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법 큰 소리와 함께 불꽃이 터진다. 주변이 잠시뿐이지만 환하게, 낮처럼 밝아진다. 밝은 빛에 잠시나마 비친 것은 올곧은 스트라토의 눈. 어- 거리감 묘하게 가깝지 않아? 그보다 맞다, 얘기하기로 했었지...
"아— 어디서부터 얘기할까나..." "나, 프러시안을 나와서 임시 팀 결성했다고, 했잖아."
아마, 얘기했던 적이 있다. 그래. 서로 트랙에서 만나, 스트라토는 성층권을, 나는 그 너머의 별을 목표로 하겠다고. 그래, 그때는 두루뭉술하게. 그저 별처럼 빛나겠다는 목표 뿐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 목표가 조금 달라졌다. 달라졌다고 할까, 조금 더 선명하고, 가까워졌다고 할까.
"저번에 갑작스럽지만 중앙 견학 갔다왔거든. 중앙 트레센은 진짜 굉장하더라. 시설도, 규모도... 츠나지랑은 차원이 달랐어. ...난 그다지 관심이 없었으니까, 그동안 다들 '중앙'을 목표로 한다던가 그렇게 말해도, 그냥 그런가보다. 대단하다. 이렇게만 생각하고 넘겼었어." "그런데, 그 풍경을 보니까 이제 그렇게 못하겠더라. ...나도 중앙에서 뛰고 싶다고, 생각하게 됐어. 중앙의 그 트랙에서 뛰고, 경기장에서 레이스를 나가고 싶다고."
"그리고 그때도, 그 옆에는 지금의 트레이너가 있으면 좋겠다고." "나한테 새로운 꿈을, 목표를 준 사람이 쭉 있으면 좋겠다고." "하지만 말할 수 없지, 이런 거. ...지금 팀은 임시고, 사바캔 뒤에는 없어질테니까."
불꽃이 사그라들어 어둠이 내려앉아, 지금의 표정을 감춰줬으면 좋겠다.
"사바캔, 엄청 기대돼. 스트라토는 얼마나 빠르게 달릴까, 이번엔, 나니와를 이길 수 있을까? 사-미도 엄청 강해졌겠지? 모두와 함께 달리는 건 너무 기대돼서, 떠올리면 잠을 설칠 것 같아." "하지만 동시에 무서워. 사바캔이 끝나면 임시 팀은 끝나. 그러니까, 기대하면서도 오지 않았으면 하는 내가 좀, 그렇다고 할까."
말을 잠시 멈추고 고개를 숙였다. 아- 땅을 비추는 시야가 밝아진다. 불꽃이 또 터졌구나. 살짝 귀가 멍멍해지는 감각이 사라질 쯤 고개를 다시 들었다.
고충을 듣고 나는 내 진심을 이야기한다. 거기에는 불꽃의 소리같은건 적막으로 만들겠다. 아무리 큰소리 조차도 두렵지않을 정도의 그런 이야기를.
"목표가 선명해지셨군요. 처음과는 다르게."
당신은 중앙을 가고 싶은거였구나. 두루뭉실했던 것들이 윤곽이 잡히고 알을 깬 바깥 세계를 보았을 때는 풍경이 보이기 시작한다. 풍경은 목표하고자 하는 꿈이자 포부이자 말로 전해질 수 있다면 그것은 신념이니까. 내가 만족할 수 있는 레이스를 달성하자는 성층권을 보는 내 꿈보다도 그것은 확실한 이야기였다.
"확실히 동기를 부여해주는 사람이 곁에 있어야 달리는 의미는 강렬해지는 법입니다."
그것이 나는 아니였기에, 비겁한 말을 나는 감히 하고자 준비를 한다.
"두렵습니까? 있을 장소가 없어지는 사실에."
누구라도 지금의 고충은 가질 수 밖에 없다. 확실하지 않은 자리는 불안감을 야기한다. 그렇다면 내가 준비할 수 있는 말은 무척이나 비겁하지만.
그럼에도 함께 달리고 싶다는 당신이 준 동기부여가 본능적으로 이렇게 이야기를 한다. 나는 새로운 꿈을, 목표를 준 사람이 될수는 없지만.
"사바캔은 분명 대단하겠죠. 모두들 칼을 갈고 1착을 향해 달려갈 것입니다."
그럼에도.
"그런 마음가짐이라면, 어딘가에서 무너질 것같다면. 비겁하게도 저는 이렇게 말할겁니다."
정적 속에서 커다란 불꽃이 한번더 하늘 향해 쏘아져 올라갔다.
"별 것 없는 것은 오히려 접니다. 나약하고 미래도 조차 없는 그저 올곧음 밖에 없는 사람이지만. 당신이 지탱하고자 하는 동기를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0 (불꽃놀이) >>730 "그래요…, 되도록 빨리 끝날 수 있도록, 저 역시 힘쓰겠답니다. "
미즈호는 그렇게 말하며 종종걸음으로 침실로 향하더니, 많지 않은 시간이 지나고 커다란 박스를 두어개 들고 오려 하였다. 각각 하나당 트로피 다섯 개는 족히 들어갈 법한 박스다. 트로피의 크기도 크기이기 때문에, 그냥 박스로는 들고 가기가 어렵다. 장갑을 코우에게 너눠주려 하며 미즈호는 부드러이 미소지으며, 이렇게 말해 보였다.
“자아, 그럼 시작해 보는 것이에요! “
어디부터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차근차근 정리해 보자…. 스스로 나아가기 위해선, 이 또한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다.
그래…, 과거보다는 현재. 그리고 미래가 더 중요하니까.
코우와 함께 방을 정리하였기 때문일까, 정리하는 자체에 시간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어느새 해는 지게 된 지 오래. 다소 무거워 보이는 박스를 천천히 끌고 가려 하며 미즈호는 천천히 자신의 하얀 차로 향했다. 순백으로 빛나는 하얀 도요타 자동차. 저것이 미즈호가 항상 끌고 다니는 자동차이다. 누가 운전할지는 말하지 않아도 이미 정해져 있다.
“자아, 코우씨. 박스들은 다 뒷자리에 올려 주시겠어요? “ “ ”편히 옆자리에 타셔도 괜찮답니다. 운전은 제가 할 것이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