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끄럽다. 지나치게 시끄러웠다. 남이니 무어니 얘기하는 것도 슬슬 신물이 나고, 크루시오 한 번 버텼다고 관심 갖는 것 같은 모습이 진절머리가 난다. 평가하려 드는 작태에 우스움이 치고 올라온다. 감히 자신에게 고통을 주는 존재가 있다는 사실에 자존심이 상하면서도, 또한 무언가 같이 치고 올라온다. 아, 다른 놈은 지켜보다 개입할 적엔 임페리오까지 쓸 용의가 있다?
"……."
이 새끼들 재밌네. 내 아주 간만에 피가 끓어. 움직이지 않으려 들었건만 드디어 내 움직이게끔 한다 그거지. 움직인 대가로는 어떻게 할까, 마법부에서 어차피 데려간다 한들 그 후의 조사도 우리의 몫이다. 살아가면 가끔 베리타세룸 보다 더 즐거운 방법이 있고 디멘터의 키스로 어차피 피폐해질 녀석들이니.
"으음, 어딜 가려고?"
노래하듯 낭랑하고 부드럽다. "형제, 맛볼 수는 있나?" 뺨에 붉은 선이 그어지고 피가 흐를 적 뱉은 작은 웃음엔 쾌락과 조롱이 어렸다. 무 씨 집안에서 자라며 당최 누굴 닮았는진 모르겠으나 그 성질머리 *같은 녀석으로 치기엔 둘째가기 서러운 자였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말 하기 위해 숨 들이쉴 때마다 힘들어서 생각들이 그저 머릿속만 맴돈다. 답답함 그 자체. 하지만 그것조차 또다른 감각으로 제 몸 휘감으니. 온화 얼굴에 웃음기 사라지질 않았다. 숨 내쉴 적마다 흐느끼듯 웃으며 남성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다-
"윽. 아악!"
두 번은 역시 힘든지 비명 내지르고 만다. 순간이지만 눈 앞이 뒤집히는 듯 했다. 자랑이던 붉은 머리카락 마치 거친 바람이라도 맞은 것처럼 흐트러지고. 비틀거린 몸 팍 기울더니 가까운 벽에 밀쳐진 양 기대었다. 그 와중에도 다리는 뻣뻣이 세운 것이 용하다. 어쩔 수 없는 반사작용으로 숨 헐떡이며 흰 얼굴에 식은 땀 주륵 흘러내렸다. 벽 짚고 겨우 선 모양새로 한참 숨 몰아쉬던 온화 돌연 고개 툭 꺾이니. 이제 곧 쓰러질까 싶었으나...
"...흐. 하. 아흐. 흐흐으하하하하...!"
꺾인 고개 아래서 흘러나오는 건 고통의 신음 아닌 핀트 나간 웃음 소리였다. 어깨까지 들썩여가며 웃던 온화 스윽 고개 들자 벌겋게 물든 얼굴에 본능으로 번들대는 두 눈 내비쳤다. 하아. 거친 숨 짧게 몰아쉬고 그리 떠든다.
"계속 맞으면, 미쳐...? 어머. 이쁜 자기야. 자기가 뭘 모르는구나... 고통 따위, 에, 미치지, 않는 인간도, 있다는 걸...!"
아, 하하하! 말할 때마다 웃을 때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울려 죽을 것 같으면서도. 그를 향해 웃고 있었다. 진작 초점 나간 눈으로. 똑바로.
>>170 시야에서 놓치지 않을 정도의 거리를 유지하며 상대의 뒤를 밟는다. 그러던 도중 뒤를 돌아보면 벽에 붙으며 잠시 몸을 숨긴다. 발소리라도 들은 걸까. 고개만 살짝 내밀어 살피면 다행히도 눈치채지 못한 것인지 다시 걸어가는 상대가 혹여나 또 돌아설까 지켜보다, 다시 뒤를 쫓는다. 그러며 지팡이를 손에 드니, 상대가 방심한 틈을 노려 먼저 공격할 수 있게 대비한다.
오러사무국. 수많은 오러들이 오고가는 마법 정부 산하의 기관인 이곳에 오늘도 어김없이 페도라를 쓴 사내 하나가 로비를 가로질러 들어온다. 가슴팍의 명찰에는 모 윤하, 라고 써있었는데 이내 그 글자 주변으로 그의 가문의 상징인 까마귀들이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그가 오러가 된 것은 시간이 꽤나 지난 일이었지만 이 명찰이 생긴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 하, "
그의 손에는 서류철이 잔뜩 들려있었는데 내용을 슬쩍 보자면 딱히 오러 활동에 관련된 것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내정에 관련된 것들이 좀 더 많았는데, 그는 오러이자 자신의 가문에서 가주를 맡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장씩 훑어보던 그는 어느 페이지에 써있는 내용을 보고선 기가 차다는듯이 한숨을 내쉬고선 빠르게 자신의 사무실로 향했다.
사무실에 들어가자마자 고성이 들려오고 그의 사무실 앞을 지나던 사람들은 깜짝깜짝 놀래며 자신들의 귀를 막거나 그의 사무실에서 나오는 소리를 막으려 시도했다. 허나 고성은 금세 사그라들었기에 소리를 막으려던 사람들도 다시금 갈 길을 갔고, 그 이후 쥐죽은듯이 조용해진 사무실에서 윤하가 모습을 드러냈다.
" 망할 노친네들. "
평소에 단정하게 정장을 차려입는 것으로 유명한 그였지만 지금은 위에 셔츠만 달랑 입은데다 단추 두어개가 풀려있었는데 이것이 지금 그의 감정을 대변하는듯 했다. 감정을 조절하려는듯 크게 한숨을 내쉰 그는 이내 휴게실로 향했다. 시원한 물이라도 마시기 위함이었다.
>>384 ㅋㅋㅋㅋㅋㅋㅋㅋ 하 유현주 역시 나를 실망시키지 않는구나... (흡족) 쓸데없긴 오히려 포인트인걸~ AU 온화는 의외로 체술파가 아닙니당~! 사람을 패본 적은 없구 기분 나쁘게? 신경 긁는? 용도로 쓰긴 해~ 손가락 대신 가리키거나 정신 사납게 빙글빙글 돌려서 꼴받게 하거나 등등~ 물론 위협용으로 지그시 명치를 누른다거나 허벅지를 누른다거나 할 때도 있어~ 본편처럼 체술 무쌍!은 없답니당~
오늘도 변함없이 바쁜 오러사무국. 어디선가 고성이 터지고 있었다면 어딘가에선 느긋하게 휴식을 즐기는 사람도 있었다. 당일의 맡은 바 임무를 마치고 온 온화 그랬다. 일도 없이 자리에 있으면 괜히 없던 일도 생길지 모르니 조용히 휴게실에 숨어들어 혼자 조용히 휴식을 만끽중이었다. 때마침 바쁠 시간이라 아무도 안 와서 더욱 편안했다.
"음- 초콜릿 맛있엉-"
처음엔 살짝 긴장하고 있었지만 차츰 풀어져서- 구두 툭툭 벗어놓고 휴게실 소파에 엎어져 들어올 때 같이 가져온 간식을 야곰야곰 집어먹었다. 초콜릿이며 쿠키며 테이블 가득 늘어놓고 제 방인 양 느긋하게 놀고 있는데. 갑자기 휴게실 문이 열릴 줄 예상이나 했을까. 소리의 크기는 재쳐두고 깜짝 놀란 온화 히양! 하고 소리 내어버렸다. 누구지 누구지?! 내가 여기서 놀고 있는 거 알고 잡으러 온 누구일까나!? 놀라서 쿵쾅대는 가슴 꼭 누르고 소파 등받이 너머로 빼꼼 문 쪽을 바라보니-
"모-야. 윤하 오빠잖아- 안녕-"
나름 안다면 아는 사람이길래 금새 베시시 웃으며 손 살랑살랑 흔들었다. 윤하라면 적어도 저를 잡으러 온 사람은 아니니까. 놀랐던 얼굴이 눈 한 번 깜빡 하니 늘 짓는 웃는 얼굴로 바뀐다. 윤하인 걸 알고도 괜히 숨는 척 소파 너머에서 눈만 내밀고 있었는데. 윤하 차림이 평소와 사뭇 다른 것 보고 흐응- 웃음에 장난기 스며들었다.
봉 형태라길래 몽둥이로도 쓸 수 있었을까 이거 진짜로 엄청 궁금했어요 이제 속이 시원해졌다...😇 온화가 체술파가 아니라니 약간 홍철 없는 홍철팀 보는 기분 같기도 하고(?) 도발이나 화나게 하는 용도로 많이 쓴다니 앗 이건 좀 설렌다😏 자세하게 답변해줘서 저도 흡족해요 야호~
>>387 ㅋㅋㅋㅋㅋ 유현주 싱크빅은 늘 나를 흡족하게 해~ :) 그 봉 형태라는게 몽둥이가 아니라 ㅋㅋㅋㅋㅋㅋㅋㅋ 드럼스틱처럼 가늘고 긴거! 여기선 안팹니다 예 ㅋㅋㅋㅋㅋ 대신에 턱을 찔러서 들게 하거나 팔이나 옆구리 쿡쿡 찔러서 빡치게 하거나 그런 용도인것 ㅋㅋㅋㅋ 나도 유현주 덕분에 유쾌해져서 즐겁다구~
>>388 아하~ 단봉 같은 느낌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다른 쪽 봉에 더 가까웠군요!😮 온화가 '적룡'(물리)하지 않는다니? 역시 이 맛에 AU를 먹는 거구나.... 생각해보면 백룡맨이 백룡하지 않는 건 저도 마찬가지였네요🤔 쓰읍 온화한테 도발당하는 거 포상인데... 온화한테 쿡쿡 찔려서 신경 긁히고 싶어 약올려주세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