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아무리 봐도 어딘가 수상한, 되도 않는 어정쩡한 포오-즈를 취한 채로 아영은 축구부 주장을 맞이하고야 말았다. 그 와중에 자신도 묘한 어색함을 느끼고 있는지 나름대로 자연스러워 보이도록 자세를 고쳐잡는다고는 하는 것이... 어쩐지 미세한 삐걱거림이 보이는 것도 같고.
축구부 애 하나가 이리로 오지 않았느냐고. 저 멀리 두고 온 북트럭을 바라보는 주장의 시선이 불안하게 느껴지기만 한다. 그야 그렇겠지. 장본인이 바로 등 뒤, 카운터 아래에 숨어 있는데! 이걸 이야기해, 말아? 눈동자가 또 다시 도르륵 굴렀다. 진실을 밝히기에는 묘하게 간절해 보였던 푸른 눈동자가 퍽 마음에 걸렸던 것이다.
앗, 그렇다고 이대로 아무 말 없이 눈만 굴리면 오히려 더 수상쩍게 느껴질지도 몰라! 결국 아영은 작은 도피계획에 어울려주기로 하고선, 나름대로 수상하지 않은(사실 그렇게 보이길 바라는) 미소를 띄우며 가볍게 도리질을 두어 번 쳐 댔다. 그리곤 아예 몸을 돌려 조르르 카운터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설마 자신이 안에 있는데 굳이 카운터를 뒤져 보려는 시도는... 하지 않겠지? 그렇겠지? 식은땀이 등줄기를 타고 흘러내리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데. 빠른 손놀림으로 데스크 한 켠에 치워 뒀던 수첩과 펜을 꺼내 무어라 써 내린 뒤 주장에게 내보였다.
[ 나, 아까 축구복 입은 애가 수돗가 쪽으로 내려가는 거 창문으로 본 것 같은데. ] [ 근데 걔가 찾는 애인지는 모르겠네 :( (땀을 삐질 흘리는 얼굴) ]
아영이 고개를 숙여보면, 그 자리에서 한쪽 무릎을 꿇고 앉은 자세로 자신을 올려다보는 푸른 눈동자를 다시 한 번 더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시선을 마주치면, 검지손가락을 들어 조용히 해달라는 사인을 간절하게 보내어오는 것 역시도 볼 수 있을 테고.
그런 카운터 너머의 사정을 알 리 없는 주장은 서가 쪽을 흘끔흘끔 보다가도, 아영이 뭔가 수첩에 써내리는 것을 보이자 주장은 서가 쪽에 두던 시선을 거두고 아영에게로 시선을 돌려 아영이 글을 다 쓰기를 기다린다. 근본은 착한 친구다. 착함이 종종 사람 피곤한 방향으로 발현될 뿐이다. 주장은 아영이 내민 수첩을 보다가 고개를 갸우뚱했다.
"본관 2층으로 도망친 애가 그새 수돗가에 가있을 리가 없는데..."
하고 납득이 안 간다는 얼굴을 하던 주장은 아영과 눈이 마주쳤고, 아영의 얼굴에 걸린 머쓱한 미소를 보더니 아하! 하는 표정을 하고는 손가락을 딱 튕기고 입을 열었다, 그리고...
"아니다, 걔 정도 스피드면 그 시간에 본관 중앙 출입구로 들어와서 수돗가 쪽 출입구로 나가는 건 일도 아니잖아!"
거하게 헛다리를 짚었다. 이것은 이 주장이 찾고 있는 상대가 보통의 공교육·사교육에 찌든 운동부족 현대 남고생이 아니라, 100미터를 10.7초대에 끊는 초 스프린터이기에 가능한 헛다리였다. 주장은 한숨을 푹 쉬었다.
"짜식이 후배들한테 얼굴도장도 좀 찍고 친목도 다지고 해서 인망을 쌓아놔야 되는데. 필드에서만 손발 맞는다고 다가 아니라니까 무슨 말을 지지리도 안 들어먹는지 에휴..."
하고 탄식을 늘어놓던 주장은, 자기가 봐도 자기 혓바닥이 길어질 조짐을 보이려는 걸 알아챘는지 이내 합죽이 표정을 하면서 자기 말을 스스로 끊고는 씨익 웃으면서 아영의 어깨를 툭툭 쳐줬다.
"아무튼 폐관하느라 바쁜데 미안하다."
그리고는 아까의 기세 그대로 뒤돌아서는, 도서관 문을 쿵 하고 닫고 나갔다. 그리고 닫힌 문 밖에서 무슨 코뿔소 뜀박질하는 소리 같은 게 들리더니 멀어져갔다. 아직 연청을 잡을 생각을 포기하지 않은 모양이다.
소리가 멀어져가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카운터 아래 숨어있던 축구부원은 엉금엉금 카운터 밖으로 나왔다. 그리곤 안도의 한숨을 푹 내뱉고는, 아영과 눈을 마주쳤다. 눈을 마주치고서도 쭈뼛대고 눈을 피하다가, 이게 맞나 미심쩍어하는 듯 말을 꺼낸다.
"고맙...습니다."
사람 대하는 데도 익숙하지 못하거니와, 더군다나 방금 오간 대화, 그것도 주장 쪽 목소리만 일방적으로 들리는 대화만 갖고는 아영이 1학년인지 2학년인지 아니면 3학년 선배인지 알 방법이 없어 존댓말을 해야 하는지 반말을 해야 하는지 가늠을 못 하는 탓이다. 하지만 아영이 방금 자신을 위해 거짓말을 해줬다는 것 하나는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어떻게든 고맙다는 말은 꺼냈다.
■OK ·SNS 등에서의 아이콘 이용 ·작성한 캐릭터를 바탕으로 한 창작 캐릭터 작성 ·주요 활동이 문자인 창작기획(역할수행 채팅 포함)에서의 아이콘, 엔트리 시트, 캐릭터 시트에서의 사용(참여기획 규약 엄수) ·TRPG에서의 사용 ·동영상 및 전송에서의 사용
■NG ·금전, 상용 목적으로 사용 ·자작 발언이나 자작 발언으로도 해석되는 언동 ·트레스 ·2차 배포 ·일러스트가 주요 창작 기획에서의 엔트리 시트, 캐릭터 시트에서의 사용. ·이곳을 사용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 (아이콘 사용 포함) ·공개상태(열쇠 없음, 누구나 볼 수 있음)에서의 푸념때, 정치때에서의 사용 ·판권 캐릭터나 아이돌(Vtuber 포함)의 팬아트
가공OK길래 가르마방향이랑 점방향이 다 반대라 좌우반전했어! (워터마크는 반전 한번 더해서 정위치) 아들내미... 굴리다보니 어째 생각보다 더 수줍수줍한 애가 돼가고 있는데 괜찮은가
어? 예쁘다...... oO(최고미인이다.....) 산이라 데이터가 복불복으로 터질 줄은 상상도 못 했어요🫠.... 하루 2만보를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걷는 생활.. 답레는 아무래도 금요일 오후~저녁 사이 즈음에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 장마철 비랑 감기 조심하시구 이번 한 주 파이팅...!!!
1. 『나를 믿어』 "..." 연청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다만 푸르른 눈으로,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당신을 가만히 바라볼 뿐이었다. 그리곤, 고개를 끄덕였다.
2. 『이걸로 전의 빚은 갚은거야』 분명히, 깃발 달린 부표가 저만치 멀어져가고 있었는데... 야속하게 철썩이던 바다 소리는, 어느샌가 왁자하게 떠드는 피서객들의 소리로 바뀌어 있었다. 등에 와닿는 것은 얼음장처럼 차가운 바닷물이 아니라 햇볕에 따끈하게 데워진 모래사장의 모래다. 연청은 바닷물에 젖은 앞머리를 손으로 대강 쓸어넘기며, 당신을 걱정스레 살펴보았다. 그리고 당신을 먼바다로 거머쥐고 끌어당기던 이안류의 공포가 아직 다 가시지 않은 것 외에는 당신이 딱히 다친 데가 없어보이자, 방금 자신이 당신에게 보여주었던 걱정 가득한 눈빛을 가리기라도 하고 싶은 것인지 부러 퉁명스럽게 타올 한 장을 꺼내서 당신에게 내민다. "-자. 이거 써."
3. 『왜 나를?』 연청의 눈이 치떠졌다. 차갑게 고운 얼굴에 걸리기에는 좀 벙찐 것 같은 표정이다. 연청은 당신을 빤히 바라보다가, 다시 되묻기라도 하듯이 손가락을 들어서 자신을 가리켜보이며 당신을 빤히 바라봐온다.
1. 『미안, 못 들었어』 Take 1/평상시) 제대로 못 들을 수 있다. 연청은 가볍게 큼큼거리며 목을 다듬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Take 2/친밀도가 높을 때, 용기내서 건넨 친근감이 전해지지 않았다면) 연청은 눈을 가늘게 뜨고 당신을 빤히 째려보더니, 허리를 숙여서는 당신의 귓가로 입을 가져온다. Take 3/Take 2에서 심통났음) 연청은 눈을 가늘게 뜨고 당신을 째려보더니, "아니, 선배가 들은 게 맞아." 하곤 고개를 팩 돌렸다.
2. 『이제 만족해』 연청은 이마를 슥 닦았다. 그리고 문득, 당신이 그 작은 몸으로 얼마나 많은 일을 떠맡고 있었는지에 대해 생각이 닿았다. 주제넘은 간섭이지만, 이런 말을 해도 되는 걸까... 연청은 잠시 곰곰이 생각하다 툭 던졌다. "선배. 너무 혼자서 다 하려고 하고 있는 거 아냐?"
3. 『또 너구나』 "응." 연청은 평소의 그 새치름한 무표정으로 당신을 바라보다 한 마디 덧붙였다. "왜, 나면 안돼?"
어쩌면 겉으로는 티가 잘 나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사실 아영은 엄청나게 진땀을 빼고 있는 중이었다. 자꾸만 카운터 아래에 앉아 검지로 입술을 내리누르고 있는 연청에게 시선이 가려고 했던 것이다. 어떻게든 수상한 티를 내지 않으려고 애를 쓴다곤 했지만, 조금만 긴장을 놓으면 시선이 축구부 부장에게서 떨어져 스르르 내려가려고 하는 것이.. 조금만 더 예리한 사람이 봤다면 아, 저기 분명히 무언가 있겠구나, 생각했을 것임에 틀림이 없다. 그런 줄도 모르고 애를 써 대는 얼굴에서 다시 스르르, 천천히 시선이 내려가려 할 때.
2층으로 도망친 애가 그새 수돗가에 가 있을 리가 없는데.
헉! 드, 들켰나? 등털이 삐쭉 서는 기분. 사실 자기 자신도 말이 안 된다고는 생각했지만. 입꼬리만 핀으로 꽂아놓은 듯 어색하게 웃는 얼굴에서 미세한 동공지진까지 추가되니 그야말로 수상하지 않을 수가 없다. 거기에 어쩐지 파란 해달과 분홍색 다람쥐 따위가 나오는 만화의 땀을 뻘뻘 흘리는 효과까지 보이는 것만 같다. 아직 겨우 얼굴에 걸린 웃음이 조금 더 딱딱해지려고 할 그 때에.
...다행히 눈 앞의 친구는 어떻게든 자신이 마구잡이로 지어낸 거짓말을 납득한 모양이다. 아, 아하하~! 소리 없이 피워낸 함박웃음이 안도감 반, 머쓱함 반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이미 마음 속으로는 안도의 한숨을 백 번도 더 쉬었다. 그 뒤로는 다행히 순탄했다. 그야 부장의 말에 고개를 몇 번 주억거리며 들어 주기만 하면 되었기 때문에. 마지막으로 제 어깨를 툭툭 두드리고서 뒤돌아 나가는 뒷모습에 여전히 웃는 얼굴로 손을 흔들어 주고서는.
다행이다~! 바람 빠진 풍선인형처럼 데스크 안 의자에 툭 걸쳐지듯 주저앉았다. 바퀴달린 의자에 무게가 실려 돌돌돌, 하고 조금 뒤로 밀려나며 한숨같은 숨을 푹 내쉬자 찌그러지듯 조금 더 의자 한가운데로 파묻혔다. 아무래도 나는... 죄 짓고는 못 살려나 봐.... 깊은 깨달음과 함께 이내 자세를 고쳐앉고서는 책상을 당겨 돌돌돌, 하고 의자를 탄 채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어느새 연청은 데스크를 빠져나간 뒤였다. 눈이 마주치자 고맙습니다, 하고 쭈뼛거리며 말하는 소년을 동그란 눈으로 쳐다보다가 이내 수첩에 다시 뭔가를 끄적였다.
아앗ㅠㅠ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아영일 스킨쉽 잘 하는 애로 만들어놓은 게 어쩌면 최고의 선택이었을 수도.....🥹(어?) 맞아요... 언젠간.. 언젠간 올 것이다 둘이서 귀여워 못 사는 때가....
픽크루를 만들고 싶었는데 마땅한 게 없어서 대신 진단을 가져왔답니다 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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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아영: 102 고백할 때 신중한 편? 당연함!!!1!1!!!!!! 사람의 마음이 걸린 일임!!!1!!!!!! 신중하지 않을 리 없음!!!!!!!!!!!! 굉장히 신중하면서도 진중할 것 같죠.... 마음을 전하기 위해 쓰는 글이 있다면 계속 머릿속으로 생각하고 생각하면서 한참을 고치고 다듬어갈 것 같아요... ( ´. .̫ .` )
111 음식을 먹고 남긴다면 그것의 처리 방법은? 최대한 남기지 않으려 하겠지만 어쩔 수 없이 남았다면.... 일단은 최대한 먹을 수 있을 때까지 먹고서 도저히 안 되겠다 싶으면 잘 모아서 버립니다.
080 전공 분야 아무래도 언어 영역... 그것도 문학 위주.... 어쩐지 대학에 진학한다면 국어국문창작학과나 문예창작학과, 이런 곳에 가게 될 것 같습니다. 남몰래 동화책 작가가 되는 걸 꿈꾸고 있지는 않을지?
정말 괜찮아! (노릇)(견디다 못해 에어컨을 키며) 연청이가 고양이가 될지 멍뭉이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커다란 멍뭉이와 커다란 고양이의 공통점이 무엇인지 아는가? 쓰다듬을 때 몹시 치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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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청: 034 대중교통에서 주로 앉는 자리는? "일단 햇살이 안 드는 자리. 피부가 햇빛에 좀 약해서." 대충대충 굴러다니듯 사는 것이 당연한, 터프해야 하는 남고생의 입에서 나오기엔 너무도 섬세한 말이지만, 그것은 그의 고질병이긴 했다. 햇살에 익숙하지 않은 그의 새하얗고 창백한 피부는, 햇빛을 받을 때 보기 좋은 색으로 익는 게 아니라 빨간색으로 화상을 입어버리기 일쑤였으니까. 그가 항상 차고 다니는 더플백에는 선크림 스틱 역시 반드시 들어가 있기 마련이다.
139 엘리베이터는 최소 몇 층부터 타야한다고 생각하나요? "3층부터라고 생각해." 하면서 연청은 문득 본인이 세들어 사는 셋방을 생각해보았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주제 4층짜리 건물이지만, 자신은 2층인 게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275 본인이 설계한 본인의 인생계획이 있나요? "..." 연청은 고개를 휙 돌렸다. 그 동작에는 분명히 정곡을 찔린 사람 특유의 기색이 있었다. 열여덟 살짜리 새파란 가출청소년에게 그런 게 있을 리가! 아직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도 찾지 못했는데.
그러나 아영에게는 다행스럽게도, 주장은 서가 쪽을 흘끔거리느라 아영이 아래쪽을 내려다보는 걸 못 보았다! 이후 아영에게 시선을 돌린 이후에도 연청과 수첩 모두 아영의 눈 아래쪽에 있었기에, 카운터 아래를 흘끔거리는 아영의 시선은 주장에게 '수첩 모서리에 눈을 두는 정도'로 자연스럽게 보였던 것이다! 카운터 너머에 자신이 그토록 애타게 찾아헤매는 이번 경기 MVP가 숨어있다는 사실도 모르고!
물론 더 예리했다면 분명히 수상한 점을 알아챘겠지만, 주장은 연장으로 치면 도끼 같은 녀석이고, 그 도끼라는 것도 경기장 안에서만 해당되는 거고 일상생활로 복귀하면 절굿공이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분명히 제대로 짚어서 아영을 흠칫하게 해놓고는, 아영이 흠칫한 것도 눈치채지 못하고 거한 헛발질을 저지르는 것을 보시라.
아무튼 이제 이 상황은 해결되었고, 이제 남은 것은 카운터 아래 빈 공간에 구겨지다시피 들어앉았다가 쭈뼛쭈뼛 나온 이 후배다. 축구부 반바지 차림으로 한쪽 무릎을 꿇다 보니, 반바지 아래로 드러난 무릎과 그 바로 아래까지 올라오는 하얀 양말에 먼지가 다 묻었다. (그리고 눈치를 못 챈 모양이다.)
아영이 수첩에 무언가를 적어서 내밀어주자, 연청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대답했다. 도서관에선 정숙이라는 말을 기억하고 있는지 목소리가 아직 작다.
"덕분에 끌려가는 건 피했네요..."
존댓말. 자연스럽게 반말을 적어주는 모습에 '아마도 상급생이지 않을까' 하고 어림짐작하고 있는 모양이다. (그 짐작이 맞기도 하고.) 보통 교복이라고 하면 구성요소 중에 학년을 구분할 수 있는 요소가 하나쯤은 있게 마련인데, 낭랑고 교복은 능소화가 그려진 교표만이 하나 가슴주머니에 수놓여있을 뿐 그 흔한 명찰 하나도 없어 차림새만 가지고 학년 구분이 안 되는 탓에 이런 일이 종종 있었다.
"소란 피워서 죄송합니다." 시선을 내리깔며 차분히 사과를 건넨 연청은, "대신해서 뭔가 도와드릴 건 없나요?" 하고 말을 꺼낸다.
그렇군요! 아마 지금쯤 연청주는 꿈나라에 있을지도 (๑´ސު`๑) 저는... 몸이 으슬으슬하고 열이 좀 나는 것 같아서 자가진단 키트를 해 봤더니 두 줄이 뜨고 말았지 뭐에요🫠... 그래서 오늘은 좀 일찍 자고 내일 얼른 병원을 가 보려구 해요 ༎ຶ‿༎ຶ)........... 연청주는 꼭 몸 조심하시구 일상 텀 너무 늘어지는 것 같아 미안할 따름입니다.... 오늘 좋은 꿈 꿔요!
아니나 다를까 역시나 코로나 확진이었습니다.. ༎ຶ‿༎ຶ)... 코 찌른 지 1분도 되지 않아 양성이라고 다시 들어오라 하시던데요 ( •︠ˍ•︡ ƪ )....
그래도 다행인 건 경증이라 약을 먹으면 그렇게까지 아프진 않다는 것 정도? 수박을 먹는데 코막힘 때문인지 후유증인지 수박향이 하나도 안 느껴지고 달다는 것만 느껴져서 신기했어요🤔.... 이것이 코로나 후각 상실....? 말로만 들었지 실제로 느껴보니까 또 다른 묘한 기분이 드네요😮.... 연청주는 건강하신가요?!
놀란 가슴이 조금씩 진정되기 시작하자, 그제서야 비로소 눈 앞의 인물이 자세히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는 듯 하다. 평소에 잘 청소하지 않는 데스크 아래 먼지가 보얗게 묻어난 흰 양말이... .....아, 아앗. 어쩐지 초면에 데스크를 넘어가면서까지 탈탈 털어주는 것도 이상해보일 것 같고,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것도 어떻게 보면 실례일 것 같아 다만 물끄러미 그것을 쳐다보기만 할 수밖에 없던 것이다. 이럴 줄 알았으면 애들한테 청소를 조금 더 꼼꼼히 하자고 이야기할 걸 그랬나 봐, 오늘은 문을 잠그기 전에 꼭 대충이나마 청소를 하고 나가자고 아무도 모르게 결심하며 잠잠히.
자연스레 흘러나오는 친근한 반말은, 연청이 짐작했듯, 아영이 이 학교에서 굴러먹을 대로 굴러먹은 3학년생이었기 때문이었다. 막 3학년이 되고 나서는 조금 어색한 것 같기도 했으나 그것도 아주 잠깐, 지금은 1학기도 거의 마무리되어가는 초여름 입구였으니 슬슬 적응되어 갈 수밖에. 가끔은 이런 태세를 오해한 후배 친구들이 그 자신과 동갑인 줄 알고 대뜸 말을 터 오는 일도 종종 있었지만... 굳이 아영은 상관하지 않았다. 딱히 선후배 간 기강같은 걸 잡는 스타일도 아니고, 잡고 싶지도 않고. 방금까지도 연청이 열심히 제 나이를 가늠하고 있었던 것은 채 알지도 못 한 얼굴로, 아영은 오늘도 여전히 생글거리며 웃음만 방글방글 띄우고 있는 것이다.
[ 이연청이지? 축구부. ] [ 연예인 본 것 같다~ ◠ ̫◠ 축구 잘 한다며? 짱이다. ] [ 난 3학년 진아영이야. ]
사각거리며 종이에 글을 써 내려간 뒤 보여주기를 반복한다. 조금 더디지만 꾹꾹 눌러 쓴 글씨에 어쩐지 즐거운 기운이 가득한 것만 같았다. 아니, 아니다. 분명히 즐거운 것이 맞는 것 같다. 드리워진 수첩 뒤에 언뜻 숨겨진. 커다란 검은색 눈이 호기심 반 즐거움 반으로 초롱초롱하게 빛나고 있는 것을 보면....
[ 와~ 도와주는 거야? ]
거기까지 적고는, 잡고 있던 펜 끝을 입술에 대고 톡톡 두드리며 눈을 굴렸다. 그러고 보니 반납된 책 정리가 아직이다. 둘이서 하면 조금 더 빨리 끝날 수 있겠지, 그리 많지도 않고. 수첩에 글을 쓰는 대신 그것을 들고 벌떡 의자에서 일어나 데스크를 빠져나와선, 책장 옆에 주차시켜 둔 북카트 옆으로 종종 걸어가 연청에게 가만히 손짓했다.
픽크루 돌아다니다가 좋은 떡밥거리를 발견해가지구.. 무려 왓인마백 픽크루...! 。·͜·。 픽크루엔 정말 별의별 것이 다 있군요....😶 아영이 가방 안은 이런 느낌입니다. 기본적인 문구류에 소통용 수첩에 군것질거리,,,(그런데 이제 ABC 한봉지정도는 기본인,,,) 자주 쓰진 않아도 블루라이트 차단용 안경같은 것도 들고 다닐 것 같아요☺️ 짤막한 썰풀이 잼맷다.
연청주 오늘도 좋은 밤 좋은 꿈 꾸고, 늘 건강 조심하시고 끝까지 코로나 걸리지 말구요‧₊˚(˘ᵕ˘)˚₊‧!!!! 아니 근데 어떻게 지금까지.....? 대다내....😮
연청의 얼굴색이 조금 빨개졌다. 물론, 겸연쩍음에 그리된 것이리라. 그러나 비단 온전히 겸연쩍음만으로 나올 수 있는 빨간색은 아니었다. 이상하게도 연청의 얼굴에 띄어진 빨간색에는, 수치심? 마치 치부를 언급당한 이의 그것과도 같은 색채가 미세하게 섞여 있는 것 같았다. 축구부 소년은 조금 우물쭈물하다, 겸양어린 표현을 꺼내놓았다.
"그렇게 대단하지도 않아요. 다른 애들이 노력해서 떠올려 준 공을 제가 마지막에 차는 것뿐이고."
축구부- 자신을 가리키는 데에 이제는 뗄래야 뗄 수 없는 단어가 되어있는 것이 연청에게는 씁쓸했다. 1학년, 아무것도 못하고 방황하고 있을 때 그러면 축구는 어떨까, 즐겁다구, 하고 자신을 이끌어준 아이는 이미 자신 때문에 머나먼 곳으로 떠나갔는데. 그럼에도 자신은 이렇게 남아서 아직도 축구부의 에이스입네, 하고 있는 것이 그는 내심 수치스러웠다. 이젠 진심으로 할 이유도 사라졌고, 하고 싶지도 않은 것인데. 오늘의 활약도, 그저 의무감으로만 해낸 일일 뿐이다. 그런 복잡한 사춘기의 내면을 오늘에서야 처음 제대로 이야기나누어본 낯선 선배에게 고해성사한다는 것은 뜬금없는 일이다. 그래서 연청은 조금 더 나은, 무난하고 겸손한 표현을 택했을 뿐이다.
복잡한 속마음에서 고개를 돌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거야? 하고 글자로 되물어와주는 것이 고맙게까지 느껴졌다. 선배라는 짐작이 맞은 것도 다행이다. 이제 상대방을 뭐라고 불러야 할지는 알게 됐다. 연청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네, 아영 선배."
확고하게 자리잡은 운동부의 입버릇은, 흔히 상급생 여성에게 쓰이는 누나라는 2인칭보다 선배라는 2인칭을 우선시했다. 연청은 아영을 따라 북카트로 터벅터벅 발걸음을 옮겼다.
진아영의 오늘 풀 해시는 자캐가_아플때의_현상_혹은_징조 > 아픈 걸 잘 내색 안 할 것 같긴 한데....🤔 심하게 아파도 주변 사람들한텐 티 안 내려고 오늘 몸이 좀 안 좋네 ◠ ̫◠) 하고 혼자 털레털레 양호실 가서 누워 있다가 갑자기 스르륵 조퇴해서 사라지진 않을지.
어느날_목소리가_나오지_않는다면_자캐는 > (◔_◔).....
자캐의_악행_목록 > 연체된 책 몰래 권한남용으로 반납하기 졸던 길고양이 몰래 도촬하기 동갑인 줄 오해한 후배 오해 안 풀어주기 .... .. 거짓말로 사람 숨겨주기 < New!!!
다음날에 다시 나타나서야 너 아팠어? 하고 물어보면 으응 맞아 놀랐지 미안 ◠ ̫◠)~ 해 버리는 인간... 그러면서 남이 아프면 온갖 호들갑 다 떨어버리는 인간.... 그것이 진아영 제가 감히 예상해보건대 어쩐지 연청이도 아픈거 절대 티 안 낼 것 같다는 생각이 왠지모르게 있는데요........ 연청인 아프면 어떻게 하는 타입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