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일 좀 하라는 무언의 압박. 하지만 그것을 철현이 받아들일진 알 수 없었다. 어쨌건 자신도 어느 정도는 포기한 상태였으니까. 허나 애초에 진실된 마음으로 그렇게 말을 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냥 가볍게 대꾸를 하면서 그는 피식 웃어보였다. 그 와중에 들려오는 이명에 대한 물음. 정확히는 왜 이명으로 부르냐는 것이었다.
그 물음에 은우는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이어 잠시 고민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말을 할까 말까. 물론 딱히 말을 못할 것은 없었으나, 과연 이 동기가 뭐라고 생각을 할지... 아니. 사실은 아무래도 좋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어떻게 생각을 하건...
"인첨공에는 7명의 퍼스트클래스가 있어. 하지만 그 존재가 누구인지 정확히 다 아는 이는 없어. 우리 퍼스트 클래스. 그리고 몇몇 소수를 제외하면 말이야. 이상하지 않아? 그 정도의 엄청난 실력자들인데, 나보다 계수가 높은 이가 6명이나 있는데, 그 중 너희들이 아는 것은 잘해봐야 웨이버. 아라잖아."
말 그대로 퍼스트클래스라는 존재는 이미 널리 알려지긴 했으나 정확히 누가 '퍼스트클래스'이냐라고 물으면 대답할 수 있는 이는 드물었다. 아니. 어지간한 이는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그렇기에 그는 조용히 눈을 감으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7위 에어버스터, 6위 웨이버. 이 둘은 존재가 어느 정도 알려져있어. 그래서... 나나 아라나 당당하게 에어버스터와 웨이버라는 것을 자칭하기도 하고 이야기를 해. 허나 5위부터 1위... 어지간하면 그 존재를 제대로 알 수도 없고, 보는 것조차 힘들고 상대 쪽에서도 쉽게 말을 하진 않지. 아니...물론 굳이 숨기지 않는 이도 있긴 하지만, 그래도 대부분 정보가 통제되어있어서 잘 알려지지 않고 있어."
어쩌면 철현이 하는 물음과는 전혀 별개의 이야기일지도 모를 일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굳이 그런 말을 한 은우는 철현에게 다시 말을 이었다.
"본래 이명이라는 것은 '퍼스트클래스'가 누구인지 알리지 않기 위해서 만들어진거야. 이 세상에 '최은우'라는 이름을 지닌 이는 있어도, '에어버스터'라는 이름을 단 이는 없으니까. 그 외의 레벨5와 레벨4의 이명은 그 사실을 적절하게 은폐하기 위해서 만들어진거고. 그와는 별개로 제 7위와 제 6위의 존재는 알려지게 해둔거야. '이런 존재'가 실제로 있다는 것을 보이기 위해서 말이야."
거기서 또 잠시 은우는 말을 끊었다. 그리고 제대로 철현을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왜 그런 이명으로 자주 부르냐라고 한다면... 그렇게 정해졌기 때문이야. 나와 아라는 일부러 이런 존재가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선전용. 그리고 그 위로는... 존재가 알려지지 않도록, 소수라면 모를까. 절대 다수에게는 절대로 알려지지 않도록 말이지. 실제로 너희가 5위부터 그 존재를 알아챈다고 하더라도 퍼스트클래스 5위를 언급할 땐 실명으로 부를 순 없어. 이명으로 불러야하지. 알려지면 안되니까. ...이렇다보니, 나도 다른 퍼스트클래스를 퍼스트클래스로서 부를 때는, 이름으로 부르진 못해. 그렇다 보니 생긴 일종의 버릇이야. 그리고 그건, 웨이버 쪽도 마찬가지고 말이지."
후훗. 작게 웃음소리를 낸 은우는 이내 어깨를 으쓱했다.
"그렇게 은폐해서 뭘할건지는 나도 잘 모르지만, 그렇게 하라고 하니까 해야지. 어쩌겠어."
“멋질 것도 없는걸요─ 아지랑, 다른 저지먼트 분들이랑 함께하면서 찾아볼 생각이에요. 격리 때문에 사실상 활동기간으로만 따지면 아지가 저지먼트 선배네요.”
눈을 질끈 감은 아지의 머리 위로 뭔가가 느껴진다. 뭔가 따스하고 작은 낙엽 같은 게 얹힌 느낌이다. 낙엽이라 치기엔 좀 하찮게 묵직하다 싶어서 다시 느껴보면, 그건 제법 따뜻한 손길이다. 성운이 아지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었다.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돼요~ 잘 부탁해요.”
그렇게 길지 않은, 부드럽고 능숙한, 무슨 토끼 쓰다듬는 것 같은 손길이 몇 번 아지의 머리를 스쳐가고서, 아지의 머리를 쓰다듬던 손길은 다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눈을 떠보면 성운이 다시 의자에 앉는 것이 보인다.
“흔한 사례에요. 어머니께서 지어주셨어요. 수많은 별들이 노래하는 태몽을 꾸셨다던가.”
두어 숟가락 남은 밥그릇으로 숟가락을 향하는 성운의 표정은 마냥 밝지만은 않았다. 소중한 이름이고, 좋은 뜻인 건 변함없지만, 그 이름을 되새길 때면 항상 「선생님」이 생각나는 탓이다. 이제서야 엉켜버린 실의 끄트마리를 찾아 그것을 조금씩 풀고 있는 성운에게, 삶을 꿰메어나가는 궤적의 종착지에서 기다리고 있을 선생님의 뒷모습은 여전히 무거운 숙제로 남아 있었다.
훈련의 성과는 느리지만 착실하게 쌓여가고 있었다. 그도 그럴것이 지금껏 한번도 잊지 않고 훈련에 훈련을 거듭했으니까, 아직은 큰 벽을 넘지 못했고, 그 뒤엔 더 큰 벽이 있을테지만... 그녀는 거기까지 생각하진 않기로 했다. 너무 먼 미래까지 걱정하기엔 당장 신경써야 하는 것들이 많았으니까.
"그래도 몇번쯤은 빼먹은들 누가 뭐라 하지도 않을텐데, 매일 자료를 가져다주니 연구자의 입장에서도 고맙긴 하네~" "귀찮으신거 아니었슴까?" "얘는 꼭 농담에 초 치는 것도 지 아빠를 닮았어요..."
여성의 살짝 흘기는 시선이 느껴졌지만 이내 푸스스 흩어지는 웃음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반대로 그녀의 표정은 사뭇진지하거나, 아니면 굳어있었을까...
무덤덤하면서도 어딘가 머뭇거리는듯한 그녀의 질문에 여성의 시선이 동그랗게 바뀌다가 고민하는 표정으로 바뀌었다.
"글쎄... 당장은 워낙에 일이 많으시니 힘들겠지만... 다음달 안으로 뵐수 있지 않을까?" "그-렇슴까?" "그나저나 갑자기 무슨 일이야? 오늘 무슨 날이니? 시험이라도 100점 맞았어? 아니, 이건 너한텐 평범한 일이었던가...?" "그게 뭘 특별한 일이라고 그러심까, 게다가 예전에도 계획은 있었잖아여. ...단지 그 약속이 빠그라졌을 뿐이지." "...뭐어, 그때야 그때였으니... 그래도 지금은 얼굴 정도는 비춰주시지 않을까 싶은데?" "...그정도면 됐슴다. 그거 하나만으로도 충분하져."
여전히 무미건조한 말투, 궁금증을 참을수 없던 여성은 결국 한마디 더 덧대려고 했다.
"정말 진심으로 하는 말이지?" "...예, 진심임다. 그래도 일단은 제 아버지니까요..."
여기와 저 바깥. 분명한 사실만을 가리키는 말인데도 리라의 마음은 두가지 단어가 입에 오른 순간 이상하게 울렁인다. 이유는 알 수 없다. 슬리퍼만 꿰어 신은 맨발이 문득 차가워져서 일까, 머리를 부딪힌 후유증이 뒤늦게 몰려온 걸까, 추격전의 긴장이 이제야 풀리는 탓일까, 그것도 아니면 양 무릎을 깨먹으며 피를 너무 흘렸나. 모든 게 곤두선 이유 같으면서도 그 무엇도 정답이 아닌 것 같다. 하지만 그런 심정과는 별개로 납득은 어렵지 않았다. 당연한 거니까. 초능력으로 구축한 눈에 띄는 운송수단을 타고 이곳의 하늘을 날아다니는 건 절대 안전하지도 현명하지도 않은 위험천만한 짓이 맞으니까. 하지만 위험해서 안된다면 랑 역시도 마찬가지 아닌가 하는 생각은 어쩔 수 없이 들고 마는 것이다. 누구는 위험하면 안되고 누구는 위험해도 괜찮나—... 뭐, 그 소박한 반박조차도 '난 괜찮아' 한마디로 금세 정리되어 버렸지만.
여기 사는 사람. 그 말은 이미 과열된 리라의 상상력을 더 자극하기 충분했지만 리라는 다시 질문을 쏘아대는 것 대신 침묵하길 택한다. 왜냐면 랑이 구태여 말을 덧붙이지 않았으니까. 그렇다면 이유가 있겠지 싶어서. 사실은 복잡한 이유 덧붙일 것 없이 리라 또한 그냥 그러고 싶었기 때문에.
"그렇구나."
—라는 한마디는 랑이 돌려준 모든 답변에 대한 이해를 담고 있다. 모든 말을 무리없이 수긍한 리라는 잠시 말이 없다. 그렇게 흰 붕대로 덮인 손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웬일인지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말이 돌아오는 거다. 잘못 들었나. 리라는 몇 초 정도 반응이 없다가 갑자기 퍼뜩 고개를 든다.
"...모자랑 마스크 쓰고, 교복 안 입고, 완장 안 차고 빗자루 안 타면?"
그게 꼭 다른 방법으로 찾아오는 걸 허용한다는 말은 아니겠지만 은근한 아쉬움으로 드러낸 소망이 뚝 잘려나가지 않음에서 온 안도감과 이에 따른 부수적인 행복은 나름 크다. 차분한 척 하지만 기대 어린 목소리가 랑을 향한다.
"랑 언니랑 같이 오는 건 돼요?"
리라는 붕대로 감아둔 랑의 손을 혹시라도 아프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쥐어보았다. 똑바로 마주한 눈은 피할 줄을 모른다.
종이비행기가 허공을 가로지른다. 그것은 흩날리는 바람에 따라 몸체를 이리저리 움직여가며 소년의 앞을 유영한다. 그리고 소년은, 시위를 당기고, 놓는다. 바람을 가르며 나아가던 화살은 도망치던 스킬아웃들 앞에 정확히 꽂히고, 도망치려던 그들은 기겁하면서 방향을 틀었다. 오늘은 화살 회수를 못하겠네. 그나마 값을 내주겠다니 다행이지.
"네에 3시 방향. 그 골목. 여기선 시야가 나쁘니 저도 이동할게요~"
월광고와 협력을 이렇게 하게 될 줄은 몰랐다. 아니 그보다 21세기 현대 과학 도시 한복판에서 몰이사냥을 하게 될 줄도 몰랐고. 남들보다 조금 더 높은 곳에서, 아래로 쏘아 길을 막고 위치로 유도하는 행위를 하며 소년은 무던한 표정으로 아래를 보았다. 그러면서 무전에 이어가는 목소리는 발랄하게 꾸머져있어서.. 괴리감이 컸다.
"묶어두시면 제가 기억을 읽을게요. 네. 뭘요~ 이 정도는 우리 모카고 저지먼트의 평균이랍니다!"
"선배라뇨~ 저도 들어온지 얼마 안됐는걸요~ 경험도 거의 없다시피 해요~" "그래도 제가 알려줄 게 있으면 힘껏 알려줄게요오 함께 여러가지 해보면서 찾아보아요~"
성운 형과 봉사활동이라든가 친구가 부탁하는 다른 동아리 지원 활동이라든가 이것저것 해보는 미래가 그려진다. 머리에 붙는 것이 무언가 싶어서 실눈을 떠보니 머리를 쓰다듬어지고 있다. 얼굴이 좀 가라앉나 싶더니 더 빨개진다. 혜성이 누나와 리라 누나 때와는 달리 왠지 부끄러운 취급 당하는 것 같다!! 성운이 자리로 돌아가고 나고서 어쩐지 쓰다듬어졌던 머리카락이 신경쓰여 괜히 만지작거려 본다.
"태몽이랑 관련있는 거군요~ 별이 노래하는 태몽이라~ 낭만적이네요~" "제 태몽은 평범하게 커다란 참외예요~ 언덕을 오르니 튼실한 참외가 있었다던가~?"
표정이 좋지 않은 성운이 그러는 이유는 모르면서도 어쨌든 성운과 대화하는 건 즐거워서 자신의 태몽을 털어놓는 아지다. 용이나 호랑이 같은 거면 멋졌을텐데!!
"에헤헤... 잘 된 것 같아요~ 좋잖아요~ 혼자가 아니란 건요~" "저도 새벽에 이렇게 나왔는데 혼자가 아니라 성운 형을 만나서 좋아요~"
방글방글 웃으며 빈 접시 옆에 숟가락을 내려놓는 아지다. 기분이 좋은지 얼굴이 건강한 홍조를 띄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