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당일 커리큘럼을 시작하기도 전부터, 최근 부상을 입는 일이 잦아 시술 실습의 노르마가 현저히 적다는 말을 들었다. 내가 다치고 싶어서 다친 것도 아니긴 하지만 나 역시 그 부분은 스스로 불만을 느끼고 있긴 했다. 어떤 도구든 익히는 것을 소홀히 하면 그나마 익힌 것도 사라지는 법이니.
그러니 오늘은 평소보다 시간을 더 들이자는 연구원의 제안을 군말 없이 받아들였다. 그러면 귀가길 해질녘을 볼 수 없겠지만, 그만큼의 달성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었다.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감상이라도 겪어보지 않으면 몰랐다. 그로 인해 무언가가 변할지 혹은 아닐지.
오늘 하나의 실습실이 통째로 내 차지였다. 다수의 실습대에 일사분란히 각 부위를 구현한 모조 인체가 놓여졌다.
임의로 부상을 일으켜놓은 모조 인체를 내 능력으로 회복 가능한 수준까지 처치하는 것을 반복했다. 홀로 수시간에 걸쳐 같지 않은 과정을 반복하였으니, 내 상태는 분명 한계점 이상이었다.
해가 진 지 오래되고 연구동의 불도 거의 다 꺼졌을 쯤, 끝을 알리는 연구원의 목소리가 들렸다. 방금 전까지 수술하던 모조 팔뚝의 마지막 봉합 매듭을 짓는 순간이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 땀이 비오듯 흘러 등이 축축했다. 하지만 기분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조금 더 할 수 있다는 들뜬 고양감이 있었으나 그러기엔 시간이 너무 늦었다. 내일도 있으니 오늘은 이만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앞섰다.
잠시 휴식을 취하며 기숙사로 돌아갈 체력을 추슬렀다. 얼른 돌아가 따끈한 물로 샤워하고 싶었다. 하지만 가기 전 마지막으로 계수를 측정하는 과정이 남아 얌전히 받아들이고 있었는데.
"...네?"
순간 내가 잘못 들은 줄 알았다. 그럴 리가 없다는 생각과 왜 어째서라는 생각이 강하게 교차했다. 믿을 수 없는 사실에 정리 중이던 의료 트레이로 손을 뻗었다. 차가운 금속제 도구들 중 가장 날카롭고 가장 위협적인 도구, 메스를 움켜쥐었다.
정말 단 한 순간이었다.
은빛 메스가 푸르스름한 조명빛을 반사하며 그어진 자리에 뒤따르듯 붉은 물방울이 솟구쳤다. 실내에 비가 내리는 양 후두둑 떨어지는 소리 울렸다. 무슨 짓이냐며 고함 치는 연구원의 목소리가 되려 멀었다. 그가 내 손에서 메스를 빼앗고 거즈니 붕대니 찾는 잠깐이 너무 길었다. 너무 길어서, 그가 도구를 들고 내게 왔을 때는 이미 붉은 비가 그쳐 있었다.
서서히 사라져가는 실금과 바닥에 흩뿌려진 흔적 만이 잠시 소나기가 지나갔음을 보여주고 있을 뿐이었다.
소년들은 뭘 하고 있을까? 싸잡아 말하진 못하겠다만, 이 기숙사 방의 사내놈 둘은 숨 막히는 침묵 속 아무런 미동 없이 서로를 멀뚱히 바라보고 있다. 정정하자면 사내놈 하나와 이상한거 추가한 인간 남성 하나지만. 곱슬끼 감도는 분홍빛 머리칼 위로 동그랗게 솟은 작은 동물귀 한 쌍과 허리춤 윗부분으로 삐져나온 긴 꼬리가 이질적이다.
"만화를 찢고 나온 짐승남..." "뭐래요."
그리 잘라먹는 목소리는 화났다기 보다는 룸메이트의 질 낮고 재미도 없는 농담에 기가 찬 듯, 혀를 짧게 차는 것으로 갈무리된다.
"레이저 쏘면 쫓을거임?" "... 아니요."
상상도 안 한 질문이긴 하지만, 만약 거기에 굴복한다면 효과 풀린 후 맨정신으로 룸메랑 같은 방 쓸 자신이 없다. 경진은 뺨을 살짝 긁다가 곧 손을 내려 자신의 물컵을 집어 한 모금 마신다.
오늘의 커리큘럼은 감각 그 자체를 경험하는 걸 목표로 한다. 다만 모든 감각을 하루 만에 겪게 되는 건 역으로 과부하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지라 촉각을 제외한 오감 중 하나씩 차근차근 나아갈 계획이라고 한다. 그리고 오늘은 손에 헤드폰이 쥐어진 것을 보아 청각 훈련이겠거니 짐작했다.
침대에 누워 눈을 감으니 토독거리는 소리가 흘러나온다. 가벼운 무언가가 다른 물체에 부딪히는 것 같기도 하고, 액체가 흘러내리는 소리 같기도 하다. 아. 빗소리일까.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소리를 듣고 있자니 점점 안정되는 느낌이 든다. 어쩐지 잠이 솔솔 오기 시작
쾅!
"소, 소리 조금만..."
별안간 들려온 천둥소리에 파들거리며 손을 살짝 들어 올리자 귓가를 울리던 소리가 조금 줄어든다. 으. 귀가 터지는 줄 알았다. 아직까지도 먹먹한 느낌에 만질 수 없는 귀 대신 헤드폰을 만지작거렸다.
신묘한 사탕이 저지먼트에게로 흘러들어왔다. 그건 낙조의 손아귀에도 들어갔다는 소리다. 낙조는 아무런 의심도 감상도 없이 그저 심심한 입에 넣었는데 웬걸, 몸이 서서히 변하더니 이윽고 완전히 다른 모습이 되어버렸다.
보지 않아도 알았다. 팔뚝 두께부터 달랐으니까. 엥. 낙조는 의문 담뿍 담긴 이상한 소리를 내곤 거울을 찾아 자신을 비췄다. 거기에 비치는 건⋯⋯.
“오.”
그림체가 완전히 바뀌었다는 말이 어울리는, 선 굵직한 하드보일드의 남성이 존재했다. 아이홀이 유난히 검은 것도 같다.
“완전 세 보여.”
멍하게 중얼거린 낙조는 잠시 정적을 잇다 이내 야호! 소리치며 당장 유도부로 달려갔다. 요란하게도 문을 쾅 열면, 으아악 하고 놀라는 유도부 부원들. 경계하는 제 친우들을 신경도 쓰지 않고 방방 뛰며 얘들아 이거 봐, 사탕 먹었더니 이렇게 됐어! 짱 세 보이지! 힘도 강해졌을 지도 몰라, 한 번 뜰 사람! 하고 신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