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희야는 당신의 마니또였기 때문에 연락처에 적힌 레벨과 다르다는 점도, 그리고 현재의 레벨이 어느 정도인지 이제 명확히 알 수 있었다. 물론 물어보지 않는 이상 끝까지 꼭꼭 숨길 생각이지마는. 흥청망청 쓰겠다는 점은 진심인지 이것저것 휙휙 주문해버리곤, 희야는 이어지는 주문에 당신을 흘긋 바라보더니 눈을 휘었다. 이 후배, 마음에 든다.
"자리 부탁할게요!"
희야는 당신이 자리를 찾는다 하자 잠시 고개를 돌려 걷는 방향을 쳐다본다. 그리고 계산을 끝마치려 했다.
"그러니까... 블루베리 치즈 케이크, 로투스 카라멜 크로플에 아이스크림 추가, 오레오 프라페, 과일 크로플에 요거트 아이스크림 추가, 메론소다 큰 사이즈, 생크림 롤케이크 한 조각 맞으시죠?" "네에." "결제 도와드리겠습니다, 카드 앞쪽에 대주세요."
희야는 소매 너머로 가느다란 손목을 드러내더니 카드 리더기에 댔다. 삑, 소리와 함께 결제가 완료되자 점장은 한 마디 뱉는다.
"영수증 드릴까요?" "아뇨." "준비되면 불러드릴게요."
벨은 따로 없나? 아, 칩 알림 서비스를 제공하는구나. 희야는 팔랑팔랑 당신이 있는 곳으로 걸어가며 히 웃었다. 저 멀리서 음료 준비를 위해 블렌더를 꺼내는 소리가 들려오고, 볕 잘 드는 자리를 찾은 당신을 보며 소매로 가려진 팔을 쫙 폈다.
"자리 너-무 멋져! 여로는 자리도 멋진 곳을 찾는구나-! 맞다, 우리 수상한 메뉴가 나오면 사진으로 증거부터 남겨요!"
"코피 흘린 건 다친 것도 아니예요~ 뼈 하나는 부러져야 어디 가서 다쳤다고 할 수 있죠. 오히려 싸게 먹혀서 좋았지. 코피 한 번 흘리고 세 명의 생명을 구한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두동강 내버리고 싶은 녀석들이지만요."
사실 저번에 세 무리의 수장격으로 보이는 녀석이 손가락으로 빔을 쏘기 직전에 염동력으로 손을 하늘이 아니고, 옆의 동료로 향하게 만들까 말까 고민을 했던 한양이었다.
"EMP가 있다면 좋죠. 녀석들이 쓰는 이상한 핸드폰도 방해할 수 있고. 근데 어떻게 넣는 건가요? 저는 EMP 하면 미사일 밖에 생각이 안 나서요. 테이저건 개념의 emp인가."
EMP가 전자기기를 무력화시키는 것임은 알지만 자세하게 알지는 못 했다. 애초에 한양은 군사지식에 능통하지도 않고, 그 세부분야도 CQC, 개인화기, 시가전 전술만 잘 알고 있을 뿐이었다. CQC야.. 한양의 비능력 분야 중에서 제일 관련이 깊으니깐..
"그렇다면 믿을게요. 그렇게 각오하니깐 믿어야지."
이어서 정하는 그 동안의 속풀이를 하려고 하는 듯, 다른 질문을 꺼내려고 했다. 역시 예상대로 생각이 복잡한 건 맞긴 맞구나..라고 생각했다.
"네. 말해봐요."
한양은 타이핑을 하던 문서를 저장해서 끄고, 정하의 얘기를 듣기 시작했다.
"부담감이요?"
그러니깐 강한 힘을 가지고 있으니, 본인이 충분히 그 값을 해야 된다는 압박감.. 과연 본인이 이런 힘을 가질 자격이 있을까..라는 속뜻이 있는 건지는 모르겠다.
"그거 저는 과거형이 아니예요. 지금도 느끼고 있어요. 부부장이 되어서 느끼기 시작했죠. 작년까지는 그런 거 안 느꼈어. 사실 레벨보다는 직책에서 오는 부담감이 더 컸죠. 내가 어버버대면 애들 다 뒤진다, 잘못 판단하면 사람이 다칠 수도 있다..스트레스가 없다면 거짓말이죠."
레벨도 레벨인데.. 그 이전에 부부장이었다. 직책에서 오는 책임감. 책임감으로 인해 어깨는 늘 무겁기 마련이었다. 없던 책임감도 만들어줄 정도니깐. 본인 역시 작년까지만 해도 이렇게 책임감이 생길 줄은 몰랐었다.
정하는 저번 시위에서 쓰러질 때..사실은 아무것도 안 해서 안심했고, 그 모습에서 역겨움을 느꼈다고 했다.
"정하양이 왜 안심을 느꼈는지 아세요? 그것도 상황이 다 잘 풀리니깐 안심을 느낀 거예요. 그거는 가진 힘이랑 상관이 없다고 봐요. 아, 그래. 잘 풀려도, 나는 잉여인간인가..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도 분명히 있겠지. 근데 정하양이 느낀 감정, 그거 역겹고 이상한 거 절대 아니예요."
"내가 쓰러졌어도 그랬을 거야. 내가 쓰러져도 애들이 알아서 잘해줬구나. 안심된다. 그러니깐 거기에 역겹다는 둥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어요. 애초에 정하양이 그렇게 느낀 건데 뭘 어쩌라고. 그런 생각이 들거나 느껴지면, 그러면 그런거지..거기서 더 나아갈 필요는 없다고 봐요. 그리고 나는 오히려 정하양 기특하게 느껴져요. 무력화됨에도 안심했다는 건 우리를 무의식적으로 믿고 있었다고 생각이 들었거든요."
이어서 말을 이어갔다.
"잘하고 있으니깐 걱정하지 마세요. 정하양이 한 것이 없었던 건 저번 시위 때만 그랬으니깐요. 게다가 정하양이 그때 무력하고 싶어서 그런 것도 아니었잖아요. 아무리 레벨이 높아도 어떻게 항상 활약하고 다녀. 그런 걸로 따지면 우리 도움 없이도 은우가 항상 쓸어버리고 다녀야지. 안 그래요?
그리고 저지먼트 생활 길어요. 앞으로 많은 싸움도 있을 거구요. 그때 더 잘하세요. 3년이라는 관점으로 길게 보면 정하양이 그때 막 쓰러지고 기절한 거..그거 정말 새발의 피 수준도 안 되는 흠일 뿐이니깐요. 또 사람이 커리어에 흠이 없을 리가 없으니깐."
이름을 기억하고 있었다. 성운은 혜성의 이름을 깍듯이 불러오며 혜성에게 인사를 건넨다. 그리고 이제 아무도 없는 부실을 황망히 둘러보다가 한 마디 더 덧붙였다.
“돌아가야 하는데······ 혹시, 그, 170cm에, 눈이 보라색이고, 회색 머리카락에, 하여간 큰 여자애 혹시 누군지 아세요?”
혜성이 애린을 알고 있을지는 성운 역시도 모르지만, 일단 지금 당장 말을 붙일 수 있는 안면있는 사람이 혜성밖에 없다. 애초에 이 부실에 남아있는 사람이 성운과 혜성 말곤 없긴 했지만, 부실에 아까 있었던 인원이 다 집합한다고 해도 말을 붙여볼 수 있는 사람이라곤 네 명밖에 늘어나지 않는다. 은우, 한양, 리라, 아지. 성운은 낙담한 듯이 고개를 떨궜다.
“······하긴 이제 와서 여쭤봐도, 걔는 이미 가버리고 없고······.”
그러나 성운은 꽤 쉽게, 그냥 자기 양 주머니에 가득차버린 과자를 받아들이기로 했는지 고개를 금방 바로 세웠다.
“선배님은 안 돌아가시······.” 하던 성운은 멈칫한다. 혜성의 양 눈가가 빨갛게 부어있는 것을 눈치챈 탓이다. “······무슨 일 있으세요?”
/ 레스 길이는 딱 이 정도가 적당하며 / 늦는 것은 성운주도 마찬가지이니 미안해하지 않으셔도 돼요 👀
아니 무슨 정신으로 사람을 5~6층 높이까지 맨몸으로 올렸다가 떨군거야...! 그것도 세명을 묶어서! 농담으로 할 말은 아니잖아! 진정하 무슨 정신이였냐구!!
"으음... 확실히 좋긴 한데... 소형 펄스폭탄이나, 리모컨 느낌으로 나온것도 있다고 하더라구요. 인첨공 기술이면 emp 폭탄정도는 구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요. 뭐 아니면 만들수라도 있고"
인첨공쯤 되면, 동네 철물점에서도 구할 수 있는게 천차 만별이니까. 약간 위험하긴해도, 에초에 우리가 상대하려는것도 불법이다.
그리고 나서...이야기를 잇는다. 어느새 문서를 끄고, 경청을 해준다. 여러 이야기를 들었다. 부부장이 되고 나서, 본인의 책임과 위험성에 대해 느끼고 있다는 이야기.
"...대단하네요. 한양선배."
난 그걸 자각하자마자, 무너져버렸으니까. 거기에 매몰되지 않고 끊임없이 자기를 채찍질 한다는 것 부터 상위 10퍼센트 안의 정신력이리라. 그리고... 선배님은 내가 듣고싶었던 이야기를 해준다. 내가 이상한가, 난 쓰레기인가. 난...잘못되었는가. 그런 이야기들을 싸그리 반박해준다.
이런 이야기를 듣자...
"푸흡"
웃음이 나온다.
"아니, 너무 듣기 좋은말만 해주는거 아니에요? 선배?"
그렇게 말하곤, 가까이 끌었던 의자에서 일어나, 다시 돌려다 놓는다.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감사해요. 하지만 레벨이랑 별개로, 전 제가 약하다고 생각해요."
특히, 마인드와 멘탈 부분에서. 난 아직 많이 모자라다. 난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었지만 그러지 못했으니까.
"레벨이 높다고 활약하는게 아니에요. 저 진정하가 약해서 활약할 수 없었던거에요. 제가 기절한건 상관 없어요. 그것보단, 제가 기절하기 전, 추태를 부리느랴 두명이 자기들도 고통스러울텐데... 절 챙겨줬어요."
분하다. 너무나도 분했다. 왜 나는 저사람들처럼, 고통을 딛고 다른사람을 챙기고, 하지 못했을까.
"하지만, 고마워요. 그렇게 말해주는 사람이 있네요."
하지만 한양 선배가 말씀하신것처럼, 아픈건...익숙해지지 않았지만, 그거야 익숙해지는쪽이 이상한거고. 내 감정도 이젠 잘 알았다. 그럼 앞으로 남은건. 저 까마귀자식들을 날려버리는거지. 다음에, 다음에 내가 그 두사람을, 아니 저지먼트 부원들을 챙기면 되는거야.
"선배, 뭐 먹고싶은거 있어요?"
인생 상담을 해준 값이니까.
"배 안고프세요? 상담 해준김에, 귀여운 후배 밥한끼 사주실래요? 아니면 제가 사고!"
내가볼땐, 이런 고지식한사람은 밥사준다고하면 절대 안먹어. 이렇게 사전작업을 해야한다. 최소한의 성의 표시는 해야하니까.
후배가 하는 설명을 들으며 혜성은 꺼낸 생수를 뜯지 않고 안경을 벗은 뒤 부어있을게 분명한 눈가에 가져다댔다. 얼음찜질의 차가움보다는 아니지만 적당히 차가운 생수의 표면이 열오른 눈가를 식힌다. 혼자 함몰되어 있던 생각은 차가운 게 닿자, 다른 것에 신경쓸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줬다. 보라색 눈동자에, 회색 머리의 키가 큰 여자아이. 겨우 돌아가기 시작한 머리가 후배의 설명을 받아들였고 혜성은 으음- 하는 소리를 냈다. 얼굴은 알 것 같지만 이름을 모르겠다. 워낙 애들이 많아야지.
"글쎄. 누군지는 알 것 같은데. 이름은 모르겠어. 할 말이 있으면 게시판에 써놓는 게 어때?"
눈가에 댄 생수를 살짝 떼어낸 혜성의 손이 부실에 있는 게시판을 가리켰다. 도와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듯 애매한 웃음이 얼굴에 걸렸다가 사라진다. 후배의 이어진 말 때문이었다. 사람이 많다보니 모두의 이름을 기억한다는 건 어려운 일이긴 했다.
"나는 조금만 있다가 가려고."
이 모습으로 가면 담당자에게 놀림을 받거나 그 인상 나쁜 얼굴이 찌푸려지는 걸 보는 게 뻔했기 때문에 적당히 울었다는 티가 안날 때쯤 커리큘럼을 갈 생각이었다. 혼자서. 그 계획에 덩그러니 남겨진 후배가 낄 줄 몰랐지만. 손등으로 열기가 조금 빠진 눈가를 눌러내던 혜성은 후배를 바라봤다가 아, 하는 소리를 냈다.
성운은 그제서야 게시판의 존재를 자각했다. 저지먼트 게시판이 있었지. 거기다가 써두면 되겠다. 해결책을 찾은 성운의 얼굴표정이 한결 가벼워졌다. 성운에게는 그것만으로 충분한 도움이었기 때문이다.
“저번에 부부장님 소개해주신 것도 그렇고, 선배한테는 도움을 많이 받네요.”
하던 성운은, 꼼질거리며 눈치를 본다. 혜성의 그 차분함에 익숙해져 있는 담담한 무표정으로도 채 다 가리지 못한 붉게 상기된 눈가가, 영 눈에 짚였던 탓이다. 성운의 내면에서 또 한차례, 싸움이 시작된다. 타고난 성정이 쓸데없이 상냥한 탓에 그런 것을 가만히 외면하고 지나가지 못하는 성격과, 마찬가지로 타고난 성정이 쓸데없이 상냥한 탓에 타인의 아픈 부분을 함부로 건드리기 싫어하는 성격이 내면에서 와장창 충돌을 하는 것이다. 한 가지 성격에서 비롯된 모순이 일으키는 내면의 전쟁은, 성운이 흔히 겪는 성격상의 문제였다.
“······그런, 가요.”
신경쓰지 않아도 돼, 하는 담담한 말에 순간 후자의 성격이 성운의 내면에서 승기를 잡는가 했으나, 성운은 이내 한번 숨을 고르고는, 주머니를 뒤적여서 양 주머니에 빵빵하게 가득찬 과자 중 하나를 살짝 뜯어서 혜성에게 내밀어준다. 이 과자를 나눠준 1학년 애한테는 나중에 식사라도 한 끼 대접하는 것으로 벌충하기로 결심하고는.
남성은 한숨을 푹푹 쉬며 빈백을 향해 성큼성큼 걸었다. 인형들이 가득한 건 둘째치고 저 기분 나쁘게 생긴 사람 얼굴 인형은 또 뭐야? 알 게 뭔가, 남성은 희야를 냅다 빈백에 내던졌다. 인형이 우수수 옆으로 밀려나고, 희야의 북슬북슬한 머리카락이나 몸에 붙어 따라온 먼지는 나풀나풀 허공으로 날렸다. 희야는 어이가 없다는 듯 남성을 노려봤다.
"아니, 저번에 냉혈한 이미지 바꾸고 싶다면서 세상 너털웃음 가득하던 아저씨같은 면모는 어디에 뒀어요? 이거 희야 학대에요-" "내가 지금 상황에서 사회성 가득한 아저씨처럼 굴어야겠냐?" "하긴 안 어울리긴 했어요. 쫌-생이." "뭐? 이자식이 진짜, 어른한테 못 하는 말이 없어!" "으- 시끄러워요."
희야는 손을 횡방향으로 내질렀다. 다시금 입이 얼어붙은 남성은 성큼성큼 걸어오더니 희야의 조그마한 머리통을 덥석 쥐었다.
"은므, 으그 은 플으?" "안 풀어요, 평생 그러고 사시지." "흐, 뜨뜨튼 믈르 느그믄 드그든?" "어디 해보시지?"
정수기로 걸어가다 우뚝 멈춘 남성은 발치까지 얼려버렸음을 깨닫고 희야를 노려보았다. 희야는 빈백에 등을 기대며 승자의 미소를 얼굴에 출력해냈고, 남성은 그 모습이 얄미웠는지 결국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느 으그 은 플믄." "안 풀면 뭐요." "즈그 읏는 을븜으 층쓴드." "이 몰상식하고 무식하고 아무튼 온갖 추악한 것은 다 품은 인간을 봤나!"
남성이 총을 꺼내자 희야는 손을 얼리려 들었지만 이미 겨눈 상태다! 희아는 이를 악물며 얼음덩이를 눈송이로 바꿀 수밖에 없었다. "하, 차라리 데 마레로 데려다달라 할 걸." 불만 가득한 목소리지만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안전장치가 확실하게 자리한 권총을 다시 집어넣은 남성은 성큼성큼 희야에게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애새끼." "뭐요." "씻고 자라." "나가면 할 거랍니다-" "못 믿겠다. 너 나갈 것 같은데." "어라? 희야가 왜 나가요?" "감시한다 그 뜻이지. 옷 챙겨서 욕실 들어가고 알아서 씻고 나와. 너 자는 것까지 보고 나갈 테니까." "그런 취미가 있었어요? 비록 이 몸뚱이가 고등학교 3학년의 육체는 아니지만, 어라, 더 큰일이네요- 아무튼 미성년자가 씻는 걸 관음하는 취미가 있을 줄 몰랐는데……." "뭐 인마? 나도 눈이 있어!" "이거 혜우랑 혜성이랑 에어버스터랑…… 아무튼 다 일러버려야지." "다른 애들은 몰라도 에어버스터는 내 편 들어줄걸? 가서 씻고 나와라." "싫-어-" "앨범." "이 무뢰배!"
소리를 악악 질러대도 하필이면 층간소음까지 완벽히 커버하는 신소재로 이루어진 집일게 뭔가! 희야는 발버둥을 치다가 힘에 부쳐 늘어지더니 "이씨…… 이 배교자, 이단, 못되먹은 사단마귀." 같은 말을 줄줄이 늘어놓다 남성이 앨범을 가리키자 자리에서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