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얽힌 손가락은 언뜻 따뜻했다. 하지만 입에서 흘러나오는 말은 아무래도 기묘한 것이라서, 리라는 어쩔 수 없이 여로의 눈을 빤히 쳐다보고 만다. 모델이 있으면 좋지. 하지만 이걸 왜 굳이 자원할까. 이 애는 나무토막 같은 스스로의 모습을 보고 싶나. 물론 피차 가짜라는 걸 알아서 아무 감흥 없을 수도 있지만.
"글쎄다~ 한번 고려해 볼게요. 그럼 다음에 또 보는 걸로."
와 줘서 고마웠어요, 후배님. 리라는 반대 손으로 여로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조아 막레다! 여로주 수고 많았다 여로 귀여워 아이디어 뱅크 깜찍이 봐서 즐거웠다구~ 다음에 꼭 마피아 겜 같이 하는거야....😋
법의 울타리 바깥에서 첫 숨을 터트리고, 경계 어드메에서 늘 발 걸쳐 자랐다. 피를 물려준 부친이 무법자였던 탓이다. 도덕과 윤리를 갖춘 것이 사람의 도리라면 그는 사람이 아닌 채 태어났다고 정의함이 옳다. 무에 가까운 그것이 그중 도덕 하나를 꺼내 품 안에 넣고 반쪽자리 사람이 되겠노라 선언한 때는 그가 첫 애정을 느꼈던 순간. 열두 세 소년이 가족의 첫 정을 알아버렸던 순간. 방종과 방탕, 야만과 비문명, 부정과 악덕. 열두 해를 넘기기 전의 소년은 순수하게 악했다. 타인의 감정에 무관심했고, 배의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으며, 무질서함과 혼돈 속에서 살았다. 어떤 신념과 목적의식도 없이 그저 싸움, 싸움, 싸움. 그 종탈이 또래에겐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 보였는지 주변에는 으레 친구들이 가득했다. 얼굴도, 성별도, 나이도, 성격도, 지역도 다른 그들의 공통점은 다소 철이 없었고, 왜곡된 자유를 선망하고, 과시하길 좋아했다는 것. 그리하여 그들의 미거한 행위들이 주위에 누를 끼치는 사이에서, 소년은 가만 중심만 잡았다. 그때에도 제법 동료를 아낄 줄은 알아서 나름의 감정적인 교류를 하곤 했는데 때마다 소년은 통렬하게 느꼈다. 우리들은 바람, 그리고 물결. 만물을 온화하게 감쌌다가 무자비하게 몰아치는 풍랑. 같은 해역에서도 끊임없이 부딪히고 부서지는 파도. 하나이자 끝내 하나일 수 없는 의리도 인정도 없는 무뢰배들. 풍랑을 잡아 묶어두려는 건 덧없는 짓임을 알아, 우리는 ‘우리’라는 말로써 위태롭고 엉성하게 형태를 기워 맞췄다. 우린 언제든 우리가 아니게 된다. 따라서 소년은 언제고 사람을 대할 때 훌쩍 떠나도 미련이 없도록 굴곤 했다. 무상하게 삶을 떠내려 보내던 열두 해 봄. 언 눈이 바닥에 산재해 꽁꽁 얼었을 무렵, 소년의 언 마음이 먼저 녹았다. 설령 그게 자신을 향한 것이 아니어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다 위를 떠돌던 것을 그녀는 한순간 뭍으로 불러들였다. 소년은 그 순간 사람이 됐다. 뭍에서야 살아갈 수 있는 사람. 이게 사람이야. 아, 뭍에서 영영 얽매여 살고 싶다. 이게 ‘사람’이었어. 품에 도덕이라는 웃기지도 않는 단어를 품으며 인간이 되겠노라 달에 대고 고했다. 밤은 무상히 흘렀다. 약 2190번의 밤이 지나갔다. 비가 폭우처럼 쏟아지는 시작과 끝의 여름날, 그녀가 떠났다. 그래서 빈자리에 끼울 가족을 찾고 가족을 만들었다. 뭍으로 이끌어줄, 뭍에 제 발목을 꽁꽁 묶어줄. 다만 거기엔 방해물이 존재했다. 그의 아래에선 언제나 한정적인 움직임만이 가능했다. 해저 깊숙한 곳에서 저를 틀어쥔 닻. 피 물려준 이 아니랄까봐 알코올 향과 바다 짠내가 가득했다. 결단과 판단은 빨랐다. 소년에서 청년으로 변해가는 그는 전보다 훨씬 강해진 힘으로 닻으로부터 달아났다. 얽매이고 싶다면 경계선이 짙은 곳으로, 폐쇄적인 곳으로, 구석진 곳으로. 드높게 펼쳐진 하이테크놀로지의 경이로운 풍경을 보았다가 고개를 내렸다. 손에 쥔 휴대폰을 켰다. [도착: 인천첨단공업단지]
태생이 바닷놈인 주제에 감히 뭍을 탐내는 거 언제 그만 좋아하지....... 바람같은 놈이 천성에 안 맞게 묶여있으려는 거 언제 그만 조와하지...... 안 사랑하는데 사랑하려고 하는 놈 언제 질려지는데........ 고작 사랑이 뭐라고 사랑 받으려고 옳은 일 하려는 놈 그만 굴리는 거 어떻게 하는건데........ (._.
차리리 업어버리는 게 좋으려나. 조심스레 걸음을 옮기고 있는 후배를 바라보다가 한 생각이었다. 관두자. 남자애를 함부로 업으면 기분 나빠할 수도 있잖아. 혜성은 생각을 접어두고 그냥 후배와 걸음을 맞춰서 양호실 앞에 도착했을 것이다. 문을 잠깐 밀어보니 다행히도 잠겨있지 않아서 혜성은 후배를 데리고 양호실 안으로 들어가 의자에 후배를 앉혔을 것이다.
"잠깐 기다려봐. 여기 어디에 구급상자가 있었을텐데."
뒤적, 뒤적. 혜성은 자기 ID카드로 방문기록을 남기고 양호실 이곳저곳을 뒤지기 시작했다. 복도에서 시작됐던 후배의 말에 대한 답을 혜성은 구급상자를 꺼낸 뒤에 했다. 한참 늦은 대답이었다.
"그래도 후배님이 없었으면 힘들었을테니까 피차 서로 도움 받았다는 걸로 하자."
대답을 하고 구급상자를 열어서 붕대와 반창고 등을 꺼내 늘어놓던 혜성은 문득 후배의 웃음을 떠올리고 그와 함께 감사인사를 들었던 것을 끌어올 수 있었다. 아이스팩을 뜯으며 몸을 숙여 후배의 절뚝거리던 발목에 붙혔다.
"후배님도 고생했지. 버티고 있어줘서 고마워. 덕분에 인계도 하고 다른 스킬아웃들에 대한 증언도 받을 수 있었으니까."
혜성이 성운을 의자에 가볍게 앉혀주자, 성운은 혜성에게 고맙다고 꾸벅 고개를 숙여 인사해보인다. 그 와중에도 그는 혜성이 ID 카드를 어디에 찍어서 출입기록을 남기는지 유심히 바라보았다. 작년 초가을에 저지먼트에 등록한 직후, 바로 특별 커리큘럼을 시작한 통에 사실상 저지먼트 활동을 시작한 지 일주일도 안 됐던 것이다.
더군다나, 보통의 신참 저지먼트들은 저지먼트로서 활동하는 수칙이나, 저지먼트가 받을 수 있는 혜택이나 사용할 수 있는 시설 정도에 대해서 설명을 듣고 저지먼트 활동을 시작하는 데 반해, 성운은 시기가 공교롭게 맞물리는 바람에 그런 설명을 듣지 못한 채로 저지먼트 게시판에 있는 활동 수칙 정도나 겨우 읽은 상태에서 저지먼트 활동을 시작했다. 그래서 이런이런 시설들을 저지먼트 권한으로 사용할 수 있구나, 하고 어깨너머로 배우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이 후배는 스턴건과 수갑은커녕 변변한 진압봉 하나 없이 맨몸으로 연장 든 스킬아웃들과 맞서고 있지 않았던가?
“별말씀을요······.”
혜성의 칭찬에, 성운은 쑥쓰러운 듯 고개를 모로 돌렸다. 역시 이런 칭찬에는 익숙하지 않은 것인지, 귓바퀴가 빨갛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이니까 했을 뿐인 걸요, 앗 차가······.”
소년의 발목이 움찔했다. 혜성이 중지와 엄지로 감싸쥐면 양 손가락 끝이 닿을락말락할 법한 가녀린 발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