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노래에 집중하는 것을 지켜보던 가현은 자신의 책상에 앉았다. 아마 한참동안은 저러고 노래 부르고 있을테니까 서로 방해가 될건 없겠지. 샤워하려면 지금이 기회다 싶었는지 얼른 욕실로 들어가서 샤워를 마치고, 뽀송하게 몸을 닦고 옷을 걸친 채 나온다. 이미 수업을 땡땡이치기로 마음먹은 이상 밖으로 나가는건 이상하고. 방에서 할수 있는걸 최대한 하기로 한다. 가방에 고이 모셔두었던 책을 꺼내 펼친다.
"... 잊혀진 역사. 라.."
그렇다는건 역시 이전에 MA님께서 보여주지 않으셨던 일도 포함되어있을까. 아무한테도 발설하지 말라고 하셨으니만큼 중대한 비밀사항이 적혀있겠지. 가현은 책상에 앉아 책을 읽으려다가 멈춘다. 아무래도 그 정도의 비밀이라면 자신만 알고 있는게 나을텐데. 흘긋흘긋 남자의 눈치를 보던 가현은 제 침대로 자리를 옮겨, 이불을 폭 뒤집어쓴다. 제아무리 노래에 집중하고 있다고 해도 언제 들여다볼지 모를 일이다.
당신은 책을 넘겼습니다. 붉은 글씨가 미색의 양피지 한 면을 가득 채운 게 바로 눈에 띕니다.
처음에 그 존재가 뒤집혔을 때, 세계는 멸망했다. 그것은 자신이 세운 모든 것을 불태웠고 뭉개버렸다. 그리고 과연, 그것이 단 한 번 뿐이었을까. 보
불타는 대지와 불타는 생명들의 그림이 보입니다. 다음페이지로 넘깁시다. 지 다른 한 쪽은 몇 번이고 대지를 복구했다. 그리고 그 존재는 그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인간들이 많아지면, 모든 신수의 기억을 지우고 세계를 부쉈다 마
그림이 보이지 않습니다.주변 공기가 무겁게 가라앉습니다. 당신을 죽이겠다는 악의가 가득 느껴집니다. 붉은 글씨의 잉크가 흐르는 것이 보입니다. 아니, 당신의 방 천장에서 피가 뚝, 뚝, 흐릅니다. 그것이 글자를 만들어갑니다. 입 안에서 비릿한 피 맛이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어쩌면, 천장에서 떨어지는 혈액은 당신의 것인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단순한 착각이거나.
툭, 무언가 떨어졌습니다. 사람의 눈알입니다. 읽
당신의 입에서 무언가 입 밖으로 흐르는 느낌이 듭니다. 그러나,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지
마 그 과정에서 그 존재는 인간에 대한 분노를 키웠다. 몇 번이고 사라진 세계에 대한 건, 아무도 알지 못한다. 나를 제외하곤. 지금이 뒤집히고 다시 재건 된 세계로 느껴지는 거지, 맞지? 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잖아!
지금 너희는 몇 번째 일까
너무 즐거워. 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HA</CLR>
<clr red>너희의 죽음은 아직이야 아직이야 아직 아직 yetyetyetyetyetyetyetyetyetyetyetyetyetyet
아무튼 혼나는 상황이었다. 잘못한 일이 있고, 그것에 대해 혼나고 있는 상황. 나이가 어려서인지 아니면 어렸을 때 제대로된 사회화 교육을 받지 못해서였는지 니오는 이 상황에서도 '하 사감님이라면 칭찬해줬을걸, 둘째 언니라면 아무튼 감싸줬을거야' 라던가 '가현언니라면 내 편이었을텐데, 온화선배였다면 잘했다고 했을거야' 따위의 생각을 하고 있었다.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고 눈을 살짝 올려떠서 쳐다보는 것으로 겉으로도 어느정도 드러나버렸을지도 모른다. 호승심에 몸을 맡겼다가 그가 또 폭주하면 일이 복잡해진다는 이야기였다. 요는, 성격을 많이. 아-주 많이 죽여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니오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 ..주의할게요. "
암, 주의해야지. 주의하는 수 밖에. 니오는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마음 한 편에서는 '내가 왜?' 라는 생각이 지워지지 않았다. 살면서 성격을 죽인다거나 걸리는 싸움을 피하는 일은 없었으니까. 이야기를 듣고나면 이렇게 해서는 안된다는 것 정도는 어린아이여도 잘 알 수 있겠지만 타고난 성격을 죽인다거나 바꾼다는 것은 그다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도, 그래도 해야한다. 잘못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진 알 수 없지만 작은 일이 벌어질 것 같지는 않았으니까.
" 걸리는 싸움 피하고, 시비걸면 무시하고 뭐 그러란거잖아요? 으음.. 네. 뭐, 노력할게요. 빈말이 아니라, 진짜로 노력할게요. "
이렇게 말하는 동안에도 그 사람들이라면 다르게 말해줬을걸- 하는 생각이 계속 피어올랐지만 일단은 여기에 집중이다. 니오는 후- 하고 느리게 숨을 내쉬었다. 그 많은 싸움과 시비를 무시하려면 기숙사 방 안에 칩거하는 수 밖엔 없을 것 같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이야기다. 여태껏 걸려오는 싸움도, 시비도 피해본 적이 없었기에 벌써부터 그것들을 피하고 도망쳐다녀야 한다는 사실에 부글부글 화가 끓는 느낌이었다. 아랫배가 살살 간지럽혀지고 하반신에서부터 뭔가 이상한 감각이 피어올라 위로 점점 올라오는 느낌. 이것이 그가 말한 '호승심'일까.
" 솔~직히 말하면 말이에요. 그 이야기들을 믿기는 하지만 아직 실감이 나지는 않아서요. 그래도 노력할테니까.. 뭐.. 자기 자신하고 싸운다고 생각해볼게요. 그 정도는 괜찮겠죠? "
자랑이라기에 정말 자랑해 봤다. 농담이라는 것도 이제는 할 줄 알고, 어렸을 적 표현 없던 시절에 비하면 그도 많이 사람이 되었다. 백룡이 되며 '자신'을 확립한 탓인가? 말마따나 사람 속은 모르는 일이니 정말 그러할지도 본인 말고는 모르는 일일 테지만. 하지만 적어도 타인의 사소한 말마디 하나, 가벼운 동작 하나하나에도 집요하게 의미를 찾고자 하는 습관이 생겼다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돌아오는 대답에 그는 온화를 흘깃 쳐다보다 말았다. 그 잠깐 사이에도 수많은 생각과 가정이 스친다. 사람은 종종 망설여지는 어떤 일을 시도할 때에 적당한 당위를 얻고 나서야 비로소 결심이 서기도 한다더라. 선뜻 먼저 알려주기도, 그렇다고 캐물으러 찾아온 집념을 무시할 정도로 대단한 비밀은 아니라 하면서도 운에 맡긴 내기를 건 까닭은 그것일까? 당장은 그런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으니 상념은 잠시 물려 둔다.
아무렇게나 댄 답이 용케도 맞았단다. 정말로 운이 좋았던 건지는 모르겠다. 어쩌면 틀렸는데도 맞다 해 준 걸지도 모르고. 어느 쪽이든 생각지 못한 행운에 극적인 반응을 할 법한데도 그는 고개를 갸웃하기만 하고 치울 뿐이다. 그보다는 얼른 답하라는 양 대꾸도 없이 빤히 바라보는 꼴이 뻔뻔한 집고양이 같기도 하다. 그다지 날렵하게 움직일 의욕이 없고, 상대가 무얼 하든 별 신경쓰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확실히 닮아 있기는 했다. 유현은 반항 않고 가만히 폭 안긴 채 선명하게 달라붙는 감각에 귀를 기울였다. 어두운 방, 나직하고 낮게 울리는 목소리. 신경이 자연히 곤두서며 흘러드는 이야기 붙잡아 둔다. 짤막하면서 긴 이야기 다 듣고서 그가 꺼낸 소감은 이러했다.
"꼭 이런 자세로 대답해야 할 이유는?"
그리도 궁금해하던 이야기 듣고서도 엉뚱한 소리가 앞서는 경우는 무언가? 아니, 가만 보니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표정은 골똘하다. 아마 속으로는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을 테다. 아니나다를까 그는 곧 안긴 자세에서 슬며서 고개를 빼고는 제 바로 옆에 있을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누구 하나 제대로 막아냈더라도 후련했을까? 내 생각엔 그래 보이지는 않아."
결과적으로는 마지막에 다 죽여 버렸으니 제대로 막아냈느냐 하면 그런 셈이고, 그들이 죽기 전 분명 기회가 있었음에도 온화는 그 결심을 쉬이 실행에 옮기지 못했던 것처럼 보였다. 정말로 해냈다면 괜찮았을까? 감히 타인의 심정을 단정하듯 멋대로 추론해대는 짓에 망설임이 없다. 제 귀에 틀어박힌 웃음소리 따라 유현도 어렴풋이 미소했다. 웃음기 미약하게 서린 낯이 궁추하듯 온화를 향했다.
새빨간 글씨가 한가득이다. 흥미가 느껴진다. 잊혀진 역사. 지워진 세계. 지금껏 자신은 그 모든 것이 부수어지고 다시 재건되어 지금껏 그 명맥을 유지해왔던 것이라고 믿었는데. 지금 자신이 딛고 선 이 땅은. 자신이 이끌어오는 이 덧 없는 몸뚱아리는, 그 분의 창조물이 아니라는 말인가. 지금껏 부수어지고 창조되기를 반복하며, 신 외의 다른 존재가 그와 동등한 존엄성을 가지고 계속 창조했던 것일까?
".... 아냐. 아니야. 믿을 수 없어. 아니야. 신 님은. 절대적인 존엄성을 가진 분은, 오직 단 한 분이어야 하는데..."
거짓말. 거짓말이야. 모든 게 믿어지지 않아. 아아, 신이시여. 당신의 존엄성을 나누어받은 존재가 당신 외에도 더 존재한단 말씀이옵니까. 어째서. 자신의 신은 단 하나 뿐인데. 당신 하나만이 유일한 빛인데. 한 하늘 아래, 두개의 태양이 공존해서는 안 될 일인데. 감정이 끓어오른다. 책을 넘기던 손이 보기 드물게 떨리기 시작한다.
"아아..."
명백한 살기와 악의가 공기를 가득 채우며 자신을 조금씩 깎아내었다. 작은 탄식이 흘러나온다. 몸이 제 형상을 유지하지 못하는 것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덧 없는 몸은 녹아내리며, 피가 마르고, 뼈는 형상조차 유지하지 못한 채 흩어지겠지. 신이시여. 이렇게. 감히 인간의 신분을 가진 채 당신이 지켜야만 하는 비밀을 알아버린 이 소녀를, 드디어.
천천히, 땅과 함께 가라앉는다. 모든 것이 사라진다. 자신마저도 점차 먹혀들어간다. 그러나 끝까지 가현은 책을 향한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지 않았다- 책을 읽고 이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기관이, 온전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으나.
그 어떤 의문도 표하지 않겠사옵니다. 그 어떤 이의도 내놓지 않겠사옵니다. 당신이 인간을 증오하심에 있어 그 어떤 불만도 표하지 않겠사옵니다. 모든 인간이 당신의 존엄함 앞에 바스라지더라도, 순순히 그 운명 받아들이며 당신이 즐겁기만을 위해 나아가겠나이다. 소녀. 당신이 증오하는 인간이라는 존재이나, 그저 당신만을 위해 신의 이름으로 재앙을 섬길 뿐이며, 버젓이 존재하고 현현하는 신 님의 앞에 대행자라는 어긋난 신분을 쥐지 않으며, 당신의 뜻에 감히 반하며 당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이단을 벌하기 위해 벼려진 칼날일 뿐이니. 모든 것은 당신이 원하시는 대로. 이 한 목숨, 오직 당신만을 위하여. 끝내 당신만이 즐거울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하여. 이 덧없는 목숨에 의미를 가진 채 나아갈 뿐이옵니다.
"...."
가라앉았다. 모든 것이. 자신의 존재마저도. 그 무엇도 남아있지 않은 것처럼, 정적만이 유지되다가 책이 닫히는 소리와 함께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는다. 가현은 숨을 들이키고 내쉬며 서서히 눈을 뜬다. 신이 보여준 환상이었을까. 아니라면, 방금 자신은 한번 부스러졌다가 다시 창조되었을까. 제 손을 쥐었다 폈다 하며, 가현은 픗 하고 새어나가는 웃음을 흘렸다. 결국 자신마저도 덧 없는 존재에 지나지 않았구나.
책. 슬슬 반납해야겠다. 가현은 자리에서 일어나 남자가 있을 창가를 흘긋 보았다. 나갔다 돌아오면 얌전히 있어줄까. 아니면 어딘가로 나가 있을까. 지금만큼은, 아무래도 상관 없지만.
/그냥.. 적어보고 싶어서 적어봤읍니다.... MA님의 존엄성에 대한 주접 레스 하나로는 임가현주가 만족하지 못할것 같아서 그냥 자기만족 겸 글을 쓴것일 뿐입니다....... MA님 존엄성 폼 미쳤다..;;;; 외쳐 MA-men
situplay>1596851104>820 엄청 늦어버린 답이에요...😊 앗 받아주셔서 고마어요~ ♪ ٩( ´ω` )و ♪그럼 북부싸나이의 으리 함 가보까!! 알아두어야 하는 내용도 확인했답니다! 설산을 뛰어다니던 아회라니... 아회는 아기흰족제비📝 집 밖에 나가는 일 자체는 자유롭게 할 수 있었지만 누가 데려가 주는 게 아니면 멀리까지 가지는 못했던지라... 직접 걷거나 이동수단으로 짧게 갈 수 있는 거리 정도만 가능했을 것 같은데, 그렇게 하려면 화가가 무가와 물리적으로 가까운 위치에 있었다는 설정은 어떠신가요? 가문의 위치가 어디에 있는지까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아서 아회주만 괜찮다면 저도 괜찮답니다! 이게 무리라면 입학 후에 만났다는 설정으로도 괜찮고 말이죠!
그러니까 본가로 돌아가는 것보단 학당에 남아있는 것이 더 낫다는 말이었다. 그렇다고 학당 생활이 재밌냐고 물어보면 그건 아니었으니까 말이다. 어차피 본가로 돌아가도 자신은 혼자이고 다른 이들은 이젠 자신을 무서워하거나 아예 해코지할지도 모른다. 그러니 방학이 되어도 얌전히 학당에 남아있는 것이 그의 입장에선 훨씬 좋았다. 자신이 보이지 않는다면 그것에 대한 공포도 그들에게 심어줄 수도 있을지 모르니 말이다.
" 그래도 여름이라서 즐길 수 있는 것도 분명 있는 법입니다. 가령 물놀이라던지요. "
예를 들면 물놀이라던가. 겨울엔 너무 차가워서 들어가지 못하는 물에 여름엔 원하는대로 들어갈 수 있었다. 물에 들어가는걸 좋아하는 그의 입장에선 여름은 겨울보단 좀 더 나은 느낌이었다. 그래도 더워서 땀이 줄줄 나는건 별로 좋아하진 않아서 대부분을 시원한 실내에서 보내긴 했지만 말이다. 그러고보니 슬슬 여름 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 사람 사는 곳이 편해야하는게 맞다고 생각은 합니다만. "
뭐 그분의 심기만 거스르지 않으면 꽤나 편하게 살 수 있는 편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또 최근 들어서 자주 모습을 드러내시는 기분이라 ... 이러면 또 살아가긴 좀 벅찬 곳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고. 윤하는 고개를 으쓱했다.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그는 평범한 흑룡 기숙사의 학생이었을뿐이니 지금 일어나는 일들은 너무 갑작스러운 것이기도 했다.
" 뭐, 평소엔 그러한 것들관 연이 별로 없던 몸이라. "
어쩌면 지금 그가 하려는 일들에 방해가 될 수도 있는 것들이라 좀 조심스럽기는 했지만 말이다. 아까보단 좀 덜 차가워진 보리차를 벌컥벌컥 마셔버린 그는 입가로 흐른 것을 옷소매로 슥 닦아내고선 말했다.
" 말하는 것을 보니 잘 아시는 모양입니다. 혹은 익숙하다던가. "
북쪽이면 그 분의 벌을 받은 자들이 모여사는 곳이라 했지. 과거의 실수를 다시는 되풀아하지 않기 위해서 이런 방면의 교육도 하는가 싶어 조금 흥미롭긴 했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105 >>107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때 러닝 초기라서 그냥 임시스레에 있는대로 한번 뽀사진 시점이겠구나~ 하고 넘겼는데 지금 보니까 하나하나 다 복선이었던것임... 아늬 러닝 초기지만 저 떡밥 확인하고 기억하고 있는 유현주도 대단해 칭찬받을 자격 있는 캡틴이랑은 다르게 나는 그저 줍줍하기만 한거라며 ^-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습니다 이 어장 캐들중 흑화를 담당하고 있는 딥-다크-클리오네 임가현(?) 맞아 일단 클리오네도 겉보기에는 말랑무해하고 귀여우니까.. 나도 러닝 초기에는 최대한(?) 말랑무해함을 밀었던 입장으로써 딱 어울리는 느낌이라고 본다며 ^q^
>>103 늦지 않았답니다! >:3 흰족제비... 사실 담비인 거예요... 성질 대박임(?) 앗, 그렇군요. 물리적으로는 가깝다, 괜찮다고 생각해요, 아니, 좋아요! 담벼락 하나 둔 사이 보다는 조금 많이 멀겠지마는(당연함 죄다 무시무시한 가문만 있어서 사생활 보호가 중요한 북부임), 물리적으로 가까운 위치라 설산 주변을 산책하거나 아니면 주변 얼어붙은 호수 산책할 때마다 한번은 마주쳐보지 않았을까요...?🤔 혹시 서로 몇살 때 마주쳤다~를 생각하고 계시는지 넌지시 여쭤봐도 될는지...🙏
tmi이자 여담이지만요 사실 선관을 많이 짜고 싶거든요 갓캐 못 참죠... 그런데 제가 전남친 전여친 선관까지 다 먹는 사람이라(진짜임 근데 이제 캐끼리 만나면 대환장 될까 말을 안하는거임) 이러면... 화합?이 중?요한 도?화 학당에서 혼파망이 될까봐 자중하고 있답니다...🤦♀️
>>123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93이 그 뜻이었구나 다이스 오늘 양손에 작두들고 칼춤 제대로 춘거 아니냐며... 다이스 아니었으면 NE는 등장도 못했을거 아니야 진짜 신의 한수다 가슴이 웅장해지는 그런 대립이었다고 알리며 미식 완식..!!! 임가현.. 저 상황을 알 길 없으나 마음속으로 MA님 응원만 한가득 하고 있다는것도 알아줫으면 한다며(오열)
>>126 보리가 화나면 삐엥 한다고?? 오케이 접수. 잔뜩 놀래키고 괴롭혀주지 호호호...(가현주 나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딱 그런 느낌인거지 클리오네는 밥 안먹으면 이쁘듯이 임가현도 집착이랑 광신만 안 하면 이쁜...가? 🤔 안 해야 할거 진짜로 안해버리면 죽어버린다는것도 둘이 똑같은것 같아 ^q^()
>>125 ㅋㅋㅋㅋㅋㅋㅋ그 성질 더러운 것마저 사랑스럽다는 점에서 담비 맞음(?) 오오 그럼 이제 합법적 아는 동네 사람이 되는 건가요! 신난다! 성향적 아싸()라는 공통점이 있어서 그런 걸까요 얘도 생각해 보니까 어렸을 땐 그런 곳 자주 산책했을 것 같고.... 같이 마주치면 먼저 말은 안 걸면서 다짜고짜 아회 구경하기...부터 했을 것 같은데🤦♀️ 이러면 아회는 어떻게 나왔을까요? 음~ 적당히 어린시절! 정도로만 생각했어서 대략 10살 이하 시기 정도로 떠올리고 있었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동감해요 선관 못참지... 근데 자제하지 않으면 이미 모든 캐한테 선관 찔러버리고 다들 아는 얼굴들이구만~처럼 될 것 같아서 머리에 힘 주고 있어요 흡
>>134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구나 그 많은걸 정주행했다니 그저 대단할 뿐이라며... 맞아 나도 통수 씨게 맞은 기분이야 도캡의 복선 매설능력에 그저 감탄만 표하게 되는 것..!
>>135 아늬 야생동물들이 넘쳐나...? 완전 자연친화적이구나 여긴 예전에는 족제비 그런거 간간히 볼수 있었는데 요즘 한참 갈아엎고 산도 다 깎아내고 그래서 별거 없는 동네가 되어버렸고... 무슨 백로였나 그건 엄청 많더라 겨울에 카페 가면서 하늘 잠깐 봤는데 수십마리 떼지어 날아다니는거 보고 헐 뭐야 익룡인가?? 했던 기억이 ^q^...
>>139 아늬 좀 무서울것 같은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멧돼지 아닌 게 어디냐며...
"그 말투를 쓰게 된 계기는?" 쿠즈노하 니오: 뭐, 평소 내 말투? 성격이 원래 지*맞아서..도 있을 수 있겠는데, 쿠즈노하에서 다들 날 괴물이라고, 이단아라고 불렀으니까 말야.. 그 사람들이 옳았다는걸 증명하기 위해서 일 수도 있겠다.
"용건이 있는데, 시간 있어?" 쿠즈노하 니오(호감도 상): 아, 응. 지금 완전 한가해. 뭔데? 내가 뭐 도와줄거라도 있어? (호감도 중): 용건, 간단히, 빨리. (호감도 하): 아 씨, 바빠. 꺼져.
"너의 가장 큰 꿈이 뭐야?" 쿠즈노하 니오: 있긴한데, 아직 잘 모르겠어서. 말 안할래. 쿠즈노하를 불바다로 만들어버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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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즈노하 니오, 어서오세요. 오늘 당신이 표현할 대사는...
1. 『고생해』 " はーい、お疲れ様ー。 어, 못알아들었어? 아- 수고하라고. 난 갈테니까."
2. 『빨리 해』 " 아이씨, 빨리 좀 해!! 언제까지 기다려줘야되는거야? 답답해 죽겠네 진짜. 다 너 기다리고 있잖아! 아, 됐다 됐어. 야, 저리 꺼져봐 내가 할 테니까! 아우우우 답답해 진짜! (가슴쾅쾅) "
3. 『증오해』 " 네가 나한테 무슨 짓을 했는지 봐. 전부, 전부 네가 한 짓이야. 모르겠으면 내 옷을 걷어서 봐도돼. 한 때 너에게 빠져있었는데 이젠, 이젠 다 망쳐버렸어. 내 옷을 걷어서 어떤 상처가 있는지 봐. 내 세상에서 널 지웠어. 나는, 절대로, 널, 기억하지 않아. "
캡틴 조심히 다녀오시구... 연주 어서 오셔요! 개인적인 캐해지만 연이는 보드라운 새 느낌이 들기도 해요... 금세 포르르 도망가서 사람을 빤히 보다가도, 제멋대로 삐약삐약 삐로롱...?
>>148 길게 얘기하고 싶은데!!!! 시간이 너무 늦어버려요... 헝잉잉(곰손) 가장 꽂히는 것 위주로 미식하자면 역시 스릴러 느와르 등등 스플래터 포함된 부분에서 ㅋㅋ 칼질 못해~ 하는 가현이가... 무...무섭잖아요...(동공지진)
>>버릇을 잘못 들인 머저리<< 와아... 와. 와아아 와아아아... 조언을 해주다가도, 신을 뛰어넘을 존재 없노라 확언하다가도, 이렇게 살벌한 흑표범 모습 보여주기 있어요...?! 갓캐여라.. 갓캐여라! 패배가 인생의 갈림길은 아니라고, 임 씨 가문이 승리할거라 단언하는 이 오만함... 어쩜 좋아요 너무너무 좋아요... 아니 잠깐 웃으라고 하ㅁ(산제물로 바쳐짐)
>>148 앗 오늘도 왔다 진단타임!! ㅋㅋㅋㅋ영화보면서 집중하는 포인트가 와 칼질 완전 못하네 리얼함이 없네~라니 유쾌해서 웃긴데 살벌해서 너무 좋아요ㅋㅋㅋㅋㅋ 가현이는 세상의 숨겨진 진실을 알게 되었음에도 신앙이 흔들리지 않는군요! :ㅇ 설마 신앙이 흔들릴까 해서 저도 조마조마했는데 여전히 굳건하고 확고해서 다행이네요. 나도 가현이한테 일어나라고 혼나고 잘했다고 칭찬받아 보고 싶다... 짜란다 강아지처럼 춤출 자신 있는데(?)
연주도 어서오세요~ 헉 배고프고 기운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 그런고로 이제 자러 가 봐야겠네요. 모두 좋은 새벽 보내시기~
>>158 휴일 새벽에 맘편히 늦잠자도 되니 여유넘치는 미식헌터 여기 등장 ^Q^ 진단이 4개.. 맛도 더블..! 아나 칼에 안 찔려봐서 그런 이야기 할수 있다니 경험담 아니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니오아 내가 미안해... 임가현주가 잘못했어.... (사죄의 큰절) 그치 아무리 안 믿어도 부정적인거 나오면 괜히 뭔가 신경쓰이고 찜찜한 그런 느낌..! 아늬 누구야 누가 우리 니오 생일을 신경써주지 않아 당장 데려오라며... 울컥해서 그냥 보내는거 좀 짠하잖 ^-ㅠ 아무것도 모르는 척 하루 보내다가 니오 딱 문닫고 불끄고 잠들려고 할때 찾아가서 '니오. 오늘 생일이지? 생일 축하해~' 하고 깜짝 서프라이즈 파티 열어주고 싶다..! 성격 안 좋지만 그것마저도 니오의 캐릭터성이니까 나 임가현주 좋게 볼 수 있다며 ^q^ 이번에도 호감도 상중하로 나뉘는 골라먹는 맛! 상이랑 하랑 온도차이 확실한것도 여전해서 좋다며... 가문펑 하는것 말고 또 다른 꿈이...? (긁어봄)(입꾹)
항상 대사는 한칸 띄워서 맛봐줘야지 ^q^ 하 답답해하는 니오 왜 이렇게 귀엽지?? 뭐든 느릿느릿하게 해서 속터지게 만들어주고 싶은데 증오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 내 망상회로를 또 켜겠다 이거지.... '아....?' 하고 한참 고장나있다가 슥 웃으면서 '그게 내 것이라는 증표인데. 날 기억하지 않을거야, 응? 진짜로? 네 말. 후회하지 않지?' 하고 끝까지 여유 잃지 않고 비녀 살랑 흔들어버리면서 관계 극악으로 치닫게 하는 그런모습... ㅋㅋㅋㅋ 눈 뽑아버린다는 말도 여전히 니오다워서 좋고 뭐야 애절함 팍팍 묻어나잖 ㅠ-ㅠ '네가 날 네 세상에서 지웠다며. 사라져줄게~ 나도 한번 관심 끈 사람에게는, 더 이상의 관심을 두지 않는 편이라.' 하고 매몰차게 가버리려 한다면 또 그땐 어떤 반응일지..! 하 오늘도 미식 완식~~
>>159 내가 저번에 연주한테도 이야기한거지만 나는 길이에 크게 연연하지 않으니까 괜찮아!! 진단은 스토리 외적인 요소인걸 알고 나도 외전 느낌으로 푸는거니까 그냥 짧게짧게 반응해줘도 기뻐하는 편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려서부터 산제물 바친 경험이 있고 어딜 찔러야 효과적으로 보낼 수 있는지도 알고 있으니.. 영화에서 무대포로 액션 크게크게 칼질하는게 잘 와닿지가 않는대~~ 히히 가끔가끔 드러나는 반전성이 관전 포인트다 이 말이지!! 갓캐는 도화 시트캐들 MNPC들이 전부 해당되니까~~ 오만함도 절대 놓을수 없는 그런 모먼트기는 한데 목 잘린 이모티콘 리얼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현:MA님 곁에서 평안하길 빌게, 언니?(방긋)) 오늘도 완식해줘서 고맙다고 알림~~!
유현주도 잘자 푹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NE님 언급되는 부분에서 와 이건 내가 아무리 주접퀸이라도 캐이입 빡시게 해야한다 조금이나마 삐끗하면 캐붕나고 조진다 이 생각하고 신경썼지! 무사히 일어나면 임가현이 극찬해줄건데 이제 짜란다 강아지처럼 춤추면 옆에서 박수치는건 임가현주가 대신 해줄게(?)
>>149 귀엽다뇨 유현이가 더 귀여워서 그건 잘 모르겠는데요! 이제 본가 가면 유현이랑 당근도 할 수 있어요...(?) 아니 성향적 아싸...ㅋㅋㅋㅋㅋㅋㅋㅋ 맞는 말인데! 맞는 말인데...!!! 으음, 사실 9살 이전과 이후로 아회의 반응이 다를 거라서요.🤔 구경하면 9살 이전 아회는 시선을 피하다가 "아, 혹시…… 내가 네 기분을 상하게 했을까...?" 하고 보들보들하게 물어볼 텐데, 9살 이후 아회라면 "혹시 제 얼굴에 뭐 묻었나요?" 하고 잔잔하게 말할 느낌이지요, 응. 어떤 테이스티가 좋으신가요?(?)
아는 얼굴들이구만~(대충 그 짤) ㅋㅋㅋㅋㅋ 큰일나요... 좁은 사회 도화학당(?) 유현주 푹 주무시고 느긋하게 주셔요~
1. 「아끼던 사람이 자신을 속이고 있었다는 걸 안다면?」 " 누군가를 속인다거나 하는 일은 사람이라면 할 수 있는 일이니까 충분히 이해해줄 수 있어. " " 하지만 내 신뢰를 믿고 그렇게 배짱을 부린건 이해해줄 수 없네. " " 내 이해를 바란다면 ... 상응하는 무언가를 보여줘야겠지? "
2.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무엇이든 희생할 수 있는지?」 " 내가 감히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게 된다면 ... 모든 것을 다 희생할 수 있지. 설령 그것이 내 목숨일지라도. "
3. 「자신의 실수로 약속에 늦어버리게 된다면?」 " 만나자마자 바로 압도적인 사과를 해버리고 그날 만나서 사용하는 경비는 모두 내가 지불. "
>>148 미식헌터 주니어 등장 :D !!! '와 칼질 못해~' ㅋㅋㅋㅋㅋㅋㅋ 시작부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노련한 베테랑의 조언일까요... 뭔가 같이 무해하게 영화보다가 가현이가 저 말 하는 순간 니오 흠칫해서 '어, 어..?' 하고 살짝 얼어버리는 모멘트가 눈 앞에 삭 지나갔어요.. 아 오늘 가현이 대사도 한 묶음이구나.. 미식 한 묶음.. 미식버거세트구나!!!!!!!!! 뭔가 비 잔뜩 오는 날에 니오가 뭔가 대차게 실패해서 멍하니 바닥에 주저앉아 있을 때 가현이가 우산 씌워주면서 할 법한 멘트.. 그 동안에 있었던 안 좋은 일 다 잊고 니오 멍하니 올려다보다가 결국 울음 터져서 '언니야, 니오. 니오 진짜 열심히, 열심히 했는데에에...' 하고 팡팡 우는거 생각나네요..ㅋㅋㅋㅋㅋ 응징시간 멋있다!!! 이것도 역시 한 판 대차게 싸우고 나서 반죽(...) 되어있는 니오 혼자 엎어져 있는거 보고 할 법한 이야기.. 니오 의식 잃고 쓰러져 있어줘.. 가현이 오는 것도 모르고 있어줘.. 온탕과 냉탕을 막 오가게 되는 미식 한 묶음이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드디어 해냈구나~ 할 때 미소 씨익 지으면서 '응, 언니야. 니오가 이겼어!' 하고 말하고 싶다...!!! 죽어버려.. 뭔가 니오가 한 번 제압했다가 풀려서 칼찌 한 방 맞고 숨 몰아쉴 때 나올 법한 대사..! 칼 맞은 부분 꾹 누르고 '언니야, 언니야..! 잠깐, 잠깐만..! 니오, 니오가 졌어. 미안해..! 이,이제 언니 말 잘 들을게..! 하, 한번만 살려줘.. 제,제발 언니야...' 하고 눈물 주룩주룩 흘리면서 손목이던 발목이던 잡고 싹싹빌기..! 미식 완-식 입니다! 으아!
>>163 불 딱 끄고 잠드려고 하는 찰나!! '아이씨, 누구야...' 하고 비척비척 나가서 살짝 울어서 눈 빨개져 있는 상태로 마주치기! 그리고 생일축하해~ 소리 들으면 고마워서 눈물 나는데 괜히 '왜 이렇게 늦게 말해..' 하고 한 번 칭얼대면서 폭 안기고 '아무도 축하 안해줬어.. 니오 생일인데..' 하고 찡찡대고 싶다!!!!!!!!! 앗 드래그..! 봤구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예에~ 일단은 자기도 잘 모르겠다고 합니다~ 쿠즈노하를 불바다로 만들고 싶은지 어쩐지! 가현이도 고장나는구나...ㅋㅋㅋㅋㅋㅋㅋ 니오 옷 슥 들어올려서 자기 찔린 자국들 보여주고 '이,이거 다.. 어,언니가. 언니가 니오를 아,아,아프게 한 자국이잖아..!' 하고 살짝 말소리 올렸다가 비녀 흔들면 또 쫄아서 '아,아니.. 그,그러니까, 어.. 그게..' 하고 옷 슬쩍 내리고 동공지진에 패닉.. 니오에게 비녀는 어쩌면 그 뭐야.. 파블로프의 개같은 그런 것일지도 몰라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매몰차게 버리려고 한다면 또 그때가서는 떠나는 손목 탁 잡고 '어,언니야가.. 니,니오 안 아프게 하면.. 좋아..'하고 은근슬쩍 말해보기...!
>>168 늘 미식찾아 헤매는 미식헌터 임가현주 오늘도 등장~~ 오늘건 짤막짤막하니 간단히 퍼먹는 맛이 있겠구만 일단 끝까지 찾아보다가 그래도 못 찾으면 포기하되 사과할건 사과하는구나 이 친절함이 아주 만족스러울수밖에 없다며 ^q^ 서서히 유리로 변하는 병에 걸려도 끝끝내 담담하게 사후 준비할것같아서 좀 많이 짠한 느낌이라며... 지금대로라면 임가현이 가문일 대신 넘겨받을것같은 그런 느낌인데~~ 나중에 모씨가문 찾아가서 '안녕~ 여러분들이 그렇게 싫어하던 그 아이의 뒤를 이어 찾아온 너희의 재앙이예요. 그럼, 죽어줘?' 하고 방긋 웃으면서 저주로 다 쓸어버리게 된다면 윤하는 만족할 수 있을지...!
다른 대사도 다 특색있지만 역시 첫번째가 오늘의 맛집이구나 모씨 가문 마지막 남은 사람 가계도술으로 슥삭하면서 해줄 말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아 ^-^ 발버둥치지 말라고 하면서 슥 웃어주면 임가현주 좋아죽어.. 아끼던 사람이 속였을때 반응도 맛있다 이해를 바란다면 상응하는 무언가... 역시 흑룡다운 모먼트야 흑룡즈 최고라며~~! 헉 그리고 그런 흑룡모먼트마저 넘어서서 진짜로 사랑할 수 있게 만들어줄 사람은 과연 누가 될 것일지 지켜보는 재미도 있을것같고 압도적인 사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 이것도 윤하다우니까 좋아.. 오늘의 미식 완식~~~
>>168 실전압축미식이네요~ >>말해뭐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하긴.. 그렇죠! 네! 윤하의 그..! 네! 알고있습니다! ㅋㅋㅋㅋㅋㅋ 서서히 유리로 변하는건 사실상 사형선고인데 담담하게 받아들이네요.. 당신이 마지막이야.. 이걸로 윤하의 그 소원이 이루어지는걸까요? 그것만 완수하면 자유가 된다니.. 하지만 예전에 본 것 같은데 마지막이 그 따로 있던 것 같은데..! 기억이 잘 안나니 말을 아끼겠습니다! 전체적으로 남을 엄~청 생각해주고 챙겨주는 맛이 보이네요! 가문에서 얼마나 그랬으면 이 착한 아이가.. 라는 생각이 막막 듭니다..! 미식 완-식!
>>169 ㅋㅋㅋㅋㅋ 그렇지 제대로 된 담금질 아니 산제물 바치기는 꽤 자주 해봤으니까~~ 임가현 그것도 모르고 영화 보면서 '저런건 그냥 보여주기식일 뿐이야. 실용성이 전혀 없달까~ 저럴때는 손목 제압하고, 구렛나루 있는 쪽을 확 찍으면 금방 가.' 이러면서 아무렇지 않게 분위기 파탄내고 팝콘 집어먹을듯.. 요즘 대사에 맛들려서 그만...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너무 좋다 팡팡 우는 니오 한껏 안아주면서 '알고 있어. 너라면 당연히 열심히 했을거야. 응.' 이러면서 평소에 쎄함 보여주던거랑 다르게 별다른 말 더 안얹고 등 살살 토닥여주면서 달래줄것 ^-ㅠ 이럴때 필요한건 잡담이 아니라 행동 하나하나 정성을 다하는거라는 것도 잘 알기에.. 하 뭔가 이거랑 이어지는게 해냈구나 상황이면 좋을것같다 '역시 일으켜세워주길 잘했어. 니오라면 할수 있을거라고 믿었다니까~' 이러면서 한껏 칭찬해주기..! ㅋㅋㅋㅋㅋㅋㅋㅋ 니오 의식 잃고 반죽()되어있으면 한숨 푹 내쉬면서 애들 하나하나 차근차근 짓밟아주겠지.. 나중에 정신차리면 임가현 방 침대에 누워있는 그런 느낌~~! 헐 좋아 얘도 니오한테 제압당한 상황이라면 뭔가 온전하진 않을것 같고... 피 섞인 침 탁 뱉으면서 '날 한껏 짓밟고, 오만하게 굴땐 언제고 이제 와서 그러는거야? 용서 못해. 내 자존심에, 스크래치를 낸 벌이야.' 하고 니오 목 움켜쥐기..!
아 울어서 눈 빨개져있는거냐고 괜히 짠해지네 ^-ㅠ... 임가현 니오 한껏 안아주면서 눈 댕그랗게 뜨고 '... 아무도 축하를 안 해줬다고? 오늘 하루종일, 그 누구도?' 하고 애들 다 산제물() 만들 기세로 재차 확인할듯... 예스 봤읍니다 봤고요~~! 하긴 둘째언니랑 관계성 생각해보면 그리고 저번에 바라던거 이루고 나서 반응 생각해보면 그냥 가문원들에게 한방 먹이는게 진짜 하고싶은거인것 같기도 하고... 갑작스러운 일침은 임가현도 고장나게 해(?) '그러면... 이렇게 하자. 니오도 나한테 그 자국들 똑같이 남겨주면 되겠다. 서로가 서로의 것이라는 증거를, 한껏 남겨주는거야. 어때?' 이러면서 니오 손에 강제로 비녀 쥐어주면 또 반응이 어떨지~~! 파블로프의ㅜ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녀 줍줍한 이후로 요긴하게 잘 써먹고 있으니 조각난 가족들에게 감사를... ^-ㅠ 손목 잡고 부탁하면 '하지만 그게 내 사랑인걸. 내 사랑을 거부하는 거랑 마찬가지인데, 내가 더 남아있을 필요가 있겠니?' 하고 살짝 삐진 티 내면서 이야기할듯..ㅋㅋㅋㅋ
>>174 뭔가 임팩트 있는 설명 나올 때 마다 움찔움찔할 것 같죠...ㅋㅋㅋㅋㅋ 그러다가 '언니야.. 나 속이 좀 안 좋아서 먼저 좀 잘게..'하고 곱창난 분위기 수습 불가 판정내리고 돌아눕기 ㅋㅋㅋㅋㅋ 아~ 이럴때는 완전 무해해~ 뭔가 니오가 오랜 시간 걸려서 열심히 뭔가 했는데 다 무너지고 수포로 돌아가고 그래서 팡팡 우는거.. 그냥 가현이 꼭 안고 팡팡울기🥲 맞아요! 이어지면 좋겠어! 더 맛있어~~~ 결국 해내서 당당하게! 그 날 일기에는 '역시 나는 짱' 하고 꾹꾹 눌러쓰고 뿌듯함의 미소가 실실 세어나오는 그런거~! 둘 다 엉망진창인 상황.. 한 손은 찔린 자리 누르고 한 손은 손목잡고 '언..니야.. 니오 숨.. 숨막혀..!'하면서 끝까지 풀어보려다가.. 결국은 진짜 누구하나 죽어야 끝나겠구나 싶었는지, 자기가 죽긴 싫으니까 마지막 힘 끌어내서 대판 굴렀으면 좋겠다..🤤 피지컬차이라던가 세뇌차이(..)가 있어서 니오가 졌으면.. 아니 사실 가현이랑 같이 식어갔으면...🤤 안광 꺼져가면서 '이..렇게 된건.. 다 언니때문이야..'하고 먼저 눈도 못뜨고 MA님 곁으로 먼저 갈테니 따라와죠....🥲
니오 푹 안겨서 웅얼거리는 목막힌 소리로 '몰라. 아무도 안해줬어. 니오 생일인데.. 둘째언니는 맨날 챙겨줬는데..'하고 더 꽉 안고 부비부비🤤 은근슬쩍 또 둘째언니 언급하고싶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자국들 똑같이 남기래 ㅋㅋㅋㅋㅋ 미치겠다 증말!!!!!!!!! 니오 비녀 쥐고 덜덜떨면서 '하,하라 그러면 모,모,못할까봐..!' 하고 말은 하지만 이미 패닉이라 행동은 못하고 숨 거칠게 몰아쉬기..사실 이것도 이어지면 또 맛있는게, 결국 가현이 떠나려는거 손목 잡아서 멈춰세우고는 니오도 세뇌(...)가 좀 됐고 그러니까, 사실 여기서 진짜 떠나면 또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언니야. 니,니오가.. 잘못했어..이제 안그럴게.. 니,니오가.. 다 받을게..'하고 가현이 보는 앞에서 비녀로 자기 쿡 찌르고 입술 꽉 깨물고 억지로 미소짓고 손에 비녀 쥐어주기...'아,아파 언니야. 지,진짜 너무아파.. 그래도.. 이제 용서 해주는거지...?'같은거 으악 미식!!!!!!
상대적이라, 그럴 수도 있는 법이다. 그런 심정을 아예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니 이해한다는 듯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손을 뻗었다. 다시금 쿠키 하나를 집어 잇새로 베어 문다. 아, 방금 것은 초콜릿 칩이 씹히는 것이 나쁘지 않다.
"확실히…… 여름에만 할 수 있는 일이 있긴 하지."
호수가 얼어붙은 북부에서는 감히 꿈꿀 수 없던 일. 목욕할 적에만 이따금 소극적으로 즐겨보던 것을 다른 사람과 크게 어우러지며 행할 수 있다는 점은 제법 귀한 것이었다. 여름이라는 더운 계절에는 물이 시원할 터이니 더욱 즐겁겠지. 방 밖으로 나가는 걸 좋아하지 않고, 교우관계가 지극히 좁은 그에게 있어 아직 학당 내부에서 호숫가로 나가 물놀이해본 적은 없지만.
"……본디 그리 욕망하는 법이요. 한 번뿐인 인간의 삶에 어찌 많은 고통이 필요하겠소."
편히 살고자 함은 누구나 바라기 마련이다. 영적이고 절대적인 존재가 나타난다고 해도 그 욕망을 쉬이 버릴 수는 없는 것이 인간이다. 한 번의 삶이고 죽어 흙으로 돌아가면 귀천이 없어지는 존재는 그리도 욕망한다. 그 또한 욕망하고 있다. 평범한 삶을 살고자 했고, 지금 벌어지는 상황이 썩 달갑지만은 않다. 사달이 나도 졸업하고 벌어졌다면 좋을 것을, 때를 서둘러 움직이는 자가 너무나도 많다. 그렇지만.
"그럴 법도 하지. 우린 학생이지 않소."
반쯤 남은 쿠키를 마저 입에 넣는다. 그래, 그렇지만. 그는 인간이기 때문에 이 상황이 싫어도 받아들이는 편이었다. 정확히는 이 상황을 받아들일 줄 아는 사람으로 자라버렸다. 일련의 업보가 쌓이고 둑이 터져 범람하는 것임을 모를 리가 없다. 그는 나지막이 내리감은 눈과 평온한 표정을 갈무리한다. 평온함도 사라지고 그저 밀랍인형 하나만 남아있듯, 얼굴에 그려진 감정을 좀체 읽을 수 없다.
"알 수밖에 없을 것이오. 시간이 지나면 공도 어떠한 깨달음을 받아들일 것이고."
북부는 여전히 죄악을 범한다. 형님은 죄악을 범했다. 자신 또한 죄를 지었다. 학당 내부에 난리가 날 것임을 전해 듣고도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모르는 척 넘겼으니 이는 죄다. 앞으로도 많은 죄가 쌓일 것이고, 죄를 범한 만큼 점점 더 혼란스러워지겠지. 제 앞의 학생은 그럼, 어떻게 받아들일까.
"다만 그 모든 것이 내가 신경 쓸 일이 아닐 뿐이지. 아니하오?"
제법 위험한 발언이다. 이번에 일어나는 일들이 점점 몸집을 불려나가 결국 타인이 죽든 말든 무슨 상관이냐는 양.
>>176 ㅋㅋㅋㅋㅋㅋㅋㅋ 괜히 흠칫흠칫 놀랄것같은 그런 느낌... 수습 불가 판정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응? 아직 영화 한참 남았는데. 나 혼자 보기 심심한데~ 정말 나만 놔두고 잘거야?' 이러고 괜히 칭얼거리면서 니오 안아줄것 ^-ㅠ.. 유해할땐 한껏 유해하지만 무해할때는 흑룡 포용심 한껏 드러내면서 무해해질수 있지~~ 자신이 그걸 전부 헤아릴수 없을 거라는것도 알고 자신은 그런 적이 없었으니까 괜히 말해봐야 도움이 안될거라는것도 알기 때문에.. 그냥 한껏 안아주고 달래주는 그런거..! >>역시 나는 짱!<< 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이 세상 귀여움이 아니다.... 니오 잠깐 어디 나갔을때 일기장 보고 그거 적힌거 보면 집에 있는 동생들 떠올리면서 흐뭇한 미소 짓고 다시 돌아올때 한껏 쓰다듬어줄것 같은 느낌~~ 헐 좋다 임가현 자신이 이겄다고 자만하면서 실실 웃다가 대판 굴러버리면 니오 목 놓치고 한껏 구를것같고.. 사실 피지컬은 니오가 우세라서 그렇게 되려면 세뇌차이가 힘좀 써야할것 같아 ㅋㅋㅋㅋㅋㅋ '어, 어째서.. 나, 까지....?' 믿기지 않는다는 투로 이러고 숨 몰아쉬다가 '그래도, 이젠. 영원히, 함께야....' 하고 몸에 힘 빠져서 축 늘어지겠지 ^-^..!
아 진짜 이렇게 귀엽기 있기없기... '으응, 그래서 여기서는 내가 챙겨주려고. 그런데.... 그러면, 둘째 언니도 서신을 안 보내준거네? 너무했다.' 이러면서 은근슬쩍 불쾌함 티내고 궁예질할듯 ^-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임가현 그냥 멀뚱하게 니오 바라보다가 팔 벌리면서 '그러면 얼른 한껏 찔러줘. 내가 준 사랑, 나한테 다시 돌려줘. 그래야 수지타산이 맞고 덜 억울하잖아?' 하면서 자신만만하게 몰아세우고 옷 걷어줄텐데 이제 못 찌를거라는걸 알기 때문에 더 부추기는 그런 느낌이랄까~~ 아 진짜 짱맛있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임가현 고개 갸웃이면서 '왜. 이런걸 바란게 아니었어?' 하고 비녀 넘겨받으면 슥 웃으면서 '그러게 함부로 지운다 어쩐다 하지 말았어야지. 내뱉은 말에 책임이 막중하다는 거, 너도 잘 알잖아.' 하면서 한번 더 찌르고 '조금 생각해볼게~ 아무리 곱씹어도 괘씸하거든. 감히 나를 지우고, 날 잊겠다는 그 말이. 용서가 안 돼.' 하면서 세상 살벌하게 미소짓기~~
>>178 '그러면 그런 얘기 하지마..'하고 꿍얼대면서 슬쩍 일어나서 다시 영화보기는 하는데 이미 영화고 뭐고 귀에 안들어옴...ㅋㅋㅋㅋㅋ 아까 그 얘기가 귓전을 멤돔...ㅋㅋㅋㅋㅋㅋ 은근슬쩍 '언니야는 저.. 영화에 나오는거 해봤어..?'하고 곱창난 분위기 마무리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ㅋㅋㅋㅋ 일기에는 아무에게도 안 하고 못 하는 자기 얘기만 한 가득이라 잔뜩 써있대요~~ 어쩌면 오늘도 언니야가 괴롭혀서 하루종일 아팠어. 라던가..?ㅋㅋㅋㅋㅋㅋㅋㅋ 작은 몸에서 나오는 초인적 피지컬..! 대판 구르고 기어와서 가현이 위에 엎어지고 '다..너..때문이야..' 하고 목 조르겠다고 목에 손 얹고 그대로 쓰러지기.. 느리게 숨 쉬다가 MA곁으로 가기...🥲 마지막의 마지막은 그래도 증오섞인 한 마디 뱉어주고 싶네여 우히히
아니 궁예질ㅋㅋㅋㅋㅋㅋ 그래도 니오라면 둘째언니 필사의 쉴드 치겠져😃 '바쁜가보지.. 아니면 중간에 서신이 셌거나.. 아니면 니오가 쿠즈노하의 서신은 걸러받아서.. 그럴수도 있구.. 둘째 언니는 그런 사람 아냐..'하고 아무튼 필사의 쉴드치고 가현이가 챙겨준다니까 기쁘기는 한데 아무래도 하루종일 기분 꿍해서 눈 빨개진채로 올려다보고 '근데 왜 이렇게 늦게해줘' 하고 괜히 칭얼대기..🤤 찌르라그래도 니오 못 찔러요....ㅋㅋㅋㅋㅋㅋ 덜덜 떨면서 이런건 사랑이 아니라고 중얼중얼.. '안그럴게.. 니,니오가 잘못했어.. 더 신경쓸게.. 너무 아프다 언니야...' 하고 자기가 찌른자리 꾹 누르고 있는데 또 찔리면 눈 땡그래지고 비명도 못 지르고 이 악물기! 다리 후들후들 떨리는데도 눈물만 그렁그렁해서 올려다보고 '미,미안해 언니야. 니오가 잘못했어.. 더,더 찔러도 되는데 지,진짜 너무 아파 언니야..이제 용서해줘..'하고 억지로 미소짓기!! 니오도 제정신 아니라 더 찔러도 좋다 이런 궤변ㅋㅋㅋㅋㅋㅋ
>>181 ㅋㅋㅋㅋㅋㅋ '알겠어~ 안 할게. 모른척 넘어갈게...' 하고 꿍얼거릴것 같기는 한데 정말 그럴지는 미지수..! 이미 영화 따위는 안중에도 없게 되어버린거냐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 망설이고 머뭇이고 할 것도 없이 '저거? 간단한 일이지~ 산제물을 바치는 건 저것보다 더해.' 이러고 끝내 눈새 모먼트 보이면서 분위기 나락보내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늬 내용이 ^-^.. '아. 아하... 그랬구나....' 하고 갑자기안웃음 상태 되었다가 그래도 칭찬해주려고 본건데... 하면서 애써 웃는 그런느낌..! 하 이런 역전상황 너무 좋으니 앞으로 자주 볼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야(?) 전혀 믿어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어째서.. 만 중얼거리고 닜다가 목에 손 얹어지면 어쨌든 힘 들어갈테니까 표정 찌푸리면서 힘들어하지 싶고 ㅋㅋㅋㅋㅋㅋ '윽, 크읏, 난... 나는, 그저...' 하면서 말 다 못마치고 니오 손 치우려고 손목 잡는데 내리지는 못하고 자신도 그대로 니오 뒤 따라서 가겠지.. ㅋㅋㅋㅋㅋㅋ 증오 섞인것도 좋아 임가현주 이런거에 미치는 편~~
필사적으로 쉴드 쳐주는거 흐뭇한데 정작 얘는 안 흐뭇해할것 같아서 넘 ㅋㅋㅋㅋㅋㅋ '에이. 아무리 그래도 생일날에는 연락해주는게 당연한 일 아냐? 어쩌면 결국 겉으로만 그러는거면 어떻게 해~' 이러고 슬슬 간보는데 니오 올려다보는거 귀여워 ㅋㅋㅋㅋ '깜짝 이벤트를 열어주고 싶어서 그랬어~ 조금 늦었을까?' 하고 세상 다정하게 니오 머리 쓸어주는 그런거!! 사랑 아니라고 하면 아냐. 사랑이야. 사랑 맞아. 하면서 말하는 내내 반박 들어가지 싶은것.. '그래? 뭐랑 뭐를 제일 잘못했는지 잘 이야기하면 한번은 눈감아줄수도 있을 것 같은데~' 하면서도 더 찔러도 된다는 말에 눈 돌아가서 '... 너가 먼저 허락한거다? 내 사랑. 한껏 보여줘도 괜찮지?' 하고 광소 터트리면서 비녀로 여기저기 찌르고...(잡혀감)
고작 얘기 하나 꺼내는 것에 무슨 유난인가. 온화 스스로 그리 생각했다. 이제는 다 지나간 일 훌훌 털지는 못 할 망정 고작 부서진 조각 하나 집어드는 것도 쉬이 하질 못 한다. 그마저도 유현이 안기는 것 피했으면 어영부영 흘려보냈을 것이다. 아아. 한심하구나. 나야. 머릿속으로 자조하며 괜시리 안은 팔 힘 주었다. 제 품에 가득 들어오게 마냥. 그리고 얘기 다 들은 유현 꺼낸 첫 마디에 또 큭 하고 웃어버렸다.
"제일 처음 한다는 말이 그거냐? 허어. 거 어이없는 녀석이여."
어이가 발 달려 도망가게 만드는 소리였으나 되려 지금은 그것이 반갑다. 참 나. 흐흐. 실소 더 흘리며 어찌 골려줄까 하던 것도 잠시. 살 닿을 만치 가깝던 유현의 고개 움직이길래 저도 눈 슥 굴려 보았다. 숨결도 섞일 듯 가까운 거리에서 제 얼굴 똑바로 마주보던 유현이 그 질문 꺼냈을 때엔. 그저 어이없어 웃던 얼굴에 비릿함 스며들었다. 웃음 지은 눈 한없이 가늘어지고 호선 그린 입술 길어져 사이로 뾰족한 송곳니 끝 드러냈다. 킥. 짧게 웃음 흘린 온화 이윽고 작게 중얼거렸다.
"내 제대로 막지 못 해서 그런 것 아니란다. 누구 하나도 내 손으로 베어낸 것 없어서지."
그래. 결과적으로 다 죽어 막아진 일이다. 제대로 막아내지 못 했어도 결과적으로는 문제가 없었다. 그 순간, 그렇게까지 감정적이 되었던 것은 몇 번이고 내리친 검이 누구 하나도 '완벽하게' 베어내질 못 해서다. 그러니 결국 다 죽었어도 제게 남은 것은 과거와 같은 무력감과 자괴감이었다. 인정하기 싫지만. 그랬다. 가족들 중 가장 무력했을 그 아이 하나도 만족스럽게 베질 못 해서.
비릿한 미소는 대답 나옴과 동시에 안개 흩어지듯 사라졌다. 저와 마주한 얼굴 보며 옅게 눈웃음을 띄운 온화 다시금 잔웃음 흘려야 했다. 그리고 표정에 재차 어이없음 드러나고. 꺼내는 말도 그러한 기색 있었다.
"그걸 말이라고 하나! 당연한 것 물으면 재미 없으이. 유우야. 넌 상상도 못 할 거다. 네가 이리 내 옆에 있음이 내게 어떤 의미인지."
말끝 나오려 할 때 제 눈가 떨리는 것 느껴져 고개 살짝 숙인다. 그러더니 돌연 으랏챠 기합 소리와 함께 유현 안은 그대로 침대에 휙 쓰러져버린다. 옆으로 팍 누워 잠시나마 제 얼굴 보이지 않게 만들고 일부러 푸흐흐 웃는 소리 흘린다. 그러면 잠시, 얼굴 수습할 시간 생기니 돌아보기 전에 얼른 낯빛 추스른다. 요 뻔뻔한 집고양이 같은 녀석이 일어나든 돌아보든 하고 투덜대기 전에.
얌전히 붙잡혀서 꼬박꼬박 대꾸하고 있으니 꿍얼거리는 것처럼 들리기도 한다. 하지만 정말로 불만이 있는 것은 아니었을 테다. 그는 안은 팔이 더 좁혀들어옴에도 시종일관 묵묵할 뿐이다. 체온은, 자신과 맞닿은 이가 여전히 같은 인간이라는 사실을 끊임없이 주지하고 상기시킨다. 그러니 호오를 가리자면 오히려 좋아하는 셈이다. 마주보던 얼굴의 미소가 더더욱 짙어지자 유현은 다시 정면으로 고개를 돌렸다. 뒷모습만 보인 채로 다시금 제 턱 언저리 매만지고 있다.
"완전히 틀렸네. 역시 어려워."
반질거리는 뒤통수로부터 나직하게 중얼거리는 소리만 들렸다. 이야기를 들어도 의문만 더욱 생겨나고, 그나마 던져 본 짐작은 다 틀렸다. 역시나 이곳 사람들이 죄 독특해서 그런 것인지, 사람에 대한 제 이해가 부족했던 것인지. 답이 있다면 아마 둘 모두가 아닐까 싶다. 생각에 침잠해 있느라 그렇게 쭉 말 없던 중에 유현이 문득 말문을 열었다.
"다음에는 해내. 돌아가는 상황을 보아하니 그런 기회는 언제든지 또 생길 것 같은데."
허공을 응시하던 시선이 제 옆의 온화를 향한다. 다음에 다시 해서 성공하면 된다고. 지금껏 들었던 이야기가 무색해지는 소리다. 세상사 그리 간단할 턱 없건만. 온화의 이야기를 제대로 들었다면 그것이 말만큼 쉬울 리 없다는 사실을 알 법한데도 참 당연한 이야기 하듯한 태도였다. 그는 처음부터 그런 인간이었다. 고통의 이유를 파헤치고 싶어하나, 정작 고통을 이해하지는 못하는. 그래, 나는 아마 상상하지 못할 테고, 이해 역시 하지 못하리라. 너와는 달리 나는 아마 어떤 이유로든 너로 인해 흔들리지 못할 테다. ……무어라고 더 물을 말이 분명 있었으나 꺼내지 못했다. 갑작스레 몸이 홱 기울어지며 뒹굴었기 때문이다. 온화의 전략은 의도보다도 훨씬 유효한 결과를 내었다. 풀썩 넘어가면서 치렁치렁한 제 머리칼에 유현의 얼굴이 다 덮여 가려진 것이다. 잠깐의 무력한 바르작거림 끝에, 유현은 한쪽 손으로 얼굴에 드리운 머리카락 천천히 치워내었다. 온화를 흘기는 눈이 미미하게 가늘어졌다. 불만 표출이라기엔 영 의욕 없고 매가리도 없었지만.
>>167 ㅋㅋㅋㅋㅋㅋㅋㅋ당근이오?하고 물어보는 아회 생긱했다가 웃겨서 쓰러졌어요... 헤헤 혼자 아싸가 아니라서 즐거워요. 아싸 동지...!(๑•̀ㅂ•́)و✧ 아하 그런 이유가 있었군요! 둘 다 맛있지만 보들보들 말랑이 아회라니 최고잖냐~!!! 제 사심이 9살 이전을 외치고 있네요...😊 아회 8살이나 9살(분기점 이전) 무렵이 괜찮을 것 같은데 어떨까요? 휴 2살 차이라서 다행이다 더 많이 났으면 너무 어려서 곤란했을지도💦 보들보들하게 물어보는 말을 들으면 정색하고 "난 원래 기분 별로야. 너 때문은 아냐." 이러고 하던 거 마저 하라는 식으로 빤히 보지 않을까요. 그러면서 이유도 없이 계속 졸졸졸 따라다니고... 붙임성 실화냐🤦🏻♀️ 한동안은 그러다가 이런 식의 마주침이 몇 번 있고 난 다음이나, 아회가 더 말을 건다면 그 뒤로는 이런저런 질문을 했을 것 같네요. 넌 왜 여기에서 돌아다니냐, 왜 나랑 찾는 장소가 겹치냐, 넌 누구냐, 뭐 그런 이야기들?
>>225 아니 ㅋㅋㅋㅋㅋㅋㅋㅋ 당근이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북부라서 서로 당근하는 물건 심상치 같을 것 같잖아요 ㅠㅠ 검은 가방에 들어간 정체불명의... 비닐에 꽁꽁 싸매인... 커피가루...(?) 우리는 아싸 동지~ 음~ 아회 9살 분기점 이전이 좋겠네요~ 다갓님이 그러라고 하시거든요...🤦♀️ 나이차가 거의 안 나서 다행이지 응애라면 분명 누구 하나가 업어 키웠을 거예요(아무말) 세상에나, 정색하는 유현이는 또 귀하네요~ 마히다... 아마 눈 주변을 열심히 파헤치다가 약초 같은 것도 캐고, 꽃 같은 것도 캐고. 졸졸 따라다니면 "……그러지 말고 같이 캘래?" 막 이렇게 물어볼지도 몰라요! >:3 자연인 아회인거죠 응... 무말랭이의 야생성은 이때부터 시작이라며 어쩌구...😏 유현이의 이런저런 질문에는 북부는 위험한 곳이 많아서 안전한 곳 위주로 돌아다닌다고 솔직하게 말하다가도, 거짓말을 할 것 같지요... 언젠가 자기소개를 할 때 "나는 암호야. 성은 없어." 이렇게요...😓 그리고 너는? 하고 여전히 사근사근 물어볼 것 같구~ 그럼 유현이도 자신에 대해 소개해줄까요?!
가현은 느릿하게 눈을 깜빡이며 현재 상황을 받아들이려 애를 쓰는듯 보였다. 그러니까, 자신은 전에 읽었던 책의 내용을 하나하나 상기시켜가며 다시금 신앙심을 불태우고 있었다. 그러던 중 갑작스럽게 건물 안의 불이 전부 꺼졌으며, 문이 걸어잠겨졌다. 한마디로 감금당한 것이나 마찬가지인 상황이 된 것이다. 모든 것이 셧다운되었다. 처음에는 이번에도 MA님의 장난이겠구나 싶었는데, 느낌이 다르다. 이것 이상의 공포감을 주며 다가왔던 게 신이었는데. 그렇다면 신은 아니고.
"으음. 큰일이네~ 어쩌지~"
문에 가까이 귀를 들여다대면, 문 밖에서 무언가 지나가는 소리가 들린다. 적어도 밖에 누군가가 있다는 뜻일 것이다. 가현은 짭 하고 입맛을 다신다. 인어 오빠일까? 아니면 다른 누군가?
"그으, 밖에 무슨 상황인지 알려주실 친절한 분 구해요~ 거기 당신이요, 당신~"
침착함을 잃지 않은 채 나긋한 목소리로 문 밖의 무언가에게 말을 걸어본다. 과연 대답이 돌아올까?
학당의 문이 잠긴지 1주일이 되었다. 외부와의 출입은 불가능해졌기에 평소라면 바깥에 나가있었을 시간이었지만 그는 지금 자신의 방 침대에 누워서 독서를 즐기고 있었다. 그렇게 독서를 하고 있으니 건물의 불이 꺼졌다. 소등한다는 말도 없이 건물 전체의 불이 전부 다 꺼져버리자 그는 읽고 있던 책을 덮고 침대에서 일어섰다.
" ... ? "
그리고 주변이 지나치게 조용한 것을 깨달았다. 기숙사는 원래 수많은 학생들이 살고 있으므로 약간의 소음이 발생하기 마련이지만 지금은 이 건물에 자신 혼자만 있는듯이 고요했다. 천천히 문으로 다가가 문고리를 돌려봤지만 열리지 않는 문에 그는 착잡한듯 이마를 짚었다. 또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그러다 바깥에서 들려오는 사각거리는 소리에 그는 문에 귀를 가져다대고 귀를 기울였다.
그가 움직이자마자 문 바깥의 무언가는 급격히 조용해졌다. 마치 자신의 존재를 숨기려는 것처럼. 갑자기 불이 꺼지고 문이 다 잠긴 상태가 되어버린건 방금까지 소리를 내던 저 존재가 한 일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문이 굳게 잠긴 상태라 나갈 도리는 없어보였고, 그는 결국 문에서 거리를 두고선 말했다.
학당의 문은 잠겨봤자 당장의 불편은 없었다. 특별히 외부에 나가야 할 용무도 없었고, 주기적으로 공급해야 할 물건 같은 것들도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건 다른데. 당장 방 밖으로 못 나가게 생긴 상황은 확실히 문제가 있다. 잠겼다. 장치의 고장으로 충분히 벌어질 수 있을 법한 상황이지만, 문뿐만 아니라 나갈 수 있는 모든 수단이 잠겨 버린 상황은 이상했다. 학당의 문이 잠겨 버린 이 사태와 관련이 있는 걸까? 방 안을 이리저리 살피며 상황을 파악하던 그는 결정을 내렸다. 뚫어야지. ……아무래도 그는 문 밖의 정체 모를 소리는 운 나쁘게도 듣지 못한 모양이다. 문을 부술 땐 도끼 같은 것이 제격이겠지만 평범한 학생의 방에 그런 물건이 있을 리 없다. 하다못해 단단한 둔기라도 있다면 좋았겠지만 그것도 여의치 않다. 쓸만한 물건을 찾지 못한 그는 결국, 심호흡을 하고 있는 힘을 다해 달려가 제 비리비리한 몸뚱이를 문에 부딪쳤다. ……이럴 줄 알았으면 평소에 단련을 더 할걸. 늦은 후회가 몰려오지만, 후회는 늘 때늦는 법이다.
도술을 날렸으나 보통의 문이었으면 간단하게 뚫렸을 것을 튕겨내버린다. 공간도 좁고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반응할 새도 없었던 그는 빗겨나간 것에 대해 가슴을 쓸어내렸다. 운이 좋았다, 라고 밖엔 설명할 수 없었기 때문에. 허나 문이 열렸고 보인 복도는 어둠에 잠겨있어 한치 앞도 보기 힘들듯 했다.
" ... 기껏 문 열어놓고 안나가면 그것도 손해지. "
어둠이란 인간의 근원적인 공포를 건드리는 것. 하지만 여기서 움직이지 않고 있다간 언제 나갈 수 있게 될지 가늠할 수 없었다. 그는 천천히 문 밖의 어둠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평온한 날이다. 문이 잠긴지 일주일 동안 잘도 살아왔다. 애초에 나가지 않는 것을 좋아하는 성정이라 그런지 학당에서 불만의 원성을 듣지만 않으면 평상시와 다를 바가 없는 날이었다. 일기를 몇 번이고 읽다 덮기를 반복하는 것이 반복되던, 기실 속이 쓰린 나날이었다 할 수 있겠다.
이 집에서 유일하게 쓸모 있어 보이는 아이가 생겼다. 혹시 모르지, 저 아이가 날 위해 그걸 가져다 줄 지. 아니더라도 썩은 것들은 쳐내야했으니, 죽이는 수밖에.
저 아이가 뜻하는 자는 누구인가, 궁기에게 과연 무얼 가져다 줄까, 죽이는 것은 누구인가. 썩은 것은 무엇인가. 행여나 나는 그의 손바닥 위에 놀아나며 증오니 뭐니를 속에 담고 이 학당에 입학했던 것은 아닌가. 생각을 거듭하며 깊은 의식 속으로 떨어지길 반복하니 쓸데없는 걱정과 그럴 리가 없는 맹랑한 생각까지 도달하게 되어, 어느 날부터 수첩을 품 깊은 곳에 숨기고 읽지 않게 됐다.
하여, 오늘은 좀 쉬었다.
도술로 물을 끓여 미적지근한 차를 마시고, 몸을 잘 접어 웅크리고, 눈을 감은 채 고요함을 즐기며 깊어지던 생각을 멀리 치우던 그는 몸을 일으켰다. 이대로라도 머리가 복잡하여 산책이나 나갈까 했더니. 덜걱, 덜걱, 철컥.
"하."
우습구만. 이젠 문까지 잠갔다 그거지, 사각대는 소리를 듣다가도 고개를 슬쩍 기울였다. 이게 앞길을 막네. 목화 님 계시니까 폭력은 안 쓰려 했는데.
문이 거세게 닫힌다. 가현은 자신의 방을 흘긋 돌아보았다가 다시 정면을 응시한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으나, 일단 예삿일은 아닐거라는 점 하나만큼은 확실했다.
이윽고 몸에 힘이 빠지며, 가현은 잠시 제 옆의 벽을 짚고서 눈을 질끈 감았다. 아아. 신이시여. 제가 감히 당신의 비밀에 한 걸음 더 다가가던 날. 그 존엄성을 몸소 이끌고 현현하실 적, 마지막으로 말씀하셨던 것이 이것이옵니까. 그렇다면 소녀, 당신이 친히 내려주시는 이 벌마저 그저 달게 받아들일 뿐이옵니다.
".... 으응, 조금 조심해야겠네~"
지금으로써는 자신 혼자서 무언가를 마주한다면 위험한 상황이 될 것이라 여긴다. 가현은 힘빠진 몸을 이끌며 앞으로 천천히, 신중하게 나아간다.
복도로 나가자마자 무언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몸에 이상은 없는데 대체 이 느낌은 왜 느껴지는가 싶었던 그는 금방 이 느낌의 원인을 알아챌 수 있었다. 바로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것. 어둠 속에 들어서자마자 목소리가 나오지 않게 되어버린 그는 이게 대체 무슨 일인가 싶었다.
' 왜 자꾸 이런 일이 일어나는건데. '
얼굴을 잔뜩 찡그리고 목소리를 내보려고 시도했지만 입만 뻥긋할 수 있을뿐 그 어떤 소리도 그의 성대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그는 결국 목소리 내는 것을 포기하고 천천히 앞으로 나아갔다.
반대로 튕겨나갈 상황까지 염두에 뒀는데, 그 가정 무색하게도 문은 쉽게 열리고 만다. 꿈쩍도 안 할 것처럼 보이더니만. 열린 문의 너머는 고요하고 어둡다. 지나친 적막이 스산하게까지 느껴진다. 나아가야 했다. 평범한 사건사고였다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방 안에서 기다리는 수도 나쁘지 않았겠지만, 누구의 소리도 들리지 않는 이 상황은 가만히 있어서 풀릴 문제가 아니라는 직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는 어둠 속으로 발 디뎠다. 한 치 앞도 간신히 헤아릴 어둠을 헤치면서, 늘 눈이 어두웠으니 지금 같은 어둠이 불안하지 않아 다행이라는 태연한 생각을 했다.
어둡고 음산한 복도. 그리고 그런 복도를 마치 산책이라도 하는 양 느릿하고 여유로운 걸음을 유지하며 가현은 차근차근 나아갔다. 신의 원초적인 공포에 비하면. 그리고 그 범접하지 못할 아릿한 분위기에 비하면 이 정도는 새발의 피 축에도 끼지 못한다고 여기며.
"... 어라."
허나 이런 상황이라면 말이 달라진다. 다른 학생들도 보이는 상황에서 마주쳤다면 너무나도 당연하게 여기고 넘어갈 것이었으나- 그 누구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마주했다는 비현실적인 상황은 가현조차도 잠깐 주춤하게 만드는 것이다. 더군다나 지금 자신의 몸 상태는 일단 믿어보겠노라는 평소의 모습으로 나갔다가는 정말 아무런 저항 못하고 이 어둠에 먹혀버릴 상태였으니.
"너, 윤하 맞아? 맞는. 거지...?"
아는 사람을 만났으니 반가운데 마냥 반가워할 상황은 아니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일단 이야기를 꺼낸다.
쩌엉! 문고리를 내리치자 귀를 찢을듯한 소리가 울린다. 내리친 힘 때문에 지팡이가 크게 위로 올라가며 그는 뒤로 튕겨져 나가고, 털썩 주저앉는다. 미친. 입에서 욕을 씹어 삼킨다. ……이쯤되면 삑! 하는 소리가 들려야 정상이거늘 벽난로에서 털 쬐며 굴러다니는 목화는 아무런 반응도 없다.
"……."
문이 열리는 것을 노려보다, 아회 손 뻗는다. 목화를 혼자 둘 수는 없어 부적을 문 앞에 둔다. 보호 주술을 걸어둔 부적을 툭 떨어뜨리고─ 움직인다.
밖으로 움직인다. 지팡이를 느릿하게 짚으며 한 걸음씩 나아갈 때, 아회 어느 순간 몸을 멈춘다. 불쾌한 소리가 귀를 메운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정적만이 가득한 곳이 아니다, 듣지 못했던 것이다. 지팡이 위를 두들기려는 손가락을 멈추고, 그대로 가만히 멈춰있다 눈을 가늘게 떴다. 청각이라. 하필이면 청각이라. 감히 어떤 새끼가 내 감각을 뺏어.
"……."
살릴 생각은 말아야지. 아니면 죽기 전까지 패야하나. 그게 낫겠지. 어차피 인간은 다 그런 법이지, 나는 북부 사람이고, 달라질 일은 없으리라. 속으로 생각하며 멀리, 더 멀리 걸어간다.
처음으로 무언가가 나타났다. 자박자박 걷던 걸음이 멈추어졌다.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 보이는 글자를 간신히 식별하니 송보리라는 이름이 읽혔다. 같은 기숙사의 선배이자, 모두의 기억 속에서 잊혔다 다시 나타난 사람. 다른 공간에 떼어진 듯 자신 외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는 이 상황과, 언젠가 사라진 전적이 있는 자의 방이 나타난 것에 무언가 연관이 있지 않을까? 어떤 일이 생길지 알 수 없다는 불안요소를 앎에도 그냥 지나칠 수는 없다. 혹시나의 상황에 대비해 안경을 챙겨 쓰고, 무언가가 튀어나오더라도 정면으로 부딪치지 않도록 문 앞에서 비켜섰다. 문으로부터 거리를 둔 그가 나직하게 말했다. 사방이 고요하니 소리 높여 말하지 않아도 전해지리라 생각했다.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인다. 가현은 잔뜩 의심을 품는다. 어째서. 목소리조차 들려주지 않는다면, 나는 너를 믿을 이유가 없어. 가현은 주춤주춤 물러나기 시작한다. 이전에 범을 사냥할때와 같은 생각이었다. 인간 비스무리한 탈을 쓴 것에게 개죽음을 당하는 것은 자신이 원하는 결말이 아니었다. 그리 생각하며 물러서자니 이젠 제 시야가 흐려지기 시작한다. 어째서, 왜? 잠깐만. 안돼. 이것 만큼은 안돼. 그만, 잠가버리지, 마....!
"... 이럴 줄 알았다면, 오빠라도 데려오는 거였는데..."
이젠 눈 앞이 보이지도 않는다. 가뜩이나 저항할 힘도 없다. 그저 자신은 이렇게 이 곳에서 덧 없는 개죽음을 맞이해야만 하는가. 분한듯 이를 질끈 물었으나 달라지는것은 없었다. 동 사감님. 지금 이 모든 해프닝은 당신이 꾸민 일이었구나. 무엇이 다가오는지. 무엇이 일어나는지 느끼지도 못하는 채로, 홀로 이 세상에 덩그러니 놓여진 느낌을 받으며-
"...!"
그러던 찰나 제 팔이 잡히자 가현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러난다. 떨쳐내려 해도 힘이 들어가지를 않으니 소용 없는 일이다. 싫어. 이런거. 원하지 않아. 곧 죽겠구나 싶은 생각으로 가만히 서 있자니 생각외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아 가현은 고개를 갸웃인다. 이거. 환상이 아니라, 진짜야?
"너. 진짜 맞아....? 믿기지 않겠지만 내가 지금 앞이 안 보이게 되어버려서. 진짜 너지?"
몇 번이나 다시 확인하고 나서야 가현은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가 내쉰다. 일단 조금이나마 믿어볼까. 적어도, 온기 만큼은 느껴지니까.
문도, 창문도, 아무튼 '문'이라고 부를 수 있을만한 것들은 전부 잠겼다. 아무리 열려고 해도 철컥거리며 열리지 않을 뿐이었고 심지어는 모든 불이 꺼져서 움직이기도 영 힘든 상황이었다. 니오는 자신의 허벅지를 더듬거리며 가터링에 묶인 지팡이를 꺼냈다.
" 배워놓은게 또 있단 말이지. 루모스. "
지팡이 끝이 환하게 빛나기 시작하면 이제서야 앞이 제대로 보이기 시작한다. 역시 앞이 보여야 뭐든 할 의욕이 생긴다.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몇 배나 크게 다가오는 법이니. 니오는 가만히 침대에 앉아 누군가 와주기를 기다릴 생각이었다.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기에 문 밖의 어떤 소리는 더욱 더 크게 들려왔다. 누군가 있나? 니오는 앞으로 나서서 문을 열려고 시도했다.
마법을 쓸 때 성공했는지 실패했는지는 크게 두 가지 방법으로 알 수 있다. 하나는 직관적인 방법으로 시도한 마법이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눈으로 보는 방법이다. 다른 하나는 조금 다른 것인데 설명하기 힘들지만 그렇게 느껴진다는 것이었다. 이번에는 그러니까, '실패'였다. 그럼에도 문이 열리자 기이한 기시감같은 것이 느껴져 머리를 긁적였다.
눈 앞이 안보인다니 이러면 지금 하는 손짓 몸짓도 다 의미가 없는 짓이 아닌가 싶었다. 그래도 일단 의미라도 전달하려고 그는 잡았던 팔 아래쪽으로 손을 가져가 가현의 손을 살짝 잡고서 손바닥에 손 끝으로 천천히 글씨를 썼다. 제발 잘 알아들었으면 좋겠는데. 그래도 그는 앞이 보이고 있으니 가현의 팔을 잡은채 천천히 아래로 내려갔다. 지나치게 고요한 계단을 내려가자 여전히 어둠으로 뒤덮인 복도가 있었다.
아무래도 아까 사감님의 목소리가 들렸던 것도 있고 이 모든 사태의 원흉이 동 사감님인것 같아 그는 아래로 더 내려가려 했다. 여기 있어봤자 딱히 소득은 없을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일단 약간의 대화- 라고 쓰고 일방적인 혼잣말에 가까운 말을 하며 한걸음 한걸음 조심히 발을 디딘다. 슬슬 이 상황이 무엇인지도 이해가 가기 시작한다. 사감님이 꾸며낸 일이라면- 적어도 자기 기숙사의 학생을 해하지는 않... 나? 이전 하 사감을 떠올리며 고개를 갸웃인다. 일단 확실한 건 지금 이 남학생은 진짜가 맞다는 것 하나였으니 제 촉각만큼은 온전히 남아있는 것에 깊은 감사를 표한다. 팔을 잡히고 난 이후로 빠르게 안정을 되찾게 된 가현은 앞이 보이지는 않으나 주위를 열심히 두리번거린다.
"내 감이 맞다면 여기서 더 내려가면 사감실인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는 너도 잘 알고 있지?"
피하지 않는다. 원인을 찾아내 잠잠하게 만든다. 이게 정말 동 사감님이 벌인 짓이 맞다면, 이전 하 사감님 때처럼 억제시키면 그만일 것이다. 지금 사감실에 계시는지, 아니면 다른 곳에 있는지는 알 길이 없으나.
".. 사감실까지 안내해줘. 우리 사감님이니까, 내가 보여줄 수 있는 최대의 애정을 보여줘야겠어."
그럴수 있는 몸 상태인지는 끝끝내 말하지 않은 채 가현은 망설이지 않고 걸음을 재차 서두르기 시작한다.
메아리치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적막하고 아무도 없었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여기서 조용함을 유지하겠지만 니오는 조금 달랐다. 아무도 없다는 것과 어둡다는 것은 분명 무서웠지만, 그 마저도 싸움이라고 생각하면 호승심이 타올라서 지지 않으려고 했다. 기저의 깊은 곳에는 '나는 짱' 이라는 마음이 자리잡고 있으니 원할대로 행동하면 될 터였다.
" 야아 - ! ! 여기는 쿠즈노하 니오 - ! ! 아무도 없냐 - ! ! "
그리곤 지팡이 불빛에 의지해 걸어갔다. 그러고보니 같은 층에 사감실이 있을 터였다. 그 곳으로 가볼까- 했으나 생각해보니 이렇게나 소리를 질렀는데도 아무 반응이 없다는 것은 아무도 없다는 뜻일 것만 같았다. 게다가 얼마전에 불려가서 혼났던 것을 생각하자니 별로 만나고 싶지 않은 기분마저 들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문에 움직여 닿는 손이 보이는데도 막상 손에서는 아무런 감각이 느껴지지 않는다. 마치 그 부위가 사라진 것처럼. 손만 그런 게 아니다. 의식하고 나자 그 위화감이 온 몸을 덮쳐온다. 스치는 머리카락의 감촉도, 움직임을 따라 부는 바람도, 닫히는 눈꺼풀의 마주침도, 탄식을 내뱉은 목의 울림도. 아무것도 모르겠다. 감각이 이상하다. 아니, 감각이 무엇이었는지 지금에 와 형언하라면 영영 잊은 것만 같아 떠오르지 않는다. 짧게 숨이 멈추었다. 이런 상황은 확실히 그에게도 당혹스러운 일이었다. 그렇게 홀로 있었더라면 동요가 꽤 길었을 테다. 난데없이 휙 엎어진 누군가의 등장이 아니었더라면 분명 그랬으리라.
……어쩐지 기시감이 느껴진다. 아마도 아까 전의 자신과 같은 방법을 쓰려고 했던 모양이지. 말소리는 잘 들리는 것으로 보아 다행히 귀에는 문제가 없다 보다. 그는 주춤거리는 보리를 빤히 바라보다 입을 열었다. ……혀가 움직이는데도 그것이 어떤 느낌인지 잘 모르겠다. 곤란한데.
제 손바닥에 간질간질하게 무언가 느껴져 가현은 몸을 살짝 옴츠리며 미소지었다. 대충 말 어쩌고 하는 것 같은데. 말을 못 하는 것일까? 용캐도 이런 방법을 떠올려냈구나 싶었다. 현명한걸. 난 앞이 보이지 않고, 너는 말할수 없으니. 이런 소통방법이 제일 최고라는 걸 알아냈구나.
".... 여기야?"
주위의 공기와 전혀 다른 부류의 것. 그 서늘하고 차가운 공기에 걸하지 않은 채 당당하게 사감실 문을 바라보는 앞이 보이지 않는 가현은 이윽고 제 옆의 남학생이 있을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너. 말 못한다고 했지? 사감님이랑 대화는 우선 내가 시도해볼게. 그러니, 문좀 대신 두드려줘. 같이 합을 맞춰서, 사감님 좀 끌어내보자. 이런 어여쁜 일을 꾸미셨으니 우리가 한껏 사랑해드려야지. 그렇지~?"
입꼬리를 올려 쎄한 미소를 지어보인 가현은 다시 앞을 바라보았다.
"음음. 사감님~ 그렇게 문을 굳게 걸어잠그고 나오지 않으신다고 해서 사감님께 이득이 갈 건 없답니다~ 잠깐 나와주실래요~?"
갈림길. 주변에서 기척이 느껴져 고개를 돌리니 무언가 떨어졌다. 어떻게 할지 고민하는 것은 그리 길지 않았다. 아는 사람이라 할지언정, 돕고싶다 할지언정 지금은 뭉치는 것보다 홀로 흩어지는 것이 낫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서로에게 의지한답시고 붙어있다 불시의 습격으로 두명 다 죽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 그딴 개죽음, 더는 바라지 않는다. 하물며 의사소통도 안 되는데 무엇이 가능할까, 그는 현재, 그다지 희망스러운 사람이라고 하기엔 어려운 성정을 품고 있었다.
하물며 지금은 기묘한 상황이다. 저것이 진정 내가 아는 사람인지도 알 수가 없다. 삿된 것은 언제 어디에서나 존재한다. 환술일 수도 있고, 함정일 수도 있다. 의심이 싹튼다, 불신이 피어난다.
"……."
아회 눈을 느릿하게 감았다 떴다. 불경한 것이라면 맞서면 되겠고, 약하다면 찢어 죽여버리면 된다. 그 정도면 애먼 분풀이로 제법 괜찮겠지. 부적 하나가 불탄다. 검붉은 색 흉흉한 부적이. 성공한다면 훌쩍 뛰어 착지했을 테고, 그게 아니라면 그저 걸어 내려갔을 터다. 음, 영 어두워서 이쪽도 신나게 굴렀겠지만.
밖으로 나오자 약간은 스산한 분위기였다. 여기 올 때 까지 아무도 못 만나는 지경에 이르자 살짝 무서워진 느낌이 들 뻔 했지만 니오는 이런건 전부 정신력으로 버텨낼 수 있다며 어깨를 털었다. 싸워서 져본 적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어떻게 하면 이기는 지는 잘 알고 있다. 그게 누구이던 어떻게든 이겨낼 수 있다. 가만히 그자리에 서서 고민하기 시작한 니오는 '과연 어디로 가면 좋을지'에 대한 최적의 답을 도출하려 했다.
" 청룡탑..에는 아는 사람이 없어. 백룡탑..도 마찬가지로. 적룡탑... 그래! 적룡탑!...으로 가자니, 거기 새끼들은 나 싫어하지.. 그럼 흑룡탑!...에는.. 언니야가 있고.. "
어디로 가기도 애매한 상황이 되어버렸다. 니오는 머리를 긁적이면서 으음~ 하고 주변을 둘러보고 또 둘러보았다. 어디로든 발걸음을 옮겨야 할 것 같았다. 청룡이나 백룡에는 아는 사람이 없으니 가보나 마나 일 것이 뻔하다. 더구나 익숙치 않은 곳에서는 길을 찾기가 더욱 어렵다. 이 상황에 적룡으로 간다? 어둠을 틈타서 뒤를 맞을지도 모른다. 남은 것은 흑룡탑뿐이다. 잠깐 들어가보고, 영 아니면 다시 나오면 될 일이다.
흐려진 시야가 밝아진다. 앞이 보이기 시작하며- 열린 문이 보이자 가현은 입꼬리를 한껏 올린다. 아아, 이게. 이 당연한 시야가 이렇게너 반가울 줄이야.
"아핫, 아하하핫.... 사감님, 들어갈게요~?"
이렇게 몸소 내 눈에 대한 소중함을 알게 해 주셨으니까... 친애하는 사감님에게 내 애정 한껏 담아 건네줄게요. 미묘한 호승심인지. 투쟁심인지. 그저 증오와 애정인지. 모든 것이 모호한 상태로- 가현은 문을 활짝 열어재낀다. 자. 걸어잠그는것도 이제 끝이야. 모든 것을 잠가버린다고- 당신이 원하는 것이 이루어질 리 없다는걸 잘 아시지 않은가요.
혹시나 해서 물어봤는데 모른다고 해도 이상할 건 없다. 이 학생도 별 이유 없이 휘말린 걸지도 모르고. 거짓말일지도 모른단 생각이 없지는 않으나, 혹여라도 그렇더라면 추궁은 나중으로 미루어도 되리라. 그건 그렇고 이 사람, 무서워하는 반응이 너무 극적이라 본능적으로 관찰해 버리고 말았다.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지. 유현은 절레절레 고개 저어 정신을 차렸다.
"가시죠. 한 번 방을 나온 이상 돌아갈 수는 없을 것 같네요."
그렇게 말하고는 앞으로 먼저 나아갔다. 보리가 따라오는지 아닌지 확인조차 하지 않는다. 적극적으로 동행을 바라는 정도는 아닌 모양이다. 같이 안 가겠다고 하면 내버려 두고, 아니면 말고다.
가현은 발걸음을 멈춘다. 목소리 때문이 아니라, 또 다른것이 잠겨버렸으니까. 그 무엇도 느껴지지 않는다. 서늘함도. 중압감도. 이렇게 되어버리면 자신은- 그 무엇도 느낄 수 없잖아. 신을 느낄수 없잖아. 신 님의 존엄함을. 공포를. 경외감을. 중압감을. 그 분을 오직나만이온전히즐길수없잖아
"... 건방지게 굴지 말아요. 동 사감님."
당신 따위가. 신을 마주해야 할 내 감각을 잠가버렸어. 그 분의 고귀함과 존엄함 앞에서 결국 빛을 잃게 될 존재일 뿐인 당신이, 내게 그 어떤 동의와 허락도 구하지 않고 멋대로 잠갔어. 왜? 어째서? 나는 신 님을 마주하고, 그 앞에 무릎 꿇어야 할 사람인데. 그 존엄성을 몸소 느끼지 못한다면 내가 존재하는 이유는 도대체 뭐야? 당신이 그걸 멋대로 잠가도 되는거야? 마음대로 굴어도 되는거야?
용서
못
해
"저는 오직 그 분의 명을 받아 따를 뿐이랍니다. 그 분께서 명하시는것만 골라 행할 뿐이랍니다. 그런데.... 마음대로 잠그셨잖아요. 그 분을 느끼지 못하게, 당신이 방해한거잖아. 당신 마음대로 해 놓고서 나는 당신의 허락을 구해야 해?"
그러니까- 나도 내 사랑 일방적으로 사감님에게 드릴게. 싫어하지 말아줘. 광소가 더더욱 짙어진다. 앞으로 나아가는 걸음에 느긋함이란 없었으며, 두려움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아무리 해도 빛이 돌아오지 않는다. 니오는 한동안 고장이라도 난 것처럼 그 자리에 쭈그려 앉아 '루모스, 녹스' 하고 지팡이의 빛을 켜고 끄는 마법만을 반복하고 또 반복했다. 너무 어두운 것인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것인지 알 수 없었지만 몇 번이나 마법을 반복한 결과 지금은 '앞이 보이지 않는다'라는 것을 인지했다. 분명히 두 눈을 뜨고 있을테니 이 정도 시간이 지나면 어둠에 익숙해져 뭐라도 조금씩 보여야할 터인데 전혀 보이지 않는다.
뒤이어 따라온 것은 당연하게도 패닉이었다. 니오는 앞이 안보인다고 계속해서 중얼거리다가 루모스! 하고 애꿏은 주문만을 반복해서 말할 뿐이었다. 종국에는 지팡이를 떨어트리고 눈을 문질렀다. 거기에 뭐가 묻어서 보이지 않기라도 한다는듯 눈가를 마구 문지를 뿐이었다. 발걸음이 길을 잃고 이리저리 어지럽게 발자국을 남긴다.
" 아, 안보여. 뭐야. 이상해. 안보여. 앞이 안보여. 앞이 안보인다고!!!!!!! "
눈물이 끝까지 차올랐다. 사실 처음부터 이상했다. 갑자기 문이 잠긴다거나,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거나. 분명 누군가 있어야할텐데 아무도 없다거나. 일단은 지팡이를 찾아야한다. 니오는 눈물이 흐르는 눈가를 계속해서 문지르면서 바닥을 기어다녔다. 지팡이를 찾아야한다. 여기에 부딪히고, 저기에 부딪히고 손끝이 살짝 까지고 무릎이 까지면서 지팡이를 찾아 천천히 침착하게 가터링에 끼웠다. 그리고 나서는, 다시 천천히 일어서서 보이지 않는 벽을 짚기 위해 손을 휘적이면서 천천히 느리게 앞으로 걸어갔다.
눈빛에 싸늘함을 한껏 담아 나아간다. 목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시선을 유지한 채 끝까지 걸어간다.
".... 감사해? 내가 감사해야할 건, 오직 신 님 뿐이야."
으득- 이 가는 소리가 들리고 거리를 한껏 좁힌다. 바람에 머리칼이 나부꼈으나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나아간다. 그 와중에도 시선은 동 사감님이 있을 곳을 끝까지 바라보았다.
"...... 앗아가지 마? 싫어. 당신은 내게서 모든 걸 앗아갔잖아."
앞이 보이지 않았을 때는 비교적 빠르게 적응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 짜증나는 무감각함은 전혀 떨쳐낼수 없었다. 신의 존엄성을 느끼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불안함과 자괴감이 자신을 덮쳐 무너트린다. 가현은 사감의 모든 말을 자근자근 씹어 반박하며 눈을 형형히 빛낸다. 당신. 거기에. 있었구나.
"자유조차 멋대로 걸어 잠갔으며, 내 신념조차 더는 느끼지 못하게 하는것이 당신이잖아요. 동 사감님. 그런데, 그런 당신이, 감히 누굴 지켜?"
웅크린 채 고개를 숙인 사감님 앞으로 가까이 다가가, 허리를 숙인 채 한껏 사감님을 내려다보았다. 고개 들어. 눈 마주쳐. 당신에게는 그 어떠한 자비도 보여주지 않을테니까. 그렇게 모든 걸 걸어잠그며 자신이 구세주라고 지칭하는 이단은- 조금. 괴롭혀줘도 상관 없잖아?
다시금 걸음이 멈추었다. 아, 잃었던 감각이 돌아온다. 차단되어 있던 모든 것들이 일제히 몰아닥친다. 잃은 것을 되찾은 감각이란, 혼란하면서도 충족감이 느껴지는 기이한 체감이다. 그 감각에 적응하느라 잠시 말문을 잃고 있었는데.
떡하니 제 앞에 나타난 문에 유현은 미심쩍은 눈으로 그것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경계는 하면서도 의심하지는 않았다. 의심해야 했다면 송보리와 마주쳤을 때부터 했어야 했다. 홀로 떨어져 누구도 보이지 않던 상황에 하필이면 그의 방과 마주칠 이유는 뭔가? 이 상황이 처음부터 누군가의 의도로 꾸며졌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의 계획인지는 몰라도, 따라주어야지. 유현은 사감의 방문을 두드렸다.
동 사감이 자신의 말에 반응했다. 고개를 든 사감은- 평소대로의 모습이 아니었으니. 가현은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다가도 이내 씨익 웃는다. 당신이 아무리 기이하다 한들. 제아무리 망가진 형상이라 한들. 그때 내가 보았던 그 공허하고 거대한 그 분의 눈에 조금이나마 다가갈 수 있을까!
"네에, 당신들이 그렇게 부르는 존재이자- 제가 이 덧 없는 목숨의 끝까지 몸바쳐 모셔야 할 존재."
"그 분을 이야기했답니다. 안될 것이라도 있는지요?"
여전히 히죽 웃은 채 태연함을 담았다. 당신이 제게 적대심을 품게 되더라도- 이 세상을 몇 번 씩이고 초기화시켰던 그 분의 존엄성과 위압감에 닿을 수 있을까. 촉각은 돌아왔지만 고조된 감정은 쉬이 가라앉지 않았다.
"감히. 끝까지. 그렇게 나오시겠다는 말씀이시죠."
시야가 재차 가려지고 가현은 미친 듯 웃어재낀다. 촉각만큼은 잠기지 않았으니 아무래도 좋다는 양. 그보다 이렇게 되면- 당신이 원하는 대로 오직 당신만 바라보지 못하게 되어버리잖아. 아무것도 안 보이니까. 강한 바람이 불고, 가현은 사감이 있을 방향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갔으나 그 무엇도 닿지 않았다.
"..... 어라. 언제 오셨어요~?"
오신 줄도 몰랐네. 가현은 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돌아서며 어깨를 으쓱인다. 목소리 들어보니까 아무래도 하사감님 같은데.
아무래도 여기저기서 사달이 벌어진 듯싶다. 아니면 사감이 자신을 인솔할 리가 없지. 옷깃을 잡아도 짜증 내지 않을 정도로 심각한 사안인 건가, 어느 쪽이든 됐다. 누구 손에 놀아나는 건진 몰라도 학생 전체에게 피해가 갔더라면 그만한 각오는 됐겠지. 등에 느껴지는 촉감에 아회 굳이 고개 돌리지 않고 천천히 고개 끄덕이고는 걸음 재촉했다.
"……."
진동이 느껴진다. 옷깃을 타고 느껴지는 떨림이 사람에게서 느껴지니 이는 소리다. 격양된 것인가? 잘 모르겠다. 일단 주체가 하사감인 것을 보니 격양된 감정이겠지, 들리지 않으니 그리 만든 사람이, 혹은 존재가 거슬릴 뿐이다. 한도, 끝도 없이 거슬린다. 인내심은 깊다지만 이런 부분에서는 영 달갑지 못하다. 안경이 깨져버려 가뜩이나 시야가 거슬리니. 인간이란 본디 이런 존재다.
"네에. 안 그래도 아까전에 똑같은 증상을 겪었어서 익숙해요~ 이 정도는 괜찮기도 하고요."
가현은 별것 아니라는 양 방긋 웃었다. 이게 언제 사라질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그 어떤 느낌도 느끼지 못하는 것에 비하면 아무렇지도 않았기 때문에. 하 사감님의 말에 가현은 다시금 고개를 갸웃였다.
"어라~ 사감님들도 방에 갇혀 계셨던 거예요? 동 사감님이 다른 사감님들까지 전부 가뒀어요? 대단하시네."
바람 새어나가는 웃음소리를 흘린다. 점점 주위에 소리가 가득차는것을 보아서는, 아무래도 흩어진 사람들이 점점 모이기 시작한 듯 싶었다. 가현은 천천히 소리를 따라 걷는다. 최대한 집중하며 애매한 곳에서는 한 손으로 벽을 훑어가며 나아간다. 지금 여기에는 하 사감님과 추 사감님이 계시고, 춘 사감님과 영 사감님은... 같이 가지 못하는 상황이지 싶다.
"아하하~ 역시 하 사감님이시네요. 전에 분명 엄청 싫어한다고 하셨었죠~?"
어차피 영 사감은 듣지 못하는듯 싶으니. 그리 이야기하고서는 문이 열리는 소리를 듣고 망설임 없이 걸어들어간다. 앞은 보이지 않았지만, 느낌은 확실했다. 애정 주려 했는데 도망쳐버린 나쁜 사감님에게는- 애정을 두 배로 쏟아줘야지?
암막 커튼이 걷어지는 것 처럼 천천히 시야가 돌아왔다. 어둠에 익숙해진 눈이 천천히 보이기 시작했다. 눈 앞에 있는 것은 세 명의 사감. 분명히 정상으로 보이는 세 명의 사감이 보였다. 아래로 시선을 내리자 두 다리와 두 팔이 보였다. 여기저기 찰과상이 생겨 생채기가 생긴 무릎과 손바닥이 보였다.
" 아. 보여요. "
그 말을 끝으로 니오는 눈을 꼭 감았다가 떴다. 혹시 다시 안 보이는 것은 아닐까, 하고 긴장감에 눈을 꼭 감았다 떴다. 안 보인다고 눈을 마구 문질러댄 탓에 살짝 빨개져서 아파오기 시작해 실눈을 뜬 니오는 욱.. 하는 소리와 함께 고개를 살짝 숙였다.
학당의 잠긴 문과 잠긴 공간, 그리고 감겨 버렸던 감각. 사감들의 대화를 듣고 상황을 끼워맞춰 본다. 그때의 감각은 어쩐지 '상실'과는 다르다는 직감이 들었었다. 아마도 그것은 '잠금'이었던 걸까. 이 상황에 휘말린 것은 당연히 자신만은 아니었던지, 곳곳에서 종종 마주쳤던 학생들이 여럿 모여 있었다. 상황과 함께 그들의 면면을 가만히 살피던 유현이 불현듯 흠칫 몸을 떨었다.
이리저리 살펴 보던 시야에 온화의 모습이 잡혔던 것이다. 아, 아까는 촉감을 잠그더니 이번에는 눈에 문제가 생겼나 보다. 아니다, 멀미 때문인가? 헛 게 조금…… 그는 단 한 치의 의심 없이 제 눈을 의심했다. 그러다가 제 눈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자 눈 꾹 감은 채 슬며시 미간을 짚었다. 인간은 역시 흥미롭다……. 마구 치솟아 오르는 탐구심은 일단 접어두어야 했다. 그는 태연한 목소리로 말하는 두 사감들을 일별하고는 열린 문의 저편을 응시하였다.
감정을 갈무리한다.인간이 본디 그런 법이지, 인간이란 원래 이리 쉽게 감정 갈무리 할 수 있는 법이지. 평상시엔 그리 생각하며 금세 가라앉혔겠으나, 오늘은 시점을 달리하기로 했다. 본디 이런 법이지, 인간이란 감정에 쉬이 휘둘리는 법이지. 그렇지만 그 감정에 먹히진 않을 터다. 한 걸음, 두 걸음. 그렇게 나아간다. 주저앉는 사감을 뒤로, 문이 열리는 소리를 듣지 못했음에도. 아마 문 때려 부수는 한이 있더라도 들어가려 했다는 듯 발을 멈추지 않는다. 돌아보지도 않고 들어가지 않는 사감을 원망하지도 않는다.
원래 그런 법이다. 저 존재들은 도울 생각이라곤 일절 없을 터다. 그리고 지금 내게 시련을 주었고, 그로 인해 명분이 주어졌다. 감정을 갈무리하는 것이 아닌, 울부짖고 물어뜯으며 한을 풀어낼 명분이.
걸어 들어가며 마지막으로 들은 하 사감님의 목소리에 가현은 씩 웃었다. 역시 그랬구나. 우리 집 막내라고 한다면- 분명 영 사감님을 제외한 다른 사감님들도 당신과 같겠구나. 사감님의 목소리가 저 안에서 계속 들려오고, 가현의 발걸음도 멈추지를 않았다. 앞이 안 보이는 주제에 어떻게든 방향감각을 잡고 나아가며 미소를 머금었다.
"그래요. 그게 사감님의 애정이겠죠? 하지만 괘씸해서 말이예요~ 감히. 제사장 가문인 제게. 그 분을 느낄 수단을 잠가버렸다는 그 사실이."
너무나도 참을 수 없을 만큼 괘씸해서 견뎌낼수 없단 말이죠. 가현은 해사하게 웃었다. 자. 이제 슬슬 받아주실래요. 제 애정. 제 사랑. 당신이 제게 주었던 만큼- 저도 당신에게 돌려드릴테니까.
"영원히 어우러져봐요. 끝내, 어느 한쪽이 바스라져 사라질 그 때까지..."
물러서지 않고 당신을 위해 원하는 만큼 보살핌을 받아줄테니. 대신 당신도 나의 사랑 고스란히 받아주어야 할 거예요. 부적을 꺼내 정팔각형으로 접고. 제 손가락을 깨물어 피를 내고. 8개의 삼각형을 그려 그 곳에 동 사감님의 이름-진명을 모르기에 동 사감이라고밖에 적지 못했지만- 을 가득 채워둔 다음 제 손 위에서 그것을 불태운다. 당신에게도, 똑같은 작열통이 주어지기를 바라며.
여기저기 다 까지고 눈도 안보였고. 게다가 이젠 사감이라는 사람들도 마구 변하고 있고. 믿을 수 있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 그리고 이 상황에 무력하게 있는 것도 마음에 안 든다. 하나하나 다 *같아서, 견딜수가 없다. 니오는 지팡이를 집어들었다. 그러고보면 오늘 하나하나 뜻대로 된 일도 없었고 마치 운명이란 녀석이, 자기보다 훨씬 강한 녀석이 어쩌지도 못하게 붙잡고 흔든 느낌. 속이 울렁거리고 호승심이라는 것이 불타오르는 감각.
아, 그러니까
" 전부 뒈져버려. "
그리고 '섹튬셈프라' 하고 나지막히 읊조리는 것으로 니오는 가능한 모든 것을 모아서 날렸다.
.dice 1 2. = 1 HP 1000
509The Key Man? The Key Man?◆ws8gZSkBlA
(w5dtdSJkmg)
진짜 말 한마디 못한다는 사실이 얼마나 답답한지. 심지어 가현이는 아까처럼 눈 앞이 안보이는듯 했다. 하 사감님도 그렇고 사감님들이 돌아가면서 미친짓을 하는 이유가 대체 무엇일지. 아무리 넓은 이해심과 포용력을 가진 흑룡이라지만 이것까지 이해해주긴 불가능에 가까웠다. 머리를 한번 쓸어넘긴 그는 부적을 손에 쥐었다.
' 그냥 여기서 죽어도 원망하진 마십시오. '
처음으로 자신의 가문 사람이 아닌 타인에게 분노를 전가하는 모습이었다. 이렇게까지 자신을 몰아붙인 사람은 최근엔 없었는데 ... 그는 오히려 옅은 미소와 함께 부적을 던졌다. 아까 문에 던진 것처럼 거대한 고드름이 날아간다.
드디어 소리가 들려온다. 눈이 보이지 않았는지 이제 보인다는 목소리도, 때에 맞지 않는 산뜻한 소리도, 거기다 뒤에서 들리는 사감의 목소리는…… 듣지 않은 걸로 하기로 했다. 비틀거리며 걷는 소리도 들린다. 어두운 복도 속에서, 그는 상당히 많은 것에 대한 불쾌함을 느꼈다. 아마 대다수 비슷한 감각을 느끼고 있을 터다. 잃었노라고, 잃었다고. 그걸 느끼는 건 잠시일 뿐이면서도 그리 많은 불평을 뱉겠지. 인간이란 그런 법이다, 언제라도 조금만 잃는다 하면 그리도 불쾌를 표했다. 지금 상황이 정상적이지 못하다며 회피하려 든다. 적어도 그가 살아오며 봐온 편협한 시선에서 인간은 그런 존재였다. 자신도 다를 바는 없으나, 그래도 하나 다른 점은 있는 것 같다.
이 세계에선 원래 이런 삶이 정상이노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는 것. 허락하지 않은 것이 들어오노라, 사라지노라. 그렇기에 지키려고 영원히 가두려 든다. 영원히, 그래, 영원히. 명분은 주어졌고 이성은 과거를 헤집는다. 영원히, 영원히, 그 빌어먹을 영원은 대체 언제까지 나를 따라다니려고. 깨진 단안경을 벗어 바닥에 떨군다. 그리고 부적 불태웠다.
불꽃으로 이루어진 화살이 타오르듯 떠오르더니, 영거리에서 사감을 쏘아 맞추려 든다. 빗나가도 괜찮다. 맞을 때까지, 그리고 정신을 차린다 해도 멈추지 않으면 될 일이다. 부적이 다 타오를 때까지.
알아서 오히려 좋지 않을 사실일지도 모르지만 이런 걸 한 번도 묻지 않고 넘어가면 화유현이 아니다. 답이 돌아오지 않아도 상관없다는 듯 나아가자, 또다시 어두운 복도가 그를 맞이했다. 여전하게도 침잠한 공간이다. 문득 밤벌레처럼 뒤틀린 사감의 형상과 이곳이 썩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은 감사하지만 영원히 보살핌 받다가는 굶어 죽게 생겼답니다."
아, 한데 굶주림은 으레 사람의 인간성을 마모시키고 지옥과도 같은 참상을 불러온다 하더라. 아직 목도한 적 없는 경험이라니, 그렇게 생각하니 다같이 굶어 죽는 것도 정말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아, 정신 차려야지. 찾는 답은 아마 거기에 있지 않을 테니까.
부적이 소모되고, 동 사감의 머리 위에 암석이 생겨난다. 그것들은 이내 무너져 낙석으로 내려앉았다.
일단 한번 호승심을 불태우기는 했는데, 이전의 하 사감에 비하면 조금.... 뭐랄까. 같은 흑룡으로써 공감가는것이 많아 갈수록 표출되던 감정이 억눌러진다. 하 사감님에 비하면 훨씬 얌전한 느낌이기도 했으며, 왜 폭주했는지 구구절절 다 설명해주고 있지 않은가. 친절하게도.
"사감님, 사감님~ 이야기하는데 끼어들어서 죄송하지만 저희도 졸업은 해야죠~?"
그동안 많은 졸업생을 떠나보냈을 사감님이 왜 이렇게 집착하실까. 여전히 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으나- 만약 보였다면 한껏 안아드렸을 텐데. 감히 자신의 촉각을 잠가버린 것도 그런 이유라면 일단은 받아줄 수 있는데.
"불순물은 안 죽고 저희가 먼저 죽으면 어떻게 해요? 저는 그런 애정도 나쁘지 않지만... 일단 그건 그거고 지금은 지금이니까. 사감님이 애정을 주셨으니~ 저도 그대로 돌려드릴게요."
슥 웃으며 부적을 두장 다시 꺼낸다. 위치를 알 수 없으니 이전처럼 이미지를 그려가며 날리지는 못했고, 대신 부적 두 장으로 사람 모양을 접는다. 각각 머리와 다리에 피가 흐르는 손가락으로 콕콕 점을 찍고, 재차 불태운다. 애정은 받은 만큼 돌려주는게 옳은 일이라고 얼핏 들었던 적이 있기에 자신도 그렇게 할 뿐이었다.
그 지킴을 감히 누가 바란 것인지도, 대체 누가 지켜지는 것에 기뻐했는가에 대해서도 알 도리가 없다. 어찌 되었든 제정신은 아니구나 싶고, 불쾌함이 늘어만 간다. 단순히 자신을 마지막으로 담게 하기 위해 타인의 시각을 앗아…….
"…."
그는 자신의 손을 들어 눈가를 더듬었다. 더듬거리던 손길을 뒤로 손가락에 힘이 들어간다. 통제감에 금이 간다. 사감이든 뭐든 그딴 것이 대체 뭐길래, 인간이 아닌 존재들이라 내 두려워 할 성싶을 것 같은가, 저딴 것들이 대체 뭐길래 영원과 안정을 운운하는가. 감히 내 앞에서, 날 놀리는 것도 아니고─
어떠한 말도 없다. 앞으로, 앞으로 걸어가기만 한다. 저 형체를 향해, 인간도 아닌 사냥해야 할 녀석을 향해서.
"다시 말해봐."
마지막이고 뭐고 다시 말해보라고. 그리 말하며, 사감 목 손으로 부여잡으려 시도했다. 성공했다면 어디서 난 힘인지 모를 것으로 그대로 땅에 처박았으리라.
아하, 죽는 건 상관 없는 거였구나. 지킨다는 말을 인간중심적으로 해석하고 말았다. 인간이 아닌 존재에게라면 상관 없을 일을.
다음 공격을 준비하려 동 사감을 바라본 순간, 눈앞이 끊기었다. 단절이고 차단이다. 암전과는 달랐다. 어둠을 '보는' 것과도 다르다. 저항할 새도, 수단도 없이 순식간에 멀어진 시야를 느끼고 있자면 깜깜한 머릿속에 사감의 목소리가 다시금 울린다. 사감이 장담한 대로 유현이 마지막으로 눈에 담은 광경은 그의 모습 뿐이었다. 유현은 제 눈을 두어 번 더듬어 보았다. 그러고는 이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평정을 유지한다. 괜찮다. 어차피 언젠가는 닥칠 일이었다. 미래의 일을 빠르게 겪는 셈이라 생각하면 편하겠지. 이대로 잠금이 풀리지 않고 영영 남는대도 아쉬움은 없다. 하지만 이 상황이 이런 난장판에서 벌어지는 것만은 달갑지 않았다. 이러면 방향을 알 수가 없는데.
하는 수 없이 소리로 방향을 어림잡고 소리의 진원이 있을 법한 자리, 동 사감의 지근거리에서부터 도술이 발동하도록 하고자 했다. 성공했다면 사감의 근처 바닥에서부터 묵직한 흙기둥이 일어나 그를 후려쳤을 테다.
.dice 1 2. = 2 .dice 1 10. = 5 HP 1000 부적 16/20
560OH, Do you know Key Man?◆ws8gZSkBlA
(w5dtdSJkmg)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보이지를 않으니 공격이 맞는지 안 맞는지는 고사하고 자신이 예전부터 저주 수업에서 들었던 것들을 착실히 이행하고 있기는 한건지 의문이 들 지경이다. 이 방향이 아닌가, 싶어 고개를 갸웃이다가도 또 들리는 사감님 목소리는 이쪽이 맞는것 같고. 이래저래 알쏭달쏭한 기분이 되었다.
"맞았어요? 제 사랑. 충분히 받으신 거예요?"
잠가버려서 아무것도 안 보이는걸요. 이대로는 사감님만 바라보고 살지 못하게 될 지도 모르겠어~ 하고 능청스럽게 이야기하며 다시 제 소매에서 부적을 두 장 꺼낸다. 이번에는 어떤 애정을 한껏 안겨드릴까. 아마 예전에 챙겨뒀던 비녀가... 여기 어디 있을텐데. 제 소매를 한참 더듬거리며 비녀를 찾아 손가락을 찔러 제 피를 충분히 묻힌다. 부적을 사람 모양으로 접고, 다시금 흘러나오는 피로 동 사감의 이름을 적은 뒤, 피 묻은 비녀로 가슴 부분을 단숨에 찔렀다.
바닥에 내리꽂기가 무섭게 거친 숨소리가 들린다. 닿았네, 그래, 닿았다. 그래서 무엇을 하려 들까, 무슨 짓을 하려고. 기이한 웃음과 함께 목이 턱 막히는 느낌이 들었을 때, 어떠한 소리도 목에서 나오지 않을 것임을 직감했다. 비명도, 포효도, 웃음도, 울음도. 그 어떤 소리도 낼 수 없을 터이지. 다시는, 혹은 잠시간은.
그의 덤덤하던 얼굴에 파문이 인다. 고요하던 감정에 이질적인 감각이 한 방울 번진다. 점차 머리를 채워나가고, 속으로 가득히 퍼져나간다. 지금 그 무엇보다 즐겁다는 듯, 그는 감은 눈 그대로 미소 지었다. 여유롭게, 느긋하게, 그리고 호기롭게.
그럼 우리, 언제까지 막아세울 수 있는지 볼까?
소리 나오지 않는 입 벙긋대더니 아직 안 떨어지려 했다는 듯 주먹 쥔다. 그리고 그대로 얼굴 후려치려 들었을 것이다.
흙과 돌 부스러지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아마 빚맞았으리라. 아쉽다는 마음은 들지 않고, 눈 먼 상황에 언제고 대처할 수 있도록 대비해 둘걸 그랬다는 생각만 언뜻 들었다. 오늘따라 그는 후회하는 일이 많다. 묵묵히 재차 공격을 준비하려던 때, 사감의 목소리가 다시금 들려왔다. 유현은 고개를 돌려 사감이 있을 곳으로 눈을 두려 했다. 옳게 향했는지는 모르겠다. 방향 어긋나고 동공 굳은 두 눈이 그를 응시하고자 했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모르겠지만, 제게는 그다지 간절한 감각이 아니라서요."
다행히도 아직까지는 움직임이 크지 않고, 공격이나 반격 역시 적극적이니 않으니 적응만 하면 상대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단지 자칫 실수했다간 누가 맞을지 모르니 적극적인 공세를 취하지는 못한다는 게 문제였다. 부적이 사그라진다. 다시금 목소리 들려오는 방향의 흙을 움직이려 했다. 사감의 발치에서부터 물결처럼 땅이 일어나, 그를 붙잡아두도록.
>>236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먹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마법의 가루라면서 교환한 게.... 팝핑슈가(?) 어라 아회가 업어 키워준다니 이거 좀 혹하는데요 나이 낮출까(?) 히히 어렸을 때는 항상 정색하고 무표정하게 있는 게 디폴트였답니다😏 약초 캐지 않겠냐는 말에 "따라다니는 게 싫어?" 이러더니 곰곰이 생각하다 같이 캐겠다고 하겠네요. 약초는 깔짝거리기만 하고 여전히 졸졸졸 따라다니면서 "풀을 왜 뽑아? 가져가서 뭐하게? 넌 이러는 거 좋아해? 재밌어? 안 힘들어? 넌 여기서 살아?" 이러고 물음표 살인하지 않을지... 궁금한 게 많았던 어린이라서 대화의 상당부분이 질문으로 이뤄졌을 거예요. 아회야 미안하다🤦♀️ 대답에 거짓말이 섞여 있더라도 눈치는 못 챘을 것 같네요. 어렸을 적 유현이는 순수하기도 했고, 많은 것에 무지한 편이었어서요. 자기소개를 들으면 "이상한 이름인데." 이럴 텐데 괜찮을까요 아회야 미안하다2...🤦♀️🤦♀️ 아회도 물어봤으니 "화유현이야."라고 솔직하게 말해줬을 거예요! 그밖에도 묻는 말에는 대부분 짤막하지만 솔직하게 답했을 것 같네요.
>>609 기분이 좋아지는 마법의 팝핑슈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역시 북부... 그런 극악무도한 가루를 태연하게 당근으로 유통하다니 너무 무섭다...!(?) 어라 이제 유현이랑 의형제 맺는 거예요 내가 으이 너 업어 키우고 으이(?) 아회가 지금 무표정으로 있는게 디폴트인데 이건 또 새삼 반대되네요! 어릴 때는 아회도 보들보들 소심하고 순했답니다... "그건 아니야, 궁금한 것 같아서……." 우물쭈물 대답하다가 같이 캐자고 하면 히 웃을 해보~😗 물음표 살인마...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아회는 다 오물오물 답해줄 것 같아서 또 재밌는 포인트네요... 거절을 잘 못하고 계속 답하고 질문하는 응애들... 사실 여기서부터 대답 느린 버릇이 있었을...지도?🤔 내가 먹으려고.. 힘들지만 돌아다니는 건 좋아해 등등, 괜찮답니다! 아이들의 동글동글 보드라운 순간은 언제나 흐뭇하니까요.😘 응, 그렇구나. 양심이 아프네요👀 사실 아회도 언젠가는 진짜 이름을 알려주고 싶다 생각했을 거예요. 무 씨 집안 사생아라서 호적에도 열두살 되어서야 올라간 무말랭이..니까요... 아마 절대 말하지 말라 했을 테니 자기도 좀 쌉쏘롬 하겠죠. 아회야 그렇지만 네 성장서사가 핵불닭이긴 해도 지금은 행복하잖니🥹(아회: 즐겁소.) 동 사감 실시간으로 패면서 그런 말을 하니까 기분이 되게 미묘하네 취소취소...! "사실 나도 그렇게 생각해..." 나 "네 이름 되게 멋지다." 라고 얘기했을 암호 말랭이와 솔직한 유현 말랭이란! 세상에나, 짤막하지만 솔직히라니, 너무너무 귀엽잖아요! 서로 이렇게 이것저것 대화하고 나이도 알았지만 형, 동생아, 가 아니라 아예 말을 터버리는 것은 어떨지 살포시 여쭤보아요. 암호야, 유현아, 이렇게요.😊 이 둘 눈토끼 관찰하고 꽃 보면서 얘는 꽃잎이 파랗다. / 그러게 얘도 추운가... 이런 말랑이 생활 했을 것 같고... 근데 9살 분기점 이후 생겨버리니까... 우우웃 유현이는 아마 아회에게 달라진 점을 누구보다 잘 알지 않을까 싶어요.... 아야 내 비설...🫠
"가지 마." 모윤하: 그래, 같이 있어줄께. 네가 필요하다면 나는 언제든 네 옆에 있어줄테니까. 내가 너에게 이 정도의 존재라는게 참 기쁜 일인걸.
"윗사람의 실수에는?" 모윤하: 그냥 모른척하고 넘어가주는 편인데 계속 똑같은 실수를 하면 넌지시 말은 해주지. 그것 때문에 내 일도 같이 밀릴텐데.
"싫어하는 사람에게 듣고 싶은 말은?" 모윤하: 대체 왜 나한테 이러는거야?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770083 모윤하의 오늘 풀 해시는 자캐식으로_내_곁에_있어줘요 " ... 내 옆에 있어주면 안돼? 평소엔 이렇게 욕심 안부리잖아. 하루 정도는 투정 부린다고 생각하고 조금만 더 옆에 있어줘. 정말 조금이면 되니까. 그냥 ... 그냥 오늘따라 더 옆에 있고 싶어. "
이런_제가_감히_당신을_사랑해도_되는_겁니까_라는_말을_들은_자캐반응 " 감히라는 말은 쓰지마세요. 당신이 감히라는 말을 쓸 정도로 나 자신은 고귀한 사람이 아니에요. 오히려 내가 당신에게 되묻고 싶어요. 나는 당신의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인가요? "
자캐의_수영실력 > 꽤 잘하는 편인데 엄청 잘하는건 아니고~ 오너 피셜로 바다 수영은 그래도 낭낭하게 할 정도다 :3
#오늘의_자캐해시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977489 모윤하, 어서오세요. 오늘 당신이 표현할 대사는...
1. 『돌아가게 해줘』 " 이만하면 됐잖아. 내게 더 볼일이 남아있는거야? " " 아무리 나라고 해도 여기까지 받아주기엔 곤란해. " " 이젠 돌아가게 해줘. "
2. 『좋아해』 " 이런 내가 당신을 좋아하게 되어버렸어요. 그러지 않으려고 했는데. " " 내 감정을 내가 오롯이 조절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 어쩔 수 없었어요. " " 그래서 ... 그래서, 나는 그냥 좋아하기로 마음 먹었어요. 그러니까 여기서 말할께요. " " 나 당신 좋아해. "
3. 『나에겐 무리였어』 " 아 정말 이거 진짜 안된다니까요. " " 몇번이고 말씀드렸는데 ... 될 확률도 낮다고 했잖아요. " " 진짜 ... 저한텐 정말 무리였어요. 다른 사람 찾아보라고 해도 말도 안듣고. " " 일단 다른 사람 찾아볼테니까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
>>616 윤하야 좋아해줘!!!!!!!!!!!!!(사자후) 마음 먹었다니 평생 사랑해!!!!!!!!!!!!! 나 당신 좋아해...(드르륵 탁) 나 당신 좋아해... 좋아해.... 사랑 받을 자격 있는!!!!! 윤하야!!!! 앓다 죽을 윤하야!!!! 못 돌아가요 사랑 받아야죠 바다 가서 수영도 해야 하고 곁에 있어달라면서요!!!!!
아아.. 잠시 진정할게요... 응. 같이 있어준다는 윤하도, 윗사람 실수에도 모르는 척 넘어가다 반복에는 조언하는 윤하도, 싫어하는 사람에게 원망을 듣는 것을 바라는 윤하도... 너무 매력적인데 마지막 진단들이 참 하아~~ 이런 맛이 있다니 달달한 진미여라... 바다 수영 낭낭하게 한다니 대단해요...! 그런데 아니~ 달아~~~ 달아~!!! 눈물이 흘러요... 이런 스윗한 진단을 보게 되다니 행복해요... 안되겠다 오늘 진단... 오늘 어장... 북마크 해야겠어요... 저장...!!!🥹🥹🥹🥹
니오는 우두커니 서서 아무 말 없이 돌아가는 상황을 지켜보고 섰다. 자신에게 마법이 걸려 가벼운 상처들이 낫는 것도 아마 느끼지 못했다는 듯이 그렇게 멍하니 서서 돌아가는 상황을 관망하고 있었다. 어릴적부터 있던 버릇 중에 하나였는데 돌아가는 상황이 자신에 마음에 썩 들지 않거나 아니면 두렵거나 아니면 그냥 짜증이나 화가 날 때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아무런 행동없이 그냥 한 발 물러서서 철저한 관찰자의 시점으로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었다. 마치 거기에 없는 사람이라도 된 것 마냥 머리를 차갑게 하고 가슴을 뜨겁게 하여 지켜보겠다는 것이었는데.
" 흐읍-! "
보통 그렇게 상황을 관망하던 것은 이렇게 한 번 숨을 크게 들이마시는 것으로 끝났다. 깊은 생각의 정리의 끝은 항상 그런 식이었다. 엄밀히 말하자면 생각의 정리라기 보다는 생각을 끝내겠다는 것에 더 가까웠는데 더 생각해봤자 머리만 아플테니 당장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겠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니오는 벌레를 싫어했다. 그것만으로도 죽을만큼 아프게 해줄 이유는 충분할 터인데, 저 사감이 하는 행동이나 말투나 아니면 자신과 자신의 사람들에게 위해를 가하는 것들도 썩 맘에들지는 않았다.
" 너. 저기. 음. 그 쯤 해둬. 왜냐면은.. 음, 왜냐면.. 여기 다 내 사람들이야. "
말이 통할지 어쩔지는 모르겠다. 이제 와서 '내 사람들' 이라고 말하는 것도 웃길지도 모른다. 한 명은 자신이 닮고 싶어하던 선배가 맞다. 또 한 명은 한 때 같은 기숙사에 있었기에 얼굴이라던가 이름을 알고 있다. 저 사람은 '언니야'하고 따르는 사람인데, 그 따르는 감정은 순수한 애정이나 우정따위의 것이 아니라 속박과 집착이라는 조금 무서운게 많이 껴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같은 학당에 다니고 있는 말하자면 '우리 편' 인 셈이다.
" 아. 짜증나. 화나기 시작했어. 니오, 화나기 시작했어. 네뷸러스 " *안개를 뿌리는 마법
손이 꿈틀거린다. 화가 많이 나면 뭐라도 잡고 두들겨 패줘야만 했기에 손이 떨린다. 호승심이라는 것들은 원래 그런 것이라서 맘에 안들고 짜증이나고 감히 반기를 드는 것이 있으면 다가가서 다시는 일어서지 못하게 폭력으로 눌러줘야한다. 그것이 지금까지의 방식이었고 틀리지는 않았으리라.
>>629 병이 정말 사랑스러워라...! gs...메모... 딸바스무디처럼 많이 달달하진 않고 딱 건강한 느낌? 향 첨가된 느낌인가 보네요...🤔 막걸리는 잘 안 마시지만 어쩐지 딸바라니까 못 참겠구... 으으 마셔보고 싶어...! 안 되겠다, 오늘 저녁엔 딸바막걸리여요!!!🥹 딸기 절대 못 참아!
>>631 나도 저 병에 혹했는데 조금 통수맞은 기분 ^-ㅠ 맞아 딱 그런느낌? 그래도 적당히 달고 딸기향 은은하게 올라오고 하니까 나쁘지는 않은것 같아~~ ㅋㅋㅋㅋㅋㅋㅋㅋ 예전에는 못보던거라서 아마 신상이지 싶은데 아회주 동네 GS에서도 팔기를 바래 나 술알못이지만 일단 이거 괜찮은것 같기는 해 ^-^!!
>>635 ㅋㅋㅋㅋ확실히 바밤바 막걸리처럼 달달하니 찐할 것 같은데 아쉽긴 하겠네요... 누군가의 입맛에 나쁘지 않다면 제게도 새로운 맛있음이 될 테니까요! 앱으로 있는지 봐야겠네요~ (〃´𓎟`〃) 다시금 알려주셔서 너무 감사하구 가현주도 즐거운 음주 하시길 바라요...! 너무 취한다 싶으심 물 많이 마셔주시구!
>>637 바밤바 막걸리 ㅋㅋㅋㅋㅋㅋ 그 찐한맛 생각하면 조금 낭패볼거야 이건 걔랑은 다른 광기라며.. 아 또 그렇게 될수 있다면 나야 기쁘지 ㅎ 부디 있기를 바라고 있으면 도전하는것도 나쁘지 않다고 알림~~~ 주량은 평타 이상 치니까 이정도로 굴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술잘알 아회주의 조언 그냥 흘려보낼수는 없지 오케이 접수~~!
질문에 대한 의문도 의문이지만 제 행동에 대한 것도 궁금하다길래 네가 어련하겠냐 중얼거렸다. 별걸 다 궁금해한다. 그 말이 유현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것임을 종종 까먹는다. 본래에도 생각 많고 질문 많던 녀석이 백룡이 되었는데... 잠깐. 이 생각은 한 것 같은데. 사고 회로가 잠시 주춤한다. 나... 아까 무슨 얘기를 했었지? 생각은?
조용한 이변 뒤로 상황은 유유히 흐른다. 예상과 다른 답 들은 유현이 고심하며 중얼거릴 적 저도 머릿속 정리한다. 다시 돌아보며 다음에는, 이란 말 들렸을 적엔 입꼬리 한 쪽만 올리며 대꾸한다.
"말은 고마우나 나는 그다지 내키지 않어. 특히나 학당 내에서는."
그것은 이루기 어렵기 때문만은 아니었으나. 유현 좋을 대로 생각하게 둔다. 오늘 답해주겠다 한 말은 이미 다 했으니 의문을 얹어줄지언정 그걸 풀어줄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야 저도 얻어내는 것 하나 둘 쯤은 있어야 공평하지 않은가.
"하하."
침대에 쓰러져 머리카락에 얼굴 죄 덮인 유현 보고 온화 가벼이 웃었다. 저것은 의도한 것이 아닌데. 오히려 잘 되었다. 보이지 않을 시간 늘었으니. 덕분에 다시 시선 마주했을 때는 평상시의 능청스레 웃는 얼굴 그 자체였다. 가뜩이나 헐거운 차림새가 흐트러지건 말건 무방비하게 모로 누워 비켜달라는 말에 뻔뻔스레 대답한다.
"음. 어쩌냐. 거 움직이는 것 귀찮으이. 정 비키게 하고 싶으면 유우 손으로 밀어내어. 내 버티지 않을 테니."
비키게 하고 싶으면 직접 밀라 말하고 버티지 않겠단 말 보여주듯 몸 축 늘어뜨린다. 사실 힘 빠진 몸이 밀기 더 어렵지만. 태연하게 뭐하냐 얼른 안 밀고- 하는 눈으로 빤히 바라보았다. 거기에 한술 더 보태 선심 써주는 척 하며 말 덧붙인다.
"아니면 괜히 힘 빼지 말고 같이 누우면 좋지. 지금이라면 팔베개도 해주고."
그러면서 한 팔 쭉 뻗고 말랑통통한 팔뚝 두드린다. 보들보들한 옆자리로 오란 듯 손짓도 한다. 이 유혹(?) 견뎌내고 온화 밀어낼 것이냐. 순순히 옆에 누울 것이냐. 혹은 아주 예상 못한 행동 할 것이냐. 선택은 자유이고 유현의 몫이다. 저는 그저 바라볼 뿐이었다.
우리가 무조건적으로 믿고 따르는 그 분이라면 그리 하게 해주지 않았을까 싶지만, 안타깝게도 그 분께서는 인간을 좋아하지 않으시니 불가능한 일이 아닐까 싶었다. 그저 다른 이들보다 더 적은 고통을 받으면서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랄뿐이다. 하지만 그는 이미 자신에게 일어난 일들만 해도 타인들보단 더 많은 고통을 받고 있는 것 같아 포기한 상태였다.
" 그 깨달음이란 대체 무엇일까요. 하지만 당신과 나의 깨달음은 분명 다르겠지요. "
언젠가는 알 수 밖에 없을 것이란 말에 그는 지금 자신의 맞은편에 앉아 쿠키를 먹고 있는 이 소년은 어디까지 알고있는지 궁금해졌다. 하지만 그 깨달음을 공유한다고 하더라도 자신에게 도움 되는 것은 없을 것도 잘 알고 있었다. 이런 류의 것은 자신이 직접 깨닫지 않으면 쓸모가 없는 일이니까. 그렇기에 그 이상의 물음은 더이상 이어지지 않는다.
" 그럴리가요. 다른 이들에게 온통 신경을 쏟느라 제 몸을 가누지 못하는 이가 있는데 말입니다. "
그게 누구의 이야기인지는 콕 찝어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딱 봐도 자신의 이야기인듯했다. 이렇게까지 단정해서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의 이야기가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니까. 허나 아무렇지도 않은듯 마치 타인의 삶을 얘기하는 것 마냥 슬쩍 웃어보인다. 손에 들고있던 보리차를 내려놓고 한껏 기지개를 켠 그는 시간을 확인했다. 아직까진 여유가 좀 있다.
" 아 그래, 물놀이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령도가 바닷가가 있어 물놀이를 즐기기 좋습니다. "
더운 여름날엔 한번쯤 찾아가서 물놀이를 즐겨도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혼자 가면 재미는 없으니까 주변 사람들이랑 같이 가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령도를 언급하고 있는 자신도 지금까지 한번도 가보지 않았던 곳이니 흥미가 생기기도 했고.
" 학당을 졸업하게 되면 다들 개인의 삶이 있어 바빠질테니 지금이야말로 갈 수 있는 마지막 적기가 아닐까 싶습니다만. "
아. 칭찬받았다. 가현은 기쁘다는 듯 미소지었다. 적어도 내 사랑이 빗나가고 있지는 않았구나. 보이지 않더라도 사랑 하나만큼은 향해야 할 곳을 잃지 않은 채 제대로 향하고 있구나.
"응. 열심히 들었으니까요~ 동 사감님께서 저번 수업에서 말씀하셨잖아요? 이런 것도 사랑ㅇ"
한껏 잘난 체를 하면서 떠들어대는 목소리가 뚝 끊긴다.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챘는지 한 몇번 말을 더 하려고 시도하는 듯 싶다가 가현은 묵묵히 입을 닫고 오물거린다. 너무해. 말을 못 하면 몇몇 저주는 못 쓰는거 아니야. 더 많은 사랑을 드릴 수 있었는데. 볼에 바람이 차 볼록해진다. 너무해.
그래도 주변을 느끼고, 당신을 느낄수 있다는 사실 하나에 금방 만족할수 있었다. 다른것이 전부 잠기더라도- 자신은 촉각 하나만 남아있다면 충분하다고 여겼기에. 온전하지 못한 상태로 그 분을 느낀다는 죄의식은 크겠지만 그 정도는 이해해주실 수 있겠지. 가현은 부적 두장을 재차 꺼낸다. 말을 못하니 빠르게 사람 모습을 접어내고, 이름도 쓰고, 접은 사람의 머리 부분에 피로 점을 두 번 찍어 불태운다. 당분간은 쓰던거 계속 써야지.
윤하는 얼굴을 찡그렸다. 기껏 저주를 쓰고 도술을 맞춰도 의미가 없는듯 했다. 사감님도 진명을 알지 못하면 죽이지 못한다며 조롱을 하는듯 했다. 어릴적엔 그가 한마디 하는 것도 허락되지 않았었기에 침묵의 삶을 살았기에 그가 말을 못하게 되는 것은 어릴적의 기억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불러오는 것은 짜증, 증오.
' 진짜로 죽어도 원망하지 마세요. '
설마 진짜로 죽겠나싶었지만 혹여 정말 죽여야하는 상황이 오더라도 그는 망설일 생각은 없었다. 생명의 위협을 받으면 죽인다. 언제 동 사감님이 다시 폭주해서 이런 일을 벌일지는 알 수가 없었으므로 싹을 잘라내고 싶은 것이었다. 이런 불쾌한 경험은 인생에서 두번 다시 겪고 싶지 않았다.
' 그나저나 진명이라 ...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
손에 쥔 부적을 허공에 던지며 생각했다. 던져진 부적은 사라지고 동 사감님이 있던 자리의 대기가 찢어지며 파열음을 일으켰다.
하 사감, 춘 사감, 동 사감인 당신도 모두 다 인간이라는 껍데기를 뒤집어쓰고 있을 무언가이다. 춘 사감과 같이 얼굴에 돋아나는 비늘. 이내 나방인지 용인지 모르는 본 모습을 드러내는 것에 연은 놀라지 않는다. 춘 사감의 비밀스러운 모습을 보고 난 후로, 모두 다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던 것이다. 연은 깊은 한숨을 내쉰다. 선배, 아니 궁기가 했던 곧 알게 될 것이라는 말이 이것이었던가. 이 상황에 사감이란 자들은 멀리 물러나 있고, 막아내는 건 저희들이라. 지끈거리는 머리에 연은 손을 들어 관자놀이를 짚는다. 그러다 부적 두 장을 손에 드니, 동 사감을 향하여 지금의 짜증을 번개로써 내리치려 한다.
.dice 1 2. = 1 .dice 1 10. = 7
HP 1000 부적 18/20
763Oh, bo you know Key MAN?◆ws8gZSkBlA
(w5dtdSJkmg)
못 걸으면 나갈 수 없노라 생각했는지, 다리에 힘이 빠져버린다. 털썩 주저앉았음에도 그는 수치를 느끼지 않았다. 무력감도. 보살핀다는 말에 대한 두려움도 없이 오로지 갈피없는 분노만 품을 뿐. 주저앉아 결국 주먹을 휘두를 수 없다지만 차라리 잘 되었다. 죽일 수 없다면 죽을 만큼 괴롭게 만들면 된다.차라리 죽여달라 비는 것이 좋았겠노라 회고하도록. 입 벙긋거려도 소리 나오지 않을 것임을 알기에 입모양 걸쭉하게 단어 하나를 뱉는다. 아마 욕설인 듯싶다.
─.
나오지 않는 소리를 뒤로 부적 꺼내 입으로 물어 찢는다. 불타오르는 네 발 달린 짐승 형상이 야차처럼 달려들어 물어뜯으려 시도한다.
이 와중에 다행스러운 점은 잠기는 순간 자신이 무엇을 잃었는지만은 분명하게 느낄 수 있다는 것이겠다. 유현은 막 사용했던 도술을 쓸 수 없을 것만 같다는 직감을 느꼈다. 연달아 제약이 걸리다니 불편하기 짝이 없는 수법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사감은 학생들에게 직접적인 상해를 가하지는 않고 있으니 그것이라도 위안 삼기로 했다. 또한 이런 처지에도 시도할 수 있는 행동은 아직 남아 있었다. 가진 모든 것을 잃을 때까지, 그는 무엇이라도 할 수 있다. 그래야만 했다.
"그래도 선생님이신데, 학생들에게 힌트라도 알려줄 수는 없으신가요?"
진짜 이름을 모르면 방법이 없다라, 농담처럼 유현이 가볍게 물었다. 사감을 붙잡아두는 데엔 실패했지만 덕분에 상대의 현재 위치 만큼은 정확하게 포착할 수 있었다. 바위는 조각나고, 흙이 바스러져 고운 가루로 흩날린다. 날카로운 입자의 모래바람을 몰아쳐 사감을 덮치도록 이끌었다.
.dice 1 2. = 2 .dice 1 10. = 3 HP 1000 부적 12/20
시각 차단 3/6
767Oh, bo you know Key MAN?◆ws8gZSkBlA
(w5dtdSJkmg)
아. 그런 거구나. 우리 사감님도 참 욕심쟁이라니까. 동 사감의 웃음소리가 들리자 가현 역시 방긋 미소지었다. 그렇게 자신을 갈망하고 원해주는 것은 나쁘지 않았다. 상대가 원할수록, 자신은 원하는 것 이상으로 사랑을 속삭여주며 전해줄 수 있었으니까.
다음 저주를 쓰려고 준비하던 참에 또 무언가 잠기는듯한 느낌이 났다. 아. 이렇게 되면 내가 수업을 잘 들었다는걸 보여드릴수가 없는데. 사랑을 증명할 방법이 또 하나 줄어드는데. 저에게 위험하다고 하더라도, 저는 사감님을 사랑하기에. 위험마저 등진 채 나아갈 수 있었던 것이랍니다. 동 사감이 있을 방향을 한참 바라보던 가현은 부적을 두장 더 꺼내 휙 날린다. 닿는 자리에 후려친듯한 충격이 있게끔.
흑룡 기숙사 사감님이라고 저주만 쓰길 원하시는지 비슷한 종류의 도술은 아예 사용이 안되는듯 했다. 방금 쓴건 청룡 기숙사 학생들이 사용할법한 것이었으니까 흑룡의 입장에선 꼴보기 싫었던 것인지.
' 아니 그러면 이 입이나 좀 열어주고 그런 말 하던지. '
눈이고 귀고 입이고 다 잠궈버리려고 하면서 정작 이런거 쓰는꼴은 못보는게 참 너무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지금은 힘의 우위가 명백하니 걸려버린 저주는 해주하긴 힘들듯 했다. 그럼 진짜로 흑룡답게 저주 하나만 믿고 가야겠다는 생각에 아까 물어뜯어 피가 조금씩 새어나오는 손가락을 다시금 물어뜯은 그는 부적에 동 사감님의 이름을 적어내고선 그대로 땅에 던져 짓밟았다.
짜증에 소리 지를 적에 목에 매실 씨앗이 걸린 것 같이 느껴지니, 연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을까. 뱉어지지도 삼켜지지도 않는 것에 제 목에 손을 가져가며 기침을 하나 꽉 막혀 아무 소리도 내뱉지 못한다. 억눌린 감정을 밖으로 내뱉지 못하니 연은 입술을 꽉 깨문다. 동 사감을 보고 다시 부적 두 장을 손에 든다. 말하지 못 하고, 표현하지 못하는 제 화를 다시 번개로써 내리치려 한다.
"알아야 사감님과 제대로 맞붙을 수 있을 것 같아서 말이죠. 흑룡의 방식으로는, 사랑이라고 하던가요?"
또 하나가 잠겨 버렸다. 아직까지는 몇 도술 쓸 수 없게 된다 해도 큰 문제는 없으나 이대로 모든 도술이 잠겨 버린다면 그 이후론 어찌해야 할까. 정말 영영 갇히는 수밖에 없나? 눈은 이미 보이지 않으니 구태여 뜨고 있지도 않았다. 감은 눈으로 차단된 눈앞을 응시하며 유현은 생각에 잠긴다. 다행히 상황 자체가 직접적으로 해가 되지는 않고 있으니 생각할 여유는 있었다.
"저희가 스승의 은혜에 정중히 보답할 수 있도록 도와주심이 어떠신지."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아직 잠기지 않은 수단을 계속 시도하는 것 정도다. 잠기는 순간 통제를 잃고 흩어진 모래 알갱이들이 다시금 뭉친다. 단단하고 판판한, 너른 석판의 형상이 된 그것으로 사감의 머리를 후려치고자 했다.
누이와 같은 것? 여의주? 저건 또 무슨 말인가. 보주는 또 무슨 말이란 말인가. 용에게 쓰는 단어일 터인데……. 아. 저거, 용이구나. 막내니 뭐니 하던 목소리도 그렇고 용이로구나. 아회 얼굴에 느긋한 미소 그려낸다. 더듬거리며 떨어진 지팡이 쥐었을 때 아무런 감각 느껴지지 않는 걸로 보아 이것마저 잠근 것이 뻔하다. 많이도 잠가내는구나.
괜찮다. 그만큼 얻어내면 된다. 아회 주머니를 뒤적거린다. 감촉이 느껴지지 않으니 부적이 잡혔는지 안 잡혔는지도 모르겠다. 노란 것 보이고 나서야 입에 다시금 물고, 입술 거세게 물어 피 내며 좍 찢어낼 뿐이다. 불꽃으로 된 신장神將이 창을 들고 나타나더니만, 작열하는 불로 된 창 휘두르려 들었다.
정말이지 학당 다니면서 지루할 틈이 없다. 하루가 멀다 하고 온갖 사건사고 넘쳐나니 어찌 심심하겠는가. 실없는 생각을 하며 부적을 꺼내든다. 어디 보자. 부적 끝 만지작거리며 주변 슬쩍 둘러본다. 굳이 가까이 다가가고 싶지는 않고. 일단 행동 봉쇄할 요량으로 강한 돌풍 일으켜 사감의 시야를 가려보려고 했다.
역시 사감님. 강하시네요~ 가현은 방긋 웃었다. 그래. 어떻게 따지면 지금껏 제 공격이 다 먹혀들어가고 있던 게 신기했다. 자신이 사용하고 있는 저주는 전부 동 사감님에게 배웠던 것이 아니었는가? 아아. 그 마음. 헤아릴 수 있답니다. 일부러 맞아가면서, 빗맞을 것도 맞아주면서 제자들을 아끼려 해주시는 그 어여쁜 속을 제가 이해하지 못할수 있겠나요.
그러다가 집착도 심하면 매력 없다는 누군가의 목소리에 가현은 괜히 찔려서는 눈을 동그랗게 뜨다가 제 뒷머리를 긁적였다. 그런가? 자신은 지금껏 집착하고 매달리는 것이 당연하다고만 여겼는데 남들에게도 매력 있게 느껴지려면 어떻게 대하는게 좋은 방법일까. 말할 수만 있다면 물어보았을텐데 그러지 못하는게 참 아쉬웠다. 보이지도 않았으니 누가 말한건지 알 방법조차도 없고.
그러나 금방 생각을 거두었다. 어쨌든 이게 자신의 사랑일 뿐이었으니- 자신은 늘 그랬던 대로 집착하고, 붙잡아두고, 영원히 귀속시킬 뿐이다. 부적을 두장 꺼내어, 사감님이 있을 방향으로 날린다. 거대한 지네가 사감님을 휘감고 물어뜯기를 바라며. 고독(蠱毒) 이라고 하던가. 직접 만들어서 사용하지 못하는 게 아쉬웠우나- 이미지라도 그려내면 좀 할만하지 않을까.
사감은 관심을 가진 듯 키득대는 웃음과 함께 누이라는 언급을 지속한다. 도통 이해할 수가 없었다. 누이라는 존재가 대체 누구길래 불꽃에 대해 그리 평하는지 알 수가 없다. 하 사감이라면 알 듯싶어 나중에 이야기를 꺼내보겠다 싶으면서도, 타인에게 관심이 갈 적엔 부적을 다시금 더듬더듬 집어 찢는다. 슬슬 다리에 감각이 돌아오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어찌 되었든간에.
누이인지 뭔지와 내가 무슨 상관이 있든 간에 저것 쥐어패는 미래가 달라질쏘냐?
불꽃 피어오른다. 오로지 팔뚝 힘 하나로 감각 없는 다리 이끌어 설설 기더니, 불로 된 검 휘두르려 들었다. 정확히는 동 사감의 발목, 힘줄을 향해.
연은 격한 감정에 완전히 사로잡혔으며, 그것을 번개로써 당신에게 표현하려 하였던 것이지만. 이제는 그 포현 역시 할 수 없게 되는 것이었다. 악을 질러도, 그 역시 밖으로 표현되지 못하니 망치를 내리치듯 발을 구르며 분노가 치미는 표정을 하였을까. 연은 이 격양된 감정을 폭포처럼 당신에게 쏟아내려 하며 이전 수업에서 배웠던 기우제(企雨祭)로 하여금 부적 세 장을 손에 쥐어 날린다.
그럭저럭 일상적인 이야기로 이어가는 듯하면서도 질문의 다음이 또 질문으로 끝난다. 뭐, 정말 이런 행동이 지긋지긋했다면 10년 전에 진작 질렸을 테니 무의미한 질문이라는 사실은 알고 있다. 하지만 말하고자 하는 뜻은 이것이다. 정말로 지겹지 않다 느끼기에 아무렇지도 않은 것인지, 진저리가 나면서도 참아주는 것인지. 의외라면 외외로 그는 이런 제 습관이 남에게는 꽤 귀찮은 짓이라는 자각이 있었다. 이어 온화의 표정을 마주한 그는 더 말 잇지 않고 묵묵하게 있을 뿐이다. 눈 아래로 내리깔아 느릿하게 감고 뜨길 두어 번. 여전히 의문은 풀리지 않고 머리를 떠돌았다. 다만 화유현은 평생을 의문하는 이였으니 머리가 어지러운 정도야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그래서 여기까지만 하기로 했다. 단념했기 때문은 아니었다. 단지 생각이 많아져 더 듣더라도 이야기를 온전히 정리하기 어려울 듯하니 말이다. 천천히 정리할 시간을 가져야만 무엇이라도 이해하리라.
"그러면 너는? 넌 나한테 궁금한 거 없어?"
들을 만한 이야기 다 들었다 싶으니 이번에는 질문의 방향이 바뀔 차례다. 슬며시 기울인 고개에, 상대방을 향해 싱긋 휘어진 눈이 제법 반짝거리는 것도 같다. 염치라곤 없는 녀석이 걸려온 적도 없는 공정거래를 하자는 속셈은 아닐 테고, 역시나 그는 말갛게 보이는 눈 뒤로 다소 속물적인 생각을 하고 있었다. 비밀을 일부나마 공유한 사이가 된다면 언젠가 온화의 입이 더 가벼워지는 날이 오지 않을까 하고. 어차피 그 자신은 비밀이라고 할 중요한 인생사가 없기도 했다. 제 비밀은 비밀이 아니었다. 단지 누구도 깊이 묻지 않았기에 지금껏 말하지 않았을 뿐. 온화와 같다면 같을지도 모르는 이유였다.
"아니, 머리카락 뽑혀."
힘 빼는 건 싫지만 내버려두면 힘 대신 머리 빠지게 생겼잖은가. 역시나 길이가 어느 정도를 넘어서니 거추장스럽다. 그냥 잘라 버릴까? 돌아가면 고려해 봐야지. 깔린 머리칼 살살 당겨보았지만 미동이 없다. 결국 유현은 힘 빼는 짓 하는 수밖에 없었다. 온화의 말랑통통한 팔뚝…으로부터 더 안쪽의 옆구리를 미력하게 밀어본다. 적극적으로 홱 밀쳐서 치워 버리기보다는 데굴데굴 굴러주십사 부탁하는 꼴이다.
뭐 하나 거를 타선이 없이 공평했던 다갓.. 그리고 룰렛... ^Q^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이런 방향성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 캐이입 찐하게 하다보면 놓치는 부분 생겨서 나중에 후회하기는 하지만 일단 내가 내 캐 구르는거 굉장히 즐기고() NPC 하나하나 전부 소중하게 느껴지고 정감가고... 일상도 이제 그냥 일상이 아니라 행동이 반영되는 그런 방향이라 최고다 여기가 괜히 갓어장이 아니구나~~!
이 정도라도 들어준다면 좋을 텐데. 공감이 되는 말이지만, 신이 그런 소원을 들어줄 존재는 아닐 터다. 오히려 이 정도라도 들어달라고 비는 목소리를 유심히 듣기만 하다가 비웃는 것이라면 몰라도. 진작에 포기했고, 포기를 넘어 신이라는 존재에 대해 생각하는 것도 최소한에 가까운 그에게 있어 신께서 들어준다는 말은 영 달갑지도, 가깝지도 않은 말이었다. 뭐, 당신이 더 말 붙이지 않는 것을 보아 당신도 엇비슷한 상황이겠거니 싶을 뿐이다. 주절주절 신에 대해 예찬했더라면 그는 잘 빌어보라며 자리를 떠버렸겠지.
"……무엇이냐 말한다 쳐도 필히 다르겠지. 인간은 같은 곳에서 잠을 자도 다른 곳에서 꿈을 꾸는 법인데."
아마 서로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오. 그렇게 덤덤하게 얘기하고는, 입 구석에 남은 초콜릿 칩 혀밑으로 굴려 넣어 녹였다. 어차피 언젠가 깨달을 일이다. 자신의 깨달음을 이야기한다 쳐도 받아들일 확률은 적고, 물들 수도 있으니 그저 길잡이만 해줄 뿐이다.
"에잉, 흑룡이란 이해할 수 없구료."
단지 그렇게 말할 뿐이다. 내가 신경 쓸 일이 아닌데도 어찌 남을 신경 쓰느라 자신조차 가누지 못하는지 알 수가 없다. 그는 기숙사의 성향 상 흑룡 기숙사를 배척하는 본능을 부여받았거니와, 그 이전부터 타인에게 설명하기 힘든 성정을 타고났기 때문에. 누군가 죽든 말든 무슨 상관인가? 대체 왜 상관을 쓰고 자신을 돌보지 않으려 드는 것인가, 어차피 배신 당하는데, 인간의 관계란 영원할 수 없거늘 어찌 그런 것에 의존하는지 알 수가 없다. 쿠키 하나를 더 집어 들 적, 그는 그 자세 그대로 잠시 멈추고 귀를 의심했다. 령도에 바닷가가 있어 물놀이를 즐기기 좋다.
"확실히 바다라면 즐거이 놀 수 있을 터이지."
쿠키를 집어 든다. 바다로 가자, 누군가 애처롭게 얘기했던 것이 귓가를 맴도는 것만 같다. 아회야, 바다로 가자. 령도로 가면 많은 것을 보자. 너울거리는 비단처럼 춤추는 파도를, 하늘을 유영하는 새를, 햇빛 속에서 찬연히 빛나며 바스러지는 백사장을. 그렇게 속삭였건만 바다는 정작 한 번도 가지 못했고, 눈에 담지 못했다. 바다에서 물놀이를 하는 것은 어째 기억의 편린 때문에 좋아하지 않을 것만 같다. 그렇지만 솔직하게 바다는 내키지 않는다 얘기하면 그것은 약점이 된다. 타인에게 약점을 들키느니 입을 다무는 것이 옳다. 그는 쿠키를 입에 밀어 넣고 침묵했다.
"……적기는 언제라도 생길 수 있겠지. 지금 갔다간 익사할 것만 같아 령도는 꽤 무섭구료."
침묵 뒤엔 농담답지 않은 농담을 던진다. 현 상황에서는 진짜 죽을 것 같은 위험이 도사렸으니, 가볍고도 경박한 농담이겠다. 그러고는.
온화 문득, 이제와서 그걸 묻느냐는 표정 지었다. 유현이 제게 이러는 것이 귀찮지 않냐 질리지 않냐는 물음 들었기 때문이다. 정말이지. 화가의 어두컴컴한 구석에서 작은 손 잡았을 때부터 햇수로만 따져도 10년이다. 중간의 공백기는 제쳐두고- 각자 학당 들어오고서는 얼굴 더 자주 보며 지냈다. 이러는 것 하루 이틀 일도 아닌데 새삼스럽지 않은가. 그러니 말로 할 필요도 없단 듯 어깨만 으쓱이고 말았다.
대화의 화두라는 것은 한 쪽이 잇길 멈추면 그대로 끊기는 것이다. 자연스레 흐름 바꾼 유현의 말에 그 반짝이는 눈 지그시 바라보았다. 무엇을 바라서 저러나. 대충 짐작은 간다. 비밀이거나 하지 않았던 얘기 서로 풀음으로서 그 뒤의 얘기 들으려는 것일 터다. 학당에 들어온 후로 유현에겐 계획적이 면모가 새롭게 보였다. 그 대상엔 저도 포함이란 건가. 매정하다 싶으면서도 유우답다 생각한다. 그러니 조금은 어울려주자 싶어 줄곧 궁금했던 것 하나 물었다.
"그러네. 그러고보니 네 눈. 어쩌나 그 사달 났는지 들은 적 없는 듯 한데?"
작년, 아니 재작년이었나. 갑작스레 유현의 시력 나빠졌던 것 기억한다. 당시에는 방에 불 좀 켜고 살라며 흘려넘겼지만 그저 흘리기엔 내내 가슴 한 켠에 박혀있던 가시였다. 그것 이제 무언가 들어나보자. 그리 묻고 킥킥 웃었다. 유현의 손이 옆구리 닿아서다.
"그러니까 그냥 누우면 된대도. 거 참. 고집하곤."
간지럼 잘 타듯 몸 살짝 움츠린 온화 곧 옆으로 데굴 굴러 머리카락 내어준다. 구른 김에 엎드려서 멀찍이 있던 베개 가져와 제 머리 밑에 받친다. 그대로 눈만 감으면 잠들지 않을까 싶은 모습으로 유현 응시했다. 이제 대답이나 해보라고.
무언가를 잠근다는 기믹은 처음이라서 되게 두근두근한 싸움이었어요...! 졸지에 인어공주가 되긴 했지만 너무 재밌었고... 설득 루트도 있었군요, 공격도 하지 않았다니, 너무 착하신 분... 그렇지만 어쩔 수 없이 아회의 역린을 건드리게 되어서...🤕 응, 일단 마지막에 궁기가 나타났다는 점은 참... 무섭네요. 보주를 모아서 뭘 하려고 하는 걸까요, 형님이 원하는 건 보주였을까요. 어찌 되었든 학당 사람들과 궁기는 척지게 생겼네요... :/ 오늘 스토리도 너무 재밌게 즐겼고, 다음 스토리도, AU도 즐겁게 즐길게요...!
사실 AU는 걱정되는 것이, 캐릭터와 연관되는 것도 즐겁겠지마는 그렇다고 아예 다른 캐릭터로 한다면 아예 새로운 어장을 뛰어버리는 것 같단 느낌도 있다 보니까요, 응... AU에 쓴 아이들이 재활용이 된다면...? 모를까 이 규정은 없는 걸로 알아서... :0 (아까운 말랑이가 있음)
아회: 아하~ 그래서 내 성인 버전을 쓰시겠다? 아회주: 너보단 처우가 낫단다. 아회: (다른 시트도 봄)(쟤도 처우가 매우 좋음) 아회주: ㅋㅋ 아회: (심슨 목조르는 짤 3트)
문이 걸어잠긴지 일주일만에 드디어 학당의 문이 열렸다. 동 사감님도 간신히 진정시켰으며, 이제 더는 문제가 될 것이 없을거라는 예감이 들었지. 마음 같아서는 우리 안쓰러운 사감님의 곁을 조금 더 지켜드리고 싶었으나 정신적인 피로감이 장난이 아니었다. 가뜩이나 신벌 때문에 모자란 체력으로 악바리를 쓰며 덤볐고 눈이 갑자기 안 보이거나 목소리가 안 나오거나 감각이 안 느껴지거나 하는 잠깐잠깐의 변화에 대해 적응하는것도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가현은 끝끝내 사감실을 돌아보면서도 무거운 발걸음을 제 방으로 향했었다.
"... 언제 나간거야. 이 오빠는."
돌아간 방은 비어 있었다. 그새 뽀송하게 마른 옷을 갈아입고 나간건지 정적만이 흐르고 있는 방으로 들어가자니 다리에 힘이 풀린다. 당장 침대에 드러누워 아무것도 신경쓰지 않고 곤히 잠들고 싶었다. 허나 일주일만에 찾아온 이 자유를 그냥 흘려보내고 다음 날 즐기기에는 아쉬웠다. 지금 당장 즐길수 있는 것은 최대한 즐겨주는것이 좋다. 또 언제 잠길지 모르며, 지금 이 불쾌하고 끈적한 피로감을 덜어내기에는 바깥 공기를 좀 쐬고 들어오는것이 좋을 것이기에.
가현은 간만에 교복을 벗고 사복 차림으로 갈아입은 채 밖으로 나선다. 자신은 자유를 갈망하는 입장은 아니지만 매번 반복되고 비슷했던 삶에서 벗어나 다른 재미를 누리는것은 꽤 중요하다고 여긴다. 소소한 일탈은 덧 없는 인생에 약간의 즐거움을 부여해주지 않던가. 향수까지 뿌린 채 가현은 다시 제 방을 나섰다. 천부로 느긋하고 느린 발걸음을 옮기자니 학당 학생들도 몇 보였다. 역시 사람 생각은 다 거기서 거기인 듯 싶다.
"안녕~ 너도 나왔구나. 오랜만에 나오니까 꽤 즐겁지 않아?"
남들에게 망설임 없이 먼저 다가가 말을 건네는것은 반가움의 뜻이기도 했으며 흑룡 사람이니만큼 당연한 일이기도 했다. 당장 오늘도 동 사감님을 제압하면서 봤고, 예전에도 종종 학당에 큰 일이 있을때마다 마주치곤 했던 여학생에게 반가운 듯 아는 척을 해 보았다. 제가 알기로는 이 애도 청룡 사람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아. 오늘 고생 많았어~ 우리 사감님 원래는 안 그러시던 분인데, 이번에는 조금.. 사랑을 주체하기 힘드셨나 봐~"
뒤늦게 안부도 전하고. 물어보지 않은 내용도 막 쏟아놓는 이상한 성격은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
>>614 의형제ㅋㅋㅋㅋㅋ 군침이 도는 드립썰이네요 그거 상상하고 행복해지기...😇 아니 히 웃는다니 진짜 너무 말랑보들 치사량이야 이거 법으로 규제해야해(?) 궁금한 것 같아서 그렇다는 말에 "맞아. 너 똑똑하네." 이러지 않았을까요. 답이 느려도 답답해하지는 않겠네요. 오히려 하나하나 다 대답해주는 태도를 괜찮게 봤겠고, 느릿한 게 신기해서 마음에 들어할지도? 궁금증이 많은 것과는 별개로 성향 자체는 내향형인 편이니 조용하고 조심스러운 아회의 태도에 편안함을 느꼈을 테고요. 근데 너무 편안하게 본 나머지 먹으려고 약초 딴다는 부분 듣자마자 아회 입에 냅다 풀 넣으려고 들었을듯🤦♀️(화유현 특: 편한 사람한테 이상한 짓 함) 우리 무말랭이야...~!!!😭 그런 생각은 알 리가 없으니 별 의심 없이 "이상하면 다른 이름 지어."라고 대답하고... 멋지다는 말에도 애답지 않게 별로 우쭐하지도 않고 "그래?"정도로 끝났을 것 같네요. 완전노잼키드... 말 트고 이름 트는 거 당연히 좋아요! 사실 어린 유현이는 나이나 예의를 신경 안 썼던 유교붕괴어린이라...ㅋㅋㅋ 말 트자고 하기 전에도 먼저 반말에 이름 불렀을 것 같네요. 상냥하게 부르는 사이 좋죠! 아회주가 쪄주는 말랑이 썰 재밌다~ 특히 토끼 관찰했을 때 처음에는 아회가 저거에 관심 가지는 것 같으니까 "잡을까?"(짱돌)부터 묻는 장면이 스쳐지나가 버렸어요👀 우우 낭만 없는 꼬맹이~ 히히 합법적으로 비설에 접근하기 성공이다~!😊 사람 관찰 좋아했던 아이였으니까 달라진 이유는 알 수 없어도, 전과 차이가 생긴 점만큼은 확실하게 파악했을 거예요. 길게 말은 안 하겠지만 "뭔가 변했어."라고 확실하게 짚어 말할 것 같네요. 아회는 유현이를 어떻게 생각할까요? 유현이 쪽에서는 같이 시간 많이 보낸 사이... 나름 편안함... 안 싸웠음... 친한? 것 같음... 이라는 생각으로 '친구'라고 정의내리고 있답니다.
>>970 아 미치겠다 이거 MA님이 좋아 농질이 좋아?? 하는거랑 비슷한 느낌인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아아아아악 내일 퇴근하고 둘중 하나 정하고 썰 더 들어볼게 와 진심 오늘만큼 내적갈등 심했던 날이 없다 저 두명중 하나를 포기해야만 해.... 이게 뭐어야...... ^-ㅠ
지금 윤하는 평소보다 더 예민하고 짜증에 가득 차있어서 시비 걸면 예전처럼 웃으면서 넘어가는게 아니라 그냥 찌릿, 하고 넘어갈 수준이고 자기 방 책상에 있는 온갖 종이에 짜증난다는 말만 한가득 적고 찢고 반복하게 되어버린 ... 밖에서 만나면 평소랑 다르게 날카로운 분위기의 윤하를 볼 수 있음!
그렇게 말하면서 슬쩍 무안한듯 입꼬리를 올렸다. 끝까지 사고를 치지 않겠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니오의 성격 중 하나라면, 자신이 책임질 수 없는 말은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사고를 치지 않겠다-고 말하지 못하는 것은 그런 연유에서였다. 사고치지 않겠다, 싸우지 않겠다, 무조건 참겠다 이런 것들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은 니오 스스로가 가장 잘 알고있다. 노력을 하겠다는 말은 진짜였으니 노력은 끝까지 해보겠으나 '그렇게 하지 않겠다' 라던가 '그런 일은 없게 하겠다' 라는 것은 불가능 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니오 스스로가 잘 알고있다. 그렇기에 말하지 않는 것이었다. 대신, 그 만큼의 절충안이라면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사고를 치겠다는 것이었다. 나름 획기적으로 줄여내겠다는 이야기인 셈이다.
" 구해주시겠다는 이야기에는 뭐.. 감사하지요. 네에- 감사해야죠. 저도 제 한 몸 지킬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
이 혼나는 시간이 길어지는 것을 바라지는 않기에 그렇게 이야기했다. '감사하다'고 이야기했다. 한 편으로 드는 생각이라면 이 학당에서 사감이 우리를 지켜주지 않는다면 대체 우리는 누구를 믿어야 하고 누구를 의지해야하며 누구에게 가서 보호를 요청해야할까. 결국 내린 답은 하나였다. 자신을 믿고 자신에게 의지하며 스스로에게 보호를 요청해야한다는 것이었다. 그 누구도 독심술사는 아니어서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는 없다. 그렇기에 다른 사람을 믿고 의지하며 같은 편을 이루는 것이 어려운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는 누구보다 확실한 내 편인 자기 자신을 믿는 것이 정론인 셈이었다.
" 어디까지 듣는지가 중요하진 않을 것 같아요. 뭐, 제가 맨날 싸움만 하고 다니는 그런 사람..이 맞기는 하지만 그래도 나름 생각이란건 하는 사람이라서요. 제가 내린 결론은 그거 하나네요. 내 몸은 내 스스로 지켜야한다- 라는 것. 이러니저러니 해도 저도 죽는 건 싫거든요. 제 사람들이 죽는 것도 싫고. 그러니까 지금으로썬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인 저 스스로를 믿고 제 스스로에게 한 표 주겠습니다. "
오롯이 책임을 진다는게 무슨 뜻인지는 모르겠다. 목숨으로 책임을 지라는 것일수도 있고 만들어낸 난장판을 스스로 치우라는 이야기 일 수 도있다. 확실한 것이라면 니오는 그 두 개의 선택지 모두 어찌할 방도가 없다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자신이 책임질 수 있는 선 안에서 스스로를 위한 자기보호를 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어찌되었든 지금 학당이 뒤숭숭한 것은 사실이고 언제 어디서 누가 사라지고 죽고 다치던 이상할게 없는 상황이었으니까.
" 말이 길어져서 죄송하네요. 오롯이 책임을 진다는게 무슨 뜻인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제 비루한 몸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원래는 푼 머리로 만들까 했는데 보는 오너가 더워져서 그냥 시원하게 머리 묶어버렸어요!😉 그러니까 말인데 다른 분들도 저 네카 해 보시면 엄청 귀여울 것 같은데... 헤헤...🥹
>>988 앗 도망가면 안돼~ 질문 받아야죠~(물음표 들고 쫒아감)(?)
>>989 예민하고 짜증에 가득찬 상태로도 찌릿 쳐다보는 게 끝...? 화는 혼자서 삭이고....? 이... 이보세요 MA님 여기에 천사가 있어요~!!!!! (」゚ロ゚)」 혼자서 종이에 분풀이 하는 게 밖으로 시원하게 표출하지 못하는 것 같기도 해서 좀 걱정되기도 하네요. 윤하야...~🥲
오랜 시간 굳게 닫혀있던 문이 열렸다. 닫혀 있던 기간이 그렇게 길지 않음에도, 연은 문밖이 생경하다고 느낀다. 그러니 문 앞에서 머뭇거리던 연은 나서는 다른 이들을 보다, 밖으로 걸음을 내딛는다. 주변에는 밖으로 나서지 못한 기간 동안 누리지 못했던 것들을 누리려 하는 이들로 가득하나. 연은 그런 이들과 다른 목적으로 천부로 향하고 있다. 지금의 상황이 또 반복될 것이라는 예감이 선명했기에, 위험할지도 모르는 것이었지만. 선배를, 아니 궁기를 만나 사감님들에 대한 조언을 구하려는 생각으로 연은 천부로 향하는 것이었다. 그 선배는 호랑이 가면을 쓰고 있으니, 인파들 속에서도 쉽게 눈에 띌 것이라고. 그러며 연은 동 사감이 흐느끼며 했던 말들을 떠올린다. 동 사감은, 대체 무엇에서 우리를 지켜주려 했던 것인지. 생각에 잠긴 채 걷던 때, 누군가 말을 걸어오면 한 박자 늦게 연은 당신을 바라본다. 이전의 사건 때마다 보았던 흑룡의 학생. 직설적이며, 광적이고, 호전적이었던 모습에 예사 눈빛이 아니라 말을 건네기 어려운 인상이라 한 번 먼저 말을 걸어보지도 못 했던 것이었는데. 가까이서 마주하니 깨알만 하게 돋아있는 점 때문에 더 앙칼져 보이는 인상으로 보일까. 그 앞에 서있자니 연은 기가 죽어, 작은 목소리로 당신에게 답한다.
"안녕. 글쎄. 뭐랄까......... 오랜만에 나오니, 낯선 느낌이네."
한 단어가 들리자 연의 눈가가 움찔거린다. 사랑. 그들이 정말 우리를 사랑 하긴 할까. 연은 어색하게 웃는다.
지금까지 모든 사건들에 있어, 자신보다 더 고생한 게 당신들 아니던가. 연은 그때 마다 전하지 못 했던 말을 지금 기회에서 전하며 당신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향하는 방향이 같은 것을 보면 당신도 천부로 향하고 있는 것 같은데. 고개를 슬쩍 기울이며 연은 당신에게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