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쿠, 어쩌면 너무 편하게 다가갔나 봐. 연청이 어느새 시선을 내리깐 것을 뒤늦게 알아챈 아영이 의문스런 눈빛을 했다가 곧 헉,하고 머쓱한 기분으로 맞춰두었던 시선을 슥 거두었다. 아마 해명에 너무나도 열중한 나머지 좁혀진 거리감에 부담을 느꼈을 지도 모르겠다. 그런 사람들이 종종 있었으니까, 아마 이번에도.. 소년이 생각하는 바를 알 수 없기에 홀로 슥 어림짐작을 하고선 후다닥 나머지 발걸음을 옮겨서 반대쪽 북트럭 손잡일 잡았다. 적당한 거리감을 유지해야겠다는 결심이 무색하게도 사람 좋아하는 천성은 숨길 수 없는지, 숨겨주셔서 감사했다는 말에 다시금 헤ㅡ하고 금새 다시 얼굴이 풀어지긴 했지만.
돌돌돌, 그러고 보니 어쩌다 축구부 후배랑 같이 책 정리를 하게 되었나? 제일 중요한 걸 잊고 있었던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래서, 왜 도망쳐 온 건데.....? 스으윽, 몰래 곁눈질로 연청의 눈치를 살피다가,
뭐, 그런 건 이제 상관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을 뿐이다. 이 학교에 관계된 사람이기만 하면 딱히 도서관에 출입제한이 걸려 있는 것도 아니고, 조용하고 잔잔하기만 한 도서관에 가끔씩 재밌는 해프닝이 일어나는 것도 좋지 않은가. 슬쩍슬쩍 눈치를 보던 시선을 다시 스으윽, 하고 몰래 거두었다. 이쪽의 시선을 눈치채지 않았기만을 바랄 뿐이다. 북트럭이 제자리로 다시 돌아왔을 때, 아영은 다시 말을 걸었다.
두 사람이 맞잡은 북트럭이 가볍게 달캉대며 서고의 통로를 지나가는 동안, 연청은 무의식적으로 도서관을 둘러보았다. 여름 산들바람에 펄럭이는 커튼, 이게 책 냄새일까? 하고, 코끝에 걸리는 낯설면서도 편안한 냄새. 방금 전까지 주장에게 쫓기고 있었다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평화롭다. 이제 고등학교 2학년인데 놀라울 정도로 도서관과 인연이 없었다는 사실을, 연청은 방금에서야 조금 자각했다.
그리고 눈앞에 건네어지는 아영의 말에, 연청은 그제서야 수첩에서 시선을 들고 아영과 눈을 마주친다. 그도 잠깐이고, 새삼스레 쑥쓰러움이라도 느끼는지 이내 다시 수첩으로 시선을 떨어뜨렸지만. 연청은 "괜찮으시면..." 하고 아영이 펜을 쥐고 있는 손에 자신의 손을 내밀어보인다.
또 올게요.
그 말은, 아영이 펜을 건네주었다면 아영의 수첩에 아영이 적은 글 아래에, 아영이 펜을 건네주지 않았다면 말로 아영에게 건네어져왔을 것이다.
처음엔 내미는 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지 못 해 의문스런 얼굴로 연청을 바라봤지만, 이내 아영은 꽤 순순히 펜을 소년에게 펜을 건네 주었다. 빈 종이 위에 아주 잠깐 사각거리곤 떠난 펜 끝과, 낯선 글씨체를 훑어 읽는 부드러운 시선, 어쩌면 그저 인사치레일지도 모를, 그러나 그리 느껴지지 않는 한 마디에 담긴 이상한 따뜻함 같은 것들.
작은 볼펜자국일 뿐인데도 몸 안쪽 한 켠을 간질거리는 느낌이 들어 말간 웃음이 기분 좋게 얼굴에 걸린다. 배시시. 아영은 그 말에 보답이라도 하듯이 카운터 안쪽으로 조르르 가 뭔가를 꺼내어 왔다. 내미는 손바닥엔 작은 비타민 캔디가 하나. 이거, 괜찮다면! 말은 하지 않았지만 어쩐지 표정에서 그런 마음이 전해지는 것만 같았다.
그리곤 소년이 그것을 받든, 받지 않든, 아영은 도서관을 떠날 소년의 뒷모습에 환한 웃음으로 손을 흔들어 줄 것이었다. 그리곤 아마 자신도 곧 문을 잠그고서 집에 갈 준비를 했겠지.
다음 날 찾아온 도서부원 중 하나가 카운터 안쪽 바닥이 유난히 깨끗해진 것 같단 생각을 했다는 건, 소년에겐 비밀로 하기로 하자.
갱신해요~~~!! 첫 일상 정말 너무너무너무 수고많으셨읍니다... (냅다 그랜절)(친칠라 기여버.) 킥킥킥.. 감정이 얼굴에 잘 드러나는 타입이라는 걸 생각하면 금방 이런저런 모습을 볼 수도 있을 것 같죠.....(˵ ͡° ͜ʖ ͡°˵) 뭐.. 어떤것땜에 쩔쩔매거나 고민하거나 기뻐하거나 그나저나 첫 일상을 시작했을 때가 분명 초여름이었는데 벌써 초가을이 되었어요🤔... 시간도 빨라라.
사실 아영선배와 같이 바닷가피크닉을 가보고 싶다는 흑심이 있었긴 한데요. oO(지금도 상황 억지로 만들면 안될건 아니지만) 그런 게 자연스러울 정도의 호감도를 여름중에 한방에 쌓는건 힘들듯하니 겨울. 겨울을 노린다. 겨울까지 호감도 착실히 쌓아서 시골에 놀러가는 걸로 합시다 얘 겨울밤 별들이 예쁘단다 (그리고 큰그림 그리려다 캔버스 찢어짐)
그래도 그런 거창한 상황도 좋지만 소소한 상황은 또 어떤가 합니다 예컨대 방학이 얼마 안남아서 학교 전체 분위기가 흐물텅(?) 해이(?)해져있는 와중에도 도서관 정리 착실히 하고 돌아가다가 빈 음악실에서 뭔가 river flows on you같은 거 간드러지게 띵까띵까하는 소리가 들리길래 들여다봤더니 연청이라던가..? 축구부 에이스 충격의 비밀취미 통기타(시트피셜)
당신... 당신천재야? 상황설정의천재아냐???? 나 이런 천재랑 같이 일댈하고잇어도되는거야?????( ༎ຶŎ༎ຶ )(좋아서 울고있음) 당신의 >>169를 당장 나의 버킷리스트에 추가하겠소. 바닷가 피크닉... 겨울 시골.... 허이잉..🥹
아!!1!1!1!1! 이런것도 너무 좋죠 당근빠따오케이죠!!!!!! 근데 공식미인에 스포츠부 에이슨데 기타까지 잘 쳐도 되는거냐..... 이연청 유죄입니다... 존재 자체가 유죄입니다....༎ຶ‿༎ຶ) 암것도 모르지만 자기도 기타 함 쳐보겠다고 넘겨받아서 앞에서 함 낑낑대보고 싶네요..
다름이 아니라 지금까지는 머릿속으로만 넣을까, 말까, 고민했었던 거긴 한데... 간략하게 말하자면 아영이의 목소리와 인어의 관련성에 관한 것입니다...() 선천적인 건 줄 알았더니 사실은 짜잔, 사실은 옛 조상의 잘못으로 인해 대대손손 내려오는 저주였읍니다^^! 같은.... 그 그런 느낌의..... 디테일한 썰 더 들으실래요?...()
인어의 피를 마시면 영생한다는 이야기를 믿는 자들이 있었고, 여차저차해서 인어를 찾아내 피를 마시는 데 성공하는 듯 했으나 사실은 바다 물살 가르며 헤엄치길 좋아하는 목소리 아리따운 인간 여성일 뿐이었고()... 억울하게 죽어간 그 한에 의해 피를 마신 이들은 저주를 받아 그들 모두가 목소리를 잃고 영생은 커녕 제 명을 다 하지 못 하고 죽게 되었다. 대를 거듭한 지금도 그 피에 섞인 저주 완전히 사라지지 않아 종종 어린 아이들의 목소리를 앗아간다고 하더라, 뭐 그런 이야기.......(님이게뭐에요?)(저도모르갯어요.)
ㅋㅋ그래서요ㅋㅋ..ㅋㅋ 아 진짜 사실은 말하기 부끄러운데,,,,,. 어쨋든 괜찮다면.. 가능하다면... 저주를 풀 수 잇는 방법을 연청이의 존재나 정체나 뭐 그런 거랑 연관지을 수 있음 참 좋겠다, 하고 생각했다는 썰이지만 말하다 보니 어쩐지 저의 일방적 욕심인 거 같기도 하고.. ( •︠ˍ•︡ ƪ ) 그 그렇다네요..
그건.. 연청주가 연청이 정체에 대해 엄청 짜게 풀어서 그렇게 오해할 만도 하다 시트에 있는 스포가 틀린 이야긴 아닙니다만 읽다보니 인어라고 오해하기 딱 좋을 것 같아서
그렇지만 쑥스럽다기엔 너무 맛있는걸? 저번에 빼려다가 아영주한테 딱걸려 혼났던 그 스토리 이벤트에 엄청난 떡밥을 섞어넣을 수 있을 것 같아 군침이 싹도는군요... 연청이 정체를 생각해보면..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낼 것 같기는 하다 연청이 정체 힌트를 보고 싶으시면 긁어보시오▶그 무당이 연청이한테서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받아내라는 물건이 구슬임
아 근데 생각해보니까 진짜 좀 귀여울지도...,., 해초(야채) 싫어하는 17살짜리 용 왕자님이요?ㅋㅋ아ㅋㅋ한 오백만번? 아니 오천만번쯤? 박박 쓰다듬고싶네,,,,,,,,,(이미 돌아버린 눈) 저야말루 곧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그래도 절대로 썰풀이노가리 참을 수 없어.
그럼 어쨌든 기본적인 설정은 그런 느낌이다..로 해 두도록 하겠읍니다.... 나중에 제가 까먹거나 둘 사이 스토리나 관계의 개연성을 위해 마구마구 변경될 수 있읍니다.......( ⸝⸝ ᷇࿀ ᷆⸝⸝ƪ)✧ 별 거 아녔지만 들어주셔서 감사. 압도적 감사.
(근데진짜좋다,,,,. 용뿔 난 이연청,,,) 얼른 머릿속에 상상한 그대로 그려주는 뭐시기가 나와서 한복입은 용 왕자님 연청이를 두 눈으로 봐야 하는데 말입니다.....🥹 저 N이라 이런 상상을 또 기가 막히게 하거든요... 도포자락같은거를 촥 흩날리는 느낌의.....( ⸝⸝ ᷇࿀ ᷆⸝⸝ƪ)
좋아요... 넘 좋아요....༎ຶ‿༎ຶ) 그럼 오랜만의 동접이기도 하니 뭔가 질문같은 거라두 받아 볼까요... 몇 개든 어떤 것이든 아영이에 관해 궁금한 거라두 있으실까요... 아님 뭐 보고 싶으신 걸 던져 주시면 간단한 묘사나 짧은 토막글이라두..
1. 『이제야 말하구나』 상대가 아영 선배일 때의 케이스인데 이런 말을 털어놓으려면 연청이가 말을 놨을 것 같아서 반말로 썼어) "...이런 걸 누가 믿겠어. 말해줄 이유도 없는 이야기를. ...그렇지만 이젠 말해주지 않으면 안 되니까... 같은 바보짓, 두 번 되풀이하긴 싫어서, 나." 연청은 아영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것은 누가 봐도 떳떳하지 못해 쉬이 내세울 수 없는 무언가를, 저품에 떨며 조심스레 내보이는 사람의 안색이었다. 그리고 다음 순간, 한 줄기 바닷바람이 교실에 불어닥치는가 싶더니─
2. 『고독해』 터덜터덜. 언제나와 같은 시간에, 언제나와 같은 발걸음과, 언제나와 같은 일몰. 모든 것이 정말 야속하게도 그대로 아름답다. 그 모든 아름다운 것들이, 마치 불청객을 바라보는 눈으로 자신을 바라봐오는 것 같다. 생각해보면 언제나 그랬다. 그 곳에서도, 도망쳐온 여기에서도, 자신의 떳떳한 자리는 없었다. 그럴 기회도 없었다. 그 어디에서도, 자신은 길 잃은 이방인이었다. 그렇기에, 모든 것이 평소와 같음에, 연청은 잠잠히, 안도했다.
3. 『이 세상에 신이 있다면』 "결국은, 누구라도, 어느 순간에는, 기적이라는 것을 바라게 된다고... 응, 할아범이 그렇게 말하더라." "...맞는 말인가 봐."
1. 『이제야 말해주는구나』 case1. 쉽게 털어놓지 못하는 고민을 연청이 털어놨을 때 이 대답을 들었다면) "...알고 있었구나." 연청은 한숨을 푹 쉬었다. 안도인지, 탄식인지는, 알 길이 없다.
case2. 1번케이스에서 상대가 아영선배) "...언제부터 알고 계셨어요?" 연청은 아영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시선이 흔들리지 않았음에도, 마음이 흔들리고 있는 것은 알 것 같다. 소년의 허리춤에서 뒤로 뻗어 좌우로 불안하게 흔들리고 있는, 보통의 사람에게는 있을 일이 없는... 비늘 덮이고 갈기가 난 꼬리 때문일까.
2. 『함께 살아가자』 ((>>15에서 이런 게 나왔던 것을 기억하고 있음)) (아 이거 쓰고 싶은데 본편을 위해 아껴두겠습니다 미리먹으면 맛없음..)
3. 『미리 말하라고 했잖아』 친한 축구부 친구가 엮인 케이스라고 가정했을 때) "내 선에서 수습될 일이었어. 수습될 일이었는데..." 연청은 이 상황에 대한 짜증이 가득한 표정으로 자기 앞머리를 박박 헝클어뜨렸다. "아, 억까도 정도껏이지 육지에서 사는 거 왜 이렇게 귀찮냐."
살짝 한뭉탱이 야식삼아서 올려두는거야~ tmi) '육지에서 사는 거 왜 이렇게 귀찮냐/번거롭냐/어렵냐' 운운하는 건 연청이가 투덜거릴 때 말버릇인데, 축구부 내에서 작은 유행어로 돌고 있다고... 역이용해서 일이 잘 풀릴 때 '육지에서 사는 거 왜 이렇게 쉽냐' 같은 응용버전도 나온다고 해
몇 번이고 펜을 다시 쥐었다. 이럴 때면 서글프게도 목소리가 나왔으면 차라리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소리는 흔적이 남지 않으니까. 땀이 배 조금 눅눅해진 노트에 결국 아무런 글씨도 쓰지 못 했다. 대신에 툭, 툭, 눈물자국이 무늬처럼 남았다. 차마 고개를 들지 못 하고.
이럴 때에도 고통스러울 만치 사랑스러운 사람아.
자캐의_청소수준 > 무난하게 깨끗합니다...마는 한두달에 한 번 정도 대청소를 합니다! 대청소하는 날은 고무장갑 끼고 화장실 타일 줄눈도 빡빡 닦는다네요...( ◜࿀◝ )
자캐가_자주_하는_거짓말 > 아무래두... >아무것도 아니야~ 괜찮아~< 라고 생각합니다. 안심시키기 위한 선의의 거짓말을 많이 하는 편...
나도 좀 차려주시오 라고 썼다가 무심코 스크롤을 올린 뒤 >>199의 당신을_사랑하지_않았다면_좋았을_텐데 보고 가슴에 구멍나서 호로됐음 어쩔 수 없이 두번째 문항에서 초 급발진으로 좀 먼 미래의 두사람의 모습을 앞당겨 상상하는 것으로 치료했습니다.. 근데 이제 세번째 문항에서 또 뚫렸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