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시간을 하렴없이 보내던 중이었다. 이런저런 죄책감도 들고, 이런저런 생각도 하게 되고, 무섭기도 하고, 하지만 이젠 정말로 남은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는 절박함. 그 많은 것을 고작 열아홉살밖에 안된 고등학생이 감당하는 것은 너무나 무겁고 힘들었다. 허나, 이 사회는 그것을 감당하는 것을 요구했다. '퍼스트클래스'니까.
차라리, 이럴 때 웨이버라도, 아니. 하다 못해 레드윙이라도 조금 자유롭거나 상황이 괜찮다면 낫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철저하게 그는 혼자 남았다는 생각에 젖어들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런 침울한 물구덩이에 빠져들고 있을 때 자신을 끌어올리는 목소리가 있었다. 언제 온 것일까? 저지먼트의 부원이 있었다. 이름이...
"애린이?"
그녀의 이름을 조용히 부르며 은우는 애린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봤다. 아마 그의 얼굴은 조금 수척해있었을 것이다. 방금 전까지 울고 있었으니 더더욱. 허나 아무렇지도 않게 그는 표정을 관리하며 일부러 숨을 크게 몰아쉬었다. 그리고 피식 웃으면서 어깨를 으쓱하며 키득키득 웃음소리를 냈다.
"원래 열아홉살이 되면 막 감성적이 되어서 달을 보러 밖으로 나오기도 하고 그래. 하핫. 어때? 풍치를 느끼는 부장님. 멋지지 않니?"
슬며시 몸을 옆으로 돌려 물 위에 떠 있는 달을 가리키면서 그는 어깨를 으쓱해보였다. 그리고 일부러 인위적인 웃음소리까지 내면서 그는 밝은 목소리를 가장했다.
"그러는 너는? 뭘 잃어버려서 온 것은 아닌 것 같고 산책 중이니? 순찰은... 혼자 있는 것을 보면 아닌 것 같고 말이지. 너무 늦게까지 돌아다니면 안돼. 안 그래도 흉흉한 인첨공이 다 되었잖니."
솔직히 그날 봤던 태도를 생각하면 전혀 신경쓰지 않는 눈치라 아직 나아있지 않아도 이상할 건 없다고 생각했는데, 아문 걸 보니 어쩔 수 없이 기분이 좋다. 리라는 미소를 지우지 않는다.
"맞아, 안 나으면 계속 귀찮고 불편하죠. 잘 나아서 진짜 다행이다!"
기왕 낫는 거 흉터까지 안 남고 말끔히 나았으면 좋았겠지만 일단은 아문 걸로 됐다. 아팠던 자국은 시간이 가면 조금씩 옅어질 수도 있으니까. 당장 갈라져 피 흘리지 않는다면 서서히 지워질 것이다.
"지금은 한가해요~ 물어볼 게 뭐였냐면, 어디 보자."
가볍게 콧노래를 부르며 랑이 가는 대로 따라간 리라는 곧 주머니를 뒤져 작은 수첩을 꺼냈다. 무선인 데다가 종이의 재질을 보면 간단한 스케치 용도로 사용되는 물건인 듯싶다. 랑이 적당히 자리를 잡는다면 리라는 곧 곁에 붙어 네 장의 스케치를 보여줄 것이다. 목걸이, 팔찌, 반지, 귀걸이. 주황색 보석이 박힌 심플한 디자인의 장신구를 그린 그림이다.
"사실 저 레벨이 올랐거든요. 이번에 있었던 시위 일도 그렇고, 도움 될 만한 아이템을 평소에 이것저것 많이 만들어 두면 좋을 거 같아서 몇 가지 생각해 봤어요. 우선 이건 장신구형 방어 아이템인데, 차고 있으면 위험한 공격의 영향을 어느정도 막아줄 거예요. 아직은 일회용으로밖에 쓸 수 없을 거 같긴 한데... 그래도 하나쯤 지니고 있으면 좋을 것 같아서."
가장 위험한 상황은 피할 수 있을 테니까. 그렇게 말한 리라는 랑에게 수첩을 건넸다.
"본격적으로 해 보기 전에 언니 하나 주고 싶었어요. 이 중에 어떤 게 제일 마음에 들어요?"
오늘은 딱히 순찰을 돌면서 불량한 학생들도 만나지 않았고, 나름 평범한 하루를 보내는 듯 했다. 하늘에서 날아온... 벼락 같은 무언가를 제외하면...
정신을 차려보니, 내 몸이 내 몸 같지 않은 위화감이 있었다. 평소보다 좀 더 기력이 넘치는 것 같았으나, 그러면서도 묘한 고독함을 느꼈다. 마치, 내 심정과는 달리 육체 자체에서 오는 고독함이 나를 휩싸고 있는 듯 했다. 왜지?
황급히 스마트폰을 꺼내 나 자신을 비추었다. 그리고 그곳에는, 전에 더 본적 없는 괴물같은 모습으로 변모한 나를 볼 수 있었다.
"이럴수가! 과연 누구나 알아줄까! 이런 모습이 되어, 세상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못할 괴물이 되어버린 내 신세를!"
평소보다 더 커진 덩치에, 시체같은 창백한 피부. 그리고 몸 곳곳에 박힌 전극과 머리에 달린 볼트... 무엇보다, 그것은 그저 장식이 아니었다. 지금도 내 몸 곳곳에 힘을 부여하는 전기와 그 스파크가 가끔씩 지직대며 튀고 있었다.
그러한 것을 신경쓸 겨를도 없이 옥상에서 목화고를 내려다 보았다. 그곳은 참담하다는 말 밖에 나오지 않았다. 수많은 학생들이 괴물이 되어, 혹은 이형의 존재가 되어 날뛰고 포효하는 것이 아닌가! 이것은 지옥도이다. 단테도 이곳을 과연 보았을까? 세상 그 누가 베르길리우스가 되어 나를 이 지옥에서 꺼내 줄 것인가?
"오호 통재라. 그리고 내 말투는 어쩌다 이렇게 되고 말았나? 이것이 정녕 나인가? 나의 껍질을 뒤집어 쓴 무언가가, 나 자체를 속이는 것이 아닌가?"
연거푸 제기되는 스스로에 대한 의문과 질문을 내려놓은 채, 나는 알아채었다. 나는 지금 소설 프랑켄슈타인에 나오는 괴물이 되었다. 그러나 다른 이들과는 다르게... 뭔가 이상했다. 차라리 나도 저들처럼, 매체에서 자주 나오는 프랑켄슈타인의 괴물들처럼 지능 없는 바보가 되어 행복했으면 좋았을 것을. 왜 원전처럼 이렇게나 날카로운 정신과 더불어 그만큼 날카롭게 내 살을 파고드는 고독함을 주고 말았는가? 어떤 악랄한 자가! 내게 이러한 고통이자 저주를 주었느냐 말이다!
"이 악몽은 깨어나야만 할지니."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옥상에서 재빨리 내려가기 시작했다. 지금 내게 깃든 이 절망은 뒤로 한 채, 내게 원래부터 있던 것을 고수해야 할 시간이다. 괴물이 되었어도 나는 저지먼트이다. 최소한 그것만은 내가 가지고 있다. 고로 이 수라장을 정리해야만 하리라.
>>651 미소가 얼굴에 가득한 리라를 뒤로하고 옥상의 한쪽 모서리로 가 앉은 랑은, 자신 옆에 앉아서 작은 수첩을 꺼내 보여주는 리라의 의도대로 수첩에 있는 스케치를 쳐다보았다. 주황색 보석이 박혀 있는 심플한 디자인의 장신구들, 아직 실체화시키진 않은 모양이다.
"이런 것도 되는 건가, 대단하네."
간단한 옷 같은 것 정도도 대단하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특정 효과를 내는 장신구도 만들 수 있는 건가 생각하니 새삼 더 대단하다 싶어서 그런 이야기를 하던 랑은 리라가 수첩을 건네주자 얼결에 받아들고는 스케치를 한참 동안 쳐다보았다. 본격적으로 하기 전에 자신에게 가장 먼저...
"그럼 반지로 할까."
목걸이와 귀걸이는 이미 하고 있고, 팔찌는 글러브를 낄 때 걸리적거릴 수 있다. 반지는 잠깐 뺐다가 다시 끼면 되고, 반지를 낀 주먹으로 주먹질을 하면 더 아프겠지, 그럼 반지로 하자. 꼭 방문판매 전단지를 받고 상품을 고르듯, 스케치 중에서 반지를 손가락으로 찍으며 리라에게 수첩을 돌려준다.
목화고에 마련되어 있는 양궁장. 정규 훈련 시간은 진작에 끝났으나, 소년이 부탁하여 아직까지 불이 밝혀져 있었다. 그 가운데 부탁을 받아 그의 훈련을 도와주는 어느 선배는, 어이가 없다는 얼굴을 했다. 바람을 일으키는 에어로키네시스 계열 능력자인 그는 지금, 바람으로 실을 흔들고 있었다. 그 실은 희고, 딱 한 가닥이라 멀리서는 잘 보이지도 않았다.
"글쎄요? 잘 되면 한 번 나가볼까요?"
하얀 소년은 방긋 웃으면서 시위를 당겼다. 소년이 손을 놓고 거세게 튀어나간 화살은 실을 끊어내고 과녁에 부딪혔다. 그 모습을 본 선배는 혀를 내둘렀다. 저게 사람이 할 짓이냐. 그런 생각이 들고 있었다. 소년이 새로운 실을 풀어내는 것을 보던 그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
"어디까지 할려고?"
그 물음에, 하얀 소년은 아무것도 없는 순백으로 그를 보았다. 평소보다 어쩐지 생기가 없어, 순간 그는 한 발자국 뒷걸음질 치고 말았다. 이어 소년은 베시시 웃으면서 뭘 당연한 걸 묻느냐는 듯 대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