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부원 명부: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965135 설정: https://url.kr/n8byhr 뱅크: https://url.kr/7a3qwf 웹박수: https://url.kr/unjery 위키: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C%B4%88%EB%8A%A5%EB%A0%A5%20%ED%8A%B9%EB%AA%A9%EA%B3%A0%20%EB%AA%A8%EC%B9%B4%EA%B3%A0%20R2 저지먼트 게시판:https://url.kr/5wubjg 임시 스레: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244057 에피소드 다이제스트: https://url.kr/tx61ls
"아무렴... 이런 도시에서만 돌아다녀야 하고 인첨공 외부, 즉 바깥에 자유롭게 나가는건 꿈도 못꿀 정도로 제한되어있는데 지원금이라도 많이 받아야 하지 않겠슴까?"
그게 일련의 보상이라면 보상일 것이고, 나름의 자유라면 자유일 것이다. 물론 그녀의 경우라면 여러모로 이득이었다. 이리저리 떠돌 바에야 차라리 이런 곳에서 적당히 자리 틀고 별로 움직이지 않은 채 살아가는 것도 나쁘진 않겠지.
[안분지족 음풍농월 독야청청], 어릴 때부터 들어온 말이었다.
"솔직히 말해서... 여기나 밖이나 사람 사는건 그렇게 차이나진 않을 검다. 물론 즈는 꽤 어릴때 이쪽으로 왔으니 바깥에 대한 기억이 확실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여."
다만 굳이 묻지 않아도 느낌으로 알수 있었다. 사람 사는건 다 거기서 거기라고, 온갖 곳에서 온갖 이유로 자신처럼 인첨공에 발을 디딘 이들이 결국엔 늘 그래왔다는듯 그저 장소만 바뀐 채로 습관대로 행동한다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말이다. 그리고 그녀는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를 제법 좋아하는 편이었다.
"실언이랄것 까지야~ 진짜 실언이라면 그런 전후사정들을 알면서도 투정부리는 거겠지여."
무엇보다 이미 정하 스스로가 인정하고 있지 않은가? 그렇게까지 생각해본 적은 없었노라고, 그말은 달리 해석해보면 나쁜 의도는 아니었단 뜻일 거다. 비록 정하의 얼굴을 유심히 지켜보는듯한 표정이었지만...
"...근데 머, 딱히 그럴거 같아 보이진 않는 관상이네여. 게다가 어차피 다들 같은 처지인데 누굴 원망하겠슴까, 오히려 원망하는 쪽이 바보인 검다. 그럴 시간에 이렇게 맛난거 먹고 잼난거 보는게 앞으로도 더 이득임다."
어깨를 으쓱이는걸 보면 말이다.
"오... 오..."
그 사이에 나온 음식들, 확실히 오래간만에 봐서 그런지... 아니면 그냥 누군가와 함께 온게 처음이어서 그런지 색다른 비주얼로 와닿았다.
"개쩔어, 보기만 해도 배불러짐다."
물론 라멘이야 살면서도 여러번 보았다. 하지만 확실히 맛집답다는걸 증명하는지 속된말로 때깔부터 남다르다고 할까? 딱 보면 살찔것 같은 비주얼이지만, 참으로 다행스러운건 그녀는 그쪽엔 전혀 신경쓰지 않는단 것이다. 애초에 건강한 음식을 찾는다면 라멘집을 선택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오우, 그럼녀. 잘머금다~"
밥 먹을땐 누구 건드리면 큰일을 마주할 거라는 농담이 있듯, 그녀 역시 생각할거리는 잠시 던져두고 당장 눈 앞에 있는 음식을 음미하기로 했다.
"그러고보니 그런 모토 좋네여. 젊을 때 맛있는거 많이 먹고 다니라니, 보통 부모님들이라면 막 먹고 다니지 말라면서 기겁부터 하실텐데 말임다."
물론, 그녀의 이야기는 아니었다. 그녀는 어릴적부터 무얼 하든지 그녀의 자유였으며, 아무도 뭐라 하지 않았으까.
내가 여기에서 이경을 도와줄 의무는 없었다. 그렇게 해줄 만한 의리도 없었다. 비밀을 저당잡혔다 한들, 일방적인 비밀이 아니니까 무시하고 가버려도 됐다.
그렇지만, 그거 하나 도와준다고 나한테 큰 리스크가 생기는 것도 아니었다. 한 번쯤, 그 한 번쯤, 도와줘도 괜찮을 것 같았다. 그래도 굳이 굳이 이유를 만들자면, 처음에 사정을 알지도 못 하면서 불쾌한 표정을 지은 대가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교내 매점에 다녀오는 동안 그런 생각을 했다.
체육복을 사다주니 이경은 불필요한 미사여구 없이 고맙다고 말했다. 도움이 필요하면 도와주겠다, 까지였으면 더 나았을 것이었다. 그 외의 깔끔한 태도는 응대하기 편했지만, 타인을 대한다는 점은 여전히 어려웠다. 그래서 나는 늘 하던 대로 이경에게 대꾸했다.
"됐어요."
이경의 웃는 얼굴을 물끄러미 응시했다. 나는 저런 얼굴을 잘 알았다. 그러나 묘하게 불쾌하지 않은 점이 의뭉스러웠다. 내가 아는, 내가 본 저런 얼굴들은 모두 똑같은 불쾌함을 가지고 있었다. 새하얀 백지를 억지로 구겨 만든 듯한 웃음을 조금 더 응시하다 눈을 돌렸다. 내 걸음도 돌렸다.
한 걸음, 두 걸음, 그대로 떠나나 싶었는데, 다시 멈췄다. 잘 아는 이름이 들려서였다. 의미심장한 말과 함께. 멈춘 김에 다시 돌아서 물었다.
"아지라면, 한아지 말하는 건가요? 잿빛 머리에 잿빛 눈을 한."
머릿속에 다음에 또 같이 카페 가자, 하고 웃던 순박한 얼굴이 떠올랐다.
"걔한테 무슨 일 있어요?"
또 뭐에 휘말려서, 혹은 무슨 사고를 쳤길래, 그래서 궁금했을 뿐이었다. 나 같은 걸 신경 써주는, 거의 유일한 사람이니까.
봄날이 서서히 무르익어가며 해도 차츰 길어져갔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방과 후에 나오면 하늘이 온통 붉었는데, 이젠 푸른빛이 가장자리에나마 남아있었다. 날씨가 풀려가니 인첨공 곳곳에는 꽃이 피고 있다고 들었다. 학교가 끝나면 어디로 놀러갈까 들뜬 소리도 제법 들렸다. 모두 나와는 다른 세상의 얘기였다.
서서히 노을지는 거리를 지나, 예정된 커리큘럼을 받으러 갔다. 도착해서 제일 먼저 계수를 측정했다. 어째서인지 꾸준히 감소하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레벨 2도 머지 않았다는 말을 들었다. 하나도 기쁘지 않았다.
그 후엔 이전의 식물을 상대로 한 커리큘럼이 성공적인 결과를 냈기에 앞으로 주기적으로 하게 될 것이란 얘기를 들었다. 커리큘럼에 새로운 과정이 끼어들었다고 한들 그저 그럴 뿐인 사실이었다. 그것보다 중요한 건, 오늘의 커리큘럼이었다.
서포트하는 연구원을 따라간 실습실에서 다시 작고 검은 눈들을 마주했다. 여전히 떠는 동물이 있고, 아닌 동물도 있었다.
그 중에서 가장 작고 어려보이는 강아지가 눈에 띄었다. 저 강아지는 저번 실험 때도 울지 않았던 강아지였다. 마치 체념한 듯, 연구원의 손에 의해 힘없이 늘어져 메스를 받아들이는 모습이 겹쳐졌다. 오늘도 그렇게 될 것이었다. 왜냐하면 내 커리큘럼에 쓰일 것이니까.
오늘도, 오늘도... 아니, 오늘만.
연구원에게 부탁이란 걸 처음 해봤다. 저 강아지만 오늘 빼달라고 하니, 잠시 말이 없어 안 되나 싶었지만, 의외로 알겠다고 했다. 그렇게 작은 강아지는 실험용 케이지에서 다른 케이지로 옮겨졌다. 연구원의 배려로 깔린 담요 위에 작은 강아지가 놓이는 것까지 보고 돌아섰다.
어쩌면 혜우는, 본질적으로 좋은 사람일 지도 몰랐다. 다만 상처가 너무 커서.. 상냥한 마음에 까칠한 흉터가 자리잡아서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보아라. 친한 사람의 이름이 흘러갔을 뿐인데도 곧장 발걸음을 멈추는 것이. 이경은 그것을 다소 늦게 눈치 챘지만.
"응. 맞아. 나보다 머리가 좀 더 진한 걔!"
이름값을 하려는 것인지 순박하고 사람 좋아하는 강아지같은 인상이 매우 진한 그 소년. 아마 사람에게도 꼬리가 있었다면, 한아지의 꼬리는 수시로 골절상을 입었을 것이다. 자는 시간 빼고는 흔들리고 있었을 테니까. 무해하고, 푹신푹신한 모습은 하얀 소년의 긴장을 드문드문 풀게 만들기도 하였다. 눈 앞의 감색 고양이의 앞에서와는 달리. 덕분에 이경은 혜우 앞에서 표정을 유지하기 참 쉬웠다. 다만 저 사나운 감색 고양이도 하루 스물네 시간 중 절반 정도는 웃고 다니는 잿빛 강아지에게는 못 이기나 보다. 얼른 갈아입고 가서, 상태를 좀 볼까하는 마음에 중얼거렸던 것을 듣고 바로 반응할 정도인 것을 보니.
"어.... 내가 아지랑 같은 반이거든?" 소년이 하얀 눈을 깜빡거리다가 슬쩍 몸을 굽히며 대답했다. 그, 가는 줄 알고 바지를 꿰어입는 중이어서, 이경은 몸의 절반을 얼른 숨겼다. 일단 물어보는 건 좋은데 고개는 돌려주면 안될까... 이경은 꾸물꾸물 옷을 입으며 생각했다.
"나보다 먼저 당했어."
날아오는 야구공을 받아내고 새물새물 잠들었다가 여학생들의 광기에 당했다. 아니 입학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왜 그리 잘들 맞는지. 가지고 있는 화장품을 총 동원해서 헤실헤실 웃는 낯으로 잠든 아지를 있는 힘껏 꾸몄었다. 솔직히 보기는 좋았다. 앞머리를 올려 묶은 핑크색 리본이 없더라면 좀 더 나았을 거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