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이치를 비틀어버리는 자⋯ 프로젝트 제로원⋯ 장⋯ 족쇄⋯. 신난 기색을 뿜으며 바삐 시선을 놀린다. 묵직한 단어 위주로 잡고 흥미 없는 것들은 과감히 넘겼다. 거침없이 내려가는 시선이 어느 순간 뚝, 멈추었다.
‘약점’.
그걸 바랐긴 했으나 실제로 적혀있을 줄은 몰랐다. 조금은 얼떨떨하고 약간은 기대감을 품은 채 그 단락만 집중해 읽었다. 중간부터 어? 싶어 잘못 읽은 듯해 재차 읽기도 했다. 고조된 유쾌가 가득한 입꼬리가 올라간 상태로 굳었다. 입은 웃고 있는데 검은 눈은 점차 잠겨들어갔다. 온도가 빙점을 뚫고 내려갔다.
청윤은 한숨을 쉬며 자리에 앉아 있었다. 커피도 다 마셨는지 더 꺼내 마시려고 냉장고를 보려던 찰나 홀로그램이 떠올랐다. 퍼스트클래스의 약점인 위크니스. 그리고 퍼스트클래스와 위크니스는 자신의 심장에 칩을 넣어 병기로써 이용된다. 이를 본 청윤의 손이 떨렸다. 턱까지 떨렸다. 분노에 가만히 앉아있을 수 없었다.
"고작, 인첨공의 안전이라는 명목으로 두 사람의 목숨을 인질로 삼고 인권까지 포기시킨다고? 도대체 무슨 개같은 짓이야.."
이건 공리주의가 아니었다. 전체주의지. 아니, 공리주의적 생각으로 했다고 해도 공리주의 자체로도 이미 말도 안되는 생각이었다.
말이 나오지 않는다. 홀로그램 속의 내용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리라의 머리가 빠르게 회전한다. 병원 소독약 냄새, 떨어지는 링거 물방울 소리, 강아지 모양 목베개의 부드러운 촉감, 보라색 머리카락, 미지근한 사과의 맛, 초콜릿 머핀의 무거운 단내, 같은 보랏빛 머리카락을 가진 두 사람의 공통되는 동작. 심장 부근을 쓸어내리는. 여러가지 기억과 감각들이 무작위로 섞여 올라온다.
그간 의문 가졌던 모든 것이 단번에 명료해졌다.
저것 혼자 잠금 걸려있지 않았던 이유는 이제 와서 중요하지 않다. 사라진 타이밍도 절묘한 게 누가 봐도 우리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놔 둔 게 틀림없다고 여긴 탓이다. 리라의 표정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보여준 의도는 둘째치고 알아낸 사실이 너무 끔찍하다.
선배님, 이건 불공정 계약서보다 더 심하잖아요. 이럴 걸 예상하지 못한 건 아니지만 정말 더러운 속사정이네요. 초능력자로 길러놓고서 통제하겠답시고 몸에 저런 걸 심다니. 리라의 시선이 잠시 부실 바깥의 세은에게 향했다. 모든 게 확실해졌다. 그럼 우리는.
"...복구하지 않는 게 좋을 거 같은데. 자동으로 지워진 거면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보다는."
병실 문을 열자마자 머리에 바람 구멍이 나고 싶진 않다고 했지만 그건 반쯤 농담이었는데, 지금은 이 부실 문을 열면 머리뿐 아니라 온몸에 구멍이 날 거 같아서 소름이 끼친다.
"태진 선배님 말씀대로 대외비에 부쳐야 할 것 같아요. 누가 봐도 기밀인 문서인데 한낱 고등학생들이 알았다는 게 알려지면 어떻게 될 지 몰라."
커리큘럼실에 있다 뒤늦게 문자 확인하고 온 티가 풀풀 나는 것이, 소나기네시스 연구소의 무료나눔 트레이닝복 대충 걸쳐입고 왔다. 슬리퍼 바닥에 질질 끌고 부실 뒷문 뒤늦게 열어보니 분위기가 침잠해 조용히 모두의 시선 끝에 걸쳐진 노트북 화면을 읽어내린다.
인첨공에 걸맞게 비윤리적이라고 생각되나,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니다. 이 빌어먹을 도시 이렇게 해서라도 목줄 쥐지 않으면 반발심 올라오는 것은 어찌 막으려고. 인첨공의 안전을 위한다 해도 이상적이지 못한 방안이니, 인간된 도리 과학과 체제유지에 다 팔아먹고선 멀쩡한 도시인 척을 하는 것이 소름끼친다. 문서 말소됨에 따라 시선 옆으로 옮겨 살짝 구겨지는 미간을 숨기려 들었다.
거슬리는 상황의 연속이다. 입원, 샹그릴라, 이단의 등장, 안티스킬의 지속된 연락과 편지, 서신, 연락, 하물며 데 마레에 급작스럽게 늘어나버린 아이들…… 퇴원 이후 속속이 일어나는 사건들로 하여금 희야는 거슬린다는 생각을 차마 치울 수 없었다. 그 모든 일이 수립할 수 없는 계획을 붙들고 몇 번이고 고쳐나가며 타협점을 찾는 것보다 더 의미없는 것 같아도 어떻게든 붙들고 있었다. 그렇게 오늘도 무난히 넘어갈 수 있겠노라 생각했다.
누군가는 주먹을 내리쳤고, 누군가는 벽에 머리를 박고, 누군가는 욕을 뱉었다. 대다수가 분노하고 제각기 속에 감정을 품으며 불합리함에 토로할 때, 희야는 자신이 보았던 것에 대해 떠올릴 뿐이었다. 마레를 포함한 일부 연구원은 반발할 비윤리적인 행동이니 일부에게만 공유한다. 그래, 데 마레는 인첨공의 기반이자 윤리적인 녀석들로만 뭉쳤으니 그럴 법도 하지. 호구 잡혔구나. 희야는 고개를 기울였다.
이럴 때는 어떻게 반응을 해야 하지? 은우가 가엾다고 해야 옳나? 아니면 세은이? 그런 감정을 품으면 기만 아닌가? 그들이 온전히 희생양이 되었다 하여 동정을 받을 사람인가? 도움이 필요한 상황은 아닐까? 그렇지만 그들이 도움을 바라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가? 인첨공에 있어선 지당한 일이 아닌가? 모른다. 여전히 모른다.
"……."
희야는 침묵했다. 대외적인 반응을 이해할 수 없었던 탓도 있다. 그렇다고 이 상황에서 '내가 그러니까 반대라고 했잖아'를 뱉으면 상황이 박살난다는 눈치 정도는 당연히 있었기 때문도 있다. 대신 남들을 흘긋 쳐다보다 눈을 감아버리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