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하는 것은 자유자민 힘들걸? 내가 듣기로는 학교에서 불을 질러서 안티스킬에게 연행되었다던데."
아마 한동안 보기는 힘들겠지. 그렇게 이야기를 하며 은우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물론 어떻게든 빨리 풀려난다면 이야기를 할 수도 있겠지만 당분간은 힘들 것이 뻔했다. 무엇보다 그 역시 인간이었기에 제 동기인 혜성에게 그렇게 위협을 한 문제의 남학생에 대해서는 좋게 이야기할 수 없었다.
안타깝게도 은우는 만인을 챙기는 퍼스트클래스는 될 수 없었다. 자신은 자신 주변의 사람들이 만인보다 훨씬 더 중요했으니까. 그래도 아지가 하겠다고 한다면 그에 대해서 그는 부정하지 않기로 했다.
"응? 취미라고 해야할까. 최근에 재미가 들려서 말이야."
요리는 취미긴 해. 그렇게 이야기를 하며 은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베이킹은 취미라기보다는 최근에 재미가 들린 것 뿐. 물론 이대로 취미가 될 수도 있었지만 그건 나중의 일이었다.
어쨌든 바로 앞에서 맛있다는 말에 은우는 작게 웃음소리를 냈다. 그리고 서랍을 연 후에 오늘 먹지 않고 남겨진 양을 전부 담은 플라스틱 통을 꺼냈고 아지에게 내밀었다.
"원한다면야. 다 가져가. 어차피 가지고 있어봐야 나는 더 안 먹을 것 같거든. 나도 이미 충분히 먹었으니까."
김에 부족한 점이 있다면 말해주면 고맙고. 그렇게 이야기를 하며 은우는 조금 전보다 밝은 표정을 보였다.
*주의:학교폭력 폭행 욕설 남학생 열세 명 폭행, 기물 손괴 일곱 번. 걔가 입학한 지 이틀 만에 만들어낸 결과다. 내가 살던 곳은 못 사는 동네였는데, 뭐, 잘사는 동네도 거기 나름대로 불량배들이 많겠지만 여기는 뒷배도 미래도 없는 것들 뿐이라 질이 상당히 좋지 않았다. 교사들은 이미 손을 놨고, 학생들은 교내에서 대놓고 흡연하기 일쑤였다. 괴롭힘은 예삿일이고, 나도 담배 셔틀 따위를 몇 번 해봤다. 듣기론 타 지역 학교와 패싸움도 수없이 벌였다던데. 아마 진실일 거다. 언제 한 번, 타 학교 학생들이 우르르 쳐들어온 적이 있었으니까. 아무튼 난다 긴다 하는 것들이 이 학교에 다수 포진해있는데 걔가 입학하자마자 가장 세다는 무리 열셋을 때려눕혔다. 풍문으로 들은 거지만 그것도 진실일 게 분명했다. 내가 눈앞에서 봤으니까. 사람 곤죽이 되도록 패던 거. * 날이 더럽게 화창한 날이었다. 창공이 높게 솟아오르는 가을이 세상을 단풍잎으로 물들이는 시기였음에도 온화하다 못해 혈기 왕성한 것들은 제법 덥게 느껴지는 날씨였다. 약자였던 내겐 불행한 일이었다. 그 양아치 새끼들은 평소보다 좀 더 신경질적이고, 좀 더 폭력적이었다. 이번엔 뭐랬더라. 담배가 이게 아니라 했나? 아니, 말투가 왜 그리 싸가지 없댔나? 여하간 터무니없는 이유였던 걸로 기억한다. 정면으로 좆같은 담배 연기를 뿜어대던 새끼 하나가 기어코 내 낯짝에 담배를 지지려 하던 참이었다. 아, 좆됐다. 씨발, 개만도 못한 새끼들. 앞에선 절대 내뱉지 못할 육두문자를 속으로 뇌까리며 눈을 꼭 감고 엄습할 고통에 대비하는데 아픔 대신 아플 것 같은 타격음만이 들려와 슬쩍 눈을 떴다. 예상했겠지만 걔였다. 소문으로만 들었던 걔. 이틀 만에 열셋을 박살 내고 거칠게 싸우면서 책상이나 사물함마저 부숴버린 미친개. 광견, 아니 걔는 영웅처럼 등장해놓고 괴롭힘당하던 나는 안 보이는 양 사람 패는 데에만 몰두했다. 어찌나 가혹하고 모질게 구타하던지, 담뱃불에 지져질 뻔한 내가 말려야 할 지경이었다. 내가 말려서 걔가 제동이 걸렸을 땐 양아치 새끼들은 여기저기 피가 터지고 피멍으로 얼룩덜룩 해진 채 기절해있었다. 몇 명은 관절 부근이 부어오른 걸 보아 금이 간 것 같다. 쟤들도 열세 명처럼 입원해야겠네⋯. 조금 연민이 들긴 했다. 아주 조금. 그리고 그걸 어떤 놈이 저 지경으로 만들었는지 상기하고 나면 자연스레 몸이 굳는다. 나는 긴장으로 침을 꼴딱꼴딱 삼키며 걔를 쳐다봤다. 말렸다고 때릴지도 모른다. 사납고 정신 나간 놈이니 이유 없이 주먹을 날릴 수도 있겠지. 근데 걘 그저 서 있었다. 남의 피를 묻히고 나를 멀뚱멀뚱 응시하는 낯짝이 우습게도 순진하게까지 보였다. 나는 속으로 자조하며 머뭇머뭇 입을 뗐다. 저기, 어⋯⋯. 도와줘서 고마워. 걔는 눈을 두어 번 깜박이더니 고개만 끄덕여 대꾸했다. 거기서 용기를 좀 냈다. 의도가 어쨌든 결과적으로 구해주긴 한 거니까. 난 걔를 양호실로 데려가 약을 발라줬다. 그전에 거절하려는 듯 한쪽 눈썹을 들어 올리다가 이내 순순히 따라온 걸 보면 아마 수업 듣기 싫어서 수긍한 것 같다만. 입을 일자로 꾹 다물고 있는 모습이 끝내 침묵을 유지할 것 같았으나, 의외로 내가 질문하고 얘기하면 하는 대로 경청하고 대꾸해 줬다. 걔랑 얘기하는 동안 의외인 점이 많았다. 그 말인즉슨, 내 편견이 상당했다는 얘기다. 술 담배와 마약, 하물며 성에도 별다른 흥미를 보이지 않았다. 오직 싸움만을 좋아했고, 유난히 ‘최강’이란 거에 집착하는 면이 있었다. 싸움도 도구를 사용하는 등 비겁한 술수를 쓰는 걸 싫어하며 주먹을 맞대는 거에 광적으로 열광했다. 어쩌면 거기에 몰두한 게 아니라 몰두하려고 하는 것 같다고, 감히 생각했다. 강한 녀석이 내 말에 귀 기울여주니 나는 더욱 신이 나서 걔에 대해 캐물었다. 무례할 만큼. 지금은 지우고 싶을 만큼 후회한다. 걔는 한부모 가정이랬다. 우리 학교에선 흔한 케이스여서 특별한 반응 없이 넘어갔다. 아빠는 깡패랬다. 떼먹힌 돈 겁박해 뜯어내는 일을 했댔다(이 말을 하면서 한심하다는 듯 쓰레기 같은 놈이라고 덧붙였다). 지금은 집 나간 엄마 만나고 깡패 짓 청산해서 어떻게든 엄마 고생 안 시키려고 했는데 실패했단다. 그래서 떠났다고. 엄마가. 특이한 점은, 걔는 아빠를 이름으로 부르고 엄마를 어머니라고 불렀다. 그것만으로도 편파적인 그의 애정이 느껴졌다. 그쯤 되니 겁이 소거된 건지, 나는 엄마가 떠나게 만든 아빠처럼 행동하냐고 물었다. 지금 생각하면 뺨에 걔 주먹이 꽂혀도 할 말이 없었다. 변명하자면 당시에는 순전히 너무 궁금해서⋯. 다행히도 주먹이 꽂히는 일은 없었다. 걔가 양아치가 아니라는 증거였다. 술 담배 안 해, 마약 안 해, 성에도 관심 없어. 건전 그 자체였다. 물론 사람을 죽도록 패긴 하지만. 싸움을 좋아하지만. 거부하면 싸움을 강요하진 않는다. 각설하고, 걔는 그때 처음으로 거뜬하게 대꾸하던 입을 조개처럼 다물었다. 화난 것 같지는 않았다. 그저 골몰했다. 이걸 어디까지 말해야 할지, 혹은 정말 왜 그러는 건지 가늠하는 것 같기도 했다. 약품 냄새 섞인 정적으로 가득 찬 양호실의 시간은 더디게 흘러갔고, 한참이 지난 뒤에야 입을 열었다. 사랑은 이해로부터 시작하는 거니까. 지나치게 안 어울리는 문장이었다. 그건 그런 외견과 어투와 호전성과 포악함을 가진 걔한테서 나오기에는 너무. 너무 낭만적인 말이었으니까. * 우리의 짧은 만남은 그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걔는 재학 내내 말썽과 폭거와 인파를 몰고 다녔고, 나는 더 이상 괴롭힘은 당하지 않으며 쥐 죽은 듯이 살았다. 2년 뒤, 중학교 3학년이 되던 초봄에 걔는 훌쩍 이 학교를 떠났다. 아주 가볍게, 미련 한 톨 없이, 바람처럼, 고양이처럼. 그래서 나는 가끔 양호실에서의 일이 꿈인가 싶을 때가 있다. 하지만 아직도 종종 들려오는 걔 이름 석 자가 현실임을 일깨웠다. 걔 이름 석 자. 송 낙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