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situplay>1596986083>998 진짜로! 자세하게 말은 못하지만? 실제로 법적 효력이 있는 서약서를 모든 관계자가 다 쓰고 시작하거든:3 그래서 애들 체력 쫙 빼놓는 활동들 위주로만 프로그램 짜여져있어. 3일 내내 체력을 쫙 빼놓지는 않고 마지막 날에는 그래도 좀 앉아서 하는 것 위주로...?
액티비티로 모든 스케쥴이 짜여진 거 보고 이건 기절잠 할 거 같은데...? 를 생각한 여로주가 여기있다:3
situplay>1596986083>967 헉 희야 사실 잠옷 시나모롤이래 산리오 최애래(소곤소곤)
와중에 여로는 오늘도 즐거운 마피아 게임이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재밌겠다... 가서 같이 하고 싶다... 희야야 과자 그만 먹고 마피아 하자 뭐라고 이미 폰으로 멀티태스킹 하고 있다고 이자식 여고생 맞네
situplay>1596986083>973 이거지 여고생은 캐리어지~~~ 근데 매운맛이라니 줘(끌려감) 와중에 >간식용 쇼핑백< ㅋㅋㅋㅋㅋㅋ 진짜 디테일 ㅋㅋㅋㅋㅋㅋㅋㅋ 캐리어 따로 간식 따로인 거 너무 공감간다... 자유활동 생기면 혜성이 무조건 카톡 프사용이나 프로필 배경용 사진 하나 인첨스타그램용 사진 하나 이렇게 찍어놓고 먹거리도 즐겨보고 그럴 것 같아...
situplay>1596986083>974 꼭~ 하나씩 있지... 뽀들뽀들 예쁘장해서 여자애들이 인형으로 쓰는 애들... 한 70%는 누나 밑에서 자라서 익숙하고 30%는 그냥 그런 거 본인도 좋아해서 가만히 있는...🤔 희야 얌전히 앉아서 화장 해주면 복복복... 받아주는데 나중에 화장 다 끝난 거 손거울로 보고 지금부터 비비드와 파스텔 중 어울리는 것을 고르시오 해서 2차전 만들 것 같아(?)
situplay>1596986083>986 오 한양이... 단호해 뚝심있어... 살려달라(오리걸음 헥헥) 그런데 선생님들이랑 같이 있는 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으른이잖아... 으른이야... 베개싸움 나면 ㅋㅋㅋㅋㅋㅋㅋㅋ 옷장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귀여워...
>>13 이야 여기도 경찰아저씨를 불러야만(?) 매운맛은 이혜성 자취방에서 입는 그 잠옷입니다. 애들 다 있는데 그런 잠옷 입을 수 없잖아(흰눈) 여고생은 캐리어임. 암튼 그럼. 그리고 여고생이라면 옷과 간식은 따로따로 챙겨야함. 암튼 그럼(2차) 사진 찍어도 자기 얼굴 절대 안나오게 배경만 찍거나 디저트만 찍어서 올릴 것 같지? 디저트 섬렵하고 다니면서 가끔 길거리 음식도 하나씩 먹으며 혼자만 수학여행이 아니라 먹거리 여행할 듯.
>>12 너무 유하잖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술은 혼내라구ㅋㅋㅋㅋㅋㅋㅋ 리라 수학여행 가면 혜우 옆에서 혜우 껴안고 잘거야...
>>15 ㅋㅋㅋㅋㅋㅋㅋㅋㅋ지나치게 텐션이 높아진 나머지 부당한 대우도 컨텐츠로 받아들이고 마는데(두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 진짜 걸리면 왕창혼날거 같애 근데 좀 혼나도? 되지 않을까 안먹는다는 선택지는 없다 백퍼 마실거 같애...... 그리고 헛소리 함 희야 화장시키는 여고생 중 하나 리라일 거 같고 그런다
“서성운 군의 체중은 38kg······ 사람의 체중이 38kg이라고 하면 아주 적은 숫자처럼 보이죠. 그게 사실이고요. 하지만 물질의 무게라고 생각해보면 어떻습니까? 단적으로 생각해보면 2리터 생수 6개들이 한 묶음이 겨우 12kg입니다. 그걸 3개 쌓아놓고 거기에 2리터 생수통 하나 더 얹어둔 게 서성운 군의 무게에요.”
녹화 화면이 뒤로 돌아간다. 스킬아웃 중 한 명에게 걷어차여, 마치 제대로 뻥 걷어찬 축구공이라도 되는 마냥 경쾌하게, 혜성과 다른 세 명의 안티스킬 쪽으로 날아가다시피 나동그라지는 성운의 모습이 다시 화면에 잡힌다. 그리고 화면은 다시 멈춘다.
“일반적인 고등학생의 근력으로 저렇게 발로 찬다고 시원스럽게 굴러갈 무게는 결코 아니란 겁니다. 저 발차기에 어느 정도의 운동에너지가 실렸을지 정확하게 측량할 수는 없지만, 평균적 수치를 대입해서 저 발차기가 약 약 1100J 정도의 운동 에너지를 가지고 있었다고 가정하고 계산하면······.”
멈춘 녹화화면 위로, 뭔가 복잡한 수식이 쓰인 화면이 떠올라, 무언가 짧은 계산을 수행했다가 사라진다.
“1초에서 2초 남짓한 저 짧은 시간 동안, 서성운 군의 체중이 순간적으로 약 8kg 안팎까지 감소했다. 그게 저희가 추정할 수 있는 결과입니다.”
"자신을 아끼지 못하는 이는 결국 남을 제대로 생각할 수 없고 아낄 수 없으니까. 남을 아끼는 것처럼 보여도, 결국 자기 만족일 뿐이고... 좋은 사람으로서 있을 수 있을 뿐이지. 자신을 아끼지 않는 희생은 상당히 숭고함과 동시에, 다른 이에게 가장 큰 상처를 입히기 마련이야. 그래. 어쩔 수 없는 희생도 있을 수 있어. 하지만... 스스로를 아끼지 못해서 벌어지는 희생이 아름다운 것은 어디까지나 멀리서 보는 것 한정이야. 결국 누군가에게 상처를 입히고, 누군가를 아프게 해. 어쩔 수 없는 희생이었어도 가슴이 찢어지는데... 단순히 자신을 아끼지 못해서 벌어지는 희생이라면... 그런 것을 쭉 반복하게 되는데... 과연 아프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정말로 널 위하는 이라면... 널 생각하는 이라면... 오히려 가슴이 찢어질거야. 그렇게 누군가를 아프게 하고, 힘들게 하는 이가 누구를 이끌고, 누구를 계도한다는거야. 그래서 늘 말하잖아. 내가 할 수 없는 것은 남에게 부탁하되, 남이 할 수 없는 일을 내가 한다. 난 이 말이 참 좋아. 정말로 말이야."
물론 모든 것을 획일화 시킬 수는 없었다. 하지만 대체로 그렇다고 은우는 생각했다. 자기 자신조차 아끼지 않고 무리하면서 남을 위하는 사람은... 과연 위대한 사람이고 옳은 사람이며 남을 계도할 자격이 있는 사람일까? 그 물음에 은우는 단호하게 아니라고 대답했다. 무리하면서 남을 위하는 것은 결국, 그 무엇도 아끼지 못하는 것도 모자라 스스로를 학대하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
"그래서 너는... 지금 숨기는데 성공했니? 한두번은 숨길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언제까지 숨길 수 있을까? 뭔가를 얻는데는 인내가 필요하지만 그건 인내지. 학대가 아니야. 그런 식의 사랑이 좋다면, 내가 뭐라고 할 순 없어. ...하지만... 위안이 사랑이 될 수 있을진 난 모르겠어. 사랑은 자고로.. 행복하기에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거든. 적어도 난."
스스로의 말이 맞는지 아닌지는 알 수 없었다. 그저,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것에 지나지 않았으니가. 고작 열 아홉. 아직 세상을 많이 살지 않았고, 그저 자신의 가치으로 이야기를 할 뿐이었다. 나중에 무슨 이런 말을 했냐고 후회할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지금은 기세에 맡기며 그는 말을 계속해서 이어나가려고 했다.
"그 돌발적인 사고가 가장 무서운 법이야. 지금처럼... 아무도, 네가 그렇게 될 거라고 예상을 하고 있던 것이 아니었으니까. 그렇기에... 정말로 무섭고 잔인한거야. 뭐, 조심한다고 하니 나도 굳이 더 말을 하지 않겠지만..."
잔소리가 길어져서 좋을 것은 없었다. 일단 어느 정도는 가슴에 와닿았으면 하길 바라나, 강요할 순 없었다. 그저 자신은 이 후배가 조금만 자신을 아끼길 바랬다. 다른 후배들도 모두 마찬가지였다. 불가항력은 어쩔 수 없으나... 굳이 제 몸을 스스로 해치는 일을 해서 좋을 것은 없지 않은가.
"네가 거기서 별 거 아니라고 이야기를 할 수 있다면 내 말은 틀린 말일테고, 거기서 마음이 조금이라도 아프다면 내 말이 조금은 정답이겠지. 너의 태도에는 정답이 없어. 있다고 하더라도 내가 매길 것은 아니야. 내가 정답인지 아닌지라고 말하는 것은 오직, 불법적인 것이냐. 완전히 어긋나버린 길이냐.. 그 정도일 뿐이야. 솔직히 말해, 내 지금 이야기를 그냥 흘려들어도 상관없어. 아. 하지만 뒷담은 내가 없는 곳에서 해주면 고마울 것 같고... 아무튼..결론은, 중요한 것은 내 말이 너에게 있어서 정답이냐, 아니냐지. 네 행동이 나에게 있어서 정답이냐, 아니냐는 아니야. 그야... 나는 충고 및 조언을 한 거니까 너에게 맞냐, 아니냐를 가릴 수 있지만... 네 행동이 나에게 맞냐, 아니냐를 매기는 것은 이상하잖아? 아까전에 네가 인내하괴 괴로울수록 만인이 행복하다고 했지만... 나는 싫거든. 너만이 아니라 청윤이도, 경진이도... 그리고 내 동생도... 다 다치는 일 없이, 괜히 제 몸을 던져서 뭘 하기보다는 그냥 행복했으면 좋겠어. ...뭐, 여기에 있는 이상 힘들 수밖에 없긴 한데..."
살며시 분위기를 풀면서 은우는 키득키득 웃어보였다. 그리고 조금 더 분위기를 풀면서 그는 살며시 천장을 바라봤다.
"...싫지. 진짜. 레벨을 올리기를 은근히 강요하는 이 사회 말이야. ...그렇게 올라가면..더더욱 고독해지고, 아무도 없어지는데.. 다들 그것을 원하도록 은연중에 세뇌해버리는 이 사회 말이야. ...그렇기에 나는... 적어도 자기 자신은 자신을 아끼고 지켜야한다고 생각해. ...이기적일지도 모르는데, 그런 이기적인 것도 나쁘지 않잖아. 이럴때 어느 정도 반항도 하고 그러는거지."
/스스로 쓰면서도 이 무슨 개소리인가...싶은데 쓰다보니 또 길어지잖아! 안돼! 다시 길이를 줄여야만 해!
너 평생 나만 친구로 둘 생각은 아니지? 그런 말을 하며 세은은 수경을 빤히 바라봤다. 물론 제 친구로 있어주는 것은 고맙지만, 그렇다고 항상 자신의 친구로만 있으면 그건 그것대로 곤란하지 않겠는가. 자신만이 아니라 다른 이와도 어울리고 그래야만 하지 않는가. 그런 생각을 하면서 세은은 조금 불안하다는 듯이 수경을 바라봤다. 이 아이. 이대로 괜찮을까...라는 느낌으로.
"...그러니까.. 지금 마니또가 누구인지 모르니까 일단 다 주려는거야?"
와. 그건 그것대로... 그렇게 생각하며 세은은 자신도 모르게 박수를 짝 쳤다. 물론 자신은 마니또가 누구인지 알고 있었다. 하지만 당연히 그걸 말해줄 생각은 없었다. 그렇기에 그녀는 싱글벙글 웃으면서 수경에게 이야기했다.
이 도시에서 3년을 살았지만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무슨 표정을 지어야할지 모르겠다. 안그래도 입맛이 쓴데 이야기를 듣고나니 더 쓴 기분이다. 이야기를 다 듣고 나서, 혜성은 잠깐 눈길을 내려서 끝내주는 잠을 자고 있는 세명을 바라보고 말을 생각하다가 후배를 향해 눈길을 옮겼을 것이다.
"후배님. 전혀 안괜찮아보여."
후배가 일어나 앉는 모습을 보며 혜성은 쓴웃음과 비슷한 실소를 다정한 웃음으로 덮어내고 웃음과 다르게 단호한 목소리로 대꾸한다. 일단, 안티스킬에게 인계를 하고나서 치료를 하던지 해야겠다. 다리에 힘이 안들어간다는 후배의 말에, 웃음으로 덮어놓고 있던 실소를 혜성은 결국 흘려내고 말았다.
"나한테 기댈래? 그러다가 넘어지면 더 크게 다칠 것 같거든. 애들 인계하고 나면 다친데 치료하러가자. 내가 반창고를 안들고 다니거든."
그렇다고 치유능력을 가진 것도 아니라서. 혜성은 일어나려고 애쓰는 후배에게 가까이 다가가서 손을 내밀며 걱정스러운 투로 말했다. 기대지 않는다고 해도 사양하지 않아도 된다며 자신한테 기대서 설 수 있게 할테지만. 멀리서 안티스킬이 달려오는 모습에 혜성은 빈손을 들어 크게 흔들어보였다. 안티스킬에게 스킬아웃을 인계하며, 피해자인 학생의 안전 귀가까지 부탁한 뒤에야 혜성은 마무리 지어진 상황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을 것이다. 그래도 샹그릴라를 소지한 스킬아웃이 아니라 다행이다.
그러고보니 마니또를 하고 있다고 했지. 선물을 열어보던 혜성의 웃음이 잠시간 사라졌다. 눈 앞에 나타난 자켓, 그것도 검은색 라이더 자켓의 존재감 때문이었다. 거기다가 마니또의 편지에 써있는 '소문' 이라는 단어도 혜성의 웃음이 사라지게 만드는 원인이기도 했다.
"설마 진짜 소문이 돌 줄은 몰랐는데..."
대체 어디까지 소문이 퍼져 있는건지 모르겠다. 진짜로. 일단 받은 선물을 단정히 개서 옆에 내려놓은 뒤 혜성은 펜을 들었다.
「선물 잘 받았어요. 올빼미씨. 저에 대한 소문이 어디까지 퍼져있는 건지 깨닫게 되는 무서운 경험이었네요. 그래도 선물은 고마워요. 덕분에 봄이랑 가을에 입을 겉옷에 대한 선택지가 늘어났어요. 당신은 오늘 하루 잘 보내셨나요? 저한테 말한만큼 좋은 하루가 되셨으면 좋겠어요.」
편지에 대한 답의 끝에 이혜성- 하고 마무리를 짓고 혜성은 자신의 자리에 편지를 집어넣었다. 다음에는 마니또를 위한 답례라도 준비해볼까.
하는 말을 무시하고 어깨에 기대어세우면, 그제서야 혜성의 어깨에 겨우 뒤통수를 얹어둘 수 있는 조그만 체격이 숫자나 계량, 수치 따위보다도 뚜렷하고 확실하게 혜성에게 다가온다. 몸이 성그렇다. 차갑다-라는 느낌보단 온기가 없다-라는 느낌이다. 그 두 표현은 모두 같은 상태를 가리키는 말이라는 이과의 지적으로는 구분할 수 없는, 그런 느낌이 이 소년에게는 있었다.
“그, 저, 저기······.”
하지만 그건 기분 탓임이 분명했다. 이 소년은 살아있는 게 분명했으니까. 대뜸 어깨를 내어주는 혜성의 행동에, 당황해서 혜성을 올려다보긴 했으나 여섯 명의 스킬아웃들을 상대로도 한 치 흔들림없이 평온하던 까만 눈동자가 눈둘 곳을 찾지 못하고 갈팡질팡하고 있는 것이 보인다.
“전 그저······.”
그러나 뭔가 완성된 말은 내뱉지 못하고, 표정이 조금 침울해지다가, 고개를 푹 숙인다. 안티스킬들이 스킬아웃들을 연행하고 멀리 사라지는 동안에도, 고개는 감히 다시 들릴 엄두를 내지 못한다.
서성운 : 296 화를 삭히는 방법 “딱히······.” “···화낼 자격도 없다고 생각하면 화가 나지도 않는걸요”
072 금전감각은 현실적인 편? 비현실적인 편? “다달이 들어오는 생활비도 있고, 일일 알바도 하고······.” “나름대로, 잘 관리하고 있어요!” “···갖고 싶은 소스나 향신료가 있으면 덜컥 사버리긴 하는데······.” “···그치만 루로우판에 오향분 빠지면 안되고······.”
193 타인과 자기 자신 중 어느쪽에게 더 엄격하나요? “타인과 자신, 어느 쪽이든 너그러워야 할 때에는 너그럽고 엄격해야 할 때는 엄격한 게 좋다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역시 제 자신에게 좀더 엄격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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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성운에게 드리는 오늘의 캐해질문!
1. 「몸이 너무너무 아픈데 집에 약도 죽도 없다면?」 “아, 그건 병원에 전화해야겠네요······. 돈 엄청 깨지겠다······.” “···그래서, 집에 항상 상비약은 잘 구비해두고 있어요!”
2. 「귀하게 여기던 것을 타인이 멋모르고 버려버렸다면?」 “·········.” (눈빛이 죽었다.)
3. 「여행을 떠나는 목적은 절경? 요리? 체험?」 “셋 모두 제가 좋아하는 거에요!” “때로는 경치 보러 여행 가고, 때로는 요리 먹으러 여행 가고, 그럴 수 있는 거죠······.” (고개를 들던 성운의 눈에, 창밖으로 인첨공 외곽의 경계선이 들어온다.) “······지금은, 할 수 없지만요”
"나 오늘 너무 스트레스받았어..." 서성운: “······.” (성운은 당신을 잠깐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다가와서 꼭 안고 토닥여준다.)
"내가 졌어. 너에게 이길 수 없었어. 그게 다야. 할 말은?" 서성운: “···그러면 양 팔 뒤로 하세요” “목화고 저지먼트로서 당신을 체포합니다” “당신은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당신의 발언은 법정에서 불리하게 사용될 수 있습니다. 당신은 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으며, 수사기관의 질문에 변호인이 대신 대답할 수 있습니다. 변호인을 선임하지 못할 경우, 국선변호인이 선임될 것입니다. 이 권리가 있음을 인지했습니까?”
바라지 않았던 답변이다. 리라는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고 돌려받은 시험지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정답이 없다는 게 뭘까. 세상 모든 것에는 정해진 답이 있는데. 연예인은 대중의 기대를 충족시켜야 하고 퍼스트클래스는 힘에 대한 책임을 지고. 완전히 다르지만 둘 다 정해진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같지 않나. 그래서 리라는 더더욱 모르겠다. 왜 당신은 이토록 애매하게 답 내려지지 않는 주제를 맞닥뜨리고 있으면서 태연자약할까. 아니, 굳이 따지면 태연자약은 맞지 않는 말이다. 그의 눈에도 은우의 복잡함이 보였으니까. 다시 말하지만 리라는 어릴 때부터 다른 사람의 기분이 예민하게 읽히는 편이었다. 얼굴 근육의 떨림, 움직임, 무의식적으로 일그러지는 말투, 숨소리, 온갖 비언어적인 것들이 그에게는 막대한 양의 정보로 다가왔다. 그래서일까. 정보를 받아들이는 데 숨이 가쁜 삶을 살아왔어서 이걸 이해하지 못하는 걸까.
"그럼 어떻게 해야 해요?"
그럼 이걸 이해하지 못하는 나는 영원히 외롭겠다. 그 사실을 깨우치는 순간 표정이 깨졌다. 감정으로 가득 차 있던 낯짝은 순식간에 형태를 잃는다. 지독한 무표정이다.
"나를 아끼고 소중히 여기고 이기적이게 굴면 대부분 나를 싫어하지 않을까요? 다들 그러던데요. 제가 좋아하는 걸 하려고 하면 그건 안 된다고 하고, 싫어하는 걸 피하고 싶어하면 나약하다고 하죠. 먹고 싶은 걸 먹으면 그런 건 먹으면 안 된다고 하고, 이런 옷은 입으면 안 되고 저런 메이크업은 안 되고. 다들 그러던데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은우 선배님. 은우 선배님은 이런 걸 감수하고 나를 위할 수 있나요? 만약 가능하다면 저에게도 조금 알려주셨으면 좋겠네요. 전 모르겠거든요."
마구잡이로 쏟아져 나오는 말은 정제되지 않아 시점이 섞여있고 너저분하다. 입을 막고 싶지만 혀가 멈추지 않는다.
"절 사랑해주는 사람들은 소중해요. 그러니까 내 소중한 사람이 행복하려면 내가 참는 게 당연한 거 아닐까요. 만약 그게 당연하지 않다면, 정말 그들도 내가 마냥 인내하는 걸 가슴이 찢어지게 괴로워 한다면 제가 여태껏 해 온 사랑은 잘못된 건가요. 이기적인 짓을 해 왔던 거였을까요. 누구보다 남을 위해서 한 행동이라고 생각했는데. 다들 그걸 기뻐했는데..."
리라는 오랜만에 부모의 얼굴을 떠올렸다. 의식적으로 생각하지 않았지만 언제나 머리 한켠에 자리잡고 있던 존재들. 가장 끔찍하지만 죽는 날이 와도 사랑해 마지않을 존재들. 애증 그 자체.
"스스로를 아끼지 못해서 벌어지는 희생이 아름다운 것은 어디까지나 멀리서 보는 것 한정이라고 하셨죠. 그럼 제가 가깝다고 생각한 사람들은, 어쩌면 다들 멀리 서 있었는지도 모르겠네요."
모든 것이 부정당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의외로 마냥 괴롭지는 않았다. 현실을 이제야 받아들였을 뿐이다. 머리에 찬물을 끼얹은 것처럼 차분해졌다.
"선배님 말씀은... 전부, 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이해가 됐어요. 솔직히 그래서 무섭네요. 전 이렇게 사는 법 밖에 모르는데요."
그는 희게 질린 낯으로 은우를 응시한다.
"기대를 맞춰주지 않으면 나를 싫어하지 않을까요. 내가 이기적으로 군다면 누군가가 피해를 받지 않을까요. 늘 그래왔어요. 그게 무서워요. 도대체 이걸 어떻게 감수하죠.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그런 반응을 볼 바에는 죽도록 숨기는 게 차라리 나을 것 같은데."
머릿속이 물음표로 가득 찬 것만 같았다. 너무 많아서 뇌가 새까매질 정도로.
"너무해요. 평생 그렇게 노력했는데 다 헛짓거리였다는 건 너무 잔인하잖아요. 이것 봐요. 아무것도 아는 게 없고 겁만 먹고 있는데 난 어떡하라고?"
이건 누구에게 하는 말일까. 적어도 은우에게 하는 말은 아닐 것이다. 그의 눈은 한순간 먼 곳을 보고 있었으니까.
"나를 생각하는 게 뭔가요, 도대체. 내가 나를 위해서 행동할 때 좋아해주는 사람이 단 하나라도 있을까요? 눈치를 봐도 얻어내기 어려운데 그렇게 쉽게... 그게 가능한가요."
병원의 생활은 단조롭다. 산소 유지 장치에서 눈 부스스 뜨며 일어나기, 지겨운 스캐너 소리 듣기, 담당 교수가 회진할 때 어제보다 나아졌네요 소리 듣고 퍽이나. 하고 생각하기, 유지 장치의 아크릴이 열리고 들어오는 맛없는 밥 먹기, 홀로그램 tv에서 나오는 채널 아무렇게나 돌려보다 끄기……. 그러다 잠들면 연구원 하나가 자신을 깨우고, 에스코트 받기, 또 이상한 검사 받기……. 종합하면 자고 일어나서 이상한 일 반복하기가 고작인 장소에 또 갇히게 되다니. 그래도 이번엔 검사 절차가 많이 줄었다. 생각해 보면 할 일이 없어서 더 지루하지만.
홀로그램 tv에서 나오는 뉴스는 오늘도 재미없는 이야기만 가득하고, 지금 시간대에 할 만한 재미난 것이라곤 일절 없으니 희야는 침대에 씌워진 산소 유지 캡슐 장치 속에서 아랫입술을 쭉 내밀었다. 책이라도 읽고 싶은데 연구원들은 다 바쁘다고 부탁도 안 들어준다. 치사한 사람들. 알 수 없는 자막만 흘러나오던 뉴스를 노려본지 몇 분 채 되지 않아 눈이 느릿느릿.감기더니, 새근거리는 숨소리가 캡슐 속에 내려앉는다. 그렇게 오늘도 세상 돌아가는 소식을 벗 삼아 잠들었다.
꿈속에서 마주한 것은 산소 유지 캡슐 장치 속에서 환자에게 필요한 적절한 양의 공기처럼 따뜻하고 쾌적했으나 낯설었고, 그러면서도 그 감각이 한없이 익숙했다. 더 바라보면 눈이 불타고 멀어버리는 걸 안다. 하지만 희야는 시선을 떼지 않았다. 지금이 아니면 볼 수 없기 때문이었다. 가만히 숨을 멈추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렇게 기다렸다. 가까이 다가올 적엔 머리카락이 일어나더니 하나하나 불탔고, 살갗은 벗겨지고 몸은 흩날렸다.
─ 너는 정당한 권리를 쥐었으니 두려워 말라. 네 말하는 모든 것이 이루어지리라.
그리고 강렬한 빛이 감쌀 때, 희야는 헉 소리를 내며 눈을 떴다. 어느새 산소 유지 캡슐을 감싼 아크릴판에 성에가 꼈고, 새하얀 눈 결정이 눈에 선명했다. 희야는 철렁 떨어진 건 아닌가 싶은 심장 부근에 손을 올렸다. 잘 뛰는 것 같아 손을 내리고 사고친 흔적을 지우려면 어떻게 능력을 써야 할지 머리를 굴렸다. 골머리를 앓고 있어도 뉴스는 기다려주지 않고 세상을 단조로운 목소리로 떠벌린다.
─ 다음 소식입니다. 최근 불법 약물 유통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데요, 이로 인해 인천 첨단 공업단지에서 집단적인 유혈사태가 벌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와 시민들의 불안감을 높이는 가짜뉴스가 커지고 있습니다…….
부축해서 일으켜세운 후배에게 어깨를 내어주며 혜성의 눈이 잠깐 전체적으로 후배를 살폈다. 키의 차이가 있다고 해도 작은 체구가 혜성으로 하여 머릿속에 있는 저지먼트 내 비슷한 체구의 남학생들을 몇 추려내도록 만든다. 그러다보니 어렵지 않게 후배를 부축하고 있는 자신의 자세를 고쳐낼 수 있었다.
"왜 그래? 하고 싶은 말 있던 거 아니었어? 괜찮으니까 해볼래? 혹시 몸이 안좋아? 병원으로 갈까?"
안티스킬들을 향해 가벼운 목례를 해보이고 그들의 모습이 멀리 사라지고 나서야 혜성은 아까부터 갈팡질팡하며 말을 잇지 못하던 후배를 향해 눈길을 돌려 물었다. 하지만 후배가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모습에는 나긋하고 다정하던 혜성의 목소리가 조금 다급해진다. 어디 크게 다쳤나? 머리라도 부딪혀서 어지러운가? 괜히 일으킨 건 아니겠지? 어쩔 줄 모르고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눈을 이리저리 움직이던 혜성은 결국 귀에 끼고 있는 인이어를 통해 병원에 전화하려고 했다. 후배의 목소리를 듣지 못했다면 혜성으로 인해 후배는 바로 병원으로 인계됐을 것이다.
"나한테 폐를 끼쳤다는 말이야 그거?"
병원에 전화하려던 행동을 멈추고 혜성은 자신이 들은 말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물음을 던졌다. 다정하고 부드러운 어조였다.
"폐를 끼쳤다는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럴 필요는 없어."
음- 하며 고개를 기울이며 생각에 잠겨 정면을 바라보고 있던 혜성은 미소를 짓고 걸음을 옮겼다. 간단히 응급처치라도 하기 위해서였다.
"만인이 퍼스트클래스에게 이러쿵저러쿵 이야기를 하지. 저 사람은 뭐든지 다 잘할거야. 와. 저 사람은 완벽하겠네. 와. 저 사람은 나를 위해서 조금 희생해줄 수 있겠지. 그 말을 들을때마다 참 우스워. ...나는 누구보다 이기적이고, 누구보다 제 멋대로야. 물론 비도덕적으로 살 생각은 없지만... 그럼에도 경우에 따라선, 나는 내 소중한 이를 위해서... 뭐든지 다 파괴해버릴 수 있어. 설사 만인이 나를 손가락질 한다고 해도 말이야."
그리고 그건 저지먼트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었다. 만약, 세은이의 안전에 문제가 된다면... 그리고 그 애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자신은 얼마든지 저지먼트를 저버릴 수 있었다. 그 결과로 저지먼트가 자신을 미워하고, 증오하고 원망하고, 손가락질 한다고 해도 상관없었다. 그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자신, 그리고 자신의 소중한 사람이었다. 딱히 물음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으나, 그럼에도 굳이 그 말을 하는 것은... 그것이 자신이 생각하는 '자신을 아끼는 것'과 연결이 되는 것이었으니까.
"모든 것이 비윤리적이 아니라는 가정하에 이야기를 하자면... 그 안된다는 것들은 '너'를 위해서인거야? 아니면.... 그...미안. 그러니까 정식 명칭은 떠오르지 않는데... '아이돌'을 위해서인거야? 뭐든지 항상 이기적이고 내 멋대로만 살라는 법은 없지만... 그렇다고 언제나 항상 맞춰살고 따라야만 하는 법은 아니라고 생각해. 이런 것을 감수하고 나를 위할 수 있냐고 물었지. 감수할 수 있어. 나는. 설사 여기서 네가 나를, 아니. 저지먼트 부원들이 나를 영원히 증오하는 일이 있다고 해도 나는 경우에 따라서는 그 모든 것을 감수하고 행동할 수 있어. 뭐, 그게 좋은 행동은 아니고 나도 딱히 그렇게까지 되고 싶진 않지만... 내가 생각하는 나를 아낀다는 것은 그렇게 남을 위해서 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생각해서 자신을 아끼고 사는 정도의 일이야.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불법이나 비윤리적이 아니라는 가정하에 하고... 인생을 즐기고, 내가 다치지 않게 조금은 사리는 것."
가장 쉽지만 가장 어려운 삶이라고 말을 덧붙이며 그는 잠시 눈을 감았다. 아마도 생각을 정리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었을까.
"어느 한 쪽이 참아야만 행복해질 수 있는 관계가... 어딜 봐서 행복한거야? 네가 구했던 찡찡이가 네가 마음 아파하는 것이 싫어서 아픈데도 불구하고 꾹꾹 참고 있다면... 그건 행복한걸까? 네가 잘못된 것이 아니야. 만약 너에게 네가 참아야 행복해질 수 있다고 강요한 이가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잘못된 거 아닐까? 내가 이런 말 하기도 뭐하지만... 너, 고작 열일곱이잖아. 열일곱도 안된 아이에게 꾹 참아야만 한다고 강요하고, 그렇게 해야만 행복해질 수 있다고 한다면, 그건 어딜 봐서 행복인거야? 그저, 희극처럼 보일 뿐이지. 실제로 너는 행복을 느낀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위안'을 느낀다고 했잖아."
말을 들어보면 결국엔 그렇게만 살았기에 그렇게 살지 않는 것이 두려운 것이 아닐까라고 은우는 생각했다. 아. 그래서... 그렇게 무리해서... 참으로 다시 한 번 인첨공이 잔인하다고 느끼면서 그는 머리를 손으로 긁었다. 그렇게 계속 경쟁을 시키고, 계속 올라가게 하고, 뒤떨어지면 열등생이라는 라벨을 붙이면서 이런 분위기를 만들어버리는 곳. 물론 모든 연구원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리라의 연구원은 그런 부류가 아닐까라고 생각하면서 그는 다시 입을 열었다.
"누군가가 피해를 볼 수도 있겠지. 하지만... 세상 모든 이의 기대를 맞추고, 피해를 안 주고 살 순 없어. 하다 못해, 내 행동 때문에... 샹그릴라를 먹고 싶은 이들은 나를 원망하고 저주할 거 아니야. 퍼스트클래스조차 만인을 행복하게 해줄 수 없어. 결국 누군가에겐 피해를 줄 수밖에 없고 미움을 살수밖에 없어. 그게 당연한거야. 너를 생각하는 것은 별 거 없어. 단지... 반대로 생각하면 되는거야. 남이 좋아할만한 행동만 하면서 사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진짜로 좋아하고 원하는 것을 하면서, 그리고 안 다치게 조금은 사리고 사는 것. 물론 그게 비도덕적이 되거나, 완전 이기적인 이가 되면 곤란하겠지만... 조금은 그렇게 살아도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아. 적어도 세은이는 그럴 거야. 그 애도 워낙 자기 멋대로인 애라서 말이지. 하지만 그 애가 미움받으면서 산다는 말은 들어본 적 없어. 난."
가슴 속으로 제 동생에게 사과를 보내면서 그는 두 어깨를 으쓱했다. 이어 그는 자신의 생각을 마무리지듯이 이야기했다.
"너는 지금 뭘 하고 싶니? 내 눈치를 보지 말고, 나와는 상관없이, 가장 하고 싶은 것이 뭐야? 깊게 생각하지 말고 바로 머리속에서 딱 떠오르는 것이 있으면 얘기해볼래? 다시 말하지만... 나는 신경쓰지 말고 지금 네가 하고 싶은 것은 뭐야?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다. 초콜릿을 먹고 싶다. 에어버스터가 나가줬으면 좋겠다. 아무거나 상관없어. 딱 먼저 떠오르는 것."
한 마디 한 마디가 총알처럼 날아와 두개골을 꿰뚫는 느낌이었다. 리라는 다소 넋 빠진 눈으로 은우를 바라보는 동시에 귀는 쫑긋 세워 경청한다. 모든 말이 상상 이상이었다. 그가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것들. 소중한 사람을 위해 미움받을 용기. 나를 위해 미움받을 용기.
"대단하시네요. ...앗, 비꼬는 거 아니에요. 말이 좀 이상했죠. 정말 말 그대로 대단하다고 여겨요. 강단이 없으면 어려운 일이겠죠. 그리고 본인의 선택에 대한 확고한 믿음도."
리라에게는 없는 것. 내가 한 선택이 옳을 것이라는 확신. 대부분의 시간을 정해준 대로 살아오고 난생 처음으로 스스로 선택한 공간에 들어와 맞닥뜨린 레벨 0이라는 잔혹한 평가는 스스로에 대한 신뢰를 한없이 깎아내렸다. 한 몸처럼 된 눈치 보기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더욱 가속화된다. 뇌는 이성과 감정을 조화롭게 작용하지 못하고 계산기로서 작용하며 타인의 반응에 대한 적절한 호응만을 도출했다.
"모두가 그게 저를 위한 거라고 했었으니까요. 실제로 틀린 말은 아니었다고 생각해요, 지금도. 이것도 못 참으면 다른 건 어떻게 할 거냐고... 다 옳은 소리죠. 올라갈 수록 모든 게 어려워지니까요. 은우 선배님 말씀대로."
하지만 지금에서야 비로소 깨닫는다. 그는 기계도 아니고 인형도 아니고 상품도 아니며 그렇게 취급받는 곳에 기거할지언정 사람으로 존재할 수 있는 기회에 놓여 있다고. 애당초 이걸 바라서 여기로 온 것이기도 했다. 그런데 대체 뭘 망설이고 있었을까. 역시 겁이 너무 많은 탓이고 덜 자란 어린애의 뇌를 가졌기 때문일 것이다. 미숙하고 서투른 머리를 가진 채 굳어버렸으니 나름의 깨달음을 얻었어도 변화에는 시간이 걸릴 게 분명하다.
"내가 진짜로 좋아하고 원하는 것을 하면서, 그리고 안 다치게 조금은 사리고 사는 것..."
말을 그대로 받아 읊으며 리라는 생각에 잠겼다. 내가 진짜로 좋아하고 원하는 것. 아무리 사소한 거라도 지금 이 순간 생각나는 것. 하고 싶은 것. 깊게 생각하지 말고...
그렇게 더듬어 찾다 보니 동굴 끝 빛처럼 떠오르는 게 하나 있다. 리라는 문득 소리내 웃어버린다.
"아, 죄송해요. 바로 생각나는 게 하나 있는데~ 으음. 비밀로 할래요. 떠오르긴 했으니까 괜찮은 거겠죠?"
웃음기 섞인 음성은 어쩌면 조금이나마 편안했을지도 모른다. 리라 자신조차 낯설 정도로. 생전 처음 거울을 본 사람처럼 기묘한 감각이 몸속을 간지럽힌다.
"그래도 두번째로 떠오르는 건 말할 수 있겠다. 저거 먹고 싶어요. 사실 아침부터 먹은 게 없어서 배고팠거든요."
뻗은 손가락 끝이 향한 곳은 은우가 가져다 준 초콜릿 머핀이다. 물론 이미 뇌를 지배한 생각이 신체를 뒤덮어서 저걸 입에 댄다고 해도 얼마나 거부감 없이 삼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그냥 그러고 싶었다. 가능하다면 부디 아무 걱정도 없이.
하긴 그렇지. 리라는 생각한다. 이런 모습조차, 이런 섬세한 말투조차 스스로가 가진 무언가를 떠오르게 한다고. 너무 익숙해서 오늘 처음 보는데도 오래 본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일방적인 공감대일 뿐이니 여로가 알게 된다면 조금 이상하다 여길 가능성이 높지만. 그게 맞기도 하다. 언제 봤다고, 뭘 안다고.
"응? 아~ 하하! 반말 하면 뭐 어때요~ 나는 말 편하게 하는 거 좋아하는데? 사실 지금도 말 놔도 상관 없어요. 정말로. 존댓말은 상대를 존중하는 말투지만 아무래도 사회적 인식 상 반말이 더 가깝게 느껴지기도 하니까, 사람들이랑 전부 친해지고 싶은 나로서는 그게 어쩔 수 없이 기껍거든요."
고개 숙인 얼굴을 보려고 이리저리 기울이던 몸은 여로가 다시 시선을 올린 뒤에야 얌전해진다. 그리고 나온 질문은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글... 쎄요. 한번도 사람 모양을 만들 생각은 안 해봐서. 그러게, 왜 한번도 그럴 생각은 안 해봤지..."
고민하던 눈이 머잖아 다시 여로에게 돌아간다. 리라의 눈이 순간 반짝였다.
"시도는 해 볼 수 있을 거 같은데. 물론 바나나 고양이처럼 살아있지는 않을 거예요. 그래도 괜찮다면야. 근데, 어떤 사람이 필요한 거예요?"
앗. 설마 똑같은 사람 모양 만들어서 대리 출석 하려고? 그런 건 못 도와줘요! 장난스러운 말이 따라붙는다. 그건 아무래도 여로가 염려한 대로 그 부탁이 흥미로운 동시에 다소 기이하게 여겨졌기 때문이었다.
진압 활동은 성공적이었다. 피해자는 다치지 않았고, 스킬아웃 세 명을 제압 및 체포했으며, 남은 세 명도 빠른 시일 내에 체포될 것이다. 그러나 딱 하나, 이번 진압 활동에서 가장 큰 부상을 입은 서성운- 본인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예상했지만, 그래서 미리 지원을 불렀지만, 결국 오늘도 폐를 끼쳐버리고 말았다. 혼자서 스킬아웃들을 제압하지도 못했고, 피해자를 세련되게 구해내지도 못했다. 피해자를 가로막고 대신 맞으면서 버티는 정도는 할 수 있었고, 다른 저지먼트 대원에게 달려들려는 것을 사력을 다해서 덤벼드는 것으로 저지하는 데에도 성공했으나, 결국 그 공격들을 버티지 못하고 이 지경에 다다랐고... 결국, 자신의 몸도 가누지 못하고 오늘도 누군가에게 지킴받아버리고 만다.
누군가가 남에게 엄격하냐 자신에게 엄격하냐 물어봤을 때에는 자신에게 조금 엄격할지도 모르겠다고 대답했지만, 실제로 서성운이 자기 스스로에게 들이대고 있는 잣대는 엄격하다 못해 가혹한 것이었다.
세 개의 얼굴- 슬픔에 절규하는 얼굴, 비정하도록 무표정한 얼굴, 잘 보이지 않는 흐릿한 얼굴은 오늘도 성운을 차근차근 몰아세우고 있었다.
“···제가 약해서요”
약하고, 쓸모없어서요. 성운은 나직이 말했다. 누군가를 지키고 싶어하는 것- 고쳐 말해서, 자신이 그럴 만한 능력이 있다는 것을, 무언가 얻은 것이 있다는 것을, 내 잘못으로 우리는 잘못된 길에 들었지만 그래도 우리가 무언가를 잃어버리지만은 않았다는 것을, 잃어버린 것이 있으면 얻은 것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사람이 있었다. 그렇지만, 갈 길은 아직 저만큼 멀다.
“······그뿐이에요”
그리고 성운은 다시 시선을 내리려 했으나, 혜성이 대뜸 발을 내딛자 비틀 하고 신체 균형을 잃고 쓰러질 뻔하다가 혜성의 팔을 붙들고 겨우겨우 몸을 가누어낸다.
"하지만 내가 그런 판단을 내린다면 그것은 필시 잘못된 선택일거야. 하지만 그럼에도, 나도 양보할 수 없는 것이 꽤 많아서 말이야."
그렇기에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는 것이 베스트지만, 과연 미래가 어떻게 될지. 은우는 특별히 그에 대해서 더 말을 하지 않았다. 무슨 의미인지 묻는 일이 있어도 아마 그는 웃으면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애초에 누구에게도 말할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었으니까. 세은이 말린다고 하더라도.. 자신은... 딱 거기서 그의 생각이 멈췄다.
"실제로 그런 마음도 있겠지만, 정작 그 당사자가 어떻게 받아들이냐는 또 별개지. 이것도 못 참으면 다른 것은 어떻게 할 거냐라. 알게 뭐야. 이걸 못 참아도 다른 것을 잘 할 수도 있지. 난 그런 말이 진짜 싫더라. 물론 조금만 버티라고 할 수는 있지만, 그건 그냥 무조건 참게 하려는 수작이잖아. 자신이나 한번 참아보라고 해."
핫. 그렇게 콧방뀌를 뀌면서 그는 키득키득 웃어보였다. 초기의 무표정한 얼굴은 상당히 많이 풀린 상태였다. 사실상, 지금 더 화를 낼 이유는 없었으니까. 어쨌건, 한동안은 괜찮지 않을까. 또 그렇게 과도하게 커리큘럼을 받다가 쓰러져서 "안녕하세요. 에어버스터. 정말로 유감스럽게도 저지먼트의 부원이..." 어쩌고 저쩌고. 이런 전화가 오는 일은 없겠거니 생각하면서 그는 조금은 안도의 한숨을 내뱉을 수 있었다.
"자. 나는 아이돌의 삶은 솔직히 잘 모르지만, 일단 첫번째는 뭔진 모르겠지만 비밀로 하겠다는 것. 두번째는 머핀을 먹고 싶다는 것. 그게 지금 나온 답이고... 지금까지의 네 말을 들어보면 아마도, 이전이라면 비밀로 하지 말고 빨랑 말해! 라던가 초콜릿 머핀은 무슨 초콜릿 머핀이야! 칼로리 생각 안 해? 이런 말들이 나왔겠지? 아마... 하지만 내 답은...'그렇게 해'야. 자. 네가 하고 싶은 것을 했지만 미워하지 않았지? 미움 받지 않았지? 바로 이런 것이 자신을 위하는 거야. 그리고 네가 하고 싶은 것을 한다고 해서 모두가 다 널 미워하진 않아. 사람이 이렇게 많으니 미워하는 이가 있을 수도 있지만... 미워하지 않는 이도 충분히 있어. 특히 저지먼트 애들은 어지간하면 그러지 않을까?"
이어 그는 쭈욱 기지개를 켜더니,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섰다. 그리고 리라를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같이 먹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하면 먹기 힘들다고 했었던가? 그렇다면 슬슬 내가 자리를 비켜주는 것이 나을지도 모르겠네. 우리 후배가 배 안 고프게 말이야."
/벌써 시간이... 이제는 정말로 자러 가야 할 시간... 마무리를 지어도 되고, 조금 더 이야기를 나눌 것이 있다면 킵해주셔도 괜찮아요! 다들 안녕히 주무세요!
양보할 수 없는 게 많다. 리라는 조금 전 했던 생각을 다시 떠올린다. 계약서와 같은 목줄이 퍼스트클래스에게는 어떤 것일까. 모르긴 몰라도 종이처럼 파손하기 쉽고 얄팍한 약속은 아닐 것 같다. 그래서 리라는 묻지 않는다. 다만 기도할 뿐이다. 부디 무엇이든 은우가 바라는 대로 되라고.
"아, 아하하! 하하! 하긴 그래요. 맞아..."
콧방귀를 뀌며 시원스레 말하는 부장의 목소리에 리라는 어쩔 도리 없이 웃고 만다. 어쩐지 오랫동안 응어리 진 무언가가 풀린 기분이었다. 일시적일 수 있고 습관이 된 만큼 한번에 변화할 거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다. 하지만 왠지 이제는 조금 더 나을 것 같았다. 조금 더 용기 내서 욕심 부릴 수 있을 것 같다. 위로 가는 게 아닌 사욕을 위해서. 진짜 욕심을 위해서. 어쩌면 진짜 사랑을 위해서.
"그렇네요... 정말이네요."
리라는 이불을 꼭 쥔다. 그대로 수긍받는 경험이 한참 모자란 그에게 이 말은 나름대로 신선한 경험이었다. 속 빈 강정 같은 허용이 아닌 온전히 존중되는 허용. 그게 마음 속 어딘가를 몽글거리게 만든다.
나쁘지 않은 기분이 지나가고 나니 어깨가 아파온다. 나도 모르게 몸에 힘을 주고 있었던 걸까. 근육통이 구체적으로 변화할 즈음 은우가 일어선다.
"오늘 고마웠어요, 선배."
리라는 활짝 웃는다. 그리고 은우에게 손 흔들어 배웅한 뒤 침대 옆 의자로 자리를 옮겨 초콜릿 머핀의 포장을 뜯었다. 달콤한 향이 허기를 일깨운다. 리라는 검은 표면을 크게 베어물었다. 달고 무겁고 부드럽게 뭉개지고 덩어리 져서 목으로 넘어가는 감각이—
"......"
아. 미안하지만 일찍 나가줘서 다행이다. 아무리 그래도 부장에게 간식 먹다 우는 모자란 애로 보이고 싶진 않으니까. 리라는 푸른 기운이 깔린 어두운 저녁 하늘을 올려다본다.
"안녕. 오랜만이다?" "...안녕하세요." "여전히 표정 칙칙하긴. 됐다. 준비 다 됐으면 거기 누워. 오늘은 내가 담당이다." "네."
"그래. 무슨 얘기부터 해볼까? 음. 요즘 학교 생활은 어때?" "보통이에요." "좋지도 나쁘지도 않고?" "네." "그럼 저지먼트 활동은? 꽤 자주 다치던데." "...저지먼트도, 보통이에요." "특별히 보람을 느끼거나 하진 않고?" "네."
"고교에 진학하고 계수가 빠르게 변하던데. 이유가 뭐라고 생각해?" "단지 그럴 때가 되었으니까, 라고 생각해요." "그럴 때라. 그게 어떤 때인데?" "어떤, 시기, 라고 할지, 잘 표현을 못 하겠어요." "음. 까놓고 말하자면 그냥 그럴 때가 되어서 오르는 것 같다 이 말인가?" "어... 네, 그런 뉘앙스로요." "그냥 그럴 때가 되어서라."
"변명같이 들리는 게 아니라 변명이 맞지만요" 수경은 자신이 사람이랑 어울리는 걸 꽤 오래 보고 한다는 사실을 변명거리로 말하려 해요. 저지먼트가 열린지 한달쯤이면... 당연히 얼굴을 보는 것도 하루에 몇명이라고 해도 얕은 관계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라는 수경의 주장.
"그것도 있고요. 아예 어울리지 않으려는 건 아니라서요." 수경 나름대로 다른 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 재료(이 초콜릿을 만들었는데 같은 주제)를 만드려는 노력이었을지도요?
"좋은 사람...일까요..?" 마니또가 좋은 사람이라는 말을 듣고는 에 저는 저지먼트 인원들을 나쁘다라고 생각해본적은 없습니다만.. 이라는 듯한 표정으로 세은을 잠깐 바라보네요.
겨우 말 꼬투리 움켜쥐던 것 놓고 사탕을 문다. 입에 넣자 바로 우드득 소리가 나고, 손에 들린 막대에는 깨물려 반토막 난 사탕만 남아있다. 씹던 것 삼키고 간식 상자를 뒤지는 랑을 가만 지켜본다.
“너 되게 대담하다. 막 먹으면 혼날수도 있는데, 안 무서워?”
대갈빡 백투더패스트 했는데 간식상자가 공공재인 걸 알 리가. 막상 부모가 일러준 것 어겨도 당장 뒷감당은 없으니, 긴장 느슨히 풀려 소파에 등 기대 늘어지듯 앉는다. 별 신경전 없이 자신의 옆에 앉은 랑 쪽으로 이미 소파 등받이에 늘어뜨린 머리통 살짝 젖혀 눈을 마주쳐온다.
“여기에 왜 온거야?”
뇌가 어찌 돌아가는지, 랑이 자발적으로 왔다 생각하는 듯한 문장 선택이다. 반밖에 안 남은 사탕 물렸는지, 깨뜨린 부분만 입에 물고 살살 녹인다. 물꼬가 터진 듯 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말을 잇는다.
“난 여기가 싫어. 만난 사람이 너뿐이라 안 좋게 들릴 수 있는데, 너 때문은 아니고… 그냥 싫어.”
ㅇㄴ 땅콩친구 누구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처음엔 고상하게 만년필 주고 두번째 풀악셀으로 들이박네 유머모음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노잼맨이라 멕이는 거냐고 나 배아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장경진 어이털린거 생각만 해도 재밌네 반응레스 오늘 일 끝내고 써야지
>>276 애기경진이 쓸때마다 랑주에게 미안함 아.... 이쯤에서 사고 쳐줘야 재밌는데..... 귀엽다니 그건 개인적 의견이니까 놔줄게 리라 사랑스러워 만나면 시중 들어버릴 것이다.
>>285 어라, 오히려 뱃지보다 목걸이가 취향일지도?!!??!!!!! (?) 마운틴 듀를 위한 용사라!!!!!!!!!!!!!! 그렇다면 내가 간다 마운틴!!!!!!!!!!!!!! (근데 왜 용사와 마왕이죠?) (동월이가 마왕스럽긴 해) 아마 롯데리아 데리버거라면 3~4개까진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요....!!!!!!!!!!!!!! 동월주 많이 못먹는다....ㅠㅠㅠㅠㅠ!!!!!!!!!!!!!! 그렇다면 그렇게 묻는 응애린주는 햄최몇인가!!!!!!!!!!!!!!!!!!!
갑자기 걸음을 옮기자 비틀거리던 후배가 자신의 팔을 붙들고 몸을 가누는 모습에 혜성은 다정하지만 미안함이 엿보이는 얼굴로 잠시 걸음을 멈췄다. 반무테 안경 너머, 혜성의 눈이 후배를 들여다본다.
"괜찮아? 양호실에서 응급처치 정도는 해야할 것 같다고 미리 말했어야 했는데. 잘 잡았지?"
이번에는 움직이겠다고 먼저 이야기 한 뒤에 혜성은 주의깊게 후배의 걸음에 맞춰서 걸음을 옮겼을 것이다. 그렇게 걸음을 옮기면서 생각에 잠겨 정면을 보고 있던 눈을 아래로 내린 뒤 혜성은 음, 하는 소리를 냈다. 방금 전, 이 처음 보는 것 같은 후배가 했던 말이 마음에 걸렸다. 물론 바로 대답하지 못했지만 그건 그 말이 부담스러워서가 아니었다. 생각이 필요했다. 저지먼트에 있는 아이들도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까? 이 말에 자신이 대답해도 되는 걸까? 하는 물음이 담긴 생각들.
그건 혜성의 버릇이었다.
"스킬아웃 6명을 상대로 지원이 올 때까지 피해 학생을 보호하며 버틴 사람이 할 말은 아닌 것 같은데.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우리 부원들은 후배님이 약하다는 말은 절대 안할걸."
양호실까지 거리는 그리 길지 않았지만 그 거리를 후배를 부축하고 걸어가며 작고 나직한 혜성의 목소리가 조근하게 이어졌다.
"누구도 방금 후배님의 행동을 보고 약하다는 소리는 못할거야. 그런 사람이 있으면 부원들 중 아무나 붙잡고 말해봐. 당장 쫒아갈 애들이 잔뜩이거든. 그리고 스스로 쓸모없다고 하는 게 아니야. 후배님."
더 말할 수 있었지만 혜성은 거기서 말을 멈추기로 했다. 다왔다. 양호실 문 앞에 도착해서 문을 열며 혜성이 말한다.
>>292 ㄴㅇ0ㅇㄱ 띠디용용! 용용나라! (?) 머야, 점례가 마왕 할래요! 월월이가 용사야! 오... 데리벅엉 기준 서너개라니 꽤 하잖아!!! 난 버거킹 와퍼기준 3개가 한번에 많이 먹었던거 같아!!!!!!! 감튀요? 그건 마치 디저트 배 같은 거잖아요. 햄버거가 식사 배고 (??)
>>294 다 학창시절에 했을법한 일이구먼... 변기 부수기 대신 철문을 작살냈고 룸메 속옷을 버리진 않고 숨기는건 누구나 하는 일일테니... 🤔🤔🤔🤔
혜성의 소매를 꼭 붙든 채로, 성운은 조심스레 걸음을 옮겼다. 아까 덩치큰 녀석의 오금을 후려찬 쪽의 발목이 시큰거리는 것이 아프지만, 커리큘럼 때문에 고통에는 꽤 익숙해서 얼굴에 드러나는 고통은 눈을 잠깐 깜빡이는 정도로 그쳤다. 다만, 괜시리 덧날까 봐 발걸음은 조심스럽다.
조곤조곤 이어지는 혜성의 대답은, 지금까지 소년이 묵살해왔던 자기 자신의 모습을 제삼자의 입장에서 덤덤히, 그러나 다정히 그에게 건네어주는 것이었다. 그것이 상냥해서 오히려 대답하지 못한다. 이런 다정한 위로에 ‘약하지 않은 것으로는 충분치 않아요’ 같은 대답을 하는 것은 철부지의 투정이니까. 모처럼 자신에게 상냥하게 대해주는 사람의 말을 부정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의 자신에게 만족감 같은 것을 가질 수도 없었다. 그래서는 안 된다.
“···선배님이 제때 와주신 덕분인걸요.”
그래서 성운은 조심스레 말을 돌리며, 웃는 얼굴을 지었다. 머릿속의 착잡한 생각 때문에 웃는 얼굴을 지을 수 있을까 속으로 고민했는데, 억지로 꾸며내지 않아도 자연스레 얼굴에 웃음이 걸리는 것에 성운 본인도 내심 놀랐다. 그러나 그는 이내 자신의 기분을 자기 얼굴에 걸린 웃음에 맡기기로 했다. 커리큘럼 이후 거의 처음으로, 자신에게 건네어진 호의가 그만큼 따뜻했기 때문이다.
잠들어 있거나 앉아 있기만 해도 된다. 그건 좀 시체 같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뭐 큰 문제 있겠어. 말 그대로 껍데기만 그럴듯한 종이일 뿐인데. 리라는 여로의 목소리를 들으며 생각에 잠긴다. 그래도 더미로 쓸 정도라면 어느 정도는 인간 느낌이 나야 할 텐데. 당분간은 연습을 열심히 해야겠다. 본인이 무리하다가 쓰러진 건 이미 잊은 지 오래다. 그도 그럴 게, 이 당돌한 아이디어에 꽤 흥미가 생겨버려서.
"괜찮았어요. 여로 후배님은 본인 아이디어에 더 자부심 가져도 좋을 거 같은데~ 남들이 하지 못하는 생각을 한다는 건 나름 축복 아닐까?"
써먹기 나름이긴 하지만 어쨌거나 여로도 저지먼트고, 선을 넘지는 않겠지. 그렇게 믿을 뿐이다.
"재밌겠다."
흥분에 겨워 쏟아내는 말들을 가만히 귀담아 듣다가 스스로의 행동을 자각하고 얼굴을 붉게 물들인 채 푹 숙여버리는 여로를 지켜보던 리라는 이윽고 밝게 웃는다. 그리고 앉은 자리에서 여로가 있는 방향을 향해 조금 움직인 다음, 푹 숙여진 여로의 볼을 검지손가락으로 콕 찔렀다.
"왜 이렇게 부끄러워 해. 뭔가를 이렇게 좋아할 수 있는 건 부끄러운 게 아닌데~ 여로 후배님 덕에 재밌는 게임을 알았는걸? 속고 속이기라~ 잘 할지는 모르겠지만 아주 흥미가 가요. 나중에 꼭 같이 하는 거야? 자! 약속~"
볼을 찌른 손을 거둔 리라는 그대로 여로에게 새끼손가락을 내민다.
"그리고 조만간 한번 봐줘요, 더미 인형. 후배님 아이디어고 피드백 줄 사람도 있어야 하니까. 해 본 다음에 결과물 나오면 연락 할게요."
2. 『미안, 못 들었어』 (소년의 눈이 약간 커지더니, 머쓱하게 흠흠 하고 목을 가다듬는다.) “다시 말씀드릴게요. 오늘 순찰 간에 주의사항이 어떻게 되냐면······.”
3. 『뭔가 말해줘, 제발』 (소년은 희미하게 웃는다.) (땅바닥에 쓰러진 채로, 하얗던 얼굴이며 머리카락이 온통 얼룩투성이가 되어서는.) (그리곤 느릿하게 손을 뻗어, 당신의 손을 한번 꼭 잡아본다.) (안심했다는 듯이, 갈라진 입술을 벌려서 뭔가 말하려다가, 말을 잇지 못하고 눈을 감는다.)
“우리 나이면 당연히 동성 연상자가 우상이지. 내 기준으로 치면 제일은 아니어도, 탑급 찬양인데.”
(제일은 이*야샤 코우가 닮았다고 하는… 어…? 생각해보니 랑이 묘하게 닮았는데…?) 수준에 맞지 않는 어휘인데도, 가진 나이 이상으로 들리지는 않는다. 차분한 목소리완 달리 발 대롱거리는것 살살 휘저으며 랑이 해주는 답을 가만 듣는다. 구비된 것 집어먹는 것에 경계심 누그러뜨려주는 답에 상자 쪽을 슥 봤다가 삐져나와 있던 홍삼젤리를 보면 다시 원상태.
“편해?”
답은 기대 없는 듯 한 되물음이다. 손 은근슬쩍 내밀어 눈 동그랗게 떠 올려다 보는 게, 분명 쿠키 한입 얻어먹겠다고 이러는 것이다. 줄거지? 하는 듯한 당당한 입꼬리 보니 얄미운 어린애 따로 없다.
“내가 정신 차리고 처음 들은게, 들릴락 말락 한 비명 소리였어.”
묘사 듣자하니, 커리큘럼 받는 학생이 있었나 보다. 쿠키를 줬다면 이 시점에서 한입에 쏙 먹어치웠을 테고, 굶겼다면 (타당하다) 경진은 이쯤에서 손을 도로 무릎 위에 올렸을 것이다.
“여기보다 나은 곳은 없을 것 같아.”
그나마 조용한 이 부실이 편한지, 경진은 눈을 느리게 감았다 떴다. 그리고선 언제 그랬냐는 듯 랑 쪽을 살짝 돌아보고선 이게 무슨 비밀인 듯, 속삭인다.
>>475 이렇게 상상 안 가는 질문 처음 근데 흥미롭군 좀 생각해볼래 고백하는 건 상상이 간다 고백받: 사람에 따라 달라요 고백함: 직설적으로 말함 나 너 좋아하는 거 같아 아니 사랑하는 거 같아 너는 나 어때? 거의 전에 올렸던 목떡 가사 수준일거 같은데 잠깐 시간 될까 만날 수 있을까 별 일은 아니고 그냥 보고싶어서 그래⬅️이러기 하지만 또 모르지 원래 이런거는 생각대로 안 됨 핫하
>>483 2번 의... 의외라고 해야할까 그 분위기가 아무 문제 없는 거였? 어? 무슨 과일 제일 좋아해!! 하나만 골라봐!! 세상에 과일은 넓고 많다! 샤인머스캣 좋아하니?
>>484 별자리 작두 탔네 이게 무슨 일 다갓 ai 맞다니까 혜성이의 이런 선긋 모먼트... 도전의식 생긴다고 하면 이상한가(혜성주:네) 오일파스타 좋아하는구나 오일 맛있지 알리오올리오 짱~
>>485 누 가 우 리 성 운 이 때 렸 냐 뜨거운 물 세례를 맞고 싶은 거냐(신입을 위한 설명: 리라는 지난 이벤트에서 스킬아웃에게 뜨거운 물을 부었다) 핫초코 성운이 귀여워... 포근한 겨울산장의 벽난로 앞이 어울리는 아이~
>>491 분명 진단을 올릴 때 사람이 없었고 앵커 답했더니 또 레스가! 별자리가 이혜성의 맑눈광을 원하고 있는 느낌적 느낌이야. 비폭력평화주의라는 이상을 가지고 있는 게 의외의 공격성일지도?(흠) 네, 이상한 거 맞지만 그마음 이해합니다. 그래서 리라는 어떤 파스타 좋아하죠? 여고생즈 중 한명 취향은 알아야지
얽힌 손가락은 언뜻 따뜻했다. 하지만 입에서 흘러나오는 말은 아무래도 기묘한 것이라서, 리라는 어쩔 수 없이 여로의 눈을 빤히 쳐다보고 만다. 모델이 있으면 좋지. 하지만 이걸 왜 굳이 자원할까. 이 애는 나무토막 같은 스스로의 모습을 보고 싶나. 물론 피차 가짜라는 걸 알아서 아무 감흥 없을 수도 있지만.
"글쎄다~ 한번 고려해 볼게요. 그럼 다음에 또 보는 걸로."
와 줘서 고마웠어요, 후배님. 리라는 반대 손으로 여로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조아 막레다! 여로주 수고 많았다 여로 귀여워 아이디어 뱅크 깜찍이 봐서 즐거웠다구~ 다음에 꼭 마피아 겜 같이 하는거야....😋
법의 울타리 바깥에서 첫 숨을 터트리고, 경계 어드메에서 늘 발 걸쳐 자랐다. 피를 물려준 부친이 무법자였던 탓이다. 도덕과 윤리를 갖춘 것이 사람의 도리라면 그는 사람이 아닌 채 태어났다고 정의함이 옳다. 무에 가까운 그것이 그중 도덕 하나를 꺼내 품 안에 넣고 반쪽자리 사람이 되겠노라 선언한 때는 그가 첫 애정을 느꼈던 순간. 열두 세 소년이 가족의 첫 정을 알아버렸던 순간. 방종과 방탕, 야만과 비문명, 부정과 악덕. 열두 해를 넘기기 전의 소년은 순수하게 악했다. 타인의 감정에 무관심했고, 배의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으며, 무질서함과 혼돈 속에서 살았다. 어떤 신념과 목적의식도 없이 그저 싸움, 싸움, 싸움. 그 종탈이 또래에겐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 보였는지 주변에는 으레 친구들이 가득했다. 얼굴도, 성별도, 나이도, 성격도, 지역도 다른 그들의 공통점은 다소 철이 없었고, 왜곡된 자유를 선망하고, 과시하길 좋아했다는 것. 그리하여 그들의 미거한 행위들이 주위에 누를 끼치는 사이에서, 소년은 가만 중심만 잡았다. 그때에도 제법 동료를 아낄 줄은 알아서 나름의 감정적인 교류를 하곤 했는데 때마다 소년은 통렬하게 느꼈다. 우리들은 바람, 그리고 물결. 만물을 온화하게 감쌌다가 무자비하게 몰아치는 풍랑. 같은 해역에서도 끊임없이 부딪히고 부서지는 파도. 하나이자 끝내 하나일 수 없는 의리도 인정도 없는 무뢰배들. 풍랑을 잡아 묶어두려는 건 덧없는 짓임을 알아, 우리는 ‘우리’라는 말로써 위태롭고 엉성하게 형태를 기워 맞췄다. 우린 언제든 우리가 아니게 된다. 따라서 소년은 언제고 사람을 대할 때 훌쩍 떠나도 미련이 없도록 굴곤 했다. 무상하게 삶을 떠내려 보내던 열두 해 봄. 언 눈이 바닥에 산재해 꽁꽁 얼었을 무렵, 소년의 언 마음이 먼저 녹았다. 설령 그게 자신을 향한 것이 아니어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다 위를 떠돌던 것을 그녀는 한순간 뭍으로 불러들였다. 소년은 그 순간 사람이 됐다. 뭍에서야 살아갈 수 있는 사람. 이게 사람이야. 아, 뭍에서 영영 얽매여 살고 싶다. 이게 ‘사람’이었어. 품에 도덕이라는 웃기지도 않는 단어를 품으며 인간이 되겠노라 달에 대고 고했다. 밤은 무상히 흘렀다. 약 2190번의 밤이 지나갔다. 비가 폭우처럼 쏟아지는 시작과 끝의 여름날, 그녀가 떠났다. 그래서 빈자리에 끼울 가족을 찾고 가족을 만들었다. 뭍으로 이끌어줄, 뭍에 제 발목을 꽁꽁 묶어줄. 다만 거기엔 방해물이 존재했다. 그의 아래에선 언제나 한정적인 움직임만이 가능했다. 해저 깊숙한 곳에서 저를 틀어쥔 닻. 피 물려준 이 아니랄까봐 알코올 향과 바다 짠내가 가득했다. 결단과 판단은 빨랐다. 소년에서 청년으로 변해가는 그는 전보다 훨씬 강해진 힘으로 닻으로부터 달아났다. 얽매이고 싶다면 경계선이 짙은 곳으로, 폐쇄적인 곳으로, 구석진 곳으로. 드높게 펼쳐진 하이테크놀로지의 경이로운 풍경을 보았다가 고개를 내렸다. 손에 쥔 휴대폰을 켰다. [도착: 인천첨단공업단지]
태생이 바닷놈인 주제에 감히 뭍을 탐내는 거 언제 그만 좋아하지....... 바람같은 놈이 천성에 안 맞게 묶여있으려는 거 언제 그만 조와하지...... 안 사랑하는데 사랑하려고 하는 놈 언제 질려지는데........ 고작 사랑이 뭐라고 사랑 받으려고 옳은 일 하려는 놈 그만 굴리는 거 어떻게 하는건데........ (._.
차리리 업어버리는 게 좋으려나. 조심스레 걸음을 옮기고 있는 후배를 바라보다가 한 생각이었다. 관두자. 남자애를 함부로 업으면 기분 나빠할 수도 있잖아. 혜성은 생각을 접어두고 그냥 후배와 걸음을 맞춰서 양호실 앞에 도착했을 것이다. 문을 잠깐 밀어보니 다행히도 잠겨있지 않아서 혜성은 후배를 데리고 양호실 안으로 들어가 의자에 후배를 앉혔을 것이다.
"잠깐 기다려봐. 여기 어디에 구급상자가 있었을텐데."
뒤적, 뒤적. 혜성은 자기 ID카드로 방문기록을 남기고 양호실 이곳저곳을 뒤지기 시작했다. 복도에서 시작됐던 후배의 말에 대한 답을 혜성은 구급상자를 꺼낸 뒤에 했다. 한참 늦은 대답이었다.
"그래도 후배님이 없었으면 힘들었을테니까 피차 서로 도움 받았다는 걸로 하자."
대답을 하고 구급상자를 열어서 붕대와 반창고 등을 꺼내 늘어놓던 혜성은 문득 후배의 웃음을 떠올리고 그와 함께 감사인사를 들었던 것을 끌어올 수 있었다. 아이스팩을 뜯으며 몸을 숙여 후배의 절뚝거리던 발목에 붙혔다.
"후배님도 고생했지. 버티고 있어줘서 고마워. 덕분에 인계도 하고 다른 스킬아웃들에 대한 증언도 받을 수 있었으니까."
혜성이 성운을 의자에 가볍게 앉혀주자, 성운은 혜성에게 고맙다고 꾸벅 고개를 숙여 인사해보인다. 그 와중에도 그는 혜성이 ID 카드를 어디에 찍어서 출입기록을 남기는지 유심히 바라보았다. 작년 초가을에 저지먼트에 등록한 직후, 바로 특별 커리큘럼을 시작한 통에 사실상 저지먼트 활동을 시작한 지 일주일도 안 됐던 것이다.
더군다나, 보통의 신참 저지먼트들은 저지먼트로서 활동하는 수칙이나, 저지먼트가 받을 수 있는 혜택이나 사용할 수 있는 시설 정도에 대해서 설명을 듣고 저지먼트 활동을 시작하는 데 반해, 성운은 시기가 공교롭게 맞물리는 바람에 그런 설명을 듣지 못한 채로 저지먼트 게시판에 있는 활동 수칙 정도나 겨우 읽은 상태에서 저지먼트 활동을 시작했다. 그래서 이런이런 시설들을 저지먼트 권한으로 사용할 수 있구나, 하고 어깨너머로 배우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이 후배는 스턴건과 수갑은커녕 변변한 진압봉 하나 없이 맨몸으로 연장 든 스킬아웃들과 맞서고 있지 않았던가?
“별말씀을요······.”
혜성의 칭찬에, 성운은 쑥쓰러운 듯 고개를 모로 돌렸다. 역시 이런 칭찬에는 익숙하지 않은 것인지, 귓바퀴가 빨갛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이니까 했을 뿐인 걸요, 앗 차가······.”
소년의 발목이 움찔했다. 혜성이 중지와 엄지로 감싸쥐면 양 손가락 끝이 닿을락말락할 법한 가녀린 발목이다.
저는 우정, 연인, 동료, 선후배 등등 모든 관계에서의 애정과 친밀함이 사랑이라는 단어로 귀결될 수 있음이 너무 좋은 듯……. 사랑의 사 자도 모를 것 같은 애들이 결국은 사랑했고 사랑하고 사랑할 것이란 게 이게 참. 세상을 살게함....... (갑자기 덕심 폭주해서 오타쿠 토크 시작함)
2. 『지옥으로 떨어지길』 : "너는 구원 받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너는 무엇을 하더라도 너는 어둠을 뱀처럼 기어다닐 재주를 얻을 것이며 만 천하에 그림자라 찬양받을 것이니 이는 네 방종한 삶의 말로이자 시작일 것이다. 나는 너를 축복한다. 부디 네 어둠이 끝이라고 생각 말아라. 너의 앞날이 무한하길 바란다. 너의 어둠이 깊길 바라마. 하여 네가 어느 날 지독한 염증을 느끼고 빛을 찾아 헤매어도 그 끝자락에 손이 닿아도 끝이 없는 길을 걷고 그 모습을 본 사람들의 입에 길이길이 네 헛짓거리가 이어지길 성자와 제사장과 계시자의 이름으로 간곡히 바라마."
이른 퇴근길인데 저녁약속 있어서 훌찌락인 햐주 왔다뵤... 낙조 독백 천천히 읽어봤는데 글 하나하나에서 낙조의 삶이나 아버지의 영향, 그리고 어머니의 너른 사랑이 느껴져서 항구에서 가만히 파도 철썩이는 소리 듣는 기분이었어... 그림도 잘 그리구 글도 잘 쓰구 못 하는 게 뭐야! 이거 불공평해!
저지먼트 부원들이 아무리 많다지만 3년 정도 저지먼트에 소속되어 있는 자신이 모르는 후배. 학기 초에 전달받은 명단 속 얼굴과 이름을 매치 못시키는 걸지도 모르겠다. 어쩔 수 없지. 자신이라고 모든 부원들의 이름과 얼굴을 외우는 건 아니니까. 여차하면 부실에 돌아가서 명단을 다시 확인하면 될거다.
"혹시 활동하는데 궁금한 점이 있으면 부장이나, 부부장한테 물어보면 될거야. 내가 설명해주는 것보다 그게 훨씬 이해하기 쉬울거거든."
ID카드를 찍어 방문기록을 남기는 자신을 보는 시선을 눈치채고 혜성은 자신의 ID카드를 집어넣으며 혹시 후배의 사정이라던가를 건드리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이야기 했다. 자신도 저지먼트라고 하지만 딱히 혜택들을 이용하는 편이 아니었으니 당연하다. 게다가 자신보다, 훨씬 더 빠싹하게 알고 있는 애들이 설명하는 게 더 이해하기 쉬울거고.
"아, 맞아. 그리고 어지간하면 호신용품은 순찰할 때 들고 다니는 게 좋을 것 같아. 후배님. 최소한 스스로를 지킬 방도는 가지고 있어야지."
절대 잔소리는 아니다? 하며 혜성은 장난스럽게 말했다. 너무 진지하게 걱정한다고 해도 제대로 전해질지 모르는걸. 아이스팩을 붙힌 발목이 자신의 발목보다 가늘지 않나 하는 생각, 얘 제대로 먹고 있나? 하는 생각이 번갈아 들지만 내색하지 않고 혜성은 손바닥으로 후배의 무릎을 가볍게 두드렸다.
"붓기 좀 빠지면 붕대 감자. 병원은 꼭 가보고. 이제-...얼굴인데..."
자연스럽게 반창고와 연고를 꺼내서 후배의 상처를 치료해주려던 혜성은 잠깐 멈칫했다.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는 기분에 조금 고민에 빠진 얼굴로 혜성이 입을 열었다.
1. 『네가 올 줄 알았어』 "그야 안 오면 어떻게 될지 알텐데 당연히 오겠지!" (아침조깅파티장)
2. 『얼마 줄건데?』 "대회에 나가주는 건 좋지만 나는 비싼 몸이라고! 어? 어, 아니 그 정도까지는 필요 없는데요."
3. 『마음은 기쁘지만』 "받아줄 수는 없을 거 같아. 네가 모자라거나, 나쁜 아이라서가 아니야. 그냥, 내가 사랑을 몰라서 그래."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건 알지만, 그건 분명 네가 바라는 그것과는 다를테지." "..내 이름을 불러줘서 고마워. 내일 다시 인사하자. 그냥.. 그냥 그러자."
>>611 희야는 고독하지 않다는 뜻일까 아니면 단지 희야가 부정하고 있는거고 실은 고독한 것일까 (꼬아서 고민함) 사실 친구를 잃었으니 고독함을 느낄 것도 같은데.... 저 혹시 희야주...... 성전같은 거 쓰셨나요? 사실 머나먼 신이 존재하던 시절에 살던 분 아니죠? 너무 맛깔나게 써서………. 축복하는 게 그 사람을 축복하는게 아니라 어둠을 축복하는데요 살려조요 ;ㅁ; !!! 아니 태진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기서도 고통받는 태진이 어떡헤 ㅋㅋㅋㅋㅋㅋㅋㅋ 둘 다 너무 귀여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3
>>620 아침조깅 집착광공 ㄷㄷ 안오면 어떻게 되는거죠…………? (두려움에 떨다) ◑.◑💦 비싼 몸이라고 어깨 으쓱했다가 진짜 많이 주니 주춤하는 이경이 귀여워 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경이는 일상이나 진단이나 보다보면 진짜 참 사려깊은 친구같아요‘내이름을불러줘서고마워’ < 여기서 이경이에게 이름의 가치가 어떤지 느껴져서 그냥 오타쿠 머리 탁탁 침......
>>634 꽃말 너무 어울려요. 고귀한 희생이라니. 하지만 청윤이가 희생을 너무 고결하고 가치 높게 생각하지는 않았으면 하네요. 자기를 너무 희생시키고 혹사시킬까봐...... 물망초? 청윤이는 물망초 화인이 맞다. 이거 공설임(아님) 출입금지만 아니면 다?!!!! 청윤이는 공간사랑걸인걸까....?
>>635 경진주. 가둔다. 그림 커리큘럼 시행 ON. 대체 못그리는 게 뭐야 이 분위기 색감 선 하나같이 그냥 아주 그냥 핥아먹어 이 신비로운 분위기 저 몽환적인 눈.......... 진짜 그림 24/7 그리게하고싶다.....
376 기분이_꿀꿀한_날_자캐는_무엇을_하는가 아마 쓰러지기 직전까지 훈련하거나, 부실에 눌러앉아있다가 누가 오면 놀려먹지 않을까 싶다!!!!!!!!! 다만 놀려먹기 불편한 상대라면 대충 옆에 앉혀놓고 맛있는거나 먹으면서 노가리 할 것!!!!!!!!!!!!
561 자캐가_갑자기_쓰러졌다면_이유는_무엇일까 SPOILER WARNING!
503 타인과_함께_걷고_있는데_그_사람이_너무_빨리_걸을_때_자캐는_느리게걸어달라고말한다_vs_빠른쪽에맞춘다 동 월 : 야야 좀 천천히 걸어라. 동 월 : 간만에 같이 걷는데 말이야. 같이 얘기도 하고 주변 구경도 하자 좀. 동 월 : 아니면 내가 싫은건가? 나 눈치없는 놈이었어?
>>640 (갑자기 애기가됏어 !!!!!!!)아 산치체크를 해야………! 그럼에도 알고싶다. 안.희.야. 그가 궁금하다. 어쩐지.... 기원전 사람일 줄 알았어요(아무말2). 태진이는 유머와 멋짐을 다잡은 남자구나 >:3c 그녀가 전부 낙조마미를 칭하는건 마자욧 나머지는......... 나나나나나나중에..... ◑◑
>>649 이 보송보송 하늘하늘 목화솜같은 여자 어떡하지. 말하는 것도 행동하는 것도 다 너무너무 이쁨..... 분명 공기와 바람과 산소도 혜성이 근처에서는 숨을 죽일 것이 분명함 ....... 혜성이를 직접 본 적은 없으나(당연함) 시간이 멈추는 듯한 분위기를 둘렀음이 분명.
>>663 쓰러지기 직전까지 훈련한다구? 무리하지마로라 ;-; 근데 낙조 훈련실 들어가서 둘다 쓰러질때까지 대련할 거 같어……… “나 눈치없는 놈이었어?” “나 눈치없는 놈이었어?” “나 눈치없는 놈이었어?” 나 이 문장이 왜이리 좋지……… 오타쿠 심장 불타게 함………… 그리고 두번째 답변 내놔!!!!!!!!!!!!!!!!
어어 밥먹고왔는데 어어어 흐니에에에에엥 일단ㅇㅇ은 칭찬해주고 좋게 봐준 사람들 너무 고마워... 덕분에 나는 펜을 꺾지 않고 오늘도 살아간닷...
>>545 바다에서 뭍으로, 뭍에서 더 깊은 곳으로. 뭍이 깊다는 말은 못 쓸건 없지만 바다가 깊다는 것보다는 부자연스럽지. 그런데 낙조는 그런 깊은 뭍을 찾아온 듯한 느낌이네. 사실 낙조의 이야기인 것 같지만 동시에 아버지의 이야기 같다는 느낌이... 그 아래에서 벗어나 더욱 깊은 뭍으로 떠난 낙조가 그럼에도 아버지와 피로 이어진 존재라는 걸 좀 강하게 느끼게 만드는...
아버지와 낙조를 뭍으로 끌어올린 누군가는 어머니인 걸까나, 연인 느낌으로 쓰여있긴 한데... 이건 어머니에 가까운 거 같아서 말이지... 으음 이거 말주변이 좀 없으니 답답하다 8ㅁ8
인첨공은 낙조에게 뭍이 될까, 아니면 또 다른 바다일까. 어머니라고 단정하긴 어렵지만 그녀가 떠나면서 낙조에게는 처음 올랐던 뭍도 바다가 된 게 아닐까. 닻을 끊지 않으면 그대로 가라앉아 버리는 바다, 그렇다면 인첨공은 바다 한가운데 뜬 섬이려나. 크기만 따지면 부표 같지만 바다를 헤매는 존재에겐 부표도 섬, 뭍과 같지.
나 뭐라는거냐 아무튼 낙조주 글도 잘 쓰고 그림도 잘 그리네 히히히ㅣ 앞으로 마구마구 연성해야 할것이야 아니라면 혁명을 일으키겠다!!!
“부장님은─ 「퇴원」한 뒤로 한번 만나뵈고 인사드리려고 생각 중인데··· 바쁘신가 봐요. 부부장님께라도 인사를 드릴까 생각 중이긴 하지만 부부장님도 바빠보이시고······.”
말이야 맞는 말이다. 실제로 인첨공의 25만 학생 전교서열에서 7위쯤 되면 하루의 스케줄이 평범한 학생들과는 그 궤를 달리하게 될 것이다. 4000위권도 아마 그 비슷한 스케줄을 달고 살게 될지도 모르고. 물론 그들에게도 개인 여가시간은 있겠지만, 인첨공의 손꼽히는 수석 인재들의 여가시간을 빼앗는다는 것은 아무것도 갖지 못한 자존감낮은 꼬마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그것을 제외하고라도, 왜인지 모르게 은우와 한양을 언급하는 성운의 목소리에는 그들을 두려워하는 것 같은 기색이 있었다.
“······아, 그거, 그런 게 있다는 걸 잊고 있었어요······.”
호신용품을 언급하자, 성운의 얼굴에 아차 하는 기색이 서린다. 자신이 보기에 아니다 싶으면 1대 6의 상황에도 기꺼이 뛰어드는 무모한 후배였지만, 적어도 뭔가 손에 쥐고 있는 게 있었더라면 일이 좀더 쉬웠을 거라는 판단을 못할 정도로 바보는 아니다. 그런 걸 요청해서 지급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렸다는 게 문제일 뿐이다.
혜성이 반창고와 연고를 꺼내다 말고 멈칫하며 자신을 보고 물어보자, 성운은 움찔하다가 우선 그러마고 대답했다. 몸에 겸손과 사양이 배어있다 보니, 우선 선배에게 이 이상으로 신세지는 것도 부끄러운 일이라는 생각이 먼저 든 탓이다.
“···네, 얼굴은 제가 해볼게요. 이것까지 신세지는 건 좀 그래서······.”
하고 밴드며 면봉이며 연고를 받아든 건 좋은데, 성운은 주변을 두리번두리번 둘러보았다. 아, 거울이 없다······. 성운은 우선 감에 맡기고 자기 얼굴을 치료하기 시작했다.
.dice 1 6. = 5 1: 거울 없이도 스스로 꽤 잘 치료하고 있다. 2~3: 거울 없이도 그럭저럭 치료는 하고 있지만, 위치가 살짝씩 킹받게 엇나간다. 4~6: ······도와주자.
하지만 소년이 지금 가지고 있는 가방은 양궁 가방일 뿐이므로, 종이접기에 쓸만한 종이는 없었다. 아쉽다는 듯 혀를 찼다.
"현실에서 할 수 있으니까 현실의 영역인 것. 아니 근데 나도 될 줄은 몰랐어. 네 브리핑이 대단한 게 아니었을까?"
한 번이면 우연이라고할 수도 있으나, 문제 없이 죄 쏴맞춘 것을 생각하면, 그리고 소년이 지금도 할 수 있을 거라고 담담히 확신하는 걸 생각하면 기예에 가까운 실력이 맞다. 하지만 당시에는 정말 될 줄 몰랐지.. 그렇게 생각하는 소년은 정하를 잠시 가만히 보았다. 쟤도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키득거리며 소년은 그렇게 말을 정리했다. 실제로 물에 관련되어 있고 객관적으로 미인이니까 그녀는 요정으로 따지면 님프에 가깝지 않을까. 사람의 기억을 건들 수 있다보니 이런건 정확한 기록으로 남기는 편을 선호하는 그는, 뭔가 이상한 정하를 보았다. 문가 점점 커지는, 아.
"으음, 교실 들렀다 갈 테니까-"
아 벌써 갔네. 슬슬 사탕의 효력이 떨어져가는 것일까. 그렇게 생각하며 이경은 천천히 걸었다.
>>695 여기서 성운이가 부장님과 부부장님을 은연중에 두려워하는 이유는... 인사드리러 찾아갔다가 「능력계수 0에, 성장은 정지해서 키는 144cm 그대로라고? 저지먼트 활동은 마음만 갖고 할 수 있는 게 아니야. 미안하지만 너는 우리와 함께할 수 없겠어」 같은 이야기를 들을까 봐서 찾아뵐 엄두를 못 내고 있는 거라고 해요
물론 부장님과 부부장님이 그러실 분들이 아니라는 걸 알지만 그것을 알고 있는 것은 성운주고... 성운이는 몰라서... 👀
1. 『내가 먼저 말하려 했는데』 응! 그럼, 슬슬 가볼까!! 이번 작전은 역시, '정면으로 돌―― ...아니. 야, 그거 내 대사잖아?! 치사하잖아!! 어이!
2. 『널 만나게 된 것에 감사해』 후후후~ ...엑, 뭘 그렇게 헤실거리고 있냐고? 이야~ 음 아니, 뭐랄까~... 너랑 이렇게 걷는 것도 뭔가 오랜만이구나~ 싶어서? 라고 해야 되나~ ...응, 기분이다! 오늘 저녁은 이몸이 한 턱 쏘도록하지~ 감사히 생각하도록, 제군! 타하하~
3. 『왜 나야?』 헤헤... 고맙지만. 이 상황, 솔직히 납득은 잘 가지 않는 상황이네. 나같은 것보다 훨씬 나은 녀석들은 얼마든지 널려 있을텐데...!
>>670 애린이는 자길 좋아해주는 걸 더 좋아하는 구나. 사랑받을 줄 아는 것 같기도 하고 되려 사랑받지 못했었나? 싶기도 하고. 너무 과대해석인가 쩝... ㅇㅅ9ㅇ 오 뭔가 주목을 즐길 거 같다는 느낌도 있었는데 별 호불호가 없군요 근데 딱히 주목한다고 움츠릴 것 같지도 않은 :3c 으앙~~~~ 오레오 사진 낙조주도 보고 싶어요 ;-; 스킬아웃 시절 친구들하곤 아직도 잘 지내려나요? 🤔🤔
>>676 :ㅁ....... 이 이 이게 뭐지. 이렇게 길고 정성스럽게 감상을 남겨주신다구요? 이 낙조주 감복하여 랑이의 독백만을 기다릴게요. 아주 글쭐을 내주지. 낙조는 랑주가 굴려야 했던 거 아닐까? <:3c
사실 바다에서 가장 낮고 깊은 곳은 결국 뭍이잖아요. 바다의 땅,,, 혹시 이거 말씀하신건가요? 그렇다면 진짜 입 떡 벌어지네요…… 혹시 해석전문가 해독가 이런 직업이신 거 아니에요??? 🧐 낙조와 아버지는 결국 바닷놈들이라 성질이 같죠. 다만 아버지는 왜 닻의 형태로 바다로 돌아가 추락했고, 낙조는 뭍을 향해 가버린 건지.......는 나중에 나와요! 두개 독백에서 그녀는 전부 다 낙조마미가 맞아요 :3 제가 흔히 사랑하면 의미하는 연인적인 느낌의 사랑을 보통 사랑이 아니라 칭하는 다른 관계의 애정들에 끼워넣는 걸 좋아해서…… 아무래도 그렇게 된 것 같네요! 🤧🤧 <크기만 따지면 부표 같지만 바다를 헤매는 존재에겐 부표도 섬, 뭍과 같지> ⬅️⬅️ 정신나갈 거 같애요……… 진짜 랑주 뭐예요…… 랑주 시 한 편 글 한 편 지어주셔요 정말………….
>>677 덧글?! 스토커 같은 덧글이 무엇이죠 저 너무 궁금해요 뭐지 뭐지?! 🤔🤔🤔
>>687 정하의 다정함이 좋다. 다정한 거절, 다정한 거부. 단어 조합 진짜 오닥구 미치게 하거든요………. 아니 정하 너무 착해 ㅋㅋㅋㅋㅋㅋ 능력은 일반인을 아득히 뛰어넘는데 마음은 소시민적인 걸 유지하는 거 힘든데 그걸 유지하는 정하가 너무 대견하고 좋다. 그리고 귀여움…….
>>704 나왔다 세나의 캐치프레이즈! 근데 빼앗겼어 ㅋㅋㅋㅋ 세나 너두 그게 네 것이란 걸 아는구나? 귀여운 것(복복복복복복복복) 세나는 티가 확 나는 타입인가보네 계속 헤실거린대 실제로 엄마미소 지어져부렸어요 ㅋㅋㅋㅋㅋㅋ 😊😊 직접적으론 말 안 하고 뭐 이것저것 해주는 구나 세나 너 같은거라니. 세나 너 아니면 안된다는 소리잖아!!!!!!!!!!!!!!!!!!(고함)
>>776 낙조주 어서오세요~ 저녁은 그럼 다시 드시러 가시는 건가요? 성운이가 필요해서 배우려고 하는 걸 정확히 말하자면, 룰을 지켜가며 하는 격투기가 아니라 저지먼트 활동할 때 안티스킬 제압에 도움이 될 만한 육박전이라 괜찮을 것 같아요! 물론 한양선배와 태진선배도 찾아뵙기야 하겠지만요
"부장이랑 부부장이 바쁜 건 맞을 수도 있는데, 둘이 바쁘다고 부원이 상담 요청하는 걸 못받아줄 정도는 아닐텐데.."
바쁜거야 바쁠지도 모른다. 일련의 사태들을 떠올리면 바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게 이상할 지경이었으니까. 하지만 이 후배는 꼭 그것만이 이유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에 후배를 바라보고 있던 눈을 굴려서 다른 곳을 바라봤다. 생각에 잠길 때마다 하는 버릇이었다. 부탁하기가 어려운 것보다 무서워하는 것 같은데. 왤까. 부장과 부부장을 겪어본 적이 없어서 그럴까. 다른 사람, 조금 더 타인에 대한 잔걱정이 많은 사람이라면 궁금증을 물어봤을테지만 혜성은 그런 성격이 되지 못했다.
"호신용품이 손에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다르니까, 앞으로는 지급받고 순찰할 때는 꼭 소지하고 다녀. 호신용품을 사용하는 일은 없는 게 더 좋겠지만.. 일단은 안전이 제일이잖아."
혜성은 후배가 가지고 있는 두려움에 대해 캐묻지 않고 자연스레 호신용품을 잊고 있었다는 후배의 말에 대답하는 걸 택했다. 자신의 이상을 후배에게 권유하거나 제안할 생각이 없기에 안전을 위해 소지하고 다니라는, 어떻게 보면 굉장히 교과서적인 대답을 하고 후배가 얼굴을 치료하는 것을 잠자코 지켜봤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의 생각이 짧았다는 걸 금방 알아차린 혜성은 아차하는 기분에 살짝 웃었다.
"도와줄까?"
혜성은 그렇게 물으며, 근처에 있는 의자 하나를 끌고 와서 후배의 맞은편에 놓고 앉아 손을 내밀었다.
>>777 낙조 : (능력 풀린 뒤) 하얀머리이이이이이이이이이!!!!!!!!!!!!!!!!!!!!!(우다다다다다다) >>784 이경주가 이경이를 한번 잡아조요……!!!! 이경이 능력이 있어서 어떻게 성립이 되려나… 🤔😮💨 아니면 언제 한번은 이경이 능력 쓰기 전에 낙조가 능력 써서 충격요법(?)으로 이경이 바로 옆 벽 쾅 쳐버린 담에 우리 뜰 때 됐지?(까드득) 하고 대련하기
>>780 울면서 스텝 ㅋㅋㅋㅋㅋ 아지 결국 걸렸구나() 토닥토닥. 우리 애가 좀…… 그래 (옆눈) >>782 아지주 글 잘 쓰시잖아요!!!!!!!!!!!(샤우팅) 그저 그대로 쓰시면 됩니다. 기대할게요 (부담팍팍) 문제는 낙조주 ;v; >>783 실전에선 룰도 뭣도 없으니까요 (엄지척)
>>0 능력적인 훈련뿐만 아닌 신체적인 훈련 역시 동반하는게 그녀가 가진 능력의 효율을 올리는 법이었다.
잘만 운용하면 권총이라도 그 이상급의 위력을 발휘할수 있다고 했으니, 대부분 진압을 위해 삼단봉 같은걸 사용하는게 저지먼트의 일반적인 행동인 이상 근력도 키우는게 맞을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건 천상 아가씨처럼 살진 않아서 기초체력은 있다는 검다." "그게 기초체력이면 난 뭔데?" "세리쌤은... 그검다. 원래 지능캐는 스탯분배 때문에 체력이나 힘이 딸린다잖아여." "다른 사람이면 몰라도 너가 그렇게 말하니까 설득력이 없다 얘, 애초에 머리는 너가 더 좋으면 좋았지 내가 더 좋겠니?" "...스읍..."
말문이 막혀버린 그녀였다. 그나마 지식과 반비례해서 언어구사 능력이 바닥인게 나름의 형평성이라면 형평성이라 할까...
>>739 (성운이도 뛰자 컴온) 1. 월요일 빠지고 출석률은 괜찮음~훌륭함 사이 (이경이가 끌고 나온다면) 커리큘럼이든 순찰이든 너무 빡세게 구르고 난 후엔 단톡에 [나 내일 나가면 죽어] 이런거 쓰는데 결국 몸뚱이 끌고 나옴() 화요일엔 그 전날 요리부에서 만든거 싸와서 나눠준다 (주의: 많음)
2. 스피드도 스테미나도 은근히 좋음 근데 조깅은 풀 쓰로틀 차지!!! 가 아니기에 그냥 남들 페이스 맞춰서 설렁설렁 뜀
+낙조가 대련하자 하면 수락하고 처발릴듯() 근데 그것과 별개로 경진이는 낙조랑 능력도 몸도 다 써서 대련해보고 싶어할듯 해 ㅋㅋㅋㅎ
봄바람에 꽃과 풀 냄새가 짙게 스미는 시기가 되었지만 해가 저물면 아직은 쌀쌀하다. 리라는 체크 무늬 머플러를 목에 둘둘 감고 가방에 스케치북과 필통을 넣은 뒤 마지막으로 새하얀 빗자루를 집어든다.
"역시 너무 눈에 띄나?"
흰 종이의 색을 그대로 가져온 빗자루는 눈보다 하얗다. 리라는 잠시 그것을 뚫어져라 노려보다가 어깨를 으쓱인다. 상관 없나. 어차피 머리카락도 튀는데. 둘이 섞이면 티도 안 나겠지. 무엇보다 색칠 귀찮아. 색 넣는다고 성능이 높아지는 것도 아닌데 디테일이 꼭 필요한 물건이 아니라면 굳이 힘을 들이고 싶지 않다.
"그럼 가 볼까."
지면을 박차자 부드럽게 공기를 가르고 몸이 날아오른다. 얼굴에 옅은 미소가 퍼졌다. 리라를 태운 흰 빗자루가 교문 위로 날아간다.
선경은 그의 환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상담이 예정된 시간까지 약 1분 24초. 평소 같으면 아무리 늦어도 이쯤에선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야 하는데, 소리는 커녕 기척조차 없다. 전화를 해 봐야 하나. 그렇게 생각할 때 쯤 창문에서 소리가 들렸다. 똑똑, 하는 노크 소리가.
"리라?" "쌤, 이것 좀 열어 주세요."
당황한 눈 두 쌍이 교차한다. 선경은 창문을 열었다.
"하하하! 착지를 못 해서 그랬구나~ 어쩐지 평소에 비해 너무 늦는다 했다." "웃지 마세요! 얼마나 놀랐는데요! 아무리 해도 2층 높이 이하로 안 내려가길래 정말 뛰어 내리기라도 해야하나 싶었다고요."
툴툴거리는 말투에도 선경은 웃음을 참지 못했고, 이에 리라는 입술을 삐죽이며 책상 위의 병아리 피규어를 집어올린다. 선경은 리라의 시선이 다른 곳에 머무는 것을 확인하자 천천히 웃음을 거두고 리라를 뜯어보았다. 단시간에 지나치게 길어지고 하얗게 센 머리, 파리한 안색, 서투르지만 새로운 능력의 활용.
"무리했죠?" "그래서 레벨 올랐어요." "레벨이 오르면 리라 양에게 뭐가 좋은가요?"
또 이런 질문이다. 선경은 좋은 사람이었고 병원은 나름대로 도움이 되었지만 이런 밑도 끝도 없는 질문은 솔직히 좀 고역인 게 사실이라, 리라는 일부러 병아리 피규어에서 시선을 떼지 않는다. 선경의 시선이 느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응? 뭐가 좋을까요?" "잔소리라면 부장 선배한테 다 듣고 왔어요." "그래요? 그 말 듣고 어땠어요? 무슨 생각이 들었나요?" "글쎄요..."
잠깐의 침묵. 리라는 병아리 피규어를 책상 위에 도로 내려놓고 선경의 다정한 눈을 마주본다.
"제가 사랑이라고 생각했던 게 사실 이기적이고 불량한 행위였다는 걸 알았죠." "스스로 그렇게 생각했나요? 아니면 부장 선배가 그렇게 말했나요?" "스스로요. 그냥, 그렇게 느껴졌어요. 선배가 그러더라고요. 스스로를 아끼지 못해서 벌어지는 희생이 아름다운 것은 어디까지나 멀리서 보는 것 한정이라고. 그러니까 내가 진짜로 좋아하고 원하는 것을 하면서, 안 다치게 조금은 사리고 살라고. 그게 날 사랑하는 사람들을 상처 입히지 않는 방법이라고." "그 말을 듣고 어땠어요?" "앞이 깜깜했어요." "그건 왜죠?" "으음~ 인생이 부정 당한 것 같아서?"
맑게 웃어버리는 리라를 바라보며 선경은 복잡한 감정을 느낀다.
"그래도 조금은 그렇게 살아보고 싶더라고요." "어머, 그랬나요?" "네. 그게... 선배가, 제가 정말로 좋아하는 사람이 지금 저와 똑같은 상황에 처했는데 저처럼 행동한다면 어떨 것 같냐고 하시더라고요. 그걸 듣고 아무 말도 못 했어요. 너무 괴로울 것 같아서. 충격요법 작용이라도 한 걸까요? 처음으로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여기 온 지 얼마 안 됐을 때는 같은 말이라도 그닥 와닿지 않았었잖아요. 이건 확실한 발전이네요. 그렇죠?" "그러게요." "새로운 의견을 받아들이게 된 과정에서 어떤 특별한 일이 있었나요?" "음, 그게—"
선경은 열심히 움직이는 리라의 입을 바라보며 복잡한 감정을 느낀다. 새 학년, 새 부활동, 새로운 상황과 새로운 관계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모든 게 그럭저럭 괜찮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어딘가 석연찮은 기분이 들까.
"그 외에 또 다른 이슈는 없나요? 신체 또는 정신적으로 힘든 일이나, 혹은 주변의 인간관계에 변화가 있었다거나."
>>803 경진주 일 번식하지마! >:( (때찌때찌) 나 내일 나가면 죽어 ㅋㅋㅋㅋㅋㅋ 귀여워. 근데도 나와주는 구나. 성실해, 착해. 나눠주면 지 혼자 무의식적으로 먹다가 남의 거 뺏어먹고 어미안미안;; 하면서 경진이한테 뻔뻔하게 내가 얘 거 뺏어먹엇는데 얘 주게 하나 더 주라. 이럼. 경진이 날씬미형미인이라는 느낌인데 은근히 좋은거 너무 발리는 부분… 처 처발리다뇻 ㅋㅋㅋㅋㅋㅋ !!!! 에…능력? 난 그냥 주먹질이 좋은건데. •᷄⌓•᷅ 라고는 해도 그래 머 하자, 이럼서 의외로 단순하게 수락해용
>>822 마녀배달부 키키가 되었군아 그럼 마녀배달부 리리인가?(이러네) 착지 못해서 결국 창문 두들기는 거 뭔데 이 아기새야 ㅜㅠㅠㅠㅠ 진짜 초카와이하다 이 와기. 쭉 읽다가 리라 상태보고 :ㅁ......(에) 이 상태 됨. 부러 시선을 한 군데에 고정하고 있는거 뭔가 짠하구…… <인생이 부정당한 것 같아서> (머리짚) ……그렇구나 리라는 타인을 위해 항상 희생하며 살아왔던 거구나. 그게 그들을 위한 사랑인줄 알고. 남들이 리라의 희생을 보며 가슴 아픈 줄 미처 모르고. 은우와의 일상에서 그리고 이 독백에서 리라의 성장이 돋보여서 너무 좋네요...... 근데 마지막은 안 좋음. 호수 이자식 데려와 아주그냥 어? 그렇게 살자구 방금까지 선언했잖아 리라야……ㅠㅠㅠㅠㅠㅠ
>>826 >>828 >>832 그래도 이번 같은 일은 은우 덕에 이제 없......을걸? 아마도! 맞아 괜찮아지고 있긴 하다! 어제 나눈 이야기랑 별개로 계속 그렇게 살아와서 머릿속에 못박힌 생각들이 있고 어떤 식으로든 알려지기 싫은 것도 여전히 있으니까... 하지만 점차 괜? 찮아진다 솔직히 생각보다 너무 빨리 괜찮아졌다(?)
>>831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네 선생님 내일도 뛰고 오겠습니다 아자아자 화이팅!!!
>>833 마녀배달부 리리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이거 맘에 드는데 렙4 이명은 이거다(엥~) 그렇다! 리라 지금 나는 이렇게 살아왔는데⬅️이거임 기본 스탠스가ㅋㅋㅋㅋ 약간... 가장 가까운 부모부터가 인내를 강요했으니 가치관처럼 굳어져 버렸달까~ 후우 그래도 부장님 덕에 큰거 하나 풀렸어 리라 행복 수치 상승 그리고 헤헿헤... 그렇게 됐네🥲
>>835 이건 진짜 컨텐츠인데ㅋㅋㅋㅋㅋㅋ 내가 다 흥미 생기네 웃기다 리라 이런 얘기 해주면 좋아함 배꼽 붙잡고 뛴다
>>843 그치 리라 근데 솔직히 이거 아직 100퍼센트 받아들이진 못했을 거 같아 은우덕에 인지는 했는데 제대로 된 생각 잡으려면 앞으로 더더욱 노력해야 한다~ 저지먼트 사람들이 있으니 잘 되지 않을까! (마지막 말이 심오해)
"어느 쪽이건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뀌려는 것은 알겠지만... 생각만 하면 안돼. 결국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 것도 이뤄지지 않아. 오늘의 세은이 말씀이야."
물론 그렇다고 이전에 특별히 무슨 말을 하거나 한 것은 아니었다. 그저 그렇게 하는 것이 조금 더 멋있을 것 같아서 이야기한 것 뿐. 괜히 키득키득 웃으면서 세은은 두 어깨를 으쓱했다. 마니또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좋은 사람이냐는 듯이 묻는 그 말에 세은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야 실제로 좋은 사람이 맞았으니까.
"다 아는 이는 참 슬퍼. ...왜 하필 내가 정리를 한 걸까. 덕분에 난 끼지도 못하고 말이야."
물론 그런 이가 자기 자신만은 아니었기에 세은은 가볍게 한탄하는 정도로 끝냈다. 이어 초콜릿을 하나 먹으면서 그녀는 수경에게 이야기했다.
"다음에 옷 사러 갈거야. 같이 갈래?"
봄 옷. 슬슬 새롭게 장만할 시기잖아. 그렇게 말을 하면서 세은은 살며시 수경의 답을 기다렸다. 그러다가 살며시 고개를 다른 곳으로 돌리며 중얼거리듯 이야기했다.
"아니. 뭐, 바쁘면 말고. ...딱히 누구랑 꼭 가야 한다...그런 느낌은 아니니까. ...지, 진짜니까."
>>862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건 예상 못했는데 박호수 만나고 싶어? 만나고 싶음 만나도 좋아 팰 상황은 안나올 거 같긴 한데(....) 낙조주가 제시해준 상황 좋은데 낙조랑 리라 이번이 첫만남이기도 하니까 이번엔 그걸로 가볼까? 물론 전자를 원하면 전자 해도 된다! >>863 맞아 시작이 반이야!!! 리라야 애린주 말 잘 새겨듣자~~~~~~ >>864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어 어라 부장님 마음대로 하세요~~~(???) 그치 흑 다같이 하면 좋긴 하지만......
어떤 신념과 목적의식도 없이 그저 싸움, 싸움, 싸움. 전자 세계가 0과 1로 이루어졌다면 이곳은 0과 5로 이루어졌겠지. 망할 놈의 능력 계수. 시답잖은 이유로 분탕질을 일으키는 녀석들을 보자니 끓어오르려던 호승심이 푹 꺼지고 말아 의욕이 밀물에 쓸려나가듯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떠내려갔다. 무기력한 낯으로 두툼한 나무 위에 올라가면 목화고 대개의 것들이 제 시야 안에 들어온다. 건물, 운동장, 화단. ⋯⋯담 너머 경계 밖의 불순분자들까지. 입에 문 담배에 비밀스럽게 나누는 약통. 얼씨구, 샹그릴라인지 뭔지 하는 마약까지 유통해? 낙조가 나지막이 헛웃음을 터트렸다. 나뭇가지가 풍성하고 미묘한 위치 차로 인해 담 너머의 스킬 아웃들은 이쪽을 눈치채지 못한 모양이었다. 문제는- 저쪽도 눈치 못 챈 모양이고. 저 경로 그대로 죽 가서 코너만 돌면, 담벼락으로 쳐진 경계가 무색하게 네댓 명과 마주친다. 백발의 여학생에게로 고개를 돌려 내려본다. 전에 저지먼트 활동 때 봤던 것 같은데 명색의 선도부원이니 놔둬? 잔상처와 거즈를 덕지덕지 단 얼굴을 기우뚱, 하며 아주 잠깐 고민하던 낙조는 나무 위에서 다리만 걸치고 상체를 휙 내렸다. 거꾸로 나무에 매달렸음에도 느긋하게 말을 건다. 입에 문 물풀을 백발의 여학생 눈앞에 대고 살랑살랑 흔들기까지 하며. 여, 하고 한 손을 들어(정면에서 보기엔 손이 아래를 향한 거나 마찬가지이나 낙조의 기준에선 어쨌든) 아는 체하는 건 덤이었다. “직진하면 스킬 아웃 네다섯 명하고 맞닥뜨릴 예정.”
자신에게 물어도 힌트조차도 줄 수 없다고 이야기를 하며 세은은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하지만 그러다가 싱긋 웃으면서 그녀는 이내 자신을 가리켰다. 그리고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마치 자신은 아니라는 듯이. 너무나 당연한 소리였지만, 지금의 그녀가 줄 수 있는 힌트는 그 정도가 고작이었다. 그 이상은 정말로 곤란했으니까.
"...너, 너무 많이 가는 것도 좀 그렇거든?! 셋...정도라면 모를까. 아니.. 뭐, 넷까지도 어떻게 되려나."
그렇게 말을 하면서 세은의 시선은 특정 자리 두 곳을 바라봤다. 한 명은 따라올 것 같지만 다른 하나는 어떨런지. 하아. 정말 갈 길이 머네. 그렇게 생각하며 세은은 가만히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대체 어디서부터 손을 대고, 어디서부터 선을 이어가야할지. 허나 자신이 어떻게든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하며 그녀는 다시 수경의 말에 대답했다.
"그래? 그럼 방해하지 말아야겠네. 일 힘내."
그렇게 말을 하며 세은은 수경의 어깨를 가볍게 톡톡 치려고 하면서 자신의 자리로 가려고 했다. 화이팅. 이라는 말을 살며시 나기면서.
바닥을 구른 연필에서 꺾인 심이 크게 튕겨져 나갔다. 새하얀 종이는 바닥을 구르며 구겨지고 흙먼지가 묻어 점차 회색으로 변질된다. 리라는 눈 앞에서 흔들리는 물풀을 놀란 눈으로 바라보다가, 그대로 눈동자만 슥 돌려 낙조의 두 눈을 똑바로 마주한다. 그 다음은 두 가지 색이 섞인 머리카락, 마지막은 얼굴의 상처들. 맞다. 아는 얼굴이다. 깜빡깜빡, 상황 파악을 위해 머리가 돌아가는 동안 적절한 반응 출력은 약간의 지체를 겪는다. 삼초, 이초, 일초... 깜빡. 세번째로 눈을 깜빡인 리라의 얼굴에 옅은 웃음이 떠올랐다.
"정말? 모르고 무작정 갔으면 곤란해질 뻔했네~ 고마워, 낙조."
낙조 맞지? 송낙조. 뒤늦게 이름을 확인하는 목소리는 어제 같이 밥이라도 먹은 사람을 대하듯 스스럼 없다. 리라는 갑작스런 만남에 놀라 떨어뜨린 그림 도구를 허리 숙여 집어든 뒤 말을 이어간다.
"낙조는 뭐 하고 있었어? 스킬아웃 감시? 거기 잘 보여? 나도 올라가도 돼?"
낙조의 다리가 걸린 나뭇가지 위를 바라보는 시선에 약간의 흥미가 감돌았다. 하지만 그대로 나무를 기어오르는 대신 그의 눈은 다시 낙조의 거꾸로 된 얼굴을 향해 돌아간다.
"아니면 쉬고 있었니? 으음~ 그럼 내가 방해한 건가...—"
그리고 흔들리는 물풀을 손끝으로 살짝 튕겼다.
"하지만 이왕 방해한 김에 부탁 좀 해도 될까? 네다섯 명이면 나 혼자는 어려울 거 같아서 말야. 낙조가 같이 가 주면 좋을 거 같은데. 그래 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