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철은 먹고 마시는 걸 좋아하면서 동시에 인간을 먹는 걸 즐겼다고 전해집니다. 애자는 살생을 좋아했다고 전해지죠! 온화와 일상 때는 도철이 튀어나왔어도 夏사감이라는 자아가 조금 더 강했는데 지금 아회와의 일상? 夏사감이라는 자아를 거의 누르고 도철로서의 자아가 튀어나왔어요:)
오래 사감으로 있었다. 공기가 뒤바뀌자 본능이 속삭인다. 당장 사죄하라고. 그렇지만 그럴수록 고개를 뻣뻣하게 들었다. 신수이든 무엇이든 맹랑하게 대하는 자신이 얼마나 우스울까. 격이 다른 존재임은 안다. 자신은 아무것도 될 수 없음도 안다. 그렇지만 가끔은 객기를 부려야 할 때가 있다. 아무리 격과 위치가 다른 존재라도 소신을 굽히지 말아야 하는 순간이. 아회는 그 순간을 절실하게 바라왔고, 마침내 겪고 있었다. 이미 죽을 준비를 마쳤는데 무엇이 두려울까. 처절하게 짓밟힌다 해도 괜찮다. 목이 떨어진다 해도.
"나를 삼키고 싶다면 삼키시오, 도륙하길 바란다면 그리하리다."
덤덤히 이야기하며 아회는 지팡이를 쥔 손을 떼었다. 무릎 위에 가지런히 놓인 지팡이는 어찌 완벽하게 균형이 잡혀 떨어지지 않는다. 뗀 손으로 멱살이라도 잡아볼까 했으나 괜히 일을 그르치고 싶지 않다.
"미치는 것이라면 내 버려진 북부의 사람인데 오히려 환영할 따름이지. 그쪽은 당최 나를 무엇으로 보는 게요? 객기에 미쳐 떼쓰는 학생? 바라는 것 많은 어리석은 인간? 그 어리석고 떼쓰는 새파란 애송이가 무슨 짓을 벌일지도 기대하지 않을 터이니 내 여기서 일어나겠소. 내 가치는 셈할 수 없을 만큼 하자가 많을 터이니 홀로 정산하러 가야지."
육 년이면 됐다. 언제는 인생이 자신의 마음대로 된 적이 있었나, 단 한 번이라도 자신의 의지를 수긍해 준 날이 있었나. 오늘 죽는다 하여도 이젠 미련 없다. 무영은 자신이 깊게 찔렀으니 아마 죽었을 것 같고, 혼자서도 괜찮을 것이다. 길동무 두어 명 데려가는 것이면 그걸로 족하다. 진정 내 가치라도 있었더라면 형인지 뭔지가 자신 대신 뭐라도 해주거나 그 작자 속이 뒤집어지겠지. 저번에 봤던 얼굴을 떠올리니 그 꼬라지 한 번 좋겠다…….
"하나 정정하지. 나는 죽고자 하외다. 애초에 그러기 위해 이 학당에 왔소. 한때는 살아남고자 했으나 세상이 날 죽이지 않고서는 배길 수 없다니 그 뜻에 따라야 하지 않겠소?"
멀어버린 두 눈, 아니, 이젠 겨우 기능할까 말까 싶어 희미하게 세상을 보는 눈 한쪽이 당신을 온전히 담는다. 당신이 목을 쥐던 순간에도 덤덤했다. 속내가 끓어오르는 것을 천천히 식혀내듯 입이 잠시 굳게 다물린다. 지고하신 것들은 아래에 있는 것의 사정을 알려 들지도 않고, 알지도 못하며, 안다 해도 이해하지 않는다. 아마 저것도 비슷하겠지. 신수라 하였지? 그리하면 인간에 대해 알 리가 없지. 애초에 자신의 삶을 누가 이해하려 든다고. 뭘 안다고 저것들은 모조리 기고만장한가. 혹여 알아서 기고만장 한 것이라면 죽기 전에 신에게 간곡히 빌어나 봐야겠다.
"이미 일찍이 모든 것을 잃어 더 잃을 것이 없는 자이기에 그 작자 속 긁고 뒤집기 위함이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지……. 어찌, 무엇을 바쳐드릴까? 내 배를 가르고 속내를 꺼내고자 하시오? 개*같은 삶을 살아왔으니 취향이 그쪽이라면 장기 하나는 끝장나겠지. 독에 당해 상해버린 위를 줄까? 아니면 지고한 신수 만나도 아랑곳 않는 부어버린 간이라도 줄까? 인간 취급도 못 받아 제대로 뛰지 못할 심장은 어떤가."
저쪽의 속을 긁는 만큼 이쪽도 내 속을 긁는구나. 제 형이 적룡의 관심을 받았다는 사실에서 무언가 떠오른다. 부정하고 싶다. 만일 그것이 자신으로 하여금 비롯된 것이라면, 하는 그럴 일도 없을 멍청한 가정을 누가 좋아하겠나. 그럴 일도 없다. 입 밖으로 내뱉는다면 모든 일을 자신으로 결론짓는 오만하기 짝이 없는 사람이라 또 어리석니 뭐니 비웃기라도 하겠지.
그리고 이제 풀 시간이군요, 응. 사실 저는…… 시트가 두 개랍니다. 캡틴에게 제출한 비밀설정 시트 하나랑요... 어장에 낸 시트요... 그럼 이제 진짜 성격란의 일부를 볼게요...
(중략) …아회 과묵하나 강자에 대처하는 것이 유연하되 굴하지 아니하고, 한계를 넘어서면 호승심 불타며 눈동자는 호기로움 발한다. 손속에 가차 없고 잔악하다. 피 보는 것 두려워 하지 않으며 자신을 불태울 생각 만만하다. 난세에서도 제 할 말을 막힘없이 쏟을 터이며, 그리하여 제 눈을 이미 한번 잃은 전적이 있다. ……본디 그런 말이 있지 않나. 원래 이런 얌전한 애들이 눈 돌아서 총기난사 한다고. 아회가 딱 그런 부류에 속했다.
어린_시절의_자캐가_미래의_자신에게_하는_질문은 : "저, 저는…… 그러니까요, 저도 무 씨 집안의 일원으로 인정 받을 수 있어요……?" "아니면, 그게, 형이 저를 미워하지는 않나요?" "려, 령도에는 가봤어요? 바다는 어떤 곳이에요? 정말 파랗고 소금맛이 나는 비린 물이 가득해요?"
아회는 '그렇다'고만 답할 거랍니다. 그렇지만 단 한가지, 형이 미워하냐는 질문엔 한참이고 입을 다물다가 어린 자신을 쓰다듬으면서 "기대하지 마. 넌 사생아잖니?" 이렇게 얘기해버리겠지...👀
자캐가_병적으로_좋아하는_것 : 어…… (갑자기 얻어맞아요) 무영이요? (절대 아님)(진짜 아님) 형님이요. 죽음에서_부활하게_된다면_자캐는 : 아 왜 이래~!! (뼈의 개수가 짝수가 됨) 몸을 비틀비틀 일으키면서, 한참이고 상황을 파악하다가 깔깔 웃을 것 같네요. 결국 내가 바라던 것도 이루게 두지 않는구나! 하면서 한참을 울고 웃다가 결국엔…… (이하 스포일러)
#오늘의_자캐해시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977489 "날 배신했구나, 아회." 그 사람이 말했습니다.
"결국 이렇게 되는구나." 당신은 냉혹한 얼굴로 그렇게 말했습니다.
거센 빗줄기가 내리꽂혔습니다.
#날배신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954250 아회, 어서오세요. 오늘 당신이 표현할 대사는...
1. 『꺼져』 : "내 인내심을 시험하려 드는구료. 옳은 판단이긴 하나 어리석은 행동이오." "내 두 번 이야기 하지 않겠소. 있을 자리로 돌아가시게." "아니면 이 자리에서 내가 떠나는 것도 나쁘진 않겠군. 부디 나를 긁어내리려 했던 모든 행동에서 재미라도 봤길 바라오."
"네가 여길 왜 오는데. 당신이 무슨 염치가 있다고, 어떻게 여기에…… 꺼져. 다시는 보기 싫으니까 꺼지라고!!" < 우와아~
2. 『이걸로 나한테 빚진거다』 : "적당히 갚으시오." "가배 한 잔이면 되겠구료."
"……후일을 기약하지."
3. 『원수를 갚았다!』 : "드디어 북부에도 봄이 오는구나." "그래서 무슨 의미가 있지? 어떠한 의미가 있냔 말이야…… 어차피 이리 될 것인데 나는 무얼 하려고 이렇게 애를 썼지, 당연하게 다가왔는데 왜 받아들이려 기를 쓰며 객기를 부렸지." "달리 느껴지는 것이 없으니 허망하구나." "어머니, 제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름 석 자 부르면 뭉클해지는 나의 어머니." "……령도로 가자, 령도로. 바다로 가자…."
"이제 가면 어디로 가나, 언제 오나…… 어디로도 가지 못한 내가 왔습니다. 북부의 이 아회가 살아 돌아갑니다……. 호위 찔러 죽이고, 아버지의 목을 문에 매달고, 어머니 가시는 길 고통 없이 편안히 보내드리고, 형님 목 비틀어 품에 안고 살아 돌아갑니다. 호위는 선계에, 아버지는 설산 요괴 아가리 속에, 어머니는 령도에, 형님 몸뚱이는 방방곡곡 땅 밑으로 조각조각 던지려 하니 갈 곳 없는 나는 어디로 떨어질까……."
삼켜라. 이대로 삼켜 내 쌓아온 한이라도 그 대가로 풀어주었으면 한다. 그렇게 묵묵히 자신을 삼키려던 날선 이와 쩍 벌린 아가리를 기다리던 아회는 눈을 다시금 온전히 떴다. 이것 봐라. 세상은 언제라도 내 편을 들어준 적이 없다니까. 김새는 소리에 한쪽 눈이 깊게 가라앉았다.
"우습군."
슬퍼하는 인간이 무슨 소용이지? 그게 무슨 상관인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슬퍼한다는 이유 하나만이면 자신도 이미 수많은 비극을 막고도 남았을 터인데 그깟 알량한 감정과 이유로 인내한다고? 어차피 사람은 죽고 그런 정에 연연하면 이 험난한 세상에서 본인 또한 위협받기 마련인데. 타인의 죽음에 슬퍼할 이유가 있나? 도통 이해할 수 없는 언사를 뒤로 아회는 눈을 흘겼다.
결국 그 감정 때문인 건가.
집안을 파국으로 이끄는 감정놀음에 천하의 신수도 자신을 먹지 않을 정도니 퍽 대견하기도 하다. 알량한 감정들을 가져봤자 사냥 당할 터인데, 저쪽은 사냥 당할 걱정도 없으니 저리 편히도 놀음에 이끌리는 것인지. 새삼 자신의 성격이 꼬일 대로 꼬였구나 생각하면서도 그래서 반려의 슬픔과 자신의 죽음이 대체 무슨 상관인지 싶은 마음이 공존했다. 사랑으로 대판 망해버리고 슬픔을 호소해도 귓등으로도 듣지 않던 집안에서 자란 아회가 상황을 이해하기엔 별세계 이야기였다.
"……."
아회는 한참을 침묵했다. 정적이 일고, 굳게 다물린 입은 열릴 기마를 보이지 않았다. 겨울탑을, 늘린다고. 누구는 그렇게 그 많은 죄를 떠안고 어떻게든 속죄하려 드는데 자신은 겨울탑을 늘릴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나를 지금까지 얼마나 우습게 봤을까, 그 조그마한 애새끼가 형, 형 하고 병아리처럼 졸졸 따르며 비밀인데요, 저는 북부에도 봄이 올 거라 믿어요. 같은 헛소리를 지껄였을 때면 얼마나 같잖았을까.
"하하."
메마르고 바람 빠진 웃음이 감정 없이, 허탈하게 쏟아진다. 적룡이란 것도 이젠 우스울 지경이다. 심연 속에서 겨울탑을 늘리려 하는 것을 보았다면서 어찌 가만히 두었나? 흥미가 있어서? MA의 진노를 산 행위로 비롯하여 생겨난 지역이 어디인지 생각하면 먼저 처리를 하든지 하는 것이 나았을 텐데, 어찌, 신수라는 것들도 결국 이득이 먼저고 혹시 모를 상황에 놓인 신의 안위는 뒷전인 건가? 결국 저쪽들도 신앙심 없고 반목하는 녀석들이 있는 건가. 신수를 향한, 실로 북부인 다운 불경한 생각을 뒤로 아회는 입속의 연한 살을 짓씹었다.
"먹지 않는다고 해서 음식이 썩지 않는 것은 아니지."
안 먹는다고 해서 내가 안도하며 긴장을 놓고, 어리석은 간원을 멈출 일은 없을 터인데. 그런 뜻이었을 터다. 이미 활시위는 당겨졌지 않은가. 희박한 확률로 자신이 멈춘다 쳐도 제 형은 그러지 아니할 것이다. 아마 더 박차를 가하겠고, 결국 자신은 패배하겠지. 자리에 제대로 앉지도 못한 아회는 애꿎은 지팡이만 매만졌다.
"……영험한 신수이니 하나 물어봄세. 그대는 영원한 것이 있다고 보시오?"
마지막 질문이라는 듯 아회는 엉거주춤하던 자세에서 몸을 온전히 일으키곤 허리를 곧게 폈다. 영원한 것이 있는가, 영원한 겨울과 악의 속에서 자란 자가 물었다.
예전 윤하와의 일상에서, 온화가 윤하를 탐탁찮게 여겼던 건 윤하의 흑룡 특유 광적인 포용력과 오만하게밖에 보이지 않는 마음가짐 때문으로 보였지만, 사실 하나가 더 숨어있었다. 대화 중 윤하는 어떠한 연유의 바꿀 수 없는 운명을 따라야만 하는 것 같았으나 그것에 저항하지 않고 그저 받아들이며 뒤틀린 모습을 보였고 그런 윤하에게 온화 자신의 모습이 겹쳐보였다. (온화도 가문 금술에 의한 필연적인 단명을 어찌 해볼 시도도 않고 그러려니 받아들이고 방탕하게 삶을 허비했으므로) 그로 인한 자기혐오로 윤하와 더는 마주하지 않고 싶어졌고 그래서 일상 막레에 윤하가 아프다는 사실도 잊고 일방적으로 급히 자리를 떠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