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비수를 꽂는 쪽이 취향이지 꽂히는 쪽은 절대 아닌데. 사실 꽂는 쪽도 그다지 취향은 아니다. 어쩔 수 없는 여러 이유로 꽂게 된거지 절대 자신의 취향이 그 쪽에 가까워서는 아니다.
'해치지 않겠다고 해놓고서는, 악취미네요.' 그 말을 바로 뱉지 않을 정도의 판단 능력은 있다. 이 상황에 전혀 쓸모없을 감상을 그대로 내뱉는 대신 다른 말을 한다.
"좋아요. 순순히 답하도록 하겠사와요." "먼저 하나, 제 신심과 저를 교류사제로 인정해주시고 보증해 주신 사제님의 신실함에 대한 믿음을 걸고 말씀드리도록 하죠. 소녀는 절대 이단이 아니어요. 만일 소녀를 계속 이단으로 의심하신다면 저를 성안으로 살피고 보증해준 안밀 사제님과 그 분을 인정하시는 하나님의 전능함도 부정하는 것으로 알겠사와요."
그럼 이단은 과연 누구일까. 애써 떨리는 몸을 진정시키고 웃으며 말을 이어간다. 독은 사라졌지만 통증은 남는다. 욱씬거리는 통증을 무시하고 계속 생각한다. 이 정도에 무서워서 떨 것이었으면 여기까지 오지도 않았다.
"둘째, 귀하께서는 명확히 저의 아버지를 말씀하시며 그 앞에 '몰락한'이란 수식어를 다셨사와요. 그 정도로 저희 사정을 잘 아시는 분이라면 제가 믿음의 부족으로 제 아버지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기 힘들것이라는 것은 이미 아실것이어요. 그런 연유로 유감스럽게도 소녀의 나이가 올해 열아홉이며, 사제가 된지 몇 년 채 안되었으므로 그대가 바라는 정답은 드리기 힘들것 같사와요."
여기서는 입술을 꽉 깨물 수 밖에 없었다. 사제된 몸으로서, 게다가 교주가 된 몸으로서 수치스럽다.
"마지막으로, 이런 반쪽인 사제일지라도 소녀는 명확하게 죽은 심장의 적이며 그 것의 부활을 바라지 않시와요." "그 외에 바라시는 바가 있다면 부디 말씀해 주시어요."
>>966 어쩌면, 상대는 알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런 바보짓으로 정보를 잃고 싶지 않은 새벽은 구르의 뒷모습에 대고, 그 날의 기억을 떠올립니다.
땅에는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거뭇거뭇한 핏자국이 선명한 피가 되어 땅을 구르고, 어머니의 시체는 아버지의 시체의 목을 조르고 있습니다. 그 눈은 지독히 불안정했고, 광기를 띄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당하는 시체의 표정도 다르지 않았죠. 그 옆의, 식탁의 의자에 앉아 있는... 남자? 아니면 여자? ... 모르겠습니다. 새벽이 만나지는 못했으니까요. 단지 그 흔적은 기꺼이 그것을 지켜봤다는 것을 압니다.
그 날, 새벽은 자신의 이름과 같은 시간에 찾아온 가디언으러부터 슬픈 위로를 듣습니다.
두 분이 분명 돌아가셨다는 말. 그리고 그 살해의 수단이 의념기였다는 것도.
그때 분명 새벽은 절망했습니다. 의념기. 가디언이라면 모를까. 그것을 다룰 수 있는 각성자는 채 몇%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 새벽 역시도 알고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이건 캡틴적인 모먼트로 말씀드리는 거지만. 의념기의 흔적을 본다고 어떤 의념기인지 맞출 수는 없습니다. 이 부분은 가디언이 셜록 홈즈라는 추리 전문의 가디언이었다는 점을 참고하도록 하세요.
" 모르겠군. "
구르는 더이상의 질문은 피곤하다는 듯, 새벽을 바라보며 말합니다.
" 다른 이에겐 조심하도록 하게. 그딴 식으로 행동하다가는, 호의는 커녕 적을 만들게 될 수도 있으니까 말야. "
하, 비수를 꽂는 쪽이 취향이지 꽂히는 쪽은 절대 아닌데. 사실 꽂는 쪽도 그다지 취향은 아니다. 어쩔 수 없는 여러 이유로 꽂게 된거지 절대 자신의 취향이 그 쪽에 가까워서는 아니다.
'해치지 않겠다고 해놓고서는, 악취미네요.' 그 말을 바로 뱉지 않을 정도의 판단 능력은 있다. 이 상황에 전혀 쓸모없을 감상을 그대로 내뱉는 대신 다른 말을 한다.
"좋아요. 순순히 답하도록 하겠사와요." "먼저 하나, 제 신심과 저를 교류사제로 인정해주시고 보증해 주신 사제님의 신실함에 대한 믿음을 걸고 말씀드리도록 하죠. 소녀는 절대 이단이 아니어요. 저를 성안으로 살피고 보증해준 안밀 사제님과 그 분을 인정하시는 하나님의 전능함에 대고 맹세드리죠."
애써 떨리는 몸을 진정시키고 침착하게 말을 이어간다. 독은 사라졌지만 통증은 남는다. 욱씬거리는 통증을 무시하고 계속 생각한다. 이 정도에 무서워서 떨 것이었으면 여기까지 오지도 않았다.
"둘째, 귀하께서는 명확히 저의 아버지를 말씀하시며 그 앞에 '몰락한'이란 수식어를 다셨사와요. 그 정도로 저희 사정을 잘 아시는 분이라면 제가 믿음의 부족으로 제 아버지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기 힘들것이라는 것은 이미 아실것이어요. 그런 연유로 유감스럽게도 소녀의 나이가 올해 열아홉이며, 사제가 된지 몇 년 채 안되었으므로 그대가 바라는 정답은 드리기 힘들것 같사와요."
여기서는 입술을 꽉 깨물 수 밖에 없었다. 사제된 몸으로서, 게다가 교주가 된 몸으로서 수치스럽다.
"마지막으로, 이런 반쪽인 사제일지라도 소녀는 명확하게 죽은 심장의 적이며 그 것의 부활을 바라지 않사와요." "그 외에 바라시는 바가 있다면 부디 말씀해주시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