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3 부정하지 않았다. 그렇다는 건 결정적인 요인은 정말로 「이적」이라는 것때문인가. ...의문점이 생긴다. 스트라토는 스스로 말했었다.
『팀원간의 불화는 없었다』라고, 그게 거짓일 가능성은 배제하는 것이 당연할터인데 미즈호는 어째서 이 타이밍에 병가를 내었고 메이사는 이리도 근심많은 듯한 행동을 보이는가. 무언가가 맞물리지 않는 듯한 이 느낌. 스트라토의 말을 신뢰한다면...다른 요인이 있나? 이적 건과 준하거나, 혹은 그보다 더한...일이?
"알고싶어서 안 건 아냐."
머리속에 드는 또 다시 들기 시작하는 안좋은 생각들을 떨쳐내면서, 마리야는 일단 사실만을 전한다. 마리야는 의도치않게 말을 생략해서 상대방의 오해를 이끌어내지만...
"가장 빠른 것은 트레이닝 시간이긴 하겠군요." 피리카는 팀에 입단을 신청한 스트라토 액세서...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지만, 담당의 입장에서는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매일 하는 트레이닝 시간 뒤에 있는 피드백 시간에 따로 만나서 대화를 나눌 사안이 있다고 쟈라미에게 전달하려 합니다.
[오늘 트레이닝은 밀도를 높이는 대신 시간을 줄이고] [한 사안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 있습니다] 물론 트레이닝 시간에는 트레이닝에 집중할 것입니다. 스피드를 위한 유연하고 부드러움과 스테미너를 위한 꾸준한 체력 단련 또한 트레이닝의 힘입니다. 그리고는 트레이닝을 마친 뒤 근육을 풀어주는 마사지를 위해 이동한 뒤 이야기를 나눌 준비를 하려 합니다.
찾아왔었다고? 누가...? 트레이너가??? 엥??? 어째서??? ...아니 뭐, 트레이너도 상담하고 그럴 수도 있겠지 뭐... 그렇구나. 같은 트레이너끼리 그럴수도 있지.
"아- 그런가. 본인한테 직접 들은 거라면, 소문은 아니네요." "무슨 말을 했을지 조금은 궁금하지만. 뭐 그런 거 남한테 말하고 다닐 분은 아니신 것 같으니까."
또 다시 어깨를 으쓱였다. 아무래도 좋지 뭐. 아니 근데 그럼 알고싶어서 안 건 아니라는 말은 뭐지? 니시카타 트레이너가 찾아와서 상담을 했는데, 별로 알고 싶지 않지만 어쨌든 상담이니까 들어는 줬다 뭐 그런 어필인가? 니시카타 트레이너랑 사이 별로 안 좋은걸까... 내가 크게 관여할 부분은 아니지만, 굳이 알고싶어서 안 게 아니라고 언급한걸 보니 좀, 그렇네.
"......하아?! 지금 내가 알레샤 양을 걱정한다는것 처럼 말했는데, 전혀 아니니까?!"
누가 너 같은걸 걱정할줄 알고?! 스스로 자충수를 두었다는걸 깨달은듯. 부끄러움을 감추기 위해 조금 소리 높여 이야기했고.
"...."
"알.레.샤.양."
"알레샤 양은 조금, 안전의식에 대해서 교육을 받을 필요가 있겠네..."
그렇게 말하고서는, 네 뺨으로 손을 뻗어 쭈욱, 잡아당기려고 했다.
"좋아하는 맛이라고 해도 따라가면 안되니까? 응?"
"그런 사람이 나타면 싫어요, 안돼요, 하지마세요 하고 전속력으로 달려서 도망쳐야 한다구? 사탕이 무슨 맛인지를 묻는게 아니라?"
뺨을 쭈우우우우욱 잡아 늘이려고 하면서, 조금 진지한 눈빛으로 널 바라보았고..
"하아, 이걸로 해결인가..."
앞으로 입을 꽉 채울 정도의 사탕이라도 들고 다녀야 하나. 아니면 쪽쪽이라도 들고 다니다가 확 물려버려? ....그거, 좀 귀여우니까 나쁘지 않을지도....... 그런 위험하고 무시무시한 생각을 하면서, 나는 새우튀김을 하나 더 집어 입에 넣고 우물거렸다. 음, 맛있다. 근데, 이거 다 먹기엔 좀 애매한데.
"알레샤 양. 나, 지금 이만큼 다 먹는건 좀 무린데. 집에 가져가서 먹어도 될까? 그릇은 깨끗하게 씻어서 돌려줄테니까."
울지 않을 때 가도 또 울 것이다. 솔직히 내 생각도 그렇다. 다들 생각보다 똑똑하구나... 그래도 니시카타, 평소에는 눈물일랑은 보이지도 않는 여두목이니까 괜찮지 않으려나 싶으면서도...
말랑말랑한 코를 만지며 잠시 고민을 한다.
"...빌런의 마음가짐으로 뛰지 말라는 소리야."
하지만 담당을 잃고, 믿을 것 없는 녀석이 당당하게 뛸 수 있을까? 그런 녀석들이 있기야 하지만 내가 본 메이사 프로키온은 그 정도로 굳세지는 않다. 오히려 어느쪽이냐고 하면 약간 심약한. 그런 애.
코를 놓았다. 머리가 안 돌아간다. 담배 땡긴다. 하지만 그럴 수는 없으니, 까슬한 턱을 만지작거리다가...
"마음같아서는 내가 대신 갚아주고 싶지만. 이건 네 문제니까 그러는 건 월권이지, 내가 네 담당도 아니고..."
애초에 나도 못미더운 사람이다. 코치의 망령에서 벗어나질 못했으니까. 그래서 나는, 두렵다. 빡치면 뒤도 안 돌아보고 저지르는 내 성격에 누굴 책임질 수 있는 건가 싶어서. 재능을 아까워하고, 내 모습을 겹쳐보고, 그러다가 강요하고 강압하면 어떻게 되는 건가 두렵다. 난 그런 사람으로 있고 싶지 않다. 하지만 이미 츠나센 학원에서 꽤 실패를 해서, 나를 믿기엔 아직 부족하다.
"...하지만 임시 담당을 한다면 어때."
어디까지나 임시. 내가 네 발길질을 없던 것으로 쳐주고, 약속에 도망칠 구석을 남겨줬던 것처럼. 너도 나에게 도망칠 구석 하나만 남겨주라.
"사바캔이 끝나고, 네가 니시카타와 대화하러 가는 자리에 동행해줄 수도 있어."
...하지만, 나는...
도망칠 구석 하나 더 주면 안 되겠니?
"훈련은 최소한으로만 개입하는 조건으로. 그냥 보고, 조언하고, 응원하는. 딱 그 정도인 거야. 그 이상은 자신이 없어."
>>623 소문은 아니다. 본인한테 직접 들었을 정도라면...이라니. 스트라토의 이적건이 이미 애기가 끝난 상태기에 트레이너와 면담을 했을꺼란 사실정돈 짐작할 수 있을 터인데. 기묘한 반응이다. 마치 예상치 못한 이야기를 들었다는듯한...
'직설적으로 물어보는 건...'
메이사가 애기하는 것과 자신이 애기하는 것이 다르다는 것은 이제 확신이 섰지만, 그럼에도 마리야는 섣불리 그에 대해서 질문하기를 꺼렸다. 야나기하라의 팀에 섣불리 관여했다가, 스스로도 괜한 짓이였다는 걸 깨달았던 것처럼. 이번에도 잘 해결될지도 모르는 걸 제 3자가 끼어들어서 무엇이 바뀔 수 있는가.
'...긍정적으로 바뀌는 것도 있으니까.'
자신이 하는 짓이 그저 참견질이라는 것을 인지하면서도, 마리야는 결국 한발자국을 내딛기로 했다.
"궁금하면 알려줄 수도 있어."
마치, 딱히 비밀을 지킬 생각은 없다는 듯이, 메이사에게 그리 전한다. 사실을 말하자면 평소 말하는 톤과 다를 바가 없었지만... //떡밥을 던지는 마리야...미끼를 물어라(?)
빌런의 마음가짐으로 뛰지 말라니. 가혹하네. 빌런이 되려고 모처럼 큰 결심까지 했는데 말이야. 하지만 그게 또 무리하지 말라는 말로 들리기도 해서, 묘한 기분이 든다. 아까 볼도 그렇고, 코를 잡는 것도 그렇고. 맨날 금연 구역에서 담배나 피우고 술냄새 풍기면서 노숙하던 아저씨가 말이야. 이런 순간엔 또 어른답네.
"...임시?" "......흐음..."
애초에 여기서 내가 널 스카우트하겠다! 같은 말을 기대한 건 아니라서, 놓인 코를 문지르다가 들린 임시 담당이란 말에 눈을 크게 떴다. 예상치 못한 일들의 연속이다. 잠시 말을 늘이면서 생각해본다. 정식이 아닌 임시 담당. 훈련에 대한 개입은 최소한으로만, 보고 조언하고 응원하는 정도로. 확실히 니시카타 트레이너의 '직접 같이 뛰는' 트레이닝과는 정반대다. 하지만 그 조언도 응원도 시선도 나에게만 향한다면. "—좋아." "그렇게나 날 돕고 싶다니, 특별히 내가 받아주도록 하지."
조금 건방질지도 모르겠지만, 장난이니까? 애매하고 복잡하던 표정을 지우고 평소처럼, 히죽히죽 웃는 얼굴을 해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