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하고 대답한 이경은 가방에서 보라색 색종이 하나와 샤프를 꺼냈다. 그리고는 테이플 위에 두고 그 위에 뭔가를 적는 것이다. 무엇을 적는 지는 궁금해할 필요가 없었다. 말로 하고 있으니.
"부장님은.. 순찰이 아니면.. 나가지 않는.. 집돌이다..."
이 무슨 모함! 이 말을 들은 은우가 색종이 위를 확인한다면 '리퀘스트는 게시판에 올려주십셔'하는 글자와 함께 데포르메된 귀여운 티라노 그림이 그려져 있는 것을 볼수 있을 것이었다. 이경은 줄곧 베실베실, 무해한 웃음을 얼굴에 걸고 있을 뿐이었다. 은우가 확인하고 나면 그 종이를 접어 학을 만들 것이었다.
"어쩌겠슴까. 가족인데. 부장님, 그건 감당할 수 있는 게 아니라 감당할 수 밖에 없는 겁니다."
그리고 덧붙인다.
"물론 저는 따로 살아서 동생의 사춘기를 감당할 필요가 없지만!"
가슴을 쭉 펴고 말하고 있다.. 너와 나, 둘 만의 비밀이라는 말에 이경은 잠시 고민했다. 고민은 짧았다. 에이 그래도 별 일 있겠어? 있어도 내 탓은 아닌듯?
"으음.. 말해도 될까요?"
그래도 혹시 모르니 살짝 망설인 뒤에 말했다.
"어딘가의 수도를 이름으로 삼고 계신 선배님인데, '저지먼트는 후배님이 생각하는 무뇌집단이 아니라고요'라고 외치셨던 거 같네요."
나는 무뇌집단이라고는 하지 않았다. 그저 소란스러운지 물었을 뿐이지. 고요에 잠식되는 것도 달지 못해서, 난장판에 가까운 다채로움이라면 나도 색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 그냥 그래서. 물어봤었지.
산책이란 단어를 들은 개나 츄르를 앞둔 고양이처럼 잔뜩 상기된 채 득달같이 달려나갈 준비만 하다가 마치 그런 말을 들을 줄은 몰랐다는 듯 동작을 정지시켰다. 재생 버튼이라도 눌러줘야 할 법한 행태는 삼 초 정도 지나서야 녹아내렸다. 낙조는 왼쪽으로 한 번, 오른쪽으로 한 번 눈을 데굴 굴렸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응, 하고 대답하려다가 예. 하고 정정하는 것은 덤.
묘한 적막이 늘어지려던 순간 흙먼지 덩어리가 슬금슬금 그의 근처로 다가가 섰다.
“왜? 왜 안 싸우는데? ⋯요. 너, 가 아니고. 이름이 뭐, 뭐⋯⋯더라. 아무튼 싸워서 얼른 강해져야 한다고. ⋯요. 싸우면 좋아, 강해지는 것도 좋아. 몸이 가뿐해져. 어때, 나랑 주먹을 맞대볼 생각이 이제 들어? 요?”
놀리는 것이 아니다. 저 기대에 차 씩 웃는 얼굴. 낙조는 지금 존칭을 사용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동시에 싸움의 장점을 설파하기까지. 장황하고 두서없는 말들을 정리하자면. 요컨대, 이런 좀 쑤시는 짓 그만하고 몸 좀 움직이고 싶다 이거다. 대충 높아 보이는 자리면 탐나는 것도 있었다. 그러면서도 착실히 화단을 정리하고자 몸을 돌렸는데⋯ 맙소사. 시야 바깥에 걸쳐있던 처참한 광경이 이제야 눈에 들어왔다.
“하? 내가 다 정리하고 있었는데 누가 쑥대밭으로 만들고 간 거야? 잡히면 가만 안 둬.”
"아직 후배들이 나랑 따로 1:1로 외출을 하고 싶어하진 않을 것 같아서. 이전에도 없었고 말이야."
말하는 내용은 씁쓸할지도 모르나 정작 말하는 사람은 태연했다. 당연하지만 은우도 그 사실은 이미 납득하고 있었다. 어쨌건 자신은 레벨5. 그것도 퍼스트클래스. 능력계수 7위였다. 좋건 싫건 정점이라는 타이틀이 붙은 이. 이 자리에 올라서 많은 것은 얻었지만 그와 동시에 많은 것을 잃었다. 허나, 굳이 떠올리고 싶지 않다는 듯 그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아. 그거 부럽네! 하지만 나는 세은이랑 따로 떨어져서 살고 싶진 않으니까 참아볼까."
쿡쿡 소리를 내며 웃으면서 그는 비스킷을 하나 들어올린 후에 입에 넣었다. 그리고 자신의 자리에 놓여있는 노트북의 전원을 켰다. 이어 부팅이 끝나자 그는 키보드 위에 손을 올렸고 자신에게 들어온 이메일을 확인했다. 업무, 공지, 스팸. 요즘 스팸 정말 많이 오네.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일단 메일을 정리하면서 들려오는 말에 귀를 기울였다.
"한양이?"
수도라는 이름에 그는 피식 웃으면서 어깨를 으쓱했다. 하지만 들려오는 무뇌집단이 아니라는 그 말에 그는 오른손으로 입을 막고 작게 쿡쿡 웃었다. 대충 어떤 어조로 어떻게 말했을지 눈에 훤한 탓이었다.
"그러게. 무뇌집단은 아니지. 이래보여도 얼마나 신경써서 움직이는데. ...단지 조금 과격한 면이 있을 뿐이지. 그리고 난 평화를 위해서라면 그런 것도 조금은 필요할 수도 있다라는 주의라서 말이야."
마치 자신은 모든 것을 평화롭게 해결하지만은 않는다라는 방침을 말하듯, 그는 딱히 대답을 바라지 않는 그런 말을 중얼거렸다. 이어 그는 다시 웃음소리를 쿡쿡 내며 이야기했다.
능력 연산을 방해하는 능력이라 함은, 본인 재량껏 그걸 깨우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그것을 어느 순간에 쓰는지도 중요하지 않을까? 한때 인트라넷을 휩쓸었던 안티스킬의 초능력자 진압 영상의 되감기 버튼을 다시금 눌러본다. 능력자의 능력 발동에 필요한 시간도, 본인에게 필요한 시간도 고려해보면... 손을 튕기려면 영상시간 약 4분 13초 정도에, 육성으로 소리를 내려면 4분 15초에 무언갈 해야 들이맞는다.
은우가 납득한 사실이 이경은 이상했다. 퍼스트클래스인 그가, 혹시 문제가 생길지 몰라 꺼려하는 것이라면 오히려 이해를 했을 것이다. 허나 반대로 다른 사람들이 거부하는 것이라면 이경은 잘 납득이 가지 않았다. 이것은 어쩌면 그의 특이성일지도 몰랐다. 하지만, 어쩌면 많은 후배들이 은우와 친해지고 싶어하지 않을까? 그는 생각한다.
"우와.. 남매 사이가 참 좋으시네요. 부럽다!"
이만큼 사이가 좋으면 사춘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는 것 아닐까? 이경은 은우가 괜한 걱정을 한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일방적인 호감이라면 모를까, 아마 사이 좋을 것 같고. 방금 접은 보라색 학의 날개를 잡고 흔들흔들 움직이며 은우가 일 하는 것을 보았다. 집중하는 것처럼 보이던 그 역시 사람 좋은 선배님의 무뇌집단이란 표현에는 웃음이 터지고 만 모양이었다.
한양 선배님 죄송함다. 하지만 어쩌겠어요. 저한테 저지먼트 관련해서 가장 좋은 잡담거리는 이 정도인데!
이경은 나중에 이 일을 감당해야 하는 검은 머리 선배에게 심심하고 심심한 사과를 남긴다. 한양을 떠올리며 천장을 보고 있던 이경은 은우의 이야기에 슬쩍 시선을 내렸다. 질문에 대한 대답, 그 고민은 길지 않았다.
"활시위를 당길 때는 참 조용해요."
이경이 말을 꺼냈다. 실제로 그러했다. 주변이 얼마나 많은 소리로 채워져있든 시위를 당기고 있으면 고요하여서, 잡념도 사라지지만. 결국 혼자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아서. 너무 가까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