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그렇구나. 그렇구나. 기숙사에서는 못 기르는구나. 당연히 네 강아지라고 생각했는데. ...하, 학교 규칙을 아직 잘 몰랐던 것 뿐이야! 1, 1학년이니까..."
뭔가 틀린 것이 민망했는지 세은은 괜히 툴툴거리는 목소리를 냈다.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옆으로 홱 돌려버리면서 그녀는 괜히 땅에 발을 콕콕 찔러댔다. 마치 리듬을 타듯, 그렇게 발을 움직이다가 그녀는 자신의 머리 위로 천천히 떨어지는 벚꽃잎을 털어냈다. 머리카락이 길면 이게 불편했다. 묘하게 벚꽃잎이 달라붙어서, 은근히 불편할 때가 있었으니까.
이어 들려오는 말. 세은은 잠시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혜우를 바라봤다. 연락이 없었고, 자신도 말이 없었다. 그 모습에 세은은 무슨 말을 해야할지 잠시 망설였다. 그리고서는 작게 한숨을 내뱉었다.
"말을 걸지 못한 것은... 뭔가 기회가 없었으니까. 변명은 안할게. 솔직히 내가 기억하는 것과 너무 달라져서 어떻게 말을 걸어야할지도 알 수 없었어. 물론 이것도 변명인 것은 맞긴 한데... 어쩔 수 없잖아. 내가 아는 그 모습이 아니라서 어떻게 대해야할지 전혀 알 수 없었는걸. ...그리고 그건 내쪽도 마찬가지지만."
눈을 감으면서 그녀는 거기서 말을 끊어냈다. 연락이 없었던 이유. 자신에게 있어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였기에, 그때는 정말 이것도 싫고, 저것도 싫고 다 싫었기에... 하지만 그럼에도 아무 것도 할 수 없었고 제 몸을 해치는 것도 불가능했기에. 너무나 우울하고 힘들었다.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었기에 그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었고, 아무에게도 의지할 수 없었기에 혼자 이를 꽉 악물었다. 그러는 동안... 꽤 여러 시간이 흘렀다. 자신이 다시 앞을 바라보게 되기까지...
그 모든 사정을 지금 이 순간에서도 말을 할 수 없다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바로 앞의 이를 못 믿는 것이 아니었다. 믿기에.. 할 수 없었다.
"...연락은 어쩔 수 없었어. 자세하게 말을 할 순 없지만, 그때는 누구와 연락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어. 집 학교 집 학교 집 학교의 반복이었고 솔직히 학교에서도 그냥 기본적인 것만 했어. 중학교 2학년이 되고 나서 조금 더 시간이 흐르기 전까지는. 변명은 안해. 하지만 이 이상은 나도 못 말해줘."
할 줄 아는 거 별로 없는 사람이지만, 이름을 불러주는 것 정도는 잔뜩 할 수 있다. 최소한 오늘 이후로 '한아지' 이름 세글자는 잊어버리지 않을 성싶었다. 겨우 몇 십분 전까지만 해도 생판 모르던 남이 아는 사람이 되어간다는 것. 그녀는 그런 소소한 인간관계가 늘 좋았다.
"아마 코바늘이었을 거야. 훨씬 두껍게 생긴 거. 음... 그, 있잖아. 혹시 그 텀블러 옷 나중에 보여줄 수 있어...? 아, 싫으면. 싫으면 안 보여줘도 돼. 그냥 궁금해서..."
텀블러 옷이라는 귀여운 표현에 이레는 작게 웃었다. 그와 동시에 호기심이 일었다. 같은 물건이라도 누구의 손에서 탄생했느냐에 따라 생김새가 천차만별인지라. 또 구경하면서 영감을 얻을 수 있기도 하였다.
"아, 어쩐지... 그랬구나... 근데 그 칩이라는 거 신경 쓰이거나 아프진 않아?"
칩이라는 말에 이레는 납득했다. 하지만 납득과 놀라운 건 별개의 문제이다. 인첨공으로 온 지도 어느덧 3년 남짓 되어가는 그녀이건만, 고도로 발달된 과학의 문물은 아직도 신기하게 느껴지기만 했다.
"으응. 이 노래 좋은 것 같아. 이거 들을래."
잔잔하게 흘러나오는 노랫소리가 퍽 마음에 든다. 잠시 노래를 감상하던 이레는 곧 다시 제 할일로 돌아간다. 천을 사이에 두고 바늘이 위아래로 오르락내리락거리며 점차 찢어진 자국을 봉합해간다.
봄을 상징하는 것, 아지랑이와 벚꽃이 아닐까. 벚꽃이 예쁘게 피자 완전히 봄의 기분이 된 한아지는 수업 중간부터 엉덩이가 들썩거리는 것이다.
"오늘같은 날은 하루 쉬어야 해애~"
친구들에게 투덜거려 보지만 목화고가 그런 것을 들어줄 리 없고 결국 방과후에 겨우 빠져나올 수 있었다. 한아지답게 같이 놀러갈 친구들을 찾았는데 어쩐지 다들 일정이 있거나 바빴다. 그래도 오늘은 들뜬 기분을 어떻게든 풀어야 했고 봄을 즐기고 싶었다. 혼자서 도시락을 싸고 돗자리를 챙겨서 만발한 벚꽃을 보러 나왔다.
혼자라는 건 아쉬웠지만 그래도 나와보니 기분은 좋아서 금방 화색이 돈다. 벚꽃 그림자 아래 서서 위를 올려다본다. 분홍빛과 하늘색이 기가 막히게 어우러져 아름다운 올해 봄의 추억을 만들고 있었다.
"와아~"
한참 위쪽을 보며 헤실헤실 다니던 아지는 어떤 사람과 부딪칠 뻔했을 때 비로소 앞을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사람 반 벚꽃 반인 풍경도 사람을 좋아하는 아지에게는 그리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문제인 것은 기념할만한 사진을 예쁘게 찍거나 돗자리를 펴기엔 어렵다는 점이었다.
"사람이 적은 곳 없으려나~"
다행히 큰 대로변을 벗어나니 작은 벚나무가 서있는 곳도 보였다. 도시락과 접은 돗자리를 옆에 내려놓고 그곳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오늘은 혼자이기 때문에 머릿속 칩과 연동된 손가락만한 작은 카메라 기기를 가지고 나왔다.
"에헤헤... 어떻게 나왔을까~"
노래를 흥얼거리며 사진을 확인해 보는데 심령사진 같은 것이 찍혀있다. 벚나무 아래에 길쭉한 누군가 서 있는 것이다. 몸을 움찔 떨고서 뒤를 천천히 돌아보니 나 랑이 거기에 있었다. 양입을 막고서 조금 눈치를 살피긴 했지만 그럭저럭 사람이라는 걸 확신한 것 같다. 카메라 기기를 주머니에 넣고 도시락이랑 돗자리를 안고서 그쪽으로 도도도 달려갔다.
저지먼트 부실에서 키보드를 두들기다가 기지개를 핀다. 부원들의 레벨이 오름에 따라 근무표의 레벨 밸런스를 손 봤고, 전에 학교에서 발생한 블랙크로우 일당과의 교전을 경험삼아서 목화고의 보안강화 (말이 거창해서 보안강화지, 신원미상의 인원이 학교에 함부로 출입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었다) 시스템 건의서를 작성했다.
저격수와 블랙크로우 3인방이 어떻게 학교로 들어온 것인지 CCTV를 통해 확인하고, 학교의 취약점을 보완하자는 건의서였다. 당연히 우리는 학생이기에 권한이 없고, 이것도 부장의 검토를 거쳐서 학교에 건의를 할지, 안 할지 결정되기에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일개 학생이 무슨 오지랖이냐 혹은 너무 큰 걸 건드리지 않겠냐고 하지만..
'녀석들이 또 침입하면 우리 학생이 어떻게 당할지 모르잖아..'
한양은 건의서를 프린트해서 파일철에 끼워넣고 컴퓨터를 끈다.
"오늘 업무는 이걸로 끝~"
가방을 챙기고 부실의 불을 끄고 나가려고 한다. 오늘은 몸 좀 풀자는 기분으로 교내 체육관에 가서 혼자 농구를 연습하려고 했다. 그래서 가긴 갔는데..
이레는 대답없이 제 눈높이까지 쌓인 종이더미를 바라본다. 맨 위에 놓은 종이를 들어올리자 '신경세포의 기능과 구조'라는 보기만 해도 머리가 아파오는 문구 뒤로 부제가 주렁주렁 달려있다. 이만큼 잔뜩 쌓인 논문을 오늘 내로 독파한다는 게 가당키나 할까. 살포시 논문을 내려놓자 연구원이 도로 이레의 손에 종이를 쥐어준다. 저 웃는 낯 보아하니 구태여 더 말하지 않아도 할 수 있을 거라 믿는단 말이 들려오는 것만 같은 착각이 든다. 아니, 사실 착각이 아닐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