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0 수도관과 전기설비의 연결이 끝났고, 스토브도 올렸다! 수도관과 전기설비를 합법적으로 연결할 수 있었던 데에는 성운이 스킬아웃 껄렁패가 아니라 성실히 일해 상가에서 평판이 좋은 저지먼트라는 점이 큰 몫을 했다. 가스 연결까진 어려워서 주기적으로 LPG 통을 배달받아야 할 것 같다는 불편함이 있지만, 주방의 기초가 얼추 완성됐다. 제로부터 시작하는 극한의 자취생활치고는 시작이 놀라울 정도로 순조롭다. 이 2층에 있는 몇 개의 방들 중 성운이 머무를 방 하나만 꾸미려 했는데, 점점 갈수록 일이 커지는 기분이고, 2층 창문으로 물건 올리는 게 갈수록 어렵긴 하지만 꽤 재밌다. 체력 단련도 되는 것 같고.
기왕 수도관을 연결한 것, 내일은 화장실과 샤워실(놀랍게도 있었다)을 청소해서 다시 물을 틀면 학교에까지 오락가락하지 않아도 일반 하숙집이나 자취방과 별다를 바 없는 생활을 할 수 있다. 정수 필터를 달면 조촐하나마 의료실도 꾸밀 수 있겠고. 폐건물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인 스킬아웃들의 주거지 중에서도, 이 정도면 출입구가 무너져내려서 배관을 타고 창문으로 출입해야 한다는 점만 제외하면 상위 5% 이내에 들리라.
─능력도 상위 5% 이내에 들면 얼마나 좋았을까.
분명히 각오는 다졌다. 그렇지만 각오를 다지는 것만으로 열세라는 사실이 변하지는 않는다. 능력은 개화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눈앞에 놓인 엉킨 실들은 하나를 풀면 제곱으로 더 복잡하게 엉킨 실뭉치가 나타나고, 그것을 풀면 생각지도 못했던 거대한 균열이 오너라 소년배 입 맞춰 주마, 하고 최남선이 싯구로 자아낸 바다마냥 아가리를 벌리는 것이 가히 경악스럽다.
이 인첨공에서, 학생이란 그 인권을 상실하고 마치 자원처럼 쓰이고 있다는 것을 가장 잘 알고 있었다. 학생 중에서 높은 성취를 이룬 이들이라고 예외일까. 아니, 오히려 높은 성취를 이룬 이들일수록 더 거대하고 끔찍한 균열이 찍혀있었다! 그것도 아이들을 보살피고 키워내야 할 어른의 손으로, 그 인격과 인권을 모조리 부정당한 채로. 그리고 성운은 이제 그 커다란 균열 앞에 서 있다. 우연히 만난 어느 뒷모습을 따라온 끝에 자기 스스로를 어떻게 정의해야 할지 이제서야 알아냈고, 때맞추어 만난 유능한 어린 선생의 도움으로 양 손에 그 수단까지 들었건만, 균열 앞에서는 양손에 바늘 하나씩을 든 햄스터 꼴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그것을 알고도 한 각오다. 그 사실을 알고도 성운은 완장을 던졌다. ─상위 5%는커녕 제대로 자각도 못한 능력이지만, 외면하고 싶지 않은 결심이 있다.
정의. 正義가 아닌 定義를 위해, 성운은 자신이 도망쳐나온 인첨공의 그늘을 다시 한 번 마주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더 이상 도망치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 자신의 손으로 무언가를 이루어내고 싶다. 평온한 삶을 갖고 싶다. 평범하게 웃고 떠들며 싸우기도 하는, 바깥과 다를 바 없는 학창생활을 하고 싶다.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이 모두 그랬으면 좋겠다. 참혹한 운명에 목이 잡아채인 부장님과 세은이도, 부부장님도, 정하도, 아지도 리라도 혜성 선배도 그 누나도 아직 인사나누지 못한 저지먼트의 다른 모든 아이들도 목화고 아이들도 인첨공 아이들 모두가, 지금 스킬아웃이란 이름 아래에 방황하고 있는 아이들까지 모두, 행복한 삶을 되찾도록 도와주고 싶다.
성운에게는 꿈이 생겼다.
그래서 성운은 햄스터가 이빨과 바늘로 뭘 할 수 있는지 보여주기로 했다. 아무리 하찮더라도, 결정적인 순간에 아킬레스 건을 찔러올 조그맣고 뾰족한 이빨이 되기로. 그리고 고통스러울 그 시간을 위해서라도, 지금 이 순간에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에 충실하고, 매사에 행복할 수 있는 만큼 행복하기로. 그래서 마침내 오기를 바라지 않았던 그 날이 가까울 때, 흔들림 없이 서있을 내실을 다지기로.
어째서 그렇게 결심했는가 하면, 성운은 기억해냈기 때문이다. 전쟁, 전쟁은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은우 선배와 세은이의 위크니스라는 비밀이 밝혀진 당일. 원래였다면 부실이 거의 빌때까지 자리를 지켰을 청윤이었지만 리라의 상태가 뭔가 조금 이상했다. 이전의 진실게임에서 분명 행복하다고, 분명 즐겁다고 했지만 청윤이에겐 리라가 정말 괜찮은지 제대로 믿을 수 없었다. 리라는 어려서부터 모델로써 연예계 활동을 계속했고, 무서운 부모 밑에서 자신만 참으면 된다는 태도로 고생했다. 이걸 직접 마주한 입장에서 과연 이 부모 밑에서 자란 리라가 그 힘들다는 아이돌 생활을 하면서 괜찮았을까? 만약 괜찮았다면, 아이돌로써 활동을 계속하지 이런 인첨공에 들어올 이유가 없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계속해서 떠나지 않아다.
어쨌든, 청윤이는 리라에 대한 걱정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고, 잠시 나가보겠다는 리라의 모습이 조금 걱정될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리라를 따라나섰다.
"..리라야, 괜찮은거야?"
리라의 뒷모습을 보고 청윤은 조심히 말을 걸었다. 리라가 약통을 들고 있는 건 제대로 보지 못한 것 같다.
푸른 눈동자가 굴러가며 자신을 훑는 것을 눈치챈다. 리라는 그런 청윤을 가만히 마주보았다. 올곧은 눈빛, 그러나 머리를 붙잡은 동작 하며 충격이 덜 가신 표정은 지난 이야기의 여파를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청윤이 리라를 관찰하듯 리라 또한 청윤을 관찰한다. 상대방의 상태를 파악하고 가장 적절한 반응을 내놓기 위해서.
"내가 그랬나? 흐음, 조금 놀라서 그런 거 같기도 하고~ 그럼 나 걱정돼서 나와준 거야? 고마워라. 청윤이는 정말 섬세하네. 저번에 부축해 줬던 것도 그렇고, 이번에도 그렇고."
표정도 안색도 평소와 다를 것 없다. 단지 급하게 걸음한 탓인지 이마에 땀이 살짝 맺힌 정도가 달랐다. 리라는 가만히 청윤을 바라보다가 한발짝 더 다가간다. 그리고 청윤이 피하지 않았다면 가볍게 청윤의 어깨를 감싸안으려고 했을 것이다.
"응, 충격적이었지. 사람이 사람에게 할 짓인가 싶어. 실제로 효과가 있는 건 둘째치고 발상 자체가 잔인해."
인첨공에 처음 와 머리에 전극을 꽂았을 때, 레벨에 따라서 학생들 간의 계급이 구분되는 걸 체감했을 때, 그런 내부 법칙으로 인한 각종 사회적 부작용을 마주할 때마다 이곳이 그가 원하던 낙원이 될 수 없단 사실은 진작에 받아들였었다. 하지만, 아무리 도망친 곳에 낙원이 없다고 해도 지옥이 도사리고 있을 필요는 없지 않았나. 화려한 기술력과 마법 같은 초능력 뒤에 숨겨진 이면이 너무나도 지저분하다. 치가 떨린다.
"나이를 먹으면 뇌가 제 기능을 잃고 계산기 역할만 하도록 구조가 바뀌는 걸까. 어른이란 작자들은 하나같이 왜 그런지 모르겠어. 정말 지겨워. 그렇지?"
묻는 말에는 대답 않고 딴소리로 대꾸한 리라는 이윽고 가만히 청윤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앳된 얼굴이다. 그와 다를 것 없는.
리라는 낙원이 될수 없다는 사실을 진작에 받아들여서 인첨공이 지옥이라는 걸 알고 받아들이려는 반면(캐해가 다를 수 있습니다.) 이혜성은 지옥이라는 걸 알게 됐음에도 인첨공이 언젠가는 낙원이 될거라고 믿는 미친 생각을 하는 게 참 재밌다......(맘대로 남의 자식이랑 내새끼랑 섞어 캐해해버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