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잘 모르겠지만 왠지, 꼬리랑 귀를 보는 것 같은데.. 진짜로 본 건지 아닌지 판단하기 힘들지만 혹시나 싶어서, 혜성은 눈을 도로록 굴리면서 주스를 쥐고 있던 양손으로 꼬리랑 귀를 가리는 것처럼 행동해보였다. 손이 귀와 꼬리를 가리면 귀는 머리 위로 납작하게 기울어지고 꼬리는 치렁치렁한 옷자락 속의 다리에 감싸지듯 움직였을 것이다.
"만지는 건 안돼."
진짜로 달려있는 건 아니지만 어찌됐든. 그래도 자신의 의지를 벗어나기 일쑤인 귀는 여전히 수첩 위의 글자에 집중하면 손 아래에서 쫑긋거린다.
"스스로를 예쁘다고 생각 안하는거야?"
혜성은 날카로운 이빨이 가볍게 드러날 정도로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표정이 보이지는 않지만 어떻게 행동하고 있는지는 알 것 같아서 소파 위로 다리를 올려 편안하게 자세를 바로 잡았다.
"후배님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몰라도 나는 빈말은 안하니까 말이야. 게다가 자꾸 듣다보면 예쁘다는 말에도 익숙해질거고."
천국이다. 위신을 포기하고 택한 길에는 천국이었다. 그게 위신이나 어쩌면 인간성까지 포기한 것일지라도 단꿈에 젖어 구름을 거니는 듯한 휴식을 취하는 동안은 그 외에 것들은 전혀 생각이 안 날 만큼 행복했다. 역시, 사람은 잠을 자야 해. 꿈인지 현실인지도 구분하지 못한 채 바닥에 뺨에 짓눌려 웅얼거리는데 등판에 어떠한 충격이 와닿았다. 꾹 눌리는 감각, 아프진 않았으나 현실로 끄집어내기엔 충분했다. 줄넘기도 할 수 있을 만큼의 다크서클을 매단 낙조가 이마를 바닥에 박았다. 그러곤 힘을 줘서 꿈틀꿈틀 일어났다. 졸음이 뚝뚝 묻어나는 낯이 약간 구겨졌다. 눈썹이 신경질적으로 올라가고 퀭한 눈을 살벌하게 굴렸다. 누가 내 단잠을 깨트리다 못해 혼백 취급을 하나.
마침 매서운 시야에 걸린 인영 하나. 그에게 성큼성큼 다가갔다. 이 녀석 어딘가 낯이 익은데? 그림자에 가려져 자세히 보이지는 않지만 대충 느낌이라는 게 그랬다. 그러나 낙조에게 중요한 대목은 그게 아니었다. 제 달콤한 휴식을 깨어먹은 이 괘씸한 녀석을 골탕 먹여줘야겠다. 그래서 낙조는 삼 초 정도의 침묵을 지켰다가 양손을 만세하듯 들어올렸다. 그러고는,
죽이면 안 되지. 하고 너스레에 대꾸해주었다. 소년은 어떤 행동을 해도 평범하게 대해주는 것이 종종.. 기뻤다.
"..미안. 고마워."
..하아. 하고 소년이 숨을 뱉었다. 가만히 눈을 감고 있다가 관자놀이를 가볍게 누르며 떴다. 낯빛의 변화는 없었다.
"최근.. 가끔 이러네."
어쩌면 꽃놀이 무렵에 다소 무리해서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얀 소년은 사람들 사이에서 편히 숨을 쉬기 힘드니까. 알지 못하는 다른 누군가와 함께 쓰는 방 역시 다르지 않았다. 룸메이트인 갈색 머리 소년은 하얀 아이의 웃음 말고는 모른다. 심지어 최근은 빵집에서 아르바이트도 하고 있으니 안 그래도 부족한 외향 에너지가 바닥을 긁고 있는 것은 뻔했다.
"...쉴 곳이 부족해서 그런가 봐. 사람이 없는 곳을 찾아야겠네."
어디가 좋을지. 답답해지면 편하게 갈 수 있는 곳이 좋을 텐데. 영 괜찮은 장소가 없으면 화장실에 틀어박힐 생각까지 소년은 하고 말았다. 그래도.. 소년은 자신이 이렇게까지 말하는 게 다소 생소하게 느껴졌다. 원래는 특별히, 힘들다고 말하고 다니진 않았었던 것 같은데.
"..네가 편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해. 아,"
문득 떠오른 깨달음을 입 밖으로 다 뱉자마자 순간 멈칫했다.
"..미안, 조금 부끄러워서 그래."
편해서 약한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은 일종의 어리광이 아닌가. 전혀 부끄러워 하는 기색 없는 무감각한 무표정으로 그런 말을 하는 것이 다소 어색해 보였으나 하얀 뺨을 하얀 손등으로 톡톡 두드리는 것을 보면 아주 조금 정도는 얼굴에 열이 올랐을 지도 모른다.
아하하. 가능한 자연스러운 웃음을 만들어내며 꽃잎을 가지고 놀던 소년은 소녀가 결국 꽃잎을 받을 마음을 먹고 나서야 멈췄다. 희고 가느다랗지만 활을 쏘는 탓에 거칠어진 손바닥 위에 분홍빛 꽃잎이 유독 눈에 띄었다. 푸른 하늘이 소녀의 팔을 타고 흐르고, 색채 없는 순백의 눈이 가만히 그녀를 기다린다.
"뭘~"
꽃잎이 날아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소년은 어깨를 으쓱했다. 효용성이 어떤지도 모를 로맨틱한 미신으로 기뻐해준다면 그것으로 충분했다. 이렇게 말하니 소년이 어쩐지 좀, 삭막한 느낌이 들지만 어쨌든 상대가 좋아하니까 된 것일 뿐이었다.
아마 소년은 이것이 진실로 소원을 이뤄주는 만능기라고 해도 선선히 내밀었겠지.
"그래? 그럼, 알았어 이레야."
그 다음번을 바로 잡아채며 소년이 웃었다. 소녀의 손끝이 조심스럽게 꽃잎을 가져가고, 주눅든 것만 같은 말투는 변하지 않았으나 꽃잎을 쥔 손은 단단했다. 약한 아이는 아니야, 소년은 그렇게 생각하며 웃음을 그렸다.
"먼저 가있어. 조금만 쉬었다 갈게."
슬슬 표정근이 한계를 외치고 있어서, 소년은 그렇게 말했다. 꽃잎을 든 하늘빛 소녀에게 여전한 미소를 보여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