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다음 말은 발음이 생경하여 플루 가루, 하고 다시금 되뇔 수밖에 없었다. 고향에서 쓰던 물건이라니, 듣자 하니 이 세상이 아닌 다른 곳에는 신묘한 것이 그리도 많다고 하더라. 당장 아회가 즐겨읽던 책도 암시장에서 구해온 바깥의 이야기이니, 영 사감님은 그쪽 출신이신 걸까 자연스레 생각하게 된다. 그것보다 불과 가루만 있으면 된다니, 부적으로도 비슷하게 구현할 수 있지 않을까 싶지마는 다른 방법까지 있다 하니 신기함 감추지 못하고 이리 흔들리고 저리 흔들리는 주머니에 빼앗겼다.
"……감사, 합니다."
실 용도는 벽난로에서 사용하는 것이라……. 학당에서 최근 다시 지피기 시작한 천덕꾸러기가 이젠 유용하게 쓰이겠구나 싶었다. 그리고 잠시간의 정적이 일었다. 자신의 제멋대로인 성정이요, 충동적으로 뱉어버린 말을 그리도 쉽게도 수락하는 모습에 맥이 풀려버린 탓이다. 이후 입가에 보기 드문 호선이 그려졌다. 잔잔한 미소와 함께 아회는 고개를 느릿하게 끄덕였다.
"……아."
불꽃이 일어나고 일렁인다. 가루를 한 주먹 쥐고 정확한 목적지를 이야기해야 한다 했나, 그저 저 불꽃 속으로 사라져버리면, 덧없는 잿더미가 되어버릴 수 있다면. 불에 홀려버린 듯 잠시 침묵하던 아회는 마음을 다잡았다.
"추위를 막아주는 도술이 있습니다. 저는 추위를 크게 타지 아니하니 쓰시지요."
그리고 자신의 너울을 벗어주며 미리 언질 주기를, "미리 말씀 올리오니 그곳에서는 정숙하여야 합니다." 라 하였다. 이후 주머니 속에서 가루를 한 줌 쥐었다. 가루를 뿌리자 옥빛 불 일렁이고, 입을 벌렸다.
"북부, 귀기 무 씨 소유의 고드름 숲으로."
불길로 망설임 없이 걷는 모습엔 회한도, 미련도 없어 보인다. 이내 불길은 몸을 집어삼켰고, 흔적도 없이 그 덧없는 뒷모습이 불길 속으로 사라졌다.
……귀기 무 씨의 고드름 숲이라는 것은 말이 그들이 소유한 숲이지, 숲의 끝자락으로 깊숙하게 들어가면 작은 동굴이 있었다. 이 또한 동굴이라기에도 애매한 것이 한때 쌓였던 눈이 얼음이 되어 얼어붙어 하나의 공간 이룬 것이었다. 그 안에서도 나무가 자라 얼어붙고, 제각기의 생태를 이루고 있으되 그 안까지 천장이 희미하게 갈라져 빛이 아롱아롱 든다. 아마 밤에는 달빛 새어 들어오고, 북부의 연일 이어지는 폭설도 한 수 양보하듯 엷은 눈만 깔아주리라.
"……."
그 장소는 온통 새하얀 곳과 달리 알록달록하니 그야말로 꽃으로 무성하였다. 학당에 입학한 이후 일 년에 네 번, 많으면 여섯에서 여덟, 각 계절의 꽃다발로 채워가던 것이 해를 지나며 쌓이고 쌓여, 차디찬 북부에서 자그마한 봄을 만들어 낸 것이다. 아회는 평온하게 그 중앙을 바라보다, 꽃다발을 쥔 채로 당신을 돌아보았다.
아회의 바로 앞. 햇빛이 부서져 그 조각을 내리고, 인위적인 봄에 둘러싸인 중앙에는 유리로 되어 그 안을 비추는 관이 있었다.
英사감은 너울을 어색하게 머리에 썼습니다. 그는 정숙해야 한다는 말에 한 쪽 눈썹을 치켜올렸습니다. 겨울탑이 꼭 정숙해야만 하는 장소였는지를 생각하던 그의 미간이 찌푸렸습니다.
' ..... '
분명, 고향에서도 정숙해야 하는 장소는. 상념에 잠겼던 英사감이 몸을 돌려, 아회가 읊는 말을 뒤로 한 채 불의 위에 섰습니다.
' .... 확실히, 춥군. 현궁과는 비교도 못하겠어. '
어딘가 그리움이 묻어나는 목소리로 말한 英사감이 잠시, 관을 보더니 굳었습니다. 그것도 잠시, 그는 무언가 떠올린 사람처럼 숨을 거칠게 쉬다가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습니다. 이곳은고향이아니야 ' 미, 미안하다. ' 이건그들의시신이아니야 英사감은 관에서 시선을 돌린 채, 자신의 두 손을 겹쳐 포갰습니다. 절대로아니야 ' 아무래도, 여기 자주 오는 것 같아 보이니 지름길을 만들어주마. 이야기... 라도 나누고 있도록. ' 매캐한냄새피비린내비명소리가귀를 英사감이 고개를 강하게 가로저었습니다. 그는 아무렇지 않은 목소리로 말하며 슬쩍 물러섰습니다.
344 자캐는_뷔페에서_몇_접시까지_먹을_수_있는가 음... 많이 먹으면 2접시 정도? 진짜 최고로 힘쓴다면 2.5접시도 가능하지 않을까 합니다...🤔 그마저도 접시 듬성듬성 채우고 배 많이 안 차는 음식으로 채워서 잰 거지만요~ . 522 자캐는_소중한_사람에게_자신이_처음이길_바라는가_마지막이길_바라는가 으음... 사람마다 다르기야 하겠지만 첫 기억이 의미있다면 그 이후의 관계가 망쳐진다 해도 사람은 대부분 '처음'에 대해 미련을 갖기 마련이죠. 좋았던 순간으로 돌아가고 싶고, 누군가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그간의 정으로 참고 넘어가기도 하고... 그런 얍삽한 마음가짐이라 처음이길 바라는 쪽이에요👀
116 자캐의_학창시절_성적 성적은 좋은 편이에요! 체술 빼고...👀 숙제나 공부를 따분하게 여기지 않기도 하고("공부가 왜 싫죠?") 대상이 사람일 때만큼은 아니라도 무언갈 탐구하고 알아내기를 좋아하는 성향이라서요. 공부를 성실하게 하는 편이랍니다. 그렇지만 모범생...이냐고 하면 조금 애매해요. 평소에 성실하게 잘 하다가도 간혹 흥미 스위치 켜지면 이상한 사고를 친다거나 노빠꾸로 수업 쨀 때도 있어서...🤦🏻♀️
답레는... 혹시 오후 중에 이어도... 더ㅣㄹ까요... 오늘 약을 바꿨더니 졸릴 수도 있다더니만, 지금 딱 그 상황이어서....🥲 글을 몇 단락 쓰다가 졸고 ㅁ도 졸고 하니 글 매무새도 그리 곱지 못하고... 계속 내용도 중구난방해지고... 졸려요... 그만 졸고 싶은데 졸리고 막 졸리는데 큰일인데 일닺은 다들 안녕히 주무세요 졸다깨다 깜짝 놀라기를 반복하게 되는데 이게 맞나....🫠🫠🫠🫠🛌🫠🫠🫠🫠🫠
세상에 캡틴이 한명 한명 병에 담아간다! 으아아 난 들어가지 않을테야! (도망!)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 무슨 난리야 이 새벽에~!
유현이 진단! 오랜만이야~~ 오늘 진단은 무난무난 귀엽구나~ (흐뭇) 그런데 나... 가끔 유현이 보면 그거 생각나... 팝팀에픽?에서 나오는 에잇에잇(퍽퍽)화났어? 하는 그 짤... ㅋㅋㅋㅋㅋㅋ 노빠꾸로 땡땡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어슬렁대다 납치당한다~ 온화한테 습격당해~!
>>96 혼못죽이에요!! 같이 병에 들어갑시다!!!◠‿◠ ㅋ 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떤 의미에서는 일부러 열받게 구는 면도 있으니까 틀린 캐해가 아니네요... ㅋㅋㅋㅋㅋ어떻게 이게 진짜지🤦🏻♀️ 아니 얘는 수업째기가 합?법?이라 그렇다 쳐도 온화도 수업 째면 어떡해요~!!!! 하지만 수업 째고 나왔을 때는 나름 목적이 따로 있는 상태라서 웬일로 도망치려고 할걸요~(런유현 on!)
아회주 안녕히 주무세요~ 아앗 왜 벌써 2시... 저도 자러 가볼게요. 모두 굿나잇이에요~😴
지금 잠깐도 못 기다리면 앞으로는 어떡하려고. 재차 들리는 채근에 불만의 가시 하나 삐죽 솟았지만 곧 가라앉았다. 채근은 한순간이었고 얼굴 드러내고 마주하니 보이는 건 저를 압도하는 그의 모습 뿐이었다.
"이미 그러는 중이거든요...!"
단지 눈동자 바뀐 것만으로 등줄기 서늘해지며 눈을 뗄 수 없는데 차츰 바뀌어가는- 전해지는 체온조차 서늘해지는 모습 보는 그 와중에 무슨 딴 생각을 할 수 있을까. 하여 모종의 각오 다진 듯 그의 옷 쥐며 아픈 건 싫다 하니 대뜸 큰 소리로 웃어서 저까지 어벙해졌지만.
"그으...런. 아니. 참을 수 있으면서 놀리기는-"
꼭 뭐라도 할 것처럼 굴어놓곤! 참는다니 너무하잖아! 세상에 이렇게 못된 신수 둘도 없을 거다!
차츰 비늘이 가라앉는 하 사감 보는 온화 얼굴에 슬그머니 불만 번진다. 손도 변했는지 세게 쥐어 억누르는 듯한 기척에 살짝 움츠러들면서도 입술 비죽 튀어나온다. 선을 지켜주려는 건 알겠지만. 그래 저 소중히 해주려는 건 알겠지만! 그렇게까지 오싹거리게 해놓고 아무 것도 안 하고 넘어가는 건 진짜 너무한 거다. 이유야 어찌됐든! 아무튼 그런 거다. 그러니 이후 온화 태도에 토라짐 보이는 것도 당연한 수순이었다.
"내가 뭘 시험했다고 그래요! 자꾸 부끄럽게 해서 얼굴 가리게 하는 신수가 못됐지. 흥이네요! 본모습 안 궁금해 할 거에요. 보여줘도 안 볼 거야."
사실 무지무지 궁금하지만 그래서 본모습으로 못 나가게 할 지도 모른다는 말 들었을 때 솔깃했지만-! 얼굴에 철판 삭 깔고 아닌 척 관심 없는 척 흥! 하고 고개 삭 돌려버렸다. 옷 쥐고 있던 손 놓고 그의 팔이며 어깨 꾹꾹 눌러대며 안긴 것에서 빠져나가려고도 했다.
"걱정은 누가 무슨 걱정을 해요? 됐고 이거 놓아요! 나 방에 갈 거야. 가서 못된 신수 말구 착한 베개 안고 뒹굴뒹굴하다가 베개랑 잘 거야!"
누가 들으면 각방 선언이라도 하는 줄 알겠다. 당연한 소리를 하는 것이었지만 별 일이라면 별 일일까. 여태껏 찾아 온 날은 꼭 그의 품에서 밤을 보내곤 했었으니 말이다. 오늘은 안 그럴 거라는 양 투덜대며 그를 밀어대었으니. 잡을지 놓을지는 온전히 하 사감의 몫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