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아회쪽에서는 깊~~~은 애증이라고 보고 있답니다~ 복수의 대상이라기엔 그 의미가 궁기의 죽지 않는단 발언으로 인하여 퇴색되었고, 적수라기엔 자신은 동등한 힘이 없으니 그냥 증오하고 싶은 대상으로 변경됐지만 아직도 형제간의 우애와 과거의 미련을 떨치지 못하게 되어버린 느낌...?🤔
근데 그게 조금 더 뒤틀려서 증오랑 애정이 막... 섞이면 그런 부류가 있다고들 하지요...? 사랑하니까(증오하니까) 남들이 아닌 내 손에 죽어줘야겠어...의 부류 말이어요. 응...🤦♀️ 거기다 내 손에 죽어주지 않으면 네가 보는 앞에서 죽는게 통쾌할지도 몰라~의 이게 형제라기엔 조금 더 짙은... 어 어휘력 딸린다...
마법사 사회에는 용서 받지 못 할 저주라는게 있다. 크루시아투스. 임페리우스. 그리고 살인 저주. 어지간한 마법사는 일생 살면서 셋 중에 하나 맞아보는 것도 있을까 말까 하지만. 애초에 살인 저주는 일생에 한 번 밖에 못 맞긴 한데. 아무튼 그거 하나 뺘고 나머지 둘은 어느 직업에게 꽤나 일상적-에 가까운 것이었다. 그래. 직업이 오러라면 말이다.
씻고 오겠다며 욕실로 도망 아닌 도망을 간 온화는 문득 거울에 비친 제 자신을 보고 피식 웃었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몸은 상처 하나 없이 깨끗했다. 물론 그만큼의 품을 들여 관리를 하니 당연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웃음이 났다. 크루시아투스 저주를 세 번이나 맞았는데도 겉보기엔 멀쩡하다니. 이 얼마나 끔찍하고도 아름다운 저주인지! 그리고 그러고도 살아있는 자신은 무엇일지. 가끔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음지에서 범죄자와 기묘한 공모를 하며 양지에선 그들을 잡아들이는 일을 하는 자신은 대체 무엇일까. 그런 자조적인 웃음을 재차 흘리곤 장미향 은은히 흐르는 욕실로 들어갔다.
따끈한 물과 향기로운 바디워시들로 씻고 나오는데 한 30분 걸린 듯 싶다. 그리고 긴 머리를 말리며 입을 옷을 고르고 골라 걸치는데도 한 10분 들었을까. 빠르게 한다고 했지만 본디 여자의 치장은 시간이 제법 드는 법이다. 진한 와인색 실크 원피스에 거미줄로 짠 듯 얇디 얇은 가디건을 걸치자마자 종종걸음으로 방에 되돌아간다. 위태로운 구두 아닌 폭신한 실내 슬리퍼가 전체적인 차림에 편안함을 한결 더해주었다. 향긋한 에센스를 촉촉히 발라 늘어뜨린 머리카락이 실크 원피스보다 걸음 따라 부드럽게 물결쳤다. 다른 의미로 완벽한 준비를 마친 온화가 방 문을 열자마자 제 연인에게 다가가 다시금 안기려 했을 것이다.
"으응 내 사랑- 오래 기다렸죠- 아까 조금 굴렀더니 머리가 잘 안 풀려서 조금 걸러버렸어요. 이건 사과의 표시-"
오자마자 안기기 2차 다음은 뺨에 입맞춤하기다. 늦어서 미안하니까- 라며 작은 새가 부리로 톡 닿고 지나가듯 장난스런 입맞춤을 하고 베시시 웃었겠지. 다시금 마주하게 된 온화의 얼굴은 화장기가 싹 사라졌지만 그럼에도 붉은 색채로 인한 화려함 있었다. 품에 기대 새삼 살겠다는 듯 길게 숨을 내쉬고서야 그가 무엇을 준비했는지 보려 두변을 두리번거렸다.
"그래서 그래서- 부탁한 건 뭘로 했어요? 커피? 위스키? 아니면 둘 다?"
방에는 책상 말고도 적당한 크기의 테이블과 의자와 긴 소파들 그리고 술병과 술잔 등이 진열된 장식장도 있었으니. 과연 뭘 준비해주었을까- 하고 기대하는 눈빛이 제법 반짝반짝 했을 것이다.
(골골골) 귀찮아서 매번 번호이동하는게 이런 트롤링이 올 줄은... (하지만 귀찮아서 안 바꿀 예정)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온화야 이제는 살짝 맛봤으니까 우와... 하지만 수일이는 사실 상상도 못하는거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나 생각난 김에 푸는 TMI! 마침 비설도 거의 풀렸고 응 :3 본편에서 수일이는 온화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보고하는 역할 말고도 주변인과 관계를 통제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그래서 온화가 주변인과 원나잇 같은 관계만 있다 없다 했던 것~ 그리고 이 때문에 굳이 아회와의 선관에 수일이가 끼어들어간 것! 수일이 판단하기에 남매를 제외한 지인 한 명 정도는 있어야 할 것 같았고 아회 정도면 큰 간섭 없이 내버려둬도 그냥저냥한 사이로 지내다가 아회 먼저 졸업하고 빠이 하는 걸로 끝날 줄 알았다~ 하지만 인생은 언제나 생각한대로 굴러가지 않지... ㅋㅋㅋㅋㅋ
온화가 다가가면 구 료하, 그도 팔을 벌려 반기며 안아주었다. 이렇게 안길 수 있게 되기까지도 참 오래 걸렸었는데- 라며 문득 학창 시절 생각이 머릿속을 지나간다. 누구든 손 쉽게 잡을 수 있었고 놓는 것도 제 마음대로 였던 온화에게 당시 교수였던 료하의 대응은 거의 문화충격 수준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더 오기가 들었고 오기로 시작한 마음이 어느덧 진심이 되었더랬지. 안 그랬으면 굳이 졸업까지 기다리지도 않았을 것이다.
"흐흥. 자기도 좋으면서-"
제 행동에 간지럽다는 그를 보며 그리 종알댔다. 간지럽다느니 어떠느니 해도 이렇게 안고 있는 걸 보면 좋아서 하는 소리 임을 누가 모를까. 이대로 소파에 몰아놓고 더 간지럽혀버릴까- 하다가 그를 따라 시선을 옮겼다. 거기엔 술과 먹을 것이 간소하게 차려져 있었다. 힘들다고 했던 말이 신경 쓰였는지. 먹기에 부담스럽지 않은 스프와 빵을 준비해준 것에 새삼 반할 듯 하다. 게다가 초콜릿까지! 다정한 말과 이 부드러운 손길은 또 어떻고! 학창 시절의 제가 인내심이 조금이라도 부족했다면 이런 사람을 놓칠 수도 있었겠구나 싶다. 아니어서 다행이지. 온화는 절로 나오는 미소를 생긋 지으며 얌전히 쓰다듬을 받았다.
"어쩜 이렇게- 하나부터 열까지 다 완벽할까. 내 사랑- 이건 고마움의 표시!"
재차 발돋움을 해가며 반대편 뺨에 입맞춤을 해주곤 그의 손을 잡아 소파로 이끈다. 온화의 방에 있는 소파는 보통의 소파보다 크고 긴 소파였다. 크기 뿐일까. 고급진 재질에 앉는 감은 푹신하고 쿠션도 여러개 올려놓아 안락하고 편안한 시간을 보내는데 안성맞춤이었다. 그런 시간을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라면 더할 나위 없겠지. 그 소파 가운데에 그를 먼저 앉히고 온화도 그 옆에 앉아 어깨에 툭 기대었을 것이다. 계속 돌아다니다가 자리에 앉으니 비로소 안도의 숨이 길게 흘렀을 것이고. 잠시 멍하니 눈을 깜빡이다 그의 옷깃을 톡톡 당기며 애교 어린 목소리로 말한다.
"있지- 나 저거 먹여줘요. 응? 노곤노곤해서 팔 들기도 힘들어잉."
으응-? 아이가 조를 때나 낼 법한 콧소리를 낸 온화가 턱을 들어 그의 어깨에 걸치곤 눈을 깜빡깜빡- 하며 바라보았다. 해줄거죠- 하고 눈으로 말하듯이.
붉은 지붕, 나는 빨~간 색이 좋으니. 그것도 아주 빨간…… 매운 맛도 좋고. 아, 돌아가면 머글 사회로 몰래 나가서 매콤한 과자를 잔뜩 사오고 말 것이다. 떡볶이맛 과자로! 집으로 가는 길, 여령은 동요를 흥얼거렸다.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 빨가면 사과, 사과는 맛있어…… 잠깐. 그런데 이렇게까지 붉어도 되는 건가? 바깥의 세상 글씨가 붉은 느낌이 들어 여령은 허공을 잠시 쳐다보았다.
"뭐! 그래도 이 여령이 해야만 하는 일이지요!"
라고 포부 좋게 말했지만, 불도 꺼져있고, 조용하고, 비린내가 난다. 여령은 침을 꿀꺽 삼켰다. 해야만 하는 일이지, 응. 무시무시한 사건으로 영감을 얻고, 그러니까, 그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