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시캔 때와 다르게 위닝라이브도 성공적이었다. 1착 안무는 생각보다 복잡하고, 어렵구나. 그래도, 어려워도 1착 안무가 좋아. 그런 생각을 하며 다시 대기실로 들어섰다. 수건을 집어 무대에서 흘린 땀을 닦으니 점점 들떴던 감정도, 머리도 식기 시작했다.
".....이제 어떻게 되는 거지..."
우리 팀은, 팀 프리지아는 사바캔까지의 임시 팀. 유우가는 나의 임시 트레이너고, 나는 유우가의 임시 담당 우마무스메다. 그리고 사바캔은 오늘, 위닝라이브까지 완벽하게 끝났다. ....이제 이 팀도 끝인걸까. 다른 팀을, 다른 트레이너를 찾아봐야 하는 걸까. 아- 귀찮게도 말이지.
...귀찮다는 말로 뭉뚱그려 말하고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아. 물론 새로운 팀을 찾는 건 귀찮은 일이 맞다만. 귀찮음보다는 이 팀이 사라지지 않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더 강한 거겠지. 나에게 생긴 새로운 목표, 중앙으로 간다는 그 목표와 꿈에 불을 붙인 장본인이, 중앙에서도 쭉 나의 트레이너로 있어주길 바라는 거겠지. 아니, 맞아. 바라는 거 맞다고. 하지만 이걸 어떻게 말하지? 말했다가 '엥 아니 아니 이제 계약 끝이니까ㅋ 무리무리ㅋ'같은 말이라도 들으면?
"...우- 모르겠다아."
대기실 소파에 그대로 벌렁 드러눕는다. 아- 피곤하다. 피곤해서 머리도 더 안 돌아가고, 그런 주제에 머리속은 복잡하기 짝이 없어서. 생각이 얽혀서 머리가 아파-
하는 수 없이 눈물을 머금고 초밥을 오물거리고 있는 니시카타 미즈호. 아주아주 천천히 초밥을 집어 오물거리고 있다. 정말로 어쩔 수 없이 이젠 삼시세끼를 빼도박도없이 챙겨먹게 생겼다. 미치겠다 정말....
"어라, 당신도 언그레이 씨와 그런 동화를 만들어 나가면 되지 않은가요? "
부러워 할 건 전혀 없다는 듯 초밥을 오물거리다가, 종업원을 부르는 것에 물음표를 띄웠다. 대체 뭔 일이 일어나는 것인가???? 할 틈도 없이 일은 벌어졌다. 저게 진짜로 내 입에 들어간다고??????? 니시카타 미즈호는 단호히 안된다는 듯 유키무라에게 거절의 뜻을 표하려 하였다.
"유, 유키무라 씨. 그 정도 초밥을 다 먹을 수 있을 리 없답니다....????? "
순순히 입을 "아~ " 하긴 했지만, 저걸 다 먹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진 않았다. 그야, 초밥 크기가 크기인걸. 저걸 한번에 먹을 수 있을리가 없어!!!!
위닝라이브는, 조금은 어수선한 면이 있었다. 관객들이 우마무스메가 쓰러졌을 때, 그리고 2착을 한 그녀의 표정이 조금 좋아 보이지 않았을 때 제대로 위닝라이브를 즐기지는 못할 것이였다. 그에 대해서는 메이사에게, 모두에게 사과를 해야겠지. 하지만... 역시 쓰러져버리는 모습이 계속 눈에 어른거려서. 그 숨을 못 쉬는 모습이, 두려워서... 모모카와의 개인톡으로 이야기를 하다, 이렇게 오게 된 것이였다.
"... 스트라토, 괘안나..."
당신이 같이 달리고, 그때 언더커버와 선두 그룹에 있었을때, 정말 즐거웠기에 자신도 더 속력을 낸 것이였는데. 새삼, 그녀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았다고 생각을 한다.
조용히, 문을 열고 들어가려 하며, 주위를 살핀다. 입원실은 너무나도 깨끗했다. 새삼스럽게 부잣집이라는 것을 조금 생각하고 마는 그녀였다.
"어떻게 되긴 어떻게 돼. 1착했으니 먹고 마시고 즐겨야지이... 라고 하고 싶지만, 아― 나도 기진맥진이다."
대기실 소파에 반쯤 드러누워 있었다. 메이사의 위닝라이브가 끝나자마자 비틀비틀 대기실로 직행했기 때문. 담당이 1착해서 축하한다느니 뭐니 하는 인사를 대충 대꾸할 힘도 없어 은신하다시피 돌아왔다. 다행이도, 피로해보였는지 아무도 말을 걸지 않았다.
아니, 그냥 친구가 없는 건가...
그렇게 낙담하며 동시에 감사하다, 그냥 반쯤 누워있기로 했을 때. 위닝라이브가 끝난 녀석이 벌렁 드러누웠다. 키가 작아서 내가 비켜주지 않아도 되니 땡큐구만.
"...다음에 먹으러 가도 돼? 나 오늘은 너무 힘들다. 니시카타 일도 있었고..."
니시카타 미즈호. 내가 뭘 하던 간에 이 여자랑 얽히면 제대로 안 풀리는 기분이라 이번에도 꽤 애 좀 먹었다. 사실 그래서, 내 마음은 메이사 네가 뭘 잘못했느냐 팔을 제대로 안쪽에다 굽히고 싶은 마음이었으나. 터지기 일보직전인 시한폭탄을 내보내느라 대충 달랜 감이 없잖았다. 그게 좀 미안했다.
"...간단히라도 괜찮으면 저쪽에서 야키니쿠... 는 아니다. 음, 으음. 덮밥도 있겠고. 아닌가. 여자애들은 규동 싫어하나? ...으윽."
나는 느릿하게 숨을 뱉으며, 그녀를 따라 병실 안으로 들어갔다. 위닝 라이브는 어수선했다. 우리는 아이돌, 그리고 레이스 선수인 우마무스메. 경기를 보러 온 팬들 중, 그 누구도 눈 앞에서 사람이 쓰러지는것을 보고싶지 않을것이다. 나로써도 감정이 정리되지 않았다. 사랑하는 그녀가 2관을 따내지 못했다는 사실도 아쉬운데다. 한때 팀메이트였던 아이가 이렇게 쓰러졌다는게. 감정적으로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다. 자신의 부상은 경미했지만, 첫번째 조건전에서. 경기를 마치고 발목에 부상을 입었던 일이 떠올라서. 아아, 역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