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내 말에, 귀와 꼬리. 눈썹. 그리고... 어쩐지 수염까지 늘어뜨린채로, 히잉, 하고 반응했다. 하지만 전혀 내 말에 대답하지 않았기에. 나는 짧게 한숨을 쉬었다. 그래, 이렇게 얘기해서 알았어, 같은 반응이 돌아온다면 평소의 네가 아닌터라, 오히려 내가 널 챙겨줘야 하는 중대한 일일테니까. 아가씨 말투를 쓰는 언그레이 양 만큼 충격적인 일일거다.
"....유키짱이라고 불러주면 안돼? 이 이름, 충분히 귀엽잖아."
아슬아슬하게 타협할수 있는 선을 제시하고서는, 네 반응을 살폈다. ....솔직히, 이 이름도 창피해서 미칠것같은 별명이거든?! 그러니까 어때? 응? 귀엽잖아? 하는 눈으로 너를 바라보다가.
"으으..."
네가 내 머리를 쓰다듬자, 눈을 깜빡이면서 시선을 떨구었다.
"........응..."
다행이다. 전부 알고 있는건 아니구나. 장난감 칼싸움 같은걸로 이해한걸까. 차라리 그렇게 이해해주는게 속 편하고. 어쨌든 칼싸움이라는거는 맞으니까. 험악했었지, 그때의 분위기는. 테이블도 부쉈고... 죄송하다고 한번 찾아가서 말씀드려야겠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네가 내 이름을 부르며 머리를 쓰다듬자, 조금 기대며 네 손에 머리를 부볐다.
"에에... 그치만, 정말 입맛이 없..."
네가 타르타르 소스를 푹 찍어서, 내 앞에 새우튀김을 내밀었다. ...지금 이걸 먹지 않으면 분명히 슈웅~ 비행기 출발했어~ 라던지, 칙칙폭폭 기차가 출발합니다. 앗, 터널이 열리지 않네요~ 같은 소리를 하면서 내 입가에 타르타르 소스로 콧수염을 잔뜩 만들어버리겠지. 그렇게 생각하면서 입을 아, 하고 벌려서, 엎드린 채로 네가 내민 새우튀김을 입에 넣고 우물거리며 먹었다.
...
"......맛있다..."
진짜, 맛있었다. 아까까지 식욕이 없던게 거짓말같아졌고. 입 안에서 퍼지는 새콤한 타르타르 소스와, 쫙 하고 퍼지는 기름기. 그리고 따스하게 감싸오는 탱글거리는 새우의 단맛까지. 진짜 맛있었다.
"알레샤 양이 만든거야? 아니면, 어머니께서 만들어주신거야?"
아까보다는 조금, 생기가 돌아온 눈으로 널 바라보면서 물었고. 어느새 수치스럽던걸 잊은건지, 눈물은 뚝 그쳤다.
너는 내 달리기가, 멋있었다고 얘기한다. 나는 깜짝 놀란듯, 눈을 크게 뜨면서. 나와 눈을 마주치며, 가만히 웃어보이는 네 눈동자를 들여다보려고 했다. 내 달리기가, 멋있었다고? 두 번의 2착. 2년차임에도 미승리전을 벗어나지 못한 내 달리기가. 멋있다라.
"하핫."
나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속에서부터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조소일까? 아니면... 글쎄. 나는 눈을 몇번 깜빡거리다가.
"미안. 이제 두번다시 보여주지 못할지도."
"포기했거든. 달리는거, 별로 즐겁지 않은 일 같더라고."
"아, 초면부터 이렇게... 무거운 얘기 꺼내서 미안? 나, 좀 귀찮지? 다른 얘기 해도 괜찮으니까."
애써 옅게 웃으면서 네게 그리 대답했다. 우리는 오늘 처음 만났으니, 이런 얘기를 서스럼없이 한다는건 제법 귀찮은 일일텐데. 너도, 나도. 각자 선을 그어둔게 있을테니까. 그 안에서 조심스럽게 나아가고 싶을텐데, 대뜸 네 팔을 붙잡고, 널 내 안으로 끌어들여서. 난 지금 이만큼 힘들다고. 징징거리는것만큼 불편한 일도 없을테지. 자기비하는 나의 나쁜 습관이었지만, 거리감을 모르는것 또한 나쁜 습관이었다. 그러니까,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었다. 너는 고개를 끄덕여 보이고서는, 의자를 끌어내고서는 자리에 앉았다.
너는 끊임없이 고기를 집어 내 입가에 가져다대었다. 이것은... 무한 루프의 예감이 느껴지기에, 나는 합, 하고 망설임 없이 네 고기를 받아먹고는. 슈슈슉, 하고 빠른 속도로, 불판에 구워지는 최고급 와규를 마구마구 입에 넣어버렸다! 몇번 우물거리더니 그대로 꿀꺽 하고는, 장난스럽게 씩 웃으면서.
"네네, 이제 날 놀릴 수도 없겠네요~ 흐흥."
키득이면서, 새로 고기를 불판에 굽기 시작했다.
"이걸로 나의 승리. 왈츠쨩은 귀여운걸로."
"후후.. 나는 온갖 추리소설도 섭렵한 몸이라구? 흠흠, 이 냄새는 러브코미디의 향기로구나..."
능글맞게 웃으면서, 네가 열심히 양 손을 좌우로 휘두르는 모습에 그만 소리내어 웃어버렸다.
"당연하지. 정말, 나만 알고 있을테니까."
하지만 어디선가 우리의 대화를 듣고있을지도 모르겠네. 뭐, 적어도 내 입으로 말하진 않겠지만..
"헤에?!"
나는 눈을 크게 뜨고는, 깜빡거리면서 네게 바짝 붙어서, 널 바라보았다.
"그 트레이너랑?! 우와, 우와아... 물론 결혼 가능 연령이 16세라고는 하지만..."
"나이차이를 극복한 사랑인건가?! 이야... 왈츠쨩... 대단한걸... 진짜 러브코미디 주인공같잖아..."
헤에~? 하고 능글맞게 웃으면서.
"어디까지 간거야? 응? 소소, 소온은... 잡아본거야..?"
"설마, 츄, 츄우까지도...?"
꺅, 꺅 거리면서 잔뜩 귀와 꼬리를 쫑긋, 쫑긋 움직이면서 네게 그렇게 물었고.
"좋아, 그러면 치~즈~"
아주 귀한 사진을 건질수 있겠다. 붉게 달아올라서 부끄러워하는 왈츠쨩이라니. 나는 능글맞게 웃으면서 핸드폰을 바라보면서 브이, 했고. 곧 카메라 촬영 버튼을 누르려고 했다.
그리고 나냐쟌 와따시 전에 막레 주신것 확인한wwwwwwwwwwww 텀이 넘 길었지만... 귀여워서 미안해 춤 추는 나냐쟌도... 공부일상 같이 함께하는 나냐쟌도... 게임 약한 모먼트도.. 전부 카와이했었던...wwwwwwwww 돌려주셔서 넘 감사하구 새로운 일상 신청은 언제나 환영인wwwwwwwwwwww 와따시가 텀이 넘 길었어서 죄송한wwwwwwwww
이대로 무한 루프가 지속될거라 생각했던 것도 순간, 눈치를 채버린 유키무라는 우마무스메 특유의 빠른 스피드로 와규를 평정하고 말았다! 아아... 이것이 ‘전술’의 차이라는 것이다... 레이니는 조금,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모모카를 바라봤을지도.
“왈츠쨩, 완전 패배입니다. 흑흑.”
그래도 아직 고기는 많고, 할 이야기도 많다. 뒤이어지는 사랑의 예감에 대한 이야기는, 뭐, 둘 밖에 없는 조용한 방이여서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내용이지만, 츠나지의 NINJA는 어디에나 잠복하고 있는 편이고... NINJA의 첩보를 접한 비밀 대원들의 활동이 시작된다면... 이 후폭풍은 마주도 모른다...(진심)(두렵다)
“우와, 하지만 우리 또래 남자애들은, 전부 가벼운데다 짖궃고, 깐족거리기만 하고... 그런건 싫어..!” “모모쨩도, 아마 한 번쯤은 만나봤을테니까 알겠지만, 다이고는... 그... 그런 사람이잖아... 어딘지 모르게 든든하고...”
참을 수 없는 간질거림과, 부끄러움. 옥색의 양쪽 귀는, 의지에 이미 흐물흐물하게 축 쳐져있는데다, 꼬리는 고정되지 못하고 마구잡이로 흔들리고 있고, 시선은 어디 한 곳에 고정되지 못하고, 갈팡잘팡 하고있다. 아, 너무 부끄러워.
“츄, 츄우라니! 그, 그그런 부끄러운걸 어떻게 해!” “꼬, 꼬옥... 하고, 허그만...”
무언가에 놀란 고양이처럼, 온 몸의 털이 하늘을 향하는 기분이다. 우우... 어쩔 수 없이, 레이니・왈츠는 얼굴을 가리던 손을 내려 카메라를 향해 브이를 해보인다. 핸드폰 액정의 절반 정도를, 얼굴이 붉어진채 수줍은 표정을 잔뜩 짓고있는 옥색의 우마무스메가, 채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