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부분에 대해서는 순순히 인정하며 가을은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한 일이었다. 어떻게 인정을 안 할 수 있을까? 한낱 주사위 안에서 DNA가 나왔다는데. 그때의 놀란 심정을 가라앉히려고 하면서 그는 그녀를 바라봤다. 뭘 마실건지 물어보는 그 물음에 그는 잠시 생각을 하다가 그녀에게 이야기했다.
"율무차. 오늘은 단 것보다는 조금 무게가 있는 것이 먹고 싶어."
물론 달콤한 것이 마냥 싫은 것은 아니었지만, 지금은 영 내키지 않는 탓이었다. 이어 그는 잠시 생각을 하다가 자신의 손을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자신이 마실 핫초코를 타기 위해 뜨거운 물을 붓고 스틱을 가볍게 따서 내용물을 부었다. 달달한 초콜릿 특유의 향이 나기 시작했다. 도림은 왠지 안정감을 느꼈다. 막 탄 핫초코를 옆으로 슬금슬금 치워둔 도림은 다시 손을 휘저었다. 가을의 리퀘스트가 남아있었던 것이다.
"율무차? 오케이~"
도림이 율무차 스틱을 찾아서 입술로 가볍게 물었다. 차를 내기 편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가을의 말에 알겠다는 듯 "으응~" 하는 소리로 대답한 그녀는 따뜻한 물을 종이컵에 부었다. 조용히 스틱을 뜯은 도림이 내용물을 종이컵 안에 넣고 휘휘 저었다. 고소한 곡물 특유의 냄새가 난다.
"네 능력 진짜 부러운 거 알지."
얼음을 만들 수 있는 이 부러운 엘사 녀석! 도림이 장난스럽게 부러워하며 막 탄 율무차를 가을에게로 건넸다.
사람마다 다른 거겠지. 그렇게 이야기를 하며 가을은 고맙다는 인사를 하며 율무차를 받았다. 이어 그는 자신의 능력을 써서 얼음을 만든 후에, 율무차에 살며시 담았다. 차갑게 마시는 차도 그리 나쁘지 않은 법이었다. 이어 그 율무차를 입에 담으며 그는 그 특유의 향과 맛을 조용히 즐겼다. 그렇게 잠시 차를 마시던 그는 그녀에게 말했다.
"네 능력은 네 능력대로 좋잖아. 겨울의 추위를 충분히 없앨 수도 있을테고."
내 능력은 여름이 아니면 별 쓸모도 없다고 이야기를 하며 그는 숨을 약하게 내뱉었다. 이어 그는 자리에서 일어선 후에, 그녀에게 이야기했다.
"일단 쉬고 있어. 난 밖에 나가서 부장에게 전화를 걸어서 와달라고 할테니까."
설득은 그 이후야. 그렇게 이야기를 하며 그는 곧 나가려고 했다. 도림이 더 말을 하지 않았다면 아마 그대로 나갔을 것이다.
/아이고...몸이 아프면 무리하지 말자! 도림주!! 8ㅁ8 어쨌건 다음으로 막레를 해도 괜찮고 이걸로 막레를 해도 돼!
일단 부장에게 허락을 받긴 했으나, 그렇다고 해서 모든 것이 다 일사천리로 흘러가는 것은 아니었다. 어쩌겠는가. 여러모로 준비가 필요한 것을. 스킬아웃도 섭외를 해야하고, 작전도 짜야 했다. 만약 한 번이라도 실수를 하거나 작전 자체가 실패할 경우, 다시는 영영 못 찾게 될 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렇기에 가을은 일단 신중하게 가기로 마음 먹으면서 숨을 가다듬었다.
부실. 오늘도 어김없이 서류 업무를 중점적으로 보던 그는 마침내 앞에 놓여있는 서류 정리를 끝냈다. 이후, 이 서류를 한번에 부장에게 보내면 알아서 처리해줄 거라고 믿으며, 그는 모처럼의 휴식을 즐기기로 했다.
물론 오늘은 비번이 아니었기에 멀리 나갈 수는 없었다. 이렇게 조금 더 있다가 순찰을 가야 하기도 했으니까. 하지만 순찰을 가기까지 시간이 있었기에 그는 지금은 이 휴식을 즐기기로 했다.
"늘 궁금했는데, 저기에 드러누우면 편한가?"
도림이 자주 눕던 소파를 바라보던 가을은 호기심이 들었는지 살며시 그 소파에 자리를 잡고 드러누웠다. 푹신하기도 하고, 만약 베개도 있으면 잠도 솔솔 쏟아질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며 그는 저도 모르게 피식 웃음소리를 냈다.
갑자기 문이 벌컥 열리는 소리에 그는 깜짝 놀라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하지만 이미 도림의 눈에는 들어온 것일까. 휘둥그래진 표정으로 소파의 멋짐에 빠져들었냐는 물음에 가을은 얼굴이 빨개져서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아냐! 아냐! 아냐! 어디까지나 늘 여기에 누워있길래 대체 무슨 느낌인가 싶어서 잠깐 누워본 것 뿐이야! 담요를 가지고 오던지 말던지 상관없는데 몰래 가지고 올 거라면 나는 끼우지 마!"
큰일 날 소리하지 마라고 이야기를 하며 그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절대로 인정할 수 없다는 듯이. 괜히 고개를 강하게 휘저으며 몇번이나, 몇번이나 부정을 한 후 그는 조용히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고 자리에 앉았다. 지금 당장은 도림의 얼굴을 볼 수 없다는 듯 그는 살며시 얼굴을 책상에 묻었다.
"...쿠키?"
하지만 이내 들려오는 목소리에 그는 살며시 눈만 빼꼼 올렸다. 그리고 침묵을 조용히 지키다가 그녀에게 물었다.
절대 인정할 수 없다는 듯이 그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물론 사실이긴 하지만 그래도 인정하는 것은 뭔가 지는 탓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일까. 그는 필사적으로 부정하고 또 부정했다. 한편, 딸기맛이라고 하자 가을은 살며시 고개를 들어올렸고 관심을 보였다. 그 와중에 가을이라는 말에 그는 고개를 갸웃했다.
하지만 그 답은 머지 않아 나왔다. 다람쥐, 토끼, 밤, 단풍. 그야말로 울긋불긋한 쿠키들이 한가득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왜 하필 가을이라는 테마에 맞추는 건지. 뭔가 묘한 기분이 들어 가을은 도림을 빤히 바라봤다.
"안 먹는다고는 안했어."
어서 주라는 듯이 그는 살며시 포장이 뜯긴 쿠키를 살며시 자신 쪽으로 가져왔다. 그리고 그 중 단풍 모양을 입에 담았다. 천천히 씹어먹으니 느껴지는 것은 그야말로 붉은 맛이었다. 달콤하면서도 울긋불긋한 맛. 그렇게밖에 표현을 할 수 없었다. 그래도 이번엔 모양은 잘 만들어진 것 같았기에 그는 작게 감탄하며 조용히 이야기했다.
"괜찮네. 모양 연습이라도 했어? 전의 그것보다는 확실히 모양이 좋은 것 같은데."
그렇게 말을 하며 그는 이번엔 밤 모양의 쿠키를 입에 담았다. 정말로 맛이 좋은지 그는 절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부정하진 않으면서 가을은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딸기는 기본적으로 맛있지 않은가. 그렇기에 딱히 부정할 이유가 없었다. 인정한다고 해서 크게 부끄러운 것도 아니었으니까. 어쨌든 그는 쿠키의 모양을 가만히 바라보며, 도림의 설명을 들었다. 틀이 있지만 밤은 직접 모양이라. 퀄러티가 좋은데 생각보다 실력이 좋은 거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으음. 소리를 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튼 잘 먹을게. 맛 괜찮네. 그래."
인정할 것은 순순히 인정하며 가을은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쿠키를 하나 더 먹으면서 막 들려오는 물음에 다시 한 번 고개를 끄덕였다.
"응. 커피로 부탁할게. 그보다... 늘 네가 끓여주는 것 같네. 뭔가 미안한걸."
굳이 자신의 것은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는 듯, 다음부터는 그냥 네가 마실 것만 마시라는 듯. 그는 그렇게 이야기했다. 물론 어떻게 할지는 도림의 자유였지만.
좋아하는 것은 보기 좋으나, 그렇다고 너무 까불락거리는 것은 그다지 보고 싶지 않았기에 가을은 피식 웃으면서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어느 정도 선을 긋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칭찬할 것은 칭찬하는 것도 좋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일단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한편, 그녀는 자신의 것을 마시는 김에 타는 것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고맙다고 해야 할 것은 고맙다고 해야하고 미안한 마음이 드는 것 또한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렇기에 다음엔 자신이 확실하게 타주겠다고 이야기를 하며 그는 핫초코가 있는 곳을 바라봤다. 커피 타는 것처럼 타면 되겠지. 그렇게 생각을 하나 혹시 모르니 나중에 한번 자신이 타야겠다고 그는 생각했다. 신중하게 해서 나쁠 것은 없었으니까. 유비무환이라는 말도 있지 않던가.
"연습은 하겠지만 너무 기대는 하지 마. 그래도 마시게는 타볼게."
피식 웃으면서 그는 고맙다는 말과 함께 그녀가 주는 커피를 받아들였다. 이어 가볍게 한 모금 마신 후 그는 잔을 아래로 내려놓았다. 이어 들려오는 말에 그는 피식 웃으면서 다시 입을 열었다.
"평소에는 달달한 거 안 먹는 것처럼 이야기하긴. 아무튼 모양은 비밀이라고? ...혹시나 해서 말하는 거지만 내 얼굴을 모델로 하고 그러는 것은 아니겠지?"
그렇게는 하지 마. 그렇게 이야기를 하면서 그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물론 진심은 아니었다. 애초에 그렇게 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으니까. 그러다가 그는 도림에게 살며시 물었다.
그녀가 그럴 일은 사실상 없을 것 같지만 혹시 모를 일이었다. 미리 그렇게 살짝 선을 그으면서 그는 쿡쿡 소리를 내며 웃었다. 물론 그러지 않을 가능성이 더 높겠지만... 세상사 모르는 것 아니겠는가. 그렇기에 그는 어깨를 으쓱하며 그 정도로만 이야기를 하며 굳이 더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그러다 악마의 쿠키라는 말에 그는 고개를 살며시 저었다.
"애초에 내 얼굴을 모델로 하라고 말 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어."
내가 내 얼굴을 굳이 먹어야 하는 이유가 뭐야. 그렇게 이야기를 하면서 그는 한숨을 내쉬었다. 아무리 그래도 자신의 얼굴을 쿠키로 먹으면... 유쾌하기보다는 조금 애매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면서 그는 숨을 약하게 내뱉었다.
이어 눈사람이라는 말. 그는 생각도 못했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했다.
"아니. 뭐, 만들어달라면 만들어줄 수는 있는데...굳이 이 시기에? 나중에 겨울이 되면 자연히 만들 수 있잖아."
애초에 먹을 것을 말한 거였는데 이런 것을 요구할 것은 생각도 못했는지 그는 조금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니까... 먹을 것을 말한 거였어. 그런 것은 없는거야? 눈사람은 못 먹잖아. 먹어봐야 배만 아플 뿐이고."
애초에 움직이는 눈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 눈사람에게는 생명이 존재하지 않았다. 생명을 부여하는 능력자라면 또 모를까. 하지만 그는 그런 능력자를 아직 알지 못했다. 그렇기에 괜히 어깨를 으쓱하면서 그는 자신은 못한다는 듯이 확고하게 이야기했다. 그래도 언제 한번 서비스로 정말로 작게, 비슷하게 얼음으로 만들어볼까. 그렇게 생각하며 제 손바닥 위에 살며시 하얀 눈꽃을 피웠다가 이내 사르르 녹게 만들었다.
"...이것도 저것도 내가 만들기 힘든 것 뿐인걸. 특히 빵은... 더욱 더 말이야. 어쩔 수 없지. 조만간에 맛있는 곳을 찾아서 사줄게."
정말로 가벼운 샌드위치라면 모를까. 전문적인 빵은 어림도 없었다. 과일 빙수는... 애초에 자신의 얼음으로 만든다고 한들 맛이 있을지도 알 수 없었고. 어쨌건 전체적으로 상당히 달콤한 것에 치우친 것이 아닐까 생각하며 그는 가만히 고개를 갸웃했다.
애초에 자신의 능력은 녹이는 것이 아니라 얼리거나 언 것을 풀어버리는 것이었으니 움직이는 것과는 거리가 멀지 않을까하고 가을은 생각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도림이 바라는 그런 모습은 나오지 않을 것 같았기에 그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그 와중에 레벨을 올리는 방법 운운하는 것에는 그는 작게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아무리 생각해도 레벨을 올리는 것과는 관계가 멀어보이는데. 단지, 네가 보고 싶은 것 뿐 아니야?"
내키면 생각 정도는 해볼게. 딱 그 정도로 이야기를 하면서 그는 어깨를 으쓱했다. 하지만 정말로 할지는 알 수 없는 일이었다. 그 정도로 고도한 컨트로를 하려면 꽤나 체력이 많이 쓰이기에 더더욱. 물론 그렇게 힘든 것은 아니었지만 집중하게 되면 좋건 싫건 체력이 소모되기 마련이었다.
"능력을 쓴다고 단 것이 끌린다는 말은 못 들었어. ...그저 네가 단 것이 좋은 것 뿐이잖아."
뭐, 상관없지만. 그렇게 이야기를 하며 가을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팔짱을 낀 후에 숨을 조용히 내뱉다가 그녀에게 이야기했다.
저렇게까지 추천을 하면서 꼭 먹어야한다고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보아 당분간 계속 먹어봤냐고 물을 것 같았기에 가을은 귀찮은 것을 피하기 위한 신중한 루트로 조만간에 먹는다를 선택했다. 물론 어디까지나 시간이 나야 가능한 것이었지만. 애초에 어디서 파는지도 알 수 없는 지금, 명확하게 약속을 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이어 자신의 물음에 대한 대답이 그녀의 입에서 돌아왔다. 늦은 시간대에 학원에서 배우고 있다는 말. 늦은 시간이라는 그 말에 그는 음. 소리를 내면서 팔짱을 꼈다.
"아무래도 좋은데, 너도 갑자기 행방불명되고 그런 것은 아니지?"
아직 행방불명 사태는 해결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는 일이었다. 위험하지 않게 조심하라고 이야기를 하면서 그는 일단 그 정도로 대답하며 천헌히 고개를 끄덕이다가 순간 멈칫하고 그녀에게 말했다.
"초콜릿 넣은 쿠키는 고맙긴 한데... 그보다 그냥 주말 오전 같을 때에 다니는 그런 것이 낫지 않아? 근무는 그냥 말해서 오후 시간으로 해달라고 하면 되잖아. 혹은 어느 정도 배려를 받거나 말이야."
그 정도 배려는 부장도 해줄 것 같은데? 그렇게 이야기하며 가을은 일단 도림의 답을 기다렸다.
고작 이런 것을 말했다고 대단하다는 말을 들을 것은 생각도 하지 못했기에 가을은 살짝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이 정도는 누구라도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던가. 그렇기에 그는 난감한 표정을 지으면서 머리를 긁적였다. 조금은 쑥스러운지 살며시 시선도 회피하면서. 괜히 얼굴을 부채질하다가 갑자기 들려오는 말에 그는 고개를 갸웃하면서 다시 도림을 바라봤다.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건 좀 오버잖아. 지혜주머니라니. 그 정도는 아니거든?!"
어쨌든 도움이 된 것 같았기에 다행이라고 느끼지만, 아무리 그래도 조금 오버하는 감은 있다고 생각하기에 그는 두 손을 펼친 후에 가볍게 휘저었다. 절대로 그런 것은 아니라는 듯이.
"아. 이제 됐어. 나중에 잘 이야기해보고 알아서 잘 조율해. 괜히 피곤하게 다니지 말고."
절대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듯이, 가을은 괜히 발끈하면서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이딴 일로 부끄러워하다니. 물론 쑥스러운 것은 있었지만 순순히 그 사실을 인정할 생각은 없다는 듯, 그는 고개를 강하게 도리도리 저었다. 뭐 어떤가. 이 정도 부정을 한다고 해서 천벌을 받는 것도 아닌데. 자신도 때로는 이렇게 잡아때도 상관없지 않겠는가.
괜히 끄응...소리를 내면서 그는 아무런 말도 없이 입을 꾹 다물었다. 저놈의 지혜 주머니. 절대로 인정 못한다는 듯, 그는 괜히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홱, 홱. 마치 공기를 가르는 소리가 근방에 울리는 것처럼...
"적어도 난 늦게 돌아다녀도 어두운 곳에 가진 않아. 사람들이 많은 밝은 곳에 갔으면 갔지."
그 부분에 대해선 걱정하지 마라고 이야기를 하며 그는 숨을 후우 내뱉었다. 그리고 침묵을 지키다가 뭔가를 떠올린 것처럼 그녀를 바라보면서 물었다.
"운동은 확실히 하는 거지? 너?"
문뜩 떠오르는 생각이었다. 자신이 보는 그녀는 대체로 빈둥빈둥거릴 때가 많았던만큼 자연히 운동을 하는 것일까...라는 생각이 든 탓이었다. 달콤한 것을 많이 먹고 있는 만큼 특히나 그의 시선이 조금 걱정스러운 느낌으로 바뀌었다.
확실히 수영은 운동 효과가 뛰어난 운동 중 하나였다. 칼로리 소비도 크고, 열심히 하면 건강에도 도움이 되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자신도 나름대로 좋아하는 편이기도 했고. 어쩌면 자신이 물과 관련된 능력자라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어쨌든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도 운동을 하고 있다고 말하는 그 모습에 가을은 납득하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하고 있다면 됐어. 안 그래도 달콤한 것을 많이 먹는데 운동조차도 안하면 큰일이잖아. 만약 안하면 내기 사긴을 내서 같이 해줄까... 라고 생각한 것 뿐이야."
어차피 자신은 조금씩 시간을 내서 트레이닝을 하고 있었고, 거기에 도림을 데리고 가면 되는 거니까 그다지 어려울 것도 없었다. 하지만 수영에 요리 학원까지 다닌다고 한다면 바쁘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가을은 일단 같이 데려가는 것은 그만두기로 했다. 그 와중에 시선을 슬쩍 피하며 다시 한 번 강조하는 도림의 모습에 가을은 고개를 갸웃했다.
"하면 하는 거지. 왜 그렇게 굳이 시선까지 피하면서 강조하는건데. 너."
그러니까 괜히 더 수상해. 그런 말을 하며 가을은 뚫어져라, 도림의 눈을 바라보려고 했다.
물론 말도 안되는 소리였다. 그렇다면 자신은 불꽃만 보면 몸이 굳어버리겠는가. 그냥 단순히 수영이 익숙하지 않은 것이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가을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벽에 매달려만 있다고 온다면, 그건 정말로 운동이 맞는지에 대해서 가을은 잠시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그래도 그건 조금... 그런 눈빛을 보이면서 가을은 숨을 후우 내쉬었다.
"몇 시에 가는데?"
혼자보다는 둘이 낫다. 그 말에는 어느 정도 공감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반대로, 그녀는 몇 시에, 그것도 언제 수영을 하는지의 여부가 중요했다. 신중하게 스케쥴을 짤 필요가 있었기에, 그는 무작정 같이 가겠다고 이야기를 하진 않았다. 괜히 성급하게 간다고 했다가 못 가는 시간이 많아지면 결국 이도 저도 아니게... 그야말로 말을 안하는 것이 더 나은 상황이 될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