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911087> [약해포+동양판타지] 도술학당 도화(都華) 17. Happy FACE :: 1001

Hey, put on a happy face!◆ws8gZSkBlA

2023-08-01 01:00:16 - 2023-08-12 20:34:47

0 Hey, put on a happy face!◆ws8gZSkBlA (qcK.oj7VXo)

2023-08-01 (FIRE!) 01:00:16

1. 본 스레는 해리포터가 아주 약간 포함(마법 주문)된 동양판타지 스레입니다.

2. 수위는 17금 입니다:)

3. 영구제명 되신 분들은 절대로 시트를 내실 수 없습니다.

4. 진행은 매주 토~일 저녁 8시부터 있으며, 수업 이벤트는 평일 full 진행입니다:)

5. 화면 뒤에 사람 있습니다. 둥글게 둥글게!

6. 본 스레는 상판의 기준을 지키고 있습니다. 참치 상판 기준에 부합할 경우의 캐 재활용도 가능합니다.

7. 갱신이 없는지 5일이 지나면 동결, 7일이 지나면 시트 내림처리가 됩니다.

8. 본 스레는 데플이 존재합니다.


9.
임시스레: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414071

웹박수: https://forms.gle/Akmo5Tzo4wYX7Qyt7

시트스레: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812079

위키: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B%8F%84%EC%88%A0%ED%95%99%EB%8B%B9%20%EB%8F%84%ED%99%94%28%E9%83%BD%E8%8F%AF%29?action=show#s-4

그것은 자아를 살려둔 채, 육체를 조종하는 걸 즐긴다.



THEN EVERYTHING'S oKAy! put on a happy face
I'M HAPPY!I'M HAPPY!I'M HAPPY!I'M HAPPY!I'M HAPPY!I'M HAPPY!I'M HAPPY!

-MA가 신수들의 얼굴에 억지로 미소를 만들며 노래를 부르는 새벽 1시.

594 ◆ws8gZSkBlA (bOi2xlast2)

2023-08-09 (水) 18:23:33

일단 저녁 먹고 다시 올게요!!! 눈 떠져서어ㅕㅓ!!! 눈!!!!

595 온화주 (JvR1gGfyf2)

2023-08-09 (水) 18:29:12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맛저해 캡틴~

596 윤하주 (1KbQ4qcqmk)

2023-08-09 (水) 19:31:17

(네카 기대중)

597 我懷 (5y95Nit7m6)

2023-08-09 (水) 19:32:19

아회는 눈 내리는 날을 싫어했다. 싫어한다 직접 표한 적은 없으나, 꾸물거리는 하늘을 노려보듯 하다 미간을 옅게 구기곤 쯧, 혀를 차는 버릇이 있었다. 그렇게 얼마 지나지 않으면 신기하게도 눈이 쏟아졌으니, 귀신같이 알아채는 기감 덕분에 눈과 연 많은 북부 사람임을 증명하곤 했다. 마침 지금도 하늘을 노려보고 있었으니, 머잖아 눈이 내려 세상을 희게 뒤덮을 것이었다. 하지만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 미간을 옅게 구기고 혀를 차는 이 순간이, 곧 눈이 내릴 하늘을 책망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향하고 있다는 것을 무영은 알기 때문이었다. 사시사철 겨울인 탓에 눈이 채 녹지 못해 바삭바삭하고 새하얀 백지 같은 바닥에 무릎을 꿇고 한참 시선을 고정했을 때, 아회는 뒷짐을 졌다.

"영아."

무영은 손을 말아 쥐었다. 차라리 노성을 냈더라면 좋겠다. 찢어질 듯, 발음도 알아듣지 못할 정도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자신의 존엄성을 갈기갈기 찢어버리는 말을 했더라면 얼마나 좋을까! 평소와 다를 바 없는 어조로 친근하게 영아, 하고 부르는 목소리는 무영의 속을 뒤집어놓기 충분했다. 자신이 벌인 일엔 어떠한 신경도 쓰지 않는 것 같았다. 어쩌면 자신의 존재 자체를 그저 그런 일 정도로 치부하는 것 같아 심장이 벌렁거렸다.

"예."
"내가 너를 어찌해야 좋을까?"

한줄기 흐르던 식은땀이 겨울바람에 차게 식어버리는 것만 같았다. 애초에 모두 얼려버리기로 유명한 겨울탑이니 땀도 나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얼굴과 등골의 모든 모공이 송연했다.

"나는 상심이 크단다. 내가 믿던 너는 중한 순간에 나타나지 않고, 얼굴도 제대로 기억나지 않는 아이가 그 자리를 꿰차 나를 농락했으며, 그 마지막 순간까지 너는 한 번도 내 그림자에서 나오지 않았다. 믿었던 네게 배신 당한 느낌이니 충심을 의심하고 있지. 그리고 내가 끝없이 가라앉는구나."

무영의 몸이 움찔 떨렸다. 일전 류 씨 가문의 여식과 마찰이 있던 날, 부디 즐거웠길 바란단 말이 괜히 귓가에 맴돌았다. 자신에게도 했던 말은 아닐까, 그때 나서지 못했던 이유를 설명드려야 할까? 바싹 마른 입술을 혀로 축일 때, 아회는 지팡이에 올린 손가락을 위로 들어 올리더니, 이내 검지를 일정한 박자로 두들겼다.

"하지만 영아."
"예!"
"나는 네게 내가 느낀 감정을 전가하지 않을 터다. 그리하면 내 진작 너와 야반도주라도 했겠지 않으냐?"
"……."
"내 너를 소중히 생각하다마는, 네게 그럴만한 가치를 느낄 것이라 생각했다면 아직 많이 미숙하구나."

덤덤한 어조와 부드럽게 올라간 입꼬리와 달리 무영은 잔뜩 긴장해 감히 고개를 들지도 못하고, 몇 번이나 말의 의미를 곱씹었다. 손가락이 물결치듯 움직이는 소리 때문도 있으나 그 의미가 더 날카롭게 속을 파고드는 것 같았다. 미숙하다니, 팔 년을 모셨는데 여전히 자신은 처음 만났을 때의 불신을 지우지 못했다. 야반도주라니, 주군께서 그럴 정도로 자신을 신뢰하지 않는단 반증이다. 동고동락하며 지옥에 같이 가자 한 분이 전가하지 않는다니!

"영아."

자신을 아예 쓸모가 없다 생각했으니 그야말로 끔찍한 말이다. 무영은 달달 떨리는 목소리를 억누르려 애썼다. "예." 벌써 세 번째 대답이지만 세월은 팔 년이 지난 것만 같다. 아회는 그런 무영을 물끄러미 내려다보았다.

"네게 세 가지의 기회를 주마."

무영은 고개를 번쩍 들었다. 고개를 들란 허락이 떨어지지 않았지만 이번엔 자신이 불경한지도 감히 알 수 없을 정도로 반사적인 행동이었다. 아회는 그런 무영을 보며 자조적인 웃음을 짓더니, 손가락을 하나하나 접었다 폈다.

"첫째는 가문의 방식대로 너를 처분하는 것이고, 둘째는 너의 신의를 전적으로 믿는 것이며, 셋째는 네 진정 그림자가 맞는지 판단하는 것이다."

무영의 말아 쥔 주먹이 가느다랗게 떨리기 시작했다. 말이 좋아서 기회라지만 모두 개죽음이다! 하나는 남들 앞에서 명예까지 박탈 당하는 개죽음, 다른 하나는 자결, 남은 하나는…… 무영은 마른침을 삼켰다. 자신이 지금껏 가져온 모든 사상을 부정하고 스스로 때려 부수는 일. 그 셋의 공포를 익히 셈할 수 없으니, 차마 대답할 수 없는 난제만 가득했다.

"평소엔 즉답하던 놈이 어찌 이리 조용해."
"……."
"그럴 법도 하다. 죽음이 두려울 법도 하지! 이참에 얘기해 주마, 나는 죽음이 두렵다, 영아!"

무영의 눈이 커졌다. 천하의 제 주군이 두렵다고? 마른침을 삼키던 것도, 식은땀이 식어 덜덜 떨리던 몸도 순간 굳어버렸다. 제 주군이 처음으로 목소리를 높이기 때문이 아니었다. 드디어 노성을 지르듯 존엄성을 찢기 위해 발톱을 드러냈기 때문도 아니다.

"나는 어느 날 잠들다 그대로 곱게 죽는 것도, 누군지도 모를 놈이 내 몸에 칼을 찔러 박는 순간을 상상하기만 해도 치가 떨린다. 나의 삶을 다른 무언가가 끝장내는 것 아니더냐! 영아, 역사에 적히는 위인들이 무어냐, 정절과 신념을 지키기 위해 죽음을 택한다 하지만 이 난세에서는 더 지키고 싶지 않아 회피하는 것에 불과하다."

처음으로 빙빙 돌리지 않고 확실히 드러낸 속내에 머리를 세게 얻어맞은 듯했다. 자신이 예상만 하던 것이, 설마 그러겠는가 생각하던 모든 것이 들어맞는 것 같았다. 하늘에서는 눈이 한 송이, 두 송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곧 새하얀 폭풍이 지천을 뒤덮겠지만, 무영은 움직일 수 없었다. 점차 자신의 몸이 발끝부터 얼어붙어 마침내 동상이 된다고 해도.

"하여 나는 위인이 아닌 전란의 폭군이 되고 싶다. 나는 회피하기 위해 죽음을 택하는 것이 아니요, 죽음을 수단으로 쓰고자 한다. 죽음 뒤의 길이 없다 한들 나는 그 순간만큼은, 일순이라도 난세를 호령하고자 한다. 그런데 너는."

아회는 눈을 떠 무영을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무영 본인은 굳어버렸다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이미 몸이 벌벌 떨리고 있었다. 눈발은 점점 거세지고, 꾸물거리던 구름은 어느새 어둡게 하늘을 가려 세상이 어둡고 하얗다. 아회는 지팡이를 쥔 손이 새하얗게 될 때까지 힘을 주었다.

"정녕 그림자 속에 숨은 이유가 두려움 때문이느냐? 아니, 너는 두려운 것이 아니다. 다른 이유가 있지 않으냐, 영아. 너는 내가 장난으로 죽음을 논하는 줄 아느냐, 이 북부에서 그런 장난을? 그 어떤 북부의 광인도 죽음을 장난으로 치부하지 않는다. 나 또한 마찬가지고, 너 또한 그러리라 믿었다. 나는 죽고자 하여 모든 각오를 다졌다. 죽기 위해 살아왔고, 죽기 위해 마지막 한순간이라도 타오르고자 한다. 그런데 너는, 너 스스로 보기에 너 자신이 부끄럽지 않으냐?"
"……."

깨달음을 얻은 듯 무영의 떨림이 멎었다. 그랬다. 주군을 위하겠노라, 목숨을 바치겠노라 했으나 제 주군이 어떤 마음을 품었는지는 감히 헤아리지 않았다. 폭군이 아니라 유유자적 살아가길 바라고, 부디 마음의 짐을 덜기를, 그렇게 하나의 사람으로 살아가기를 감히 소망했다. 어리석은 행동이었다. 호랑이를 우리에 가두고 길들이려 했으니 어찌 스스로가 부끄럽지 않을까! 아회는 섬찟할 만큼 탁한 은색 눈으로 무영이 있는 곳을 정확히 응시했다.

"영아, 나는 악인이 되고자 한다. 세상의 모든 것이 나를 악인으로 몰아간다. 태어남이 죄인 녀석, 가문을 말아먹은 자, 북가에서 태어난 자, 무 준서의 아들, 궁기의 동생, MA의 악의를 받은 자라며 손가락을 겨누고 입방아를 찧는다. 가문의 영달을 위해 소임을 다 하려고 해도 악인이기에 가문을 이을 수 없고, 덕을 쌓아 등선하려 해도 악인이라 어떤 것도 할 수 없다면, 그들이 바라는 대로 진정 악인이요 폭군 되는 것이 맞지 않겠느냐."
"……맞습니다."

제 주군은 길들일 수 없다. 앞길을 막는 것이 있다면 부수고, 저항하는 것은 목을 매달아 그 시체를 발밑에 두어야 직성에 풀리며, 잡고자 하면 맹렬하게 포효할 터이니. 마침내 눈발이 거세지며 온 세상을 하얗게 덮을 때, 아회는 눈을 휘었다.

"그러니 정하라. 어찌하겠느냐?"
"그림자에게 어찌 자아가 있겠습니까."
"옳지, 그래야지. 내가 네 거둔 이유를 이제야 깨닫는구나."
"어리석었나이다."
"그러니 영아, 잘 듣거라."
"예."
"엽 씨 가문의 여식은 직설적이고 욕심이 있다. 가주인 제 어미에 대해 존경을 표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유일한 딸인 자신을 선택하지 않고 방계를 널리 보며 후계자를 택하려는 이 상황을 탐탁지 않게 생각하겠지. 그리하니 네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 터이다."
"……예."
"무엇을 그리 걱정하느냐? 네가 할 일을 망설이지 말아라."

새하얀 입김과 함께 웃음이 흘렀다.

"그 집안의 사람들이 서로를 산 제물로 바치겠노라 싸우다 자멸할 것인데 어찌 너와 나의 탓이겠느냐? 비록 신께서 제사장 가문 하나를 잃겠으나, 미물들이 그만큼의 여흥을 보여주는 것인데 재롱과 산 제물을 마다하시겠느냐?"

무영은 그대로 머리를 조아렸다. 눈더미에 파묻힌 머리가 차게 식었다. 한때 자신의 가문이 무 씨 집안의 가주 준서에 의해 멸문당한 방식 그대로 엽 씨 집안이 멸문지화 된다! 이젠 자신 또한 똑같은 존재가 되어야만 했다. 아니, 악이 되어야 했다. 그깟 악행은 덮을 수 있는 더 큰 악이.

"받들겠나이다."

그리고 몸을 일으켰을 때, 무언가 배를 거세게 파고드는 감각에 무영은 크게 휘청였다.

"주, 군……?"
"지금부터 시작이란다, 영아. 살아 돌아오는 것이 네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임무일 테야. 죽는다면 내 너를 금술을 써서라도 사용할 터이니 그리 알아라."

눈보라가 휘몰아치며 붉은 피도, 쓰러지는 인영이 금세 묻히기 시작한다. 고개를 들어 얄궂은 날씨를 지켜보던 아회는 천천히 자리를 떠났다. 이제 가서 언제 오나. 흥얼거리며 족적 하나 남기지 않던 것이 점차 가사가 변했다.

"이제 가면 어디로 가나, 어디로도 가지 못한 내가 왔습니다. 북부의 이 아회가 살아 돌아갑니다……. 호위 찌르고, 아버지의 목을 매달고, 어머니 가시는 길 편안히 보내드리고, 형님 목 비틀어도 살아 돌아갑니다. 아버지는 설산 요괴 아가리 속에, 어머니는 령도에, 형님은 땅 밑으로 그 조각 던지려 하니 갈 곳 없는 나는 어디로 떨어질까……."

598 아회주 (5y95Nit7m6)

2023-08-09 (水) 19:33:01

집갱하여요... 충동적으로 삘 받아서 비설... 다 까버렸다...(얼감)

답레... 답...레...합...의......
.dice 1 100. = 73

599 ◆ws8gZSkBlA (bOi2xlast2)

2023-08-09 (水) 19:54:04

아이고 아회야....... ;ㅁ;(눈물)

갱신하구.. 어디보자.... .dice 1 100. = 49-70이상

600 아회주 (5y95Nit7m6)

2023-08-09 (水) 19:57:17

다갓 진짜 뭐가 문제에요!!! 나는 이 결정에 불복할거야!!!
.dice 1 100. = 80

601 ◆ws8gZSkBlA (bOi2xlast2)

2023-08-09 (水) 19:57:37

어으.... 정신을 좀 차려야겠어요... 졸려 어지러워.... ;ㅁ;

602 아회주 (5y95Nit7m6)

2023-08-09 (水) 19:57:46

나는 이래놓고 한 15 16 나와서 절망하는 레스를 생각하고 있었어...(아련

603 ◆ws8gZSkBlA (bOi2xlast2)

2023-08-09 (水) 19:58:08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써줄까요? 궁기 반응? *''*(뭐

604 온화주 (JvR1gGfyf2)

2023-08-09 (水) 19:59:23


(신나게 네카 들고 왔다가 이게 뭐야 하고 숨음)

605 아회주 (5y95Nit7m6)

2023-08-09 (水) 19:59:51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ㅠ

와아, 정말요?(뭐22

606 아회주 (5y95Nit7m6)

2023-08-09 (水) 20:00:29

네카 주세요!!!!(붙잡ㅂ

607 온화주 (JvR1gGfyf2)

2023-08-09 (水) 20:09:13

https://www.neka.cc/composer/12936

하 사감님 머리색이 네카는 초록? 느낌인데 시트는 진청이래서 뭐지 하다가 시트 쪽으로 골랐다! (도망!)

608 아회주 (5y95Nit7m6)

2023-08-09 (水) 20:15:22

어머나!!!! (야광봉)

609 ◆ws8gZSkBlA (bOi2xlast2)

2023-08-09 (水) 20:19:25

어머어머!!!!!!(야광봉) 잠깐 과일 먹고 올게요!!!!

610 ◆ws8gZSkBlA (bOi2xlast2)

2023-08-09 (水) 20:19:51

아 그 머리색은 제가 분명 푸른색으로 했는데 나오는 게 초록빛이더라고요;ㅅ; 의도치 않은 색 트롤링이었읍니다...(눈물)

611 온화주 (JvR1gGfyf2)

2023-08-09 (水) 20:23:40

┬┴┬┴┤♪(´▽├┬┴┬┴ (숨어서 뿌듯!)

나도 저녁 먹고 올게~

612 ◆ws8gZSkBlA (bOi2xlast2)

2023-08-09 (水) 20:32:35

다녀오세요 온화주!! 과일 먹고 갱신합니다:3

613 윤하주 (dpV0XN9UgE)

2023-08-09 (水) 20:37:55

(네카 존버 성공!)

614 ◆ws8gZSkBlA (bOi2xlast2)

2023-08-09 (水) 20:39:25

어서오세요 윤하주!

615 윤하주 (1aK.N4/pCg)

2023-08-09 (水) 20:44:47

안-녕 내일 태풍이 온대 다들 조심해야한다구 :3

616 온화주 (JvR1gGfyf2)

2023-08-09 (水) 20:54:42

저녁 만들다 잠시 쉬러왔음... 부엌 너무 더워오 흐흐흑

요리하믄서 아회 독백 곱씹어봤는데~ 그래서 아회 최종 목표는 북부로 향하는 모든 증오를 자신이 짊어지고서? 현 북부? 혹은 무 가문과 함께 파멸하려는 걸까? 아니면 무 가문만 몰락시키고 아회 자신은 음... 빈털터리?가 되려는 걸까~~ 내 빈약한 뇌로는 이 정도가 한계였다 우우우 ;ㅅ;

617 아회 - 하 사감 (5y95Nit7m6)

2023-08-09 (水) 20:54:46

"감히란 소리 들을 정도의 미물일지언정 한때 가장 사랑받았던 존재니 이 정도는 뻔뻔해야지요."

원래 이런 사람이었나? 적룡 기숙사의 무아회라는 사람은 어떠한 싸움이 나도 그러려니 넘기고, 세상사 모두 그럴 수 있다며 넘기던 자였다. 초연했고, 타고 남은 잿더미처럼 과묵하게 입 다무는 것이 본디 해야만 하는 일이었다. 그 의무를 저버린 듯이, 오늘의 아회는 맹랑한 소리를 일말의 두려움도 없이 멋대로 지껄이고 있었다.

"그 이름을 여기서 들을 줄은 몰랐는데."

들리는 이름에 지팡이를 매만지던 손이 멈춘다. 손가락 하나가 올라서더니 지팡이를 두들기듯 툭, 소리를 낸다. 소지부터 검지까지 물결치듯 토독토독 소리를 내더니 이내 고개를 느릿하게 기울였다. "백룡이 아닌 적룡이라." 심사가 뒤틀린다. 한때라고 한들 같은 용의 선택을 받을 뻔했다는 사실이 속을 뒤집히게 만든다. 그 작자가 대체 속내 끓어오를 것이 무엇 있다고? 좋은 곳에서 살았고, 좋은 취급을 받았고, 좋은 삶을 살았으면서 무엇을 증오한다고. 자신처럼 밑바닥에서 기었기라도 한가? 아니면 자신의 존재로 인해 뭐, 화라도 났던 것인가? 백룡으로 돌아서버린 것이 낫지마는 적룡이 한때 관심을 가졌다고 하니 그 사실에 대한 순간적인 역정을 참을 수 없었다.

"공물이라면 많지요."

상체를 가까이 들이밀 적, 아회는 눈을 휘었다. 외형은 닮지 못했지만 그 결만큼은 제 형을 빼닮은 듯하다가도 어딘가 타인을 닮은 듯 애매모호한 미소였다. 그리고 잠시간의 정적이 흘렀다. 모든 이야기가 끝날 적, 아회의 손가락도 우뚝 멈춘 지 오래였다. 시작은 탄식하듯 짧게 뱉은 일소였다. 그 이후 웃음이 터져 나왔다. 유약한 몸집에 어울리지 않는 호탕한 웃음이었다.

"하, 하하하! 그쪽이 들어줄 수 있는지를 들어야 하지 않겠나? 죽이고 싶은 것도 아니고, 취하는 것을 바라지도 아니하고, 얻는 것을 바라지 아니하면 어찌하겠습니까!"

한참을 웃던 아회는 배가 당기는지 흐, 흐흐, 짧게 웃음을 뱉으며 숨을 길게 뱉었다. 오래간만에 듣는 얘기가 즐거웠던 탓이다. 눈이 뜨였다. 은빛 아스라한 눈동자가 부릅 뜨여 당신을 응시했다.

"전제가 잘못되었습니다. 그대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입니까? 어떤 것을 들어줄 수 있습니까? 죽이고, 취하고, 얻는 것은 내가 이룰 수 있는 것이다. 내가 지금까지 진흙밭 그 밑에서 기어 올라와 일구어내고, 쟁취할 수 있습니다. 뻔한 것으로는 어림없지요. 그대는 잃어버린 내 눈을 되찾아줄 수 있습니까? 나의 유일하던 버팀목을 살려줄 수 있는지요? 내 형님에게 인간의 생을 초월하듯 영생에 가까운 삶을 줄 수 있냔 말입니다. 그렇게 그분께서 내 처참하게 타인의 손에 도륙 당해 죽는 것을 보며 본인은 죽지 못하고 그 광경 지켜볼 수밖에 없도록 만들 수 있습니까? 아니면 나를 농질처럼 기어이 미치게 할 수 있는지요?"

어디서 숟가락을 얹으려고. 그런 생각이 들었던 탓이다. 내가 지금까지 북부에서 살아남고, 귀기 무 씨에서 살아남으며 쥘 것을 쥐고 있는데 고작 그런 것으로 공물 바쳐서 이름 드높여주면 어디 성에 차겠는가? 그러기 위해 악인이 되고자 하였는가? 아니다, 절대 아니다. 거슬리는 것이 있다면 밟을 것이다, 불태울 것이며, 끝내 자신까지.

"할 수 있다면 내 북부에 기고만장하게 고개 쳐들고 다니는 것들의 목을 베어 바칠 것입니다. 생면부지의 타인의 숨과 살을 바란다면 도륙할 것이며, 쑥대밭으로 만들길 바란다면 기꺼이 부적 불태워주지요. 아니면 내 숨은 어떻습니까? 계약 조건이 끝나는 대로 내 육신과 혼은 분리되어 혼은 지옥 불구덩이에 처박히는 겝니다."

잿더미가 되어서라도. 세상을 굽어살핌으로 보아 내게 바라시는 것이 그것인 것 같으니 내 아무리 죄악이라 한들 행해야 함이 옳지 않겠나. 아회 환히 웃었다.

"하 사감님, 저는 무 씨 집안의 업보를 짊어안고 속죄해야만 한단 말입니다……."

'그'가 이렇게 만들었다.

618 아회주 (5y95Nit7m6)

2023-08-09 (水) 20:55:04

다갓이 합의를 바라지 않은 나머지...(이마팍팍) 불편하시면 꼭 말씀해주시기여요...!

윤하주 안녕하세요!

619 온화주 (JvR1gGfyf2)

2023-08-09 (水) 20:56:43

:ㅇ 영이... 그대로 죽은 거야...? 에...?

620 아회주 (5y95Nit7m6)

2023-08-09 (水) 20:58:30

>>619 과연 영이일까요?😗

621 ◆ws8gZSkBlA (bOi2xlast2)

2023-08-09 (水) 20:58:31

우와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dice 1 100. = 55 -65 이상 홀

622 ◆ws8gZSkBlA (bOi2xlast2)

2023-08-09 (水) 20:58:57

.dice 1 3. = 2
1.夏
2.도철
3.애자

623 ◆ws8gZSkBlA (bOi2xlast2)

2023-08-09 (水) 20:59:06

:)

624 아회주 (5y95Nit7m6)

2023-08-09 (水) 20:59:33

오탈자가 있네요.

죽이고, 취하고, 얻는 것은 내가 이룰 수 있는 것이다. 내가 지금까지 진흙밭 그 밑에서 기어 올라와 일구어내고, 쟁취할 수 있습니다.
>
죽이고, 취하고, 얻는 것은 내가 이룰 수 있는 것입니다. 내가 지금까지 진흙밭 그 밑에서 기어 올라와 일구어내고, 이젠 쟁취할 수 있단 말입니다.

랍니다...😞 으아악 다갓(오싹!)

625 ◆ws8gZSkBlA (bOi2xlast2)

2023-08-09 (水) 21:00:18

선택지를 하나 줄게요.
도철을 볼래요, 애자를 볼래요, 夏사감을 볼래요?

626 온화주 (JvR1gGfyf2)

2023-08-09 (水) 21:03:02

>>620 어...어 ... 아니지...? 맞으면 온화 맨바닥에 도게자 시킬거임 아무튼 그럴거임!(난동)(끌려나감)

와 와 일상 넘 흥미진진해!

627 아회주 (5y95Nit7m6)

2023-08-09 (水) 21:03:55

우와아~ (덜덜덜덜덜덜) 하 사감님 뵈면 안 될까요...!!!🤯 둘중 하나만 만나면 파국일 것 같아요...((여기까지 와놓고)) 이이익 (아회 머리꿍!)

628 아회주 (5y95Nit7m6)

2023-08-09 (水) 21:05:21

>>626 온화주 저랑 게임 하나 하실래요? >:3
1부터 10까지 다이스를 굴리면서, 결과 값이랑 예측 값이랑 똑같으면 제가 풀어드리는 거예요...!(나쁨)

629 ◆ws8gZSkBlA (bOi2xlast2)

2023-08-09 (水) 21:13:30

으응... 좋아여... 도철이 더 강해진 夏사감으로...(끄덕) 느긋하게 기다려주세요:)!

630 윤하주 (C4NigmjBMQ)

2023-08-09 (水) 21:14:28

(엄지척)

631 온화주 (JvR1gGfyf2)

2023-08-09 (水) 21:15:49

>>628 아 갬블 못 참지! >:3 7간다 7!

.dice 1 10. = 7

632 온화주 (JvR1gGfyf2)

2023-08-09 (水) 21:16:34

이걸 맞췄어....!?

633 아회주 (5y95Nit7m6)

2023-08-09 (水) 21:17:52

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이걸 맞춰버리면 어떡해요~!!! 하지만 제가 제안한 거니까 어쩔 수 없죠...😇

무 씨 집안엔 어머니가 몇 명이게요?😏

634 온화주 (JvR1gGfyf2)

2023-08-09 (水) 21:25:01

>>633 어 어 2명 아니야? 본부인이랑 화련..?

635 아회주 (5y95Nit7m6)

2023-08-09 (水) 21:27:45

>>634 그럼 지금 살아계신 분은?🙃

636 온화주 (JvR1gGfyf2)

2023-08-09 (水) 21:32:15

>>635 지금 살아있는? 둘다 살아있지 않

어?
설마 본부인을? 영이가?

637 아회주 (5y95Nit7m6)

2023-08-09 (水) 21:33:53

여기까지예요! 히히!😎

638 윤하주 (tizx/kjPCk)

2023-08-09 (水) 21:34:16

헉 뭐야 다이스 컨트롤?!

639 아회주 (5y95Nit7m6)

2023-08-09 (水) 21:36:05

네에, 도전해보시겠어요? >:3!!

640 윤하주 (tizx/kjPCk)

2023-08-09 (水) 21:36:44

5!!!
.dice 1 10. = 3

641 윤하주 (tizx/kjPCk)

2023-08-09 (水) 21:36:51

(사망)

642 아회주 (5y95Nit7m6)

2023-08-09 (水) 21:39:38

(도담...)

643 온화주 (JvR1gGfyf2)

2023-08-09 (水) 21:43:18

>>637 아아아아아 안돼 더주세욧 :ㅁ

내 비루한 뇌로 추측해보자면 영이로 하여금 본부인을 해치게 하고 그걸 엽 가문에 씌워서 멸문지화까지 가게 하려고 한다? 인데 얼마나 맞았을라나~ 앞으로가 너무 기대되서 참을수가 없구만~~

644 류 온화 (JvR1gGfyf2)

2023-08-09 (水) 22:03:07

- 前 -
situplay>1596899078>730

- 中 -
situplay>1596911087>563

- 後 -

창 밖 어두운 것 보고 정신 차리려 바깥으로 나가보았다. 마침 마당에서 도란도란 말소리 들려 가보니. 종이등 여기저기 켜놓고 드문드문 자리 만들어 술잔 기울이는 사람들 있었다. 낮에 술이 아쉬웠던 사람들끼리 하는 뒤풀이란다. 멍하니 서있으니 저어기 마당 한 켠에서 누가 부른다. 일향이었다. 불렀기에 그리로 가까이 가니 혼자가 아니었다. 낮과 달리 편안한- 아니. 너무 편한 차림의 온화 아가씨도 함께였다. 그런데. 어. 낮의 예복은 정말 조신한 축이었다. 은은한 종이등 불빛 만으로도 맨살이 너무 보여 눈 둘 곳을 모르겠어서 일향만 쳐다보게 되었다. 일향은 그런 나를 아는지 모르는지 싱긋 웃으며 자리를 권했다.

"잘 잤어요? 아까 부르러 갔었는데. 너무 잘 자고 있어서 먼저 나와 있었어요. 저녁 생각은 없을 거 같고. 차에 떡이나 몇 개 들어요."
"그려- 아까 보니 제법 마시드만. 빈 속으로 내일 앓고 싶은 건 아니지 않소?"

남매가 같이 웃으며 권하니 차마 거절하기 그래서 엉거주춤 둘 사이에 앉았다. 둥근 소반 가운데 두고 셋이 마주보게끔 앉으니 기분이 묘하다. 가장 신경 쓰이는 쪽으로는 눈 가지 않게 조심하면서 일향이 건네주는 찻잔 받아 한 모금 마시니 텁텁했던 입 안과 속 갈증 부드러이 풀려간다. 마신 후에 올라오는 고소한 곡물의 향이 머릿속도 개운히 해주었다.

예전엔 홧김에 술 마시고 나면 그 뒤엔 뭘 먹어도 게워내었는데. 이제는 술도 그 후도 즐길 수 있을 만치 내 삶이 회복되었구나.

여즉 남은 술기운 탓인가. 또 눈물 글썽이려 하니 옆에서 웃음 소리 터졌다. 살짝 높게 올라간 목소리. 온화 아가씨였다. 소리에 이끌려 돌아보니 나를 보고 환히 웃는 여인의 얼굴 있었다. 낮에는 보이지 않던 안경 걸친 것 이제야 알았다. 투명한 안경알 너머에서 웃는 눈으로 나를 보는 온화 아가씨 말했다.

"그래. 이제야 신세 좀 풀린 거 같소?"

나도 모르게 고개 끄덕끄덕 하다가 시선 힐끗 아래로 내려가길래 황급히 고개 돌렸다. 옆에서 낄낄- 방정맞은 웃음 소리 들렸다. 뒤이어 일향도 조금 웃고. 각자 차 마시곤 같이 대화를 나누었다.

"그러니까 그리 하면 안 된대도. 에헤이. 오라비가 누이 믿질 못 해?"
"아무렴. 네가 나보다 잘 알겠니? 당신 생각은 어때요?"
"오호라. 그리 나온다 이거요? 보소. 내 말이 맞지? 응?"

온화 아가씨 말투는 굳이 표하자면 과거 형의 비아냥과 비슷했지만 형처럼 기분 나쁘진 않았다. 놀림의 기운이 다분하다는게 사람에 따라서는 얄밉긴 하겠다. 그리고 그. 거리감이 너무 좁다! 일향과 언사 티격태격하다가 불쑥 다가올 땐 내가 어깨 떨릴만치 흠칫 놀라며 물러나자 와하하 웃는다. 그러면서 곱게 휜 눈으로 나 보는데. 장인이 심혈 기울여 그린 듯 길고 둥글게 늘어진 눈매가 뭇 남자 홀렸겠구나 싶었다. 그래서 재차 시선 피하면 피식 하는 소리 들려왔다.

"이 오라비 재밌구만. 그리 고개 돌리고 있으면 목 안 아프오? 편히 있으시게. 편히-"
"어허. 놀리는 것 적당히 하렴. 그러다 또 울면 어쩌려고."
"어? 그거 좋은데?"

아니 믿었던 일향마저!

배신당했단 얼굴로 일향 보니 그도 즐거워 보이는 얼굴로 웃었다. 역시 남매는 남매인가 보다. 내 형과도 이런 사이였으면 좋았을 텐데. 자꾸만 떠오르는 과거의 잔재는 조용히 뒤로 밀어버린다. 그 날 나는 다 내려놓고 새로이 살기로 했으니. 더는 붙잡히지 않을 것이다. 이번엔 티 안 나게 표정 정리하고 미지근히 식은 차 천천히 마셨다.

한 주전자로 셋이 마시다보니 찻주전자 비는 것 금방이라. 마침 제 차례에 물 떨어지자 일향이 새로 가져오겠다며 일어섰다. 내가 가려 했지만 나는 조금 더 쉬라며 일향 훌쩍 가버렸다.

아니. 실은 둘만 있으면 무슨 장난을 당할까 싶어 내가 가겠다 한 건데!

야속하게 가버린 일향 보며 작은 한숨 내쉬고. 이제 무슨 일 일어나도 놀라지 않으리라 마음 다잡는데. 예상 외로 온화 아가씨는 아무 말도 행동도 하지 않았다. 둘만 남겨지면 그 틈 타서 분명 장난질 쳐올거라 생각했는데. 조금 지나도 평온한 분위기에 힐끔 힐끔 온화 아가씨 살피고 있으니. 문득 그녀의 무릎 위 보였다. 아까부터 시야에 걸리긴 했는데 이제야 제대로 보았다. 거기엔 낮에 춤 출 적 들었던 붉은 검이 제법 귀히 올려져 있었다. 검 위에 한 손 올려져 있어서 그 손 가끔 움직여 검 쓰다듬었다. 마치 반려동물 어르듯이. 신기한 모습에 잠시 그것 보고 있는데 킥- 하고 웃는 소리 났다. 흠칫 놀라 시선 돌리니 가는 웃음 지은 온화 아가씨가 나를 보며 말했다.

"이게 그리 신기하오? 그저 검일 뿐인데."

그저 검이라기엔 온화 아가씨가 다루는 것이 여간한 물건 아닌 듯 싶었다. 저 범상찮은 외양도 그렇다. 붉은 검집에 늑대 머리 장식이라니. 검의 정체가 궁금해 물을까 말까 하고 있으니. 먼저 선수치듯 말 들려왔다.

"그리 쳐다보지만 말고 물어보면 될 것을. 이것 내 아는 신수에게서 잠시 빌려온 물건이요. 말이 빌린 것이지 강탈에 가까웠다만. 언젠가는 돌아갈테니 빌렸다는 것이 맞겠지. 그리 신기하면 어디 한 번 뽑아보겠소?"

내 생각 꿰뚫은 듯 말 하는 걸로도 모자라 검 들고 가까이 오려 하길래 이번엔 크게 기겁하며 옆으로 비껴났다. 그런 내 반응 재밌었는지 키득키득 웃으며 뒤로 물러난 온화 아가씨 말했다.

"그리 경계하지 않아도 오라비에겐 손 안 댈 거요. 내 아무리 방탕해도 임자 있는 건 안 건드니."

임자?

"그렇소. 오라비는 향이 오라비 사람이잖소. 아니오?"

맞긴 맞는데...

내가 일향의 종자인 것과 온화 아가씨가 손 대지 않는 것이 그렇게 근접한 의미가 있을까 싶었다. 경박한 소리지만 사용인에게 손 대는 고용인이 아주 없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각오 다진 것이었는데 너무 당연한 이유로 아무 일도 안 일어나니 되려 이상하다. 어딘가 아귀가 안 맞는 듯 해 고개 갸웃 기울이며 생각에 잠기니. 그런 나를 살피던 온화 아가씨 매우 짖궂은 표정 짓는 것 보였다. 이제 장난 걸어오려는 건가. 나도 모르게 어깨 살짝 빼니 그런 거 아니라며 또 웃었다. 웃고 무릎에 턱 괴더니 그런 말 해주었다.

"향이 오라비가 앵간히도 오라비 챙기나보오. 달이 지나도록 종자로 두는 걸 보면."

무슨 얘기지...?

"아직 말도 안 해주었소? 어이구야. 오라비 조만간 종자 노릇 떼내고 공방이나 연구반 전속으로 바뀌것소. 류 가에서 달 넘게 종자로 둔다는 건 그런 의미나 다름 없으야. 향이 오라비는 그저 적응할 시간을 주려고 했나 보구먼."

...온화 아가씨는 지금 대체 무슨 얘기를 하는 걸까. 일향이 나를 버린다고? 내가 뭘 잘못했길래? 연구반이 많이 바쁘고 할 것도 많지만 그것보단 일향의 종자로 있는게 제일 좋다. 예전 형처럼 가혹하게 대하지도 않고. 늘 내게 무리가 가지 않을 정도로만 일을 부담시켜주고. 오늘 잔치용 옷 말고도 평소에도 잘 챙겨주는 사람을 떠나고 싶을 리가 있나. 하지만 일향이 나를 떼어낸다면 그건...

"오호. 이거 표정 한 번 걸작이네. 그래서 오라비야. 오라비는 향이 오라비랑 계속 같이 있고 싶은게지. 그치?"

그걸 말이라고 할까. 이곳에 와 처음 정 준 사람인데.

"그럼 내가 절대 떠나지 않게 될 방법을... 어. 어라. 오라비. 울어? 어? 어어?"

좀 전 잘 참았던 눈물이 갑작스레 몰려온 서러움에 왈칵 터졌다. 그 탓에 옆에 있던 온화 아가씨 당황하고. 때마침 찻물 새로 떠온 일향도 나를 보고 당혹스러워하며 손수건 꺼내주었다. 나는 손수건 받는 대신 일향의 손 잡고 제발 나 버리지 말라며 울었다. 내가 뭘 잘못했냐고 더 잘 하겠다고 히끅히끅 우니 일향 처음엔 무슨 일인지 모르겠단 표정 하다가 고개 돌리고 상황 외면하는 온화 아가씨 보고 무슨 일인가 알아챈 듯 했다. 그래도 우는 나를 달래는게 우선이었는지 등 두드려주며 옆에 앉았다.

"무슨 소리 들었는지 알 만 한데. 괜찮으니까 그만 울어요. 계속 울면 내가 설명을 못 하잖아요. 응?"
"그려- 울음 뚝 해야 하고 싶은 말도 하지- 어여 그치시게. 이 밤에 그리 울면 뱀 나와 뱀."

두 사람의 연달은 말에 겨우 울음 그치자 그제야 일향이 온화 아가씨 타박했다. 왜 그랬냐며 조곤히 혼내는 소리와 이마에 딱밤 놓는 소리 제법 경쾌했고 그거 맞고 짧게 아파하는 소리도 어쩐지 우스워서 눈물 젖은 얼굴로 피식 웃었다. 그걸 보고 울다 웃으면- 이라며 경박스런 말 하려는 온화 아가씨 입을 일향이 막았다. 그렇게 잠시 조용해지자 일향이 내 찻잔에 곡물차 따라주고 본래 앉았던 자리에 앉아 얘기를 시작했다.

"음. 보나마나 왜 아직도 종자에 두는지. 이대로면 다른 곳으로 보내질 거라느니 들은 듯 하네요. 확실히 말해주자면 아직 보낼 생각은 없어요. 하지만 계속 옆에 둘 확신도 없지요."

일향의 말에 다시 눈물 차오르려하니 이번엔 손수건으로 직접 내 눈 덮어주었다. 조금 누른 채로 들으라며 일향 말을 이었다.

"당신을 계속 옆에 두려면 류 가에서 행하는 의식을 치러야 해요. 알기 쉽게 말하자면 류 가의 금술을 행해야 하는데. 이것이 당신의 정신적 외상을 건드릴까 봐 말을 아끼고 있었답니다."
"오라비. 본래 태어난 집에서 지독하게도 괴롭혀졌다지? 부모에겐 자식이라는 이유로. 형제에겐 아우라는 이유로. 노비마냥 몸도 정신도 예속되어있지 않았나. 지금이야 다 벗어나서 평온해지고 있지만 다시 그런 상태에 놓였을 때 제정신을 유지할 자신은 있을지 걱정한게요. 향이 오라비는."

말을 고르고 아껴가며 하던 일향의 목소리 사이에 온화 아가씨 소리가 끼어들었다. 그리고 다시 딱밤 맞고 악 하는 소리도 났다. 설명 조금 보탰다고 이러냐 너무하다 궁시렁거리길래 작게 흐흐. 웃으니 나 보고 맹추가 따로 없단다. 잠시 그리 오간 후에 일향이 마저 말했다.

"류 가의 금술은 주인 저와 종인 당신의 피를 섞어 물리적으로 예속시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처럼 개인과 개인이었던 주종관계를 넘어 혼이 연결된 듯 가깝게 느껴진다고 하더군요. 또한 주종간 충성심 역시 남달라진다고 하지요. 보통은 종자로 들인 후에 보름 정도 가문에 적응할 시간을 주고. 그 뒤에 설명을 하고 받을지 아닐지를 정하게 합니다만. 당신은 워낙 정신의 피폐도가 심했으니까요. 조금 더 시일을 지켜보려 했던 것이지요."
"하여간 앵간히도 걱정이 많어-"
"씁. 화야."
"이잉."

남매가 주거니 받거니 하는 사이. 나는 들은 것이 믿기지 않아 잠시 생각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다. 고맙게도 일향과 온화 아가씨는 내가 먼저 입을 열 때까지 기다려주었다. 겨우 생각 정리되자 눈가에서 손수건 거둔 뒤 일향 보며 물었다.

내가 바란다고 하면 해줄 것인지.

"그야 당신이 바란다면 거절할 이유 없지요. 하지만 잘 생각하세요. 금술이 금술인 이유가 있는 법. 한 번 맺으면 절대 벗어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자칫하면 정신 온전치 못 한 죽음을 맞을 수도 있어요. 혈통으로 맺는 것이 아닌 인위적인 피의 결합이기에 언제 터질지 모르는 광증의 씨앗을 품게 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류 가에서 할 수 있는 조치는 취해주지만. 위험이 아주 사라지진 않아요."

그렇게 미쳐서 죽는. 아니. 죽여지는 사람이 여지껏 수십수백이었다고. 일향은 담담하게 말해주었다. 그 말 나온 순간. 어쩐지 온화 아가씨의 분위기도 가라앉았다. 그저 조용히 차를 마시는 듯 했지만 낮게 내리깐 눈이 안경에 가려 잘 보이지도 않을 정도였다. 나는 그저 이 금술이 그만큼이나 위험한 것이라 왈가닥 온화 아가씨도 진중해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미 마음을 굳혔고. 그래서 고민 없이 고개 끄덕였다. 그런 나를 보고 일향 작게 한숨 쉬었다.

"그렇게 단호하다면야. 더 말리진 않겠지만 사흘 정도 시간을 줄게요. 그 뒤에도 그 생각에 변함 없으면 그 때 가서 진행합시다. 괜찮지요?"

나는 당장도 되지만 일향이 기껏 배려해주는데 거절하는 것도 좀 아닌 듯 했다. 하여 그러자고 고개 끄덕이고 식은 차 마셨다. 그러다 문득 온화 아가씨도 같은 것 되는가 싶어 물어보았다. 일향의 남매이니 무심코 그렇겠거니 생각해버린 것이다. 허나 그 물음 입에 담는 순간. 일향 얼굴 희게 굳고 온화 아가씨 역시 쓴 웃음 지을 줄 알았더라면 나는 결코 묻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미 엎질러진 물. 거둘 수 없는 말이라. 조용해진 가운데 온화 아가씨 쓰게 웃으며 그녀의 목을 진득히 문질렀다. 손끝이 목에 걸친 검은 끈 유달리 깊이 만지는 듯 했다. 살결 뻑뻑하게 밀릴 정도로 목 어루만지던 온화 아가씨 나즈막히- 가라앉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나는 아니되오. 이미 광증에 한 발 잠긴 것이나 다름 없기에. 아니지. 이제는 허리쯤까지 잠겼을 지도 모르겠구려. 이런 내가 누군가와 이어진다면 그를 내 광증에 전염시키는 것이나 마찬가지이지 않소. 그러니 나는 누구와도 이어지지 않고 무엇도 남기지 않고 그저 살다 갈 것이오. 오래도 아니지. 약관 맞이하여 금주 풀리는 날이 곧 내 기일 될 것이니."

너무나 차분하게. 너무나 담담하게. 그저 예견된 일일 뿐이란 듯 말하는 온화 아가씨 보고 있으니.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터졌다. 자포자기한 모습에 과거의 내가 겹쳐보였기에.

"어째서요?"

"응?"

"내가 보기에 온화 아가씨는 조금... 조금 많이 경박할 뿐이지. 광증 있는 사람으로는 보이지 않아요. 설령 금주로 막고 있어서 그런 것이라 해도 금주를 풀지 않으면 지금처럼 살 수는 있는 거 잖아요."

"허나 이 금주는 성년 이전까지만 효력이 있소. 이후로는 무슨 수를 써도 전부 풀리거나 되려 광증 돋구었다는 기록 밖에 없는데. 어찌 한단 말이오?"

"그. 그럼 내가! 내가 만들어줄게요! 성인에게도 효력 있는 금주! 아. 아니면 광증 가라앉히는 저주라도 만들 테니까! 어떻게든 만들어 낼 테니까! 그렇게! 그렇게 쉽게... 죽을 거라 말하지 마요... 아가씨도 분명. 더 살고 싶잖아요.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잖아요. 그런데 왜 그렇게 쉽게 말하는 거에요. 자기 죽음을..."

이렇게 강하게 말해본 것 여기 와서 처음이었다. 일향도 놀란 얼굴로 나를 보고 있었다. 나는 내가 무례한 말 했음을 인지했으나 그렇다고 빈 말로 한 소리도 아니었다. 다 큰 듯 보이지만 온화 아가씨는 아직 학당도 나오지 않은 어린 아이다. 이리 좋은 집에서 나보다 훨씬 잘 자란 아이가 고작 집안 사정에 휘둘려 벌써부터 생 포기하는 모습 두고 볼 수 없었다. 그래서 내 목소리 내어 내가 만들어주겠다고. 새 금주든 저주든 만들어서 살게 해주겠다고. 그러니 스스로의 죽음을 그리 쉽게 말하지 말라고. 말하는데 목소리가 떨려 말끝 흐려지자 일순 분위기 가라앉았다. 말 다 한 후에야 내가 뭘 저질렀나 싶어 동공지진 일으키고 있는데. 옆에서 키득키득 웃었다. 작게 숨 죽인 웃음은 이내 큰 웃음 되어 어둑한 밤공기와 마당 한켠 울렸다.

"아하. 하하하! 하하하하하하! 아- 나 정말 간만에 이리 웃어보는구려! 으하하! 무얼 그리 심각하게 그려. 으이? 흐흐흐. 오라비 일로도 벅차면서 무어? 새 금주? 저주? 하하! 하- 이거 참 보면 볼수록 재밌는 사람일세. 새 금주에 광증 가라앉히는 저주라. 그리 말하면 내 혹하지 않소. 나도 사람인 것을."

흐흐. 웃음의 여운 흘린 온화 아가씨는 찻잔 들어 식은 차 단숨에 마셔버렸다. 그리고 후- 하고 숨 한 번 고르더니. 붉디 붉은 눈 가늘게 좁혀 뜨며 나를 보았다. 여태까지의 경박함 전혀 없이 압도하는 눈빛에 나도 모르게 몸 굳히자 금새 씨익 웃으면서 표정 풀고 말했다.

"오라비가 그리 하지 않아도 방법 아주 없는 것은 아니오. 단지 내가 그렇게까지 해가며 살고 싶지 않았을 뿐이지. 헌데 오라비 하는 말 들으니 없던 오기가 슬금 생겨버리는구만. 그러니 적어도 시일 전에 내 마음에 담아두었던 것은 다 해봐야겠소. 하다 보면 달리 방도가 생기거나 할 지도 모르지. 그 사이 오라비는 어디 한 번 만들어보시게. 내 기대 걸 테니. 실망시키지 말게나?"

어느새 온화 아가씨 얼굴엔 쓴 웃음 사라지고 나를 향한 환한 미소만 있었다. 아직 아무 것도 해결되지 않았지만. 적어도 더이상 온화 아가씨에게서 내 옛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앞으로도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해 나는 어떻게서든 성공하리라 다짐했다. 혼자 끄덕이며 속으로 다짐하는 내 앞에 따끈한 차 일렁이는 찻잔 두 개가 보였다. 그리고 내 찻잔에도 새 차가 담겨있었다. 이게 뭐지- 하고 보니 여태 듣고만 있던 일향이 웃는 얼굴로 말했다.

"당신도 화 누이도 목표가 생긴 듯 하니. 서로 꼭 이루자는 결심의 의미랍니다. 제가 증인이 될 테니 당신도 화 누이도 노력하길 바라요."
"헤엥- 난 적당히 할 거니까 오라비도 너무 힘 쓰진 말어-"
"어허. 화야."
"이이잉."

방금 전까지 무거웠던 공기 무색하게 평소마냥 구는 남매들 보고 나도 그만 웃고 말았다. 어쩜 이리 귀한 사람들일까. 한결 편해진 마음으로 같이 잔 들어 가볍게 잔 맞대었다. 각자 한 모금씩 마시고. 한 숨 돌린 후에. 언제 무거운 얘기 했냐는 듯 다시 도란도란 대화 나누었다.

밤 깊어짐에 따라 마당의 모두가 들어간 후에도 남아 한참을 더 얘기했는데. 그 중 온화 아가씨가 한 질문 하나가 의미심장했다. 그것이 무엇이었냐 하면...

"그- 듣자하니 오라비. 연인이 있었다믄서? 아. 내 놀리려는 것 아니고 물을 것 있어서 그랴! 그게. 그것이- 음- 조금 신경 쓰이는 사람이 있는데. 그... 나한테 관심이 있는지 알고 싶은데. 가 아니고! 그게 아니고! 그 사람? 취향이 조금 독특해서 어찌해야 하나 싶어서! 듣기로는 노는 것 좋아하고 먹고 마시는 것도 좋다는데 내 도통 뭘 해야 하나 싶어서 말이네! 응."

"...고민할 필요가 있나요? 노는 걸 좋아하면 같이 놀러가면 되고. 먹고 마시는 거 좋아하면 맛있는 음식 가져가서 주거나 같이 먹으면 되잖아요."

"그러... 그러면 되는 건가? 정말?"

"알고 있는게 그것 뿐이면 아는 것부터 해봐야죠. 호감 살려면 차근차근 나아가야 하는 거에요. 아가씨."

"어... 오라비가 그리 말한다면야 음... 헌데 왜 그렇게 웃나? 어? 내가 이런 것 물으니 웃겨? 우스워? 아잇 웃지 말란 말이네!"

"하하하!"

이 얼마나 귀여운 아가씨일까!

끝까지 참으려고 했는데 결국 나도 일향도 웃어버려서 웃지 말라며 달려들려는 온화 아가씨 피하느라 작은 소동 일었다. 이리도 생생히 살아있으면서 어떻게 그리 담담하게 죽음을 받아들이려 했는지. 그 모습 보며 다시금 속으로 다짐했다. 꼭 도움 되리라고. 온화 아가씨에게. 그리고 이 집안에게.

우여곡절 많은 잔치날 지나고 일향의 남매들은 각자 짐 하나씩 들고 학당으로 돌아갔다. 온화 아가씨는 특히 큰 찬합과 술병 들고 가던데. 부디 잘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일향과 함께 저자거리 바깥까지 배웅해주었다. 그렇게 돌아온 뒤에는 나도 내 일상으로 돌아갔다. 조금 할 일이 늘어난 나의 일상으로.
끝.

Powered by lightuna v0.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