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그건 그렇겠지. 랑의 한숨 섞인 한마디에 조금 뜨끔한 리라는 머쓱한 미소를 지었다. 불편할 게 뻔한데 너무 대놓고 귀여워서 좋다는 티를 냈나. 아니 근데 귀여워... 음. 새삼 랑이 마음을 읽는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다행이다. 무신경한 발언에 대한 깊은 반성 없이 이런 생각이나 하고 있다는 걸 들키면 부끄러울 테니까.
"역시 그렇죠? 그럼 어서 준비하고 나가볼까요~ 일단 다른 것도 다른 거지만 신발부터 어떻게 해야 할 것 같은데. 흐음... 부실에 스케치북이 있으니까..."
리라 본인 또한 이것저것 할 생각에 들뜬 나머지 평소 당연히 고려하던 따라붙는 소문들에 대한 경계 따윈 다소 집어던진 듯 싶다. 그는 시원스레 답한 뒤 랑을 안아든 그대로 댄스부실을 향해 직행했다.
"도착!"
성큼성큼 걸어 도착한 댄스부실은 조용하다. 벽면을 꽉 메운 거울은 언제나처럼 깨끗하게 닦여 있고, 컴퓨터 책상 옆에는 리라의 것으로 보이는 가방이 놓여 있었다. 랑이 앉을 수 있게 책상 의자를 뺀 리라는 곧 가방을 열었다. 필통과 a5크기의 스케치북. 그동안 꾸준한 훈련을 통해서 일상적인 사물은 꽤 안정적으로 구현해낼 수 있게 됐으니 운동화 정도는 괜찮을 것이다. 핸드폰으로 어린이 운동화 이미지를 검색한 리라는 손을 움직인다. 신고 벗기 편한 밸크로 타입, 흰색. 다른 색상은 굳이 넣지 말고... 사이즈는 작아진 랑에게 안정적으로 맞게끔.
"어디로 갈까요? 번화가 쪽에도 이것저것 많고, 해변가 쪽으로 좀 더 나가면 인천 코스트라는 레스토랑도 있다고 들었는데. 따로 드시고 싶은 거 있으세요?"
택시 타고 가면 어디라도 그렇게 오래 걸리진 않겠지. 대략적인 거리를 가늠하는 동안 종이 위 운동화는 형태가 다 잡혀간다. 이 정도면 됐나. 선 정리를 한번 더 한 다음 리라는 운동화를 실체화시킨다.
일단 부실로 가자는 리라의 말에 고갤 끄덕인다, 자신이 걸어가는 것도 아니고... 리라가 안고 다니고 있으니 리라의 의견대로 하는 수밖에. 리라가 아니었으면 거기서 어떻게 빠져나왔을지 감이 잘 안 잡혔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오늘은 리라가 하고 싶은 대로 하게 두자, 어차피 이 몸으로는 뭐 하기도 어렵고.
"글쎄... 흠, 모처럼이니까 경양식 어때."
이렇게 변한 것 자체는 불편함이 있긴 했지만, 그래도 기왕에 이렇게 된 거 어릴 때만 할 수 있는 걸 좀 해보고도 싶다. 젊어지고 어려지는 걸 원하는 사람들이 천지에 널렸는데, 그렇게 생각하면 행운의 일종이라고도... 볼 수 있겠지, 그러니까 좋게 생각하자. 그렇게 합리화를 하다 보니 작게 한숨을 내쉴 즈음, 리라가 운동화를 그려 실체화시키고 건네자, 신어 본다. 음, 발에 잘 맞는다.
"잘 맞네, 찍찍이... 뭐, 아동용 신발이면 끈보다는 찍찍이가 많겠지."
차라리 정신도 같이 어려졌으면 아예 다른 사람이었다 생각했을 텐데, 이건 솔직히 조금 고역이다. 하는 수 없이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어본다, 나는 지금 어린애다, 어린애다... 될 리가 있냐! 그러던 와중에 문득 본 거을을 통해 보인 두 눈, 주황색의 두 눈을 보고는 그제야 조금 마음을 가라앉힌다, 후우...
"......."
지금 이 모습이, 과거의 증명이 될 수 있을까. 정말 과거의 모습으로 돌아간 걸까. 그런 생각을 하다가 자꾸 흘러내리는 와이셔츠를 잡아당긴다.
랑이 신발을 신어보는 동안 핸드폰을 꺼내들어 빠르게 검색을 하던 리라는 찍찍이 신발 이야기에 가볍게 어깨를 움찔한다.
"앗. 그게~... 끈은 그리기 어려워서..."
바보같이 웃으면서 시선을 슬쩍 피했다. 몸은 어려졌어도 정신연령은 그대로인 사람에게 누가 봐도 아동용인 디자인이 고역일 것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나저나 옷도 커 보이는데.
"근처에 밤나무 식탁이라는 경양식 가게가 있네요. 목화고 앞 버스 정류장에서 10번 버스 타고 5정거장. 여기로 할까요? 멀지 않고 평점도 괜찮은 거 같아요. 메뉴 보고 계실래요?"
옷도 좀 그릴까. 신발에 비하면 덜 복잡하게 생겼으니까 금방 그릴 수 있을 것이다. 리라는 랑에게 핸드폰을 건넨 후 스케치북 다음 장을 펼쳤다. 깔끔한 스웨트 셋업이면 되겠지. 그건 안 보고도 그럴듯하게 그릴 수 있으니까... 이것도 어린이 사이즈... 사각이는 연필 소리에 집중하면 이 또한 시간은 크게 오래 걸리지 않는다. 그러나 리라가 옷을 그리고 실체화시키는 동안, 무음 처리된 핸드폰 상단 알림바에는 넘겨도 넘겨도 지워지지 않는 읽지 않은 DM 팝업 알림이 떠오르고 있었다. 내용 미리보기가 뜨지 않아서 무슨 메세지인지는 알 길 없지만.
장성한 열일곱 남아, 갑작스레 어려진다면 그 옷은 어떻게 되는가? 코난에서는 그 옷거지 사이로 작아진 초등학생 파묻혀 있던 묘사가 있었지만, 캐릭터의 인권을 위해 입고 있던 교복 또한 그에 맞춰 줄어들었다고 하겠다. 솔직히 어찌저찌 아동복 주워입게 되더라도 본 나이로 돌아가면 헐크마냥 옷 찢어먹고 랑이한테 못 볼 꼴 보여드려 죄송하다고 쩔쩔매는 장경진 재미없잖아
그 전에 뭘 하고 있었는지도 모르는 채, 7살 남짓한 어린아이는 멀뚱히 복도 한복판에 멈춰선다. 익숙하던 어린시절의 풍경이 아닌 고등학교, 그것도 자신이 기억하는 것보다 배는 미래에서 건설된 듯한 풍경이 혼란스러워, 경진은 그렇게 상황파악을 포기한 채 주위를 둘러본다. 사람 적어 한적한 복도 내부에는 어머니의 흔적도, 하물며 아버지나 형의 자취도 느낄수 없었다.
“누구 없어요?”
입 밖으로 물음을 내어도 뭐가 들려올 리는 있을까. 경진은 곧 자신의 눈 앞에 있던 문의 간판을 올려다본다. 저지먼트 부실; 글 읽어보아도 머릿속은 뭐 하나 뚜렸해지는게 없어 난잡하다. 바닥에 떨궈져 있던 자신의 카드키는 눈치 못 챈채 자동문 센서에만 손 살살 흔들어 보이는 것이, 미생물에 인사 나누려는 어린아이 같다. 그는 곧 미동 없는 문에 포기하고 그저 부실 문 가로막고 자리만 지키려 가만 선다.
계수 계산이야 제가 뱅크를 조금만 딸깍하면 다시 원래대로 만들어버릴 수도 있는 거라서 상관은 없긴 한데...
아뇨. 그러니까 분명히 어제 제가 기분이 좋아서 다들 다이스로 고생이 많으니까 조금만 서비스해줘야지! 하면서 다이스를 돌린 기억은 있거든요. 그때 제가 양주 도수가 좀 센 것을 연달아 먹어서 술기운이 확확 올라오는 느낌이었는데.. 그때 제가 8%를 본 것 같아서 어? 어어? 어? 어? 어어? 이랬던 기억은 나거든요. 그 이후에 더 먹다가 그냥 자러 갔는데...
신발의 끈을 그리기가 어려웠다는 리라의 말에는, 흠, 하고 '그러냐'라는 듯 보다가, 경양식 가게를 하나 찾았으니 여기로 할까 물어오자 고갤 끄덕인다. 거리도 적당하고 평점도 괜찮다니 마다할 이유가 없지, 메뉴는...
"돈까스 먹고 싶은데."
어린애가 되어 입맛도 어린애가 된 것인가(?), 사실 그게 아니어도 돈까스는 맛있다. 아무튼 그렇게 대답하고 나서 리라에게 핸드폰을 건네받아, 그가 스케치북으로 옷을 그리는 동안 메뉴를 확인하려는 듯 휴대폰 화면을 쳐다보았다. 그랬더니 보고 싶은 메뉴는 둘째치고 자꾸 상단에 알림이 오고 있어서, 무심코 상단바를 내려본다. DM인 모양인데.
"돈은 나도 가지고 있으니까, 이번엔 내가 낼게, 내가 먹고 싶은 거 먹으러 가는 거고."
그러면서 혹여나 리라가 평소에 과자나 음료를 사듯 이번에도 음식 값을 낼까 싶어 미리 이야기해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