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924076> < ALL / 사후세계 / 소환수 / 리부트 > 망상환상공상 - 01 :: 683

◆.Th3VZ.RlE

2023-08-15 17:10:05 - 2023-12-02 13:43:57

0 ◆.Th3VZ.RlE (CjwXzmOk22)

2023-08-15 (FIRE!) 17:10:05




잊는 것이 무섭다면 . 잊지 않기 위해 싸워야 할 것이다 .



· 본 어장은 상황극판의 규칙을 준수합니다 .
· 본 어장은 망상환상공상의 리부트 어장입니다 .
· 본 어장은 이전 어장 및 시트의 언급을 금합니다 .


155 백한나 ◆8X5WeKCy6E (GhWTpiCmrs)

2023-08-17 (거의 끝나감) 23:33:32

>>151

한나는 달리면서 생각했다. 이건 내 착각인가? 왠지 땅이 좀 울렁이는 것 같은데... 그 와중에도 이런 생각할 정신은 있던 모양이다. 끝없는 사막, 유난히 큰 보름달, 날 쫒아오는 이상한 녀석, 꿈틀거리는 지면. 심상찮게 돌아가는 상황에 한나의 불안과 공포는 더 커져갔다. 뒤를 돌아보니 추격자가 더 많아졌다. 저것들은 언제 따라붙은거야?! 결국 자리에 풀썩 쓰러진 한나는 이것이 꿈이길 바라며 우는 목소리로 말했다.

"키힝... 내도 모르겠다... 먼 이런 일이 다 있노... 꿈이라고 해주라..."

156 미카엘라 (5d8Zk97M6Y)

2023-08-17 (거의 끝나감) 23:33:37

>>152
천지인은 일심동체였다. 사람도 하늘과 땅과 같이 변하지 않았다. 지치지 않은 몸으로 걸어온 길을 뒤돌아보자 시력이 허락하는 곳까지 보이는 발자국이 늘어서 있다.

지평선 너머에서 무언가가 발자국을 따라 쫓아오는 기분이, 등골을 타오르는 오싹한 기분이 엄습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달리기 시작했다. 체력 조절이나 탈수 따위 고려하지 않은 전력질주다. 뒤를 쫓아오는 무언가의 두려움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었다.

달리는 방향의 기준은 움직이지 않는 달이다. 그 외에는 기준삼을 것이 없으니까.

157 ◆.Th3VZ.RlE (7xIbN99X7o)

2023-08-17 (거의 끝나감) 23:41:11



>>153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았다 . 당신이 그렇게 생각했다면 자신은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는 듯이 . 괴인은 손을 뻗어 옆에 자란 이름 모를 나무의 잎사귀를 쓰다듬을 뿐이었다 . 그러자 신기하게도 잎사귀는 모래로 화해 끝에서부터 바스라지기 시작했다 .

모든 것은 거짓이다 . 괴인이 말했다 .

괴인이 걸어나왔던 샘도 다시 보면 바닥까지 말라 여느 사막과 별반 다르지 않게 변해 있었다 . 당신이 다시 시선을 돌리면 마침내 찾은 휴식처 따위 ,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다는 듯이 사라져 있었다 .

괴인은 또다시 말했다 . 언제까지 목이 마르다는 착각에 빠져 있을 거냐고 .


158 ◆.Th3VZ.RlE (7xIbN99X7o)

2023-08-17 (거의 끝나감) 23:50:28



>>155

울상이 되어 말하는 당신과 힘으로 당신을 이기지 못해 , 형편 없이 끌려다니는 정체불명의 가면인 . 가면인은 당신의 우는 소리에 심지가 끊어진 듯 , 정말로 더는 못 참겠다는 듯이 콧바람을 뿜더니 되려 추력을 보태 당신을 바닥에 넘어뜨렸다 .

결과 자신도 바닥에 넘어지게 됐지만 , 가면인은 개의치 않고 곧장 일어나 등에 짊어지고 있던 창을 뽑아들었다 . 당장 당신을 위협할 생각은 없어보이나 , 살기등등하게 창을 휘두를 준비를 하고 있어 잘못 말을 걸었다가는 단칼에 베일 듯 했다 .


159 ◆.Th3VZ.RlE (7xIbN99X7o)

2023-08-17 (거의 끝나감) 23:54:31



>>156

산 생명의 기척이 느껴지지 않는 사막이건만 , 이루 말할 수 없이 불길하다 . 이런 불길함은 당신이 달리는 내내 계속되었고 , 결과 당신은 잠시라도 좋으니 몸 숨길 곳을 찾게 되었다 . 그러자 금방 거대한 협곡이 당신의 눈에 들어왔다 .

저토록 큰 이상 지형을 사막을 거니는 내내 어떻게 발견하지 못했는지 의문이 들 법도 한데 ...


160 ◆.Th3VZ.RlE (7xIbN99X7o)

2023-08-17 (거의 끝나감) 23:55:05

조오아 , 일단 처리가 끝났으니 .. 캡틴은 여기서 자러 가도록 합니다 !

답레 달아주시면 내일 처리하도록 할 게요 ! 다들 굿 나잇 !

161 미하일 Q. 파이퍼스 ◆EV6oa.t2KM (sWOxxWR96M)

2023-08-17 (거의 끝나감) 23:56:37

>>157

남자는 한줌의 먼지가 되어 사라지는 야자수를 바라본다. 점점 흐려지는 먼지 사이로 강렬한 달빛이 푸른 눈을 감싸온다. 괴인의 목소리가 닿을때마다 현실에 얽메인 감각은 조금씩 멀어져 이윽고 사라진다.

"그렇다면 내가 할 수 있는건 한가지밖에 없겠군요."
"잃어버린 것을 되찾을 겁니다."

그는 침착함을 되찾은 음성을 흘린다. 두려워해야 할 것은 자신을 조용히 갉아오는 사막도 흉측한 얼굴을 한 괴물들도 아니었다. 어둠과 안개로 가득한 기억 속을 걷는 것. 그리고 그 속에 남은 과오를 찾아 헤메는 것. 그 안에 숨어 있는 모습을 찾고 속죄하는 것 뿐이다.

162 백한나 ◆8X5WeKCy6E (GhWTpiCmrs)

2023-08-17 (거의 끝나감) 23:56:37

"크헉"

바닥에 넘어지자 까슬까슬한 촉감이 얼굴에 닿았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모래의 촉감이었다. 여기는 순 모래밖에 없으니까. 상황을 살펴보니 저 가면 쓴 무언가도 자신때문에 말 못할 고생을 한 듯 했다. 죄송합니더... 지가 다 잘못했심더 다 지 잘못이고 죄고 하여튼 지가 천하의 똘갱이라 그랬심더. 봐주이소... 그러다 창을 뽑은 가면인을 보고는 -이제 더 이상 저항할 힘이 없던 것인지 가만히- 양 손을 들어보이고 말했다.

"그, 우리 말로 해결합시다 말로..."

163 ◆EV6oa.t2KM (sWOxxWR96M)

2023-08-17 (거의 끝나감) 23:57:16

>>160
오늘도 같이 놀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캡틴! 굿 나잇!

164 한나주 ◆8X5WeKCy6E (GhWTpiCmrs)

2023-08-17 (거의 끝나감) 23:57:41

>>160
오늘도 고생 많았습니다! 안녕히 주무세요 캡틴!

165 이해빈◆K33qMvf7C6 (GbZzUCW1o2)

2023-08-17 (거의 끝나감) 23:58:02

>>142
허나 다다를 곳 따로 없다.
가까워지고 있으니 그것만으로 되었다. 흐릿한 그림자가 마지막 숨 한 점 거둬간다는 것 역시 확실한 것은 아닌데다가, 그렇다 하더라도 솔직히 그다지 상관없었다.

이건 어렴풋한 체념과 닮아있었다.
어차피 이 사막을 헤매다 말라죽을 수도 있다. 잊은 것도 잃은 것도 찾지 못하고 절망같은 방황 속에서 눈을 영영 감을 수도 있다.
그러니 차라리 무엇이라도 해야지.

가만히 죽는 것은 이상하리만치 거부감이 들었다.

그건 체념과 닮아있으면서도
훨씬 생기가 있는 것이었다.

사박거리는 발걸음 소리는 끝나는 일 없다.

166 해빈주◆K33qMvf7C6 (GbZzUCW1o2)

2023-08-17 (거의 끝나감) 23:58:22

>>160 좋은 꿈 꾸세요 캡틴!

167 한나주 ◆8X5WeKCy6E (GhWTpiCmrs)

2023-08-17 (거의 끝나감) 23:58:50

한나를 쫒아온 가면인은 대체 뭘까요... 사실 도와주려는 이였던가...?

168 미카주 (Xkcgs0AjCM)

2023-08-18 (불탄다..!) 00:00:02

수고하셨어요 캡틴!

169 한나주 ◆8X5WeKCy6E (xzPZN/CUsU)

2023-08-18 (불탄다..!) 00:00:48

아 잠깐 가면인 혹시 너 이나리니?? 오마이갓

170 미카주 (4vNtRQ3oMI)

2023-08-18 (불탄다..!) 13:32:30

시트에 보니 미카는 난폭한 성격에 바벨도 호전성 지나침...
그냥 둘이 사이좋게 사막양아치가 되면 안되는걸까(안됨

171 미카엘라 (Q8m1ikrw0Y)

2023-08-18 (불탄다..!) 16:13:03

>>159
기억을 잃기 전의 자신이 어땠는지는 모른다. 심지어 사막 이전의 자신은 존재하지 않았더라도 할 말이 없다.

그렇지만 이 괴기한 상황 속에서는 누구라도 겁에 질릴 거라고 믿었다. 베풀며 사는 성자, 최상의 깨달음을 얻은 부처, 세파에 치든 평범한 사람, 싸이코패스 연쇄살인마 모두. 자연법칙에게 배신당한 경험은 있을 리 없으니까.

달리던 발이 느려진다. 협곡 사이에 들어와 바위 벽을 짚고 섰다. 몸에 박힌 인대로 허리를 숙여 숨을 고르려 해도 애초에 고를 숨이 없다. 이제는 토할 위장이 뱃속에 존재하는지도 의심스럽지만, 속이 울렁거리는 기분이다.

".....흐읍."

허우적허우적 바위틈 안에 주저앉았다. 어차피 차오르지도 않는 숨. 손으로 코와 입을 틀어막아버렸다. 이래도 숨이 막혀서 고통스럽거나 산소 부족으로 실신하지 않을테니. 도리어 숨소리는 실체없는 두려움이 자신을 찾아낼 징후가 될지도 모른다.

서늘한 바위틈에서 눈도 감고 숨도 멈추고. 당분간 이렇게 있기로 했다.

172 ◆.Th3VZ.RlE (0vHStmwz9M)

2023-08-18 (불탄다..!) 19:43:26

얍 갱신 , 조금 있다가 와서 답레 주르륵 달아두도록 하겠습니다 !

>>169 정말로 오마이 ' 갓 '

>>170 마음에 안 들면 대충 밥상 엎어버리는 그런 조합이군요

173 ◆.Th3VZ.RlE (0vHStmwz9M)

2023-08-18 (불탄다..!) 20:45:19



>>161

다부진 각오의 말에 괴인이 어깨를 들썩였다 . 당신의 말에 꺽꺽거리며 괴상한 소리를 내기 시작하는 괴인 . 철가면 사이로 풍선 바람 빼는 소리가 나는데 저 소리가 웃느라 나는 소리란 것을 당신이 깨닫기까지는 그다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

잃어버린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다짜고짜 되찾겠다고 , 되겠느냐 그런 것이 .

철가면의 틈으로 괴인이 가두어 기르는 어둠이 새어나오며 속에 응어리졌던 소리가 당신의 귀를 간지럽혔다 . 괴인의 비쩍 곯은 손이 한 웅큼 모래를 움켜쥐자 마법처럼 한 자루의 대낫으로 변해 서슬 퍼런 빛을 냈다 .


174 ◆.Th3VZ.RlE (0vHStmwz9M)

2023-08-18 (불탄다..!) 21:00:43



>>162

당신의 숨 넘어가는 소리가 가면인의 마음에 닿은 걸까 . 가면인은 당신을 베는 대신에 땅을 베어 당신의 배후로부터 치솟아 오르는 괴기를 저지해냈다 . 치명상이 못 되는 상처의 깊이에 괴기가 발버둥치자 , 가면인은 당신을 발로 차 멀리 밀어냈다 . 낭패라는 듯이 아주 급박한 움직임이었다 .

- BeEEE,EEeEE

당신을 대신해 괴기의 턱에 씹혀 모래 밑으로 빠져드는 가면인 . 이 모든 일들이 한 순간에 일어난 것임을 감안하면 , 아닌 밤중에 홍두깨도 이럴 수가 없다 .


175 ◆.Th3VZ.RlE (0vHStmwz9M)

2023-08-18 (불탄다..!) 21:04:17



>>165

당신이 바란 대로 인영이 서 있던 사구의 아래까지 다가가자 모든 것이 전보다 분명해졌다 . 인영은 문자 그대로 인영이었다 . 한낱 그림자에 지나지 않다 . 그림자가 형태를 갖고 서서 당신을 바라보던 것에 지나지 않았다 .

있을 수 없는 일은 이미 많이도 일어났지만 , 이것은 그것들과 성격이 다르다 .

보다 거대한 불행이 닥칠 거라는 예감이 당신을 강하게 찔렀다 .


176 백한나 ◆8X5WeKCy6E (xzPZN/CUsU)

2023-08-18 (불탄다..!) 21:12:14

>>174

우와악!!! 순간 자신을 베려는 줄 알고 소리를 지르며 얼굴을 팔로 감싸던 한나는 그것이 자신이 아닌 땅을 향한 공격임을 알때까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사실 못했다고 보는게 맞을 것이다. 순간 몸이 굳어버렸으니까. 그러나 무어라 말도 하기 전에 발로 차여 밀려나자 그녀는 억소리 밖에 내지 못하고 그대로 밀려났다.

'뭐지? 설마 나를 구하려고...?'

이 생각을 하며 고개를 들자 가면을 쓴 무언가는 또 다른 무언가에 씹혀져 모래 밑으로 가라앉고 있었다. 한나는 소리쳤다.

"! 아, 안돼!"

//
갱신~

177 ◆.Th3VZ.RlE (0vHStmwz9M)

2023-08-18 (불탄다..!) 21:16:07



>>171

사방이 트인 저 광활한 사막에서 잠시라도 몸을 감출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사람을 안심되게 하는지 , 하지만 당신은 안아주는 듯한 안심감에도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았다 .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 무슨 일이 일어날 건지 모른다는 공포가 당신을 분명 고통스럽게 만들고 있었다 .

존재조차 불분명한 적을 상대로 가진 모든 것을 걸고 벌이는 숨바꼭질이 , 당신을 미치게 만들고 있었다 .

의식하면 의식할 수록 갈구하게 되는 호흡 ,

눈꺼풀 한 장 사이에 두고 대치하는 공포의 모습은 당신의 상상을 잡아먹고 그 덩치를 불리고 있었다 .

앞으로 얼마나 더 버텨야 , 이 끔찍한 시간이 끝나는 걸까 .


178 ◆.Th3VZ.RlE (0vHStmwz9M)

2023-08-18 (불탄다..!) 21:17:00

어서오세여 한나주 ! 좋은 저녁임다 -

179 미하일 Q. 파이퍼스 ◆EV6oa.t2KM (7H4Nlu720E)

2023-08-18 (불탄다..!) 21:19:28

>>173

잘그락 잘그락, 쇠가 맞물리는 거친 소리에 남자는 고개를 들어올려 길다란 형체를 쳐다본다. 그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그늘 아래 응어리진 어둠과 만난 모래는 순식간에 시퍼런 날붙이가 되었다. 사내는 그 광경에 놀라움을 느끼면서도 표정만은 달리하지 않는다.

"나약하게 웅크리고 있는 것보다 이 편이 훨씬 낫습니다."

남자의 앞에는 꿈을 누비듯 아득한 것들이 도사렸고, 미지와의 조우에 두려움을 느꼈다. 그런 그의 앞에 한 괴인이 나타났고 그것은 말했다. 거짓으로 이루어진 세상 속에서 이룰 수 있는 것은 오직 자기 스스로를 떠올리는 것뿐. 그렇기에 사내는 자신이 마음이 기우는 곳으로 향하길 원했다. 다시 나타난 괴인을 마주하며 어쩌면 그가 이곳을 빠져나갈 열쇠가 될지도 모른다고, 곱씹으면서.

180 ◆EV6oa.t2KM (7H4Nlu720E)

2023-08-18 (불탄다..!) 21:19:57

한나주, 캡틴 다들 안녕하세요~ 파이퍼스주도 갱신합니다

181 ◆.Th3VZ.RlE (0vHStmwz9M)

2023-08-18 (불탄다..!) 21:27:56



>>176

사막이 가면인을 삼켰다 . 우두커니 사막 위에 혼자 남겨진 당신은 가면인과 괴기가 빨려들어간 구멍을 바라볼 수 있었다 . 구멍을 에워싸는 모래가 무섭게 밑으로 빠지며 금방이라도 구멍을 다 메울 것처럼 보이기에 ,

따라 들어가려면 한 시라도 빨리 움직여야 할 것이다 .

또는 , 가면인이 희생하는 동안에 여기서 벗어나 도망쳐야 할 것이다 .


182 ◆.Th3VZ.RlE (0vHStmwz9M)

2023-08-18 (불탄다..!) 21:40:54



>>179

쉽게도 말하는 당신에게 괴인은 그렇다면 어디 한 번 해보라며 , 필요하다면 당신의 등불이 되겠다고 했다 . 다 포기하고 , 다 버릴 수 없다면 , 여기까지 떨어져서도 여전히 사람으로 살겠다면 , 어디 한 번 그렇게 해보라며 소리쳤다 .

괴인의 이름은 듀 락 , 당신의 그림자로부터 태어난 은둔자 , 당신의 창이 되고 방패가 되는 존재 . 당신과 명운을 함께하며 최후에 당신의 숨을 거두는 자 . 그리고 어쩌면 , 유일한 당신의 이해자였다 .


183 백한나 ◆8X5WeKCy6E (xzPZN/CUsU)

2023-08-18 (불탄다..!) 21:41:01

"이, 이게 뭐꼬..."

가면 쓴 무언가는 그렇게 삼켜졌다. 그리고 그대로 사막 한복판에 구멍이 뻥 뚫렸다. 모래는 무서운 속도로 밑으로 빨려들어갔다. 여기서 이러고 있으면 한나까지 빨려들어갈 것이다. 한나는 한 가지 굳게 다짐한 듯 바로 일어나 달리기 시작했다.

그 가면 쓴 아이에게 무어라 감사 인사나 사과도 하지 못한 점이 마음에 걸렸지만, 무어라 대처를 하기도 전에 그것은 삼켜졌다. 한나는 뛰고 뛰고 또 뛰었다. 숨이 차긴 했으나 멈추면 진짜 끝장이라는 생각에 멈출 수가 없었다.

184 한나주 ◆8X5WeKCy6E (xzPZN/CUsU)

2023-08-18 (불탄다..!) 21:41:54

모두들 안녕하세요~ 좋은 저녁임다~

185 미카엘라 (J32Wt10wm.)

2023-08-18 (불탄다..!) 21:42:34

>>177

'어딘가에 적이 있어. 분명히 있어. 숨을 쉬면 안돼.'

보이지 않지만 느껴진다. 오감으로 느껴지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적은 있다. 반드시 적이 있다. 적은 모든 곳에 있다. 적은 땅에 몸을 묻고 있다. 적은 벽에 구멍을 뚫고 있다. 적은 IED의 격발장치를 손에 쥐고 있다. 적은 조준경으로 보고 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모르면서 생각을 한다는 점에서 이 생각은 사실 생각이 아닐지도 몰랐다.

그러므로 적과 싸워야 한다. 적이 어디 있는지 확실히 보고......확실히 본 다음에는... 다음에는

"........"

적에 대한 생각에 몰두하니 호흡으로 가는 의식을 덜게 되었다. 여전히 코와 입은 손으로 막혀있고 산소는 들어온 적 없어도 '호흡이 멈추면 고통과 죽음이 온다는 착각'에서 한 발을 뺀 느낌이었다. 확실히 본 다음에는?

'눈을 떠. 내 총 어디있어?'

186 미카주 (J32Wt10wm.)

2023-08-18 (불탄다..!) 21:43:45

캡틴 한나주 파이퍼주 햅피한 금요일의 밤입니다!!!

밥상엎개 사막양아치 꿈나무주가 인사드려요~~~

187 한나주 ◆8X5WeKCy6E (xzPZN/CUsU)

2023-08-18 (불탄다..!) 21:52:01

사막양아치?? 어이어이 대단한데~ 이몸은... 이몸은... 아무튼 그거시다~

저도 인사드립니다~

188 ◆.Th3VZ.RlE (0vHStmwz9M)

2023-08-18 (불탄다..!) 21:54:53



>>183

오 , 도망치는 게 현명하지 , 백 번 천 번 현명하다 , 하지만 , 하지만 말이다 , 당신 대신 모래 목욕을 하게 된 누군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

당신이 등을 보이고 도망치기 시작하면 , 아주 얼마 지나지 않아서 뒤에서 펑 ~ 하는 소리와 함께 모래 분수가 치솟았다 . 아니 , 분수라는 표현은 지나치게 겸양 떠는 거겠지 . 어디 다이너 마이트나 수류탄이라도 터뜨린 듯한 위용이었다 . 하늘로 솟구친 모래는 비가 되어 쏟아졌고 이는 당신의 머리 위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 당신이 뒤를 돌아본다면 , 그리고 하늘을 올려다본다면 , 엉망진창 땋은 머리가 풀리고 산발이 되어 , 가면도 삐뚤어진 채 숨을 몰아쉬는 예의 가면인이 보일 것이다 .


189 백한나 ◆8X5WeKCy6E (xzPZN/CUsU)

2023-08-18 (불탄다..!) 21:59:34

그녀가 등을 돌린지 얼마나 되었다고, 뒤에서 폭발 소리와 함께 모래가 쏟아지는 소리가 들렸다. 정말로 폭탄이 터진 듯했다. 그 곳으로 고개를 돌리니 정말 고생이란 고생은 다 한듯한 모양새의 가면 쓴 무언가가 있었다. 한나는 모래비를 맞으며 니, 니 살아있었나?! 라고 소리쳤다.

"미안하다! 내는 니가 증말로 죽은 줄로만 알았대이...!"

뒤늦게서야 하는 사과이지만 한나는 정말로 미안하다는 눈치였다. 이것을 그가 어떻게 받아들일진 미지수지만 그와 한나가 협력 관계라면 이만큼 박살난 첫인상은 없을 것이다. 빠지는 게 정답이었나? 라고 3초 정도 생각도 해봤다.

"그, 근데... 이제 우얄긴데...?"

190 미하일 Q. 파이퍼스 ◆EV6oa.t2KM (7H4Nlu720E)

2023-08-18 (불탄다..!) 22:05:14

>>182

"날개를 펼치기 전까지는 얼마나 멀리 날아갈지 알 수 없는 법이죠."

그 말이 문득 생각이 나 괴인의 말에 화답했다. 이제 앞으로 나아갈 뿐이다. 싸늘하고 적막한 사막의 지평선과 하늘에 맞닿은 달도 이젠 두렵지 않았다. 비록 이 작은 비행이 고작 한뼘짜리 언덕조차 넘지 못할지라도 후회는 없을것만 같았다.

"가시죠, 듀 락."

남자는 향할 길을 알고 있는듯 선뜻 발걸음을 청하며 괴인의 이름을 불렀다. 그러고는 영원할것만 같은 밤자락에 손을 들어올린다. 혹여나 손끝에 닿을 바람을 느끼며 걸음이 향하는대로 고요한 모래속을 나아간다.

191 ◆EV6oa.t2KM (7H4Nlu720E)

2023-08-18 (불탄다..!) 22:06:57

>>186
미카엘라주 어서오세요! 메이데이- 메이데이- 이곳은 사막에 불시착한 파이퍼스주입니다..!

192 ◆.Th3VZ.RlE (0vHStmwz9M)

2023-08-18 (불탄다..!) 22:07:35



>>185

간질거린다 . 머리가 간질거린다 . 두꺼운 뼈 밑에 , 물렁거리는 뇌보다도 깊은 곳에 , 간지러움이 존재하고 있다 . 공기 중에 팽배한 살의가 당신의 피부 위로 겹쳐지며 목이 바짝 마르고 모든 감각이 예민해진다 . 일 초 뒤 , 이 초 뒤의 광경이 선명하게 머릿속에 떠오르며 검지가 익숙한 모양을 한다 .

환상통이 격렬하다 . 외부로 확장된 당신의 신경이 , 당신을 이루는 구성 요소가 사라졌다고 , 비명을 지르고 있다 .

당신의 총 ! 당신의 무기 ! 당신의 생명선 ! 당신을 안심케하는 총열의 무게가 사라졌다 !

당신이 잃어버린 파트너를 찾아 눈을 뜨면 , 둥글게 몸을 말은 , 이형의 양철이 보일 것이다 .


193 ◆.Th3VZ.RlE (0vHStmwz9M)

2023-08-18 (불탄다..!) 22:13:40



>>189

- BEEE,eE,EEEEEEEeeee,EeE

할 말이 무척 , 아주 많아보였다 . 하지만 그럴 여유가 없다는 것은 다른 누구보다도 가면인이 가장 잘 알았기 때문에 , 하고 싶은 말을 참고 , 숨을 삼켰다 . 가면인은 우선 당신이 서는 고도까지 내려와 , 주변을 살피기 시작했다 . 추적자는 하나가 아니었다 . 가면인이 용케 힘겹게 하나를 쓰러뜨렸지만 , 여전히 몇이나 되는 추적자가 모래 밑에 모습을 숨기고 있을 것이다 . 그것들을 모두 뿌리치거나 , 쓰러뜨리지 않으면 , 당신도 가면인도 안심할 수 없었다 .

근데 모습이 보여야 쓰러뜨리지 . 이대로는 아무 방법이 없었다 . 가면인이 초조하게 창을 떨었다 .


194 ◆.Th3VZ.RlE (0vHStmwz9M)

2023-08-18 (불탄다..!) 22:19:56



>>190

두 사람 사이에 선이 이어진다 . 보이지 않아도 존재하는 것이 분명 느껴진다 . 당신은 듀 락으로부터 당신이 잃어버린 기억의 일부를 돌려받았다 . 그것은 최후의 기억 , 당신의 숨이 끊어지면서 망막에 새겨진 최후의 풍경이었다 . 자유롭게 하늘을 날던 매의 기억이 당신의 심원에 떨어졌다 .

듀 락이 당신의 안에 머무르는 것이 느껴졌다 . 당신은 다소나마 자신 안의 구멍이 메워진 기분이 들었다 .


195 미카엘라 (J32Wt10wm.)

2023-08-18 (불탄다..!) 22:20:45

>>192

잃어버린 제3의 팔을 찾아 눈을 떴다. 총은 없지만 사람처럼 생긴..

그거면 충분했다. 사람처럼 생긴. 그게 진짜 사람인지 아닌지는 상관없다. 그게 코 앞에 있어도, 팔 닿는 거리에 있어도, 조금 멀리 있어도 상관없다. 일단 사람처럼 생긴 걸 보는 시점에서 척수반사가 일어나고 만다.

주변에 적당한 주먹돌이 있었으면 그걸 손에 쥐었을 것이다. 돌이 없으면 워커 코로 걷어차던지, 그마저도 자세가 안 나오면 주먹으로 후려쳐야지. '사람처럼 생긴'이 멀리 있다? 그럼 가까이 가서 때리면 되겠네! 지치지 않는 몸뚱이는 어디다 써먹으려고?

사막에서 사람처럼 생긴 것을 보았을 때. 일단 확인을 한다거나, 그것이 사람일 때 협력을 구하거나 하는 상식 따위는 생각하지 않아도 좋을 것 같다..

196 ◆.Th3VZ.RlE (0vHStmwz9M)

2023-08-18 (불탄다..!) 22:20:49

예아 - 파이퍼스 주의 이번 진행은 여기까지로 하겠습니다 . 와 ! 드디어 처음으로 이드와 주인의 관계가 정립됐어 !

197 미카주 (J32Wt10wm.)

2023-08-18 (불탄다..!) 22:21:53

미카엘라 양아치무브 시작합니다. 자기 이드를 공격한다(...)

198 ◆EV6oa.t2KM (7H4Nlu720E)

2023-08-18 (불탄다..!) 22:23:29

>>196
뭔가 프롤로그가 끝난 느낌이네요!! 재밌게 돌렸습니다 캡틴
이제 다른분들 진행 구경 모드로 들어가볼까..

199 백한나 ◆8X5WeKCy6E (xzPZN/CUsU)

2023-08-18 (불탄다..!) 22:37:15

>>193

이제 우야믄 좋노...? 가장 큰 고민은 이것이었다. 내가 그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싸우는데 거치적거리지 않게 멀리 떨어지는 수 밖에 없나? 하필 말도 안 통하는 상대라 더 답답했다. 일단 상황을 살펴보자면... 나를 집어 삼키려는 무언가가 있고, 이게 그 모래 밑에 있으며, 삼켜지면 그 이후엔 어떻게 되는지 알 수 없다...

"음... 진짜 우야믄 좋지...?"

가면 쓴 존재가 초조한 듯 창을 떨자 그녀 역시 긴장된 듯 경계심 가득한 눈으로 이곳저곳을 살폈다.

200 ◆.Th3VZ.RlE (0vHStmwz9M)

2023-08-18 (불탄다..!) 22:37:28



>>195

당신이 찾던 확장 신체는 저게 아니었는데 . 저게 대체 뭐지 . 점입가경의 악몽에 당신이 빈손에 뗀석기를 쥔다 . 냉정하게 생각하면 저런 정체불명의 적을 상대로 충분한 무기가 아니라는 것을 알 텐데 ,

뭐가 잘못됐는지 당신은 저것을 때린다는 생각에 눈이 돌아갔다 .

저것과 당신 사이의 거리는 수 미터 남짓 , 달려가면 수 초면 도달할 거리다 .


201 이해빈◆K33qMvf7C6 (t2P6ChuZ.6)

2023-08-18 (불탄다..!) 22:39:52

>>175
저것은 재액이다.
그런 확신이 들었다.

이것은 경험에서 오는 직감과도 같다. 가라앉은 삶을 살아온, 불행의 가운데에 있던 멍투성이 푸른 소년이, 잊은 과거에서 흘러온 감각이다. 물론 그것이 아니더라도 저런 그림자를 본다면 누구나 생각할 것이다.

저건 불행이라고.

그렇기에 그는 물러서기 시작했다. 등을 보이며 도망가지 않은 것은 덮쳐올까 걱정되었기 때문.
포기하고 나아가지 않은 것은, 저주받은 삶이라도 끝내고 싶지 않기 때문.

202 ◆.Th3VZ.RlE (0vHStmwz9M)

2023-08-18 (불탄다..!) 22:43:50



>>199

당신도 가면인도 한참을 움직이지 않았다 . 가만히 서서 신경을 과민으로 낭비하고 있었다 . 적이 어디에 있는지 , 적이 무엇을 노리는지 모르는 가면인은 분명 눈에 띄게 , 빠르게 정신을 소모하고 있었다 .

인내심 싸움이었다 . 적이 먼저 움직인다면 , 가면인이 나서서 적을 해치울 것이다 .

가면인이나 당신이 먼저 움직인다면 , 적이 사각으로부터 당신들을 공격해 집어삼킬 것이다 .

하다못해 적이 어떤 방법으로 당신들의 위치를 눈치채고 , 공격해오는지 , 알 수 있다면 좋으련만 ...


203 ◆.Th3VZ.RlE (0vHStmwz9M)

2023-08-18 (불탄다..!) 22:48:59



>>201

하지만 이미 부처님 손바닥 안이었다 . 당신은 너무 가까이 접근했다 . 사구의 빗면으로부터 거대한 입이 튀어나오는 것이 보였다 . 색노란 두 눈은 이미 당신을 비추고 있었고 , 이윽고 한 쌍의 거대한 집게발이 거체를 짓누르는 모래산을 무너뜨리기 시작했다 .

사구의 정상에 서 있던 그림자는 형태를 달리하며 가시 침으로 변했으니 , 명명백백 함정에 빠진 것이다 .


204 미카엘라 (J32Wt10wm.)

2023-08-18 (불탄다..!) 22:51:58

>>200
먼저 쏴야 한다. 총구 앞에서 어물거리는 건 일단 갈기고 보는 게 옳다. 저게 뭐지? 하고 생각하면 안된다. 이것저것 재어서도 안된다. 가까운 거리에서 적과 마주칠 때 교전은 고작 5초에서 10초 안에 마무리된다. 짧은 시간의 승패를 가르는 요소는 더 짧은 시간 안의 선제공격!

이제 눈 앞에 저것이 적인지 사람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저걸 보았다는 사실이고, 저걸 공격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뭐가 되었던 일단 공격하고 봐야 한다는 사실이다.

이를 꽉 다물고 눈을 부릅뜬채. 손에 주먹돌을 쥐고 달려든다.

205 ◆.Th3VZ.RlE (0vHStmwz9M)

2023-08-18 (불탄다..!) 22:54:30

오 진짜 때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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