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925066> [반상L] 딜레마의 배심원 -재판장 2- :: 1001

캡틴 ◆B..eEWGcm.

2023-08-16 12:17:13 - 2023-09-11 23:49:10

0 캡틴 ◆B..eEWGcm. (jE118.hr7E)

2023-08-16 (水) 12:17:13

'딜레마의 배심원'의 캐입스레입니다.

※ 이 어장은 상황극판의 규칙을 준수합니다.
※ 일상과 이벤트는 이 곳에서.
※ 수위 규정 내의 범죄 행위와 묘사를 허용합니다.
이전 재판장: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912075
휴게실(잡담방):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912077
시트 스레: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909080

웹박수: https://forms.gle/tjUf9r21RCNonJqA7
위키: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B%94%9C%EB%A0%88%EB%A7%88%EC%9D%98%20%EB%B0%B0%EC%8B%AC%EC%9B%90

900 제제 르 귄 - 마사 (6LO6dauhUY)

2023-09-11 (모두 수고..) 00:32:40

"응??? 으응?????"

후, 후으으으읍!!! 후우우우우!!! 후으으으읍후우우우우!!!???

열심히! 숨을! 쉰다!! 제제! 힘낸다!

"후후, 그거야 본좌 또한 마찬가지..!"

턱을 쓰다듬으며 가슴을 힘껏 내밀다... 어느 새 침대에 누워버린 마사의 모습에 동공이 지진을 일으킨다.

"응? 아, 아니, 없지..."

방금 전의 자신만만하던 모습은 어디 있을까? 막상 이렇게 되니 뭔가 부끄러워졌는지, 머뭇거리며 불을 향해 걸어간다.

탁, 하는 소리와 함께 방이 어두워지고, 제제가 꾸물거리며 이불 아래로 기어가자 폭신, 마사의 옆이 꺼지는 느낌이 든다.

이미 잘 준비는 된지 오래인가보다. 다만 항상 끼고 다니는 귀걸이는 거추장스러워 보이는 대도, 전혀 빼지 않아 그대로 제제의 귀에서 금속음을 낸다.

불은 꺼서 어두컴컴하지만, 아예 윤각이 보이지 않을 정도는 아니다. 제제는 눈을 동그랗게 떠서 마사를 빤히 바라보고 있다. 본인이 시선과 함께 잠드는 것은 익숙한 일이었지만... 이렇게 같이 누군가와 같은 침대에서 잠드는 것은 생소했다. 아니, 아예 처음이었다.

그렇게 생각하면 뭔가 가슴이 콩닥거리는 느낌이다. 싫은 기분은 전혀 아니라, 잔뜩 상기된 볼은 꺼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말똥말똥한 눈이 마사에 구멍을 뚫을것만 같다.

"...자나?"

...그래서 새벽 3시 전남친 단골 멘트를 날리게 된 것이다.

901 제제 르 귄 - 세이카 (6LO6dauhUY)

2023-09-11 (모두 수고..) 00:38:13

>>899 세이카

"깨어났군."

세이카가 고개를 들면, 손에 물컵을 들고 있는 제제가 보인다. 모락모락 피어나는 김과 그 향을 보아, 따뜻한 차가 들어 있는 듯하다. 애초에 세이카를 위한 것이었을까? 그녀는 말없이 컵을 세이카에게 내민다.

최근 따라 피곤해 보이던 제제였지만, 새벽기운인지, 더더욱 지쳐보인다. 아니, 자기는 했는가? 세이카가 무슨 생각을 하는 지는 알기나 할까. 걱정도, 안도도 없이 덤덤한 표정이다. 오히려, 무감정하게 가라앉은 두 눈이 세이카를 지긋히 바라보고 있다.

902 시미즈 마사 (ZJojHtp0Is)

2023-09-11 (모두 수고..) 00:42:48

>>900 "그래요! 조금 더!!! 길게!! 잘 하고 있어요!!!"

생각보다 열심히 하는 제제의 모습이 주먹을 쥐고서 심호흡 코치가 되어버린 마사였다.

"그럼 누우면 되겠네요."

갑자기 머뭇거리는 모습이 의아해졌는지 고개를 갸웃거린다. 하지만 조용히 꺼지는 불에 스르륵 눈을 감으려 하였다.

"잘 자요. 제제 르 귄 씨."

......

하지만 시선이 계속해서 느껴진다. 뚫릴 것 같다! 제제가 말을 걸지 않았더라면 불편해서 밤을 샜을지 모르겠다.

"아니요."

마사도 눈을 떠 제제를 바라본다. 생각보다 가까운 거리에, 마사는 왠지 부끄러워져 돌아눕는다.

"제제 르 귄 씨, 잠이 안 와요?"

903 제제 르 귄 - 마사 (6LO6dauhUY)

2023-09-11 (모두 수고..) 00:52:43

>>902 마사

후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읍....!!!!!

뇌내가 물음표로 가득해도 최선을 다하는 소녀!와 그를 응원하는 열정적인 소녀! 결국 운동부족으로 새모이 만한 폐활량의 한계까지 들이쉰 소녀는 하늘에 닿는다!!

「...그러나 제제가 자그만한 폐의 한계를 넘는 일은 없었다.
숨을 끝까지 들이쉬는 데 모든 힘을 쏟아낸 제제는
이어지는 과호흡에 머리가 핑 돌아 거짓말처럼 참패를 당했다.」

아아, 인간의 한계란 덧없는 것. 패배의 맛은 쓰지만, 결국 우리 모두가 어른을 향해 발걸음을 디디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씁쓸함이다...

(?)

구질구질한 전남친 멘트에 답이 오자 어쩔 수 없이 얼굴이 환해진다. 어둠 속에선 잘 보이지 않겠지만. 두 눈이 마주쳐 오는 듯 하자마자 마사가 돌아 눕자 어리둥절하지만, 동시에 섭섭함을 느낀 듯 눈매를 늘어트린다.

무심코 고개를 끄덕이다 보이지 않은 거라는 것을 깨닫고 소리낸다.

"으응.... 아아, 그대 때문은 아니네! 그저 본좌는 본래, 잠이 드는 데에 오래 걸리니."

그래도 누군가와 함께 자는 것은 처음이네만, 하고 약간 부끄러운 듯 속삭인다.

904 세이카 (KSbtJfhRb2)

2023-09-11 (모두 수고..) 00:53:13

>>901 제제

"...고마워요..."

목소리는, 약하고 떨리고 있다. 당신을 보는 눈은 탁하디 탁하다.

"... 아직 안 주무시고 어째서..."

차를 받아들면서, 떨리는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대체, 대체 제게 뭘 원하시는 거예요..."

905 제제 르 귄 - 세이카 (6LO6dauhUY)

2023-09-11 (모두 수고..) 01:02:16

>>904 세이카

그 느긋하고 단조로운 향으로 보아, 제제가 만든 것은 캐모마일 차인 듯하다. 심신을 진정하는 데 좋다고 알려진, 연한 매력의 차. 한 모금 입에 담으면 채 식지 않았으나 떪은 맛 하나 없어, 차를 우리는 데에 꽤 공을 들였단 사실을 알 수 있다.
뜨거우니 조심하세, 라고 작게 덧붙이며 잔에서 손을 뗀다.

"...잠이 오질 않아서."

거짓말을 아니지만, 왠지 시선을 피하게 된다. 허나 이어지는 말에는 제제또한 평정을 유지하기 힘들었는지, 극히 복잡한 표정을 내비치게 된다.

하필 그 말이라니.

조금 닮았다 느끼는 것은 오만인가. 잘 모르겠다.

".......나야 말로, 묻고 싶군."

벤치에 앉아있는 세이카 앞에, 눈높이를 마추려 무릎을 꿇어 그 앞에 앉는다. 손을 뻗어 세이카의 무릎을 잡으려 하며, 착잡한 눈으로 그녀를 바라본다.

"그대야 말로, 본좌에게서 무엇을 원하나? 아니, 원하는 것은 있긴하나?"

906 시미즈 마사 (ZJojHtp0Is)

2023-09-11 (모두 수고..) 01:02:19

>>903 "제제 르 귄 씨! 더이상은 무리예요!!"

하나의 스포츠물을 보는 듯한 광경이었다. 그러나 마사는 제제가 최선을 다했다는 데 뿌듯함을 느끼는 것 같다.

"앞으로 또 그런 기분이 들면 방금 했던 것처럼 하면 돼요. 알았지요? 아니, 무리하진 말구요?!?"

돌아눕고서는, 제제의 목소리를 듣는다.

"그러면, 이야기라도 할까요."

부끄러운 듯 얘기한 것에는 눈을 깜빡거린다. 자신도 왠지 부끄러워진다. 세이카의 고백 때문일까, 같은 여자아이라곤 해도 의식하게 되는 듯하다.... 그러나 무무무슨 생각 하는 거야! 제제 르 귄 씨가 그런 식으로 나를 볼 리 없잖아!!! 하고 갑작스레 드는 생각에 한쪽뺨을 챱하고 친다.

"그건 저도.... 기숙사 생활을 했지만요. 같은 침대에서 자는 건 오랜만이에요."

얼얼한 뺨을 무시하고 이 쑥스러운 분위기를 이겨내겠다는 듯 등을 돌려 제제와 눈을 마주친다.

"제제 르 귄 씨는 매번 혼자 잤나요?"

907 세이카 (KSbtJfhRb2)

2023-09-11 (모두 수고..) 01:09:44

>>905 제제

... 손이 살짝 떨리다가, 이내 호록, 하고 한모금을 입에 머금는다.

"... 저도, 그래요... 머리가, 너무 아파서..."

당신이 세이카를 바라보자, 흠칫하며 놀라더니 차에 시선을 모은다. 어떤 반응을 해오지는 않았다.

"...전... 계속, 말했듯... 친구가, 되었으면 했어요."

"... 그래서... 친구로써... 제제 자신으로써.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여기 있는 모두가..."

지친듯, 중얼거린다.

"... 꿈은, 꿈이기에 이루어질 수 없는걸까요...?"

908 제제 르 귄 - 마사 (6LO6dauhUY)

2023-09-11 (모두 수고..) 01:17:52

>>906 마사

"크흑... 본좌의 한계를 넘지 못한 것은 분하나..."

바들바들 떨면서 숨쉬는 것만으로 열정은 웬만한 소년 스포츠물을 따라잡은 느낌이다. 아니면 황새의 파격적인 다리를 따라하는 뱁새라던가... 그래도 마사가 실망이 아닌 뿌듯함을 보이자 덩달아 뿌듯해진다. 메테다시 메테다시.

"으응, 알겠네...푸흐흐."

그러한 연유에서 든 안도감일까? 결국 참을 수 없어 작은 웃음을 터트리는 일도 있었다.

그렇게 똑같이, 마사가 이야기라도 하자는 말에 참을 수 없이 배시시 웃어버린다.

"그러면... 나야 기쁘네."

가만히 누워 말똥말똥 쳐다보고 있건만, 갑자기 마사가 한쪽 뺨을 내리치자 소스라치게 놀란다.

"???"

많이 놀란 동시에 혼란에 빠져 이리저리 눈을 굴리다, 꼬물꼬물 움직여 마사의 몸에 조금 더 붙는다. 또 그러면 저지 할수 있도록! (제제는 스스로의 반사신경을 과대평가하고 있었다.)

"기숙사? 호오, 그러하면 그대와 본좌와의 또래가 많았나?"

이상한 곳에서 흥미를 찾은 듯, 눈을 슬며시 반짝인다. 마사가 다시 돌아 제제를 보아 눈을 깜박이다 즐겁게 휜다. 그러다가도 마사의 질문에 생각에 빠져버린다.

"으음... 정확히 말하자면, 혼자 잠드는 일은 없지. 방에는 주로 신도들이 교대로 함께하고 있었고, 그 밖에도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방문 할수 있게 했으니... 하지만 누군가와 함께 잠을 자는 일을 얘기한다면, 역시 없었다네."

아주 어릴 때에는 부모 곁에서 잠든 기억이 있네만, 하고 덧붙이지만, 그 조차 확실하지 않은 지 말을 흘린다.

909 제제 르 귄 - 세이카 (6LO6dauhUY)

2023-09-11 (모두 수고..) 01:24:24

>>907 세이카

이런, 하고 세이카의 말에 어쩔 수 없이 눈썹을 늘어트린다. 차가 조금 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는데.

"..."

눈 앞의 소녀는, 여전히 영문모를 말을 해온다. 친구가... 되었으면, 이라니.

...아니, 정말로 영문 모를, 이해 못하는 말인가?

이것은 그저, 본인이 외면하고 있었던 것인가?

스스로도 그 질문에 답을 몰라, 고개를 늘어트린다. 하지만 그 외에도...

"...역시 본좌는, 그대를 잘 모르겠어..."

죄를 고백하듯이, 작게 속삭여 온다. 웃기지, 정작 죄는 따로 있을턴데. 중얼거리듯, 동시에 스스로에게 말하듯, 입을 연다.

"어째서 그런 것을 원하는 거지? 그대는 그럴 의무가 있는 신도 아닌, 그저 인간일 뿐일텐데. 우리 또한 그대의 책임 하나 없을 타인일텐데."

"나... '제제 자신'이란 대체 무엇이지? 모르겠어..."

숨을 작게 내쉰다. 괴로운 듯, 손을 쥐지만, 세이카의 무릎위의 손에는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하지만 이어지는 질문에는, 확연하게 고개를 내젓는다.

"...필시, 아니네."

작게, 한 쪽 입꼬리가 위를 향한다.

"일어날 수 있기에, 가능성이 있기에 꿈인거겠지."

910 세이카 (KSbtJfhRb2)

2023-09-11 (모두 수고..) 01:31:22

>>909 제제


"... 누군가를 안다는 것 차제가 이상한게 아닐까 싶어요. 모르는게 당연하고, 서로 알아가는 것이 당연한거고..."

조용히, 말을 한다. 그 차가 작용한것일까. 머리가 아파서 생각하기 힘든것일까, 아니면... 그저 지친것일까.

"...사실, 저도 그래요. 내가 원하던 건, 무엇이였는지. 전에는 그렇게 즐겼던 건데, 이제는 무서워서. 아무것도, 이제는 방해하는 것이 없을텐데."

"분명, 자유로울텐데."

메마른 웃음을 내뱉는다.

"그렇다면... 친구가 되어주실래요? 제제."

르 귄이라는 성은 붙이지 않는다.

그저, 당신을 당신만으로써 보고 싶기에.

그 모순적인 바램이, 당신을 향해온다.

"아니면... 저는 또 속고 있는걸까요?"

911 제제 르 귄 - 세이카 (6LO6dauhUY)

2023-09-11 (모두 수고..) 01:43:41

>>910 세이카

세이카의 말에 눈이 조금 커진다.

"....그래... 그대 말이 맞아."

애초에, 우리 모두 다른 존재인걸. 누군가를 안다 자부하는 것 그 자체는 오만이자 스스로를 속이는 행위가 아닐까.

세이카의 말을 조용히 듣다 여전히 친구가 되고 싶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정면으로 부딪쳐 오는, 전혀 예상치 못한 말에 눈이 동그래진다. 틀에 굳어진 두뇌가 그 것을 받아들이려 해, 한동안 대답이 느려진다. 이어지는 세이카의 말에, 간신히 입을 달싹일 수 있는 정도로.

"글쎄. 나도 모르겠군..."

입을 꾹 다물다, 다시 힘내어 소리를 낸다.

"그대는, 무엇을 믿는가?"

믿는 것은 무엇인가? 두근두근하는 심장 곁의 목소리는 무엇을 고하는 가? 여러 색채의 감정이 제제의 눈을 지나간다. 체념과도 같고, 혼란과도 같고, 두려움과도 같았다.

"내가... 본좌가, 그것에 응해도 되는 지 모르겠어."

애초에 그것은, 본좌에게 허락된 일인가? 친구라서 간단한 그 단어가, 신이라는 존재 - 아니, 그것은 변명일 뿐인다 - '나'라는 존재에게 허락되었는가?

나는 '이런' 존재인데도? 그녀는 '저런' 사람인데도?

내가 원하는 건...

--- <분명 자유로울텐데.>

헛웃음을 짓는다. 누군가를 안다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 - 네 말이 맞다. 감히 누가 누굴 이해한다는 오만의 죄를 저지르는 가. 그럼에도 이런 말로 너를 조금 더 깊이 알게 되었다고 느끼는 것은, 틀리지 않을테다.

내가 원하는 건...

"역시, 모르겠어. 그래도..."

손을 뻗는다. 세이카의 손을 잡으려 한다.

"그대가 허락한다면, 나는 무엇이든 할 수 있겠지."

신도가 아닌 그대, 내게 허락을 줘.

본좌가 감히 그대의 친구가 될 수 있을까?

912 세이카 (KSbtJfhRb2)

2023-09-11 (모두 수고..) 01:52:20

>>911

"무엇을 믿는가, 인가요... 신뢰하는 사람의 말. 이려나요..."

자신을 믿기에는, 너무 두렵다. 그렇다면... 좋아하는 사람, 신뢰하는 사람의 말을 믿는다면, 그렇다면 적어도 그 좋아하는 사람이 자신을 싫어하게 하지는 않지 않을까.

"... 헌데 신뢰하는 사람의 말로, 자신을 믿어보아라, 라고 했으니... 무섭지만, 해볼거예요."

"... 잘못되면, 무엇이 두려운걸까. 그것도 모른 채, 계속 두려워졌는데..."

"... 이제는, 그렇게 이야기해줄 사람도 없으니..."

조용히, 다시금 찻잔을 보다... 호록, 하고 다시 한모금.

"... 본좌라 하지 않아도 되어요. 그냥, 나私라고 말해도 괜찮아요."

무신론자와 신의 그릇. 참으로 희한한 조합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당신과 닮았다고 느끼는것은.

"mp3... 들으실래요?"

살짝, 웃음을 지으며 당신에게 권유를 해온다.

그것은, 명백한 허락이였다.

913 제제 르 귄 - 세이카 (6LO6dauhUY)

2023-09-11 (모두 수고..) 02:04:45

>>912 세이카

"그래. 그것이 그대의 답이라면."

눈가가 부드러워진다. 허나 그럼에도, 다정한 말이 그녀에게 씁쓸한 경고를 건넨다.

"...허나, 그대. 타인에게 맡기어도, 그 스스로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을 잊지 말게. 그 누구라도, 그 어느 헌명한 타인이라도, 신 그 자체라도, 결국은... 불완전한 존재니."

자칭 신이 슬픔을 눈에 담고 입을 다물었다.

원하는 것은 정확히 몰라도, 딱 하나의 원은 알고 있다.

내가 완전할 수 있었다면 좋았을텐데. 그릇같은 진짜를 쫓는 껍데기가 아닌, 진정한 의미로서의 신이었다면.

이것이야 말로 헛된 희망이자, 지나가버려 놓친 과거의 망령이다.

그런 생각에 빠져있었건만, 세이카의 지적에 숨을 들이킨다. 볼에 얕은 홍조가 떠올라, 그 것을 소매로 감춘다. 스스로의 말투를 고수해지기 힘들어진건 사실이건만, 그대로 지적당하다니...

그래도 와중에는, 세이카의 허락에 슬며시 눈을 든다.

"으응..."

그래서 처음으로 친구가 생긴 신은, 아니, 하나의 불완전한 존재는.

손을 내밀어 이어폰 한 짝을 나눠 받아갈 수 있었다.

914 세이카 (KSbtJfhRb2)

2023-09-11 (모두 수고..) 02:15:00

>>913

"아하하... 마음에 둘게요. 하지만... 그 내면이, 제 자신이 두려워서... 익숙해져야겠죠."

"... 무엇이 괜찮은지, 안 괜찮은지 하기 전에 이야기해주는 사람은... 이제 없으니까..."

완벽한 존재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그렇기에야말로, 그 완벽함을 갈망한다. 그녀도, 그 사실은 알고 있지만. 두려운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였다. 힘들지만. 또 민폐를 끼칠지도 모르겠지만...

"하지만... 혼자로써 완벽하다면, 그 존재는 외롭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그렇기에, 사람을 사귀는 것이 아닐까 싶고... 사람은, 사람을 사귀지 않고서는 살아가기 힘든 존재기에."

"그렇게 잘 되지는 않겠지만... 하지만 확실히 살아가 보자고요."

자신이 전에 따라 불렀던 노래를 다시 살짝 이야기해가며, 당신을 바라보며 이야기한다. 그 표정은, 확실히 조금 풀어져 있었다.

"... 고마워요."

조용히, 당신에게 이야기를 해오는 그녀. 그 감사는, 여러가지에 대한 것이였다.

음악은, 세이카가 재판에 힘들어하던 사이에도, 기절해 있던 상태에도 계속 틀어지고 있었다. 나오는 곡은, 어트랙트라이트라는 이름의 곡이였다.

https://youtu.be/AVRF8B504GE?si=jXa8Es7CyylZC6Wp

915 시미즈 마사 (ZJojHtp0Is)

2023-09-11 (모두 수고..) 10:48:51

>>908 "그래도 잘 해내셨어요!"

그렇게 얘기하는 마사는 옛날 같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1심 전, 그러니까 친해졌다고 생각했을 때.

"햐아아아....!!!"

제제가 꼬물꼬물 다가오자 벽과 한몸이 되려는 듯 바짝 붙는 마사였다. 그러고서 큼큼 헛기침을 하더니 어두워서 빨개진 얼굴빛이 보이지 않는 걸 다행으로 생각한다.

"왜 다가오는 거예욧!!"

크게 말하면 뭔가 일어나기도 할 것처럼 소곤소곤 얘기한다. (이쯤해서 먼저 재워달라고 한 쪽은 마사였다는 걸 기억할 때다.)

"또래는.... 많았지요. 저는 동갑내기 아니면 후배와 주로 방을 같이 썼지만요. 제제 르 귄 씨, 기숙사에 흥미가 있나요?"

서양에서는 아이를 일찍 떼어놓는다고 들었다. 마사는 제제를 응시하며 묻는다.

"그러면 잠자리에서 자장가를 듣거나 동화를 듣거나 한 일도 없었겠네요?"

916 INFO (3lTBShcD1U)

2023-09-11 (모두 수고..) 13:53:03

〔 ♩ ♬ ♪ ♬ 〕
〔 간수장 사마엘이 전해드립니다. 〕

〔 우선 투표 현황을 안내드리겠습니다. 접수된 투표는 총 9표입니다. 〕
〔 죄수 번호 001, 박권태. 용서한다: 3표. 〕
〔 죄수 번호 002, 시미즈 마사. 용서한다: 1표, 용서하지 않는다: 1표. 〕
〔 죄수 번호 003, 미나미노하라 세이카. 용서하지 않는다: 1표. 〕
〔 죄수 번호 004, 옥사나 하네즈카. 용서한다: 1표, 용서하지 않는다: 1표. 〕
〔 죄수 번호 006, 제제 르 귄. 용서한다: 1표. 〕

〔 그 다음으로 외부 판정단의 의견을 공유해드리겠습니다. 접수된 투표는 총 17표입니다. 〕
〔 죄수 번호 001, 박권태. 용서하지 않는다: 4표. 〕
〔 죄수 번호 002, 시미즈 마사. 용서하지 않는다: 3표. 〕
〔 죄수 번호 003, 미나미노하라 세이카. 용서하지 않는다: 3표. 〕
〔 죄수 번호 004, 옥사나 하네즈카. 용서하지 않는다: 3표. 〕
〔 죄수 번호 006, 제제 르 귄. 용서하지 않는다: 4표. 〕

〔 ... 그리고 투표 사유로 '죽이라는 표가 더 많아지면 진짜로 다 처형할지 너무너무 궁금함'라고 말씀하신 분이 계셔서 하는 말입니다만, 밀그램 시스템의 투표 규칙(situplay>1596909080>6)에 의거하여 외부 판정단의 의견은 제한적인 상황에서만 반영된다는 점을 알려드립니다. 외부 판정단 분들께 닿았으면 좋겠습니다. 〕
〔 아, 물론 죄인들끼리 투표에서 모두가 용서하지 않는다는 판결이 나온다면 모두 처형됩니다. 이 또한 규칙이자 약속이니까요? 우후후. 〕

〔 마지막으로, 오늘 10시 정각에 심문이 예정되어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 마지막 심문은 죄수 번호 006, 제제 르 귄을 대상으로 이루어집니다. 죄인 제제 르 귄은 해당 시각에 심문 진행이 어려울 경우 최대한 빠르게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
〔 내일은 제 3심의 판결을 선고하는 날이자, 판결에 따라 여러분들의 운명이 결정지어지는 날입니다. 그런 만큼 단 한 명도 빠지지 않고 참석할 수 있기를 미리 당부드립니다. 〕
〔 죄인들은 모두 빠짐없이 10시 정각에 제제 르 귄의 심문에 참여하여 주십시오. 마지막 심문이 훌륭하게 마무리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

〔 밀그램 시스템은 공평한 재판 진행을 위하여 정보 공유에 늘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 ♬ ♪ ♬ 〕

917 시미즈 마사 (qhW8wWI3yw)

2023-09-11 (모두 수고..) 14:05:47

>>916 방송이 들려오자 마사는 이불 속에 들어가버린다.

방송이 끝날 때까지 그 상태로 꼼짝하지 않고 있다. 잠든 것은 아닌 것 같지만.

어떤 표정을 하고 있는지도 알 수 없다. 문은 여전히 잠겨있다.

918 제제 르 귄 - 세이카 (6LO6dauhUY)

2023-09-11 (모두 수고..) 21:43:02

>>914 세이카

"..."

침묵하다, 쓴 웃음을 짓는다. 무엇이 괜찮은지, 안 괜찮은 지 이야기해주는 사람은 더는 없다.

"...그 것은 우리 둘다 마찬가지군."

마음속으로 떠오르는 것은 언제나와 같이, 어머니의 모습. 아아, 내가 편하게 어머니. 그녀의 존재가 그립다. 그녀의 존재를 갈망한다.

하지만 동시에 알고 있다. 그녀의 말은 결국, 용서 받지는 못할 것이다. 그렇기에...

"하하... 네가 맞아."

혼자서 설 수 없는 게 사람이긴하지.

동아시아의 한자에선, 인간을 뜻하는 단어가 두 사람이 서로 기대는 모습을 형상한거라고 들었는데.

"..."

감사이야기에는 차마 답하지는 못한다. 귀에 들려오는 자극적인 이국의 노래에 신경이 쏠린 척, 세이카의 시선에게서 눈을 돌린다. 보컬의 목소리에는 힘이 가득 차 있다. 노래가 후반부에 접어 들어 소리 낮아지자, 한숨을 쉰다.

"...나도 그러해. ...고마워."

919 제제 르 귄 - 마사 (6LO6dauhUY)

2023-09-11 (모두 수고..) 21:44:05

>>915 마사

마사의 칭찬이 세상의 모든 것이 되는 양, 환하게 미소를 보인다.

처음,마사에게 운동을 배워 뻗었을 때도 이러 했을 테지. 서투른 일을 서투르게 해내면 기쁘게 웃어주는 왠지 처음으로 돌아가는 느낌이 되려 이야기의 끝을 의미하는 것 같아 입안이 조금 씁쓸해진다. 그 기운을 꾹 삼키고 웃는다. 지금 생각하면, 역시 성실한 것 외에도.

"그대는 상냥하다 생각돼."

맑은 목소리가 웃음기 섞인 진심을 담고 고한다.

"으응??? 왜 그러는가??"

되려 마사의 격한 반응에 같이 깜작 놀라 놀란 토끼눈이 되어버린다. 붙는 것을 탐탁치 않아 하는가? 싶어서 축, 늘어지지만, 그 것은 잠시, 눈을 굴리다 조금 뿌루퉁하게 답한다.

"싫은가?"

가까이 붙으면 따뜻하고 말랑하고 하여튼 좋지 않나? 그러한 간단한 생각에 입술을 소소하게 삐죽인다. 스킨쉽이야 꽤 익숙한 제제에게는 거부감 하나 있겠다는 생각도 없다. 더 가까이 가는 일은 없지만, 더 멀리 떨어지는 배려 또한 보이지 않는다.

"흐음... 아아, 동화를 듣는 일은 꽤 있었다만, 자장가는 역시, 없는 편이지."

마사의 생각은 맞아서, 보편적으로 아기방도 따로 있는 문화도 제제의 집에선 주류였다. 그래도 어릴 적 동화는 나름 자주 읽긴 했다. 글은 빨리 깨우치는 게 좋은 실용적인 이유도 있으니. 하지만 자장가는 역시.. 음.

저번에 세이카에게 들려줄수 있던게 알파벳 송이었으니 할 말 다 했다.

"그리고 흥미라. 흥미야 있지, 그래. 기실, 처음 겪어보는 모든 것에는 흥미가 있으니."

여기 오고나서는 모든 것이 생소하지만. 예를 들면, 그대라던가, 라고 덧붙이며 눈을 깜박인다.

...

누가 들을까봐 걱정되는 것처럼, 속삭인다. 여기에는 둘 밖에 없는 데도.

"...미안하네만, 하나 물어 볼 수 있는가? 내가 그대에게 '용서하지 않는다'는 판결을 요구하면은, 안되는 건가?"

920 제제 르 귄 extra (별거없는 독백) (6LO6dauhUY)

2023-09-11 (모두 수고..) 21:48:24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을 던져라"

하지만 여기에는 죄인 밖에 없기에. 우리 모두는 손에 든 돌을 바라보았다.

여기에 죄 없는 자는 없다. 그 들은 이 감옥 밖에 있어, 우리를 향해 던질 수 있는 것은 경멸의 시선 뿐이다.

---

<오르페우스는 알고 있었고, 에우리디케 또한 그리 하였다.>


계단을 오르고 있다. 그 둘은 지하실에서 나오는 중이었다. 소녀는 앞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손을 다정하게 잡아 이끄는 어머니의 등이 보였다.

소녀는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의 전설을 생각하고 말았다. 계단은 길고 어두웠으며, 저승을 연상케 하였다.

소녀는 그 전설의 결말을 이미 알고 있었다. 뒤를 돌아보면 안돼. 답을 알고 푸는 문제였다. 전설에서도 미리 경고를 주었고,현실에서도 그리하였다. 뒤 돌아보면 안돼. 오르페우스는 경고를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연인을 돌아보아, 목숨을 비롯한 모든 것을 잃고 말았다. 후세대들은 그의 어리석음을 비웃었다. 뒤를 돌아보면 안되는 것은 그리 간단한 것이기에.

허나 오르페우스 또한 알고 있었을 것이다. 지금 소녀처럼.

오르페우스는 등 뒤의 에우리디케를 사랑했다. 그러므로 작디작은 신음소리에도, 그는 뒤를 돌아 볼 수 밖에 없었다. 그 작은 행동이 파멸로 이끌라는 것을 알고도. 아니, 알기에.

소녀 또한 그리 다르지는 않았다.

그러므로, 그것은 불가항력이었다. 운명과도 같았고, 필연과도 같았으며, 세상의 이치와도 같았다.

사과가 나무에서 떨어지듯 자연스럽게, 소녀는 뒤를 바라보았다.

그렇게 모든 것이 파멸하였다.

아니, 올바르게 된 것인가?

....

---

마리 제인은 쉰에 가까운 나이의 미망인이었다. 그녀는 죽음이 두려웠고, 불치병 판정을 내린 의사를 원망하였다. 그녀는 아무 것도 해줄수 없는 교회도 원망하였고, 자신을 도와주지 못한 자식들 또한 원망하였다. 원예를 즐기는 그녀는 나의 말에 안도하여 흐느꼈다.

잭은 젊은 사업가였다. 부유하게 살아와 모두가 질투하는 삶을 살아온 그는 언제나 불안해, 소속할 곳, 동시에 그의 특별함을 알아줄 곳을 찾고 있었다. 모두가 떠받드는 나의 애정에 그는 드디어 안심할 수 있었다.

안나는 고양이를 좋아하는 중년의 아가씨였다. 그녀는 만성적인 외로움에 갇혀 그녀를 온전히 받아 줄 곳을 찾고 있었다.
삶의 목적을 잃은 재커리. 누군가를 떠받들여 인정을 얻어야만 안심하는 켈리. 친애하는 아내와 함께하기 위해 온 마커스. 운동을 좋아하지만 사람이 무서운 헨리에타. 다른 페셰적인 종교에서 도망쳐 와 지켜 줄 울타리가 필요로한 데미안. 숭고한 뜻에 심취한 브라이어. 누군가의 지시가 있어야 떨림을 멈출 수 있는 리. 수년전 화재사고에 사망한 가족이 행복하다는 확신이 필요한 나나. 그녀를 좇는 가족에게서 도피처가 필요한 케이.

외로운 사람. 두려운 사람. 불안한 사람. 특별함을 알아주고, 대가없이 포옹해주는 자를 쫓는다. 공포를 전혀 두려워하지 않을 정도로 강하고, 그러한 자신도 포옹해줄 사람을.

인간은 사랑을 해줄 자가 필요하고, 사랑을 쏟을 자가 필요하다. 홀로 서기보다 특별한 자를 따르는 것을 원한다. 생각과 불안을 모구 맡기고 싶어한다.

함께하는 자는 어떠한 특정적인 모습을 지니고 있지 않았다. 함께 할 가능성이 낮다던지 높다던지, 그런 구분성은 무의미했다. 모든 인간은 약해지는 순간이 있기에. 조금 더 외롭고, 조금 더 사람의 손길이 그립고, 조금 더 불확실한 미래에 절망을 느끼기에.

그리고 그런 사람이 모이면 모일수록, 그러한 성질은 더더욱 짙어진다.

생각을 그만두는 것은 달콤하다. 분위기가 그만둘 수 밖에 없게 한다. 맹목적이고 광신적이 된다. 같은 소속이 아닌 사람을 두려워하고, 두려워할 만하다고 공포를 가르친다. 학습한다.

공포를 이겨낸다 착각한다.

---

나의 마지막 심문이 도래한다. 나는 무감정한 눈으로 모두에게 그를 알리는 스피커를 응시한다.

심문이 시작도 되지 않았는데, 누가 나에게 용서한다 표를 던진 것인가. 하, 하며 허탈한 웃음을 낸다. 밖의 인간들의 표에 대해서는, 뭐. 복잡한 감정이다. 동시에 아무 생각도 들지 않는다.

귀에 걸린 두 귀걸이가 무겁다. 허나 그 것을 푸는 법은 몰라, 그 유려한 장식을 만지작 거린다. 푸는 법을 생각하는 것 조차 모독적이라, 결국 그 장신구에서 손을 뗀다. 대신, 소매를 펴 옷 매무새를 정리한다.

시간이 도래한다.

921 세이카 (KSbtJfhRb2)

2023-09-11 (모두 수고..) 21:54:51

>>918 제제 르 귄

"... 닮았다고 하는 이유죠..."

쓴웃음을 지으며 긍정한다.

"... 이제는, 저희가 스스로 찾아가야 하는 거예요."

"그렇기에... 무서워요. 당신을 아프게 하기는 싫은데..."

"... 누구도 아프지 않은 세계는 어렵겠죠..."

마사의 그 상황을 보았다. 옥사나씨의 강고한 거절을 보았다. 제제가 말해오는 그 달콤함을 보았다. 권태씨의 그 우울에 허덕이는, 죽은 눈을 보았다.

... 거울에 비친, 자신의 지친 눈을 보았다.

"하지만... 노력하고 싶어요. 그런 세계를 위해서. 그렇기에... 이런 노래를 부르고 싶어요. 좋아해서."

"... 아빠의, 그림자에 가려지겠지만... 세계가 저를 알 필요는 없으니까..."

작곡가를 보는 사람은 의외로 적다. 노래를 부르는 사람을 보지.

'그날 시작한 이야기가 향하는 저 너머에서 우리'

'찾아낸 빛을 서로 비추며 답을 맞춰보자'

"...."

조용히, 그 격정적인 노래를 들으며, 당신의 손을 잡으려 했다.

"제 말을, 들어주셔서... 고마워요. 정말로."

922 시미즈 마사 (QGDAphmr6M)

2023-09-11 (모두 수고..) 21:55:29

>>919 이렇게 들은 칭찬에 멀뚱히 눈을 깜빡거린다.

"그야 저는..."

학생회장이다, 라는 말은 이제 철이 지났다. 삼키고서

"시미즈 마사니까요!"

그렇게 대답하는구나.

"시시시싫다기보단.....!!!!!"

뭐라고 형용해야 할 지 몰라 양쪽으로 내려온 머리카락을 토끼처럼 쥔다.

"아아아무튼 안돼욧!!!"

제제로서는 알 수 없는 반응이겠다.

"흐응."

마사도 제제의 집안 얘기에 관심이 있는 듯 귀기울여 듣고 있다. 이를테면 자신에게도 흥미가 있다는 사실에는 왠지 부끄러워져 어두운 것이 다행스럽게 느껴진다.

"그렇게 흥미로운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요?!?"

마지막 물음에는, 조금 놀란다.

"....왜요?"

되물음이 돌아온다.

923 SAMAEL (3lTBShcD1U)

2023-09-11 (모두 수고..) 22:00:00

【심문 이벤트 진행을 시작합니다.】

924 SAMAEL (3lTBShcD1U)

2023-09-11 (모두 수고..) 22:00:22

"마지막 심문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침착하고 신사적인, 어찌 보면 무심해뵈는 태도로 사마엘이 우리를 맞이한다.
심문에 맞추어 배치된 재판장은 평소와 같이 적막하고 분위기가 무거웠다. 그럼에도 어느정도 침착함과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는 건 그만큼 많은 시간을 이 곳에서 보냈기 때문이겠지.
내 옆의 다른 죄인들과 함께.

"그 선서문을 읽는 것도 이번이 마지막이겠군요. 기념 삼아 오늘만은 진심을 다 해 읽어보는 건 어떻겠습니까? 후후."

'나는 심문에 최선을 다 할 것과 죄인을 증거에 의해 진실하게 평결할 것을 엄숙하게 선서합니다.'
'나는 양심에 따라 숨김과 보탬이 없이 사실 그대로 말하기로 맹세합니다.'

"준비를 마치셨다면 선서문을 낭독해주세요."


【출석 체크입니다. 10분까지 이 레스에 캐입으로 반응 레스를 달아주세요.】

925 시미즈 마사 (QGDAphmr6M)

2023-09-11 (모두 수고..) 22:01:25

여전히 피곤해 보이는 마사다. 아마 용서하지 않는다는 내부 배심원의 표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나는 심문에 최선을 다 할 것과 죄인을 증거에 의해 진실하게 평결할 것을 엄숙하게 선서합니다."

숨을 토하듯 단숨에 읽어나가고 자리에 털썩 앉는다.

926 옥사나 하네즈카 (Ewyk6Rd2iE)

2023-09-11 (모두 수고..) 22:01:54

"저는..."

어제의 일이 생각납니다.
너무 몰아붙인 탓일까요. 최악의 결과를 만들고 말았습니다.

"...저는 심문에 최선을 다 할 것과 죄인을 증거에 의해 진실하게 평결할 것을 엄숙하게 선언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바뀌는 것은 없습니다.
해야만하는 일을 한다. 그뿐이니까요ㅡ

927 세이카 (KSbtJfhRb2)

2023-09-11 (모두 수고..) 22:04:41

"......"

그녀는, 조용히 자리에 앉았다.

928 제제 르 귄 (6LO6dauhUY)

2023-09-11 (모두 수고..) 22:05:54

짤랑.

이제는 익숙한 귀걸이가 맞부딪치는 금속음의 소리.

느리게, 일정한 보폭으로, 연습한 그대로 옮겨지는 발걸음. 이런 사소한 동작 하나하나 안심을 주기위해, 마음을 얻기 위해 만들어졌다. 너무나도 먼 느낌의 증인석을 향해 걷는 그 발걸음 수를 무의식적으로 세고 있었다. 하나, 둘, 하고.

증인석에 앞에 선다. 여기까지 일흔 여섯.

발을 위로 딛는다. 일흔 일곱.

한 발자국, 앞을 향한다. 일흔 여덞.

일흔 여덞의 발자국. 일흔 여덞의 마음.

제제는 앞을 바라본다. 비틀린 미소를 짓는다.

"마지막이군."

손으로 선서문을 쓸는다.

"그럼."

"본좌는... 하하. '나는, 양심에 따라 숨김과 보탬이 없이 사실 그대로 말하기로 맹세합니다'."

이왕 마지막인데, 하면서 소리내어 웃는다. 분명 즐거움의 상징이어야 할 그것은 텅 빈 느낌이다.

"모두, 기분이 어떠한가? 피날레가 다가오는 군. 조금이라도 즐겁게 해줄 수있다면 좋겠어."

그렇지 않나?

929 SAMAEL (3lTBShcD1U)

2023-09-11 (모두 수고..) 22:06:37



"그 말대로입니다. 즐겁게 해줄 수 있다면 좋겠군요."
의사봉 소리가 마지막의 개시를 알린다.

"지금부터 죄수 번호 006, 제제 르 귄의 제 3심 심문을 시작합니다."

"배심원 여러분은 제제 르 귄에게 자유롭게 질문을 해주시길 바랍니다. 헷갈리거나 모르는 사항이 있다면 저한테 질문하셔도 됩니다."

"심문 종료 시각이 되면 다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930 시미즈 마사 (QGDAphmr6M)

2023-09-11 (모두 수고..) 22:07:10

제제의 말에는 의도적으로 대답하지 않는다. 그다지 맘에 들지 않는 질문인 듯하다.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나요?"

931 박권태 (3lTBShcD1U)

2023-09-11 (모두 수고..) 22:07:57

(멍하니 앉아만 있던 남자 하나가 심드렁하게 입을 연다.)
반성했어?
(무엇을?)

932 세이카 (KSbtJfhRb2)

2023-09-11 (모두 수고..) 22:09:00

기분은... 슬프네요. 무섭고.
(조용히, 중얼거린다.)

933 제제 르 귄 (6LO6dauhUY)

2023-09-11 (모두 수고..) 22:09:06

팔짱을 끼고, 고개를 옆으로 돌린다.

"미리 말하고 싶은게 있어. 여기까지 오면서, 생각하고 있었네. 그대들, 나와 거래하지 않겠나."

"난 지쳤어, 역시."

"그대가 내가 원하는 '용서치 못한다'는 판결을 내리면, 나는 기꺼이 그대들에게 원하는 판결을 돌려 주고 싶어. 반대로, 나를 용서하면, 나는 그대들이 가장 원치 않는 판결을."

"어떠한가?"

....

라고, 얘기하다, 픽, 웃으며 고개를 다시 정면으로 돌린다.

"....라고 할 생각이었네만."

"그대들과 이야기하고 나니, 조금... 생각이 바뀌었네."

"그냥, 그대들이 원하는 대로, 성심껏 생각해주어도 괜찮을거 같아."

"그럼."

934 옥사나 하네즈카 (Ewyk6Rd2iE)

2023-09-11 (모두 수고..) 22:10:06

"오늘은 좋은 하루였나요."

제제씨를 향해 그저 평범한 말을 건냈습니다.
다른 것은 그다지 필요없어보였기에.

935 박권태 (3lTBShcD1U)

2023-09-11 (모두 수고..) 22:10:45

............
(제제가 하는 말을 멍하니 듣고 있었다. 말이 끝나고 한참 뒤에야 한 마디.)
어우, 깜짝이야.
(반응 참 늦은 그 말이 끝이었다.)

936 제제 르 귄 (6LO6dauhUY)

2023-09-11 (모두 수고..) 22:10:58

>>930 마사

"그냥. 뭐..."

어깨를 으쓱인다.

"별로 중요치 않은 질문이라 생각하네만... 그 답은 그대도 알고 있지 아니한가?"

"방황하고, 분노하고, 절망하고... 그대들과 이야기를 나누었지."

그 뿐이야, 하고 조금 부드럽게 답한다.

>>931 권태

(쓴 웃음과 함께 입을 연다.)

"기실... 모르겠어. 아직도."

"반성한건 아니야."

"그 반대는..."

"역시 아직 모르겠어."

937 시미즈 마사 (QGDAphmr6M)

2023-09-11 (모두 수고..) 22:11:24

"무슨, 그런 말도 안 되는 억지 거래를..... 취소라고 하니 다행이지만요."

마사는 식은땀을 흘리며 안경을 치켜올린다.

938 시미즈 마사 (QGDAphmr6M)

2023-09-11 (모두 수고..) 22:12:01

"방황과 분노와 절망 끝에 얻은 것은 가치있었다고 생각하나요?"

마사는 묻는다.

939 제제 르 귄 (6LO6dauhUY)

2023-09-11 (모두 수고..) 22:12:57

>>932 세이카

(부드럽게 웃어보인다. 굳이 답하지는 않는다.)

>>934 옥사나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어.

(귀걸이를 만지작 거린다.)

그냥, 와야 할것이 왔다는 느낌 뿐.

이야기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때의 느낌이야.

>>935 박권태

푸흐... (소매로 입을 가리고 큭큭 웃는다.) 어떠한가? 나도 이제 농에 조금 실력이 늘었는가? (이전에 유머감각이 비슷하다 말한 기억이 있으니.)

940 세이카 (KSbtJfhRb2)

2023-09-11 (모두 수고..) 22:13:11

"... 용서하지 않는다, 를 바라시는건가요."

"... 그 결정에는... 이유가 있나요?"

941 박권태 (3lTBShcD1U)

2023-09-11 (모두 수고..) 22:14:34

>>936 제제
충분히 긍정적이라고 생각해.
(당신의 대답이 만족스러웠던 걸까요, 권태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걸렸습니다.)
그러면...... 우리가 내리는 대답을, 설령 어떤 대답이라 하더라도, ...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아?
(그럴 준비가 되었다고 말한 것 같았거든.)

942 옥사나 하네즈카 (Ewyk6Rd2iE)

2023-09-11 (모두 수고..) 22:14:46

>>939 제제
"그런가요."

그저 고개를 끄덕입니다.

"여전히 제제씨는 신으로 있고싶나요."

943 박권태 (3lTBShcD1U)

2023-09-11 (모두 수고..) 22:15:01

>>939 제제
... 8점. (만점이 10점일지 100점일지는...)

944 제제 르 귄 (6LO6dauhUY)

2023-09-11 (모두 수고..) 22:15:07

>>937 마사

완전한 취소는 아닐세? 솔직히, 지금도 그대가 응해준다면, 나는 매우 기쁠거야...

(농인지 진심인지알기 힘들다. 아마 본인도 마찬가지인듯하다.)

>>938 마사

(입술을 짓씹다가 한숨을 쉰다.)

모르겠어.

솔직히, 아무것도 가치가 없는 느낌이야. 그 무엇도.

진리는 가치가 있기에 진리인게 아니라고 들어 본적이 있지.

허나 그럼에도, 내게 남은 것은 허한 가슴과 사무치는... 절망뿐이라네.

945 세이카 (KSbtJfhRb2)

2023-09-11 (모두 수고..) 22:16:48

"... 혹시, 저와 들은 음악들은... 가치있다고 느끼셨나요? 아니면, 가치가 없다고 느끼셨나요?"

옆의 마사의 손을 살짝 잡으려 하며, 제제에게 물어보았다.

946 시미즈 마사 (QGDAphmr6M)

2023-09-11 (모두 수고..) 22:16:51

"전 선서에 따라 판결을 할 생각이에요."

아직까지는. 이라는 말은 빼고.

"그때의 그 검은 머리 여자아이에 대해 자세히 들을 수 있을까요."

947 시미즈 마사 (QGDAphmr6M)

2023-09-11 (모두 수고..) 22:17:57

세이카의 손이 자신의 손을 잡아오자 흥, 소리를 내며 다른 쪽으로 뺨에 바람을 불어넣고 입술을 쫑긋거리지만 뿌리치지는 않는 듯하다.

잡히지 않은 다른 쪽 손으로 턱을 괴고 있다.

948 제제 르 귄 (6LO6dauhUY)

2023-09-11 (모두 수고..) 22:19:13

>>940 세이카

피곤해. 지쳤어. 환희에 웃는 것도, 분노해 주먹을 쥐는 것도. 신인 것도, 그게 아닌 것이 되는 것도.

착각하지 말아주길. 나는 아직도 죽음은 일종의 축복이라 생각한다. 기쁨의 고통도, 슬픔의 아림도 없는.

그리고 신도들에게 그걸 선사한 '신'에게는... 이게 맞는 결말이라는 걷잡을 수 없는 생각이 들어.

(픽, 웃는다.)

그리고 나는 결국, 내가 사랑하는 자와 함께 있고 싶은, 어쩔 수 없는 존재인가봐.

내 존재를 내려 놓는 법은 보이지도 않고... 그뿐이다.

>>941 박권태

여기서 깨달은 게 있는 데, 그것은 그때까지... 받아봐야 할거 같아.

내 또한, 처음에는 그대들의 판단따위 아무렇치 않을거라 생각했네만... (하하, 하고 웃는다. 그 결과는 알겠지.)

949 박권태 (3lTBShcD1U)

2023-09-11 (모두 수고..) 22:20:34

>>948 제제
... 뭐, 그럴 수 있지. (이해할만 하다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럼... ...... (머뭇거리는 기색. 어제의 그 사태가 그한테도 충격이었을까...) ... 혹시, 힘든 질문 받으면 기절할 것 같니?

950 제제 르 귄 (6LO6dauhUY)

2023-09-11 (모두 수고..) 22:21:26

>>942 옥사나

애초에 신이란건... 되고 싶어서 되고, 지속하고 싶어서 지속되는 것은 아니라네. (내려놓는 것도 마찬가지고, 라 말하며 고개를 저은다.)

내가 '신'인 이유는 내가 원했기에 가 아닌, 내가 그저 그렇게 태어나고, 내가 사랑하는 자들이 그러한 신을 필요했기에.

지금도 생각해. 그런 호불호는 역시 나의 영역이 아니야.

>>943 박권태
(콧웃음을 친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려는 듯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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