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912075> [반상L] 딜레마의 배심원 -재판장 1- :: 1001

캡틴 ◆B..eEWGcm.

2023-08-01 19:56:31 - 2023-08-18 01:02:31

0 캡틴 ◆B..eEWGcm. (xgyUxMpXEk)

2023-08-01 (FIRE!) 19:56:31

'딜레마의 배심원'의 캐입스레입니다.

※ 이 어장은 상황극판의 규칙을 준수합니다.
※ 일상과 이벤트는 이 곳에서.
※ 수위 규정 내의 범죄 행위와 묘사를 허용합니다.
시트 스레: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909080/recent
웹박수: https://forms.gle/tjUf9r21RCNonJqA7
위키: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B%94%9C%EB%A0%88%EB%A7%88%EC%9D%98%20%EB%B0%B0%EC%8B%AC%EC%9B%90

900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22:13:39

>>897 "그렇군요. 잘 알겠어요."

마사는 재판장에 있을지 모르는 카메라를 찾아 눈을 굴려본다. 별 의미는 없지만.

901 박권태 (jE118.hr7E)

2023-08-16 (水) 22:14:31

>>895 옥사나
그럼 너는 네 부모가 있는 곳으로 따라가고 싶은 거야? 죄책감이나 정의나, 뭐 그런 걸 고려하지 않았을 때.
(눈 깜빡.) 그리고. 그러면 변호사의 아내와 아이도 같이 죽은 게 맞냐.

902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22:15:01

마사는 다시 물을 한 모금 들이키고서 조용히 생각한 뒤 심문을 이어간다.

"이것부터 확실히 해두고 시작할게요. 피해자가 피해자의 가족이 아닌 옥사나 씨의 가족의 유산을 횡령한 것이겠지요?"

903 옥사나 하네즈카 (55Xt9VAGuU)

2023-08-16 (水) 22:16:50

>>899 제제
그녀는 제제의 말에도 조금 괴롭다는 듯이 한숨을 내뱉었다. 어쩌면 그저 그냥 듣고싶지 않은 것일지도 모른다. 제제의 웃음이 불편하기라도 한걸까.

"첫째는 의사로서가 아닌 인간으로서 개인의 미래를 빼앗았기 때문이고"

"둘째는 타인의 삶을 함부로 빼앗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라도 신도 인간도 해서는 안되는 일이기 때문이며"

"셋째는... 글쎄요. 극도로 불우한 가정환경에 의해 아직 의사판단이 되지 않는 청소년기에 벌인 살인의 경우, 본인이 충분히 반성하고 있으며 죄에 대해 제대로 인지하는 상태에서 동등한 수준의 벌을 받는다면 용서받아도 되겠지요."

904 옥사나 하네즈카 (55Xt9VAGuU)

2023-08-16 (水) 22:19:04

>>901 권태
"아니오. 지금은 그저 속죄를 위한 죽음을 바라는 거에요. 변호사를 죽이고 인생의 목적을 달성한 순간에 모든 것을 깨달아버렸으니까."

그녀는 조금 힘들다는 듯이 한 번 숨을 깊게 들이쉬고는 다시 또렷한 눈으로 권태를 바라본다.

"애초에 원망만으로 타인을 죽인 시점에서, 저는 살아서는 안되는 인간이었던겁니다."

>>902 마사
"정확하네요. 다만, 그 피해자의 아내는 저와도 관련이 다소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905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22:20:03

"피해자의 아내와는 어떤 관련이 있었지요?"

마사는 이어 질문한다. 어쩐지 상대방이 예상한 질문을 그대로 하는 것 같은 기분이다.

906 박권태 (jE118.hr7E)

2023-08-16 (水) 22:22:00

>>904 옥사나
여기 있는 몇몇도 같이 사후세계로 끌고갈 발언을 하시네... (한쪽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
그 생각, 저번 판결을 겪고 난 이후에도 전혀 변함이 없나?
말이 나온 김에 이것도 물어볼까. 저번 1심 때의 판결, 어떻게 생각해.

907 옥사나 하네즈카 (55Xt9VAGuU)

2023-08-16 (水) 22:22:11

>>905 마사
"대학시절의 여자친구. 졸업직후 모든 연락이 끊기는 형태로 이별을 선고받았습니다."

그녀는 담담하게, 당연히 해야할 말을한다는 듯한 말투였다.

908 제제 르 귄 (KZ0QrJMuRM)

2023-08-16 (水) 22:22:13

"흠."

평정을 유지하다가도 마지막 질문에 비웃듯이, 입가가 씰룩인다.

"청소년기... 아이와 어른과 무엇이 그리 다르나?"

"죄를 인지하는 상태라. 그대 또한 반성하고, '죄'에 대해 인지하고 있어보이는 데, 그 점은 그대의 '죄'를 가볍게 하고 있다 생각하지 않나?"

"그대에게 '동등한 수준의 벌'은 무엇이라 생각되지?"

"아, 그리고... 그대가 얘기한 변호사의 가족은 사망하였나?"

909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22:23:54

"옥사나 씨의 여자친구가 맞겠지요?"

다시 한번 확인하고,

"그녀가 변호사와 이후 결혼한 것은 옥사나 씨와 변호사의 관계를 알면서도 그런 건가요?"

910 세이카 (SwVA/dKYJw)

2023-08-16 (水) 22:23:57

"......"

911 옥사나 하네즈카 (55Xt9VAGuU)

2023-08-16 (水) 22:27:43

>>906 권태
"어떤 의미에서는 말이에요. 이런 형태가 아니라면 원래는 모두 바깥에서는 사형에 해당하는 이들이 아닙니까."

그녀는 의아하다는 듯한 말투로 오히려 되묻는 듯 보였다.

"저는... 모르겠습니다. 참회의 의지가 있으니 살인이 용서받다니 그건 이상하지 않습니까?"


>>908 제제

"권태씨의 심문에서 이야기가 나왔듯이 아이는 아직 많은 세상을 경험하지 못해 보호가 필요하죠."

"20세는 어디까지나 기준이지만, 적어도 어딘가 한 곳에서 누군가에게 정해진 말을 반복해 들으며 스스로 완성되었다 하는 것은 아이에 해당되겠지요."

그녀는 그런 제제를 비웃듯이 미소짓는다.

"그렇기에 1심의 결과가 그렇게 된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은 했어요.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저 개인의 판단은 저에게 사형을 원하고 있습니다."

담담하게 말을 이은 그녀는 곧 웃으며 답한다.

"네, 그거야 죽었답니다. 불타고 있던 저택의 사진을 받았으니까요."

>>909 마사
"...정확합니다."

그녀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다.

"자주 이름과 모습을 이야기하고는 했어요. 아마 알고는 있지 않았을까 합니다. 다시 만난 변호사가, 많이 변해있던 것과 이유가 비슷하지 않을까요?"

912 옥사나 하네즈카 (55Xt9VAGuU)

2023-08-16 (水) 22:28:59

>>910 세이카
"세이카씨는 묻지 않아도 되는건가요?"

침묵을 고수하는 세이카를 향해 그녀는 미소지었다. 마치 좋았던 추억을 회상하듯이 어딘가 세이카의 뒤쪽을 바라보는 것 처럼도 보일것이다

913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22:29:58

마사는 알듯 모를듯한 표정을 짓는다.

"원한의 대상이 무엇인지 들을 수 있을까요? 제 생각엔, 변호사 그 자체는 아닌 것 같아서요."

914 박권태 (jE118.hr7E)

2023-08-16 (水) 22:31:15

>>911 옥사나
이상해? 어디가? 죄를 갚을 의지가 있다면 살아있어야 하는 게 당연하잖아. 죽어있으면 아무 것도 못 한다.
모르겠다, 라. (고개를 슬 기울이고는) 그럼 판결을 들었을 때 네 감정은 어땠냐. 기뻤어? 슬펐어?

915 세이카 (SwVA/dKYJw)

2023-08-16 (水) 22:31:54

"... 모르겠어요... 무슨 질문을 해야할지, 어떤 말이 옥사나씨에게 위안이 될지..."

... 그런 위안이, 애초에 옥사나씨가 원하는 것일지.

916 박권태 (jE118.hr7E)

2023-08-16 (水) 22:33:19

우리가 쟤를 위로해주려고 여기 있는 건 아니잖냐.
(세이카한테 툭 한마디를 던지고는,)
... 정 할 말 없으면 좋아하는 영화나 물어보든가? 의사양반이 우리한테 맨날 묻던데.

917 제제 르 귄 (KZ0QrJMuRM)

2023-08-16 (水) 22:34:47

"..."

조소를 짓는 옥사나를, 다르지는 않은 표정으로 응시한다. 수초의 정적이 지난 후,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질문을 지속한다.

"다시 만난 변호사? 그가 그대의 가족에게 사기행각을 하고, 그대가 그를 죽였을 때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지난거지? 그는 어떤 식으로 변했나?"

"그리고 그대는... 죽음이란 미래를 뺏는 죄라고 했지."

낮은 웃음소리를 내며 소매를 매만진다.

"반대로 말하면, 그대에게 죽음이란 어찌 속죄인가? 그대는 그저 괴로움에서 벗어나고 싶어할 뿐이 아닌가?"

918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22:34:59

권태의 말을 듣더니 한참 고민하다가 질문을 던진다. 이번엔 조심스럽게다.

"박권태 씨의 말대로 죽음이 속죄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데에 모두가 동의하는 건 아닙니다. 혹시 죽음이 죄를 손쉽게 무마하고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생각, 해보셨나요?"

919 세이카 (SwVA/dKYJw)

2023-08-16 (水) 22:36:02

>>916 위안하려고 온건... 아니지만... 그래도, 돕고 싶은 거예요...

... 너무 슬퍼 보이는걸...

920 옥사나 하네즈카 (55Xt9VAGuU)

2023-08-16 (水) 22:37:06

>>913 마사
"그럼 어떻게 할까요."

그녀는 여전히 웃는다. 마치 그것 외에는 할 수 없다는 것처럼 웃고, 일그러질 뿐이다.

"그럼 전부를 빼앗은 사람에게, 전부를 빼앗는 것 말고 무슨 방법이 있었을까요? 자기는 회개헀으니 괜찮다는 이에게 죄를 알게 하려면 어떤 방식을 써야할까요?"

>>914 권태
그녀는 품에서 담배를 꺼내 불을 붙인다. 다행히 라이터는 멀쩡했는지 이윽고 조그마한 불이 붙어 유도등같이 증인석을 밝혔다.

"과연 그럴까요. 죄를 갚을 사람이 없는데. 얼마나 회개해서 얼마나 좋은 사람이 되더라도 결국 피해자는 죽어서 없는데. 그게 의미가 있나요."

앞을 바라본다. 저 넓은 배심원석이 어쩐지 바다처럼 보인다.

"재미있더라구요. 정말, 아무런 감정이 들지 않아서."

그 무엇도 변하지 않는 표정이, 마치 자신은 정말로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는 것 외에는 드러내지 않았다.

>>915 세이카
"세이카씨."

그녀는 조용하게 어린아이를 훈계하는 듯한 말투였다.

"여기는 서로의 상처를 핥아주는 자리가 아니에요."

921 세이카 (SwVA/dKYJw)

2023-08-16 (水) 22:39:00

"... 조금, 분위기를 풀면... 이야기 하기 쉽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생각하면... 어리석은 건가요...?"

922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22:40:44

"틀린 생각은 아니라고 봐. 나는."

마사는 세이카의 말에 안경을 고쳐쓰며 동의한다. 당장 어제의 심문만 하더라도 마사가 부드럽게 접근했더라면 질문에 대답을 거부당하는 일도 없지 않았을까를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923 박권태 (jE118.hr7E)

2023-08-16 (水) 22:41:44

>>920 옥사나
의미? 당연히 있지. 피해자의 인간 관계가 겨우 일가족만으로 끝나진 않을 거 아냐.
(다른 모순에 대해서는 다른 사람이 파고들 기미가 보였기 때문에, 권태 자신은 여기서 말을 줄이기로 했다.)
아무런 감정이 들지 않는다는 것 치곤... (손가락으로 담배를 가리키며) 그런 거, 많이 하던데. 전에는 나랑 같이 술도 마셨잖아? 섭섭하게 왜 이래 의사양반.
내 눈엔 지금 네가 힘들어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내가 틀렸냐?

924 옥사나 하네즈카 (55Xt9VAGuU)

2023-08-16 (水) 22:42:02

>>917 제제
"작년에 죽였으니 아마 햇수로는 20여년이 되네요. 강산이 두번이나 바뀌었으니 인간따위는 바뀔 수 밖에."

물었던 담배를 한 손에 들고 난간을 손가락으로 툭툭 두들기며 그녀는 생각에 빠진다.

"말그대로, 좋은 사람. 악당밖에 없던 그 마을에서 유일한 선인. 교회와 학교를 세우고 봉사활동에 매진하며 살더군요."

이제는 죽어서 없지만. 그녀는 일부러 그런 말을 덧붙이고는 웃어보인다.

"간단해요. 속죄의 대상이, 이미 죽어서 없으니까."

>>918 마사
"...죽음은 도망치는거라고 누가 그러던가요. 과거에 신의 아이는 자신의 죽음으로 인간의 죄를 대속했는데."

여기 있는 신은 아닌것 같다며 키득거린 그녀는 다시 가벼운 기침을 하더니 말을 이었다.

"죄를 마주했어요. 저도 좋은 사람이 되려고 해봤죠. 들어가기 전에는 변호사도 고용하지 않았고 재산은 모조리 사회에 환원했어요. 그래도 속죄는 되지 않더라구요.... 그야 제가 죄를 갚을 사람은 이미 죽어서 없으니까."

925 박권태 (jE118.hr7E)

2023-08-16 (水) 22:42:49

분위기를 풀어...?
(일부 생성된 여론을 생각해보듯 잠시 미간을 찌푸렸다가)
... 알코올이 좀 들어가면 마음이 싸악 풀리는데.

926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22:44:02

마사는 딜레마에 마주한 듯한 기분을 느낀다.

"의사가 된 계기를 알고 싶습니다."

마사는 재차 덧붙인다.

"의사가 처음 되고자 할 때에도 자신이 이런 식으로 누군가를 살해할 것이라 생각했었나요?

927 세이카 (SwVA/dKYJw)

2023-08-16 (水) 22:44:11

>>925 "!..읏."

움츠러드는 것은 어쩔수 없을 것이다.

928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22:44:53

박권태의 알코올 얘기에 머리가 지끈거리는 것 같지만 이마를 짚는 것 외에 별달리 말은 하지 않기로 한 것 같다. 장족의 발전이랄지 퇴화다.

929 박권태 (jE118.hr7E)

2023-08-16 (水) 22:45:21

취소취소취소취소아휴내입이방정이지!!
(다급히 덧붙인다...)

930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22:46:44

딱. 딱. 딱.

입이 방정인 걸 알긴 아냐는 듯 책상을 손톱으로 치는 소리가 규칙적이다.

931 세이카 (SwVA/dKYJw)

2023-08-16 (水) 22:46:58

"...우으..."

932 제제 르 귄 (KZ0QrJMuRM)

2023-08-16 (水) 22:47:48

>>924 옥사나

"20년...긴 시간이로군. 그렇게 오래 기다린 이유가 있었나?"

얼핏 들려오는 옥사나의 이야기에 콧웃음을 친다. 비꼼인가. 같잖군. 그녀도 죽음이 해방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면 편해질텐데.

933 옥사나 하네즈카 (55Xt9VAGuU)

2023-08-16 (水) 22:48:54

>>921 세이카
"저는 세이카씨가 틀렸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다만... 여기는 죄를 묻는 자리잖아요. 저는 이미 겪은 세번의 재판을 되풀이한다고 밖에 생각되지 않네요."

>>923 권태
"그렇다고 모든 사람에게 복수를 하면 그건 미친거잖아요? 그래서 그가 행한 것 처럼 하는거에요. 잃은 상처는 많겠지만, 그 모든 것에 책임을 질 필요는 없다. 그가 마지막에 그리 말하더군요."

그녀는 말한다. 자신에게서 그가 앗아간 모든 것들이 이제는 가치가 없는데.

"...글쎼요. 개인적인 기호가 없는 건 아니라서."

심장을 꿰뚫고 지나가는 시간이 어째서인지 조금은 느릿하게 느껴진다.

"틀렸네요. 저는... 아니 저는 언제나 행복한 상태니까."

>>926 마사

"...이전에 이야기 했었죠. 저는 원한을 위해 살아왔다고. 처음 의사가 된 이유는 사회적인 평판을 위해서였답니다."

그녀는 조금 뜸을 들이다가 이내 입을 열었다.

"대학생활을 하던 시절의 이야기가 되겠지만, 그때는 아니었어요. 여자친구와 만나고 그녀가 제 상처를 안아주었으니까. 그때는 정말로 진심으로 의사가 되고자 했어요. 솔직히 말하면 그녀가 떠난 이후까지도. 목적이 있기에 행동하기는 했었지만, 솔직히 죽이고 살리고는 보고 난 뒤에 생각하려 했죠."

934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22:51:26

"그렇군요. 본격적으로 살해를 행동에 옮기게 된 계기가 있나요?"

선을 한 번 긋는 것으로 인생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

935 옥사나 하네즈카 (55Xt9VAGuU)

2023-08-16 (水) 22:51:28

>>932 제제
"사람의 죽음조차도, 남은 이에게는 희석되기 충분한 시간이었으니까."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면서 원한은 깊어졌지만 슬픔은 그에 비례해서 줄어들기만 했다.
부모님의 얼굴이 기억나지 않고 딱딱하게 굳어버린 시체를 마주한 순간의 기억만은 남아있더라도, 그것이 슬픔이 아니라는 것 만큼은 알 수 있었다.
마치 꿈을 꾸는 것 처럼 분간이 되지 않는 감각에 몸을 버릴때 쯤 햇살이 비추었다.

"찾는데에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거에요."

936 박권태 (jE118.hr7E)

2023-08-16 (水) 22:52:00

>>933
... 아니아니. 속죄할 거면 그 사람들을 돕는 것도 할 수 있다-는 말이었는데 왜 생각이 그리로 튀나 의사양반. 무서운 사람이구만... (도끼눈을 뜨고 당신을 보았다.) 전~혀 그렇게 안 보이긴 하는데. 뭐, 일단 믿겠어. (반신반의하며 당신의 대답을 받아들였다.)
그럼 다른 질문. 피해자나 피해자의 가족한테 말을 전할 수 있다면 무슨 말을 하고 싶냐?

937 옥사나 하네즈카 (55Xt9VAGuU)

2023-08-16 (水) 22:52:51

>>934 마사
"모든 것을 앗아간 이가, 기억을 잃은채 자기는 달라졌다며 웃어대고. 그 옆에서는 저의 사랑하는 사람이 그 쓰레기의 아이를 안고 있더군요."

글쎄요. 모르겠던데.

"그녀가 항상 하던 말이 있어요. 빼앗겼다면, 다시 빼앗아버리면 된다고."

938 제제 르 귄 (KZ0QrJMuRM)

2023-08-16 (水) 22:54:15

"...그렇군."

눈을 느리게 깜박인다.

"살인이 애초에 일어나지 않은 것. 그리고 그대가 행한 살인을, 다른 누군가가 행했던것. 어느쪽이 좋나?"

"그리고 그대는, 재회한 변호사와 말을 나눠보았나? 그는 그대를 알아보았을까?"

939 옥사나 하네즈카 (55Xt9VAGuU)

2023-08-16 (水) 22:54:36

>>936 권태
"그정도의 일은 언제나 했던 일이니까요. 나름 봉사하며 살던 삶이기도 했으니까, 그런 식으로 갈 수밖에없죠?"

그녀는 마치 농담을 하듯이 웃으며 답한다.

"...피해자에게는 할 말이 없네요. 당한만큼 돌려주었으니. 하지만 가족에게는... 그러네요.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머저리같은 년의 사소한 욕심때문에 상처를 입혀버렸다고. 사죄하고 싶습니다."

940 세이카 (SwVA/dKYJw)

2023-08-16 (水) 22:54:39

"... 달라졌다..."

@...

"... 옥사나씨는... 사람이 달라질수 없다고 생각하는 건가요...?"

941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22:55:16

"참담하네요."

그 말을 해버린 것에 자신조차도 놀란 것 같다. 으음. 소리를 내고서, 아주 조심스러운 말투로 말한다.

"그렇다면.... 옥사나 씨가 지금 여기에 살아서 재판에 참여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결국엔 죽음으로 속죄할 것이고, 목적도 끝나 버렸다면요."

942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22:56:46

마사는 질문을 내뱉고도 석연치 않은 표정이다. 하지만 질문을 취소하거나 정정하려는 기색은 보이지 않는다. 그저 마른 입술을 축이려 물을 마신다.

943 옥사나 하네즈카 (55Xt9VAGuU)

2023-08-16 (水) 22:57:58

>>938 제제
"글쎄요, 차라리 원한을 잊어버렸다면. 살인을 저지르지 않았다면. 그 남자도 저도 나름의 위치에서 좋은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었겠죠."

으득, 하고 이빨이 부숴지는 듯한 소리가 났다. 그녀는 분노로 일그러진 얼굴로 제제를 바라보며 말한다.

"그가 저를 알아보고 사죄했다면, 저는 이자리에 없었어요."

>>940 세이카

"...사람은 달라질 수 있어요. 좋던 나쁘던. 인간은 언제나 환경의 영향을 받는 법이고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범죄자도 구세주가 될 수 있겠죠. 특히 저는 세이카씨같은 분들이라면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자주 봐왔거든요. 하고 말을 덧붙인 그녀는 다 태워진 담배를 적당한 곳에 있던 재떨이에 비벼꺼댄다.

"하지만 말이에요. 하지만 저는 안됩니다. 한순간의 욕심을 참지 못하고 사람을 셋이나 죽여버린거에요. 그런녀석은 사회로 풀려나면 안되요."

944 박권태 (jE118.hr7E)

2023-08-16 (水) 22:59:02

>>939 옥사나
... 알다가도 모르겠단 말이야. 의사 양반, 당신은.
(어떻게 판단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는 듯 눈을 지그시 감고 있었다.)
네 죄는 정상참작이 가능한 죄라고 보나?

945 세이카 (SwVA/dKYJw)

2023-08-16 (水) 22:59:46

"...... 으우..."

946 제제 르 귄 (KZ0QrJMuRM)

2023-08-16 (水) 23:02:27

분노어린 표정을, 무표정으로 지긋히 바라본다.

"그대가 여기서 행복해질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생각하나?"

눈을 느리게 깜박인다.

"역시 그대에겐 죽음이 최선이라 생각하나?"

947 옥사나 하네즈카 (55Xt9VAGuU)

2023-08-16 (水) 23:02:54

>>941 마사
"...저를 이곳에 추천한 간수장은, 저희 삼촌같은 분이었어요. 넉넉하지 않던 형편에도 저를 키워주셨고 대학에 붙었을땐 자기 딸이 붙은 것 처럼 기뻐하셨죠. 좋은 사람이었어요."

그녀는 곧 울음을 터뜨릴 아이처럼 입술을 꽉 깨물고는 말을 이었다.

"그런 사람이, 제 앞에서 무릎을 꿇고 부탁하더군요. 한 번만 더 노력해주면 안되겠냐고. 조금만 더 길게 살아주면 안되겠냐고. ...아무래도 정에 약한 것 같네요 저는."

>>944 권태
"그야 귀찮은 여자니까요. 남들의 시선이 없었다면 아마 옷도 제대로 정리하지 않았을걸요?"

그녀 역시 눈을 따라 감는다. 마치 자신의 죽음을 상상하듯. 그것이 가져올 미래를 보는 듯.
알고있는 최악의 단어를 연발하며 자신은 죽어야한다고, 신을 찾듯이 울어댄다.

"아니오. 그런 보기에 좋은 판결을 받기엔 너무 늦었으니까요."

948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23:04:43

"그렇군요."

안경을 정리하는 마사의 손이 조금 떨린 것 같다.

"변호사와 변호사의 아내, 변호사의 공범. 셋 중에 누가 가장 원망스러운가요?"

949 옥사나 하네즈카 (55Xt9VAGuU)

2023-08-16 (水) 23:05:00

>>946 제제

"당신처럼 죽음이 해방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제가 할 수 있는 이미 죽어 없어진 자들에 대한 사죄로서는 최선일겁니다."

당신을 따라하듯 그녀는 천천히 말한다.

"혹여나 하는데, 저는 스스로 죽음을 선택할 거에요. 인간이니까, 인간으로서 최대한의 긍지를 가지고 비겁하게 최소한의 사죄로 넘어가려는거죠."

950 세이카 (SwVA/dKYJw)

2023-08-16 (水) 23:05:02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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