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서리가 내리고 츠나지의 하늘은 깊어지며, 밤하늘은 더욱 깊어졌습니다. 수많은 별이 빛을 발하는 머나먼 심연 저편의 다른 우주까지 거리를 헤아릴 수도 있을 만큼... ▶ 주요 레이스: 일반 레이스(11/4), 산마캔(11/11)
【다랑어자리 유성군】 10/30 ~ 11/10 (situplay>1596993074>1)
「캠핑 시즌」의 듣기 좋은 변명일 수는 있지만, 츠나지에서 선명하게 볼 수 있는 다랑어자리 유성군이 곧 시작됩니다. 별빛에 많은 관심을 지닌 사람이나 우마무스메라면 텐트와 망원경을 들고 한적한 공터로 향하지 않을 수 없겠죠. ▶ 유성우 진행: 11/4 ~ 11/5 【링크】
뭐야, 자각은 있네. 없는 것보단 낫구만... 하지만 그렇다고 이 경멸이 사라지는 건 아니었다. 폭력을 쓰는 것도, 그걸로 인해 더 사이가 깊어졌다고 하는 것도. 그것도 둘이서 똑같이 그런 소리를 하는 것도, 여전히 이해할 수 없고, 이해하고 싶지 않았다. 아니 왜 진짜 주변에 이런 사람만 있지. 이쯤되면 내 인복이 이상한 것 같은데.... 내 문제인가 이거?
"...실망이래봤자 뭐, 내 트레이너도 아니고... 사-미의 정신건강은 조금 걱정되긴 하는데..." "아니 그게 또 거기서 그렇게 가는 거냐고... 하...."
뭐지? 차라리 그냥 니시카타처럼 '에~ 이상하지 않은데요~ 정상정상 완전 정상!'이라고 하면 와! 얘는 정말 머리가 위험하네! 라고 할 지 몰라도 대체로 안 건드리면 오케이인 부류인데. 이렇게 갑자기 자학으로 드리프트하는 건 그거보다 더 위험해... 돌이킬 수 없는 일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어...! 양손으로 얼굴을 가린 야나기하라 트레이너를 보며 재빠르게 머리를 굴린다.
"망치긴 뭘 망쳐 또!! 쫙 퍼진 것처럼 얘기하지마! 이거 지금 나밖에 모르는 거잖아! 아니면 뭐야, 다른 애들한테도 까발리고 다녔어? 니시카타가 소문내고 다니는 것도 아니고. ...뭐 그쪽은 먼저 말을 안 하는거지 물어보면 답하긴 하더만..." "아무튼 그, 자각도 있는 거 같고. 반성하고 있으면 됐지 뭐... 다신 그런 짓 하지 말고." "또 그러거나 비슷한 일이 일어나면, 그땐 정말 많이 실망하겠지만."
.....굳이 퍼트릴 생각은 없으니까, 이런 무거운 얘기는 퍼트리기도 좀 그렇고. 사-미에겐 그냥, 조심하라는 정도로 일러둘까. ...아니 그래도 역시 사-미는 알고 있는 게 나을라나? 모르겠다. 일단 뭐, 한 번 정도는 기회가 있어도 되잖아. 그 다음엔 얄짤없이 신고해버릴거지만.
그것은 완벽한 암흑이었다... 코트에 옴짝달싹 못하도록 둘둘 말려 보이지 않는 시야 속에서, 이따금씩 나의 허리 머리 등짝 목 아얏 아무튼 여러 곳을 쪼아오는 경험은 평생 해볼 일도 없다고 생각했지만 해보고 싶지도 않았던, 그러나 지금 내가 당하고 있는! 이 일은 정말이지 사람이 당해낼 것이 아니었다!
"으, 으브븝 아 여 으애여"
나는 겨우내 막힌 입으로도 살려달라는 말을 내뱉었으나, 그 간곡한 외침은 어디에도 닿지 않는 듯 했다... 나에게 판초를 주고 가신 은인이여, 다시 한 번만 여길 돌아봐줄 수는 없을까요!
나 장기를 팔아서라도 은혜를 갚을 테니까! 제발!
그 마음의 외침만은 닿은 것일까, 돌연 내 몸은 두둥실 떠올라...
"으븝!??!"
산처럼 거대한 누군가의 솥뚜껑같은 손에 붙들려!?
이,, 이거 뭐지? 나 무슨 가로등에 걸쳐진 건가!? 이 단단하고 무쇠같은 것이 사람의 어깨 일리는 없는데!?
어 어라 어라 이상해 지금 다리도 잡히고 머리도!? 나 묶이고 있어?! 옴짝달싹못하겠는데!? 기어코 나에게 원한을 가진 야마토우지나 와카바야시 아니면 토리야마나 이치세라던가 니시카타라던가? 다이고와 이야기가 좋지않게 끝난 레이니라던지 히토미즈인가? 결국 야쿠자 토리나시구미를 건드리고 만 건가 난?!??!!?
처형당하는 거야!
그, 근데 뭐야 이거, 떨리고 있어?! 아니 아니 떨어지고 있어?! 그게 아니라 빨래통처럼 돌려지고 있는 건가!? 모 몰라 우엑 이거 멀미갓 으 으억... 어흑... 우그윽 게헤엑
...요즘 놀이기구들은 참 똑똑해서, 거창한 레일도 뭣도 필요 없다고 하지. 단순히 태우고 적당히 흔들어주면서 가상현실의 영상을 보여주면, 몸이 멋대로 착각한다고 한다. 나는 그걸 당했다...
가을을 맞이한 츠나센은 활기차다. 하늘은 높고 우마무스메가 살찌는 계절이라고도 하니. 코우는 혼자 옥상에 우두커니 서서, 활기차게 트랙을 뛰어다니는 우마무스메들을 내려다보고 있다. 메이사와의 대면 이후, 팀의 존속에 대해 고민이 생겨버린 탓이다. 여태까지는 능력있는 트레이너를 연기해왔지만, 그런다고 해서 가면 뒤의 미성숙함, 미숙함까지 가려지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메이사 앞에서, 그 날것을 그대로 드러내버렸고. 메이사는 이번 한 번만 넘어가주겠다고 했지만, 그럼에도 스스로의 능력에 대한 회의감이 사라지진 않았다. 이렇게 망가진 사람이, 아이들을 가르칠 자격이나 있을까? 지금까지는 잘 해왔지만서도, 문득 그런 생각이 든 것이다. ...고개를 휘저어 잡념을 떨쳐내려 하지만, 잘 되지 않는다.
우마무스메의 달리기를 쉬이 따라올 동물은 드물 테다. 어깨에 짊어진 사람을 생각해 전속력으로 뛰지 않았더라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도망치는 와중에 다시 생각해 보니 이런 식으로 들기보단 공주님 안기를 해 주는 편이 안정성 면에서 더 나았을 것 같다. 이렇게 드는 자세는 어깨에 배와 가슴이 눌려 꽤 아프다고 하던데, 심지어 우마무스메에 어깨에 치이는 인간이라면…… 어, 어라. 잘못하면 큰일나는 거 아니야? 왜인지 어깨에 들렸던 사람도 처음에 비해 신음소리를 내지 않는 것도 같고. 서, 설마. ……죽었어?!
갈매기들은 쫓아올 정도로 분노가 들끓진 않았는지 정도 이상으로 멀어지고 나니 더는 쫓아오지 않았다. 새들을 따돌렸다는 확신이 들 때쯤이 되어서야 사미다레는 속도를 천천히 늦추었다. 다그닥 다그닥 힘차게 뛰던 걸음 완전히 멈추었을 무렵, 사미다레는 황급히 등 위의 사람을 내려주고 월남쌈처럼 말린 포장을 풀어주었다. 이 사람 살아는 있나 확인을 해야 했는……데.
어.
……모래사장 위에 화려하게 피자가 흩뿌려졌다. 토핑은…… 음, 유감스럽게도 알고 싶지 않다.
"……………………."
……………………사미다레는 차마 뭐라 말을 꺼내지 못하고 상대방을 안쓰럽게 볼 수밖에 없었다. 사실 좀, 그, 생리적? 위생적?으로 조금 그래서, 어색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저도 모르게 토하는 모습으로부터 눈 돌릴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침묵만 길었다. 쏴아, 파도 치는 소리가 어정쩡한 정적을 보기 좋게 채워 주었다. 1분이 1시간 같은 지독한 고요를 깬 쪽은 사미다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