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케이 스피릿 「캡틴 정말 괜찮은 걸까?」 홈리스 야도카리 「뭐, 원래도 몸이 만신창이였으니까 고작 주사 맞는다고 아파하진 않겠지.」
【가을 피리어드】 1턴: 10/30 ~ 11/12
첫 서리가 내리고 츠나지의 하늘은 깊어지며, 밤하늘은 더욱 깊어졌습니다. 수많은 별이 빛을 발하는 머나먼 심연 저편의 다른 우주까지 거리를 헤아릴 수도 있을 만큼... ▶ 주요 레이스: 일반 레이스(11/4), 산마캔(11/11)
【다랑어자리 유성군】 10/30 ~ 11/10 (situplay>1596993074>1)
「캠핑 시즌」의 듣기 좋은 변명일 수는 있지만, 츠나지에서 선명하게 볼 수 있는 다랑어자리 유성군이 곧 시작됩니다. 별빛에 많은 관심을 지닌 사람이나 우마무스메라면 텐트와 망원경을 들고 한적한 공터로 향하지 않을 수 없겠죠. ▶ 유성우 진행: 11/4 ~ 11/5 【링크】
한참을 울던 그 때, 옆에 털썩 누군가가 앉았다. 파도소리 대신 자신을 둘러싸던 그 소리조차 몰아낼 정도였다. 흠칫 고개를 들어서 보면, 눈물로 흐릿한 시야로도 알 수 있는 친구의 모습이 거기에 있었다.
"......나니, 와..."
다시 소매로 눈가를 문지른다. 가디건의 소매는 축축할대로 축축해, 무언가를 닦아내는데는 맞지 않았지만. 서로 이름을 부른 뒤에 아무 말도 이어지지 않았다. 이제서야 파도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누군가가 재생버튼이라도 누른 것처럼. 정작 우리는, 아무 말 없이 멈춰있는데도.
".....어쩐 일이야, 여긴...." "...무슨 일 있었어?"
쳐다본 얼굴은 나니와답지 않게, 생기없는 눈이었다. 얘도 무슨 일이 있는 건가. 유키무라랑 뭔 일이 난거야, 아니면... ...아. 야너기하라 트레이너의 일인가. 나는 아직, 아무에게도 말 안했는데. 어떻게...
어렵다. 당장 이해되는 말이라고는 계란과 베이컨 먹겠느냐는 말 뿐. 거기에 멍청하게 고개를 끄덕인 나는 잠깐 이야기를 곱씹어본다.
그러니까 히로카미 쌤은 나를 제멋대로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내 인간관계가 뜻대로 풀리지 않고 있다는 것도 짐작하고 있고 긍정했다. 하지만 남들과 잘 풀리지 않는 상극인 나이기에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게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하고,
호기심과 제멋대로인 것을 충족해보려고 한다.
여기서 다시 히로카미 피리카의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대충 들은 바에 따르면 히로카미 쌤은 부자인데다 오컬틱한 핏줄을 타고났다. 본인을 종종 마녀라고 칭하는 것을 보아, 집안의 핏줄 때문에 그런 오컬틱한 사명을 타고났을지도 모른다. 나는 잘 모르지만. 종종 있잖는가, 2ch의 괴담 채널에서 나오는 '우리 할머니는 신의 총애를 받는데 내가 그 손주야~' 같은 거. 그 신이 옮겨온 불운하지만 행운아인 손주들 말이다.
영원한 암흑과 겨울을 가지고 오는, 인간의 몸을 빌어 나타난다는 마녀. 이 세상의 아름다움을 보여준 뒤 스무살이 되면 암흑의 나라로 돌려보낸다고 하지.
만약 그 마녀가 히로카미 피리카라고 한다면 나는 아름다움을 보여줄 수 있는가?
아니... 그건 내 전공이 아니다. 스트라토라는 불굴의 제자가 옆에 있고, 다른 훌륭한 사람들이 곁에 있을텐데 왜 하필 나에게.
아니야. 나에게 요구하는 건 아름다움이라는 결과값을 보여주는 게 아니다. 그걸 볼 수 있게끔 하는 제멋대로인 시야를 달라고 하고 있는 거다. 난 그렇게 생각했고, 이번에도 맞춰보려고 했다.
"...나처럼 살아보고 싶다는 뜻은 아니겠지."
물론 나는 현재를 살긴 한다. 도리가 없으니까. 하지만 달리기라는 내 유일한 광채는 이미 꺼졌고 이젠 현실이 요구하는 바에 맞춰 근근히 살아가고 있을 뿐.
"제멋대로인 건 좋은 일은 아니에요, 히로카미 쌤."
"난 그래서 맨날 절교당하고 도망치고만 있는걸요. 히로카미쌤은 저랑 다르잖아요. 자기 할 일 잘하고, 이망 좋고, 담당도 믿어주고..."
"물론 전 매일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게 살기야 하는데... 이런 걸 정말 원해요? 하하..."
터진 입술을 만지작거리다 말한다.
"그러면 답이 하나 있긴 해요."
"돕고 싶을 때 돕고, 염병떨고 싶을 때 그냥 마음껏 떨면 돼."
하지만 나를 도운 것에서 보다시피, 피리카는 전자를 충족하고 있다. 그러니까 필요한 건 후자.
"물론 그러려면 좀 안정적인 삶이랑은 거리가 멀어지지만... 재미를 원한다면 그것도 괜찮죠."
나니와의 입에서 나오는 건 언제나의 사투리가 아니었다. 이상하네. 이것만으로도 뭔가 있었다는건 확실히 알겠다. 그리고, 맞다. 원래 남에게 묻기 전에 자기를 먼저 오픈하는게 맞겠지. 근데 그 일을 내 입으로 말하는건 너무, 모르겠다. 지금은 너무 괴로운데, 아마 앞으로도 괴로울 것 같아서.
"....."
또 다시 치민다. 누군가의 등장으로 잠시 가라앉은 감정이 또 다시 날뛴다. 또 다시 떠오르고 또 다시 압도당해서, 또 눈물이 나와서..
"....미,안... 그냥..." "그, 그냥 무슨 일 있었다고만.. 알자.. 서로.... 그러면 안,될까..."
차마 내 입으로 말하고 싶지 않아서. 굳이 끄집어내서 확인하고 싶지 않아서. 모른척 밀어넣고, 속으로 삭혀보려고. 그러니까 그냥, 서로 뭔가 있었다는 것만 알자 우리. 고개를 푹 숙인채 억지로 목소리를 쥐어짜낸다. 열심히 쥐어짜낸 것에 비해 한심한 소리밖에 안 나와서, 진짜로 바보같아.
"계란과 베이컨.." 히다이의 입맛은 알 수 없었으므로 대략적으로 평균치에 가까운 계란과 베이컨을 구워 앞에 놓아주려 합니다. 완벽하게 구워졌네요. 잘못 각도를 잡으면 모형같이도 보일 법합니다.
"전설상에선 너무 제멋대로라서 사람 수백명..아니다 너무 축소했네요. 굉장히 많이 죽였는걸요?" "엄밀히 말하자면 마음에 관한 거에 더 가까울 것 같네요" 사람만 문제인가. 신에게 독도 먹이고 영원한 겨울 가져온 게 제멋대로가 아니면 뭘까요? 같은 생각을 하는 듯.. 히다이를 지긋이 바라봅니다.
"제멋대로 구는 거나.. 이해같은 걸 하려면 조금은 충동적으로 굴어도 되겠지요?" "궁금해지네요." 보통 사람들이 그냥 들으면 피리카를 말릴 법한 말을 꽤 사악해보이는. 마녀다운 미소로 히다이에게 말하려 합니다.
"히다이 유우가상. 오늘부터 1일 해볼래요?" 표정만 보면 100일 후에 죽는 악어(*만화제목.)를 해보겠다는 것 같은데.
당신이 울고 있다. 그렇다면 왜 우는거냐, 무슨 이야기라도 할 터인데. 원래의 언그레이 데이즈라면 어떻게든 당신을 도우려 물어볼 터인데.
"... 그러자."
사투리도, 걱정도 묻어 나오지 않은...그저 딱, 지친 느낌의 그 한 마디만 한 후에, 다시 조용히 바다의 소리를 들으며 죽은 눈으로 바다를 응시하는 밤색머리의 그녀... 이상하게도, 계속 묶어서 반곱슬의 그 머리를 최대한 단정히 하려한 그 머리끈은 어디로 가고 없었다.
그러자는 짧은 승낙에도, 어깨를 두드리는 손짓에도 뭐라 대답하지 못하고 그렇게 한참을 울었다. 너무 울어서 이제 눈물조차 나오지 않을만큼. 부을만큼 부은 눈가를 또 소매로 훔치며 고개를 들었다. 너는 여전히 어깨를 두드려주고 있었다. 이쪽은 보지도 않고서.
".....고마워.. 이제 괜찮아.. ...아마.."
더 울려고 해도, 이제 나오지도 않고 말이지. 목놓아서 운 것도 아닌데 묘하게 쉰 목소리가 나와 조금 놀라면서, 그렇게 말했다. 목이 아프다. 눈도. 머리도. 다 나아가는 입가도, 오른쪽 관자놀이도. 그냥 다 아파. 제일 아픈 곳은 역시, 마음이지만.
"....하하. 엉망진창이네...."
쉬고 마른 목소리로 툭 내뱉었다. 엉망진창이다. 울면서 학교를 뛰쳐나와 해변에서 꼴사납게 질질 짜는 나도, 단정한 풍기위원의 모습은 어디론가 보내버린 너도... .....나는 그렇다 쳐도, 너는 대체 무슨 일이 있던건지. 뒤늦게 그런 의문이 고개를 들지만.. 역시 내 일을 말할 엄두가 나지 않아 그냥 묻어두기로 했다.
아예 뒤로 누워버린 나니와에게서, 상상도 못할 말이 나온다. ...대체 무슨 일이 너를 이렇게 만든 거냐 하는 생각이 반, 너 그런 말도 하는구나 라는 감상이 반. 둘 중에서 밖으로 꺼낸 것은 후자 쪽이었다. 슬쩍 고개를 돌려서 본 너의 눈은 여전히 생기가 없어서, 이제는 조금 무서울 정도다.
"....."
차라리 나도 욕이라도 한다면 나아질까. 하지만 그렇게 하기엔, 아, 모르겠다. 주제도 모르고 연장까지 요구한 짐짝이 이젠 욕까지 입에 올린다면, 정말 안 될테니까. 결국 또 입을 다물고 고개를 숙인다. 눈물은 더는 나오지 않지만. 파도소리만이, 때때로 오가는 갈매기들의 소리만이 이곳을 가득 메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