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912075> [반상L] 딜레마의 배심원 -재판장 1- :: 1001

캡틴 ◆B..eEWGcm.

2023-08-01 19:56:31 - 2023-08-18 01:02:31

0 캡틴 ◆B..eEWGcm. (xgyUxMpXEk)

2023-08-01 (FIRE!) 19:56:31

'딜레마의 배심원'의 캐입스레입니다.

※ 이 어장은 상황극판의 규칙을 준수합니다.
※ 일상과 이벤트는 이 곳에서.
※ 수위 규정 내의 범죄 행위와 묘사를 허용합니다.
시트 스레: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909080/recent
웹박수: https://forms.gle/tjUf9r21RCNonJqA7
위키: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B%94%9C%EB%A0%88%EB%A7%88%EC%9D%98%20%EB%B0%B0%EC%8B%AC%EC%9B%90

849 제제 르 귄 (KZ0QrJMuRM)

2023-08-16 (水) 01:21:57

>>848 마사

"..."

손을 내밀어 보온병을 받아 들며, 마사의 말에 알수 없다는 표정으로 대한다. 그것은 세상을 흑백으로 판별할줄만 알던 색맹이 색깔을 설명받는 모습과도 흡사하고, 덜 자란 아이가 왜 사탕을 먹으면 안되는 지 듣는 고집스런 자만감와도 흡사했다.

동시에 흡사하단 말은 완벽히 같지는 않다는 소리였다. 두 손으로 받든 보온병. 내용물은 따뜻해도 겉으론 그 온도를 느끼지 못한다. 속이 텅텅 비었어도, 깨닫지 못한다. 그 것을 지그시 바라보다, 떠나는 마사에게 시선을 던진다.

"역시, 그대는... 본좌는 알 수 없는 이야기를 해."

중얼거리듯, 그녀의 등에 던진 혼잣말이 들린다. 들어 본 적도, 생각한 적도 없는. 더 이상 떠나는 그녀를 보고 있지 않는 제제는, 손안에 든 보온병에게 말을 거는 듯하다.

"그대를 이해할수가 없어..."

//수고했어!!!!

850 제제 르 귄 - 세이카 (KZ0QrJMuRM)

2023-08-16 (水) 01:33:14

늦은 밤. 세이카의 방문앞에 똑똑, 일정한 박자의 소리가 들린다. 타 수감자들보다는 조금 낮은 위치에서 나오는 노크 소리. 그 소리를 따라 문을 열면, 누구는 만나고 싶어하지 않을 수도, 누구는 만나고 싶었을 수도 있는 소녀가 서있다.

"그대."

나름 시간을 신경쓰는 것일까? 낮게 내리깔은 목소리가 복도를 울린다. 그런 와중에도 싱글벙글 호의어린 미소를 짓는 것은 여전하다. 지금쯤이면 잘 준비를 할 시간일텐데도, 거의 강박적으로 단정한 차림새 또한, 여전하다.

그리고선, 별 다른 설명 없이 손을 내미는 그녀. 세이카 앞에 그 손을 펼쳐들면, 작고 오래된 기종의 mp3가 놓여져있다. 기억이 좋은 편이라면, 예전 방송을 통해 이전에 제제가 사마엘에게 받은 것이라는 것을 알테다.

"그대에게 주고 싶어서."

눈웃음과 함께 다정한 미소를 짓는다. 만약 세이카가 손을 마주 내밀었다면, 그 손에 쥐어주려 한다.

851 시미즈 마사 - 독백 (c4NPw6zfF6)

2023-08-16 (水) 04:02:39

그리 넓지 않은 방 곳곳에 퍼즐이 널려있다. 자세히 보면 다 맞춘 퍼즐이란 걸 알 수 있다. 개중엔 백지퍼즐도 있다. 몇 시간이나 걸려서 맞추어야 할 크기다.

평소처럼 단정한 양말도 신지 않은 맨발에 퍼즐이 채인다. 다 맞춘 퍼즐을 하나, 가끔은 양 손에 하나씩 들어 우르르 쏟아버리는 마사다.

퍼즐이 바다를 이룬 가운데 마사는 자신의 방 중간에 무릎을 모으고 앉아 멍하니 허공을 응시하고 있다. 저런 얼빠진 표정이라면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도 없는 것이다. 주머니에서 끈 같은 것이 튀어나와 있다.

852 세이카주 (SwVA/dKYJw)

2023-08-16 (水) 05:05:35

>>850 제제

"ㄴ, 누구...아, 제제씨..."

방을 살짝 열고, 반갑다는듯 살짝 웃어보이며 들어오라고 권유하려는 그녀였다. 조금의 흐트러진 차림새와 안경을 벗고 있는 그녀는, 곧 자려고 준비중이였던 듯 하다.

"... 에... ㅇ,어째서...?"

그 MP3를 받고 안경을 써서 확인을 하자, 조금 당황하며 잠이 달아나는 기색이 보이는 그녀였다. 같이 듣고 싶었는데, 그냥 주는 것이라고 한다면... 듣고 싶지 않다는 걸까...?

"... 그으... 같이, 듣고 싶은데... 지금은, 시간이 늦었으려나요..."

853 세이카 (SwVA/dKYJw)

2023-08-16 (水) 05:12:08

>>851 마사

"...그으... 마사, 바빠...?"

사실, 조금 불안해져서 무심코 마사의 방으로 온 것이였는데, 마사가 무언가, 힘들어 보였다. 들어가려다 머뭇거리며, 문지방에서 빼꼼, 하고 머리를 내밀고 마사를 불러보는 세이카였다.

"... 힘들면... 나중에 이야기해도 되는, 데... 하지만... 대단하다..."

사실 퍼즐은 그림이 있어도 잘 못맟추는 세이카였기에, 역시 대단하다라고 밖에 할 수 없는 그녀였다.

854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05:19:45

>>853 인기척에 마사는 문 쪽을 돌아보았다. 거기에는 세이카가 빼꼼히 내민 얼굴이 있다. 평소같지 않게 흐트러진 머리카락 사이로 세이카를 멍하게 쳐다보던 마사는 앗. 하는 외마디 소리와 함께 머리카락을 허겁지겁 정돈해 졸라 묶는다. 빗을 들 겨를이 없었기에 손으로 빗은 것은 덤이다.

"세이카! 무, 무슨 일이야?"

더듬거리면서 자기 방 꼴을 보고는 허겁지겁 일어나서 구속복을 턴다.

"그.. 세이카. 저기, 복도에서 얘기할 수 있을까? 보, 보다시피..."

엉망인 방 꼴을 보였다는 것에 얼굴이 새빨개진다. 말을 하는 도중에도 후다닥 퍼즐을 한쪽으로 밀어넣으려 하지만 하도 많이 떨어져 있어서 겨우 길을 만드는 것밖엔 할 수 없다.

855 세이카 (SwVA/dKYJw)

2023-08-16 (水) 05:28:06

>>854

"... 아, 으, 응... 미안...!"

당황하는 그녀를 보며, 덩달아 당황하며 문을 닫아주는 세이카. 어디선가 데쟈부라는 느낌이 들지만, 그럼에도 세이카로써는 어쩔수 없다라고 할 수 밖에 없는 반응이였다.

"그, 다 되면 나와...? 나 여기서 기다리고 있을게... 아니면, 내 방으로 와도 되고... 그, 응, 미, 미안..."

하지만 나오는 말은, 역시 걱정이 함유되어 있는 말들이였다. 마사가 그렇게 힘든건... 혹시, 나 때문인걸까. 싶은 생각이 들며, 심장의 박동소리가 조금 커진 기분이 들었다.

856 옥사나 하네즈카 (55Xt9VAGuU)

2023-08-16 (水) 07:41:46

그러니까, 그게 문제입니다.
이건 끝이 없어요.
한이 없단 말이에요.
무엇이? 라고 물어보지는 말아주세요. 당신도 보고있듯이 제가 느끼는 모든 것은 단순히 어른이 되지 못한 인간의 억지에 불과하니까.

누가 정말로 저를 구해줄수나 있을까요.
.ar.

그녀는 정돈된 수감실에서 다시 눈을 뜬다.
바깥은 애써 보려 하지 않았다. 본다고 해도 큰 변화가 생기지는 않다는 것을 그녀는 이제 알고 있었다.
침대에서 일어난 그녀는 곧장 책장으로 향했다. 이런저런 책보다는 지금까지 자신과 상담을 원하거나 자신이 의료행위를 시도한 흔적들중 하나를 잡아들였다.
어디까지나 독단적인 판단이고 제대로 된 검사는 하지도 못했으니 추측에 불과한 수준의 차트들이었지만 이것을 읽고 있을때만은 살아있다는 느낌을 주고 있으니 아무래도 그녀는 여전히 미련을 놓지 못한 모양이었다.
모든것을 놓았다고 생각했는데. 이것을 잡고 있으면 자신의 생각보다 자신은 그리 강하지는 않은 것을 깨닫기도 한다.
바깥으로 나가지는 않는다. 그저 멍하니 의식이 호흡하는 채로 그녀는 그 곳에 서서 조용히 어린아이와 어른의 사이에 있는 그 시간의 틈을 방황한다.

857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08:48:42

>>855 "바, 방으로 하자!!!!"

문이 닫히자 허둥지둥 퍼즐조각들을 모아 방 한 구석에 쌓는다. 누군가 들어올 줄 모르고 충동적으로 한 행동들이라 지금의 마사는 굉장히 부끄러웠다. 자신의 매무새를 더듬더듬 정리한 뒤에 바깥으로 나가려다, 주머니에 있던 것을 꺼내 침대 아래에 집어넣고 나간다.

문을 닫은 마사는 급하게 모든 것을 해낸 덕분에 조금 헉헉거렸다. 그러면서도 세이카 앞에서는 허리를 다시 곧게 피고 앞머리카락을 결의 방향으로 날리면서 학생회장답게 당당한 모습을 보이려 노력한다.

"세이카. 내 방이.. 평소에도 저렇지는 않아."

다른 사람이었으면 노크 정도는 하라구욧!! 하고 볼멘소리가 먼저 터져나왔을 텐데 상대는 세이카다. 그렇게 말했다간 미안해서 진동하다 터져 죽을지도 모른다. 거기다 몇 번이나 사과하고 있었으니 대신에 얼굴을 붉히며 변명같은 것을 말하고 있었다.

"어쨌든, 무슨 일이었어?"

학생회장으로서 상대방을 살피는 눈빛이 안경 뒤에서 반짝인다.

>>856 언제부턴가 문 밖을 서성거리는 발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그것은 한동안 이어진다. 언제까지 저러려나 싶었더니 문을 통통통, 두드리는 손이 있다.

"옥사나 씨. 일어났나요?"

시미즈 마사다.

// 이어도 되려나~~^p^!

858 옥사나 하네즈카 (wKbf6i8q.Y)

2023-08-16 (水) 09:11:28

>>857 마사
긴 시간동안 자신만의 세계에 빠진 탓일까 그녀가 반응을 보이는 것은 조금 늦어졌다.
문을 두들길 때가 되어서야 그 소리에 놀란건지 그녀는 허겁지겁 차트를 다시 꽂아두고 마사를 맞았다.

"마사씨. 아침부터 무슨 일이신가요?"

859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09:14:29

>>858 마사는 옥사나의 방을 구경하고 싶은 것 같았지만 대놓고 두리번거리거나 빤히 보지는 않는다. 실례가 되는 일을 피하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저어, 일이라기보단..."

의외로 똑부러진 용건을 얘기하지 못하는 마사다. 마사는 옥사나와 시선을 맞춰보려 하지만 몇번이나 고개를 떨어트리고 만다.

"그냥 이것저것 얘기하고 싶어서요. 안 되나요?"

당장 쫓겨나도 이상할 게 없다고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다.

860 옥사나 하네즈카 (wKbf6i8q.Y)

2023-08-16 (水) 09:24:31

>>859 마사
"어머나..."

마사의 행동에 무언가 느끼는것이 있는것인지 그녀는 놀랐다는 티를 내면서도 재미있다는 듯 호들갑을 떨어댔다.

"아뇨, 괜찮답니다. 들어오시겠어요?"

그리 말하고는 그녀는 문에서 조금 떨어져 들어오라는 듯 손을 내민다

861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09:27:59

>>860 그러한 반응에 마사는 잔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기며 조용히 얼굴을 붉히는 것 같다.

"그럼 사양하지 않고 들어갈게요."

방 안으로 몇 걸음 걸어들어간 마사의 눈에는 자신과 비슷한 구조의 방과 책장, 그리고 그 안의 옥사나가 비친다.

"아침은 드셨나요?"

간단한 인삿말 같지만 지난번에 술과 감자칩 하나로 식사를 대신하던 옥사나가 기억에 남아있는 것 같다.

862 옥사나 하네즈카 (wKbf6i8q.Y)

2023-08-16 (水) 09:42:14

>>861 마사
"아침은 간단하게 하는 편이거든요. 아직 안드셨나요?"

그리 말한 그녀는 한켠에 쌓인 식사대용 젤리를 가르켰다. 당장 탁상 위에도 빈 팩이 있는 것을 보면 방금 전에 식사를 마친 모양이다.

"방에는 그다지 먹을만한걸 준비해두지 않아서... 아 얼마든지 드셔도 돼요."

863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09:47:17

>>862 "젤리군요.. 점심에는 제대로 된 식사를 하시는 거겠지요?"

조금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본다. 하지만 옥사나가 권한 대로 젤리를 꺼내 말랑이는 것을 관찰하더니, 입에 넣는다. 충분히 씹고 꿀꺽 삼킨 뒤 말한다.

"그래서 난동은 충분히 피우고 계신가요?"

1차 심문 결과에서 들은 것을 말하는 모양이다.

864 옥사나 하네즈카 (wKbf6i8q.Y)

2023-08-16 (水) 10:04:51

>>863 마사
"그야 몸관리는 죽는 순간까지도 제대로 할 생각이니까요. 오히려 제가 더 고민이랍니다. 믿고야 있지만, 마사씨야말로 식사는 제대로 하시나요?"

진심으로 걱정스럽다는 듯 한 눈치였다. 그녀는 숨을 깊게 들이 쉬고는 담배를 찾으려다가 이내 마사를 보고는 멋쩍게 웃으며 손을 치운다.
조금 탁해진 것같은 눈이다.

"글쎄요 잘 안되네요. 안하려는 일을 해서 그런가?"

그녀는 어린아이처럼 키득거리며 웃었다. 분명 결과가 나올때는 그럴 생각이었지만, 어째서일까. 그 짧은 시간 사이에 감정이 희석되어가는 느낌 하나만은 확실하게 느껴졌다. 마치 마취제를 투여한것 처럼 인공적으로 뇌가 진정을 찾아가는 것이 불쾌하기도 했지만 그녀는 이제와서 아무렇지 않다는 듯 행동했다.
그렇다고 노골적인 태도가 변하지는 않았겠지만.

"마음에 안든다고 해서 죄를 늘리고 싶다는 생각은 안들더라구요. 보시다시피 저는 엄청 연약한 성인여성이니까요."

865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10:11:29

>>864 "남 말할 처지가 아니었네요. 최근에는 조금 소홀했지요. 믿어주고 계셨다니 미안하지만요."

1심 재판이 끝나고 나서는 규칙적으로 지키고 있던 식사 시간도 들쭉날쭉, 거르기도 일쑤였다. 그보다는 목적 없이 바깥을 휘젓고 다니거나 방에 박혀있는 시간이 많아졌으니.

"피워도 괜찮아요."

의외일지도 모르지만 정말로 괜찮다는 눈빛이다. 담배를 찾은 것을 눈치챈 듯하다.

"그런 것 같아 보였어요. 그 뒤로 옥사나 씨가 식당에서 스프라도 엎을까 했는데 조용하더라구요."

젤리를 다시 입에 넣고 오물오물 씹고, 반드시 삼키고서 말한다. 입에 넣고 말하는 따위의 짓은 하지 않는다.

"그냥 하는 말이죠? 엄청 연약하다기엔 근력도 관리를 하셨을 것 같은데 말이지요."

866 옥사나 하네즈카 (55Xt9VAGuU)

2023-08-16 (水) 10:27:48

>>865 마사
"아무래도 이런 환경이니 제대로 된 생활을 하는 것 자체가 조금 힘들기는 하죠. 그래도 같이 노력해봐요."

마사의 허가에 그녀는 슬쩍 고개를 꾸벅거려 감사인사를 표하고는 떨리는 손으로 담배를 빼물었다. 라이터가 다 된건지 불은 잘 붙지 않았지만 어디서 찾은건지 그녀는 이내 성냥을 하나 꺼내 불을 붙이고는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

"스프를 엎는건 아깝잖아요. 누군가가 공을들여 만들어두신걸텐데. 그러고보니 그런 평범한 식사는 누가 준비하는 걸까요? 권태씨...는 아닐거고. 사마엘인가?"

니코틴이 조금 돌자 그녀는 다시 활기찬 모습으로 돌아왔다. 일어난지 얼마 안되어 몽롱했던 정신이 조금씩 제자리를 찾아가는 모습이었다.

"병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만요. 조깅이나 그런것들만 조금 했네요. 보충제같은걸 먹지도 않았고. 오히려 제 기준에서는 마사씨야말로 자기관리가 더 철저하실 것 같았는데. 아닌가요?"

867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10:39:28

>>866 "그것도 그렇지만 1심이 끝나고는 조금.. 머리가 복잡해져서요."

마사는 옥사나가 거절하지 않았다는 데에 놀랐지만, 피워도 괜찮다는 건 진정으로 한 말이었기에 딱히 티는 내지 않는다. 퍼지는 담배연기에도 마사는 기침을 하거나 싫은 기색을 내지 않는다.

"박권태 씨가 그런 요리를 해둘 만한 사람은 아닌 것 같죠. 사마엘 씨도 요리하는 모습은 어울리지 않지만 둘 중에서라면 사마엘 씨 쪽이 더 맞을 것 같아요."

그럴듯한 쪽을 골라내보고는 담배연기에도 꿋꿋하게 젤리를 씹어 먹는다.

"틀린 생각은 아니었겠네요. 전에는 학생회장으로서 몸 관리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운동했었으니까요. 유산소만 쫓다 보면 균형이 안 맞잖아요. 의사로 일하셨으니 더 잘 알겠지만요."

그러고서 한동안 말을 하지 않는다. 젤리 씹는 소리만 작게 나다가,

"옥사나 씨. 갑작스럽지만 판결에서 용서의 기준은 어디에 두고 계신가요?"

하고 묻는다.

868 옥사나 하네즈카 (35mVRNVJIE)

2023-08-16 (水) 10:53:29

>>867 마사
"아... 순서가 마지막이셨으니까요. 확실히 조금 그렇네요."

저도 직후에는 조금 힘들었답니다. 하고 말을 덧붙인 그녀는 거의 다 타들어간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 으깼다. 바래왔던 백색은 이내 그 형체도 남기지 않고 부숴져간다.

"AI치고는 되게 인간적이니까요. 바깥에서도 저런 건 보지 못했는데. 가정당 하나씩 두고싶을정도에요."

그녀는 자연스럽게 농담을 던진다. 감각이 흐뜨러지면 안된다는 듯 숨은 그에 반해 조금 더 길어지면서

"그렇게 생각하면 오히려 지금이 더 운동하기엔 좋을지도 모르겠네요. 균형잡힌 식사에 운동정도는 얼마든 할 수 있는 환경이니. 같이 마초맨이라도 노려볼까요?"

근육을 자랑하듯 보디빌더의 흉내를 내다가 마사가 던진질문에 조금 굳은 표정을 드러냈다.

"개개인에 따라 다르답니다. 덧붙여 말하자면 이번에는 고민을 조금 했답니다."

869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11:05:55

>>868 "다들 마음고생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누군가는 그러더라구요. 이게 벌일까, 하고."

담배가 으깨어지는 동안 힘빠진 웃음을 지어보인다. 사실 정확하게 그런 뜻은 아니었답니다. 같은 얘기는 하지 못하고

"그 생각, 저만 한 게 아니었네요. 사마엘 씨 스스로는 것은 냉철한 듯이 말하는데 마치 인간처럼 감정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도 심문 때마다 기뻐 보인다든가 하는 건 반갑진 않지만요. 집에 사마엘 씨를 하나씩 둔다면 깃털만큼은 원없이 만져볼 수 있겠네요."

그건 좋은 점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학생회장이라는 직함에 더이상 제가 어울리는지 모르겠어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저 자신을 관리해 왔거든요."

말을 끝내고는 실언한 듯한 표정이 된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자는 듯이

"마초맨까지는 아니어도 건강을 유지하는 정도라면 좋겠지요. 옥사나 씨가 정말 할 마음이 있다면요."

농담하듯이 하는 걸 보면 그냥 하는 말일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해버린다. 옥사나의 표정이 굳자 자신의 얼굴에도 그늘을 드리운다.

"제 판결에 대해서는, 말해 주기 어렵겠지요?"

물론 나름대로 추측하는 것도 있으나 우선 물어보았다.

870 옥사나 하네즈카 (ZA1Orpgo/s)

2023-08-16 (水) 11:44:20

>>869 마사
"어떻게 되건 누군가는 죽어요. 최종적으로 모두가 용서받으면 될 일이겠지만, 저는 저를 포함해서 반드시 용서해선 안될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 말을 한건 누군지 알것 같다며 옥사나는 웃는다. 원인을 안다면 변하게 될지도 모르겠지만 글쎄. 그녀는 어째서인지 오히려 그럴수록 변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만 들었다.

"그야 판결과 관리를 위한 AI니까... 아니 그거 만져도 되는 거였나요?"

뭔가 아쉽다는 듯한 말투였다. 이내 말을 돌리는 마사를 놓지 않겠다는 듯 그녀는 사뭇 진지해진 표정을 지었다.

"글쎄요. 적어도 지금까지 저는 마사씨가 어울린다고 생각은 해요. 제가 이곳에서 본 마사씨는 무척이나 업무에 열성적이었으니까요. 대표라면 응당 그래야죠.:

그녀는 그 이상을 말하지 않았다. 묻지 않아주기를 바라는 것도 같았을 것이다.
답을 찾으려면 아마 본질을 잃어버릴테니까.

"...뭐 마초맨의 이야기는 넘기고, 대답은 어렵겠네요. 듣는 순간 양심이 아니라 계획에 의해 바뀔 수도 있잖아요. 안그래도 지금은 불안한 세력이 있으니까. 쉽고 편한길에 빠져서 자기긍정을 하게 될지도 모르죠."

그녀는 양 검지 손가락으로 십자가를 만들어 입가에 가져다댔다. 마치 말하지 말라는 것 처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한가지. 저의 이번 투표에 대해서는 말할 수 있어요. 권태씨가 전부지만."

871 INFO (jE118.hr7E)

2023-08-16 (水) 12:05:18

〔 ♩ ♬ ♪ ♬ 〕
〔 간수장 사마엘이 전해드립니다. 〕

〔 오늘따라 수감실과 관련한 소식이 많군요. 좋습니다. 우선 박권태의 수감실 앞, 치료에 필요할 것이라는 이유로 작은 일기장과 필기 도구가 놓여진 바 있습니다. 확인하셨습니까, 박권태? ‘치료’라는 목적이 언급되었으니 두고 간 사람이 누구인지는 아실 거라 생각합니다. 〕
〔 그리고 옥사나 하네즈카의 수감실 앞. 시미즈 마사가 새벽동안 그 앞을 한참 서성이다가 자기 방으로 돌아간 모습을 확인했습니다. 수감실 주인은 이를 모르는 듯하여 대신 전해드립니다. 죄인들 간의 대화를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간수장, 제가 생각해도 정말 친절하고 유능하네요. 〕

〔 다음으로는 투표 현황을 안내드리겠습니다. 접수된 투표는 총 2표입니다. 〕
〔 죄수 번호 001, 박권태. 용서하지 않는다: 2표. 〕
〔 죄인 박권태에 대해서는 ‘용서하지 않는다’는 쪽으로 의견이 기울고 있습니다. 〕

〔 마지막으로, 오늘 10시 정각에 심문이 예정되어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 두 번째 심문은 죄수 번호 004, 옥사나 하네즈카를 대상으로 이루어집니다. 죄인 옥사나 하네즈카는 해당 시각에 심문 진행이 어려울 경우 최대한 빠르게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
〔 아울러 내일에도 심문이 예정되어 있음을 미리 안내드립니다. 내일 열릴 세 번째 심문은 죄수 번호 002, 시미즈 마사를 대상으로 이루어집니다. 〕
〔 여전히 재판에 활발하게 참여해주시니 이 사마엘은 기쁩니다. 죄인들은 모두 빠짐없이 10시 정각에 옥사나 하네즈카의 심문에 참여하여 주십시오. 〕

〔 밀그램 시스템은 공평한 재판 진행을 위하여 정보 공유에 늘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 ♬ ♪ ♬ 〕

872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14:48:40

>>870 용서받으면 안 될 사람이 있단 말에 눈이 둥글어지지만 복잡한 감정을 느끼는 것 같다.

"이미 알 것 같다면 말씀드리지 않아도 되겠네요."

조금 웃고서,

"만지도록 부탁했더니 허락해주던 걸요. 무척 폭신했어요. 옥사나 씨도, 다음엔..."

폭신거렸던 감촉을 되새기고자 하듯, 제 손을 들여다 본다. 빈 젤리 봉투는 손 아래 두고. 열성적이었다는 이야기에는 얼굴이 어두워지지만 말이다.

"그, 그랬지요..."

더이상 말을 이어 이 주제를 지속해나갈 생각은 없는 모양이다. 역시 예상했던 반응이었지만, 불안한 세력이라는 말에 고개를 황급히 쳐든다. 제제에 대해서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고 싶으나 옥사나는 그런 질문이 무색해질 정도로 확고해 보였다.

"그렇다면 듣고 싶어요."

침착하려 노력하는 표정의 마사가 대답을 기다린다.

873 옥사나 하네즈카 (55Xt9VAGuU)

2023-08-16 (水) 15:40:38

마사의 말에 그녀는 조금 웃다가 이내 입을 열려고 하는 순간...


〔 ♩ ♬ ♪ ♬ 〕
〔 간수장 사마엘이 전해드립니다. 〕


방송이 울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할말을 빼앗긴 아이처럼 조금 어두워진 표정을 짓다가 이내 투표결과가 나올때 쯤에는 어떻냐는 듯이 웃어보일 뿐이었다. 그러다가도 금새 웃는 표정을 지워버린다

"어떤 사람을 용서할거냐가 아니라 용서의 기준을 물어본건, 저도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앞쪽은 거짓말을 해도 되는 거지만 뒤쪽은 아니니까. 방금은 못알려줬으니 이번엔 가르쳐줄게요."

그녀는 데스크의 서랍을 열고 공책을 하나 꺼냈다. 가죽으로 된 커버에 쌓인 조금 고급스러워보이는 디자인이었다.
마사에게 공책을 건내며 그제서야 그녀는 슬쩍 웃으며 말했다.

"권태씨에게는 알콜중독의 치료를 위해서 일기장을 주고 왔어요. 뭐 치료목적이 아니라도 일기를 쓰다보면 정신적으로 조금은 도움이 될거에요. 그리고..."

그리고, 그녀는 한참을 뜸들였다. 입에서 나올락 말락하는 말이 깊숙히 박혀버린 가시처럼 고통을 강요하는 느낌이었다. 한마디를 뱉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일이었을까.

"저는 도망치려는 사람을 용서하지 않아요. 신앙이던, 망각이던. 누군가를 죽였는데 편해지면 안되는거잖아요. 그 누군가에게 있을 수 있었던 모든것을 빼앗은거면 직접 마주하고 속죄해야하는거에요."

마지막으로 갈수록 조금 울먹이는 듯한 목소리였다. 심문을 받아야할 입장이어서일까. 아니면...

"미안해요. 심문준비를 좀 해야할것 같아서. 이만 돌아가주실 수 있나요?"

#여기서 끊어도될까!!!

874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15:47:35

방송을 들으며 표정에 딱딱해지는 마사였다. 공책을 건네받고서는 당황한 듯하다.

"저, 저한테 주는 건가요?"

공책을 팔락팔락 넘겨보더니 품에 안는다.

"잘 써 볼게요...."

도망치려는 사람을 용서하지 않는다는 말에 무엇인가가 가슴 안에서 내려앉는 듯이 느껴진다. 무엇인가 더 말하고 싶은 기색이 역력하다. 마사 또한 울 듯한 표정이 되지만, 옥사나의 요청은 거절하지 못한다.

"알겠어요. 그럼... 오늘은 시간 내 줘서 고마웠어요. 심문 때 봐요."

돌아오는 길 내내 공책을 안고있던 마사는 고통스럽다는 감정이 전혀 나아지지 않는 것처럼 느꼈다.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내내 무언가 가시처럼 걸려있었다.

// 응. 수고했어~! 옥사나주!!

875 박권태 (jE118.hr7E)

2023-08-16 (水) 20:23:55

(늦은 저녁이 되어서야 어슬렁어슬렁 나타난다. 눈 밑이 평소보다 조금 더 거뭇하다.)
...... 어우. 머리...
(슬리퍼 신은 발을 질질 끌며 양호실 쪽으로 향하고 있다..)

876 시미즈 마사 (NMYF7CfcGY)

2023-08-16 (水) 20:36:30

>>875 일직선으로 걷다가 권태를 발견하고 화들짝 놀란다. 아직 들키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건지 뒤로 한 걸음씩 물러나고 있다. 그렇게 한다면 마치 우연히 마주친 것이 없던 일이 될 듯이.

877 박권태 (jE118.hr7E)

2023-08-16 (水) 20:43:00

>>876 마사
(불현듯 그가 걸음을 멈춘다. 그도 당신을 발견하여 상태를 살피기 위해 움직이길 그만두었다. 어른으로써 사과해야한다는 양심과 불편한 자리를 피하고 싶다는 본능이 서로를 밀고 잡아당기느라 권태의 입술이 비죽거린다. 평소보다 가라앉은 목소리가 당신한테 말을 건다.)
... 꼬맹아.
(순순히 사과를 하기엔 자존심이 상해 괜시리 턱을 치켜올려 당당한 척을 해본다.)
...... 너 좋아하는 거 뭐 있냐.
(당당한 체를 한 것 치고는 목소리가 참 작다.)

878 시미즈 마사 (tp9mCVEci6)

2023-08-16 (水) 20:51:32

>>877 말을 걸자 마사가 고개를 쳐들며 이제야 상대를 발견한 듯이 아는체를 한다.

"아. 박권태 씨."

억지스러운 웃음조차 짓지 않는다. 마사의 입꼬리가 잠시 떨렸던 걸 보면 못하는 건지도 모른다.

"여기서 뭘 하고 계신가요."

그러나 표정은 매우 궁금하지 않은 것 같아 보인다. 작은 물음에는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저의를 파악하기 위해 잠시 뜸을 들인다.

"좋아하는 건, 왜요?"

879 박권태 (jE118.hr7E)

2023-08-16 (水) 20:58:35

>>878 마사
머리 아파서 진통제 좀 찾으러 가는 길이었는데...... (눈 깜박.) 별 거 아니다. 보아하니...
(궁금하지도 않았던 것 같지만. 라는 뒷말은 말꼬리를 흐리며 삼켜버렸다. 그럴만도 하지. 잘못한 건 자신이었으니 탓하지는 않기로 했다.)
......
(잠시 제 얼굴 밑부분을 손으로 가리며 시선을 피했다. '미안한 마음에 사과하기 위해서' 라는 말을 입 밖에 꺼내는 게 왜 이렇게 어려운 걸까? 기도 끝을 고무줄로 막아놓은 것처럼 소리를 낼 수가 없었다.)
... 됐고. 감옥 안에서 줄 수 있는 걸로. 뭐 좋아하는지 말 해. ... 줘? (눈치를 보며 뒤늦게 명령형에서 청유형으로 문장을 바꾼다.)

880 시미즈 마사 (N.zWkgTIRg)

2023-08-16 (水) 21:06:21

>>879 머리가 아프단 말에 마사의 눈동자가 흔들린다. 자신 때문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세이카의 말대로 심문을 너무 냉엄하게 한 걸까.

"..두통이 있나요."

대답이 없자 그저 방어적으로 입을 앙다물고 어색한 시간을 기다린다. 대답을 듣고서도 여전히 저의를 읽지 못하겠다는 기색이다. 사실 사과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쪽은 자신이었으니.

"으음. 그렇게까지 말하신다면."

청유형으로 물은 것에 어떻게든 대답해야 한다는 생각이 드나 보다. 머리카락을 어깨 뒤로 넘기며.

"..오렌지라든가."

하지만 여전히 이런 것을 왜 묻고 말하는지 모르고 있다.

"..저기."

마사가 제 팔으로 몸통을 안는다. 우물쭈물하고 있다. 이쪽도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바, 박권태 씨는요?"

라고 콧대를 쳐들며 물어볼 뿐이다.

881 제제 르 귄 (KZ0QrJMuRM)

2023-08-16 (水) 21:12:01

>>852 세이카

세이카가 문을 열고 스스로를 드러내자 오, 하고 작은 소리와 함께 반긴다. 안경을 쓰지 않은 세이카는 신기하다고 생각하며, 그녀의 질문에 말없이 싱긋, 웃어보인다.

이전의 어리석인 본좌는, 세이카에게 이 것을 쓰는 법에 대해 물어보려고 했던 모양이나.

"본좌에겐 더는 필요없기에."

나지막하게 속삭이며 MP3를 세이카에게 쥐어주려한다. 신으로서의 의무를 저버리고 음악 같은 것에 신경을 쏟으려 하다니, 참 우스운 일이다. 그렇게 미련하나 없이 떠날 생각이었으나, 이어지는 세이카의 말에 눈이 둥그래진다.

"...그대가 원한다면."

잠시 머뭇거린 것이 무색하게, 흔쾌히 고개를 끄덕인다. 기다리지도 않고 성큼, 세이카의 방으로 들어서려 한다.

//심문 전에든 후에든 이어도 괜찮아~

882 박권태 (jE118.hr7E)

2023-08-16 (水) 21:14:11

>>880 마사
엉. 너무 자서. (거기에 숙취까지 플러스...지만, 거기까지 말하면 잔소리를 들을까봐 말을 아꼈다. 이전처럼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가 힘들 것 같다.) 별 거 아니라니까. 뒤질 것 같았으면 이렇게 대화 안 하고 그냥 약 먹으러 달려갔겠지. 안 그러냐?
(신경쓰지 말라는 듯 한손을 휘휘 내젓고는, 원하는 대답이 나오자 곧바로 질질 끄는 발걸음 그대로 식당 쪽으로 향하려 한다. 당신한테 짧게 "가자." 라는 말을 남겼으니 당신도 따라오길 바라는 거겠지. 냉장고 안에 오렌지맛 음식이 있으려나- 따위를 생각하다가,)
... 나?
(눈을 잠시 동그랗게 떴다가, 이내 의문으로 인해 가늘게 바뀌고 만다.)
왜...?
(... 방금 전에 당신이 한 반응을 그대로 돌려주고 있다.)

883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21:39:42

>>882 "ㅍ...."

안그래도 한숨을 쉬고 어쩌구 잔소리를 하려고 한 것 같지만 흠칫하고 그만둔다. 정말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한 권태의 태도에 눈이 좁아지지만 약 앞으로 억지로 데려갈 생각은 없은 듯하다. 그럴 염치도 없지 않을까.

권태를 따라 걸음을 옮기면서도 팔짱은 단단히 끼고 있다.

"그야, 그.."

제 어깨 쪽에 한 손을 대고선 크흠, 헛기침을 하다가,

"구, 궁금해서요?!"

아무렇게나 대답해버린다.

884 SAMAEL (jE118.hr7E)

2023-08-16 (水) 22:00:00

【심문 이벤트 진행을 시작합니다.】

885 SAMAEL (jE118.hr7E)

2023-08-16 (水) 22:00:14

재판장 안은 고요했다.
사마엘은 숨소리를 내지 않았기에 우리가 움직임에 따라 구속복 천이 스치는 소리만이 재판장에 생기를 불어넣는 요소였다.

"어서 오십시오. 두 번째 심문이 준비되었습니다."

책상 위의 선서문은 우리를 말없이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심문에 최선을 다 할 것과 죄인을 증거에 의해 진실하게 평결할 것을 엄숙하게 선서합니다.'
'나는 양심에 따라 숨김과 보탬이 없이 사실 그대로 말하기로 맹세합니다.'

"오늘의 심문은 어떤 재미있는 광경을 보여줄까요. 한껏 기대중이랍니다."


【출석 체크입니다. 10분까지 이 레스에 캐입으로 반응 레스를 달아주세요.】

886 세이카 (SwVA/dKYJw)

2023-08-16 (水) 22:01:46

"... 저는... 심문에 최선을 다 할 것과... 죄인을 증거에 의해... 진실하게, 평결할 것을... 엄숙하게, 선서합니다."

887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22:01:57

재판장에 누구보다 어울리는 모양으로 조용하게 걸어 자신의 자리로 걸어간다.

"나는 심문에 최선을 다 할 것과 죄인을 증거에 의해 진실하게 평결할 것을 엄숙하게 선서합니다."

마사는 가지고 들어온 생수 한 통을 따 조금 마시고서 자리에 앉는다. 의식적으로 노력하고 있는지 긴장이 풀린 건지 어제보다는 덜 딱딱해진 표정이다.

888 제제 르 귄 (KZ0QrJMuRM)

2023-08-16 (水) 22:03:08

"본좌는 심문에 최선을 다 할 것과, 죄인을 증거에 의해 진실하게 평결할 것을 엄숙하게 선서한다네."

어느새 자리를 잡고 뒷짐을 지며 서있다. 빙그레, 옥사나를 향해 웃어보인다. 지금까지 제제를 향한 경계심을 알고 있을테도.

889 옥사나 하네즈카 (55Xt9VAGuU)

2023-08-16 (水) 22:03:17

"우선 시작전에... 저는 오늘 제가 저지른 두번째 죄에 대해서 말하고자 합니다. 다만 이것은, 직접적인 살인이 아닙니다."

증인석에 선 옥사나, 주변을 한번 돌아본 그녀는 곧 이어 웃으며 손을 들었다.

"저는 양심에 따라 숨김과 보탬이 없이 사실 그대로 말하기로 맹세합니다."

890 SAMAEL (jE118.hr7E)

2023-08-16 (水) 22:04:04



우리 모두의 선서를 들은 사마엘이 고개를 끄덕인다.
탕.

"지금부터 죄수 번호 004, 옥사나 하네즈카의 제 2심 심문을 시작합니다."

"배심원 여러분은 죄인 옥사나 하네즈카에게 자유롭게 질문을 해주시길 바랍니다. 헷갈리거나 모르는 사항이 있다면 저한테 질문하셔도 됩니다."

"심문 종료 시각이 되면 다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891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22:04:53

오늘, 별 일이 있었나? 마사는 의문이 가득한 표정이 되어 옥사나의 발언을 기다린다.

892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22:05:56

"아."

마사는 사마엘을 향해 손을 든다.

"외부 배심원의 투표는 어떤 사람들이 하고 있는지 알고싶어요."

893 제제 르 귄 (KZ0QrJMuRM)

2023-08-16 (水) 22:07:30

"흐음?"

고개를 기울이며, 옥사나의 말을 기다린다.

894 박권태 (jE118.hr7E)

2023-08-16 (水) 22:08:11

(고개를 슬 기울였다가 다시 원래대로 돌린다. 두 번째 죄라.)
거기에 대해선 다른 꼬맹이들이 잘 질문해주겠지... 난 다른 걸 묻는다. 의사 양반, 그 쪽 심상이 유난히 비유적이라 말이지... 네가 쫓아 걸어가려 했던 '그 사람', 정확히 누구냐?

895 옥사나 하네즈카 (55Xt9VAGuU)

2023-08-16 (水) 22:10:13

"그럼 시작할까요 여러분."

선서를 마친 그녀는 다시 조용하게 웃는다. 먹이를 노리는 사자처럼, 때로는 오히려 사냥당하는 초식 동물처럼 눈동자는 흔들렸지만 서있는 그 모습만큼은 이전과 비교해서도 깔끔하게만 보였다.

"저는, 그 변호사의 아내와 아이가 있는 건물을 불태우도록 시켰습니다. 마을의 양아치집단에게 100만달러로 부탁했고... 그 결과는 말하지 않아도 될거라 생각합니다."

>>894 권태
"...부모님들입니다. 그 외에는, 글쎄요. 이미 놓은 것에는 관심이 없네요."

896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22:11:50

마사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간다.

"그렇게 말하는 이유는 용서받지 않기 위해서입니까?"

897 SAMAEL (jE118.hr7E)

2023-08-16 (水) 22:12:28

>>892 마사
(사마엘이 마사를 돌아본다.)
답변 전 정정드리자면, 배심원은 이곳의 죄인들 뿐. 그들은 판정단이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신경써야 할 차이는 아닙니다만.
그들은 밀그램 시스템을 운영하는 운영자 중 랜덤으로 선별된 사람, 혹은 밀그램 시스템의 운영과 관련이 있는 외부인 중 참여 의사를 밝힌 자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들도 여러분과 똑같은 자료 및 정보를 기반으로 판정에 참여하게 됩니다. 그들의 의견이 반영되는 경우는 배심원들 간의 의견이 동점을 이루었을 때 뿐입니다만.

898 옥사나 하네즈카 (55Xt9VAGuU)

2023-08-16 (水) 22:13:06

>>896 마사
"자유롭게 생각해주시면 되겠네요. 실제로 '저'는 죽이지 않았으니. 물론 저는 이것 역시 훌륭하게 살인 죄라고 생각한답니다."

그녀는 그렇지 않냐는 듯 어깨를 슬쩍 들썩여보였다.

899 제제 르 귄 (KZ0QrJMuRM)

2023-08-16 (水) 22:13:27

흐음.

새로운 정보에 그저 작은 소리를 낸다.

"그렇군. 질문이 많아, 미리 실례하겠네. 그대는, 아직도 그대가 용서 받지 않아 마땅하다 믿는가?"

부드럽게 웃으며 팔짱을 낀다.

"어때서 살인이 죄악이라고 보는 가?"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면서, 스스로는 용서할수 없으면서, 어때서 타인은 용서할수가 있었는가?"

여기 모두의 살인을 용서하지 않았다면, 만장일치같은 결과는 나오지 않겠지.

"어떠한 살인은 용서받아도 된다고 생각하는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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