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빨간 글씨가 한가득이다. 흥미가 느껴진다. 잊혀진 역사. 지워진 세계. 지금껏 자신은 그 모든 것이 부수어지고 다시 재건되어 지금껏 그 명맥을 유지해왔던 것이라고 믿었는데. 지금 자신이 딛고 선 이 땅은. 자신이 이끌어오는 이 덧 없는 몸뚱아리는, 그 분의 창조물이 아니라는 말인가. 지금껏 부수어지고 창조되기를 반복하며, 신 외의 다른 존재가 그와 동등한 존엄성을 가지고 계속 창조했던 것일까?
".... 아냐. 아니야. 믿을 수 없어. 아니야. 신 님은. 절대적인 존엄성을 가진 분은, 오직 단 한 분이어야 하는데..."
거짓말. 거짓말이야. 모든 게 믿어지지 않아. 아아, 신이시여. 당신의 존엄성을 나누어받은 존재가 당신 외에도 더 존재한단 말씀이옵니까. 어째서. 자신의 신은 단 하나 뿐인데. 당신 하나만이 유일한 빛인데. 한 하늘 아래, 두개의 태양이 공존해서는 안 될 일인데. 감정이 끓어오른다. 책을 넘기던 손이 보기 드물게 떨리기 시작한다.
"아아..."
명백한 살기와 악의가 공기를 가득 채우며 자신을 조금씩 깎아내었다. 작은 탄식이 흘러나온다. 몸이 제 형상을 유지하지 못하는 것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덧 없는 몸은 녹아내리며, 피가 마르고, 뼈는 형상조차 유지하지 못한 채 흩어지겠지. 신이시여. 이렇게. 감히 인간의 신분을 가진 채 당신이 지켜야만 하는 비밀을 알아버린 이 소녀를, 드디어.
천천히, 땅과 함께 가라앉는다. 모든 것이 사라진다. 자신마저도 점차 먹혀들어간다. 그러나 끝까지 가현은 책을 향한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지 않았다- 책을 읽고 이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기관이, 온전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으나.
그 어떤 의문도 표하지 않겠사옵니다. 그 어떤 이의도 내놓지 않겠사옵니다. 당신이 인간을 증오하심에 있어 그 어떤 불만도 표하지 않겠사옵니다. 모든 인간이 당신의 존엄함 앞에 바스라지더라도, 순순히 그 운명 받아들이며 당신이 즐겁기만을 위해 나아가겠나이다. 소녀. 당신이 증오하는 인간이라는 존재이나, 그저 당신만을 위해 신의 이름으로 재앙을 섬길 뿐이며, 버젓이 존재하고 현현하는 신 님의 앞에 대행자라는 어긋난 신분을 쥐지 않으며, 당신의 뜻에 감히 반하며 당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이단을 벌하기 위해 벼려진 칼날일 뿐이니. 모든 것은 당신이 원하시는 대로. 이 한 목숨, 오직 당신만을 위하여. 끝내 당신만이 즐거울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하여. 이 덧없는 목숨에 의미를 가진 채 나아갈 뿐이옵니다.
"...."
가라앉았다. 모든 것이. 자신의 존재마저도. 그 무엇도 남아있지 않은 것처럼, 정적만이 유지되다가 책이 닫히는 소리와 함께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는다. 가현은 숨을 들이키고 내쉬며 서서히 눈을 뜬다. 신이 보여준 환상이었을까. 아니라면, 방금 자신은 한번 부스러졌다가 다시 창조되었을까. 제 손을 쥐었다 폈다 하며, 가현은 픗 하고 새어나가는 웃음을 흘렸다. 결국 자신마저도 덧 없는 존재에 지나지 않았구나.
책. 슬슬 반납해야겠다. 가현은 자리에서 일어나 남자가 있을 창가를 흘긋 보았다. 나갔다 돌아오면 얌전히 있어줄까. 아니면 어딘가로 나가 있을까. 지금만큼은, 아무래도 상관 없지만.
/그냥.. 적어보고 싶어서 적어봤읍니다.... MA님의 존엄성에 대한 주접 레스 하나로는 임가현주가 만족하지 못할것 같아서 그냥 자기만족 겸 글을 쓴것일 뿐입니다....... MA님 존엄성 폼 미쳤다..;;;; 외쳐 MA-men
situplay>1596851104>820 엄청 늦어버린 답이에요...😊 앗 받아주셔서 고마어요~ ♪ ٩( ´ω` )و ♪그럼 북부싸나이의 으리 함 가보까!! 알아두어야 하는 내용도 확인했답니다! 설산을 뛰어다니던 아회라니... 아회는 아기흰족제비📝 집 밖에 나가는 일 자체는 자유롭게 할 수 있었지만 누가 데려가 주는 게 아니면 멀리까지 가지는 못했던지라... 직접 걷거나 이동수단으로 짧게 갈 수 있는 거리 정도만 가능했을 것 같은데, 그렇게 하려면 화가가 무가와 물리적으로 가까운 위치에 있었다는 설정은 어떠신가요? 가문의 위치가 어디에 있는지까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아서 아회주만 괜찮다면 저도 괜찮답니다! 이게 무리라면 입학 후에 만났다는 설정으로도 괜찮고 말이죠!
그러니까 본가로 돌아가는 것보단 학당에 남아있는 것이 더 낫다는 말이었다. 그렇다고 학당 생활이 재밌냐고 물어보면 그건 아니었으니까 말이다. 어차피 본가로 돌아가도 자신은 혼자이고 다른 이들은 이젠 자신을 무서워하거나 아예 해코지할지도 모른다. 그러니 방학이 되어도 얌전히 학당에 남아있는 것이 그의 입장에선 훨씬 좋았다. 자신이 보이지 않는다면 그것에 대한 공포도 그들에게 심어줄 수도 있을지 모르니 말이다.
" 그래도 여름이라서 즐길 수 있는 것도 분명 있는 법입니다. 가령 물놀이라던지요. "
예를 들면 물놀이라던가. 겨울엔 너무 차가워서 들어가지 못하는 물에 여름엔 원하는대로 들어갈 수 있었다. 물에 들어가는걸 좋아하는 그의 입장에선 여름은 겨울보단 좀 더 나은 느낌이었다. 그래도 더워서 땀이 줄줄 나는건 별로 좋아하진 않아서 대부분을 시원한 실내에서 보내긴 했지만 말이다. 그러고보니 슬슬 여름 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 사람 사는 곳이 편해야하는게 맞다고 생각은 합니다만. "
뭐 그분의 심기만 거스르지 않으면 꽤나 편하게 살 수 있는 편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또 최근 들어서 자주 모습을 드러내시는 기분이라 ... 이러면 또 살아가긴 좀 벅찬 곳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고. 윤하는 고개를 으쓱했다.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그는 평범한 흑룡 기숙사의 학생이었을뿐이니 지금 일어나는 일들은 너무 갑작스러운 것이기도 했다.
" 뭐, 평소엔 그러한 것들관 연이 별로 없던 몸이라. "
어쩌면 지금 그가 하려는 일들에 방해가 될 수도 있는 것들이라 좀 조심스럽기는 했지만 말이다. 아까보단 좀 덜 차가워진 보리차를 벌컥벌컥 마셔버린 그는 입가로 흐른 것을 옷소매로 슥 닦아내고선 말했다.
" 말하는 것을 보니 잘 아시는 모양입니다. 혹은 익숙하다던가. "
북쪽이면 그 분의 벌을 받은 자들이 모여사는 곳이라 했지. 과거의 실수를 다시는 되풀아하지 않기 위해서 이런 방면의 교육도 하는가 싶어 조금 흥미롭긴 했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105 >>107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때 러닝 초기라서 그냥 임시스레에 있는대로 한번 뽀사진 시점이겠구나~ 하고 넘겼는데 지금 보니까 하나하나 다 복선이었던것임... 아늬 러닝 초기지만 저 떡밥 확인하고 기억하고 있는 유현주도 대단해 칭찬받을 자격 있는 캡틴이랑은 다르게 나는 그저 줍줍하기만 한거라며 ^-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습니다 이 어장 캐들중 흑화를 담당하고 있는 딥-다크-클리오네 임가현(?) 맞아 일단 클리오네도 겉보기에는 말랑무해하고 귀여우니까.. 나도 러닝 초기에는 최대한(?) 말랑무해함을 밀었던 입장으로써 딱 어울리는 느낌이라고 본다며 ^q^
>>103 늦지 않았답니다! >:3 흰족제비... 사실 담비인 거예요... 성질 대박임(?) 앗, 그렇군요. 물리적으로는 가깝다, 괜찮다고 생각해요, 아니, 좋아요! 담벼락 하나 둔 사이 보다는 조금 많이 멀겠지마는(당연함 죄다 무시무시한 가문만 있어서 사생활 보호가 중요한 북부임), 물리적으로 가까운 위치라 설산 주변을 산책하거나 아니면 주변 얼어붙은 호수 산책할 때마다 한번은 마주쳐보지 않았을까요...?🤔 혹시 서로 몇살 때 마주쳤다~를 생각하고 계시는지 넌지시 여쭤봐도 될는지...🙏
tmi이자 여담이지만요 사실 선관을 많이 짜고 싶거든요 갓캐 못 참죠... 그런데 제가 전남친 전여친 선관까지 다 먹는 사람이라(진짜임 근데 이제 캐끼리 만나면 대환장 될까 말을 안하는거임) 이러면... 화합?이 중?요한 도?화 학당에서 혼파망이 될까봐 자중하고 있답니다...🤦♀️
>>123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93이 그 뜻이었구나 다이스 오늘 양손에 작두들고 칼춤 제대로 춘거 아니냐며... 다이스 아니었으면 NE는 등장도 못했을거 아니야 진짜 신의 한수다 가슴이 웅장해지는 그런 대립이었다고 알리며 미식 완식..!!! 임가현.. 저 상황을 알 길 없으나 마음속으로 MA님 응원만 한가득 하고 있다는것도 알아줫으면 한다며(오열)
>>126 보리가 화나면 삐엥 한다고?? 오케이 접수. 잔뜩 놀래키고 괴롭혀주지 호호호...(가현주 나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딱 그런 느낌인거지 클리오네는 밥 안먹으면 이쁘듯이 임가현도 집착이랑 광신만 안 하면 이쁜...가? 🤔 안 해야 할거 진짜로 안해버리면 죽어버린다는것도 둘이 똑같은것 같아 ^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