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948110> [1:1/판타지] 《 오세요! 도브몬테~》 ~ 1 :: 235

◆WeduZ3b7uI

2023-09-12 02:51:39 - 2024-05-28 00:49:00

0 ◆WeduZ3b7uI (LeI6KEg5wM)

2023-09-12 (FIRE!) 02:51:39


〈까마귀 송〉- 작사, 작곡, 가창: 코리, 롤로

아줌마 아자씨 바삭바삭 까까를 주떼여~𝅘𝅥𝅮
주시지 않으며는 까마귀가 될꼬예여!♫
까악! 까악! 까악! 까악!

레아 파벨
>>1

도브몬테 산의 용 가족과 실베르그룬
https://www.notion.so/c6f9e9e1bbcc4c09b4ed7eb74801a453

0th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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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 ◆WeduZ3b7uI (Lwg186mDuc)

2024-03-22 (불탄다..!) 00:57:31

>>184 앗, 좋아요 좋아요! 저도 마침 잡담 화제가 너무 많은데 좀 줄이는 게 좋으려나...? 하던 참이랍니다! 소소한 주변에 대한 주제는 매안컨텐츠 관련해서 더 논의할만한 게 나오지 않으면 하나씩 천천히 풀어가봐도 좋을 것 같구요((ヽ(๑╹◡╹๑)ノ))♬

우선 추려본 건 일상 주제라기보다는 레아가 도브몬테에서 일하기 전에 용가족이랑 이야기해서 정하면 좋겠는 것들? 정도였는데요, 전자는 말씀드린 레아의 거취고, 하나는 레아가 지금 용에 대해서 연구하고 있는 주제가 있다면, 어떤 것인지랑(용가족은 아직 모르니까요!) 어떻게 도와주면 되는지... 정도였답니다!
일상 주제라고 한다면, 위의 것들이 적당히 정해진 뒤에, 레아와 용강아지들이 인간 어린이가 하는 놀이를 해보거나, 그림책(인간 세상의 것이든, 용들이 만든 거든)을 읽거나, 레아의 연구를 도와주는 내용이면 좋을 것 같아요! 필요하면 크고 작은 정령이들이랑 삐율부부도 등장시키구요

그밖에, >>182에서 일상주제나 커트 이야기에 해당하는 것들 중에 더 이야기하고 싶으신 게 있으시면 편히 말씀해주세요!(*ノ・ω・)ノ♫

186 ◆Tkeoq3Vax6 (5HKLQ39goQ)

2024-03-23 (파란날) 19:32:00

>>186

감사합니다~ 이번에는 가독성 높이기에 도전해 보겠습니다.

1) 레아의 거취
휴직 기간에는 산 리노의 본가, 복직 이후에는 용 가족의 레어에서 지낸다고 하면 될 거 같습니다. 정령이들과 용강아지가 같이 자자고 하면 레아는 잘 때는 같이 놀 수가 없어서 같이 자나 따로 자나 그다지 차이가 없는데 그래도 같이 잘 거냐고 물을 거 같고, 그러고도 같이 자겠다고 하면 그러자고 할 거 같습니다. 방은 커야겠네요😌

2) 레아의 연구 주제
역시 전음을 인간의 언어(크레티스어)로 번역하는 방법 같습니다. 요람 스레에서 얻은 아이디어이긴 합니다만, 당시에 그 내용 해독하는 게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이건 포기 못 하겠습니다...

3) 일상 주제
우선 용강아지들에게 인간 어린이의 놀이를 소개하는 차원에서 전에 말씀드렸던 놀이 중 그림 끝말잇기를 해 보면 어떨까요? 여기에 그림을 1개씩은 업로드할 수 있으니 저희가 그림판으로 그려다가 끝말잇기를 해 보는 겁니다. 그림이 뭔지 못 맞히면 그 그림을 그려낸 사람이 지는 거고, 끝말을 이은 그림을 그려내지 못하면 못 그린 사람이 지는 정도의 룰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4) 커트
말씀하신 대로면 레아와 역할이 겹칠 우려는 없겠네요. 진로를 고민만 한 게 아니라 진로 탐색에 상당히 적극적인 친구였네요. 조난 건은 레아야 놀라겠지만 제가 놀라는 거 아니니까요(...) 무엇보다 이제 제 손을 떠난 핌주님 캐니 커트 관련 콘텐츠는 설정해 주시는 내용에 맞춰 보겠습니다. (편지 쓰는 시점에 이미 레아를 좋아해 주고 있다니 연플이란 건 아직인데도 은근 쑥스럽군요😅a 커트의 등장 분량이 늘어나면 차차 적응되리라 생각합니다.) 용강아지와의 일상에 주력하다가 커트는 중간에 합류하는 것도 OK입니다.

187 ◆WeduZ3b7uI (cqMx.2WmBE)

2024-03-25 (모두 수고..) 23:48:58

>>186

1) 레아의 거취
오 좋아요! 텔레포트 아티팩트는 두번째 일상이 끝나고서 바로 지급할 테니 휴직기에도 복직 이후에도 왔다갔다 하긴 편하겠네요 ㅋㅋㅋ
그리고 레아가 물어본 말에는 용강아지들도 정령이들도 이구동성으로 "녜~!"/-응!! 하고 대답할 거같아요 ㅋㅋㅋㅋ 앗, 그러게요! 작은 종족을 위해 지었다곤 해도 용들이 지어서 큼직큼직하긴 하겠지만 레아와 용강아지들, 아기정령이들까지 전원 들어차면 꽉 찰수도 있으니까 레아가 귀가한 뒤에 유리가 증축해줄 것 같아요 ㅋㅋㅋ 용강아지들도 도우고요! 그 공사는 이번 일상 시작시점으로부터 하루 전 쯤에 끝났다고 하면 어떨까요?

2) 연구 주제
에구구, 그럼요 그럼요!! 게다가 전음은 도브몬테 스레의 용들도 쓰니까요 ㅋㅋㅋ 저도 용가족으로 레아의 전음 연구 도와주면 재밌을 것 같더라구요!
그러면 두번째 일상 직후나, 그 다음 날에 유리가 레아에게 용에 관해서 현재 연구하고 있는 주제가 있느냐고 물어보고, 레아가 대답해주면, 전 스레에서도 이야기했던 들고 다니면서 언제든 전음을 녹취하고 재생할 수 있는 도구를 만들어서 제공해주기로 했다고 하면 어떨까요?

3) 일상 주제
헉... 그거 너무 재밌을 것 같아요!! 캐릭터들 뿐 아니라 뒷사람들도 놀 수 있다는 점에서 엄청 좋은 것 같아요 ㅋㅋㅋ 이 뒤에도 일상 주제가 특별히 생각이 안 나면 다시 활용해도 좋을 것 같은걸요! 아무튼 다음 일상주제는 이걸로 가는 거 찬성이에요~(つ´∀`)つ
저도 용강아지들이 용들이 만든 해츨링용 그림책을 자기들이 이모한테 읽어주는 거나, 엄마랑 사냥연습 갈때 등에 레아를 태우고 가는 거나, 삐랑 유리가 용에 대해서 용강아지들이 알려주기 어려운 부분들을 레아에게 문답 형식으로 알려주는 거 등등 이것저것 주제를 생각해봤어요 ㅋㅋㅋ 이후로도 하나씩 천천히 해봐요!
아참, 이번 선레는 어떻게 할까요? 써주셔도 좋고, 제가 맡아도 레아가 텔레포트로 오면 용강아지들이 레아를 마중나가는 형식으로 써도 좋을 것 같아요!

4) 커트
헷헷 실은 진로 탐색을 적극적으로 하는 부분은 레아의 영향을 받은 쪽으로 가려고 생각중이에요, 고민이나 어려움이 있어도 뚝심있게 용학에 매진하는 모습이 엄청 멋있고 반짝반짝할 것 같다고 생각했거든요! 에구구 ㅋㅋㅋ 감사해요! 그럼 관련 내용은 커트가 나올만한 타이밍이 되면 다시 이야기해봐요!(*´▽`*)
그나저나 에구구ㅋㅋㅋㅋㅋ 저도 커트가 일상에 나오고, 레아가 커트를 좋아하는 게 서사에서 표현되면 쑥스러울 것 같긴 해요. 요 며칠간 커트의 디테일한 부분들을 만들면서 좀 친해진 것 같거든요 ㅋㅋㅋ 그것도 굴리다보면 차차 적응하겠지만서도요!
참참, 커트가 합류하고, 과거 시점으로 첫만남 일상을 하고 나서도 몇편 더 일상을 하면서 첫만남에서 자퇴 전 대화 장면까지 레아랑 커트가 서로가 각별해지게 되는 걸 구체화해보고도 싶은데요, 레아주는 어떠신가요? 실은 특히 자퇴 전 대화 장면 관련해서도 커트가 어떻게 말할지 조금 망상해둔 게 있어서 기회가 되면 보여드리고 싶거든요...(。◕ˇ∀ˇ◕)그 중간에도 같이 학식 먹거나, 서로 전공 이야기하거나 하는 것도 보고 싶구요!

188 ◆Tkeoq3Vax6 (UR9AW5NdPQ)

2024-03-26 (FIRE!) 19:58:00

1) 레아의 거취
그럼 휴직기에는 산 리노-도브몬테 출퇴근, 복직 후에는 도브몬테-용학 연구소 출퇴근, 도브몬테의 레아 방은 용강아지와 에르네스트 출신 정령애기들이 다 같이 자기 충분한 규모로 확장된다고 알고 있겠습니다. 어차피 깨꼬해져라로 청소되는 거 침대를 아예 트램폴린장 같은 초거대 트램플린 크기로 만들었다고 해도 좋겠습니다😏

2) 연구 주제
레아가 연구 주제를 털어놓는 건 지난 일상 후에 했다고 치고, 새 일상에서 유리님이 새 마도구를 전해 주게 하시겠다는 의미입니까? 그렇게 알고 있겠습니다. TMI로 레아가 전음 연구를 대략적으로 풀었다면 전음은 마나의 진동으로 사념파를 마나로, 음성언어는 공기의 진동으로 음파를 전달하는 방식이라 전음을 음성언어(크레티스어)로 번역하면 어떤 의미인지 용례를 수집 중이다 정도로 밝혔겠습니다.

3) 일상 주제
흥미 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유일한 문제는 제 그림이 개발괴발이라는 거겠습니다만ㅋㅋㅋ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해 보겠습니다. 해츨링용 책 읽기나 문답 같은 소재도 좋군요. 근데 사냥은, 용은 음식물 섭취가 불필요한데도 하는 겁니까? 마수의 영역이나 개체 수를 통제하는 활동일까요🤔? 그리고 첫 출근 선레는 제가 써 볼까 하는데, 텔포를 하면 용 가족네 레어의 어디쯤에 도착할지요? 역시 거실입니까?

4) 커트
으잌엌 반짝반짝이라니ㅎㅎㅎㅎㅎ 쑥스럽습니다. (지미 : 반짝반짝!!!)
커트와 재회하는 장면을 마무리한 뒤에 커트와 레아의 주요 서사를 일상으로 진행해 보자는 말씀이신 거 같은데, 맞습니까? 그럼 이견 없습니다.

189 ◆WeduZ3b7uI (3wEbvQv8hc)

2024-03-26 (FIRE!) 21:57:09

1) 레아의 거취
좋아요 좋아요! 아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좋은데요! 트램폴린장 크기 침대ㅋㅋㅋㅋㅋ 잠 안잘땐 다같이 거기서 콩콩거리면서 놀아도 되겠어요 ㅋㅋㅋ 그리고 레아의 방은 주방 식탁 거실 침실, 서재 겸 공부방으로 구성되어있을 것 같아요! 필요한 방이 생기면 유리랑 용강아지들이 증축해줄 거구요 ㅋㅋㅋ 일상 초반부에서 용강아지들이 레아를 마중나가서 손잡고 증축된 레아의 침실로 가서 보여주는 걸로 시작해도 겠네요!

2) 연구 주제
네네 맞아요! 그건 그렇고, 레아가 전음 연구에 대해 그렇게 설명해주면 용가족이 다 흥미로워하겠는걸요!
삐는 "어머머, 너무 좋다!! 우리가 전음으로 하는 말을 인간 말로 번역할 수 있으면 나중에는 인간들과 좀 더 직접적인 소통도 가능해지겠네! 너무 천재적이다~ 우리 산 리노 마을에 인물 났네~. 이 아줌마가 도와줄 거 있으면 편하게 이야기해!"하고 동네 아주머니 풍으로 호들갑떨고, 유리는 "전음을 인간의 언어로 번역할 생각은 아직까지 못 해봤었는데, 저 역시 흥미롭습니다. 혹시, 연구에 있어서 이런 도구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긴 것이 있으시다면 말씀해주시겠습니까?" 하고 도구 만들 궁리먼저 할 것 같고, 용강아지들은 "코리두 이머 연구 도와드릴래여~." "롤로두여, 롤로두여!!" 하고 옆에서 쫑알거릴 것 같아요 ㅋㅋㅋㅋ
써주신 걸 읽으니까 자동으로 생각나서 써봤답니다! {*≧∀≦} 연구주제 관해서는 어떻게 될 지 정해졌으니 여기는 편하게 스루해주셔도 좋아요!(・ω・)b

3) 일상 주제
ㅋㅋㅋㅋㅋ 저도 그림은 잘 못그리는걸요! 아마 핸드폰 액정에다 손가락으로 그리는 게 한계일 것 같아요 ㅋㅋㅋ 그래도 재밌으면 그만이죠! 아아, 말씀대로 용가족은 음식물 섭취는 불필요하지만 맛을 즐기는 용도로는 먹곤 해서, 마수의 영역과 개체 수를 통제하는 차원에서 사냥을 하고 부산물을 먹거나, 가죽 등은 공예에 쓰는 등 활용할 것 같아요 ㅋㅋㅋ 그리고 사냥 외에도 레아의 끼니를 챙기면서 같이 식사도 할 것 같구요!
그나저나 선레 감사해요! 텔포 좌표는 기본적으로 등록되어 있는 게 도브몬테 레어 안에서는 용 가족 거실, 레아의 공간(문 앞), 용가족 각각의 방 앞 등일거라, 편하신 곳으로 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어디로 오든 코리롤로는 레아의 기척을 마나로 눈치채고 사족보행으로 쪼르르 달려올 거구요 ㅋㅋㅋ

4) 커트
으앜ㅋㅋㅋㅋㅋㅋㅋㅋ 지미 깨알같아요!! 그치만 자유상극에서부터 지금까지 레아는 엄청 똑똑하면서 상냥하고 멋진 캐인걸요!
앗, 비슷한데 재회라기보다는 레아가 기절한 채로 용강아지들에게 실려온 커트를 목격하고, 그 부분에서 끊고 과거 회상으로 일상 몇편을 한 다음에, 다시 현재시점으로 돌아와서 커트가 정신이 들고 재회다운 재회를 하는 느낌으로 생각해봤는데, 괜찮으실까요?(・∀・○)

190 ◆Tkeoq3Vax6 (UR9AW5NdPQ)

2024-03-26 (FIRE!) 23:34:19

요람 스레 때의 출입증처럼 용이 전음을 사용할 때 마나의 진동 양상을 기록할 수 있고(+그 기록이 인간들이 이용하는 마나 탐지기에 남는 기록과 동일한 양상이고) 음성 녹음 기능도 있는 도구면 될 거 같네요. 용이 전음을 구사할 때 전음의 의미와 마나의 진동 양상을 포착해야 하고, 음성 언어가 마나를 얼마나 어떻게 진동시키는지도 확인해야 하니 말입니다. (제가 메모차 남겨 놓은 내용이니 스루하셔도 됩니다🙂)

으잌엌ㅋㅋㅋㅋㅋㅋ 아니 이렇게 또 비행기를 태워 주십니까😅? 아무튼 그런 흐름을 의도하셨군요. 제가 생각했던 거보다 모양새가 더 나아 보입니다. 그렇게 알고 있겠습니다.

숙식 제공이라더니 제공하는 '숙'의 스케일이 대저택 ㅎㄷㄷ 초반부에 게스트 하우스 안내받는 거 좋습니다. 레아가 부업 구했고 연구 계속할거라고 가족들에게 알린 다음에 레어의 중심부로 추정되는(...) 용 가족의 거실로 이동해서 용강아지들에게 안내를 받으면 무난하겠군요. 선레 작성은 지체될 수 있으니 느긋하게 기다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_ _)

191 레아 — 아마도 첫 출근 (e4bD0HDfGk)

2024-03-27 (水) 22:47:03

"잘 먹었습니다∼"

아침을 먹으면서 바라본 가족들의 얼굴은 밝았다. 도브몬테의 용 레어에서 돌아온 뒤 가족들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한 영향일 것이다. 용학 연구를 그만둘 생각은 없고 휴직 기간 끝나는 대로 복귀하겠다고 했으니. 그 말만 들었을 땐 다들 걱정하시는 눈치였지만 레아가 진행 중이던 연구가 있었고 그걸 계속하고 싶다고 밝히자 납득했다는 듯 고개들을 끄덕여 주셨다. 전음, 마나의 진동으로 사념파를 전달하는 용들의 의사소통 수단. 그 용례를 모아 음성 언어로 번역하는 작업. 그리고 더 나아가 음성 언어를 발화할 때 공기가 진동하며 (전음에 비하면 훨씬 미세한 수준이긴 해도) 마나도 진동한다는 점에 착안해 음성 언어를 전음에 가깝게 발화하는 방식을 탐색하는 작업까지. 생각대로 진척되기만 한다면 획기적인 연구일 거고, 그렇지 못하대도 용들의 의사소통과 관련된 정보를 모을 수 있을 거다. 용 가족들도 매우 흥미를 가져 주고 전폭적인 지원도 약속해 줬으니(어머니 용인 핌이 무려 천재적이라는 말까지 해 줬을 때는 전음 연구에 착수할 수 있었던 게 에르네스트 산의 그 용 덕분이다 보니 부끄러워 얼굴이 타는 듯했다.) 내가 게으름 피우지만 않으면 큰 문제는 없을 듯하다.

나갈 채비를 하고 오늘은 도화지와 색연필을 챙겼다. 해츨링들에게 인간 어린이들의 놀이를 알리기로 했으니까. 동화책 읽기, 숨바꼭질, 역할놀이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이번에는 문자를 어느 정도 익힌 연령대의 아이들이 하기 좋은 '그림 끝말잇기'를 해 볼 생각이었다. 그림을 그리고 그 그림의 이름 혹은 제목을 기준으로 끝말잇기를 하는 방식이었다. 이것만 하기 지루하다고 하면 즉흥적으로 상황을 설정해서 만화 이어 그리기를 해도 괜찮겠고.

그렇게 짐을 챙기고 습관적으로 방을 나가려다 멈칫했다. 지미가 또 따라나서려고 하면 달래야 하고 번거로워진다. 그래서 레아는 아버지 용인 유리에게 받은 손목시계형 마도구의 뚜껑을 열고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아주 잠깐 시야가 캄캄해졌다가 주변 풍경이 바뀌었다. 어제 봤는데도 적응 안 되게 거대한, 용들의 거실이었다. 마나 나오라고 빌거나 기운 쓸 것 없이 이렇게 이동이 되는구나. 편리하다. 아무튼 출근했다는 걸 알려야겠지? 레아는 목청을 가다듬고 (산 정상에 오른 사람처럼) 소리쳤다.

"안녕하세요??"

193 용가족, 정령들 - 레아 (RcEhJUb582)

2024-03-30 (파란날) 02:06:25

커다란 동굴 안에 레아의 기운찬 인사가 메아리쳐 울렸다. 그 메아리가 채 가라앉기도 전에, 정면으로 보이는 거대한 통로 너머로, 각각 붉은 색과 오렌지색 을 띤 작은 점 두개가 나타나더니, 이내 가까워질수록 날개를 파닥이는 작은 형체가 되었다. 그 두 형체가 다가오는 방향으로부터 어린 아이 둘의 잔뜩 들뜨고 신이 난 목소리가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겹쳐 쨍하니 울렸다.

"이머~!"
"이-머!!"

길쭉한 주둥이를 빠끔거리며 있는 힘껏 레아를 부르며 달려와서는 바닥에 살며시 착지한 코리와 롤로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레아의 품으로 쏙 파도들었다. 앞다리로 레아의 허리를 감싸고 레아의 품에 고개를 박고 있던 것도 잠시, 둘은 고개를 들고 앞다투어 쨍알거렸다.

"어서오세여, 이머~!"
"안녀이 주무셔써여?"

뒤이어, 천장에서 거대한 부피에 비해 가벼운 영체들의 무리가 레아의 머리 위로 폭포수처럼 쏟아져내리며, 순식간에 레아(와 그를 붙안은 코리와 롤로)를 덮쳤다.

-언니~!
-언니 안녕~
-놀자 놀자!

아우성에 가까운 활기찬 울림이 한 인간과 두 해츨링을 뒤덮은 아기 정령들의 무리에서 터져나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저만치서 해츨링들의 어머니인 핌론타르의 호탕한 웃음소리가 깔깔 울렸다.

"아이고, 레아 씨 목소리가 분명히 들렸는데, 어디갔지~?"
"좋은 아침입니다, 레아 선생님. 오시는 데 불편은 없으셨는지요?"

해츨링들의 아버지인 유리크레트의 정중한 목소리가 울릴 즈음, 레아의 눈가에 달라붙은 아기 정령 몇이 레아의 머리 위로 자리를 옮기면서 눈앞이 걷히자, 그 앞에는 각각 심홍색과 불그스름한 금빛 비늘로 뒤덮인, 성인의 체구만한 드래곤 둘이 두 다리로 서서 레아를 바라보고 있었다.

//선레 써주시느라 고생하셨어요 레아주! 분량은 얼마 안 되는데 현생이 몰아쳐서 늦었네요(-∀-`; )

용가족과 정령이들은 모르는 부분이기도 하고 분량을 적당하게 하고 싶어서 패스했지만, 파벨 가족들이 레아를 무척 걱정하고, 레아가 연구를 계속하고 싶다니까 안심하는 대목이, 레아가 으른들 중에서는 작고 소중한 막둥이라는게 느껴져서 너무 훈훈했지 뭐예요! 그리고 지미가 따라오려고 할까봐 몰래 나가는 것도 깨알같았구요 ㅋㅋㅋ
>>190에서 적어주신 부분은 다음턴에 유리가 전해줄 마도구 사용법을 설명할때 감사히 활용하도록 할게요!d(>ω<。)
이제 주말인데, 행복하고 편안하게 보내세요!(≧∇≦)b

(글자색 빠트리고 올리는 바람에 다시 올려요ㅠㅠ ㅋㅋㅋ 댕청삐주...)

194 레아 — 용 가족, 정령들 (VIXWdCYGzE)

2024-03-30 (파란날) 13:40:05

인사가 용의 거실을 메아리치고 오래지 않아 코리와 롤로가 어린아이만 한 크기의 용 모습으로 날개를 파닥이며 대답해 왔다. 날아드는 해츨링들의 높이에 맞추고자, 레아는 짐을 내려놓으며 몸을 낮추고는 양팔에 그들을 안았다. 본래의 의사소통 수단과 전혀 다른 크레티스어라 발음은 서툴러도 반겨 주고 안부를 물어 주는 게 귀엽다.

"네! 코리 롤로는 밤에 잤나요? 용들은 길게 수면기를 가지는 경우가 많다고 들어서 인간처럼 매일 자는지 모...."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머리 위로 무언가가 잔뜩 떨어져 내렸다. 엉겁결에 해츨링들을 감싸안았는데 무게는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그런 가운데 눈앞은 투명하게 반짝이거나 도마뱀 같은 모습이거나 흙이며 돌로 빚은 작은 인형 같은 존재들로 가려졌다. 뒤이어 와글와글 친근한 외침. 에르네스트 산에서 이리로 이사 온 어린 정령들이었다. 이미 놀기 시작한 거 같은데. 이대로 깔려 있어야 하나? 움직임은 멈추고 이대로는 꼼짝 못한다고 입을 떼려니 어머니 용과 아버지 용의 음성이 들려왔다.

"저 여기 있어요∼"

아이들에게 당해 주는 역할을 할 때 내곤 했던 우는 소리로 어머니 용에게 대답하는 사이, 눈을 가렸던 정령들이 꼬물꼬물 머리 위로 올라갔고, 용을 인간 성인에 가까운 크기로 줄인 듯한 부부 용의 모습이 드러났다. 어머니 용은 맑은 선홍색이었고 아버지 용은 약간 불그스름한 빛이 섞인 금색이었다. 시야는 트였어도 정령들이 잔뜩 자리 잡았기는 마찬가지라 레아는 여전히 멈춘 채로 말을 이었다.

"아, 네! 만들어 주신 마도구가 조작도 간편하고 멀미도 없어서 편하게 왔습니다. 보시다시피 도착 지점도 정확했고요."

그건 그렇고.. 레아는 눈을 굴려 주변을 확인했다. 해츨링들은 물론 오늘 챙긴 짐도 정령들에게 뒤덮여 잘 안 보인다만 뭘 준비했는지는 얘기해야겠다.

"인간 어린이들이 하는 그림 놀이를 소개하려고 도화지랑 색연필을 준비해 왔어요. 그림으로 하는 끝말잇기인데요, 처음에 바다 그림을 그렸다면, 그 다음엔 다람쥐 그림을 그리고, 그 다음엔 쥐구멍을 그리는 식입니다. 누군가 끝말로 그림을 그리지 못하거나 뒷사람이 알아맞힐 수 없는 그림을 그렸다면 놀이가 끝나고요. 어때요? 해 볼래요?"

해츨링들뿐만 아니라 정령들의 의향도 묻는 말이었다. 정령들이 비켜 줘야 도화지와 색연필을 꺼낼 수 있을 거고 정령들이 흥미를 가져 줘야 다 같이 놀 수 있을 테니까.



// 아이고야 별 말씀을요😌 대략적인 상황을 언급하고 넘어가려던 부분에까지 호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핌주님이야말로 이번에도 용 가족에 정령들에 NPC가 많아서 고생하셨겠습니다. 그런데도 다들 생생하군요. 특히나 정령들 폭포수는ㅎㅎ 놀래 주자고 애기 정령들이 합심해서 조용조용 접근했을 걸 상상하니 깜찍하지 말입니다🙂 전음용 마도구 관련해서는 편하게 설정해 주세요. 이만 줄이겠습니다.

195 용가족, 정령들 - 레아 (DAzcqxVnqg)

2024-03-32 (모두 수고..) 08:34:57

레아가 짐짓 내는 우는 소리에 뒤 이어, 정령들에게 파묻힌 채로 레아를 양 팔로 꼭 그러안고, 그의 양 볼에 자기들의 아직 부드럽고 말랑한 비늘로 덮인 볼을 찰싹 붙이고 있던 코리와 롤로가 번갈아 외쳤다.

"코리 업~따!"
"롤로두 업-따!"

그에 핌은 또 다시 터지려는 웃음을 참는 듯 용 특유의 긴 입가를 앞발로 말고 큭큭거렸지만, 이내 레아를 도우려는 듯 아기 정령들에게 앞다리를 손짓하듯 흔들었다.

"아이구, 아이구. 아침부터 고생하네. 자, 아그들~ 아줌마랑 아저씨한테 올까?"
- 이따가~
- 쫌만~
"이그그..."

레아를 뒤덮은 아기 정령들이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자, 구슬릴 말을 궁리하려는지 핌이 비늘색보다 조금 더 밝은 빛의 눈을 굴리는 사이, 레아가 말을 이어가자, 유리는 안도했는지 인간들의 미소를 모방하듯 밝은 노란색 눈을 가늘게 떴다.

"편히 오셨다니 다행입니다, 앞으로도 필요한 게 있으면 편히 말씀해주십시오."
"유리, 뭐 깜빡한 거 없어~?"
"잊은 것... 아, 그렇지. 만들어드리기로 한 물건이 막 완성된 참입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유리가 잠시 복숭아 껍질같은 엷은 훈색의 빛에 휩싸이더니, 그 자리에서 사라지고, 레아가 꺼낸 말- 그 중에서도 인간 어린이들이 하는 놀이라는 말에 아기 정령들은 물론, 코리와 롤로의 시선도 눈만 굴려 정령들 사이로 드러난 레아의 푸른 눈을 향했다. 그가 설명하는 놀이의 규칙을 듣느라 쥐죽은 조용해진 것도 잠시, 쨍한 탄성이 레아의 품 안과, 레아를 에워싼 정령들 무리에서 터져나왔다.

"재미께써여~! 해 볼래여, 해 볼래여~!!"
"롤로두여!! 조아여!!!"
-좋아~!
-해볼래~!!
-그림 그리는 거 좋아~

그 반응을 싱글벙글 웃으며 지켜보던 핌이 거들듯 한마디를 건넸다.

"아그들, 그럼 이제 언니 풀어줄까? 그림 그리려면 움직여야지."
-응~

레아가 제시한 놀이가 퍽 기대되었는지, 이번에는 아기 정령들이 순순히 작은 무리를 지어 공중에 뜨거나 바닥으로 내려갔고, (서로 꼭 달라붙은) 레아와 코리의 모습이 조금씩 드러날 즈음, 몇몇 정령들이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레아에게 물었다.

-근데~
-왜 바다 그리고 다람쥐 그려?

그 때, 유리가 서 있던 자리에서 다시 엷은 훈색의 빛이 피어오르더니, 그 안에서 유리가 나타났다. 조금 전과는 달리, 그의 앞발에는 가운데가 뚫린, 각각 붉은색, 푸른색, 분홍색, 하늘색을 띤 납작한 버튼 네개가 붙은 마름모 모양의 펜던트가 달린 목걸이와, 작은 쪽지가 들려있었다. 코리와 롤로는 제 아버지가 레아에게 물건을 건네려는 것을 눈치챘는지 레아를 붙안은 팔을 풀고 바로섰다. 레아 역시 자리에서 일어났다면 유리는 레아에게 손에 든 것들을 건네며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용이 전음을 사용할 때 발생하는 마나의 진동과, 인간이 내는 음성을 녹취, 재생할 수 있는 장치입니다. 사용방법은 종이에 간략하게 적어봤습니다만, 궁금하거나 어려운 부분이 있으시면 언제든 편히 물어봐주십시오."

//좋아해주셔서 기뻐요! 실은 레스를 쓰면서야 상상한 거지만, 용강아지들이 이머!! 하면서 레아의 주의를 끄는(?) 사이에 정령이들이 쏟아져내리자는 작전을 짰을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 그리고 잠에 대해서는 다음턴 쯤 용강아지들이 레아에게 대답해줄 예정이랍니다!

그리고 전음용 마도구 사용방법은, 빨간색 버튼은 전음(으로 발생하는 마나의 진동) 녹취, 파란색은 음성 녹음, 분홍색은 전음(마나의 진동)녹음 재생, 하늘색은 음성 녹음 재생하는 용도고, 녹음할 때는 녹취용 버튼을 누르면 녹음 시작, 다시 한번 누르면 중지, 길게 누르면 종료이고, 재생은 누를 때 가장 최근에 녹음한 게 재생되고, 누를 때마다 다음 기록이 돌아가면서 재생되고, 길게 누르면 재생이 종료되는 식이에요! 이러면 더 좋겠다 싶으신 부분이 있으시면 편히 말씀해주세요!
이번 한주도 잘 시작하시길! 이만 줄일게요(*´∇`*)

196 레아 — 용 가족, 정령들 (ehaXk0QQlE)

2024-03-32 (모두 수고..) 19:34:41

해츨링들이 자기 없다고 시치미 떼는 소리에 픽 웃음이 났다. 졸지에 술래한테 들통나고도 모른 척하는(?) 숨바꼭질이 됐네. 어머니 용이 달래도 꼼짝도 않는 게 탑의 일부처럼 깔고 깔리는 데 재미라도 붙인 것 같다. 그럼 그러게 둬야지, 뭐.

"정령님들은 잘 잤어요?"

싱거운 물음이나마 던지며 굳었던 자세를 살짝 풀자니 아버지 용이 공간 이동 마도구에 대한 레아의 감상에 만족을 표했다. 뒤이어 아버지 용은 전음 연구용으로 완성한 마도구를 가지고 올 참인지 복숭아빛을 남기고 사라졌다. (아마도 공간 이동 마법을 시전했으리라.)

한편 해츨링들과 정령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인간 어린이들의 놀이라는 말에 호기심이 동했을까? 정령들은 그저 그린다니 좋은 것도 같다만.(파베 초콜릿을 만들 때도 초코 그림을 그렸으니 오죽할까?) 어쨌거나 어머니 용의 나긋한 타이름에 어린 정령들은 마침내 탑 쌓기(?)를 그만두었다. 거실 바닥이 훤히 드러나자 레아도 해츨링들을 꼭 붙들었던 팔을 풀어 주었다. 그러고 짐을 챙길 요량으로 일어서려는 찰나, 몇몇 정령들이 레아를 올려다보며 자그마한 머리를 갸웃거렸다. 뒤이어 나온 왜 어택에 그만 헛웃음이 나왔다. 나 이거 아이들이 '왜?'를 그만둘 때까지 설명할 수 있을까..?

"꼭 바다 그린 다음에 다람쥐를 그려야 하는 건 아니에요. 먼저 그리는 쪽이 만약에 바다를 그리면, 바다가 '다' 자로 끝나는 말이잖아요? 그땐 '다' 자로 시작하는 그림을 그리는 게 규칙이에요. '다'람쥐든 '다'리든 '다'이아몬드든 '다' 자로 시작하는 그림이면 돼요. 먼저 그리는 쪽이 바다 말고 쿠키를 그렸다면 쿠키는 '키' 자로 끝나잖아요? 그럼 다음 사람이 '키' 자로 시작하는 '키'위, '키'메라, '키'다리 같은 걸 그리면 돼요. 그게 놀이 규칙이에요."

이 정도로 설명이 될까? 안 되면 어느 부분이 어려운지 들어보고 다른 방향으로 설명해 봐야지. 그래서 기다리고 있으려니 아버지 용이 사라졌을 때와 똑같은 빛과 함께 돌아왔다. 이어 아버지 용은 다채로운 색으로 장식된 펜던트와 쪽지를 내밀었고, 그걸 받으라는 듯 해츨링들이 레아에게서 비켜 섰다. 목걸이 형태라 휴대하기 편하겠다. 아버지 용의 대략적인 설명을 듣고는 바로 쪽지부터 펴 보았다. 빨간색 계열이 전음, 파란색 계열이 음성과 관련된 기능이구나. 진한 색이 기록, 연한 색이 재생이고. 레아는 마도구를 목에 걸고 꾸벅 인사했다.

"감사합니다. 잘 작동하는지 나중에 확인하면서 여쭈어도 될까요?"

지금은 아이들에게 제안한 놀이를 하는 게 먼저일 거 같다. 이렇게나 도와주시는데 열심히 일해야지.



// 으잌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령이들이 몰래 장난친 게 아니라 용강아지들과 합심한 장난이었군요😁 처음의 잘 잤냐는 물음은 용강아지들이 잠 얘기를 꺼낼 예정이라셔서 뒤늦게 삽입했습니다.

그나저나 마도구를 엄청 구체적으로 구상해 주셔서 놀랐습니다😦 쉽지 않으셨을 텐데 고생하셨습니다! 읽으면서 전음과 음성을 동시에 기록해야 할 때는 진한 버튼 2개를 함께 누르면 되겠다 정도로 상상했습니다. 그와 별개로 레아가 놀이부터 하자고 제안한 건, 레아가 아이들을 기다리게 하는 걸 꺼릴 거 같고 용강아지나 정령이들이 기꺼이 기다려 준다 하더라도 마도구 설명으로 넘어가면 복잡해질까 봐 저어되어서이니(...) 편하게 이어 주세요😌

197 용가족, 정령들 - 레아 (yZCd.Af9gI)

2024-04-02 (FIRE!) 19:51:31

-응~ 호숫물 시원했어~
-용암두 뜨끈했어!
-땅속두 아늑했어~
-우린 날으면서 잤어~!

레아가 묻자마자, 공중에 둥둥 떠다니거나, 바닥에 와글와글 모인 정령들의 무리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재잘거림이 터져나왔다. 그 뒤를 이어, 레아의 품에서 나오고도 레아의 곁에 딱 붙어선 코리와 롤로가 레아를 올려다보며 입을 열었다.

"코리하구 롤로두 원래는 기일게 자는데여, 어제는 밤에 코오 자써여~ 그저께두, 그그저께두여~"
"산 리노 마을에 내려가서 놀구 시프면, 놀러가기 전에 쪼끔씩 마니 자는 연스블 해여!"
"음음, 나랑 애들 아빠는 레아 씨가 아는 대로 길게 자고 길게 깨어있는데, 우리 수면기까진 한 이백년 쯤 걸리니까 걱정 안 해도 돼, 호호."

그러던 중, 아기 정령 몇의 질문에 레아가 헛웃음을 지은 것도 잠시, 그림 끝말잇기의 규칙을 차근히 설명하기 시작하자, 정말로 왜? 폭격을 날릴 생각이었는지 짓궂게 눈을 반짝이던 정령들도, 코리와 롤로는 물론 핌까지 조용해져서는 경청하기 시작했다. 레아의 설명이 끝나자, 한 정령이 곰곰 생각하는 얼굴로 입을 열었다.

-그러면 그러면~ 키다리 그리면 리본 그리는 거구나~
-리본 그리면 본...본체만체~
-체리!
-앗, 또 리로 끝났잖아~! 리... 리듬~

"근데 이머 있자나여~ 이기면 모하까여?"
"벌칙두 정해여!"

코리와 롤로가 승패에 따른 대가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 자기들끼리 끝말잇기를 하느라 재잘대던 정령들도 흥미가 동했는지 어느새 레아의 주위로 와글와글 몰려들었다. 그러던 중, 유리가 돌아와 레아에게 마도구를 건넸고, 마도구와 함께 건넨 쪽지를 살펴본 레아가 감사인사로 화답하자, 유리는 선선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아, 물론입니다. 아이들도 그림 끝말잇기를 기대하는 모양이고요. 그럼 오늘 하루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래그래, 나는 일 하러 나가는데, 애들 아빠는 집에 있으니까 무슨 일 있으면 언제든 애들 아빠한테 가고. 수고하고, 나중에 봐~."
"옴마, 압바 이따 바여~."
"이따 바여!!"
-아줌마, 아저씨 빠이빠이~

핌과 유리가 각각 심홍색, 복숭아색의 빛에 둘러싸이더니 사라지는 것을 보며 해츨링들과 아기 정령들이 손을 흔들던 중, 코리가 아, 마따! 라고 외치더니, 레아를 돌아보며 생글거리는 얼굴로 입을 열었다.

"이머, 이머~ 어제여, 압바랑 코리랑 롤로랑 이머 침실 다 꾸며써여~."
"거기서 노라여!!"
-놀자놀자~

롤로가 거들듯이 쨍한 소리로 외치자, 잔뜩 신난 아기 정령들의 아우성이 뒤따랐다.

//
헷헷 덕택에 준비한 이야기 잘 꺼냈답니다, 레아의 궁금증이 시원하게 풀렸다면 좋겠네요! 물론 궁금한 게 더 있으면 더 물어봐줘도 좋지만요(ᗒᗨᗕ)
그리고 감사해요! 설명도 이해할만하셨다니 다행이에요. 그리고 놀이부터 하는 거 아주 좋아요! 실은 슬슬 핌과 유리를 퇴장시켜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ㅋㅋㅋ 게다가 마도구 자세한 설명은 썰로 푸는 게 여러모로 편하겠어서, 덕택에 편하게 이었어요, 감사해요!٩(ˊᗜˋ )و 남은 하루도 잘 마무리 하시구, 편안한 저녁 되세요!ღවꇳවღ

198 레아 — 용 가족, 정령들 (F6xiNfaxKY)

2024-04-05 (불탄다..!) 15:31:41

잘 잤냐는 한마디에도 정령들은 어떻게 잤는지 재잘재잘이다. 잤다는 장소들에선 정령들의 특색이 드러나는데...응? 날면서 자? 순간 어안이 벙벙했으나 곧 납득이 됐다. 온 천지를 둥둥 떠다니는 게 공기니까 뭘 하든 날고 있는 게 당연하겠네. 날면서 자면 어떤 기분일까? 생글생글 웃으며 듣고 있자니 해츨링들도 간밤에 잤다고 알려 주었다. 우리 동네서 놀고 싶으면 조금씩 자주 자는 연습을 한단다. 반면에 어머니 용과 아버지 용은 보편적인(?) 용들의 수면기를 가진다는 모양이다. 그럼 해츨링들이 자는모습을 구경할수도 있겠구나. 제일 이쁘다는 애들 잘 때의 모습을 맘껏 감상하지 못하는 건 어른들도 자야 해서인데 이 집 용 부부는 걱정 없겠다. 어쨌거나 용들은 보통 긴 수면기를 갖지만 필요에 따라 수면 시간을 쪼갤 수도 있다는 점은 교차 검증이 완료된 셈이다.

한편 그림 끝말잇기의 규칙 설명은 적절했을까? 해츨링들과 정령들의 잔뜩 집중한 시선을 의식하며 당장 할 수 있는 설명을 마무리하자, 정령들이 예를 들기 시작했다. 그런데 본체만체는 그림으로 어떻게 그린다? 상상해 봐도 어떻게 해야 그림만 보고도 직관적으로 파악될지는 감도 안 온다. 아이들이 설명에 만족한 듯하니 아무래도 좋지만.

그런데 해츨링들이 이겼을 때의 상과 졌을 때의 벌칙도 정하잔다. 순간 머리가 굳었다. 그런 건 정해 본 적이 없는데. 뭘로 하지? 레아는 아버지 용에게서 받은 마도구를 일단 가방에 담은 다음, 제 머리칼을 손가락으로 배배 꼬았다. 딱밤은 기분 상할지도 모르고 엉덩이로 이름자 쓰기 같은 건 내가 싫고.. 머리칼이 손가락에 가득 감기게 말다가 손을 쓱 뺐다.

"진 사람이 나머지한테 과자 하나씩 먹여 주기는 어때요?"

그런 궁리를 하는 사이 아버지 용과 어머니 용은 각자의 일과를 시작하려는지 인사했다. 아버지 용은 레어에 머무는 반면 어머니 용이 무언가 야외 활동을 하는 모양이다. 그렇게 이동하려는 어른 용들에게 해츨링들과 정령들은 일상적이라는 듯 정겹게 인사했고, 레아도 뒤따라 "열심히 하겠습니다. 일 잘 보시고 오세요∼" 라고 인사했다. 그렇게 어머니 용과 아버지 용을 배웅하자 해츨링들이 레아의 침실을 아버지 용과 함께 꾸몄다며 거기서 놀잔다. 정령들도 신나서 재촉하는 게 적잖이 공을 들인 눈치다. 다들 열렬히 환영해 주고 있다는 게 새삼 느껴져 찡하면서도 신기했다.

"그래요. 거기로 가요. 잠시만요." 레아는 도화지와 색연필을 마저 가방에 챙겨 넣고 씩 웃었다. "안내 부탁할게요∼"



// 현생에 치여 답레가 좀 늦었습니다😖 삐님과 유리님이 환영해 주고 용강아지들과 정령들은 그야말로 이보다 더 살가울 수 없게 따라 주고 있다 보니 레아가 도브몬테의 귀빈이 된 느낌입니다. 레아주로선 감사할 따름이네요😌 매번 따뜻하게 이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불금이니 조금만 더 버티셔서 편안하고 즐거운 주말 맞으세요🙂

199 코리, 롤로, 정령들 - 레아 (qXYtiZXkHc)

2024-04-08 (모두 수고..) 21:42:54

"우아, 그거 조아여!!"
"코리두여~ 히히. 받아먹는 거두 먹여주는 거두 조아여~!"
-우리도~
-좋아!!
-근데 우리 많-아!
-도와주자~
-같이 할래~!

레아가 고민 끝에 꺼낸 상벌이 마음에 들었는지, 롤로와 코리가 잔뜩 들뜬 투로 대답하는 것을 시작으로, 정령들이 지저귀듯 재재거리는 울림도 넓은 넓은 거실에 메아리쳤다. 어느새 몇몇 정령들은 코리와 롤로, 레아의 몸에 다닥다닥 붙은 채였다. 그 중 몇은 레아의 말총머리를 타고 미끄러지기도 했다.
레아의 인사에 제 양육룡들이 - 핌은 히죽 웃으며 손을 흔들고, 유리는 정중히 고개를 숙이며 - 빛과 함께 사라지자마자, 레아의 대답만 기다리는지 한껏 머리를 치켜들고 그의 얼굴만 초롱초롱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던 해츨링들은, 레아가 승낙하자마자 신이 난 듯 동시에 입을 빵끗 벌리며 웃었다. 그러다, 레아가 가방에 가져온 것들을 다시 챙겨넣고는 안내를 부탁하자, "녜~!"라는 이구동성의 대답과 함께 레아를 소형종족용 공간으로 이끌었다.

전날, 핌 일가는 물론 정령들이 모두 들어서도 넉넉하던 거실을 가로질러 가다, 한쪽 벽에 난 문을, 롤로가 레아의 손을 놓고 파닥파닥 날아올라 돌려 열었다. 회반죽으로 깔끔히 마감되어 백색과 녹색으로 물들인 벽으로 이루어진 넓은 방 안에는, 희고 푹신해보이는 매트리스와 이불이 올려져있는 튼튼한 목제 침대와, 마찬가지로 나무를 깎아 만든 작은 서랍, 옷장, 원형 테이블과 의자 등 기본적인 가구가 보였다. 특이한 점이라면, 침대와 다른 가구들과의 크기가 멀리서도 실감날 만큼 격차가 심했다는 것이었다. 다만 침대의 크기를 감안해도 공간이 비좁아지지 않게끔 증축했는지, 레아의 침실은 그 방 하나가 어지간한 민가를 둘 합친 만큼이나 넓았다. 안내를 마치고, 코리가 먼저 레아의 손을 잡은 앞발을 살며시 흔들며 재잘거렸다.

"어제 코리하구 롤로하구, 압바가 만드러써여~."
"넓~게 만드는거는 압바가 해주셨구여!"
"코리랑 롤로랑 가치 나무 이케이케 깎아가지구 가구 만드러써여~."
"그리구 압바랑 가치 벽에다가 색칠두 해써여!!"

// 저도 주말에 현생이 폭발하는 바람에...(´ノω;`) 레아주는 현생도 주말도 잘 보내셨으려나요? 헤헤 그나저나 레아가 으른용들한텐 환영받고 용강아지 정령이들어겐 따름 받는 느낌을 받으셨다니 기뻐요!! 그런 느낌 나게 잇고싶었거든요(*´∀`) 왜냐면 레아는 도브몬테의 귀빈이 맞으니까요!!

저도 레아가 항상 용강아지들이랑, 제가 굴리는 정령이들을 볼때 예뻐해주고 신기해해주고 상냥하게 대해주고, 으른용들에게도 마음을 엄청나게 많이 열어줘서, 그리고 도브몬테의 생명체들이 레아에게 가진 호의를 알아주고 좋게 여겨줘서, 매번 행복하게 잇고 있답니다! 그리고 연구자답게 정령들과 용의 잠에 대해서 궁금해하고 생각하고 교차검증도 하는 모습도 멋있었고, 벌칙을 정할 때 불쾌하고 불편할 수 있는 것들은 배제하고, 모두가 즐거울 수 있는 상벌칙을 정한 것도 사려깊어서 너무 좋았어요゚+.゚(´▽`人)゚+.゚
저야말로 항상 읽을 때마다 기분좋아지는 글들 감사해요!
이번 한 주도 행복하고 편안하게 보내세요♪( ´∀`)人(´∀` )♪

200 레아 — 코리롤로, 정령들 (BHka/BMRdY)

2024-04-09 (FIRE!) 21:21:19

어머니 용과 아버지 용이 자리를 비우자 그렇잖아도 넓던 거실이 더 휑해진 느낌이었다. 한편, 해츨링들과 정령들은 과자 먹여 주기가 마음에 든 모양이다. 받아먹는 것도 먹여 주는 것도 좋다며 같이 하겠다는 나서는 모습들이 귀엽다. 막상 하면 먹여 주다 자기가 먹기도 하고 직접 먹기도 하고 난리 통이 될 가능성이 다분하지만 아무렴 어때? 맛있게 먹고 즐거우면 그만이지.

그러는 사이 정령들은 해츨링들과 레아에게 다가왔다. 찰싹 감싸기도 하고 주렁주렁 매달리기도 한 게 정령으로 외투라도 지은 것 같다. 이러면 움직이기 어려운데. 짐을 챙기기 위한 동작이 조심스러워질 수밖에 없었다.

"안 떨어지게 잘 잡아요."

-응!

뭐가 그렇게 신나는지 레아와 해츨링들의 위에서 꺄륵거리는 정령들을 그대로 두고 어찌어찌 짐은 챙겼다. 그러고 해츨링들의 안내대로 거실을 가로질러서는 인간 성인 키에 적당히 맞는 문 앞에 이르렀다. 롤로가 그 문을 열자 벽 위쪽은 하얀색, 벽 아래쪽은 초록색으로 칠한, 방이라기엔 너무 커다란 공간이 펼쳐졌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인간 성인이 덮을 만한 이불을 열두 개는 펼쳐도 되게 커다란 침대였다. 저 침대가 거의 방 하나 크긴데? 그 외에도 원형 탁자와 의자 여럿, 책걸상, 책장, 옷장, 서랍 등 갖가지 목제 가구들이 배치되어 있다. 이 안에서 공부, 휴식, 식사, 놀이 등을 다 할 수 있겠다. 말이 좋아 방이지, 이 정도면 집인데?

"우와.."

입을 다물지 못하고 감탄하는데 코리가 레아의 손을 가볍게 흔들면서 어제 아버지 용과 자기들이 만든 거라고 자랑한다. 여기 있는 목제 가구들이 다 해츨링들끼리 만든 거고, 벽에 색칠도 같이 했단다. 내가 머물 곳을 준비하기 위해, 그런 일을 했단다. 둘이 아버지와 함께 일하면서 으쌰으쌰했을 모습을 상상하니 뭉클해졌다. 레아는 해츨링들과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무릎을 굽혔다.

"고마워요. 정말 멋진 방이에요."

해츨링들에게, 같이 놀기 즐거운 인간 세상 안내자가 되어야겠다, 이렇게나 정성을 쏟아 준 보람이 있도록. 살짝 떨리는 듯 흥분되는 듯한 기분으로 가볍게 심호흡을 하고서, 레아는 도화지와 색연필을 원형 탁자에 펼쳐 놓았다.

"자, 그림 끝말잇기. 첫 그림은 누가 그릴까요?"



// 현생이 제일 난적이죠.. 고생하셨습니다!! 근데 세상에나, 귀빈인가요? 이런 황송할 데가😅
그야 용강아지나 정령들이나 꼬꼬마 애기들이니까요 산 리노의 이웃 애기들을 NPC로 넣었어도 저 비슷한 느낌이었을 거 같습니다😌 벌칙도 무난하게 느껴지셨다니 다행이고요.(현실이면 규칙이고 뭐고 그냥 과자 대파티가 될 거 같습니다만ㅎㅎ)
이번 주는 선거일이 껴 있어서 그나마 중간에 한숨 돌릴 수 있을 거 같습니다. 그러고 이틀 뒤면 주말이니 조금만 힘내셔서 즐거운 주말 맞으시기 바랍니다🙂

201 코리, 롤로, 정령들 - 레아 (UAkpAI1I8I)

2024-04-12 (불탄다..!) 18:39:29

자신들이 아버지와 함께 꾸민 방을 보고 레아가 나지막이 감탄하는 소리를 내자, 코리와 롤로는 레아의 몸 너머로 서로를 마주보며 해쭉 웃었다.

[이모가 좋아해주시나봐~!]
[다행이야!]

그러던 중, 레아가 품에 달려드는 자신들을 안아주었을 때처럼 무릎을 굽히자, 코리와 롤로는 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레아의 반응을 기대하듯 동시에 레아를 향해 고개를 들었다. 이내 감격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건네는 고맙다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코리는 레아의 등을 감싸안고, 롤로는 그의 목에 대롱 매달리며, 자기들의 볼을 레아의 양 뺨에 찰싹 맞대었다.

"코리두, 좋아해주셔서 고마어여~."
"롤로두여!! 이머가 조아해주셔서 기부니가 조아여, 히히."

그대로 레아의 뺨의 볼을 부비던 것도 잠시, 레아가 다시 무릎을 펴려는 듯 하자, 둘은 자연스럽게 떨어져서는 레아와 그의 손에 들린 것들을 기대감 어린 눈으로 바라봤다. 첫 그림은 누가 그리겠냐는 물음에, 코리와 롤로가 소리를 내기도 전에 정령 무리에서 와글와글 아우성이 일었다.

-나~!
-다음 나~
-다다다음 나~

"얘들아~ 정령이들아! 혹시 정령이들 대표 정하면 어때~?"
-왜?
"웅, 우리 엄청 많~아서, 끝말잇기하다가 까까 못 먹을 지두 몰라~."
"정령이 대표가 이머랑 롤로랑 코리랑 끝말잇기해서, 정령이 대표가 이기면 정령이들 전~부 까까 먹는 거야!"

코리와 롤로의 제안에, 어린 정령들은 자그맣게 술렁이는 듯 하더니, 어느세 한 데 뭉쳐 두런거리기 시작했다. 그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정령과 나머지가 가위바위보를 해서 끝까지 이긴 정령이 대표를 하기로 한 모양이었다. 잠시 뒤, 정령 무리에서 촉촉한 흙으로 빚은 작은 인형같은, 초록색 이끼를 모자처럼 쓰고, 자그마한 까만 돌로 된 눈을 반짝이는 흙의 정령이 도로록 굴러나왔다.

-나 대표야!

정령들의 대표인 흙의 정령은, 정령들을 돌아보더니, 세리머니라도 하듯 제자리에서 폴짝 뛰었다.

-까까 먹여줄게~

-와아!!!

정령들의 무리에서 쨍한 함성이 터져나왔다. 그 모습을 히쭉 웃으면 지켜보던 코리가, 레아를 돌아보며 재잘거렸다.

"그러며언, 흙이가 먼저 하구~ 다음엔 이머가 해주세여~ 그 다음엔 코리 하구,"
"그 다음엔 롤로 할래여!!"

순서를 정하는 사이, 흙 정령은 의기양양하게 바닥에서 의자로, 의자에서 탁자로 영차영차 올라가더니, 색연필을 안다시피 한 채로 슥슥 그림을 그렸다. 갈색 색연필로 커다란 원을그리고 그 안을 나름대로 꼼꼼히 칠하다, 크고 작은 검은색 반점을 몇개 그려넣고 그 위에 다시 갈색을 옅게 덮은 뒤, 자신만만하게 도화지를 들었다.

-뭐~게!

// 그럼요 그럼요! 용강아지들의 인간세상 안내자이자 선생님이지만 그 전에 도브몬테의 레어에서 머물러주는 귀한 손님이죠(*´∀`)♪
이번에도 용강아지들이 아빠랑 같이 방 꾸몄다고 하니까 감동해주는 것도 고마워서 용강아지들이 또 안기게 해봤답니다(*≧∀≦)

과자 대파티도 너무 좋죠! 그런 의미에서 첫 그림은 나름? 쉽게 가봤답니다(*ゝω・*) 맞추실지 두근두근해요! 불금 잘 보내고 계시려나요? 저는 선거일에도 한숨 돌리고 지금도 주말을 만끽하고 있답니다! 레아주도 행복한 주말 보내시길!d(*´∀`*)b

202 ◆WeduZ3b7uI (UAkpAI1I8I)

2024-04-12 (불탄다..!) 18:41:20

으앗 와중에 맨위의 글자색 실수.......(*゜Q゜*)
오랜만의 글자색 실수네요 부끄러워라! (゚∀゚ 三 ゚∀゚)

203 레아 — 코리롤로, 정령들 (RQAKKrAufo)

2024-04-12 (불탄다..!) 20:44:16

레아가 멋진 방이라고 인사하자 코리는 레아의 등과 어깨로, 롤로는 레아의 목으로 앞발을 뻗으며 매달리더니 얼굴을 맞대었다. 서늘하면서 습하게 미끌거리는, 뱀의 표피와도 비슷한 감촉. 뱀이었다면 닿는 즉시 기겁했을 텐데, 그와 비슷한 감촉인데도 해츨링들과 맞닿는 건 기분이 전혀 다르다. 이쪽은 서로가 서로의 온기를 나누는 느낌이랄까? 만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인간은 까마득히 초월한 존재인 용에게 이런 느긋한 기분인 게 스스로도 묘하지만, 그저 아이 아닌가. 그것도 내가 좋아한다는 이유만도 이렇게나 흐뭇해하는. 그래서 레아 역시 양팔로 해츨링들을 감싸 안고 가볍게 토닥였다.

"저도 고마워요. 제 생각 많이 많이 해 줘서요."

오래지 않아 해츨링들이 레아를 방해하지 않겠다는 듯 물러서자, 레아는 그림 끝말잇기를 할 준비를 마쳤다. 그런데 가만. 뭔가 빠뜨린 듯한 느낌에 잠시 굳었다가, 여기저기서 산발적으로 터지는 정령들의 외침에 아차 했다. 이들 모두가 그림 끝말잇기를 하려다간 구경만 하는 친구들이 한둘이 아니겠는데? 한 차례 돌기도 전에 놀이가 끝나기 십상일 테니.. 다 같이 놀려면 어째야 하지? 뒤늦게 궁리하는데 해츨링들이 제법 의젓한 태도로 정령들에게 제안했다. 대표 정령이 이기면 나머지 모두가 과자를 먹는 걸로 하자고. 솔깃했는지 정령들은 자기들끼리 가위바위보로 대표를 정했다. 이번에는 흙 정령이 대표다. 그 과정을 지켜보며 레아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

"코리, 롤로. 대단한데요? 좋은 생각이었어요! 정령님들한테 얘기도 의젓하게 잘해 줬고요. 엉가다운데요∼"

한편 나머지 정령들에게 까까 먹여 주겠다며 기세등등한 흙 정령은 앙증맞다. 레아도 짐짓 기세를 올려 보았다.

"어? 질 수 없죠. 제가 이기면 정령님들이 모두 저 먹여 주는 거예요? 힘내야겠어요∼"

그렇게 웃어 보이는 사이 흙 정령은 매우 의욕적으로 의자로, 탁자로 폴짝폴짝 올라갔다. 이어 제 몸보다 커다란 색연필을 안고는 그림을 그려 낸다. 갈색 동글이에 까만 점에.. 알겠다!!

"초콜릿 쿠키요! 맞죠? 그럼 저는 '키' 자로 시작하는 걸 그릴게요."

사실 그림은 젬병이라 코리가 알아볼지 모르겠지만, 일단 그려 보자. 동글동글하게 그리고, 껍질째로만 그리면 알아보기 힘들 테니까 단면이 드러나도록.. 딴에는 공들였지만 다들, 특히 코리가 알아볼지는 공개해 본 뒤에나 알 수 있을 듯하다.



// 와우∼ 이번에 애들 귀여움 포텐 터졌는데요😆 용강아지들 안기는 거부터 정령들 설득하는 데 익숙한 엉가스러움. 게다가 흙 정령 묘사 왜 이렇게 앙증맞나요ㅎㅎㅎㅎㅎ 이끼 모자에 까만 돌로 된 눈이라니, 상상하니까 진짜 귀엽습니다😊!! 써 주신 보람이 있게 레아의 반응도 생동감 있어야 할 텐데요🙄

그림이 어디로 봐도 쿠키 같아서 정답 확인 안 하고 바로 다음 그림 올렸습니다. 레아도 그림은 못 그린다는 설정이지만 제 그림 실력은 그보다 더 바닥이라 알아보실 만할지 모르겠네요. 못 알아보시면 첫 턴부터 레아가 패배한 것으로 처리해 주시면 됩니다😅

불금을 만끽하고 계시다니 잘됐군요. 저도 모처럼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제 주말 시작이니 편안하고 즐거운 시간 누리시길 바랍니다🙂!!

204 ◆WeduZ3b7uI (dbcp5F0EO2)

2024-04-15 (모두 수고..) 23:28:02

안녕하세요, 레아주! 핌주예요.

제가 현생 일로 바빠져서, 당분간 <오세요! 도브몬테> 스레를 잇지 못하게 됐어요.
기간은 일주일 이내가 될 것 같아요. 변동사항이 생기면 꼭 말씀드리러 올게요.
답레도 며칠 늦었는데, 갑작스러운 통보를 드려서 죄송해요.

밤낮 일교차가 심한데 건강 조심하시고, 한주 잘 시작하셨길 바라며 이만 즐일게요.

205 ◆WeduZ3b7uI (Zb2dhBMD5U)

2024-04-16 (FIRE!) 00:12:31

>>204 헐 지금 봤는데 오타가...... 왜 이렇게 났지?

이만 줄일게요, 입니다ㅠㅠ

206 ◆Tkeoq3Vax6 (5OCCwaeTOE)

2024-04-16 (FIRE!) 12:40:44

>>204-205

확인했습니다! 원래도 느긋하게 했던 스레고 상황극 자체가 현생을 잘 살기 위한 수단 중 하나인 만큼 기다리는 건 문제 없습니다😌 다만 현생에 큰 문제를 겪고 계신 건 아니어야 할 텐데 그 점이 걱정이네요. 암튼 핌주님 본인이 최우선이니 스레 걱정은 마시고 편하게 현생에 집중하시기 바라겠습니다!

207 ◆WeduZ3b7uI (sHg1vqiwOw)

2024-04-24 (水) 20:54:43

>>206

삐주가 돌아왔어요! 일주일보단 쫌 걸리긴 했지만 현생은 엄청 잘 마무리 됐답니다! 기다려도 주시고, 걱정해주셔서 감사해요, 레아주! 。゚(゚ノ∀`*゚)゚。
텀은 이전하고 크게 차이 없겠지만, 편안한 마음으로 용가족이랑 커트를 굴릴 수 있는 상태가 되어 돌아왔으니 걱정않으셔도 돼요! (○゜ε^○) 다시 도브몬테 스레를 즐길 수 있게 돼서 너무 기쁜 거 있죠! 답레를 잇기 전에, 다이스를 한번 굴리도록 할게요! 다이스의 정체는 곧 밝혀집니다!(〃 ̄ω ̄〃ゞ

208 ◆WeduZ3b7uI (sHg1vqiwOw)

2024-04-24 (水) 20:57:46

.dice 1 2. = 2
.dice 1 2. = 2
.dice 1 2. = 2

앗차 제정신좀 봐 다이스 굴린다 해놓고 깜빡했네요!

209 ◆Tkeoq3Vax6 (Ar0yobvpOg)

2024-04-24 (水) 21:20:49

>>207

현생 무사히 수습하셨다니 다행입니다🙂 고생 많으셨어요! 텀은 걱정 마시고 핌주님께서 편안히 즐기실 수 있는 수준으로 이어 주세요. 놀자고 하는 어장에 구속되면 그거야말로 독이니 말입니다. 그럼 저도 느긋하게 기다리겠습니다ㅎㅎ

210 코리, 롤로, 정령들 - 레아 (JfINWKgYBA)

2024-04-25 (거의 끝나감) 20:00:08

"에헤헤~ 고마어여, 이머~. 정령이들두 가위바위보 또또캐써~"

엉가답다는 레아의 칭찬에, 코리는 쑥스러우면서도 기쁜 지 얖발을 모아 쥐고 헤실헤실 웃다가, 이내 앞발을 박수치듯 맞부딛히며 정령들을 칭찬했고, 롤로는 잔뜩 신이 나서 "롤로두 엉가다!!" 라고 외치며 제 자리에서 폴짝 뛰었다가, 어느샌가 도로 자기에게 붙어있던 정령들을 다급히 받아 안았다. 그에 분홍색 눈이 동그래진 코리가 가만히 있다가 롤로에게 잔소리처럼 쫑알거렸다.

"조시매야지, 롤로 엉가!"
"히히, 신나서 그만. 정령이들아, 미아내! 갠차나?"
-놀랐어!!
-그치만 재밌었어~
-또 해봐!
"히히, 이따가! 그림 끝말잇기 하구 뛰어주께."

롤로가 나름 엉가 노릇을 하겠다고 저에게 매달린 정령들을 달래는 사이 레아가 정령들을 향해 선전포고하듯 짐짓 기세를 올리자, 한데 뭉침 정령 무리 - 코리와 롤로, 레아의 몸에 붙어있던 정령들까지 가세한 - 에서 더욱 열띤 응원이 터져나왔다.

-흙이 이겨라~!
-까까 먹을래!

정령들이 흙 정령의 모양으로 대열을 갖춰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응원하는 가운데, 레아가 흙 정령이 그린 그림을 보더니 곧장 답을 맞추자, 흙 정령은 해쭉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딩동댕~!

이어, 레아가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자, 코리는 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레아를 빤히 바라보다, 이내 레아가 들어보인 도화지속 그림 중, 연두색 바탕에 삐죽삐죽한 흰 중심부와 주변에 그려진 까만 점이 윗면에 그려진 황갈색 반구를 유심히 보고는 분홍빛 눈을 도록 굴리는가 싶더니, 아! 하고 외치고는 해실거리며 재잘거렸다.

"코리, 이거 아라여~ 키위! 이머 그림 잘 그려여~!"

이어 코리는 "그러며는... 위로 시자카는거....." 라고 조그맣게 중얼거리는가 싶더니, 새 도화지 위에 슥슥 까만 화살표를 크게 그리더니, 이내 으쓱해하는 듯한 용을 그렸다. 그림을 말똥말똥 보던 롤로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이게 머야? 위...위쪽... 위...용?"
"마자~!"
"마자따!! 그럼 용으루 시자카는거~!"

롤로는 코리가 의자에서 내려오자, 그 자리에 앉아 갈색 색연필을 집어들고는 사다리꼴 모양을 그린 뒤 엉성하게나마 색칠하려는 듯 선을 벅벅 긋더니, 이내 꼭대기로부터 빨간색으로 물줄기를 그리고, 빨간 물줄기를 가리키는 화살표까지 그렸다. 테이블에 앉아서 롤로가 그리는 것을 빤히 보던 흙정령은 그림과 롤로를 번갈아 보다 발딱 일어섰다.

-이거 알아! 용... 용암~
"맞춰써! 히히."

롤로의 대답이 떨어지자마자, 흙정령은 노란 색연필을 야무지게 안고 발까지 열심히 놀려가며 형체를 만들더니 검은색으로 테두리와 무늬를 그리고는 도화지를 들고 초롱초롱한 까만 돌맹이 눈으로 레아를 바라봤다.

-짜잔!

//에구구 감사해요ㅠㅠ 하긴 우리 스레는 슬로우여도 잘 굴러가는 장수스레니까요! 덕분에 오래간만에 즐겁고 느긋하게 이으면서 놀았답니다!(*ゝω・*) 레아가 용강아지들 마주 안아주면서, 원래라면 싫어했을 감촉인데 싫지 않다고 생각하거나, 용강아지들이 이머를 좋아하는 마음을 알아주는 대목에서 찡하고, 엉가노릇한 용강아지들 보면서 감탄하고 칭찬해줄 땐 제가 다 뿌듯하더라구요! 그리고 자기도 지지 않겠다고 기세 올리는 건 너무 귀여웠어요 ㅋㅋㅋ 좋은 어른 모먼트랑 귀요미 모먼트가 다 있어서 잇는 내내 엄청 즐거웠답니다!

그리고 실은, 현생이 닥치기 전에 그림은 다 그려뒀어요 ㅋㅋㅋㅋㅋ 이 그림 끝말잇기 엄청 재밌더라구요! 그림 그리는 것도, 용강아지랑 흙이가 알 법한 말을 골라보는 것두요ㅋㅋㅋ 근데 레아주 그림 너무 잘 그리시는걸요! 보자마자 이건 키위구나! 하고 알아봤지 뭐예요 ㅋㅋㅋ

곧 주말이 다가오네요! 이번 한 주도 고생 많으셨구, 편안하고 즐거운 주말 되세요!(≧∇≦*)

211 ◆WeduZ3b7uI (JfINWKgYBA)

2024-04-25 (거의 끝나감) 20:04:20

아참참 다이스는 승패 다이스였는데 셋다 같은 게 나왔지 뭐예요! 그래서 재밌는 김에 셋다 알아본 쪽으로 가봤답니다(*≧∀≦*) 대강 1이나 2든 나머지 둘과 결과값이 다른 하나가 지는 식이에요( ´∀`)b

212 레아 — 코리, 롤로, 정령이들 (KNMwy1.BuU)

2024-04-26 (불탄다..!) 18:46:44

엉가답다는 말이 뿌듯했을까? 코리는 수줍은 듯 앞발을 마주 잡고 고맙다더니 정령들을 칭찬한다. 그 입가에 걸린 웃음(불 정령을 보기 전까진 상상하지 못했던 표정)이 흐뭇해 보인다. 롤로는 롤로대로 신났는지 그 자리에서 껑충 뛴다. 그 통에 롤로에게 매달렸던 정령들이 허공에 붕 떴다. 어어? 다행히 레아가 흠칫 하는 사이 롤로가 바로 앞발, 날개, 꼬리 다 동원해 받았다. 사고 안 나서 다행이네. 레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애들 놀 땐 안 다치는 게 최우선이고 최고니 말이다.

그 걱정은 기우였나 보다. 정령들은 놀랐다면서도 재밌었다며 또 뛰라고 롤로를 졸랐다. 그러고 보니 정령들은 영체라 무게가 없다시피하니 여느 생물처럼 추락은 안 하려나? 역시나 롤로는 의젓하게 군다. 둘째여서일까? 지미랑 놀아 줄 때도 그렇고 엉가가 되고 싶구나. 미소가 올라왔다. 덕분에 그림 끝말잇기 끝난 뒤의 놀거리가 생겼다.

"끝나면 다 같이 뛰어 봐요∼"

운동 신경이 그리 뛰어나진 않지만, 내 키가 기본 높이는 되니 정령이들에겐 제법 재미난 탈것이 되지 않을까? 그건 그렇고, 끝말잇기는 집중해서 해야지. 나름 야심만만하게 도화지를 내려다보는데, 정령들도 잔뜩 의욕에 찼다. 아예 흙 정령과 꼭 닮은 모양으로 대열을 갖춰서는 박자에 따른 응원 구호까지 외친다. 사랑스럽고 신기해 웃음부터 터졌다. 무슨 수를 쓰면 이렇게 순식간에 합을 맞추지? 과자를 향한 일념이야, 승부욕이야? 어느 쪽이건 즐거워 보이니 좋지만. 정령들이 외친 구호의 박자와 가락을 짐짓 따라해 본다.

"내가 먹을래∼!"

이렇게 기세 올려 놓고, 처음부터 땡이면 안 되는데. 거의 확신하면서도 약간은 초조하게 흙 정령을 바라보자니, 정답이라며 자그마한 머리를 끄덕여 준다. 앙증맞기도 하지. 이어 레아가 자신의 어설픈 그림 실력을 새삼 깨달으며 키위를 그려내자, 코리가 레아를 물끄러미 보더니 그림에 집중했다. 알아볼까? 의문 반 기대 반으로 기다린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코리는 단박에 알아보았다. 뿐만 아니라 잘 그렸다고 칭찬도 해 줬다.

"맞았어요! 코리 잘 알아보는데요. 그리고 칭찬 고마워요. 그림 칭찬은 처음이에요∼"

정말이다. 그림 잘 그린단 얘기는 기억하는 한 들어 본 적이 없다. 심지어 산 리노의 신동 소리 듣던 어린 시절에도, 그림까지 잘 그리면 불공정하단 소리나 들었지.

아무튼 이제 코리 차례. 코리는 골똘히 궁리하더니, 위로 올라가는 새까만 화살표를 그렸다. 그 옆에다가는 코리의 몸 색깔과 비슷한 색깔에 크기는 화살표와 비슷한 용을 마저 그려 냈다. 화살표랑 코리? 근데 '위'로 시작하고? 뭐지??

전혀 단서를 못 찾고 있는 레아와 달리, 롤로는 조금 갸웃거리나 싶더니 바로 답을 맞혔다.

"위용이었어요? 전혀 몰랐어요!"

위쪽으로 향하는 화살표랑 용을 그린 게 그래서였어? 상상도 못 했네. 우리 마을 꼬맹이들이랑 놀 때도 예상 밖이지만 알고 보면 이치에 닿는, 참신한 발상을 접할 때가 종종 있는데, 해츨링들도 아이는 아이인지 그런 점이 닮았다.

다음으로 롤로는, 새빨간 물줄기가 솟아 나오는 갈색 산을 그렸다. 빨간 물줄기를 화살표로 가리킨 걸로 보아, 저 물줄기가 끝말잇기의 대상인 모양이다. 이건 알겠다. 역시나 흙 정령도 쉽게 맞혔다. 그러면 '암' 자로 시작하는 그림을 그리겠구나. 뭘 그릴까? 흥미진진하게 기다리자 흙 정령은 제 몸에 커다란 색연필 중 노란색과 검은색을 골랐다. 제 몸보다 큼직한 그림을 그리는 데 열중해 바삐 오가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다음엔 좀 작은 색연필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와 별개로 이 그림은 뭘까? 달팽이 껍질이랑 닮았는데 '암' 자로 시작하는 거면...

"암모나이트인가요?"

긴가민가하지만 다음 그림을 준비해 본다. 암모나이트가 맞다면 '트' 자로 시작하면서 그리기 쉬운 거. 순간 뇌리를 번뜩 스친 대상을 레아는 슥슥 그려 냈다. 모양은 대강 비슷하지?

"뭘까요∼?"

이랬는데 흙 정령이 그린 게 사실은 암모나이트가 아니었다? 그럼 모두에게 과자 열심히 먹여 줘야지, 뭐.

213 ◆Tkeoq3Vax6 (KNMwy1.BuU)

2024-04-26 (불탄다..!) 18:48:47

아이고야.. 잡담 넣는 걸 깜박해 버렸네요🙄 늦게나마 첨언하겠습니다.

별 말씀을요! 즐거우셨다면 제가 감사합니다🙂 용강아지들이 잘 따르는 거 생각하면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반응이고, 애랑 똔똔인 수준으로 노는 거일 뿐인데, 이렇게나 열렬히 호응해 주시니 쑥스럽지 말입니다😅 그림도 알아보실 만했다니 다행이네요. 사실 저는 그림 그리는 손은 흙손 똥손도 아니고 아예 무(無)손이라 그림판에 의지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맞혔는지 모르겠네요, 틀렸다면 레스에다가도 적었듯이 레아가 용강아지 + 정령 전체에게 손이 닳도록(?) 과자를 먹이는 걸로 넘어갈 수 있으니 편히 이어 주세요😌

214 코리, 롤로, 정령들 - 레아 (yel1Wfybx.)

2024-04-29 (모두 수고..) 18:55:22

놀란 듯, 푸른 눈이 휘둥그래진 레아를 올려다보며, 롤로는 의기양양해진 듯 이를 드러내며 씩 웃어보였다.

"히히, 위 하고 용이니까 딱 알아봐써여!!"

흙정령의 몸보다 약간 큰 앞발로 코리가 그린 화살표와 용을 짚어보인 건 덤이었다. 롤로의 차례가 지나가고, 흙 정령이 그린 그림을 본 레아가 오래지 않아 정답을 맞추자, 흙 정령의 입꼬리가 히쭉 올라가며 까맣고 동글동글한 눈이 초승탈처럼 휘었다.

-또 딩동댕이야~

이어 레아가 회색 색연필을 잡고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자, 코리는 레아의 옆에서 가만히 도화지를 들여다보았다. 레아가 그림을 완성하고, 운율을 실은 듯한 물음이 울리기가 무섭게, 코리는 배시시 웃으며 외쳤다.

"트라이앵글이여~! 이거, 압바랑 만드러봐써여~."
"마자마자! 만들기 음청 쉬워써여, 히히."

롤로가 맞장구를 치는 사이, 코리가 색연필을 잡았다. 초록색으로 길쭉한 풀잎같을 그리는가 싶더니, 빨간색 색연필을 잡고는 고민하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며 분홍빛 눈을 끔뻑거리다, 초록색 위로 동그라미를 여러개 그리고 꼼꼼히 색칠하고는 롤로에게 보여주었다. 롤로는 코리의 그림을 가만 들여다보며, 금빛 눈망울을 가늘게 뜨더니...

"...이게 머야? 빨강 옥수수?"
"...아니야아~!"

코리는 (상상도 못한 답변이었는지) 과장스레 절규(?)하고는 테이블에 짧은 앞다리를 둥글게 말고 머리를 묻었다. 그 모습을 보며, 롤로는 시원하게 웃음을 터뜨렸고, 흙 정령은 자기를 거대화시킨 모양으로 대열을 갖춘 정령들 무리를 돌아보며 제자리에서 폴짝 뛰었다.

"우하하, 코리 졌대여!!"
-까까 먹자!
-와아아!!!

정령들 무리에서 쨍하니 함성이 터져나오자, 그 새 패배를 받아들이고 기운을 차렸는지, 코리는 고개를 들고 의자에서 폴짝 내려와서는 해쭉 웃어보였다.

"주방으로 가여~! 음마가 거기 까까 있대써여."

그러고 잠시 후, 코리는 레아와 롤로, 그리고 대표였던 흙 정령을 포함한 수많은 정령들에게 과자를 나누어주느라, 앞발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분주하게 움직였지만, 과자를 먹여주는 것에도 재미를 붙였는지 연신 생글생글 웃었다.

//

원래 애기들은 어른이 자기들이랑 똑같이 놀아줄 때 재밌어한다...고 어딘가에서 들은 것 같아요!그리고 저도 코리롤로랑 정령이들에게 이입하면서 엄청 재밌었구요 ( -∀・) 이번에 정령이들 구호 따라하면서 외친 "내가 먹을래~!" 도 그렇고 너무 귀여워서 혼났지 뭐예요!

그리고 이번에도 딱 알아봤어요! 오랜만에 봐서 추억돋더라구요, 트라이앵글!ㅋㅋㅋ 그리고 손이 닳도록 천수관음 모드로 까까를 먹여주는 건 코리가 됐답니다! 그리고 게임도 끝났겠다 막레로 이어봤어요! 다음 상황도 해보고 싶구요, 헷헷(*´∀`)

그런 관계로, 이번 일상도 수고 많으셨어요! 곰손이라 초 슬로우가 됐는데도 기다려주시고 재밌게 이어주셔서 감사해요《*≧∀≦》 덕택에 동심모드로 현실웃음 지으면서 행복하게 즐겼답니다!♪o((〃∇〃o))((o〃∇〃))o♪

215 ◆Tkeoq3Vax6 (LexphZ0zf2)

2024-04-30 (FIRE!) 17:56:24

옹? 그런 속설이 있나요😮? 그건 몰랐군요. 그래도 재밌으셨다니 뿌듯합니다. 정령이들 응원 구호에 가볍게 장단 맞춘 것에도 호응해 주시니 감사하고요😊

근데 코리가 그린 건 뭘까요? 전 사랑의 열매를 생각했습니다만 그건 '글' 자로 시작을 안 하고..🙄a 어쨌거나 과자 먹겠다고 한 소절씩 뽑았던 정령이들과 레아는 맛나게 먹게 됐네요~ 코리가 앞발 닳도록 과자 넣어 주다 어느 순간 지쳐서 머겨조라~~~ 식으로 마법을 썼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ㅎㅎ

말씀대로 게임이 끝났으니 마무리하는 것도 좋겠군요. 막레 잘 받겠습니다. 그럼 다음 일상 소재는 뭐가 좋을까요? 동화책 읽기? 역할놀이? 학교 구경? 급할 건 없으니 재미날 거 같은 소재를 느긋하게 골라 보시죠🙂

216 ◆WeduZ3b7uI (vNYSj4hk2g)

2024-04-30 (FIRE!) 19:49:57

에이 뭘요! 첫 출근인데도 엄청 가정교사 그 자체라서 감탄의 연속이었는걸요 ㅋㅋㅋ 용강아지들 정령이들 눈높이에 맞춰서 잘 놀아주고, 칭찬할 부분은 칭찬해주고, 정령이들이 붕 떴을 때 놀랐다가 아무도 안 다쳐서 안심할 땐 생생하게 애기 여럿 보는 어른같아서 여러번 읽으면서도 재밌었답니다! 게다가 레아가 용강아지들, 정령이들 보면서 하는 생각들도 흐뭇하게 읽게 되구요 ㅋㅋㅋ

아아, 정답발표를 안 하고 맺었네요! 정답은 글라디올러스랍니다!
https://ko.wikipedia.org/wiki/%EA%B8%80%EB%9D%BC%EB%94%94%EC%98%AC%EB%9F%AC%EC%8A%A4
빨간색 꽃 사진을 보고 그렸는데 쉽지 않더라구요 ㅋㅋㅋㅋ 그래서 마침 그림도 묘하게 나왔겠다 코리가 지게 해봤어요ㅋㅋㅋㅋㅋㅋ
그나저나 그러게요, 응원구호대로 됐네요! ㅋㅋㅋㅋㅋㅋ 길이 때문에 편집된 장면이지만, 코리랑 롤로도 각자 이구동성으로 "코리/롤로가 머글래~!" 했답니다! ㅋㅋㅋ
그리고 그거 그럴싸한걸요! 머겨조라ㅋㅋㅋㅋㅋㅋㅋㅋ 먹여주는 거에 재미붙였어도 정령이들 수가 워낙 많으니까요 ㅋㅋㅋ 쿠키들을 공중에 떠오르게 해서 한입크기로 잘개 쪼개다가 정령이들 입안으로 쏙쏙 들어가게 했을 것 같아요 ㅋㅋㅋ

앗, 그러게요! 다 재밌어보여서 고민되는걸요! ㅋㅋㅋ 왠지 학교 구경은 한번이나 두번 정도? 도브몬테에서 일상을 더 굴리고 가면 좋을 것 같으니까, 동화책 읽기나 역할놀이 중에서 주사위를 굴려볼게요! .dice 1 2. = 2

217 ◆WeduZ3b7uI (vNYSj4hk2g)

2024-04-30 (FIRE!) 19:55:49

역할놀이가 나왔네요! 참참! 지난번 선레는 레아주께서 써주셨으니까, 이번에는 제가 선레 내용을 대강 생각해봤는데, 지난 일상에서 이어서 까까 먹고 정령이들은 배부르고 곤하니 코 자고, 코리롤로랑 레아만 깨어있는 상태에서, 혹은 같이 낮잠자고 먼저 일어난 코리랑 롤로가 마찬가지로 같이 일어난 이머한테 이머랑 역할놀이 해보고 싶다고 제안하는 방향으로 생각해봤는데, 어떠신가요?ε(*´・∀・`)з゙

218 ◆Tkeoq3Vax6 (s5f4u4WT2g)

2024-04-30 (FIRE!) 21:29:29

와하하! 놀이 친구로 합격이군요. 잘됐습니다😌

글라디올러스...저런 꽃이었군요😮 '글' 자로 시작하고 ㅋㅋㅋㅋ 맞네요. 근데 롤로가 못 알아보는 것도 당연하고 ㅋㅋㅋㅋ 거대 쿠키를 공중에 띄운 뒤 똑같은 크기로 반듯하게 잘리게 해서 입으로 골인하는 거 ㅋㅋㅋㅋ 진기명기겠습니다. 마법 편리해😆!

말씀하신 내용 좋습니다. 레아는 정령이들이랑 코리 롤로 자는 거 구경하다가 졸락 말락 했을 거 같네요. 선레 먼저 써 주시는 것도 감사합니다. 부담 갖지 마시고 써 주시되 행여 난감한 점 있으면 편히 말씀해 주세요🙂

219 ◆WeduZ3b7uI (vNYSj4hk2g)

2024-04-30 (FIRE!) 22:27:45

>>218 그럼요 그럼요 합격이고 말고요! 이머랑 노는 게 너무 재밌는 나머지 이후에 레아가 다시 연구원으로 복직해서 바빠지거나 하면 용강아지들이 나란히 거실에 앉아서
롤로: 이머 언제 와-?
코리: 두밤 주무시구 오신대~
할 지도 모르겠어요 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 그리기가 좀 빡센 꽃이더라구요 ㅋㅋㅋㅋㅋ 그쵸그쵸! 게다가 실제로 빨간 옥수수가 있더라구요 ㅋㅋㅋㅋ 롤로 비늘색만큼이나 진한 빨간색이라 신기했어요 ㅋㅋㅋ
https://blog.naver.com/jaun000/221085364312
그럴싸했다니 기쁜걸요! 그러게요, 텔레포트도 그렇고 마법 못쓰는 인간은 그저 부러워요 흙흘규ㅠㅠ

좋아요 좋아요! 단체로 코 자는 정령들에게 둘러싸인 가운데 코리랑 롤로랑 레아 양옆에 붙어서 코 자다 깨서 졸락 말락 나른한 이머한테 말 거는 구도가 되겠네요 ㅋㅋㅋ 아이구 부담은요! 벌써부터 선레 구체적인 그림부터 어떤 역할놀이를 제안할건지까지 착착착 떠오르는걸요d(>_< ) 그래도 언제나처럼 편안하고 느긋하게 써올게요! 미리 편안한 밤 되세요, 레아주!( ´∀`)

220 코리, 롤로 - 레아 (SU2V4Gc8dI)

2024-05-02 (거의 끝나감) 22:34:21

후아암. 자그마한 하품과 함께, 불그스름한 금빛 비늘에 덮인 눈꺼풀이 졸음에 겨운 듯 반쯤 열리더니, 선명한 분홍색 눈동자가 드러났다. 쿠키를 잔뜩 먹여주고, 먹기도 하다, 약속대로 레아의 침대 위에서 신나게 뛰어놀고, 밀려오는 노곤함에 다같이 낮잠에 들기 전 꼭 붙들었던, 제 놀이 친구이자 가정교사인 레아의 품을 찾아 뒤척이던 코리는, 손끝에 느껴진, 서늘하고 미끈한, 친숙한 감촉에 머리를 살짝 들었다. 레아의 몸 너머로, 마찬가지로 잠에서 깬 지 얼마 안된 듯한 롤로가, 레아의 반대편 옆구리에 파묻히다시피 한 채로, 눈을 나른하게 깜빡이며 코리를 응시하고 있었다.

[롤로 잘 잤어?]
[웅, 코리는?]
[코리두 잘 잤어~ 엄청 졸렸는데 지금은 개운해!]
[롤로두, 히히. 정령이들은 아직 자네, 엄청 졸렸나봐.]

롤로가 코리에게 전음을 보내며 황금빛 눈동자를 도록 굴려 자기 주변을 둘러보았다. 레아를 사이에 끼고 누운 코리와 롤로의 주변을 둘러싼 아기 정령 무리가, 새근거리는 숨소리를 내며 곤히 잠들어있었다. 규칙적으로 오르락 내리락 움직이는 정령들 무리를 보며, 코리와 롤로는 소리죽여 웃다가, 이내 레아의 얼굴을 슬며시 올려다보더니, 다시 서로 눈빛과 함께 전음을 주고받았다.

[근데 다 자구 나니까 또 놀구 싶어]
[그러게, 근데 정령이들 자잖아.]
[이모도 주무시나?]
[한번 불러볼까?]

전음을 나눈 끝에, 두 해츨링은 서로를 한쪽 눈으로만 마주보며 조그맣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속살거리는 목소리고 조심스레 레아를 번갈아 불렀다.

'이머~'
'이머...!'

221 레아 — 코리, 롤로 (zB4jcPJSOs)

2024-05-03 (불탄다..!) 11:20:40

신나게 놀았다. 코리의 마법에 쿠키가 나눠지며 모두의 입에 먹기 좋게 들어가던 것이며, 거대한 침대 위에서 해츨링들과 정령들이 방방 뛰고 뒹굴고 꺄르륵 웃던 것은(올라갈까 했으나 성인 몸으로 너무 뛰면 아이들이 반동에 휘말릴 거 같거니와 자칫 정령들을 밟을 위험도 있어 올라가진 않았다. 대신 정령들에겐 원하면 꽉 매달려 있으라고 하고는 바닥에서 뛰었지.) 무슨 동화 속 한 장면처럼 화기애애하고 신비스러웠다. 그렇게 실컷 먹고 뛰놀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침대에 드러누운 해츨링들과 정령들. 그 모습에 미소가 나오면서도 덩달아 졸려져 레아도 슬금슬금 침대로 올라갔다. 그러자 해츨링들이 양옆으로 옮겨왔고, 그런 레아와 해츨링들 주변을 정령들이 에워쌌다. 몇몇 정령은 레아와 정령들 위에 자리 잡기도 했다. 평화롭고 아늑한 순간이었다.

그러고 깜박 졸았을까? 푹 잤는지도 모르겠다. 눈을 떴을 땐 정령들이 여전히 세상 모르고 자는 게 눈에 띄었다. 해츨링들은 어떨까? 양 옆을 슬쩍 살펴보려는데 코리와 롤로의 목소리가 들렸다. 소리 없이 웃으며 어린 용들의 등을 살살 토닥였다.

"깼어요? 더 잘래요? 아니면 나갈까요?"

정령들이 깰세라 소리는 한껏 죽였다. 더 잔다면 이대로 누워 있으면 되겠고, 나가려고 한다면 정령들이 깨지 않게 조심조심 나가야겠다. 레아와 해츨링들의 위에 자리 잡고 자는 정령들은 특히 조심해서 옮기고.

222 코리, 롤로 - 레아 (fI/h4dOXX6)

2024-05-05 (내일 월요일) 21:49:29

자신들을 향하는 해사한 미소와 등을 토닥이는 상냥한 손길에, 두 해츨링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해쭉 웃으며 어리광을 부리듯 레아의 품에 파고들며 머리를 슬며시 부볐다. 자기들과 레아의 몸 위에 붙어서 자고 있는 정령들을 신경쓰는 듯 조심스러운, 평소에 비해 느릿하고 작은 몸짓으로.

"이러날래여~."
"또 노라여!"

더 잘지, 방 밖으로 나길 지를 묻는 말에, 졸음기는 가셨지만, 코리는 물론이고 롤로 역시 한껏 속살거리는 투로 대답했다. 그러던 코리는 몸을 일으키려는 듯 슬며시 몸을 움직였다가, 다시 레아의 품에 기댄 채 자신과 롤로, 레아의 몸 위에 자리잡은 정령들을 하나하나 선홍빛 마나로 감싸고는, 자신들을 에워싸고 곤히 차고 있는 친구 정령들의 곁에 살며시 내려두었다. 이어 롤로의 주홍빛 마나가 코리와 레아를 감싸더니, 살며시 둘을 공중에 띄워 침대 밑으로 바로 서게끔 내려두었고, 롤로 역시 그 뒤를 이어 주홍빛 마나에 휘감긴 채 공중에 떠서 침대 밑으로 내려왔다. 이어 셋이서 정령들이 깨지 않도록 발소리를 죽여 침실 밖으로 나간 뒤 문을 조심스레 닫고 난 뒤, 코리와 롤로는 각각 분홍색과 금색을 띤 큼지막한 눈을 초롱거리며 레아를 올려다봤다.

"이머이머, 우리 이번에는 여칼노리해여!"
"이머가 아까 잉간 어린이 노리 알려주셔쓰니까, 이번에는 코리하구 롤로가 용에 대해서 알려주는 선생님 할래여~."

223 ◆WeduZ3b7uI (5owLV.DjLQ)

2024-05-06 (모두 수고..) 00:54:11

주말엔 잘 쉬셨으려나요? 소소하지만 어제가 어린이날이었던 관계로(ㅋㅋㅋ) 오랜만에 픽크루를 조금 만져봤어요!(*ゝω・*) 용 어린이 코리롤로랑, 어린이 버전 레아와 커트랍니다!

사용한 픽크루 링크: https://picrew.me/ja/image_maker/1242976

224 레아 — 코리, 롤로 (Ms7aIzXfbY)

2024-05-06 (모두 수고..) 23:31:57

간지러워. 양옆으로 파고드는 감촉에 레아는 소리 죽여 웃었다. 그렇게 꼬물거리는데도 해츨링들과 레아의 위에 잠든 정령들은 흔들림이 없다. 해츨링들이 그만큼 조심스레 움직인 거겠지. 어쩌면 아직 잠이 덜 깼을지도.

그런 예상과 달리 해츨링들은 또 놀자고 속삭였다. 깨 있었으면 심심했겠네. 고개를 끄덕이려다 이마를 뜨끈하게 깔고 잠든 불 정령을 의식해 멈칫하는데, 코리가 일어나는 듯했다가 레아에게 기대어 왔다. 이어 자기와 롤로와 레아 위에서 쌔근쌔근 자고 있는 정령들을 마법으로 살포시 들어올려서는(지미가 봤다면 반짝반짝이라며 신났을 붉은빛 마나를 보고 알았다.) 다른 정령들 옆에 내려 주었다. 섬세하구나. 이제 일어나면 되려나? 침대 안 흔들리게 조심.. 그때 이번엔 롤로의 주홍빛 마나가 레아와 코리를 함께 감싸는가 싶더니, 누가 안아 들어 옮겨 주기라도 하는 것처럼 함께 서서히 떠올랐다. 그리고 둘이 바닥에 착지하자 롤로도 마법으로 내려왔다. 덕분에 정령들이 깰세라 걱정할 것 없이 방에서 나올 수 있었다.

그렇게 자리를 옮기자, 해츨링들은 다시 활기차게 재잘거렸다. 역할 놀이? 용도 그런 걸 하나? 아니면 우리 동네 애들이 하는 걸 보고 배웠나? 흥미롭게 지켜보다 안 그래도 확 깬 잠이 아득히 달아났다. 용에 대해 알려 준다고? 그럼 놀이가 아니라 진짜 선생님인데? 레아는 서둘러 상의의 주머니에서 수첩(에르네스트 산에서 썼던 그 수첩은 아니었다.)과 만년필을 꺼냈다.

"놀이가 아니라도 용에 대해서는 코리와 롤로가 선생님인데요! 잘 부탁할게요∼"



// >>223 와와!! 이런 걸 다 만들어 주셨군요! 이번에도 정성 가득∼😊 코리는 세상 순둥한 반면에 롤로는 무슨 장난을 칠까 씽크빅하는 애기 같아요😆 레아도 어렸을 땐 정말 저런 머리 하고 다녔을 거 같고요😌 근데 커트는 어째서 애기 때부터 얼굴이 잔뜩 익었나요ㅎㅎ 아무튼 감사합니다😙

225 코리, 롤로 - 레아 (DymdR3jBNY)

2024-05-08 (水) 20:33:04

흔쾌한 대답에 이어, 어느새 레아가 수첩과 만년필까지 꺼내들며 열의를 보이고는, 잘 부탁한다는 인사를 건네자, 코리와 롤로는 잔뜩 신이 났는지 해츨링답게 성룡의 것보다는 짧둥한 주둥이를 한껏 벌리고 해쭉 웃음지었다. 롤로는 흥분을 이기지 못했는지, 제자리에서 콩콩 (물론, 침실에서 자고 있을 정령들을 깨우지 않게 소리를 내지 않고) 뛰기까지 했다.

"롤로랑 코리랑 이미 선생니미예여? 우아!"
"그러며는 마니마니 잘 가르쳐 드리께여~ 헤헤."
"그러며는, 그러며는! 우리 비밀 기지루 가여!"
"코리는 까만 돌 주워서 가께여~."

코리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선홍빛 마나에 휩싸이더니 그 자리에서 사라졌고, 롤로는 레아의 손을 잡더니 히쭉 웃으며 "우리도 가여!" 하고 재잘거리고는, 레아의 손을 잡지 않은 팔을 붕붕 휘두르며 주문을 외쳤다.

"비밀기지루 가쟈~!"

코리와 롤로가 레아를 처음 레어로 데려갔을 때처럼, 선명한 주홍빛으로 빛나는 둥근 막이 레아와 롤로를 감싸더니, 눈깜짝 사이 레어의 거대한 거실을 축소한 듯, 저택보다 조금 큰 듯한 규모의 동굴이 한 인간과 해츨링의 눈 앞에 펼쳐졌다. 거실과 마찬가지로 돌벽에서 자라난 마정석이 은은하게 빛나며 내부를 밝히고 있었고, 바닥에는 거대한 털짐승의 가죽으로 만든 깔개가 빈틈 없이 깔려있었다. 거대한 천으로 가려진 입구와 마주 보는 벽에는, 인간의 건물의 복도보다 조금 좁은 너비의 선반에는, 레아의 몸보다 더 큰 책 몇권과, 색색의 깃털로 만든 장난감, 그리고 한없이 자그마해보이는 바구니 몇개가 늘어서 있었다.

"히히, 여기가 우리 비밀기지예여!"
"벽이 널브니까~ 칠판으루 쓰기 조아서 여기루 와써여~."

볼 일을 다 보고 왔는지, 어느샌가 한쪽 앞다리에 갈탄이 든 바구니를 든 코리가 쪼르르 달려와서는 레아의 반대편 손을 잡으며 롤로의 말을 받아 재잘거렸다. 두 해츨링은 레아의 손을 잡고 선반 아래로 레아를 이끌었다. 천장 역할을 하는 거대한 선반 아래에 붙은 마정석 조명으로 인해, 밑은 웬만한 방 만큼이나 밝았다. 두 해츨링은, 제 선생님이자 제자를 푹신한 바닥에 앉히고, 자기들은 벽으로 가까이 가서는 코리가 주워온 석탄을 하나씩 들고 레아를 향해 방싯 웃었다.

"그러며는, 그러며는~ 수업 시자카기 저네 이름 부르께여~."
"레아 이머!"

//

히히 좋아해주셔서 기뻐요!!(*/∀\*) 제가 만들면서 노린 느낌을 그대로 느껴주셔서 엄청 뿌듯하네요(≧▽≦) 그나저나 레아 아기때도 포니테일이었군요! 쪼꼬미 레아... 상상할 수록 너무 귀여워요 엉엉(주먹울음) 그리고 커트는 어릴때도 한 소심 한 부끄 했답니다! 그래서 평소에도 조금만 부끄럼 타도 얼굴이 잔뜩 익는 편이었는데, 대학 와서 레아랑 놀면서 적극적이고 밝아졌을것 같아요!(*≧∀≦*)

226 레아 — 코리, 롤로 (ICYUtyltXY)

2024-05-09 (거의 끝나감) 23:47:10

레아가 기대에 차자 해츨링들은 기분이 좋은 모양이다. 어린 용임을 상징하듯 짧고 도톰하게 돌출된 입엔 함박웃음이 걸렸고, 롤로는 소리 없이 폴짝거리기도 했다. 당연한 얘긴데 그렇게 기쁠까? 누구나 모르는 분야는 있을 수 있으니 서로서로 아는 분야에서는 선생님, 모르는 분야에서는 학생이 될 수 있다는 얘기를 해 보려다 입을 다물었다. 수줍은 기색을 띠면서도 많이 잘 가르쳐 주겠다는 코리의 말을 들으니, 그런 소리가 굳이 필요하지 않을 거 같았다. 그런데 까만 돌은 뭘 얘기하는 걸까?

어리둥절한 사이 코리는 마법을 써서 어딘가로 이동했다. 뒤이어 롤로가 우리도 가자며 레아의 손을 감싸더니 비밀 기지로 가겠다고 외쳤다. 비밀기지? 어린 시절 종종 놀았던 본가의 다락방을 떠올린 순간, 어쩐지 비눗방울의 표면을 연상시키기도 하는 주홍빛 막에 에워싸였다. 그리고 다음 순간, 주변 풍경이 달라졌다.

"우와!!"

좀 전까지 있었던 용 가족네 거실을 축소시켜 놓은 듯한,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지간한 집 너비는 거뜬히 넘는 동굴이었다. (용 가족네 거실과 마찬가지로) 돌벽 곳곳에선 형형색색의 마정석이 은은하게 반짝였고, 동굴이지만 바닥은 털깔개로 구석구석까지 덮여 딛기 부드러웠다. 용은 기후의 영향을 안 받는다고 들었는데, 온도가 적당히 선선한 것은 물론 습하지도 않은 게 타 생명체도 지내기 좋은 환경으로 조성해 놓은 거 같다. 그래도 책처럼 보이는데 레아의 키보다도 큰 물건이 그보다 훨씬 거대한 선반에 꽂혀 있는 걸 보면, 여기가 용들의 공간이라는 실감은 난다. 아마 저 책은 지금처럼 작게 변신한 모습이 아니라 본체 모습으로 읽겠지? 거대한 선반에 얹힌 탓에 무슨 골무처럼도 보이는 바구니는 지금 같은 크기일 때 쓰고?

두리번두리번 구경하는 레아에게 롤로는 여기가 비밀 기지라며 웃었다. 마치 아껴 둔 보물을 자랑하는 것처럼. 경험상 아이들이 자신들만의 장소에 들여 주는 건 상대를 정말로 믿고 좋아하는 건 물론 자신들과 동류로 여겨 주기 때문. 이것도 인간과 용이 그리 다르지 않은가 보다. 미소가 지어지는데 코리가 그새 돌아왔다. 선반 위의 자그마한 바구니와 크기가 비슷한 바구니에 석탄을 가득 담은 채 남은 앞발로 레아의 빈손을 잡았다. 까만 돌이 석탄이었구나. 레아는 해츨링들의 앞발에 살짝 의지해 자세를 낮추면서 해츨링들과 눈높이를 나란히 했다.

"비밀 기지에 초대해 줘서 고마워요∼"

그 뒤 해츨링들이 이끄는 대로 따라가니, 둘은 레아를 선반 근처로 이끌었다. 여긴 마정석이 다른 데보다 더 많고 환한 거 같다. 지미가 봤으면 엄청 좋아했겠네. 이 동굴이 메아리로 쩌렁해지도록 높디높은 소리를 질러 댔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상상을 하며 해츨링들이 지정해 준(?) 자리에 앉자, 해츨링들은 각자 석탄을 쥐고는 출석을 불렀다. 웃음이 터졌다. 호칭만 다르면 정말 우리 동네 애들의 학교 놀이 같겠다.

"지금은 학생이니까 이름만 불러도 돼요." 그래도 출석을 불렀으니 대답해야겠지? 레아는 만년필과 수첩을 움킨 손을 들어 보였다. "네∼"



// 용강아지들의 분위기는 의도하신 거였군요😗 잘 알아봐서 다행입니다. 커트가 수줍음 많았다가 레아의 영향으로 밝아졌는 설정도 아직 본격적으로 만나진 못했어도 뿌듯하고 말입니다😌 그나저나 잇기 힘드실 거 같아 짧게 짧게 가려고 했는데 내용이 쓸데없이 길어져 버렸습니다🙄 대부분은 레아 혼자 구경하고 생각하는 거니 스루하시고 대사 위주로 간략하게 이어 주세요🙂

227 코리, 롤로 - 레아 (khehAW.4g.)

2024-05-11 (파란날) 21:02:53

자세를 낮추어, 맑고 푸른 눈동자로 시선을 마주하며 레아가 건넨 감사 인사에, 코리와 롤로는 대답하기에 앞서 자그마한 앞발로 그의 손을 받쳐든 자세 그대로 상체를 내밀었다. 레아가 피하지 않았다면, 두개의 뭉툭한 코끝이 레아의 볼에 가볍게 닿았다가 떨어졌을 것이다. 그런 뒤, 코리는 수줍게 배시시 웃으며, 롤로는 이를 드러내고 코를 찡긋거리며 씩 웃는 얼굴로 번갈아 재잘거렸다.

"이머는 우리 칭구니깐 우리 비밀기지에서 가치 노는거 조아여~"
"아프로두 요기서 마니마니 가치 노라여!"

그런 뒤, 레아가 몸을 일으키자 그를 선반 아래로 안내한 코리와 롤로는, 자신들이 출석을 부르는 것에 레아가 웃음을 터뜨리자 덩달아 헤헤 웃다가, 뒤 이어진 말에 동시에 아아~ 하고 탄성을 질렀다.

"마자여! 압바두 정령이 엉가들 삼쭌들 가르칠때 이름 불러써여. "바람~ 물~" 하구."
"그러며는 레아~!"

그렇게 출석을 부른 뒤, 코리는 희미한 분홍빛을 띤 매끈한 규암 벽에 석탄으로 간단하게 용처럼 보이는 그림을 그리고, 롤로는 그 옆에 "용이 뭘까요?" 라는 글자를 적었다.

"오늘은 용에 대해서 아라보는 시가늘 가질 꼬예여~."
"ㅇ... 레아는 용이 어떤 동물인지 알고 있나여~?"

선생님 역할을 맡게 된 두 해츨링의 분홍색, 금색 눈망울이 초롱초롱 빛나며 일제히 레아를 향했다.

// 잇기 힘들긴요! 제가 손이 느려서 그렇지 엄청 편하게 이었답니다(*ゝω・*) 그리고 이번엔 제법 짧게 이어봤어요! 반응하실 만한 부분은 좀 적어서 걱정이긴 하지만요(;゜∀゜) 이을 때 지장이 있으실 경우 말씀해주시면 좀더 보완해볼게요(*>∀<*)! 그리고 용강아지들 비밀기지 배경묘사 세밀하게 받아주신 거, 엄청 재밌게 읽었어요! 레아가 지미라면 어떻게 반응할 지 떠올리는 것도 너무나도 조카 아끼는 고모다워서 흐뭇했구요:*(〃∇〃人)*: 한주동안 고생 많으셨어요(* >ω<) 남은 주말도 행복하고 편안히 보내시길!

228 레아 — 코리, 롤로 (ItkCukVuAQ)

2024-05-12 (내일 월요일) 14:52:03

초대해 줘서 고맙다고 인사하자 해츨링들은 인간 아이가 친근한 어른에게 뽀뽀하는 것처럼 레아의 볼에 제 코를 살짝 댔다. 그러더니 레아는 '친구'라며 앞으로도 비밀 기지에서 많이 놀잔다.

마주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정말로 인간 아이들 같다. 애정 표현도 애정 표현이지만, 자신들의 방식에 맞추어 놀 수 있겠다고 판단한 상대면 어른이라도 자신들만의 장소에 기꺼이 들인다는 점이. 즉 해츨링들과 함께일 때의 나는, 우리 꼬맹이들이나 동네 아이들이랑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어른이자 아이인 셈이겠다.

해츨링들이 이끄는 자리로 가면서도 새삼 신기했다. 우리 꼬맹이들이나 동네 아이들 대하듯 해도 위화감이 안 드니까. 용이 타자와의 교류에서 이렇게까지 인간과 비슷하다는 기록은 못 봤었는데. 다른 용들은 과연 어떨지 확인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을 하는 사이 이루어지는 출석 확인. 레아가 이름만 불러도 된다고 하자 해츨링들은 아버지 용이 정령들에게 수업할 때 어땠는지 알려 주더니 호칭을 빼고 다시 불렀다. 다시금 만년필과 수첩을 움킨 손을 들어 보였다, 좀 전보다 진지한 태도로.

"네∼"

그러고 해츨링들에게 시선을 집중하려니 코리는 분홍빛이 감도는 맨들맨들한 벽에 그림을 그렸고, 롤로는 옆에 질문을 적었다. 일전에 흙바닥에 지미 그려 줬을 때(풀더미로 그렸던 거 말고)나 우리 집에 오면서 가져온 그림을 봤을 때도 생각했지만, 코리는 그림을 썩 잘 그린다. 롤로의 글씨도 인간 성인의 글씨 못지않게 반듯하다. 용으로서는 어린아이지만 살아온 세월은 인간 아이의 수백 배이기 때문일까?

하지만 그런 감상보다 더 크게 다가온 것은, 롤로가 던진 질문이었다. 용은 어떤 동물인가?

'용은 선각자이자 수호자이자 관조자이다.'

용학개론의 첫 문장을 떠올려도 답이 나오진 않는다. 여느 동식물과는 달리 마나 생명체이고, 코리가 방금 그린 그림처럼 외형은 파충류를 닮았다. 그럼 두 조건을 모두 만족하면 용인가? 아니. 불 정령 역시 마나로 이루어진 영체이고 생김새가 도마뱀을 닮았지만, 불 정령을 용으로 분류하진 않는다. 그렇다고 생김새가 용의 특징이냐면, 에르네스트 산의 그 용은 생김새가 전형적인 용과는 달랐다. 그간 읽었던 용학 연구들을 되새겨 봐도 마나 생명체라는 점과 외형과 여타 지성체를 초월한 완력, 마력, 지성 같은 능력 같은 특징을 나열할 수 있지만, 용의 정체성을 함축하는 요소(인간으로 치먼 언어 정도?)를 제시하진 못하겠다. 용을 여타 다른 생명체와 구별짓는 용만의 특징은 뭐지? 어렵네. 일단 내가 아는 선에서 대표적인 특성이나마 언급해 보자.

"코리 선생님이 그려 준 그림처럼 생겼고요, 심장이 극도로 응축된 마정석인 건 물론 신체 곳곳이 마나로 이루어진 동물이라고 배웠어요. 호흡도, 성장도 마나로 하고요."

229 코리, 롤로 - 레아 (68ylo92MQg)

2024-05-13 (모두 수고..) 22:32:22

레아가 긴 고찰 끝에 내어놓은 대답에, 코리와 롤로는 눈이 동그래진 채 가만히 듣다, 이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해쭉 웃으며 조그만 앞발을 박수치듯 연신 마주쳤다.

"마자여~! 레아, 많이 알구 있네여!"
"잉간 학교에서 엄청 마니 가르쳐주셔꾸나!"
"이... 레아두 열시미 배워왔구여~."

그도 잠시, 코리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쪼르르 다시 벽 쪽에 붙어서는 용 그림에 무언가를 추가했다. 용의 가슴팍 부분에는 다면체로 가공한 보석처럼 생긴 모양이, 숨을 쉬는 걸 표현하듯 입가에 자그맣게 바람을 형상화한 모양이 그려졌다.그러는 동안, 롤로가 재잘거리며 수업을 이어갔다.

"레아의 말대루, 우리 용들은 심장두 마정석으루 되어있구, 몸에서 마나가 흘러여! 잉간들이 숨을 쉬어서 공가를 들이마시구 내뿜는 거처럼, 우리는 공기처럼 세상 곳곳, 요기에두 떠도는 마나를 들이마시구, 다시 내뿜구여!"
"그래서 용들은 아주 쪼꼬마한 애기일 때부터 마버블 쓸 수 이써여~. 용들이 숨을 쉬는 거하구~ 용이 아닌 종족들이 마법을 부리는 거하구~ 하는 거가 쪼꼼 비스타거는여~."

그림을 다 그리고 코리가 마저 설명하자, 롤로가 코리에게 앞발을 손짓하듯 흔들었고, 두 해츨링은 잠시 눈빛을 주고받았다. 어떻게 예시를 보이는 것이 좋을 지 짤막하게 전음으로 상의하는 모양이었다. 이내, 롤로는 방법을 생각해냈는지, 도로 자신만만하게 히쭉 웃으며 한발 앞으로 나섰다.

"주변에서 마나를 가져와다가 다시 내보내는 거니까여! 요로케!" 롤로는 앞발을 가볍게 펼쳐보이며 손 위에 작은 불을 피워보였다. "마법으루 내보낼 수두 있구!"
"지금처럼~" 코리는 콧구멍을 발름거리며 짐짓 깊게 숨을 쉬어보였다. "우리 눈에는 안 보이게~ 공기에 마나를 도로 실어서 내보낼 수두 이써여~. "

코리가 짐짓 숨을 쉬어보이며 시범을 보이는 것을 보며 기억을 더듬는 듯 황금빛 눈동자를 굴리던 롤로가, 퍼뜩 무언가 생각난 듯, 주둥이를 뻐끔 벌리며 작은 감탄사와 함께 입을 열었다.

"아, 그래서 알에서 해츨링이 나오며는, 그 때부터 보호자들이 마나를 빨아들이구, 다시 뱉는 거를 도와줘야 돼여!"
"완전 예~엣날에는 보호자 없이 알에서 깨어나가지구 혼자서 마나루 호흡하는 거를 이키는 용두 있기는 했었다구 실베르 함모니가 그러기는 했는데여~ 그거는 운이가 좋은 거구... 어떠케 호흡하는 지 잘 몰라서 마나를 들이마시기만 하거나 내뱉기만 하며는 해츨링이..... 몸이 아야! 할 수가 있대여~."

230 레아 — 코리, 롤로 (a43OSksEnI)

2024-05-16 (거의 끝나감) 20:48:21

제가 한 대답을 종합해 보면 용은 마나의 일부가 변화한 생명체라고 할 만하겠다, 존재부터 생장까지 마나로 시작해서 마나로 끝내니. (어째서 마나의 일부가 용이라는 생명체로 변화했는지는 무슨 수로 탐구할 수 있을까? 주님만 아실까?) 답 모를 의문을 곱씹는데 해츨링들이 호흡을 맞추기라도 한 것처럼 앞발을 맞부딪쳤다. 둘 다 신났는지 입꼬리도 제법 올라갔다. 덩달아 신이 났다. 어리긴 하나 당사자인 용들이라 많이 안다, 열심히 배웠다는 답변을 들은 게 뿌듯했다.

"감사합니다. 오늘도 많이 배울게요!"

기운차게 해츨링들을 바라보는 사이, 코리는 용 그림의 가슴께에 마정석으로 추정되는 보석을 그리더니 용의 입 주변에는 쬐그만 구름 같은 그림을 그려 냈다. 그리고 롤로는 용의 심장은 마정석이고 용은 몸에 마나가 흐르며 공기 중의 마나를 호흡한다고 설명해 주었다. 여기까진 용학자들에게 알려진 내용인데, 그 뒤에 코리가 특이한 비유를 했다. 용의 마나 호흡이 타 생명체의 마법 시전과 비슷하다? 어떤 점에서?

"다른 동물이 호흡하듯 마법을 자동으로 쓸 수 있다는 의미인가요? 아니면 반대로 용에게는 호흡이 다른 동물의 마법 시전처럼 까다로운 일이라는 의미인가요?"

그러자 롤로가 코리에게 앞발을 내젓더니 둘 다 조용해졌다. 뭔가 궁리하는 눈치다. 잘 받아 적어야지. 레아는 빈 면이 쫙 펼쳐지도록 수첩을 누르고 만년필을 쥐었다.

이윽고 롤로가 다시 씩 웃으며 앞발을 펼치자, 그 앞발에서 자그마한 불꽃이 피어올랐다. 마나를 불로 변화시키는 마법을 쓴 것이다. 뒤이어 코리는 짐짓 코를 벌름거리며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가 내쉬었다. 동물의 호흡과 다를 게 없지만, 공기처럼 맨눈에는 안 보이는 마나를 들이쉬었다가 내쉰 모양이다. 여기까지 보면 용에게 마법은 다른 동물의 호흡만큼이나 자동적인는 거라는 설명 같은데.. 다른 의문도 생긴다.

"용은 호흡하면서 마나를 다른 물질로 변화시킬 수도 있고, 아무런 변화를 주지 않은 채 마나를 들이쉬었다 내쉬기만 할 수도 있다는 의미인가요?"

이건 정말 강의나 스터디 이상이다. 이해한 부분과 이해하자 못한 부분을 구분해 받아적는데, 롤로가 또 알려 줄 것이 있다는 듯 탄성을 뱉더니 새로운 이야기를 꺼냈다. 해츨링들은 보호자들에게 호흡을 배워? 인간과는 확실히 다르네? 인간 아기도 거의 모든 것을 보호자에게 배우지만 호흡만은 날 때부터 자연스럽게 하는데. 용은 혼자 호흡을 익히려다간 신체가 망가지기도 한다? 이건 정말 뜻밖의 정보다. 용은 동족이라도 다른 개체와 함께 지내는 건 지극히 꺼린다고 들어 왔는데, 그래서 다른 생명체가 영역을 침범하면 철저히 응징한다고도. 어린 용의 생태는 그렇다고? 그럼 혼자 살았다는 에르네스트의 그 용은 어떻게 된 거지? 코리가 '실베르 할머니'라고 일컬은 용의 설명마따나 운이 좋았나? 아니면 혼자 살아서 자기가 아픈 줄 모르나? 모르겠다. 지금으로선 이 정보는 교차 검증이 필요하다.

"선생님들이 설명해 주신 얘기는 처음이에요. 인간들한테 용은 혼자 사는 동물로 알려져 있거든요. 제가 전에 만나 본 용도 어릴 때부터 혼자 살았다고 했고요. 그래서 다른 용 선생님들에게도 여쭤보고 싶은데, 그럴 기회가 있을까요?"

231 코리, 롤로 - 레아 (H2ExGLLWIg)

2024-05-19 (내일 월요일) 13:20:28

두 해츨링 선생의 첫 인간 제자가 던진 첫 질문에, (특유의 기운차고 쨍한 목소리로) 가장 먼저 대답한 것은 롤로였다.

"다른 동무리 숨쉬는 거처럼 마버블 쓸 수 이써여! 처으메는 어려운데~ 칠백쨜만 돼두 쫌 쉬워져여!"
"마자여~ 근데 자동이랑은 쪼꿈 다른 거가타여~."
"그르게, 모라구 해야지 맞찌..."

코리가 곰곰히 생각하는 듯, 턱을 괴고 덧붙이자, 롤로 역시 정확한 표현을 고민하는 듯 코리와 눈빛을 주고받으며 생각에 잠겼다. 그러는 동안, 레아가 이어 질문을 하나 더 던지자, 둘은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롤로는 해쭉, 코리는 배시시 웃으며 파충류와 닮았지만 크기는 어린아이의 머리만한 머리를 연신 끄덕였다.

"마자여, 마자여~ 숨쉬는 거하구 방버비 비스태여. 공기중의 마나를 마셨다가, 다시 내뿜는 점에서여~ 그리구 쓰구 시플때만 쓰구, 안 쓰구 시플 때는 안 써야대여~."
"근데 그거는 알에서 금방 나온 아가 용한텐 까다로어여!"
"그래서 코리랑 롤로랑 알에서 나왔을 때 울면 불이 나와때여~."
"요로케여, 으아앙!!"

롤로는 짐짓 우는 체를 하며, 고개를 젖히고 허공을 향해 입에서 불을 짤막하게 뿜어냈다. 어느샌가 수업보다는 수다에 가깝게 한마디씩 재잘거리던 두 해츨링은, 레아가 자신들의 이야기를 듣더니 가장 먼저 꺼낸 말에 놀란 듯 눈을 댕그랗게 떴다가, 이내 서로 마주 보며 만족스러운 듯 주둥이를 함빡 벌리고 웃었다.

"다행이에여~ 레아는 인간 학교에서 용 공부 마니 하고 와쓰니까 모부터 알려드릴찌 롤로랑 이거저거 생가캐써써여."
"새로운 거 가르쳐줄 수 이써서 신나여!! .....근데 진짜여? 해츨링 때부터 혼자 산 용을 만나셔써여?"
"혼자 사는 용 이머 삼쫀들은 마니 아는데여~ 해츨링 때부터 혼자 산 용은 코리두 처음 드러바여~!"
"마자여! 빨라두 천쨜 머꾸 나서 새 둥지 만든다구 음마가 그래써여."

이어 레아가 새로운 용 선생님들에게도 물어보고 싶다는 말을 꺼내자, 둘은 금방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재잘거리기 시작했다.

"녜~! 요기 페레스 대륙에 용들 음청 마~나여!"
"바다 건너 가두 익세움 왕국에두 음마 친구 이머 삼쫀들 이써여!"
"근데 가까운데가 조을 거가타여~ 아까 말한 실베르 함모니는 튜달에 사시는데여, 잉간들을 우리 가족만큼 조아하시는 거는 아닌데, 군대 이머 삼쫀들두 레어 근처에 살게 해주시구여, 음마랑 친하세여~."
"그래서 음마 통해서 부탁드려볼 쑤 이쓸거가타여!"
"그리구 크레티스 북쪽 바다 쪼그루 가며는 코리 롤로랑 노는 동생 이릴리스하구 이릴리스 보호자 키올드룬트 삼쭌이 사시구여~ ...아, 마따."

쉴 세 없이 재잘거리던 코리가 잠시 수다를 멈추더니 조금 심각해진 얼굴로 속닥거렸다.

"...아, 크레티스 서쪼게 크로몬스 산이라구 있는데여, 거기는 가시며는 안대여, 위허메여..."
"거기 사는 사르페네론 삼쭌도 음마랑 친하기는 한대여, 어... 잉간두 다른 종족두 삼쭌 땅에 들어가는 거... 음~청 시러하셔여. 용두 허락업시 차자가면 음청 무섭게 혼내시구여..."
"코리랑 롤로가 아는 크레티스에서 인간 안 조아하는 용은 그 삼쭌 뿌닌데, 코리랑 롤로가 모르는 용두 크레티스에 사시니까, 음마한테 여쭤보며는 더 마니 알려주실 거 가타여~."
"음마는 칭구가 마나여!"

232 레아 — 코리, 롤로 (NLiN1O/MYk)

2024-05-21 (FIRE!) 21:32:30

용의 마법 시전을 타 종족의 호흡과 견준 것에 레아가 이런저런 질문을 던지자 해츨링들은 용의 마법이 자동은 아니라면서도 뭔가 궁리하기 시작했다. 어떻게 설명해야 레아가 정확히 이해할지 고민하는 눈치였다. 그러다 레아가 덧붙여 질문하자, 각자 특색 있는 웃음을 머금더니 호흡을 맞추기로 미리 정해 둔 것처럼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마법 시전 방법이 호흡과 비슷하다는 의미였구나. 마나를 호흡해서 생존 및 성장에 활용하거나 마법을 구현하거나 둘 중 하나라고. 롤로가 짐짓 우는 체를 하며 살짝 불을 내뿜어 주니 보다 명확하게 이해됐다. 형상으로 보나 뜨거움으로 보나 명백한 불꽃. 그 말인즉 어릴수록 마나 호흡과 마법 시전을 구별하는 데 서툰 모양이다.

" 코리 롤로 어릴 적에 많이 울었으면 엄청 더웠겠네요."

그래서 요령이 몸에 밸 때까진 호흡법을 익혀야 한다는 거구나. 마나를 호흡하지 않고 마법만 시전하면 건강에 해로워서. 다시 말해 (타 종족에 비해 너무 강해서 티가 안 났을 뿐) 용 역시 건강이 상할 수 있는 생명체라는 거고.

그런 내용을 열심히 적어 나가는 게 흡족했을까? 해츨링들은 함박웃음을 머금고 신난다고 재잘거렸다. 그러면서 레아가 언급한 용에도 호기심을 드러냈는데, 해츨링 때부터 혼자 산 용은 처음 듣는단다.

"정말요? 인간들한테 용은 혼자 사는 게 당연한 생명첸데. 해츨링 때는 정반대였네요. 그 용님이 특이한 경우였고요!"

마나 호흡과 마법 시전을 혼자서 구분하는 동안 그 용이 과연 무슨 일들을 겪었을까? 그걸 조사해 볼 수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그러나 지난 일은 어쩔 수 없는 법. 레아는 해츨링들이 알려 주는 다른 용에 대한 정보를 메모하는 데 집중했다. 튜달의 실베르, 할머니라고 일컫는 걸로 보아 고룡이겠는데, 코리 롤로 가족만큼 인간을 친근하게 여기지는 않지만 튜달의 군대가 레어로 접근하는 걸 막지는 않는 모양이다. 뒤이어 코리는 우리 크레티스의 북쪽에 성체 용 키올드룬트와 해츨링 이릴리스가 산다고도 알려 주었다. 그들 역시 인간에게 비교적 우호적인 듯하다.

용은 인간을 하찮게 여기는 줄만 알았는데. 인간에게 우호적인 용도 있다는 걸 알았다면, 그래서 그런 용들을 접할 기회를 얻었더라면 용학이 비약적으로 발전했을 텐데! 해츨링들이 소개해 준 용들을 직접 확인하는 대로 용학 연구소의 지도에도 정보를 반영해야겠다.

그때 코리가 뭔가를 걱정하는 듯한 얼굴로 목소리를 낮추더니 크레티스 서쪽 크로몬스 산은 가지 말란다. 이어 롤로가 그 산의 사르페네론이라는 용은 타 개체의 방문을 질색한다고 설명해 주었다. 사르페네론은 이제까지 인간들에게 알려진 용의 특성에 전형적으로 부합하는 용인가 보다. 어쩐지, 인간에게 우호적인 용이 너무 많더라니. 그런 용만 있을 리 없지. 다른 용들에 대해서는 어머니 용이 잘 안다고 해츨링들이 입을 모으니 지금은 해츨링들에게 배울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게 좋겠다.

"자세히 알려 줘서 고마워요! 핌님께는 나중에 여쭤볼게요. 지금은.. 코리 롤로가 어릴 때 배웠을 마나 호흡법이 궁금한데 알려 줄 수 있어요?"

용들의 마나 호흡법과 마나 시전법을 잘 정리해 두고 교차 검증하는 건 전음 연구 못지않게 좋은 연구 같다. (잘만 하면 마법학에까지 보탬이 될 수 있을지도. 마법사들이 이미 용들의 호흡을 본받고 있다면 별 의미 없으려나?) 마법 능력이 바닥이라 마나 호흡을 하려다 마법을 시전하는 경험을 할 수 없는 건 아쉽네.



// 레아라면 마나 호흡법과 마나 시전법의 차이를 알아내서 정리하고 싶어할 거 같아 이렇게 이어 버렸습니다만..😅 저런 세세한 설정 넣기 시작하면 골치 아플 테니 이걸 막레 삼는 것도 좋다고 생각됩니다. 삐주님께서 편하신 대로 해 주세요🙂

233 코리, 롤로 - 레아 (Ry1PwEs6Fs)

2024-05-24 (불탄다..!) 00:11:17

어릴 적에 많이 울었으면 엄청 더웠겠다는 레아의 감상에, 코리와 롤로는 멋쩍은 듯 헤헤 웃으며 볼을 긁적였다. 그러다, 코리도 롤로도 아닌, 낯선 목소리가 슬쩍 끼어들더니, 점점 수군거림으로 번지기 시작했다. 어느샌가 하나 둘 모여든 어른 정령들이 이 때다 싶었는지 한마디씩 늘어놓고 있었다.

-아이고, 장난 아니었죠~ 우리 몸 다 날라갈 뻔 했다니까~ 바람이랑 동족 될뻔 했어!
-아 왜 우릴 갖고 그래~ 우린 땅 구경 다신 못하는 줄 알았잖아~!
-아~ 우리는 그 때가 제일 살맛 났는데. 그립구만~
-좋았겠수? 우린 그 때 흙에서 모래가 될 뻔 했지 뭐요.

순식간에 시작된 장난기 어린 성토에, 코리는 부끄러운지 두 발바닥으로 얼굴을 가리며 "이이잉, 몇백년전 일이자나여어~!" 하고 칭얼거렸고, 롤로는 태연하게 히쭉 웃으며 "히히, 아까 이ㅁ... 레아한테 시범 보여줬는데! 또 하까여?" 라고 농담조로 정령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물론, 불 정령을 제외한 정령들이 "안돼, 안돼~" 라며 짐짓 겁을 먹고 만류했지만. 그도 잠시, 레아가 열심히 필기를 하다 말고 신기하다는 듯 한마디 하자, 부끄러워하던 코리도, 장난치던 롤로도 도로 선생님 모드로 돌아와서는 해실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녜~! 아, 옛날에는여, 용들끼리 음청 자주 싸워가지구, 알에서 깨어났는데 보호자 용이 안계시는 해츨링두 이썼대여."
"그래서, 엄청 애기인 해츨링두 에티스님 곁으루 가게 되구 그랬는데에, 용들이 그만 싸우기루 하면서, 꼭지라는 자리를 만들어서어, 용들이 싸우며는 화해시켜주고 도우미 피료한 용은 도와주고 그러케 하는 용을 뽀바써여!"
"그래서 꼭지는여, 알에서 깨어났는데 보호자 없는 해츨링을 돌봐주기두 하구, 새끼를 가지구 시픈데 스스루 번시카고 십지 아는 용하구, 보호자 없었던 해츨링하구 만나게 해준데여~."
"그래서 우리지베 가끔 해츨링 동생이 왔다가 가구 그러기도 해써여! 우리 음마가 꼭지거든여, 히히."

그렇게 이야기꽃을 피우던 것도 잠시, 자신들의 이야기를 흥미로운 듯 들어주기도 하고 때론 받아적기도 하던 레아가, 코리 롤로가 어릴 때 배운 마나호흡법이 궁금하다며 질문을 꺼내자, 코리와 롤로는 눈을 댕그랗게 뜨더니, 이내 서로를 마주보았다.

[그거 우리 어떻게 배웠더라? 롤로야, 기억나?]
[으으음, 조금. 근데 그걸 인간말로 어떻게 설명해야 할 지 모르겠어.]
[그럼 이렇게 해보자! 코리가 보호자 하고, 롤로가 알에서 나온 해츨링 하면서 역할극을 해보는거야. 그럼 생각날 지도 몰라!]
[좋아!]

그렇게 전음으로 회의 아닌 회의를 마친 뒤, 코리는 몸을 조금 더 키웠고, 롤로는 원래의 반 정도로 작아졌다. 핌보다 조금 작은 수준으로 커진 코리는 레아를 향해 배시시 웃어보이며 말했다.

"음~청 옛나리라서 가물가물한데여~ 코리가 보호자 하구, 롤로가 아기 해서 보여드리께여~."

그리고 코리가 말을 마치기가 무섭게, 롤로가 알 모양으로 자신을 둘러싼 베리어를 만들더니, 이내 팔을 파닥파닥 흔들며 재잘거렸다.

"아레서 나와따! 어..." 말과 함께 조그많게 불을 뿜은 롤로는 짐짓 놀라는 체 눈을 끔뻑거리다가 와앙, 하고 우는 체를 하며 마저 불을 뿜었다. "와아앙! 와앙!"

그러자, 코리는 롤로를 두 손으로 안아들고 달래듯이 말하며 일부러 입으로 숨을 입김을 내뿜기 시작했다.

"아가야~ 코리랑 가치 해보자~ 후우~ 후우~"

"와아앙!! 와아아아앙!!"

그렇게 롤로의 가짜 울음은, 구경하던 어른 정령들이 옛날 생각이 난다며 하나 둘 도망가기 시작하고, 코리가 "인제 불 말고 숨 셔야지~!" 라고 타이를 때까지 계속되고 말았다.

// 짜잔! (꽤 이어지기도 했으니) 막레 삼아서 이어봤어요. 보호자가 일부러 숨을 쉬는 시범을 보이는 건 인간 아기~어린이나, 애완 동물이 보호자를 따라하는 습성에서 따와서, 보호자가 꾸준히 마법이 아닌 마나 섞인 공기를 배출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해츨링도 따라하게 됐을 것 같아서 용강아지들이 역할극을 하는 방향으로 봤답니다!(역할극 속의 역할극?)

이번 일상도 수고 많으셨어요! 다음 일상은 뭐가 좋을까요? 일전에 이야기 나온 그림책 읽기도 좋을 것 같고, 이번 일상에서 새로 생겼을 레아의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레아가 핌이나 유리와 이야기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234 ◆Tkeoq3Vax6 (RiPMGXM.cY)

2024-05-25 (파란날) 11:14:43

이렇게 마무리해 주셨군요😮 정령님들이 고생이 많았네요. 당시의 기억이 얼마나 강렬했으면 롤로의 가짜 울음에 도망가나요ㅋㅋㅋㅋㅋㅋㅋ 덕분에 용들의 암흑기에 관한 정보랑 핌님이 꼭지라는 것도 알게 되어서 레아가 정말로 많이 배웠습니다😊 용의 마나 호흡을 레아가 누구나 이해 가능한 수준으로 기록할 수 있을 만큼 잘 이해하려면 아직은 갈 길이 멀어 보이네요 ㅎㅎㅎㅎ 전음 못지않게 장기적인 연구 소재가 되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가끔 용 가족네 레어에 머무는 해츨링들이 생긴다면 (그 동안에도 호흡법은 간간이 학습시킬 듯하니) 연구하기 더 용이할 것 같고 말입니다😌

책 읽기도 좋고, 핌이나 유리한테서 다른 용의 거주지 등 보다 상세한 정보를 얻는 것도 좋겠습니다. 다만 제가 6에 20일까지는 현생에 심각하게 치일 예정이라..🤮 일주일 안에 끝낼 수 있는 분량의 일상을 하거나, 아예 일주일 더 휴식 기간을 가졌으면 합니다. 괜찮으실지요?

235 ◆WeduZ3b7uI (1HeWthjSF2)

2024-05-28 (FIRE!) 00:49:00

모처럼 레아가 궁금해해주니까 용강아지들이 자기들이 기억하는대로 보여주고 싶어할 것 같더라구요(* >ω<) 용강아지들도 레아가 진짜 학생처럼 진지하게 들어주고 질문해줘서, 선생님 놀이를 제대로 즐길 수 있었어요! 핌주적으로는 레아의 새 연구소재도 줄 수 있어서 뿌듯하고, 레아가 던지는 질문들에 설정도 더 구체화할 수 있어서 재밌었어요( ´∀` )b 앗 그러게요! 다양한 연령대의 해츨링들을 한마리씩 등장시켜도 컨텐츠가 되겠어요! 이백살 난 응애 해츨링이라던가, 용강아지들보다 엉가인 곧 성체 되는 해츨링이라던가 ㅋㅋㅋ

아이구, 6월에 여러모로 바빠지시는군요...(/_;)/ 날씨도 더워지는데 고생하시겠어요ㅜㅜㅜ
그리고 그럼요, 그럼요!! 그럼 김에 지금부터 20일까지 쭉 쉬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실은 저도 현생에 현재진행형으로 시달리는 중이라... (ヽ´ω`)
그럼 20일에 다시 이어가보도록 하구, 현생 잘 보내시길 응원할게요! 건강도 조심하시구요...!! 화이팅이에요!♪o(゚∀゚o)(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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