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머리 검은 눈동자의 한국인이던 그는 군대를 전역하고, 복학하기 전 사회인의 기분을 내기 위해 짙은 갈색으로 머리를 염색했다. 그럭저럭 군인이었던 티를 벗어낸 그는 그 나름대로 꾸미고 다니기 시작했고, 그 시작이 염색이었다. 그래도 조금은 날카로운 눈매 안에는 여전히 검정색 눈동자가 빛을 내며 담겨있었다. 코는 오똑했고, 입술도 적당한 크기에, 분홍색 빛을 머금고 있어 그의 외모가 지나가던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그래왔지만, 어렸을 때와는 다르게 전역 직후에는 남성스러운 면이 좀 더 강해진 편이었다. 무표정한 얼굴로 다닌다면, 혹여 어딘가 기분이라도 좋지 않은 모양이라는 말을 듣기에 딱 좋은 눈매였지만, 다행히 그는 미소를 잘 짓고 다니는 편이었기에, 그가 날카로운 사람이라는 인상은 잘 주지 않는다.
그의 피부는 의외로 하얀 편이었는데, 자신의 피부만큼은 꼭 사수하겠다며 열심히 썬크림을 바른 결과물이라고 한다. 생각보다 피부가 약한 편인 그였지만, 새하얗게 유지하는 것은 그의 노력의 결과물일 것이다. 키는 183cm 가량으로 엄청나게 큰 편은 아니지만, 비율이 좋고, 2년동안 운동을 열심히 한 편이라 기존의 키보다도 좀 더 크고 핏이 좋아보이는 몸을 가졌다. 원래는 마른 몸이었던 그가 이렇게 된 것은 군대에서 아까운 몸을 그냥 내버려 둘 수 없다며 그의 선임과 동기들이 옆에서 반강제로 운동을 시킨 결과물이었다. 찬솔도 이 부분에 대해선 물론 힘들긴 했지만, 덕을 본 것은 부정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다닌다. 덕분에 음악을 전공하는 사람치고는 튼튼한 몸을 가졌다.
성격 :
외강내유의 사교적인 성격. 맨 앞에 나서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모든 것을 관망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늘 중간에서 주변 사람들을 조율하고, 이끌면서 분위기를 만들어나가는 쪽에 속하던 그는 언제나 활기를 가지고 있었다. 적어도 그것을 증명하듯 그의 주변에는 언제나 많은 친구들이 있었다. 다정다감할 때도 있고, 평범한 사람처럼 틱틱대거나 투정을 부리는 경우도 있었지만, 결국 언제나 친구들을 이끄는 것은 그가 중심이 되어있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그는 침착함을 유지했고 최대한 좋은 쪽으로 이끄려고 노력하는 편이었다. 심지가 굳은 사람이라고 보일 정도로.
하지만 마음까지 완전히 강한 사람은 아니었다. 그렇게까지 한다면 그는 완벽한 사람일 것이다. 소꿉친구의 옛 모습을 지켜내지 못했다는 것에 대한 죄책감을 여전히 가지고 있고, 그 탓에 자신의 소꿉친구에게 여러 가지 감정을 품은 체, 여전히 함께 붙어다니곤 했다. 그리고 마음 속에 쌓아두고 혼자서 앓는 성격인 만큼 언제 그것이 곪아서 내부에서 터져버릴지 모를 사람이다.
기타 :
- 군대에서 담배를 피기 시작했다. 물론, 나연에게는 이 사실을 말하지 않았기에 비밀로 하고, 나연을 만나기 전에는 담배를 피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그리 심한 골초는 아니고 하루에 많이 피면 5 개비를 피는 정도의 흡연자.
- 나연에게는 지켜내야할 동생으로서의 감정과 여자로 보는 감정이 섞여있다. 군대에 가있을 때에는 아직 ( )이 고등학생이었기 때문에, 후자의 감정은 최대한 숨기고 지냈지만, 전역을 하고 같이 학교를 다니기 시작한 후에는 늦게 끝나는 나연을 기다려주고, 학교에서도 둘이 같이 다니는 일이 많을 정도로 은연중에 그 감정을 보여주는 일도 있었다.
- 술은 강한 편이지만 즐기는 편은 아니다. 꼭 필요한 자리거나, 정신적으로 힘들 때에는 손을 대는 편이긴 하지만.
- 작곡을 전공하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이런저런 악기들을 다루기는 했지만, 고등학교 때부터는 자신의 적성에 작곡을 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을 했는지 확고하게 그쪽으로 노력하기 시작했고, 대학에도 그것으로 들어왔다. 목표는 남부끄럽지 않을 곡을 나연에게 선물하는 것. 아직까지는 마음에 드는 곡이 나오지 않았다고.
- 따로 동아리 활동을 하지는 않는 쪽. 다만 학교에는 오랫동안 머무르면서 시간을 보내거나 하는데, 대부분 나연을 기다리는 편이라고.
- 요리를 잘한다. 손재주가 좋은 편인지 요리도 꽤나 잘하는데 그가 요리를 배우기 시작한 것은 나연이 가족들을 잃었을 때부터라고 한다. 종종 나연과 함께 서로의 집에서 요리를 해먹거나 한다.
- 좀비가 나타나 일상이 무너진 후의 목표는 어디까지나 나연의 안전과 생존이다. 나연 만큼은 자신이 꼭 지켜내겠다는 생각으로 움직이기 시작할 것이다. 그것이 자신을 다치게 하거나, 자신을 위험하게 만든다고 할지라도, 이번에는 꼭 나연을 지키겠다는 마음이다.
- 양손잡이다. 어렸을 때부터 양손잡이였고, 굳이 말하자면 글을 적거나 하는 것은 왼손, 밥을 먹을 때는 오른손을 쓴다. 어릴 때부터 그를 봐온 사람이라면 그가 물건을 쓸 때는 보통 왼손으로 먼저 쓴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 단 것을 좋아한다. 초코나 쿠키 같은 것을 즐겨먹는 편이기도 하고, 어릴 적부터 은근히 발렌타인 같은 때에 나연에게 빼먹지 않고 의리 초코랍시고 손수 만들어서 선물을 하곤 했다고 한다. 순수한 의리였는지는 본인만 알겠지만.
- 현재 부모님은 해외에서 생활 중이지만 생사불명이다. 원래대로라면 고등학교 시절, 그도 따라갔어야 했지만, 남겠다는 뜻을 존중해준 부모님 덕분에 나연의 곁을 지키고 있을 수 있었다. 여동생은 좀비 사태 전에 들어와 현재는 합류한 상태
성인이 되고나서 검은색에서 백금발로 염색한 머리카락은 꾸준한 관리의 결실로 그 색이 오래오래 변하지 않고 그 색을 찬란히 유지한다. 그렇게 등허리까지 길게 내려온 뒷 머리카락은 검은 천을 리본 모양으로 만들어 아래로 묶었다. 종종 묶은 머리카락을 앞으로 넘기기도 하고, 위로 높게 묶기도 하는 등 변화가 있기도 하지만 대체적으로는 지금의 모습이 기본이다. 좀비 사태 이후, 이 검은 천은 긴급할 때에는 붕대 대용으로도 사용한다. 원래는 좀 더 밝았을 얼굴의 표정은 어렸을 때의 사건 이후로 조금 어두워졌지만 그래도 가끔씩 웃거나 할 때는 어렸을 적의 그 해사하고 예쁜 표정이 새어나와 그녀에게서 쉽게 시선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키는 평균에 가까운 162cm. 적게 먹는 편이라 보통에서 살짝 말라보이는 몸이지만 의외로 기본 체력이나 힘이 없지는 않다. 검은 티에 초록색 야상과 청바지를 입고 있다. 상처가 낫는 속도가 느린 편이라 반창고와 붕대 등을 한번 붙이면 오래 하고있다. 전투 상황이나 기타 험한 일에 나서야 할 때는 야상 주머니 속에 들어있는 검은 반장갑을 착용한다.
성격 :
말수가 많은 편도 아니고 언제나 생각이 많아서 조용하고 침착하다. 그러나 타인의 상처나 아픔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이타적인 성격이 기본이며, 성숙하고 어른스럽기도 하다. 다만 그만큼 자신이 가진 감정이나 생각을 겉으로 잘 표현하지 않고 혼자서 속에 감춰두는 것이 단점. 그래도 좀비 사태가 벌어진 이 세상의 모습에 절망하고 있으면서도 희망을 놓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또한 사람과 상황에 대한 통찰력이 좋으며, 필요시 자기희생적인 면모도 보인다.
한 마디로, 그녀는 겉으로 보여지는 것처럼 마냥 유약하지는 않았다. 끊임없이 힘겨운 일들이 일어나도 그녀는 흔들릴지언정 최대한 부러지지 않고 꿋꿋하게 버텨내고, 더 나아가 자신에게 죄책감을 품고있는 그녀의 소중한 소꿉친구를 보듬어주었다. 그와 가장 가까이 있는 것은 그녀였고, 그가 그녀를 지켜주는 것처럼 그녀 역시 그를 지켜주고 싶었으므로.
기타 :
☆ 초등학교에 이제 막 입학할 무렵이었던 겨울, 아버지와 언니를 기차 전복 사고로 잃고 어머니와 단 둘만 남겨졌다. 이 때문에 어릴적에는 밝았던 성격이 지금처럼 조용하게 변했다. 기차를 무서워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 바이올린 연주가 취미로, 바이올린 전공으로 음대에 진학했다. 원래는 음대 진학까지 생각했던 것은 아니지만 찬솔이 작곡을 전공하겠다고 결심한 것을 보고 그가 작곡한 곡을 직접 연주하고 싶다는 바람에 따라 자연스럽게 찬솔이 먼저 진학한 음대로 따라서 진학하게 되었다. 언젠가는 그가 작곡한 곡을 연주할 때를 기다리며, 현재는 오케스트라 동아리에 들어가 활동을 하면서 열심히 연습 중이다.
☆ 음식을 적게 먹는 편이기도 하고 식욕이 크게 강한 편도 아니지만 찬솔이 요리해준 음식만큼은 이상하게도 맛있게 잘 먹는다. 이유는 그녀도 모르겠다고.
☆ 어렸을 적부터 여러가지로 챙겨주는 찬솔에게 늘 고마움과 미안함이라는 감정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그녀 역시 그에게 기념일마다 초코나 빼빼로를 만들어 답례로 선물해주고는 했지만 여전히 부족한 것 같아 그에게 뭐라도 더 해주고 싶어 고민 중이다. 그만큼 그녀는 그에게 강한 신뢰감과 호감을 품고있다. 작은 막대사탕 하나라도 꼭 간직하고 있다가 그녀를 기다려준 찬솔의 손에 쥐어주며 살며시 웃기도 할 정도로.
☆ 둘 다 성인이 되고 나서부터는 조금 더 남성스러워진 찬솔에게 이전부터 살짝 있던 묘한 감정이 조금 더 커졌지만, 이것이 정확히 무슨 감정인지 아직은 확신할 수 없어 차마 내색하지는 못한다.
☆ 생존에 대한 의지는 그렇게 강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좀비 아포칼립스 이후 아직 남아있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궁극적인 목표를 위하여 살아남으려고 하고있다.
☆ 궁극적인 목표는 이 좀비 아포칼립스를 끝낼 백신과 치료약 찾기. 필요하다면 스스로 실험체가 될 생각도 가지고 있지만 분명히 찬솔이 걱정할 것을 알기에 그에게는 비밀로 하고있다.
☆ 누군가를 잃는 것에 대한 트라우마로, 기본적으로는 불살주의라 살상은 최소화하려고 한다. 전투 시 주로 손도끼나 활을 사용한다. 집중력이 좋아 특히 활을 잘 다룬다.
뭐, 혜은이도 연락 몇번 받을테니 알아서 오겠지. ( 찬솔은 나연에게 금방 볼 수 있을거라는 듯 부드럽게 웃으며 말한다. ) 아, 오늘 급한 일은 없지? ( 슬쩍 시내에서 두사람의 집이 있는 마을로 향하기 전에 시간을 만들어 보려는 듯 슬그머니 말을 건다. ) 그럼 시내 구경 좀 하다 들어갈까? 새로 생긴 것도 많다던데. 어때?
응... 혜은이도 보고싶다. (그녀도 예전의 추억을 떠올리곤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중얼거린다.) 오늘? ...으응, 오늘 급한 일은 없는데... (그녀는 그를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한다.) ...시내 구경... (잠시 고민하다가 고개를 끄덕이는 그녀였다.) 응, 좋아. 그럼 잠깐 시내 구경도 하다 들어가보자, 오빠. ...재밌겠다. (조금 기대되는듯 그녀는 희미한 미소를 짓는다.) 뭐가 생겼는데? (그와 그녀가 대화를 하는동안 버스는 계속 달려나간다.)
혜은이가 연락 좀 자주 하라고 하던 것 같긴 하던데? ( 부드러운 미소를 짓는 나연의 팔을 장난스럽데 팔꿈치로 건드리며 말한다. ) 그래, 구경하는 김에 아주머니 간식거리도 사다드리고 그러자. ( 희미한 미소를 질는 나연의 머리를 자연스럽게 쓰다듬어주며 다정하게 말한다. ) 일단... 극장이 생겼다더라. 작긴 하지만. ( 어릴적에 영화를 보러 멀리까지 나간 추억을 꺼내며 나연과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갑작스레 무언가에 부딫쳐 큰 충격읏 받기 전까진. 한순간 울려퍼지는 굉음에 찬솔은 나연을 감싸안는다)
......그럼 이따 도착하면 연락한번 해봐야겠다. (그녀는 장난스레 팔꿈치로 건드리는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희미한 미소를 짓곤 고개를 끄덕인다.) 응, 오빠네 아저씨, 아주머니 간식거리도 다같이 사다드리자. 무엇을 좋아하시려나... (그의 쓰다듬을 받으면서 조용히 생각에 잠기는 그녀였다.) 극장? 재밌겠다. 그러고보니 수정이가 요즘 뭐가 재밌다던데... (그녀도 희미한 미소를 짓곤 그와 대화한다. 그러나 대화를 이어나가던중 갑자기 버스가 뭔가에 부딪쳐 급정거를 하자 그녀도 깜짝 놀라 바이올린 케이스를 황급히 끌어안는다. 몸이 튕겨나가려고 했지만 그가 감싸안아 다행히 튕겨나가지는않은 그녀였다.) 뭐, 뭐야...? (그녀는 그의 품에서 불안하게 재빨리 주변을 살핀다. 느낌이 안 좋았다.)
( 나연의 미소를 보곤 찬솔도 만족한 듯 밝게 웃어보인다. ) 뭐, 우리 부모님은 나연이가 뭐 사다주던 다 좋아하실걸? 나 전역했을 때도 집에 오니까 너랑 왜 안 왔냐고 그러더라니까( 깊게 생각할 것 없다는 듯 키득거리며 덧붙이는 찬솔이었다. ) 맞아. 뭐 재밌는게 있다던 것 같은데.. ( 고개를 끄덕이는 그는 앞에서 달려오던 차와 부딫치려는 것을 보곤 다급하게 나연을 끌어안는다. 다른 승객들도 지르는 비명소리를 들으며 충격을 몸으로 받아낸다. ) ... 뭐가 달려와서 박은 모양인데. 다친 곳은 없어? ( 버스기사가 욕을 하며 걸어나가려는 것을 보며 찬솔이 걱정스레 나연을 살핀다. )
...어렸을때부터 많이 예뻐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을 더 제대로 표현하고싶은걸. 나도 이제 어른이니까. (이제 겨우 20살이 되었음에도 그녀는 어른스럽게 표현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좀비 영화였나? 그랬던것 같... (그녀가 말을 이어나가던 순간 버스는 갑자기 뭔가와 부딪쳐 크게 흔들린다. 다행히 승객들은 무사했지만.) ...으응, 다친곳은 없는데... 오빠는 괜찮아? (그녀도 그에게 걱정스레 물으면서 버스기사가 나가는것을 바라본다. 그순간 그녀는 왠진 모르겠지만 말려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버스기사는 이미 버스밖으로 나가 그녀의 불안감은 계속 커진다. 그리고...) ...! (갑자기 들려오는 버스기사의 비명소리. 다른 승객들도 웅성거리며 혼란에 빠진다.)
나도 이제 어른이라는 말. 고2때도 들었던 것 같은데. ( 나 어른이야! 하고 주장하는 것 같아 귀여웠는지 쿡쿳 웃으며 말한다) 나도 괜찮아. 기사 아저씨가 그래도 요령껏 피해보려고 하신 것 같아서. ( 팔이 조금 욱신거리긴 했지만 괜한 걱정은 안 끼치려는 듯 태연히 말한다. 그러다 들려오는 기사의 비명소리에 앞다퉈 구경을 나가는 사람들을 보다가 슬그머니 일어선다. ) ... 뭔가 심상치 않은데 뒷문으로 내릴까? ( 나연에게 손을 내밀며 버스기사가 열어두고 내린 뒷문을 바라본다. 밖에서도 들려오는 소리가 심상치 않았지만)
...이젠 진짜 어른이거든, 오빠. (입을 삐죽이며 웅얼거리는 그녀였다.) 그치만 오빠 방금 팔 부딪친것 같았는데... 진짜 괜찮은거야? (그녀는 걱정스레 말하며 그의 팔을 살펴본다. 자신때문이라는 죄책감이 드는 그녀였다.) ...... (그녀는 그의 질문에 바로 대답하지못하고 잠시 침묵한다. 버스기사의 비명소리도 승객들의 소란도 모두 불안한 그녀였기에.) ...응. 내려서 경찰이라도 부르자, 오빠. 아무래도 무슨일이 생긴것 같아. (버스기사에게 무슨일이 생겼을까 걱정하며 그녀는 경찰의 번호를 스마트폰에 입력하고 전화를 걸면서 버스 뒷문으로 그와 함께 내리기 시작한다.)
그래그래. 대학생이잖아. ( 삐죽거리는 나연을 귀엽다는 듯 바라보며 키득거린다) 오빠 튼튼하니까 걱정하지마. ( 걱정스럽게 물어오는 나연을 달래며 눈을 굴려 상황을 살피기 시작한다. ) 일단 우리 내리는 것 먼저 생각하자. ( 찬솔은 경찰을 부르는 것보다도 나연을 챙기는 것이 우선이라는 듯 사람들이 몰려드는 밖으로 나선다. 버스를 들이박은 차의 운전자가 기사를 덮치는 모습을 구경하는 사람들이 내지르는 비명이 무언가 심상치 않은 듯 하자 나연의 손을 잡곤 발걸음을 서두르기 시작한다. ).... 뭔가 이상한데 일단 여기서 멀어지자...!
...오빠에게 내 취급은 여전히 고등학생인것 같은데? (그녀는 입을 삐죽이며 조용히 웅얼거린다.) ...그래도 갑자기 버스가 멈춰서서... (계속 그를 걱정하면서도 그녀도 상황을 살핀다. 불안한 느낌이 계속 드는 그녀였기에. 버스에서 내려서 보인 상황 역시 좋지않았다. 하지만 단순히 교통사고를 낸 운전자 사이의 갈등상황이라기엔 그녀는 여전히 알수없는 불안함을 느낀다.) 잠깐만, 오빠...! 일단 신고라도 먼저... (그에게 손이 잡혀 끌려가면서도 그녀는 경찰에게 전화를 건다. 그러나 경찰은 이상하게도 전화를 받지않는다.) ......정말 뭔가 이상해, 오빠. 경찰도 전화를 받지 않아...! (그순간 사람들의 비명과 함께 뭔가 짐승같은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한다. 그러나 짐승이라기엔 사람같고 사람이라기엔 괴물같은 소리였다. 그녀는 얼어붙은체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을 돌아본다.)
그거 기분 탓이다? ( 삐죽거리는 나연에게 눈웃음을 보이며 ) ... 뭔가 확실히 이상하긴 해, 달려. ( 찬솔 역시 뒤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오자 고개를 돌린다. 피투성이가 된 기사와 부딪친 차의 주인이 주변 구경꾼들에게 달려들고 피가 튀는 광경이 눈에 들어온다. ) 나연아, 오빠 손 잡고 달려! ( 그래도 학창시절을 보내던 시내였기에 길을 아는 그가 나연의 손을 잡곤 빠르게 달리기 시작한다. 비명소리가 커진다. )
...오빠, 능청스러워. (삐친듯이 고개를 돌리며 조용히 웅얼거리는 그녀였다.) 그치만 여기에 사람들이...! (그녀는 사람들을 두고갈수 없었기에 달리라는 그의 말에도 빠르게 달려나가지못한다. 그러다 버스기사와 차의 주인이 피투성이가 되어 주변 사람들에게 달려드는것을 본 그녀는 얼어붙는다. 마침내 계속 느껴졌던 불안감이 어떤 의미였는지 알게된 그녀였다.) ......좀비... (멍하니 중얼거리던 그녀는 그가 손을 잡고 달리자 끌려가듯 함께 달려나가기 시작한다. 그러면서도 끔찍한 상황에서 눈을 떼지못하는 그녀였다.)
사람들보단 우리를 생각해! ( 이런 와중에도 착한 마음씨를 어쩌지 못하는 나연에게 정신을 차리라는 듯 외치며 다급하게 끌어당긴다. ) 너는 앞만 보고 달려. 지금 신경 쓸건 얼른 여기서 멀어지는거야. ( 뒤에서 들려오는 사람들의 놀라는 소리와 비명소리를 뒤로 하고 대로의 가장자리로 빠져나와 시내 바깥쪽으로 달리기 시작한다. ) 일단... 일단.. 우리 고등학교 쪽으로 가자. ( 찬솔은 그나마 집방향인 시내의 고등학교를 떠올리며 다급하게 말한다. )
오, 오빠...! 그, 그치만...! (어렸을때 겪었던 기차 전복 사고의 트라우마로 사람들의 비명소리에 더 어쩌지못하는 그녀였다. 그래도 그가 다급하게 끌어당기자 그녀도 일단은 따라달리기 시작한다. 그러면서도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더 커지자 공포심과 도와야한다는 생각이 더 커지는 그녀였다.) 오빠, 저기...! (그러다 똑같이 도망치기 시작한 다른 사람들과 부딪치고 엉키기 시작한다. 여러 사람들이 저리비키라며 잡아대고 밀치자 더 달려나가지못하고 그만 그의 손을 놓쳐버린다.)
나연아. 넌 나만 봐! ( 나연의 손에 힘을 주며 앞서러 달려나간다. 적어도 나연 만큼은 조금도 다치지 않게 하겠다는 듯) 아..! ( 나연의 손을 놓치자 이를 악문 찬솔은 그대로 돌아서선 인파를 헤집고 돌아가려고 한다. ) 나연아, 그대로 있어! 움직이지 말고 거기 그대로! ( 찬솔은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 다급하게 나연에게 외친다. 더 멀어지지 않게 하려는 듯. )
찬솔 오빠...! (밀려드는 사람들때문에 그와 그녀는 서로 손을 뻗어도 계속 멀어진다. 그의 말대로 그대로 있으려고 해도 사람들에게 계속 부딪쳐 뒤로 밀리던 그녀는 그도 다시 돌아오려고하는것을 보곤 결심한듯 그에게 소리친다.) 오빠, 먼저 가! 일단 이 길에서 벗어나서 다시 만나자...! (이대로면 자신때문에 그 역시 도망치지도 못할거라고 판단한 그녀였다. 그래서 그녀는 일부러 좀비를 유인하듯 사람들과 다른 방향으로 틀어서 달리려고한다.)
바보 같이... ( 나연이 다른 방향으로 달리려는 것을 보며 또 착한 성격이 튀어나왔다는 것을 깨달은 찬솔은 혀를 찬다. 그리곤 잠시 주변을 살피더니 사람들을 이리저리 피해가며 나연의 뒤를 밟기 시작한다. ) 바이올린 들고 잘도 도망치겠다. 진짜! ( 찬솔은 다시 만나면 꼭 혼내줄거라고 마음 속으로 되뇌이면서 언제라도 나연을 지킬 수 있게 최대한 빠르게 그 뒤를 따라 달려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