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로 변한 아회의 꼬리는 아주아주아주 풍성하답니다. 예전에도 말했지마는 집채만한 흰 호랑이여요. 줄무늬가 머리카락 색과 동일하고요, 눈썹이나 갈기, 꼬리털이 긴 편이라 움직일 때마다 안개가 일렁이는 느낌이어요. 색이나 털 길이 때문에 동물 보다는 신수에 가까운 듯한 외형인데 푹신푹신 따뜻하답니다... 가끔 목화를 품고 모닥불을 쬐면서 잘 때가 있대요~ 0.<
앗 그거 설표였구나 :ㅇ 아회가 북부 출신이라서 헷갈렸나보아~ 그래도 가끔은 그러고 있을 거라니 귀여웟 ヽ(✿゚▽゚)ノ 물고 있다 들키면 툭 하고 떨궈줄거지 그렇지?!(끌려감) ㅋㅋㅋㅋㅋㅋ 와아 딥따 큰 호랑이한테 앵긴다~ 푹신푹신 최고~~ (온화 : 이것이 내 오너라니(이마짚)) 푹신범 아회 덕분에 쓰던 독백에 의욕 뿜뿜된다~
ㅋㅋ 꼬리 팡팡 꼭 무안해서 그런거 같다~ 히히히ㅣ 보고 놀려줘야 하는데~ 어머 무 오라비 귀여우셔라... (카구야짤) 해줘야 하는데~ ㅋㅋㅋㅋ 독백 내용이 너무 주저리가 되어가지만 에라 모르겠다 하고 써재끼는 중~ 중간에 떡밥 오지게 낑겨넣어야지~ 아회랑 일상 말미에 나온 것도 슬쩍 풀릴~지도~?
온화는 진행 도중 극한 상황에 몰릴 때, 특히 정신적으로 몰릴 때 자신의 감각을 무시하려는 모습이 종종 나온다. 특히 눈과 귀와 입을 주로 언급하는데. 이건 그 유명한 세 원숭이에서 따온 것. 눈감고 귀막고 입닫고. 이것의 비중 높은 해석인 악을 멀리하려는 의미와 서브적 해석인 자유에 대한 억압의 의미가 함께 내포된 설정. 상징하는 도구로 안경과 귀걸이와 목의 띠를 매치했다. 추가로 목의 띠는 온화에게만 이러한 의미가 있다. 다른 남매(수일, 예온, 온령과 일령)의 것은 띠 본래의 기능을 하고 있다.
고향의 추위는 괴로웠다. 손늘봄은 태어나길 연약하게 태어났고 북부의 냉기는 그런 허약함을 감싸 안아 줄 만큼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어렸을 적 늘봄은 병치레가 찾아 자주 앓아눕곤 했고, 이는 곧 부모의 과보호로 이어졌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하나뿐인 외동딸인 것만 해도 불면 날아갈까 쥐면 터질까 안달복달 하기 알맞은 조건인데, 몸까지 약하니 걱정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죄 지은 선조의 업보로 살 에일 듯한 칼바람이 부는 이곳에 살고 있으나 그들과 우리는 다르기에 그 처지를 비관한 적은 특별히 없었는데 아픈 딸아이는 처음으로 과거 과오를 저지른 조상들에 대한 울화가 터져나오게 하였다. 시작부터 집안을 이토록 뒤흔든 늘봄은 학당으로 갈 나이가 될 때까지 집 밖으로 나가지 못했다. 불면 날아갈라 쥐면 터질라, 늘봄이 병을 떨쳐내고 몸을 단련해 건강해진 뒤에도 부모의 걱정은 가실 줄 몰랐고 이는 필연적인 제한을 낳았다. 나이가 차며 반항도 불만도 토해내는 일이 잦아졌으나 부모는 그 모든 것을 받아줄지언정 늘봄에게 자유를 주지는 않았다. 피차 고통스러운 한때였지만 기저에는 애정이 깔린 그 행위를 서로간에 이해하지 못할 것도 없었다. 사랑으로 말미암은 억압 안에서 가족은 도담도담 살아나갔다. 유수같은 세월이었다.
이전 휴일. 류 가의 남매들은 일제히 천부의 본가에 다녀왔다.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니었고 가문에서 주기적으로 여는 잔치가 있어서 였다. 그 날은 류 가에 속한 모두가 모여 다같이 먹고 마시며 노는 자리인지라 온화를 비롯한 남매들도 빠질래야 빠질 수가 없었다. 애초에 빠지고 싶지도 않지만은.
아무튼 그런 일 있어 집에 다녀온 그 날. 온화 제 방에서 저녁잠 기분 좋게 자고 일어나보니 창 밖 컴컴한 밤중이었다. 하암. 늘어지게 하품 하며 몸 일으키는데 방 한 가운데 둔 물건 힐끔 보였다. 그것은 다름아닌 9칸 도시락이었다. 층층이 다른 음식 담고 붉은 비단 보자기로 곱게 쌓인 높다란 도시락 옆에는 청주 댓병도 셋 있었다. 딱 보면 그저 온화 야식으로 먹기 위해 있는 듯 했으나- 침대 걸터앉아 머리 긁적이는 것 보면 아닌 것 같다.
"하- 이거 참."
평소라면 벌써 청주부터 깠을 터인데 오늘은 술 앞에 두고 한숨부터 푹푹 쉰다. 저걸 어째야 하나- 하는 눈으로 도시락과 술병 째려보기까지 한다. 하지만 보기만 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진 않았다. 에휴! 큰 한숨 다시 내쉰 온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나갈 채비 했다. ...채비래봐야 세수하고 머리 묶고 두루마기 걸친게 끝이었지만.
그리하여 오밤중에 도시락과 술병 들고 옆구리엔 역린 끼고 찾아간 곳 어디냐. 두 말 할 것 없이 하 사감 방이렷다. 꽤나 간만에 찾은 방 앞에서 방문 잠시 째려본다. 그러나 역시 본다고 문이 저절로 열리진 않지. 마지못한 듯 손- 아니 발 끝으로 문 쿵쿵 두드렸다. 그 문 열리면 양 손에 먹고 마실 것 한 가득 들고 선 온화 정면으로 보였을 것이다.
문 열리기 전 아니 그보다 문 앞 다가갈 적. 어쩐지 기척이 평소보다 많은 듯 했다. 저보다 먼저 찾아 온 누가 있는 건가? 왠지 학생은 아닐 것 같고 다른 사감일까 싶었다. 그래서 잠깐 돌아갈까 했지만 이미 발은 하 사감 방 앞이었다. 정말로 생각 안 따라주는 몸이다. 마침 방 앞에선 기척 줄은 듯 해 그대로 문 두드렸다. 조금 후에 문 열리자 익숙한 하 사감 보였다.
"언제 와도 거 참 쉽게 열리는 문이구만-"
인사 대신 그런 건방진 소리 툭 내뱉으며 낄낄댔다. 말은 그렇게 했어도 알고는 있었다. 제가 역린 가졌으니까. 그러니 이럴 뿐이라고. 그리 생각하면 마음 제법 가벼워졌기에 평소와 같은 표정 지을 수 있었다. 목소리도 말도 똑같이.
"어- 아. 이것 말이오? 집에서 잔치 있었소. 다녀오는 김에 한 보따리 싸가지고 왔지."
저보다 손에 든 도시락에 먼저 관심 보이는 하 사감에 태연히 그것의 경위 말해주었다. 그리고 그 다음 한 말은 사실 예정에 없던 말이었다.
"내 수 오라비랑 같이 먹으려고 오라비 방에 간다는게 실수로 여를 와버렸네. 오밤중에 실례했소. 마저 쉬시게."
실은 그에게 줘볼까 싶어 왔지만 막상 마주하니 마음이 바뀐 것인지 혹은 다른 생각 들었는지. 의중은 온화 본인만 알 일이다. 어쨌거나 뻔뻔하게도 방을 잘못 찾았다고 말하고 온화 휙 돌아섰다. 그리고 그대로 하 사감 등지고 방 앞에서 떠나려 했다. 음식도 술도 고스란히 들고서.
하 사감이 아무런 반응도 취하지 않았다면 정말로 그 자리를 떠나 버릴 생각이었다. 제 방으로 돌아가든 정말 수일의 방으로 가든 둘 중 하나는 했겠지. 그러나 다행이라 할지. 뒤에서 저 잡는 소리 들렸다. 온 김에- 라길래 슬쩍 걸음 멈추며 힐끔 뒤 보았다.
"흐음- 선물이라. 우리 하 사감님 이쁜 구석이 없는데 내가 뭘 보고 선물을 줘야 하나-?"
선물의 구실이야 찾으면 되지만 괜히 그런 소리 한 번 해 본다. 그리고 다시 갈 듯 하다가 다급한 목소리에 발 내딛으려다 말고 흐음- 소리 냈다. 먹을 거 진짜 좋아하긴 하나보다. 들고 와선 안 주고 가는게 안 좋은 짓이라니. 술도 제가 이미 갖고 있는데 준다며 저러는 걸 보니 어지간히도 이 도시락이 먹고 싶나 보다.
어쩔까- 한 번 튕겼으니 그냥 들어갈까? 아니면-
잠깐의 고심 끝에 온화 괜히 짧은 한숨 내쉬며 어깨 으쓱였다. 저는 정-말 생각 없었지만 하 사감이 하도 간곡하게 그러니까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사감님이 그리 들어오라는데 내 순순히 들어드려야지. 거 참 피곤하게 가는 사람 붙잡고 그러나-"
그러면서 하 사감이 활짝 연 문 안으로 슬슬 들어갔다. 들어가 익숙하게 소파 찾아 앉아선 경망스러운 양반다리 하곤. 무릎 위에 도시락 올려놓고 그 위에 턱 괴었다. 그리고 얄밉게 능글능글 웃으며 하 사감 보았다.
"내 들어오래서 들어온 거지 이것 준다고는 안 했네-?"
뭐. 틀린 말은 아니었다. 하 사감은 가지 말라던가 들어오라고만 했지 달라거나 먹자던가 그런 말은 안 했으니까. 안경 없이 붉은 눈 휘어 웃으며 도시락 감싼 보자기 끄트머리 만지작거렸다. 열 생각은 없는 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