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863068> [약해포+동양판타지] 도술학당 도화(都華) 13. 🐕 멍멍 :: 1001

🐶◆ws8gZSkBlA

2023-06-11 14:55:23 - 2023-06-17 20:19:59

0 🐶◆ws8gZSkBlA (ABsmE7E4iE)

2023-06-11 (내일 월요일) 14:55:23

1. 본 스레는 해리포터가 아주 약간 포함(마법 주문)된 동양판타지 스레입니다.

2. 수위는 17금 입니다:)

3. 영구제명 되신 분들은 절대로 시트를 내실 수 없습니다.

4. 진행은 매주 토~일 저녁 8시부터 있으며, 수업 이벤트는 평일 full 진행입니다:)

5. 화면 뒤에 사람 있습니다. 둥글게 둥글게!

6. 본 스레는 상판의 기준을 지키고 있습니다. 참치 상판 기준에 부합할 경우의 캐 재활용도 가능합니다.

7. 갱신이 없는지 5일이 지나면 동결, 7일이 지나면 시트 내림처리가 됩니다.

8. 본 스레는 데플이 존재합니다.


9.
임시스레: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414071

웹박수: https://forms.gle/Akmo5Tzo4wYX7Qyt7

시트스레: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812079

위키: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B%8F%84%EC%88%A0%ED%95%99%EB%8B%B9%20%EB%8F%84%ED%99%94%28%E9%83%BD%E8%8F%AF%29?action=show#s-4




血를 핥아서.....
-???

257 니오주 (9T7L9X8Wgc)

2023-06-12 (모두 수고..) 01:38:43

>>255 선레는 저군요~! 음음 뭐든 좋아요! 혹시 구미가 당기는 상황이라던가 있으실까요~~~

258 온화주 (lnAL1PDrJc)

2023-06-12 (모두 수고..) 01:40:49

>>256 비설 내용은 데이터라 증발했습니다~ (딜리트 딸깍) 이번 엔딩 이름은~ end.?? 아아 그는 좋은 참치였습니다. 입니다~

259 가현주 (BBDxgRSb9I)

2023-06-12 (모두 수고..) 01:45:00

>>257 으으으음~~~ 저번에 집착 씨게 들이박았으니 이번에는 니오 멘탈 회복(?)겸 평온하게 노닥거리는것도 좋겠고 천부 놀러가는것도 좋고 뭐 그 외에 기타 다른것도 다 오케이~~!

>>258 악... 아아악..... 아아아아아악!!! (머리 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 좋아 비설이 풀리기까지 이렇게 엔딩 하나하나 수집하는 맛으로 살아야겠다 ^-ㅠ...

260 니오주 (.lMVX.JHlo)

2023-06-12 (모두 수고..) 01:46:24

>>259 아앗 그럼 오늘 가현이 사복 해금인가요~? 천부 그런 느낌으로 써와보겠습니다-!

261 가현주 (BBDxgRSb9I)

2023-06-12 (모두 수고..) 01:56:38

>>260 그렇다~~! 연주랑 일상 돌렸을때 사복 첫 해금이기는 했지만 니오한테 보여주는건 또 처음일테니~~~ 느긋하게 가져와줘~~

262 연주 (wqmKA/vmfs)

2023-06-12 (모두 수고..) 02:16:28

>>240 이미 싸우는 것을 보고 바보들이라 외치며 온화에게 바람을 날렸는걸요. :3

>>244 고마워요. uu... 일상을 하기 전에는 뭐랄까 광적이고, 조곤조곤 하나 직선적이며 무서울 것만 같았는데.
대화를 하다 보니 집착적인 부분은 있으나, 마지막에 연에게 해주는 말들도 그렇고, 정확하게 말하자면 자상하다고 느끼고 있어요.

263 쿠즈노하 니오 (.lMVX.JHlo)

2023-06-12 (모두 수고..) 02:20:02

가끔 그런 날이 있다. 아무런 일정도 없고 그럴 이유도 없는데 밖에 나가고 싶은 날. 오늘이 그런 날이었다. 별다른 일정도 없었고 그렇다고 구태여 나갈 이유도 없는 날. 니오는 침대에 가만히 누워서 천장을 바라보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어 벌떡 일어서서 창 밖을 보았다. 나뭇가지에 갈라지는 햇빛이라던가 누군가 커피를 마시고 있는지 진득하게 깔려 퍼져나가는 커피향이라던가, 전부 평범한 것들이었다. 한 번 더 시선을 돌려보면 다른 것들이 보였다. 흔히 말하는 '신비한 것들' 이라고 불릴 만한 것들이었다. 이 곳은 황룡의 기숙사여서 그런지 '마법'이라는 것과 더더욱 가까운 곳이었다. 지팡이를 들고 있는 사람들이라던가 주문을 외우면 물건이 공중에 뜬다거나 빛이 나고 허공에서 무언가가 튀어나오는 그런 것들. 이런것들이 평범한 하루를 마법으로 채워나갔다. 그것이 기분이 좋아 외출을 결심했는지도 모른다.

" 엇차- 가볼까나. "

오랜만에 사복이었다. 아무도 만날 예정이 아니고 그럴 연유도 아니었지만 니오는 옷장 앞에서 한 참을 생각했다. 오랜만이니 어떤 옷을 입을까- 하는 것들. 가문에서 입던 옷이 눈에 들어왔다. 보자마자 '탈락' 하고 작게 읊조렸다. 어떤게 좋을까~ 하고 이리저리 옷장을 뒤적여보다 든 생각은 생각보다 가지고 있는 옷이 많지 않다는 것이었다. 그래, 슬슬 옷 사러 갈 때가 되긴 했어. 그렇게 생각하면 이유없을 외출에 조금은 목적이나 당위성이 부여되는 느낌이었다. 결국 이런저런 옷을 입어보다가 결정된 것은 평범한 리본 블라우스였다. 프릴이 조금 달려있고 흰색과 검은색, 두 가지 색으로만 되어있는 것. 치마는 조금 짧은 것으로 골랐다. 하늘하늘하면서 살짝 짧은 검은색 치마는 안감이 흰색으로 되어있어서 꽤나 유니크하다는 느낌을 주었다. 다리가 조금 허전한데- 하고 중얼거리던 니오는 흰색과 검은색의 스프라이트로 된 니삭스를 신고 마지막으로 굽이 조금 있는 검은색 구두를 신었다. 지팡이는 어떻게 할까- 하고 생각하다가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라는 생각으로 허벅지의 가터링에 끼워두었다.

그리고 외출했다. 항상 교복만 입다보니 사복이 어색할 지경이었다. 아마 원래 지내던 적룡의 누군가가 보았다면 '에, 그런 옷도 입었었어?' 하고 의아해 했을지도 모를 만큼 오랜만이었다. 다행이라면 다행인 것은 황룡에는 아는 사람이 적다는 것이었다. 니오는 둘째 언니가 떠나는 길을 축복하며 건네준 부적으로 만든 목걸이를 만지작 거리며 밖으로 향했다. 만날 사람도, 이유도 목적도 없을 그런 외출이었다. 발걸음이 닿는 대로 가다보면 천부로 향하는 길이 되었다. 여기서부터는 슬슬 여러 기숙사의 사람들이 섞이기 시작한다. 재밌는 점이라면 사람을 보기만해도 대충 어느 기숙사의 사람인지 알 수 있다는 점이었다. 웃으면서 이야기 하다가 갑자기 울적해지는 저 남자는 청룡일 것이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왜인지 모르게 화가 난 것 처럼 보이는 저 여자는 보나마나 적룡일 것이다. 니오는 다른건 몰라도 그건 확실하다고 생각했다. 알 수 없지만, 한 때 동류었으니까 느껴지는 그런 것이 있다는 의미에서였다. 그리고 저 사람은..

" 앗, 잘생겼어. "

뒷 모습밖에 보지 못했지만 니오는 저도 모르게 작게 그렇게 말하고 말았다. 한 눈에 봐도 자기보다 키가 머리 두 개는 더 클 것 같은 사람. 남들 다 하는 검은 머리지만 뭔가 인상적인 사람. 그리고 한 눈에 봐도 사복센스가 뛰어난 사람. 니오는 '오~' 하고 속으로 감탄하며 천천히 발걸음의 속도를 높였다. 이유는 딱히 없이, 그냥 어떻게 생겨먹은 사람인지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뒷모습만 봐도 '잘생겼다' 하고 말해버렸으니 앞모습도 궁금해지는 것이었다. 상황보고 괜찮은 사람 같으면 친하게 지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그 뒷모습을 보며 걸어가면서 과연 어느 기숙사의 사람일까- 하는 궁금증도 있었다. 얼굴이라던가 행동하는 모습을 보면 열중 아홉은 맞출 수 있었으니까. 무심한듯 그 사람을 지나쳐서 척척척 걸어가던 니오는 일부러 주머니에서 동전지갑을 떨어트렸다. 그리곤 자연스럽게 지갑을 줍는 척을 하면서 뒤를 돌아 쪼그려 앉았고 슬며시 고개를 들어 앞을 보았다. 그리고 그 사람은

" 아. 언니야...? "

264 니오주 (.lMVX.JHlo)

2023-06-12 (모두 수고..) 02:20:33

조금.. 늦었습니다...!

265 가현주 (BBDxgRSb9I)

2023-06-12 (모두 수고..) 02:28:11

>>262 앗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동안의 진단 썰풀 진행 등등을 떠올려봄)(업보다 임가현) 아무한테나 막 광적이고 집착하고 하는건 아니니까~~~ 시트에도 적어놨듯이 일단 표면적으로는 포용력 있고 나긋하게 보이려고 하기도 하고 ^u^ 자상하다는 느낌이 잘 살아났다니 다행이야~~!

266 가현주 (BBDxgRSb9I)

2023-06-12 (모두 수고..) 02:34:56

>>264 괜찮아~~! 그보다 고스룩 니오라니 이 이렇게 귀한걸 아이고 (큰절 올리며)

267 니오주 (.lMVX.JHlo)

2023-06-12 (모두 수고..) 02:36:19

사실 늦은게 이게... 의상 한 번 갈아 엎느라고... 뭔가 맘에 안들어서 그냥 엊그젠가 이야기한 멘헤라 생각나서 그런 의상 입혀보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들어서 한 번 갈아 엎느라 늦었대요.. (쭈구리

268 온화주 (lnAL1PDrJc)

2023-06-12 (모두 수고..) 02:39:04

고스룩 니오? '가능' (끌려감)

온화가 봤다면 '어이구야- 병아리 깃털갈이 했나. 뻘건 두루마기보단 낫구만.' 하고 볼 콕 해줌~

269 니오주 (.lMVX.JHlo)

2023-06-12 (모두 수고..) 02:45:39

>>268 이렇게 무심한듯 아닌듯 툭툭 던져주는게 너무 좋아용... 니오 부끄럽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고 해서 얼굴 살짝 붉히고 '에헤헤~' 하고 웃을 것 같네요! 좋아하는 선배님이니까요~~

270 가현 - 니오 (BBDxgRSb9I)

2023-06-12 (모두 수고..) 03:02:30

수업도 없고 일정도 없는 날은 외출하기 딱 좋은 날이다. 최근들어 부쩍 천부 외출이 잦아진 것은 아무래도 자신이 바깥 공기를 꽤나 그리워하고 있었다는 점을 다시금 분명하게 하는 듯 싶었다. 더불어, 이전 청룡 여학생과의 만남에서 나누었던 이야기가 있었으니. 자신도 그 선배인지 뭔지 하는 사람을 한번 마주쳤으면 하는 바램이었다. 그렇게 정보가 많은 사람이라면 정보력 교환에서 약간의 손해를 보는 한이 있어도 뭔가를 충분히 얻어갈만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해도 을의 입장에 스스로 서기로 한 것은 또 이번이 처음이었다. 참 재밌는 일이지. 정말 그 사람을 만나 정보를 갈구하는 입장에 서게 되는 날, 자신의 이면 너머 성격이 과연 그 모욕스러운 상황마저 포용하고 넘길 수 있을지는 감히 추측조차 할 수 없었다만은.

주위를 한참이고 살피던 가현은 이윽고 가볍게 혀를 찬다. 이번에도 꽝이다. 농질과 비슷한 차림을 하고 다닌다면 이 수많은 인파 사이에서도 분명 눈에 잘 띌 것인데, 이번에도 그런 사람은 없었다. 그 사이에 옷을 다른걸로 바꿔입고 다니기라도 하는 것일까. 그렇다고 굳이 상점 하나하나 들어가 그런 사람을 본 적 있느냐며 취조하는 것은 또 사양이었다. 제 존재를 그렇게까지 티낼 필요는 없다. 서두를 필요 또한 없었다. 언젠가 인연이 닿는 날 마주하리라.

"어라~ 그, 지갑 떨어트리셨는데요, 어머나. 니오? 너야?"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오늘은 천부 구경이나 조금 더 할 생각으로 늘 하던 것처럼 여기저기 쏘다니며, 한 손에 설탕 시럽이 발린 과일꼬치 하나 쥐고 느긋하게 걷던 참이었다. 어디 귀족집 자재가 아닐까 싶은 고풍스럽고 어여쁜 옷차림을 한 사람 하나가 자신을 앞지르더니 동전지갑을 떨어트린다. 원체 나긋하고 서두름 없는 성격이라 그 말을 하는 동안 상대는 지갑을 주웠는데, 고개를 든 모습을 보니 아는 사람이기에. 그리고 평소 느낌과는 정말 색다른 모습이었기에 가현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같이 물었다.

"맙소사. 오늘은 무슨 바람이 불어서 그렇게 잔뜩 치장하고 나온 걸까~? 평소 느낌이랑 많이 달라서 하마터면 못 알아볼뻔 했어~"

항상 기숙사 내에서 교복 입은 모습만 봤기 때문인지 지금의 옷차림은 꽤 색다르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었다. 자신의 눈을 의심할 필요는 없었다. 자신이 쥔 목줄에 내걸린 사람. 그 사람을 자신이 못 알아볼 리 없었기에. 다만 아무리 봐도 다른 느낌이었기에 가연은 자연스럽게 한번 더 여학생을 슥 훑어보게 되는 것이다.

"아무튼 앞으로는 지갑 안 떨어트리게 조심해~ 본 사람이 나니까 망정이지, 다른 사람이었다면 냅다 들고 도망쳤을지도 몰라~"

능청스러운 말투로 이야기하며, 가현은 방긋 웃었다.

271 가현주 (BBDxgRSb9I)

2023-06-12 (모두 수고..) 03:04:56

그리고 나도 한참 늦고 마는데..~~~

>>267 앗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괜찮아 텀은 크게 신경 안쓰니까~~~ 이런 볼거리를 제공한 니오주에게 감사의 뜻 깊이 전할 뿐이라며...

272 니오 - 가현 (.lMVX.JHlo)

2023-06-12 (모두 수고..) 03:28:00

" 아, 응.. 감사..합니다..? "

평소 느낌이랑 달라서 못 알아볼 뻔 했다는 말을 들으면서 손으로는 건네오는 지갑을 받아들었다. 니오는 양 손으로 지갑을 쥐고 멍하니 고개를 들고 잠시동안 그렇게 바라보고만 서있을 뿐이었다. 뭔가 평소랑 느낌이 굉장히 달랐다. 며칠 전만 해도 다시 슬금슬금 피해다니기 시작했고 같이 있으면 좋았지만 어딘가 굉장히 불편하고 공기마저 가학적으로 바뀌는 느낌이 들었던 사람일 것인데 이렇게 분위기가 확 달라져도 되는걸까. 양 손으로 지갑을 쥔 니오는 슬며시 얼굴을 살짝 붉혔다. 공기가 달라졌다. 이전처럼 가학적이고 무거운, 목을 조르는 듯한 공기가 아니라 조금 다른 의미의 것으로.

" 아.. 조심,할게요. 네.. 다른 사람이.. 네.. "

사실 들리는 말은 전혀 들리지 않았다. 한 귀로 들어와서는 다른 쪽으로 물 흐르듯이 빠져나가는 느낌. 평소와는 다른 무드였다. 니오는 핫! 하고 정신을 차리며 받은 지갑을 파우치안에 넣어두었다. 그리고 다시 고개를 들어 위를 올려다보았다. 햇빛이 나뭇가지에 갈라지고 어디선가 마시고 있을 커피향이 진하게 깔리는 분위기. 조금 다른 분위기의 공기와 지금만큼은 선명하게 들리는 목소리. 니오는 또 멍하니 가현을 올려다보다가 필터없는 한 마디를 건넸다.

" 언니야, 오늘 왜 잘생겼어? "

그리곤 또 멍하니 바라보았다. 만화적인 연출이 허용됐다면 퐁- 하는 효과음과 함께 눈에 작은 하트 두 개를 띄우고 바라봤을 그런 표정으로. 새하얗던 얼굴에 살짝 홍조를 띄우고 바라보던 니오는 거기까지 말을 하고 나선 다시 정신을 차렸다는듯 으브븝, 하는 소리와 함께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는 금세 안정을 되찾았다. 지금은 조금 달라보이지만 어찌됐는 이 보이지 않는 목줄을 강하게 걸어서 손에 쥐고 좋을대로 흔드는 사람이었다. 예전에 봤을 때도 반 쯤 폭주하려는 것을 간신히 막아세웠었다. 그 기억이 살아나면 조금은 중화되는 기분이었다. 이상하게 몸 여기저기를 찔린듯이 콕콕 하고 찔리는 느낌이 들어 살짝 불편했지만 다시 고개를 들어 바라보니 '아, 역시 잘생겼잖아.' 하고 혼잣말을 중얼거리게 되었다.

" 저기이- 언니야. 오늘 그.. 뭐 해? 니오, 천부에 가려고 하는데... 딱히 살 건 없구.. 그냥, 놀러가려는데.. 언니야 시간 괜찮으면.. 같이 가고 싶어서- "

신발코로 땅을 콕콕 찍고 이상하게 몸이 살짝 배배꼬였다. 끊임없이 손장난을 치면서 니오는 슬며시 고개를 들고 '안될까?' 하고 한 마디를 더했다.

273 니오주 (.lMVX.JHlo)

2023-06-12 (모두 수고..) 03:30:51

텀 있어도 괜찮으니까 여유롭게 하자구요 :D

274 我懷 (ONdPezNII6)

2023-06-12 (모두 수고..) 03:33:31

어머니, 화련은 내심 령도를 그리워했다. 이따금 따스한 햇살이 그리웠고, 철썩이는 파도 소리와 산산이 부서지는 포말이 꿈에 나타날 때가 있었다. 갈매기가 우는소리가 그립고, 그 비리고 짭짜름한 냄새가 그리웠다. 바다는 화련에게 있어 평생의 보금자리나 다름이 없었다. 이렇게 차가운 북부에서 매몰찬 사람들만 만나니 더욱 선망과 그리움은 깊어져만 갔다. 멍하니 화련이 별채에 딸린 정자에 앉아 허공을 바라볼 적이면, 아회는 어머니가 내심 령도를 그리워하고 있음을 눈치챌 수 있었다. 어머니는 최근 바다로 가자고 한 뒤부터 쭉 저 상태셨으니까. 아회는 오늘도 허공을 쳐다보는 어머니를 말가니 바라보다, 그 주변으로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어머니."
"아, 내 사랑스러운 보물. 네가 오는 줄도 모르고 난……."
"아니에요. 저, 오늘도 수업을 들으러 가려고요."
"오늘도 열심이구나, 우리 아들. 조심히 다녀오렴."
"저, 그게……."
"응? 무슨 일이니?"
"오늘 시험이 있어서요……. 그러니까……."

화련은 쭈뼛거리는 아회를 보고 무언가 눈치챈 듯이 길쭉하게 웃음을 지었다. "마법의 주문이 필요하구나. 그렇지?" 화련의 말에 아회는 시선을 피하다 고개를 느릿하게 끄덕였다. 이 아이를 어쩌면 좋담? 화련이 아이를 안아주기 위해 팔을 벌리기가 무섭게 아회는 눈치를 보다 슬그머니 쏙 품에 들어왔다. 이렇게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이가 내 배에서 나왔다니!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이마에 맞춰주던 입술은 이내 말랑말랑한 뺨과 조그마한 입술까지 무자비하게 공격했다.

"으악!"
"누가 이렇게 귀여우래, 응? 우리 소중한 보물!"
"노, 놓아주세요!"
"네가 안으로 들어왔잖니, 못 나간단다!"
"엄마아…!"
"그래, 그래."

뺨을 연신 비벼대던 화련은 아쉽다는 듯 아회를 놓아주었다. 어찌나 볼을 비볐는지, 아회의 머리카락은 한쪽이 부스스하게 떠 정전기가 일어나고, 뺨은 빨갛게 자국이 남았다.

"오늘 시험은 분명 잘 볼 거란다."
"응, 금방 돌아올게요."

아회가 종종걸음으로 오늘 수업할 내용이 담긴 책과 붓을 안고 정원을 가로지를 적, 화련은 아이를 한 번 더 안아줄 걸 그랬나 생각하며 조그마한 아이의 인영이 사라질 때까지 뒷모습을 주시하다, 다시금 허공에 시선을 던졌다. 고요한 정적이 일면 세상은 령도가 되었다. 귓가에 철썩이는 파도치는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다. 아회는 바다를 어떻게 생각할까, 좋아할까? 아니면 비린내를 견디지 못할까? 그것도 아니라면 대수롭지 않게 넘길까? 어느 쪽이든 자신의 아이니까 사랑스럽게 품어줄 수 있었다. 소라 껍데기를 주워 그 속에서 들리는 바다의 노래를 들려주고 싶다. 소라에 귀를 기울이면 들리는 소리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백사장에 덥혀진 모래는 얼마나 따스한지 알려주고 싶었다. 북부는 위험했다. 더는 아이를 이렇게 둘 수 없었다. 욕심은 부리지 않을 것이다. 단지 고향으로 돌아가서, 아회와 함께 새로운 방법을 찾고 싶었다. 북부를 구제할 수 있을 방법을…….

"얼마나 생각에 빠졌으면 내가 온 줄도 모르십니까."
"아. 마, 마님."

화련은 황급히 시선을 떼었다. 별채로 첫째 부인이 오는 날은 한 번도 없었거늘, 대체 어떤 이유로 이곳에 온 건지 모르겠다. 불안함이 샘솟았지만, 화련은 애써 미소를 지었다. 사람을 그저 불안함으로 판단하는 건 나쁜 일이다. 이 불안이 내 마음과 환경 때문에 생긴 것인데 어찌 타인을 탓할까? 더군다나 첫째 부인을 미워하면 안 된다. 저분도 굴러들어 온 돌인 자신 때문에 많은 상처를 받았을 테니까. 화련이 미소를 짓자 첫째 부인은 불편한 심기를 눌렀다. 저 아이는 끝까지 순진하구나. 부채를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

"아, 그게… 참, 내 정신 좀 봐. 안으로 들어가요, 추우실 텐데……."
"……시간을 많이 뺏지는 않을 테니 여기에서 이야기하지요."
"안 돼요."
"어찌 내 결정에 토를 답니까."
"감기에 걸리실지도 몰라요."

첫째 부인은 완강한 뜻에 기가 막히다는 듯 화련을 쳐다보다, 마지 못내 수락하듯 시선을 던졌다. 화련은 조심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나 거미줄이 어느 정도 사라지고, 화려하지 못하다 못해 수수하기 짝이 없는 방으로 첫째 부인을 안내했다.

"그, 목련차는 어떠신가요……? 저번에 보내주신 것이 맛이 좋아서, 저도 이번에 약소하게나마 구해보았답니다."
"좋습니다."
"그렇다면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차를 대접할 테니……."

화련이 자리를 빠져나가자 첫째 부인은 눈을 가늘게 떴다. 보통 차와 다과는 사용인이 가져오는 것이 옳거늘, 어째서 저 순박한 여자는 홀로 하려 드는 건가? 애초에 남편이 붙여준 사용인은 어디로 갔는지도 모르겠다. 자신이 감시역으로 붙여둔 것들을 치웠길래 사정 좀 나아졌다 싶었더니 그것도 아닌가 보다. 첫째 부인은 고개를 돌려 방을 보곤 헛웃음을 흘렸다. 이따금 가주가 아이가 잘 해주었다며 바꿔준 가구나 선물한 장식품, 그리고 화련이 소중하게 걸어둔 바다를 표현한 자수가 아니었다면 과장을 보태 사용인의 방과 다를 바가 없다 생각했다. 자신의 방과는 천차만별이었으니까.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화련은 따스한 목련차와 서양의 다과를 가져왔다. 아회를 위해 아껴두었던 것이지만 아이도 이해할 것이라 믿었다.

"과자가 입맛에 맞으셨으면 좋겠는데요……."
"눈치 보지 마시지요. 이야기만 하고 갈 터이니."
"ㄴ, 네."

첫째 부인은 찻잔을 입에 댔다. 자신이 마시는 최상품에는 한참 못 미치지만 나쁘지 않았다. 다과에는 손을 대지 않는 모습을 부산스러운 눈길로 보던 화련은, 잔이 상 위에 놓이자 자신도 모르게 손을 다소곳이 모았다.

"화비."
"네."
"나는 상공의 말을 믿습니다. 당신의 아이가 내 아이의 자리를 위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있고, 당신도 그러지 않을 거라고 분명 말했지요."
"그렇, 지요."
"그런데 당신의 아이를 후계자로 두는 건 어떻느냔 말이 나돌기 시작했습니다."
"네?"

화련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런 이야기가 나돈다니! 그럴 리가 없었다! 화련 또한 아이의 순탄한 삶을 위해 완강하게 거부해오던 일이었고, 자신의 남편도 인정한 일이었다. 그런데 후계자라니! 말도 안 되는 소리다. 화련은 고개를 세차게 내저었다.

"아니에요, 저는 허락하지 않아요. 그렇게 두지도 않을 거예요. 어떻게 도련님의 자리를 넘보겠어요!"
"그렇지요. 그대의 생각 또한 같은 게지요. 그렇지만 그대가 허락하지 않는다 해서 무엇이 달라집니까?"
"…네?"
"당장 사용인에게도 휘둘리는 당신이 거절한다 해서 무엇을 할 수 있느냔 말입니다. 손찌검 하나 하지 못하고, 모진 말을 하면 홀로 상처를 받는 당신의 말을 사람들이 들어주기나 할 것 같습니까?"
"아니, 아니에요. 그건……."
"그 사람들이 가엾다는 것은 나약함을 보기 좋게 포장하는 핑계입니다, 화비. 이곳은 북부니까요."

온화한 어조였지만, 말은 가시가 되어 화련의 속을 쿡쿡 찌르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이곳 사람들을 사랑하는데, 이 사람들도 그러고 싶은 게 아니라는 걸 아는데, 하지만 첫째 부인의 말도 맞는데, 머리가 핑핑 도는 것만 같았다. 그 모습을 보던 첫째 부인의 표정이 서서히 일그러졌다. 여전히, 여전히 그 빌어먹을 선함을 내세우는 모습에서 많은 감정이 교차했으나 그 표정을 쉬이 갈무리하곤 눈을 감았다.

"화비."
"네, 마님."
"부디 당신의 아이가 내 아들의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해주십시오. 내가 손을 쓰는 날이 오지 않기를, 나는 진심으로 바라고 있습니다."

죽이겠단 뜻임을 누가 모를까. 화련은 등골이 오싹했다. 사랑하는 내 아이가 죽는 것만큼은 안 된다. 이 북부에서 살아가며 있었던 일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자신의 아이가 설산을 헤매다 달달 떨며 어떻게든 살아 돌아왔던 그 순간이, 끌어안았을 때 얼음장보다 더 차갑던 몸이, 최근에 피투성이가 되어 돌아왔던 날이! 그 끔찍한 순간마다 살아 돌아왔는데, 만약 죽는다면 필히 모든 순간보다 더 끔찍하겠지. 그것만큼은 안 된다! 목련차가 든 찻잔을 쥔 손이 달달 떨리기 시작했다.

"ㄴ, 네. 며, 명심, 하겠습니다."
"……."

그런 모습을 물끄러미 보던 첫째 부인은 알기 어려운 표정을 짓더니, 다시금 찻잔을 입에 가져다 댔다. 아무리 방을 따스히 덥혔다고 해도 어디선가 불어오는 바람 탓에 차는 미적지근하게 식어버렸다. 첫째 부인은 차를 단숨에 마시더니 잔을 내려두었다.

"그리고 차의 값은 해야겠군요. 내 마지막 정이니 새겨 들으십시오, 화비."

마지막 정? 화련은 결국 입에 대지 못한 찻잔을 내려두며 첫째 부인을 올려다보았다. 참 우아하고 고혹적인 분이시다. 청초하기만 한 자신과는 다른, 빛이 나는 사람. 그런 사람이 마지막 정이라며 어떤 말씀을 꺼내려는 걸까, 입술이 벌어지는 찰나의 순간, 머리에서 불안한 신호등이 켜졌다. 적색으로 껌뻑껌뻑 빛나는 것이 이 얘기를 들으면 돌이킬 수 없을 것만 같다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것만 같았다. 그렇지만 자신의 마음과는 다르게, 첫째 부인은 날씨가 좋다는 듯 이야기를 쉽게 꺼내버리고 말았다.

"귀기 무 씨에 시집온 여성은 어지간하면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뭐, 라고요……?"
"나는 곡옥 사람입니다, 화비. 집안에서 온갖 예쁨을 받고 자랐고, 고향은 내게 특별한 곳이나 다름이 없었지요. 또한 나도 무언가를 마음에 담아둘 수 있는 사람이지요."

첫째 부인은 지금 화련이 어떤 심정으로 허공을 쳐다보고 있었는지 공감하고 있다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 생전 처음 보는 표정에 화련은 멍하니 이야기를 끊지도 못하고 들을 수밖에 없었다.

"내가 당신이 아이를 배어 들어왔을 때 이 빌어먹을 집구석을 나가려는 시도를 여럿 해보았습니다. 가족이 그리웠기 때문이지요. 내가 어찌 이런 취급을 받고 살아야 합니까? 때문에 하루만 곡옥에 돌아가고 싶다고. 지쳤노라고 내 체면까지 내려놓고 애걸복걸하던 날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나는 돌아가지 못하고 그이의 몸뚱이에 갇히듯 안겨 하루를 꼬박 새워야만 했습니다. 당신이 아무리 뒷방 나부랭이라고 할지언정 그 사실은 달라지지 않을 테지요."

이것이 내 마지막 충고입니다. 첫째 부인은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섰다. 화련은 손을 뻗고자 했으나, 차마 잡을 수 없어 움찔거리는 팔을 가만히 두고자 무진 애썼다. 그 모습을 보던 첫째 부인이 덤덤한 눈길을 보냈다.

"살아남고 싶다면 고향을 생각하지 않을 정도로 독해지십시오. 아니면 머리를 써 도망치십시오. 그게 내가 해줄 말입니다. 그대는 너무 착해."
"잠ㄲ……."
"잘 마셨으니, 조만간 선물을 보내도록 하지요. 그럼 저는 이만."

그리 얘기하며 첫째 부인은 밖에서 대기하는 사용인을 대동해 자리를 떠버렸다. 화련은 그 자리에 혼자 남아 한참이고 첫째 부인의 이야기를 곱씹었다. 그러니까, 령도에 갈 수 없다고? 내 아이를 이 끔찍한 곳에 계속 두어야만 한단 말인가? 그럴 리가 없다, 그래서는 안 된다! 자신의 아이는 령도로 데려가야만 했다. 이런 곳에서 아이가 시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 북부의 죄를 구제하려다 죄에 삼켜지는 것을 눈 뜨고 볼 수가 없었다. 사랑하는 내 아이, 내 아이만은 행복해야 하는데……. 멍하니 첫째 부인이 떠난 바깥만 한참 쳐다보던 화련의 시야에, 시간이 오래 지나 조그마한 인영이 담겼다.

"아, 어머니! 여기에 계셨군요!"

사랑스러운 내 아이. 어느덧 여덟이 다 되어가는 내 아이. 자신을 닮은 머리카락은 무 씨 집안의 색이 섞여 신비로운 물안개 같고, 큼지막한 눈은 아비를 똑 닮았으며, 입가의 점마저 자신을 쏙 빼닮은 보물. 그 조그마한 아이가 눈을 동글동글 뜨다 불안한 듯 눈치를 보고 있음에도, 화련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어머니."
"……."
"어, 엄마… 괜찮으세요?"
"아가."

아회가 다가오기가 무섭게 화련은 그 자그마한 몸을 품에 덥석 안았다. 아회는 놀란 듯싶다가도, 화련이 떨고 있음을 깨닫기가 무섭게 화련을 마주 안고 서툴게 등을 토닥였다. 본능적인 행동이었지만, 화련은 그 행동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오히려 참아오던 눈물을 터뜨리고 말았다. 소리를 내려고 하지 않았지만 그럴수록 몸은 점점 더 크게 들썩이며 목 너머로 울음이 비집고 나왔다. 끅끅대며 서럽게 우는 소리가 퍼졌다. 아회는 그렇게 어머니가 울음을 그칠 때까지, 그 작은 품을 내어주었다. 시험 본 것을 모두 맞았노라 얘기하지 않고자 하며, 도련님을 돕기 위해서라면 고작 이 정도로 기고만장해서는 안 된다며 회초리를 맞았던 것도 숨기기 위해 어정쩡한 다리를 애써 곧게 세웠다. 지금 자신의 상처를 지금 드러내면 어머니가 무너져버릴 것만 같은 불안감이 몰려왔다. 그리고, 어머니를 한참이고 달래면 뭔가 달라질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 감이 있었다. 그렇게 얼마나 울었을까, 화련 또한 무언가를 다짐했는지 아회를 품에 가득 안고 덜덜 떨리는 손으로 머리를 쓸어주며 불분명한 발음으로 뭔가를 중얼거렸다. 벌벌 떨리고 울음기 가득한 소리였지만, 아회는 알아들을 수 있었다. 아회야. 우리 꼭 령도로 가자. 엄마랑 바다를 보자…….

"응."

아회는 눈을 감았다. 그렇게 눈물을 쏟고, 아무런 일도 없는 것 같은 오후가 지나고, 아회는 잠들었다. 어스름한 밤이 되었을 적, 화련은 잠든 아회를 뒤로하고 홀연히 본채로 들어섰다. 별채와는 사뭇 다른 곳, 이따금 시선이 와닿았으나 화련은 아랑곳하지 않고 가주의 방 앞에서 문을 두드렸다. 청지기는 안 된다며 만류했지만 고집이 황소보다 센 화련을 막아세울 수는 없었다. 문을 여덟 번째 두드렸을 때, 안에서 문이 열렸다. 술도, 차도 마시지 않고, 안으로 들어가지도 않았다. 그저 화련은, 안에서 잠도 자지 않고 제 호위하는 가문에 대한 서류를 읽던 가주를 보며 입을 벌렸다.

"마님이 별채에 오지 않게 해주세요."

처음 보는 광경에 청지기는 안경을 벅벅 닦을 수밖에 없었다.

"그건 본인의 자유지."

그 다음 돌아오는 답에 청지기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고, 아무런 화도 내지 않고 돌아가버리는 화련을 보며 가주의 방에 쳐들어갔다. 화련은 방으로 돌아가며 명백하게 결론이 났노라 생각했다. 가주는 정실의 편을 들고 둘째의 편을 들지 않겠노라 선언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고, 이제 첫째 부인의 자비는 없을 것이라고.

그렇게 시간이 지난 어느 날, 별채에 사용인이 왔다. 가주가 보낸 사용인이었다. 그간 있었던 일로 사과를 하고자 하는 것이라면 화련이 가문의 어르신들 앞에서 공개적인 망신을 받고, 사람을 피하게 되던 날보다는 오래, 그리고 첫째 부인이 기어이 화련이 상경할 때 가져왔던 학당의 선추를 부수고, 그 때문에 최소한의 사용인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별채에 들이지 않던 날보다는, 그리고 시름시름 앓기 시작한 날보다는 가까이 온 셈이었다. 그렇지만 사용인은 단 한마디만 던졌을 뿐이었다.

"가주님께서 미안하다는 말을 전해 달라 하셨습니다."

무엇에 대한 사과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 화련은 여기에서 결국 무언가 끊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나가세요."
"아무리 그래도 가주님께서 내린 명인데─"
"나가."

자기가 실세인 줄 아나. 툴툴거리는 목소리와 함께 보석함을 쿵 소리가 나게 두고 휭 사라지는 소란이 벌어지자, 그 소리에 놀라 깬 아회는 무슨 일이 있었나 싶어 비몽사몽한 눈으로 어머니의 방으로 향했다. 마침 떠나가는 사용인의 경멸 어린 시선을 한번 바라보던 아회는 자연스럽게 눈을 흘겼고, 사용인은 그 모습에 흠칫 놀라는 듯싶더니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리고 아회는 어머니를 말가니 쳐다보았다. 그런 시선에 화련은 고개를 저으며 아무런 일도 아니라 하였다. 대신 홍옥을 깎아 만든 조개와 그 안에 담긴 큼직한 진주를 보던 화련은 잠시 침묵하다 늘어지게 하품을 하며 선 채로 꾸벅꾸벅 조는 제 아이에게 말했다.

"아가."
"네에."
"오늘 가계 도술 수업이 있니?"
"네에……."
"그러면 도련님께 말씀 하나만 전해주렴. 늘 감사하니, 개인적으로 찾아뵙고 싶다고."
"형님께요……?"
"그래. 할 수 있겠니?"
"응! 저 잠이 다 깬 것 같아요, 형님께 정말 말씀드리면 돼요? 지금이라도 갈래요! 준비할게요!"
"그러다 넘어질라, 천천히 준비하렴. 오늘은 시간이 많으니."

화련은 우당탕 뛰어가는 아이가 아닌 홍옥 조개에 여전히 시선을 두었다. 이건 경고다. 자신이 이제 고향을 그리워할 것이라 생각한 무 씨 집안 가주의 작은 위협이었다. 그렇지만 령도에 보내주지 않겠다고 위협해봤자 내가 가지 않을 리가. 오히려 오늘 일로 결심이 서버렸고, 화련은 더 이상 망설이지 않기로 했다. 통제감에 금이 갔고, 마음은 이미 바다로 가득 찼다. 그렇다면, 떠나기 전 자기 아이를 그나마 사랑해 준 사람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었다.

"……도련님께서도 이해하시겠지. 내 아이를 진정 사랑했더라면."

어디선가 파도가 치는 것만 같았다. 수없이도 바다를 부술 파도가.

275 아회주 (ONdPezNII6)

2023-06-12 (모두 수고..) 03:38:03

비몽사몽, 짤막하지만 무언가 써보았어요.
응...

276 니오주 (FCEagv0i0E)

2023-06-12 (모두 수고..) 03:45:14

파도는 바다를 부수고 화련씨는 내 가슴을 부수고... 느슨한 새벽에 긴장감을 빡 주는 독백 잘 먹었읍니다... 흑..흑흑...

277 아회주 (ONdPezNII6)

2023-06-12 (모두 수고..) 03:52:23

아직 안 주무셨나요...?!😳 좋게 봐주셔서 기쁘네요... 엄마가 비중이 더 큰 독백... 아회는 응애로 남아주렴...이랍니다...ㅋㅋ...ㅋㅋㅋ...

278 니오주 (.lMVX.JHlo)

2023-06-12 (모두 수고..) 03:55:21

네에~~~ 아직 잠이 안와서요 :D..!
언제까지나 응애로 남아있었으면 더 밝은 미래였을까 싶기도 하고.. 화련씨는 가슴을 부수고 파도는 바다를 부수고.. 였습니다!

279 가현 - 니오 (BBDxgRSb9I)

2023-06-12 (모두 수고..) 03:58:06

가현은 느릿하게 눈을 깜빡인다. 자신이 사람을 잘못 보았을 리가 없는데, 그리고 이 여학생도 자신이 누군지 바로 알아봤는데 어째서 평소 안 쓰던 존대를 쓰며 자신을 대하는 것일까? 의문이 들어 가현은 제 옷차림을 슬쩍 살폈다. 와이셔츠. 그리고 하네스, 무릎 트임이 있는 청바지에 굽 있는 구두. 사복 차림을 처음 보는것은 이 여학생도 동일하기 때문일까 생각하니 살짝 웃음이 새어나온다.

"으응, 앞으로는 조심해요? 소중하고 중요한 물건이니까, 누가 그거 들고 도망치면 짜증나잖아. 괜히 한바탕 뒹굴고 싸우면 예쁜 옷 더러워질거예요. 상처라도 나면 내가 마음 아파서 안돼요~"

예상치 못한 존댓말에 자신도 반쯤은 존대로 응수하며 한쪽 눈을 찡긋인다. 장난스럽게 굴기는 했으나 그것이 마냥 농담은 아니었다. 만약 다른 누군가가 그 지갑을 들고 도망간다면 이 여학생은 끝까지 따라가 옷이 더러워지고 뭐고 한바탕 나뒹굴고 싸울 것이 분명했으니. 아무튼, 옷만 다르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아니었던 모양이다. 옷차림이 바뀌니 사람 성격도 바뀌는걸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자니 핫 하고 정신 차리는 소리가 들려와 가현은 다시 웃는다. 오늘 꽤 귀엽게 굴어주는구나.

"에....? 내가? 그으, 갑자기 그러면 언니 조금 부끄러운데~"

이윽고 난데없는 칭찬에 가현의 눈이 다시 동그래진다. 맙소사. 살아생전 그런 이야기는 또 처음이었다. 제 외모 정도는 보통 정도라고 여기고 있었으며, 이렇게 갑자기 칭찬을 들을 만큼 잘나지는 않았다는 생각이었기도 하며 그런 칭찬을 듣더라도 그냥 예의상 하는 말으로 치부하고 넘겼다는 점이 가장 컸는데, 이 여학생 꽤나 진심인듯 싶으니 자연스럽게 동요하게 되는 것이다. 평소 보이던 모습과는 다르게 홍조까지 띄우고 그러니 더더욱.

"우리 니오, 오늘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었어~? 아니면. 평소에도 그렇게 느끼고 있었는데 이런 감동을 위해 일부러 말을 안 한 거라던가?"

답지않게 조금 부끄러워지니 말에 두서가 없어진다. 약간은 횡설숼하듯 이야기하며 가현은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 여학생의 머리에 손을 얹고 쓰다듬어 주었다. 참. 도대체 무슨 바람이 불었길래 이러는 것일까. 설탕 발린 과일꼬치를 한입 먹으며 제 기분을 진정시키려 애쓴다... 만은. 이 달콤함이 과일에서 나는 달콤함인지 진정된 칭찬에서 느껴지는 달콤함인지 헷갈릴 지경이 되어 더더욱 묘해졌다. 내 사람이 해주는 칭찬. 그것만큼 저를 기쁘게 하는것이 더 있을까.

"음? 당연히 괜찮지~ 사실 나도 오늘은 별로 일정이 없어서, 한껏 놀아볼까 하던 참이었거든. 안될 이유가 뭐가 있겠니?"

뭔가 평소답지 않은 모습을 보이는 건 자신뿐만이 아니었다. 이 여학생도 묘하게 평소 느낌과는 다른 모습을 끊임없이 내비치고 있으니, 이쯤되면 동 사감이 여학생의 투쟁심을 잠가버린게 아닐까 싶은 수준이 되었다. 그래도 자신에게는 오히려 득인 상황이다. 제가 집착하지 않아도, 제 사람이 자신에게 알아서 애정을 한껏 표현해주고 있었으니. 그것만큼 기쁜게 또 어디 있을까 싶다. 한껏 몸을 가까이 해온 가현은 다정하게 팔짱을 끼며 눈웃음짓는다.

"같이 놀자. 뭔가 사지 않아도 괜찮아. 그냥, 이렇게 놀러다니고 있다 보면 분명 즐거울거야~"

어차피 선배를 찾으려던 제 계획도 오늘은 글렀겠다, 이렇게 된 김에 천부 데이트를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지 싶었다. 딱 봐도 나 기뻐요 하는 티가 나는 웃음을 한껏 머금으며 가현은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한다.

280 온화주 (lnAL1PDrJc)

2023-06-12 (모두 수고..) 04:04:25

>>274 캬... 바닷물 들이킨 것 마냥 짜고 쓰다 아으으... 그 와중에 폭풍 전야 같은 분위기라 내심 바짝 쫄아드네. 어후... 오늘도 아회주 필력에 감탄합니다 아아 보배롭다 금손님이시여...!

281 아회주 (ONdPezNII6)

2023-06-12 (모두 수고..) 04:12:06

온화주도 안 주무시고...!! 으으 다들 금손이시면서...!!!🥹

>>278 아마 밝은 아이라도 북부의 무시무시함 때문에 흑룡루트를 타고 집착광공 mk2가 되었지 않을까 하는 적폐가 있어요...(?)

282 가현주 (BBDxgRSb9I)

2023-06-12 (모두 수고..) 04:15:19

>>274 오잉 아회주의 독백이 있었구나..? >>짤막하지만<< 🤔🤔🤔 3진흐음으로 기각되었습니다(?) 아늬 첫째부인님 맨날 악역 느낌만 뿜뿜하다가 이번 독백에서는 한층 인간적인 모습이 되었어....? 결국 마무리는 끝까지 악녀 모먼트지만 어쨌든 사람은 사람이구나 싶게 만드는 것.. 그리고 왜 령도랑 바다에 대해 복잡미묘한 심정인지 이번 독백으로 한층 더 알아가는 기분이야 ^-ㅠ

283 니오주 (sqTzBHXows)

2023-06-12 (모두 수고..) 04:18:10

스으으읍.... 기세롭게 일상 시작했는데 왜 잘 시간... 내일은 오후 좀 일찍 와서 이어놓을게요 집에 일찍 올 수 있으니까.. 죄송해요 먼저 기절하겠습니다🥲

다들 좋은 밤 아니 새벽 되세요😇

284 아회주 (ONdPezNII6)

2023-06-12 (모두 수고..) 04:19:25

첫째 부인도 악역은 맞지만 어찌 되었든 같은 삶을 살아가는 인간이란 걸 조금 표현해보고자 했답니다...😇 물론 악녀는 맞지만요...👀 악역의 사연은 미화하지 않는 주의라 조금 더 악독해지겠지만...? 견...뎌주시리라 믿어요~!!!!(?)

령도와 바다는, 응. 그래도 아회가 덤덤하게 받아들일 수는 있답니다. 꺼리긴 하지만...응........... 짤막하지만....(끝까지 짤막함 고수중)

285 아회주 (ONdPezNII6)

2023-06-12 (모두 수고..) 04:19:38

니오주 푹 주무셔요...!!!!!

286 연주 (wqmKA/vmfs)

2023-06-12 (모두 수고..) 04:21:22

00, 깨었는데 어마어마한 글을 보았어요?

287 아회주 (ONdPezNII6)

2023-06-12 (모두 수고..) 04:24:12

연주도 다시 주무셔야지요...!!(이불말이로 증거인멸 시도)(?)

288 가현주 (BBDxgRSb9I)

2023-06-12 (모두 수고..) 04:29:04

확인~~~ 맙소사 벌써 4시잖아 시간 댕빨리 가는것... 내일 편할때 답레 주면 퇴근하고 이어놓을게~~ 잘자 푹자~~!

>>284 하 이런 인간미 좋습니다... 결국에는 같은 인간이기에 공감할수 있는 그런 맛...(오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당연히 견딜수 있지 나도 악역 미화시키는거 안 좋아하는 편이기도 하고 한번 악역은 영원한 악역 주의이기도 해서 아주 맛있게 즐길수 있을것 같아 ^q^ 꺼리기는 해도 받아들이는게 흐뭇짠(?)한데 아아아ㅏ늬 이정도면 분량 출중하다구~~~~~ 아까 3진흐음으로 기각했자나 이렇게 된 이상 최후의 비기 8진흐음을 보여주겠어

🤔🤔🤔🤔🤔🤔🤔🤔

289 아회주 (ONdPezNII6)

2023-06-12 (모두 수고..) 04:31:29

갸아아아아아악!!!!!!(8진흐음에 퇴마당함)(?)

290 연주 (wqmKA/vmfs)

2023-06-12 (모두 수고..) 04:34:24

령도 사람이지만, 지금 있는 곳은 북부니까. 북부 사람이 되어야 할 텐데. 그러기엔 화련은 너무 여리군요... 가련하기도 하지..
마음속에 바다가 가득 찼다는 건, 슬픔의 수위를 나타내는 것만 같은게. 곧 통제하지 못할 감정으로 쏟아질 것만 같아보일까요...

이렇게나 령도를 그리워하는 제 어미를 봤으니, 아회가 왜 령도에, 바다에 관해서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었는지 알 것 같네요...

291 가현주 (BBDxgRSb9I)

2023-06-12 (모두 수고..) 04:35:20

ㅋㅋㅋㅋㅋㅋㅋㅋ 8진흐음의 위력은 강력했군 ^u^ 염라이시여.구천을 떠돌던 영혼 하나가 또 당신의 곁으로 갑니다... Good dream sweet dream...(?)

292 연주 (wqmKA/vmfs)

2023-06-12 (모두 수고..) 04:35:55

니오주 안녕히 주무세요. 잘 자요.

>>287 윗집의 휴대폰 알람 진동 테러에 너무 제대로 깨어버린지라. 더 자기엔 무리일 것 같네요.
그리고 증거인멸을 해봤자 늦었어요! 이미 다 봤어요! (??)

293 아회주 (ONdPezNII6)

2023-06-12 (모두 수고..) 04:42:16

>>290 >>292 바다라는 것은 낮에 보는 아름다움과 밤에 보는 외로움이 공존하기 마련이지요... 화련이의 바다는 밤이었다는 망상을 살짝 놓아요.😊 디테일한 부분을 짚어주셔서 참 기뻐요...! 그것보다 진동 테러라니, 으아악... 벌써부터 눈이 번쩍... 으아아아... 악 다 보셨다니...!!!! 안돼!(오열

>>291 저를 이렇게 재우려 하..시...드르렁...(?(영면

저도 슬슬 들어가볼게요... 큰일이다, 기상시간... 한시간도 채 안 남았어...?

294 연주 (wqmKA/vmfs)

2023-06-12 (모두 수고..) 05:03:01

>>293 검은 밤바다는 낮과 달리 망망하지요. 응. 화련이의 바다는 밤이었다는 것 마음에 들어요. 그렇다면 아회는 그런 밤바다에서 유일하게 빛나고 있을 등대일까요? 개인적으로 화련이를 보면 겨울바다가 생각나요. 파도가 해안가로 밀려오면, 그 순간 얼어서 하얗게 부서지는 그런 겨울 바다가요.

늦었지만 조금이라도 눈 붙이실 수 있길 바라요. 잘 자요. 오늘 하루도 화이팅이에요.

295 윤하주 (td2ye8Tq.Y)

2023-06-12 (모두 수고..) 06:12:56

쫀아 :3

296 ◆ws8gZSkBlA (dcRrVdlMS2)

2023-06-12 (모두 수고..) 07:53:38

좋은 아침이예요!!!

.dice 1 100. = 93-아회 70이상

297 ◆ws8gZSkBlA (dcRrVdlMS2)

2023-06-12 (모두 수고..) 07:53:52

!!!!!!!
드디어 드디어 궁기를... 쓰는구나...!!!!

298 윤하주 (JncwAyDGTc)

2023-06-12 (모두 수고..) 08:07:38

역시 궁기토템 아회야! >:3

299 ◆ws8gZSkBlA (dcRrVdlMS2)

2023-06-12 (모두 수고..) 08:10:57

윤하주 어서와요! 놀랍게도 궁기는... 반응 독백에서 등장한 게 한 손에 꼽아요....(흐릿)

300 윤하주 (JncwAyDGTc)

2023-06-12 (모두 수고..) 08:19:11

캡틴 안녕!! >:3 좋은 아침이야! 궁기님은 귀한 몸이니까 자주 안나와도 괜찮다구!

301 ◆ws8gZSkBlA (dcRrVdlMS2)

2023-06-12 (모두 수고..) 09:08:04

궁기를 높게 평가해줘서 고마워요...ㅋㅋㅋㅋㅋㅋ

302 윤하주 (JncwAyDGTc)

2023-06-12 (모두 수고..) 09:20:29

궁기 인어 불가살 농질 다 귀한 몸이라구! 최근에 농질을 못봐서 좀 아쉽네 :3

303 ◆ws8gZSkBlA (dcRrVdlMS2)

2023-06-12 (모두 수고..) 09:42:28

농질은 궁기가 만든 상처가 아직 안 나았어요:3 조만간 볼 수 있을거랍니다!

304 윤하주 (JncwAyDGTc)

2023-06-12 (모두 수고..) 09:44:23

(아쉽) 다음에 일상으로 만나면 또 사과를 ... (플래그 +1)

305 ◆ws8gZSkBlA (dcRrVdlMS2)

2023-06-12 (모두 수고..) 10:00:01

ㅋㅋㅋㅋㅋㅋㅋㅋ 윤하를 소중히 해주세요..!!!!ㅋㅋㅋ큐ㅠㅠㅠ

306 ◆ws8gZSkBlA (dcRrVdlMS2)

2023-06-12 (모두 수고..) 10:00:46

이제 퇴근이니 집 가서 결과 발표하고... 답레도 쓰고 AU도 차근차근 준비해야겠네요:3

307 윤하주 (DbWLIzOwe.)

2023-06-12 (모두 수고..) 10:03:02

(쓰다담) 캡틴이 고생이 많아 :3 ... 항상 힘내라구!
끝.

Powered by lightuna v0.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