 멈춥니다. 고요하게. 주위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것을 느낀 네 사람은 놀라 호흡을 마시려 합니다. 허나 그 행동은 행해지지 않습니다. 목을 더듬습니다. 호흡을 한다는 것을 거부당한 듯 네 사람은 숨을 마실 수 없습니다. 아니, 숨을 쉴 수가 없습니다. 식인귀의 호흡이 일시적인 진공을 만들어낸 까닭입니다.
빈센트와 강산은 정신없이 손을 휘젓습니다. 절대 평범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느낀 바입니다.
그 순간, 여선은 무언가를 봅니다.
... 흐릿하지만, 이 행동이 그대로 이어진다면 우빈의 팔이 떨어지고, 두 사람의 마도는 간단히 파훼될 것입니다. 막는 것은 옳은 행동이 아닙니다!
[조언에 감사드리어요. 사제님께서도 모쪼록 무사하시길 바라겠사와요.] 이어진 짧은 답변과 그 끝이 맺어지자 거의 동시에 울리는 신의 전언에 린은 자초지종을 묻는 대신 조심하길 바란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내며 대화를 마친다.
지금, 이 순간에 바티칸을 노릴만한 타락한 신성은 머릿속에 단 하나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소녀가 아버지의 인도에 감사드립니다." 차분하게 그녀의 신이자 아버지이자 인도자이신 어린 왕께 감사를 표현한다. 안타미오 사제까지하여 그 들이 가르키는 경고의 뜻은 너무나도 확실하기에 린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숨을 곳을, 몸을 숨겨 정신을 보호할 곳을...' 그녀의 적이 다가오고 있음에도 무언가를 하기는 커녕 신의 인도와 다른 이의 경고로 몸을 숨겨야 하는 자신의 처지에 차가워진 머리에 뜨거운 감정이 넘실거린다. 익숙한 무력감이 가슴에 차오르지만 언제나 그러하듯 그녀는 공정하지 못한 세상의 법칙과 이를 감내하는 인내에 익숙했다.
숨어서 그림자에 은닉하고 또 다시 때를 기다리는 것. 그 것만 생각하기로 하며 냉정함으로 불길을 무마하고 방책을 생각하기로 한다.
왜 거부합니까? 이것을 받아들인다면 당신은 온전한 존재가 될 수 있을 겁니다. 불완전한 육신을 벗어던지고 완성된 존재가 될 수 있습니다. 어쩌면, 이 축복을 힘입어.......
으드득. 강철은 손에 손톱을 박아넣고 호흡을 가다듬습니다. 이제는 정적에서 깨어난 듯, 소란스러운 소리들이 들려옵니다. 그 소란은 사람들의 소란입니다.
몇몇 공기를 타고 날아드는 소리 속에는, 괴물, 어째서? 와 같은 소리들이 들려옵니다. 확실한 것은...
바티칸의 방비가, 뚫렸습니다!!!
>>598 "재밌는 이야기는 아닐 거다."
지오는 차분히 이야기를 잇습니다.
" ...먼저, 나는 카하노 기사단의 최후를 함꼐하지 못했다. 아마 대충은 예상했겠지만. 그때 나는 기사단과 갈라져 있던 상태였지. 어느날 기사단의 이들이 시민에게 배신당했고, 카하노 기사단이 소멸했단 소식을 들었다. 그러나... 나는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았어. "
확실히 이상한 부분입니다. 카하노 기사단은 그 역사를 타고 올라가면 1세대와 2세대. 그 어딘가에 걸쳐있는 기사단입니다. 시대에 따라 강함을 가늠하는 것이 옳지는 않겠지만, 카하노 기사단쯤 되는 이들이 시민들의 문제로 쓰러졌다는 것. 시윤 역시도 의심스럽던 부분입니다.
" 그래서. 그 이야기를 쫓기 시작했다. 왜 카하노 기사단은 무너졌는가. 왜 카하노 기사단이 그렇게 급작스럽게 무너졌는가. "
그는 쓴 미소를 짓습니다.
" 배신자가 있었지. 기사단원들을 속이고, 그 녀석을 망념화에 빠지게 한 존재가 있었다. 그리곤 그 녀석의 문제를 이용해.. 제 사욕을 채우기 시작한 녀석이 있었다. "
말합니다.
" 로보스 윌른. 게이트에서 실종됐던 놈이 돌아왔던 것에 기뻐했지만, 그놈은 기사단의 뒤통수를 치고 만 거야. 결국... 기사단은 와해되었고, 그 문제는 기사단의 내분을 도우려 했던 시민들에게 전가되었다. 그리고 최근에서야... 그 단서를 찾아냈지. "
시윤은 무언가를 짐작한 듯, 고개를 끄덕입니다.
" 시체와 칼날의 노래 교단. 로보스 윌른, 그 녀석의 뒤에는 시체와 칼날의 노래 교단이 있는 것 같았다. "
>>602 아직 과거사가 공개될 만한 상황이 아닌 것 같습니다. 망념은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판정하겠습니다.
>>659 눈을 움직여 피할 곳을 찾던 린은 어떻게든 몸을 피할 만한 공간을 찾고 이동하려 합니다. 자신 혼자서는 상대할 수 없는 적. 그런 불안감이 스멀거렸기에 최대한 도망치려 한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린의 도망을 허가하지 않는 것처럼. 바티칸의 정돈된 길에 걸음자국을 남기며 하나의 그림자가 걸어옵니다.
이마에는 물방울모양의 자국이 남아있고, 그 몸에는 알 수 없는 각질들이 갑옷처럼 그의 몸을 감싸고 있었습니다. 두 눈은 얼굴과 하나가 된 듯, 그 모양을 제대로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그것은 냄새를 맡기 시작하고, 천천히 고개를 들어올립니다. 곧 그것의 손에서 길게 근육들이 가닥이 되어 뭉치고 하나의 곤봉 모양으로 모여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