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왓, 역시 작아도 우마무스메라고 트랙부터 찾는구나. 그럼 일단 실내트랙부터 가볼까... 그렇게, 적당히 내 편의대로 먼저 이끌었다. "여기가 제일 가까운 트랙이래" 하면서. 그치만 실외는 가장 마지막에 보여주고 싶었다. 지금이 낮이니까 여기 저기 구석구석 둘러보고 나면... 딱 좋은 느낌이 될 것 같았거든.
일단 실내 트랙. 잘 관리된 보송보송한 잔디는 우마무스메들이 몸싸움을 하다 뒹굴어도 괜찮을만큼 부드럽고, 그 위에서 바쁘게 오며가며 순발력 훈련을 하고 있는 녀석들이 보인다. 훈련 중심의 공간인지 여러 우마무스메와 트레이너들이 바쁘게 이야기를 주고 받고 있다.
"그리고 여기는 우마무스메 전용 짐이라는데."
츠나센도 우마무스메에겐 돈을 아끼지 않기에 큰 차이는 없지만, 자세히보면 조금 더 편리하게 되어있고, 갯수가 몇 개 더 많은 짐. 누군가는 승부복 초안을 걸치고 이리저리 돌려보고 있다. 훅 훅, 300kg 짜리 덤벨을 들어올리는 무스메들은 몸싸움으로 어디 가서 지지 않을 것처럼 보인다.
"여긴 스태미나 훈련용 수영장. 저쪽으로 나뉜 풀은 자유롭게 쓰는 곳인가봐."
"그리고 여기는 사이버지식정보방...이라고 되어있는데. 역대 우마무스메 경주 기록을 열람... 뭐 그런 데래."
"여긴 도서관이고 히또미미 책들도 다수 보유하여 문무를 겸비한 우무무스메를..."
"여긴 카페테리아고 커피가 무제한 리필, 무려 히또미미에게도...?! 최고구만!"
"여긴 별관..." "여긴 ..." "..."
그리고 대망의 실외트랙. 건물 안을 휘저어가며 통로에 통로에 통로를 거듭해 다니다, 정문으로 나오면 바로 보이는 큰 더트 운동장과 출발선에서 몸을 푸는 우마무스메들. 훈련 경기라도 하는 모양인지 상당히 본격적이다.
그리고 출발. 건강하게 땅을 박차는 무스메와 치열하게 눈으로 좇는 트레이너. 다음은 자기 차례라는 듯 몸을 풀기 시작하는 녀석과 저 멀리에서 들리는 기합소리. 오렌지빛으로 물든 하늘과, 강렬한 노을처럼 전심전력을 태우는 중앙의 우마무스메들.
"...중앙은 이런 곳이래."
"그리고 난 네가 츠나센에서 달릴 때도, 여길 떠올리면서 달렸으면 했어." "내가 처음 도쿄의 경기장에 왔을 때 뭐랄까, 충격을 받았었거든. 개안이라고 해야 하나. 그 때 이후로 좀 더 열심히 해보자고 생각하게 됐던 때가 있었어." "그래서 메이사... 너도 좀 더 넓은 곳을 보면 느낌이 달라지지 않을까 했지."
"오늘 노점상은 꽤.." 그러니까. 혼자서 축제를 돌아보는 것은 불편하지 않다. 노점상에서 몇가지 달각달각거리는 것을 들어봅니다. 이건 재질이.... 라고 생각하다가. 잠깐 텀블러에 들어있는 물을 홀짝입니다. 그러다가 저스트 러브 미를 발견한 듯 눈가를 움찔거립니다. 그러고보니 축제날인데도 할당된 트레이닝을 하고 헤어졌었지.
마츠리에 같이 갈 사람이 없어도 괜찮다! 그야, 저스트 러브 미는 씩씩하니까. 옅은 분홍색 유카타에, 머리는 반묶음 해서 나름 기분을 내봤다. 딸기 시럽이 뿌려진 카키고오리는 그의 오른손에 들려있었다. 트레이닝 후 개운하게 씻고 내려온 축제는, 꽤 즐거워보였다. 그래서인지 씩씩할 것만 같은 기분도 조금은 누그러져서, 옆에 누군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때쯤에, 귓가에 익숙한 목소리가 스치는 것이었다.
"ー아, 트레이너 씨다!"
사람 많은 곳에서 우연히 아는 사람을 보면 괜히 반갑다. 손을 흔들며 당신이 있는 곳으로 걸음을 옮긴다.
오늘도 마츠리는 열리지만, 과연 갈 만한 이유가 있을까. 그냥 집에서 푹 쉴까? 먹을 거 정도만 사 오고 누워 있을까. 아무것도 건드리지 않아 화면이 새카맣게 꺼져 있는 휴대폰을 쳐다보던 다이고는 1인용 소파에 기대서 천장을 쳐다보았다. 아니, 사실은 아무것도 안 보고 있다, 멍하니 앉아서, 오늘도 연락이 없으면 내 쪽에서 먼저 해야겠다 생각하던 차에 테이블 위에 올라와 있는 휴대폰의 진동소리가 들리자마자 용수철처럼 튀어올라 휴대폰을 낚아챘다.
[ 물론이지 ] [ 바로 갈게 ]
어두워진 길을 달린다. 바이크를 아직 못 고치기도 했고, 차려입고 타기에도 불편했기에 근처에서 스쿠터를 빌려 탄 채로 골목을 빠져나간다. 그렇기 얼마간 달리다 보니 츠나센의 정문 가까이 도착했고, 그 자리에 서 있는 한 소녀를 발견할 수 있었다.
하늘색 바탕에 화려한 꽃무늬가 수놓아진 기모노를 입은, 옥색의 머리카락을 지닌 소녀. 다이고는 목소리를 크게 내지 않아도 되는 거리까지 와서야 속도를 줄이며 마침내 멈춰 섰다.
"많이 기다렸어? 바로 준비한다고 하긴 했는데..."
헬멧을 벗어 앞에 걸어두고는 스쿠터에서 내려, 이 때를 준비하며 고민했을 소녀를 위해 활짝 웃어 본다.
"나도 의외였다고 생각해." "그래도 그거 반은 맞았어. 사실 나도 몬다이한테 부탁해보려고 하긴 했었거든. 뭐... 그래도 좀 느긋하게 할 생각이긴 했지만."
뭐 좀 정리가 되면 그때 하려고 했지만, 어쩌다보니 예상보다 빠르게 되었다고 할까. 아무튼 어깨를 으쓱하다가 간식 이야기에 잠시 고민했다. 으음, 어쩔까나...
"뭐, 겹치면 겹치는대로 재밌을거고. 일단 블라인드로 하자. 윽, 어쩐지 사-미가 생각나는 말인걸... 둘이 의외로 잘 맞을지도." "음~ 하긴 우마그린 의외로 그런 면이 있지. 몬다이는... 확실히 마-사바랑 붙으면 소란스러울거고. 맞아. 팀 시노비였나? 그럼 러브 쨩도 초대하자! 후후, 인원이 많아지니 기대되네."
우와, 점점 인원도 많아지고 계획도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것도 여름의 추억으로 남을 걸 생각하면, 조금 북적이고 스케일이 큰 쪽이 좋을지도 모르지.
"그래. 너무 늦게 들어가진 말고. 그럼 나중에 보자~"
바이바이-! 하고 크게 손을 흔들고 천천히 속도를 올려 뛰어간다. 점점 벤치에서, 레이니에게서 멀어지며 문득 생각했다. .....결국 물어보진 못했지만, 무슨 일이 있었던걸까. 잘 해결되면 좋을텐데.
/홀홀 막레입니다~ 어쩌다보니 여름합숙? 천체관측?모임 계획이 생겼다! 너무 기대되는 것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레이니주~
>>721 “兄ちゃんやぁ, “ “아는 얘기 계속 하지 말어야. “ “최저라는 건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니까. ”
진실을 말해도 사람들은 이해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영영 이해하지 않는 게 좋다. 어차피 니시카타 미즈호는 두 번이나 그 아이를 실망시킨 트레이너. 그렇다면 아예 최악이 되어버리는 게 낫다. 나쁜 건 내가 되면 되는 것이다.
“내는 말이다…, 2착을 했다는 것 자체가 [ 무서워서 ] , 맞을 것이 두려워서 그 아이의 곁을 지키지 못한 트레이너다. 그런 트레이너가, 한번 죽을 각오로 [ 속죄 ] 한다는게 뭐 그리 잘못됐나? 차라리 그 때 맞았어야 했다. 만신창이가 되었어야 했다…. 그렇게라도 곁에 있어주었어야 했다고 생각하는게, 뭐 그리 나쁘나? ”
당부가 아니라 경고? 그런 경고를 왜 들어야 하는가? 그런 경고를 해 봤자 소용이 없다. 뭘 하든간에 나는 그 아이에게 최악의 트레이너, 나쁜 트레이너라는 것은 변하지 않아.....
“警告はいらんわ、土下座をしはるから. “ “이것으로 그 아이가 만족한다면, 얼마든지 피를 흘려줄기다. 망가져 줄기다. 그러니까….. “
미즈호는 그렇게 말하며 악수를 한 손을, .dice 1 105. = 58 의 악력으로 붙잡으려 하였다.
실외 트랙. 본격적으로 훈련을 하는 중앙의 우마무스메들. 타오르는 노을처럼 모두가 전심전력으로 열정을 태우고 있었다. 우마무스메도, 트레이너도. 그 광경에 빨려들어가듯, 트랙을 달리는 아이를 눈으로 쫓고, 그런 아이를 지켜보는 트레이너도 물끄러미 바라본다.
몬다이가 한 말에 대답할 수 있을 정도로, 들뜬 마음이 조금 차분해진 건 노을이 조금 아래로 내려갔을 정도의 시간이 지난 후였다.
"—나 말이야, 중앙은 사실 꿈도 안 꾸고 있었어. 그냥 남들이, 그리고 마-사바가 목표로 하는 걸 보기만 하고, 그냥 그렇구나 하고 있었어." "중앙으로 가는 길은 분명 힘들테니까, 나같은 게 성공할 수 있을리가 없으니까 하고, 적당히 즐겁게 달리다가, 적당히 하야나미를 이어받고... 그렇게 츠나지에서 평생을 살 거라고 생각했는데...." "분명 그럴거니까, 쓸데없이 동경같은 거 하지 않겠다고. 그렇게 생각했는데."
레이스로 성공해서 중앙에 진출한다니. 그런 게 나한테 가능할리가 없잖아. 그 좁은 문을 노리는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데. 나같은 건 마군에 끼어서 그 근처에도 못 가고 뒤쳐질게 분명한데. 운좋게 통과했다고 해도, 그 문 뒤로 이어지는건 가시밭길이나 다름없을거라고. 이곳보다도 더 힘들고 괴로운 일이 있을거라고. 그런 길에 호기롭게 도전했다가 꼴사납게 패배해서 기어다닐바에야, 차라리 시도조차 하지 않겠다고. 그렇게 생각했는데.
"치사해... 이런 걸 보여주다니..."
동경 같은 거, 하지 않으려고 했어. 커다란 꿈 같은 거, 가지지 않으려고 했어. 이루지 못할 걸 알고 있으니까. 하지만, 이제 이렇게나 봐버렸어. 바로 앞에서, 누구보다도 가까이에서, 직접 마주한 중앙에 있던 건 내가 걱정하던 두려움이 아니라 보기만 해도 가슴이 뛸 정도로 넓고, 크고, 뜨겁게 타오르는—
"—이런 거, 동경하지 않을 수가 없잖아. 이렇게까지 보여줘버리면, 목표로 삼을 수밖에 없잖아." "나도, 뛰고 싶다고. 중앙에서 뛰고 싶다고...!"
주먹을 꽉 쥔다. 아, 이 기분이 뭔지 정확하게 모르겠다. 몬다이가 말한대로 충격같기도 하고, 개안했다고 할만한 것 같기도 하고. 우물 안의 개구리가 나와서 처음으로 연못을 봤을 때의 기분이 이런 걸까. 좁았던 내 세상에 대한 원망이 아니라, 앞에 있는 넓은 곳에서 뛰고 싶단 생각이 가슴을 뛰게 한다. 그러면서도 당장은 뛸 수 없다는 걸 알고 있기에, 너무나도 분한 마음이 든다. 계속해서 피하고 숨겨왔던 동경은 이제 불이 붙어서, 더는 끌 수 없게 되어버렸다.
".....진짜 너무해. 임시면서, 어차피 서로 임시인 사이면서, 평생의 목표까지 바꿔버린다니."
갸루무스메들의 손에 이끌려 기숙사를 나온지 10분은 되었을까. 체감상으로는, 이미 한 시간도 넘게 지난것만 같았다. 역시, 돌아가고 싶어서, 들고있던 핸드백에서 휴대폰을 꺼내려는 순간 들려오는 당신의 목소리. 다이고의 웃음이라고 부르기엔 어려운, 사나운 표정을 보고서, 레이니는 정말로 울 것만 같은 기분이 되었다.
“...다이고.”
만나기엔, 정말로 두려웠어. 착한 당신이, 여전히 날 좋아할까봐. 나는, 당신의 사랑같은거, 받을 자격이 없는데. 하지만, 정말로 만나고 싶었어... 지독한 양가감정에 시달리며, 레이니는 앞을 향해 한 발자국 내딛었다. 이윽고, 양 팔을 벌리면서, 두 발자국, 세 발자국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