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838067> [약해포+동양판타지] 도술학당 도화(都華) 07. :: 1001

이름 없음

2023-05-14 07:21:55 - 2023-05-20 23:03:56

0 이름 없음 (a3JgRbT.Lk)

2023-05-14 (내일 월요일) 07:21:55

1. 본 스레는 해리포터가 아주 약간 포함(마법 주문)된 동양판타지 스레입니다.

2. 수위는 17금 입니다:)

3. 영구제명 되신 분들은 절대로 시트를 내실 수 없습니다.

4. 진행은 매주 토~일 저녁 8시부터 있으며, 수업 이벤트는 평일 full 진행입니다:)

5. 화면 뒤에 사람 있습니다. 둥글게 둥글게!

6. 본 스레는 상판의 기준을 지키고 있습니다. 참치 상판 기준에 부합할 경우의 캐 재활용도 가능합니다.

7. 갱신이 없는지 5일이 지나면 동결, 7일이 지나면 시트 내림처리가 됩니다.

8. 본 스레는 데플이 존재합니다.


9.
임시스레: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414071

웹박수: https://forms.gle/Akmo5Tzo4wYX7Qyt7

시트스레: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812079

위키: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B%8F%84%EC%88%A0%ED%95%99%EB%8B%B9%20%EB%8F%84%ED%99%94%28%E9%83%BD%E8%8F%AF%29?action=show#s-4

512 온화주 (VKG0A7Uwrw)

2023-05-17 (水) 20:11:48

입맛이 없어서 카레를 끓였더니 집안이 찜통이양... 히히히... 뜨겁다...

>>508 오늘 안...? (대략 3시간 50분 남음) ㅋㅋㅋㅋㅋ 주면 나야 아이고 감사합니다 큰절 올릴테니까~ 천천히 느긋~하게 써~

>>510 ㅋㅋㅋㅋㅋㅋ 다갓의 횡포에서 캡틴도 자유로지 모태~

513 아회주 (SpJKZj0xWM)

2023-05-17 (水) 20:12:45

>>509 (보듬보듬) 윤하주도 더위 조심하셔요...!! 으음, 으으음, 차고 상큼한 건 어떨까요...! (대체)

>>510 다이스님...!!! (비명)

514 캡틴의 답레열차~ 폭주하는 NPC~~~~:3◆ws8gZSkBlA (EiLRyXinas)

2023-05-17 (水) 20:13:00

온화주 어서오세요! 히이익 더우시겠다!!!! 얼른 창문이라도 열어요!!!!

515 윤하주 (hRLQ3045r2)

2023-05-17 (水) 20:14:18

>>511 (사망) 그렇다고 결과를 바꿀 수 있는건 아니니까 ... 어쩔 수 없는게 아닐까 :3
>>512 (더욱 격한 손부채질)
>>513 으음 ... 그냥 콜라를 얼음 넣어서 마시는게 제일 좋은것 같아!

516 캡틴의 답레열차~ 폭주하는 NPC~~~~:3◆ws8gZSkBlA (EiLRyXinas)

2023-05-17 (水) 20:14:53

일단은 제가 최대한 MA의 고삐를 잡아볼게요..

.dice 1 1000. = 887-홀. 다이스 눈치챙겨요

517 캡틴의 답레열차~ 폭주하는 NPC~~~~:3◆ws8gZSkBlA (EiLRyXinas)

2023-05-17 (水) 20:15:13

휴우.... 일단 샤워하고 마저 다시 갈아엎겠어요..!!!!!

518 온화주 (VKG0A7Uwrw)

2023-05-17 (水) 20:22:21

>>514 열면 날벌레가... 벌레가...! 대신 선풍기는 쐬고 있으니까~

>>515 (골골골골)

캡틴 다녀와~ 저쪽 일상 겁ㄴ아 흥미진진하네~

519 가현주 (..37iSNATk)

2023-05-17 (水) 20:25:22

하이~~

>>486 마마마맙소사 아회주 레스 없었으면 이거 놓칠뻔했잖아 ^-ㅠ 어려워하는 사람 단 하나도 없는 세상 당당하고 고결한 저 마인드랑...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저 모먼트랑... 분명 유언인데.. 유언이라 짠해야 하는데 안쓰러움 대신 내 심장을 KTX 고속열차급으로 치고 가는 저 짜릿한 대사랑 상황묘사 진짜 어쩜좋아 응 내 사랑이야 부디 많이많이 받아줘 근데 죽지는 말아줘.... 1분에 300타 기본으로 뽑아내는 탑티어 키보드워리어 느낌에다가 미안하다고 생각 안 하고 있지만 그래도 하나 말해야한다면 미안하다고 할 수 있는 이 이중성 뭐야 뭐냐고 누구한테 미안한건지 딱 말해 죽여버린 동급생들이야 아니면 사감님이야??? 아니면 농질한테 리본 준 그 학생한테 미안한거냐고..???? 크아아악 이건 이건 못참는다
농질언니
최!
고!!
야!!!

4도사 찐팬 임가현주 좋아죽는 모먼트들만 다 모아둔 이것이 바로 파라다이스인가요 여기가 낙원이지요 ^q^... 궁기도 가끔보면 참 흑룡스럽단 말이야 분명 애정인데 애정이 아닌 것 같게 느껴져버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끝내 자신이 싫다는 말 나오게끔 만들어버리는 저 짜릿함 어쩜좋지?? 하 인어... 인어 너무좋아 허그 좋아하는거 짱 귀여운데 겨울에도 그러고 자는거야 :0??? 안돼 감기걸려 내가 안아ㅈ(가현주 나가.) 아아아아악 물 안에서도 밖에서도 날 봐준대 나도!!! 나도 모니터 안에서 모니터 밖에서 항상 지켜볼게!!! ^Q^ 하 그리고 불가살... 궁기한테 꽉 잡혀사는거 역시 영고 모먼트라 만족스럽고 넵 저거 독백에서 꽤 많이 본 것 같은데..? 금은보화 떠올리는것도 탐욕스러워서 좋아 7죄종 테스트 하면 탐욕만 5000 나올듯 ^Q^ 미식..이보다 더 좋은 미식은 없다 미식헌터 임가현주 완식 완료 ^-^!!

520 윤하주 (hRLQ3045r2)

2023-05-17 (水) 20:33:19

(덜덜 떨고있음)

521 온화주 (VKG0A7Uwrw)

2023-05-17 (水) 20:38:20

가현주 어서와~

522 가현주 (..37iSNATk)

2023-05-17 (水) 20:40:26

안넝~~ 날씨 짱덥다 진짜 ^-ㅠ 이제 ㄹㅇ 여름인가봐..

523 윤하주 (hRLQ3045r2)

2023-05-17 (水) 20:42:03

가현주 어서와 ... (열심히 손부채질) 내일은 비가 온다던데 말이야! :3

524 가현주 (..37iSNATk)

2023-05-17 (水) 20:52:49

헉 드디어 비가 온다고 ^-ㅠ 시원해서 좋겠지만 이제 비 그치고 나면.. 더한 지옥이 시작되겠지.. 으아아 모기싫어

525 윤하주 (hRLQ3045r2)

2023-05-17 (水) 20:53:50

헉 모기 ... 모기에 잠 못 이루는 밤이 될 수는 없어!!! (대충 절규하는 짤)

526 온화주 (VKG0A7Uwrw)

2023-05-17 (水) 21:26:04

누구인가? 누가 모기 소리를 내었는가?!

모기도 모기지만 여름은 그냥 벌레 천국이라 싫어~~ 벌써 집에 파리가 잇어~~

527 캡틴의 답레열차~ 폭주하는 NPC~~~~:3◆ws8gZSkBlA (EiLRyXinas)

2023-05-17 (水) 21:29:35

>>441 윤하

뭔가 착각하고 있는 것 같은데.

그것이 한 손으로 자신의 턱을 괸 채, 당신을 바라봤습니다. 그것의 표정에서 처음으로 그 어떤 감정도 드러나지 않습니다.

난 인간들을 사랑하지 않아
재앙에게 자애가, 자비가 있을 거라고 믿지 말아줬으면 하는데.
또 전부 없애버리면 안 된다고 지금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인간이 그러니까. 일단 두는 거지.

그것의 말에서 적의가 느껴집니다. 그것은 확실히 인간들을 좋아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아, 그래. 재미있는 생각이 났어.
한 번, 다음에도 너희가 무사한 지 궁금해졌거든

그것이 손가락을 빙글 돌렸습니다. 그리고 당신을 한 번 가리키다가 다시 고개를 갸우뚱 기울였습니다.

정말 재미있을 거야.

당신도 그렇게 생각하죠? 그것이 다시금 히죽 웃었습니다.







>>452 가현

' 해보고 싶으면 해 봐. '

하 사감은 어깨를 으쓱였습니다. 그러다, MA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자, 눈에 띄게 피하려는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제 무덤을 제가 팠습니다.

' ...... 신님이라고 부르는구나..? '

그걸 신이라고 부를 수가 있구나. 夏사감은 얼빠진 표정을 짓다가 잠깐, 기억을 더듬듯 허공을 응시했습니다.

' 인간을 좋아하셨지. 그 시절에는. '
' 모든 인간에게 불사를 선물하셨을 정도로. '
' 그리고 인간의 말을 들으시긴 했어. '

夏사감은 말을 멈췄다 잇는 걸 반복했습니다. 그러다가 당신을 한 번 응시했습니다.

' 그리고 인간들 중에서 백 년 가까이 쓴 인간의 육체도 있으셨지. '

528 ◆ws8gZSkBlA (EiLRyXinas)

2023-05-17 (水) 21:30:03

다들 어서오세요!
그리고 한 가지 알려드리자면... 5월 6일에 입하였어요:)

따지자면 이미 여름이예요!(?

529 윤하주 (fDvHcYYTMA)

2023-05-17 (水) 21:33:02

무서워!

>>528 그런건 중요하지 않아!! (?)

530 ◆ws8gZSkBlA (EiLRyXinas)

2023-05-17 (水) 21:33:36

가현주의 반응 엄청 길어요...!!!

인어는 매일 밤 아무 것도 안 입고 잡니다:D

531 ◆ws8gZSkBlA (EiLRyXinas)

2023-05-17 (水) 21:33:55

MA가 너무 심하다 싶으면 꼭 말해주세요 윤하주;ㅅ;

532 윤하주 (fDvHcYYTMA)

2023-05-17 (水) 21:37:05

답을 어떻게 해야할지 또 고민에 빠지는 순간이야 ... :3

533 ◆ws8gZSkBlA (EiLRyXinas)

2023-05-17 (水) 21:41:36

잇기 어려우실까요..?

534 윤하주 (clCDOm95Fo)

2023-05-17 (水) 21:52:28

>>533 아냐아냐 잇기 어려운거 아니야! 걱정할 필요 없다구! :3 어떻게 하면 스택을 안쌓을 수 있을까 고민하는건데 또 자칫하면 캐붕이란 말이지 ...

535 ◆ws8gZSkBlA (EiLRyXinas)

2023-05-17 (水) 22:07:31

아하...(토닥)

536 윤하주 (clCDOm95Fo)

2023-05-17 (水) 22:08:04

끄아앙 MA님을 만난 업보라고 생각해야겠어 ... (늘어짐)

537 가현 - 하 사감님 (..37iSNATk)

2023-05-17 (水) 22:19:04

"그, 그건 안 돼요......! 어찌 덧없는 인간 따위가.... 우후훗....."

드물게 놀란 표정을 짓던 가현은 한사코 거절하지만 보여지는 모습 하나만큼은 좋아죽기 일보직전이었다. 인간 따위가 감히 신의 취향을 파악한다는 불건전함을 애써 무릅쓰고 신의 취향을 알게 된 다음, 신의 마음에 쏙 드는 인간으로써 꾸밀 수 있다면 그렇게 하고 변할 수 있다면 그 어떤 모습으로든 변할 것이며, 신께서 좋아하시는 것이 있다면 그게 무엇이든 이루어드리려 애를 쓸 자신이었으나 끝내 이건 신성모독이야 하는 이유 하나만으로 입을 열지 못했다.

"어라. 알려줄 건 많으시다면서요. 설마 이렇게 회피하시는 건 아니겠지요~?"

사감님에게서 말을 피하려는 그 느낌이 느껴질 적, 가현은 눈썹을 올리며 눈을 흘긴다. 만약 이야기하지 않았다면 자신도 잘못된 정보를 흘릴 생각이었다. 호랑이를 닮은 목이 아니라 사실 호랑지빠귀를 닮은 목이었다던가. 학당 안이 아니라 사실 도화와 곡옥의 경계선 어딘가에 위치할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는 사당인지 뭔지 모를 것의 지하 깊숙히 파묻혀 있을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던가. 그만 하라고? 오케이.

하여튼 가현은 말 없이 빙긋 미소짓는다. 제 말버릇을 들키기는 했으나 가현은 나긋함을 유지했다. 자신은 혼자 있다보면 꽤 자주 독백하고는 한다. 신은 자비롭지 않기에 신으로 불리는 것. 그렇다면 인간도 신에 가까워질 수 있을까. 절대적인 신의 무자비함에는 발끝 하나 미치지 못할지언정, 인간이 신의 무자비함을 어설프게 흉내내면서라도 그 분의 마음 속으로 한 걸음 나아갈 수 있을까. 결국 그렇게 느리면서도 확실하게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 마지막에는 신의 총애를 독점할수만 있다면 자신은 인간성을 버린 것에 후회따윈 가지지 않을지어니. 가현은 차분하게 사감님이 말을 끝내기까지 기다렸다.

"음~ 흥미로운 내용들이예요. 인간들을 그리도 아껴주시고, 불사의 권한마저 친히 쥐어주실 정도로 인간을 보듬어주시던 분이셨는데...."

인간이라는 씹어먹을 족속들이란 결국 그렇게. 가현은 보이지 않게 고개를 살짝 돌려 이를 악문다. 자신 역시도 그 죄를 짊어진 인간일 뿐이었으나, 자신은 그 시절 존재하던 인간이 아니다. 그 시절. 신에게 은총을 받을대로 받은 인간이라는 더러운 것들 따위가 반기를 들지만 않았더라도 그 분께서 그렇게 노하시지 않으셨을 터. 아아, 신 님. 당신이 어찌하여 변하게 되셨는지 이제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답니다. 당신의 그 분노를, 실망을, 개미만도 못한 하찮고 하등한 것들이 제 분수조차 깨닫지 못하고 은혜를 받을 적 감사할줄 모르며 되려 신 님께 반기를 들고, 감히 기어올랐다는 것에 대한 한심함을. 전부 헤아릴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저는. 당신이 지금 이 사감님의 이야기와 반대인 존재가 되었다고 한들. 덧 없고 죄스러운 인간이라는 존재가 지닌 인생의 전부를 당신에게 바치며, 그런 죄악을 품은 몸뚱아리 하나 끝까지 당신이 원하는 대로 이끌어가며, 오직 당신만을 경외하고. 숭배하고. 받들어 모실 뿐이랍니다.

"..... 백 년 가까이요? 그건 또 처음 듣는것 같은데... 좀 더 자세히 알려주실 수 있으신가요."

그 짧은 순간. 가현의 속에서는 오만가지 인간혐오와 감정들이 교차하다가 사감님의 마지막 말에 그것을 멈춘다. 이윽고 가현은 고개를 갸웃 기울인다. 그렇게 오래 이용하셨다면 분명 신께서 총애하셨던 인간일 터. 그 인간에 대해서는 더더욱 알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MA에 관련된 것을 알아가는 것에는 조금 죄스러운 기색이 있었으나 그 외의 것에 대해서는 가차 없었기에.

"그 사람은 아직 살아 계시나요? 신께서 변하시기 전에 그렇게 아껴주셨던 건가요? 아니라면. 변하고 나신 후에도 끝까지 아껴주셨던 거예요?"

숨쉴 틈도 없이 가현의 질문 공세가 이어진다.

538 가현주 (..37iSNATk)

2023-05-17 (水) 22:23:32

임가현 굴리다 보면 나도 자연스럽게 사이비가 되는 기분이야...? 어째 이러는거냐 내 캐릭아 🤔

하여튼 벌써 여름이었구나 세상에나 맙소사.. 아직도 봄인 줄 알고만 있었던 내 생체시계 제발 일해라~~

>>526 벌레 진짜 극혐이야 ^-ㅠ 아까도 시커먼 벌레 하나 들어와서 식겁했지뭐야 아늬 무슨 벌레가 뒤집어지면 튀어오르냐며... (소름)

539 ◆ws8gZSkBlA (EiLRyXinas)

2023-05-17 (水) 22:35:04

호랑지빠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540 ◆ws8gZSkBlA (EiLRyXinas)

2023-05-17 (水) 22:37:02

어우 미치뎄다 너무 졸랴여 자러 그벌기요!!!

541 윤하주 (clCDOm95Fo)

2023-05-17 (水) 22:37:24

캡틴 잘자~~

542 가현주 (..37iSNATk)

2023-05-17 (水) 22:46:58

캡틴 잘자 푹자~~ 이제서야 발견했지만 인어..... 앞으로는 옷 입고 자는 습관을 들이길 바래 안 그러면 임가현주가 찾아간다 찾아가서 흫흐 ^Q^ (잡혀감)

543 윤하주 (clCDOm95Fo)

2023-05-17 (水) 22:55:49

답레는 내일 아침에 써와야지 ... 잘 안써지는구만 :3 가현주도 언넝 자라! >:3

544 류 온화 (VKG0A7Uwrw)

2023-05-17 (水) 23:14:10

어쩔 수 없었어.
그건 정말 불운한 사고였잖아.
너무 너무 불운한 사고.
누구의 탓을 할 수 없고 누구 잘못도 아닌 사고였어.
그래서 그저 눈을 감으려 했지.
나는 모두가 정말 많이 좋았으니까.
나를 슬프게 해도, 무섭게 해도, 다 좋아하는 걸.
미워할 수 없는 걸.

그러니 나 하나만 눈을 감고 쌓이는 모래 아래 잠기면 되리라.



초여름이 성큼 다가온 어느 주말. 이른 아침부터 온화 느닷없이 본가에 들이닥쳤다. 대문 벌컥 열고 들어가니 마당이며 마루며 분주히 돌아다니던 가문원들 일제히 멈춰서 저를 본다. 다수의 시선 앞에서도 당당히 선 온화와 마주한 가문원들 사이 잠시 시선 오갔다. 서로 눈 깜빡이기를 서너 번. 프흐! 실소 흘린 온화 덕에 가문원들 사이에도 일제히 웃음 번졌다.

"흐흐. 흐하하! 내 집에 왔을 뿐인데 뭘 그리 보는게요!? 나 참! 내 잘못 들어왔나 했지 않소!"
"하하하! 그러게 말이외다. 이 집에 문 그렇게 여는 이는 어르신과 온화 아씨 뿐인 것을!"
"에잉! 그런 건 좀 잊으라니까!"

아하하! 다수의 유쾌한 웃음 소리 퍼지는 가운데 곱게 차려입은 여성이 사뿐사뿐 걸어나왔다. 먹처럼 검은 머리에 검은 눈, 백옥 같이 고운 살결의 여성은 떠들썩한 마당의 분위기에 잠시 어리둥절해 하다가 곧 마당 가로질러오는 온화 발견하고 기쁜 미소 띄웠다.

"다들 무어가 그리 즐거운겐가? 무슨 일이- 어머. 화야 왔구나."
"아. 어머니!"

다정한 목소리에 저도 마루에 선 여성 알아채어 보자마자 기쁘게 부르며 후다닥 뛰었다. 온화의 어머니, 연 시화는 그런 제 딸을 반가이 맞아주며 기꺼이 품에 안아주었다. 안아주었다기보다 시화가 딸의 품에 안긴 모양새가 되었지마는.

"어서 오렴. 안 그래도 낮에나 올까 했는데 일찍 왔구나."
"일찌감치 와야 어머니랑 선잠이라도 한 잠 하지요. 아버지 귀찮은 걸!"
"후후. 어르신 들으면 서운해 하시겠어. 그가 너희를 얼마나 애정하는지 잘 알지 않니."
"그래도- 나도 이제 열 여덟인데!"
"그래 그래. 후후. 어르신 지금 바쁘시니 이 틈에 내 방으로 가자꾸나. 밥은 먹었니?"
"으응. 아니?"
"그럼 우리 화야 좋아하는 떡 가져오라 해야겠다. 자. 가자."
"응!"

가자는 제 어머니 손을 꼭 잡고 본가 안으로 들어간다. 누가 알긴 알까. 어머니 앞에서는 그저 한 마리 순한 강아지 되는 온화였다.

함께 시화의 방으로 간 이른 아침부터 오전 시간을 꽉 채워 어머니와 보냈다. 그간의 학당 일들을 재잘재잘 떠들거나 집안에서 있었던 일을 듣거나 어머니 무릎을 베고 누워 손길을 받거나-

"그래서 말이어요. 아회 오라비 머리 내가 다시 묶어주구-"
"호호. 화야 여전히 장난기 짙어. 그 아회 도령이 어지간히도 좋은가보구나. 일향이 수일이 들으면 서운해하겠어."
"향이 오라비는 향이 오라비구 수 오라비는 수 오라비인 걸! 그리고 아회 오라비는 내가 아무리 장난쳐도 화도 안 내고 손도 안 드는데. 내가 싫은 것도 아니래요. 그러니까 좋아!"
"그러니? 언제 한 번 집으로 초대하렴. 화야가 신세 많이 졌으니 어미가 얼굴 보고 고맙다는 말 정도는 해야겠구나."
"히히. 응! 물어는 볼게요. 아, 그리고 그리고-"

그리 하다보니 시간 훌쩍 흘러가는 것이 어찌나 야속한지. 뭐 하나라도 더 하고픈 마음에 조금 이른 중식도 함께 했다. 오후엔 어머니도 일이 있고, 제 용건 있어 얄짤없이 아버지를 뵈러 가야 하니 어쩔 수 없기도 했다. 아쉬운 마음 달랠 겸 시화 손 잡고 아버지의 집무실 앞까지 같이 갔다. 문 앞에서 손 놓기 전 다정한 손길이 온화 얼굴 쓰다듬어주었다.

"우리 어여쁜 딸. 이 어미는 늘 화야 편이란다. 잘 해보렴?"
"응!"

웃으며 크게 고개 끄덕이니 시화 손 스륵 놓고 홀로 복도 걸어갔다. 긴 복도 끄트머리에서 제 어머니 모습 안 보일 때까지 지켜보고서야 심호흡 한 번 크게 하고, 집무실 문 두드린다. 그러자 기다렸단 듯 안에서 들어오라 소리 들려와 대문 열 때마냥 또 벌컥 열어재꼈다. 종이와 먹과 나무 내음 훅 끼쳐오는 방 안 두터운 나무 책상 앞에 앉은 아버지 온일이 긴 서류 들고 있었다.

"아버지 예 계신가! 온화 왔소!"
"그래. 예 계신다. 얌전히 문 닫고 저기 앉아 있거라. 이것만 보고 가마."
"네이-"

이제 그런 행동이 익숙한지 온일이 가서 앉아있으라 하니 온화 익살스럽게 대답하며 들어가 문 닫았다. 그러자 안쪽에서 작은 웃음소리 들린다. 그리로 고개 돌리면 오라비 일향이 먼저 접대용 자리에 앉아 웃음 짓고 있었다. 저도 얼른 그리로 가 일향 옆에 앉으니 그가 미리 준비한 차를 내어주며 말했다.

"아침 일찍 왔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어머님과 있다기에 보러 가진 않았단다. 응. 재밌게 놀고 왔니?"
"물론이요! 이것 보오. 어머니가 머리 땋아주셨소!"
"그래. 곱다. 잘 어울려."
"히히."

온화 예쁘게 땋인 머리를 보여주자 일향이 잘 어울린다며 머리를 살짝 토닥인다. 일향과도 잠시 요즈음 얘기를 하고 있으니 서류 다 본 온일 와서 맞은편에 앉았다. 남매는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찻잔을 내려놓고 자세를 고쳤다. 온일은 일향이 따라준 차를 한 모금 마시고, 한 숨 돌린 후에야 온화 보고 말했다.

"네 서신은 잘 보았다. 이론은 훌륭하더구나. 헌데 네 그것 가능케 하는 물건 찾은 것이 정녕 사실인 게냐? 적당히 둘러대는 것 아니고?"
"아- 아버지, 의심도 많소. 말해 무엇할까. 직접 보시오."

대화 시작부터 온일이 미심쩍은 낌새를 보이자 온화 질린다는 듯이 고개 절레절레 저었다. 그리고 주저없이 그것 꺼내 접대용 탁상에 척 하니 올렸다. 이 집 대문 넘기 전부터, 기숙사에서 나설 적부터 줄곧 허리춤에 있었으며 어머니와 노닥거릴 적에도 한 방에 두었던 그것. 금칠 드문드문 붉은 검집에 든 역린검이었다. 쉬이 볼 수 없는 기묘한 생김새에 온일과 일향이 감탄 흘리며 만지려 하자 다시 냉큼 집어들었지만.

"어허. 이 녀석, 나 못지 않게 성깔 있어 주인 외에 건들면 문다오. 그러니 만질 생각은 마소."
"검이 물긴 뭘 물어. 거기 달린 늑대 조각이 물기라도 하여?"
"내 농담 아니니 믿기 싫으면 믿지 마오. 아무튼 내 것이오 이건!"

검집 소중히 품에 안고 제 것이라 피력하는 온화 보고 온일과 일향은 손 거두었다. 저것의 내력 알려주지 않아 알 길 없으나 온화 대하는 것만 봐도 보통 물건 아님은 알 수 있으니. 괜한 실랑이로 귀한 시간 흘리는 것보다 대화 진도 나가는 것이 합리적이라 판단한 온일은 다시 말 이었다.

"그래. 물건 제대로 있으면 되었다. 실상 그것 하나만 있으면 될 일이기도 하고. 내 가주로써 허락하마. 네 하고 싶은 것, 할 수 있게 해주마."

그 말 떨어지기 무섭게 온화 눈 동그래지고 반짝반짝 해진다. 기대 품은 얼굴로 거듭 제 아버지 한 말을 되물었다.

"그것 참말이지요? 후에 무르면 안 되오?"
"네 그럴까봐 향이 불러다 놓지 않았느냐. 내 허락 같이 들었으니 이제 무르고 싶어도 못 무른다."
"야호! 아버지 제일이오!"

다 큰 계집애가 그것도 옷차림 칠칠치 못한 것이 두 팔 번쩍 들며 기뻐하니 지켜보던 둘 눈 내리감으며 고개 절레절레 흔든다. 그러거나 말거나 제 목적 달성한 온화 그저 기뻐서 웃으며 검의 늑대 조각 쓰다듬었다.

얘, 내 앞으로 너 굶길 일은 없을 것 같다. 그러니 우리 오래오래- 같이 있자?

검 만지작대며 웃는 것 보고 온일과 일향 말한다.

"그게 그리도 좋으냐? 어이구. 저 웃는 것 좀 보게."
"어여쁘니 보기 좋지 않습니까. 아버지. 저는 화 누이 웃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나도 싫다고는 안 했다. 읏차. 그럼 얘기는 이쯤 하고 밥 때에 다시 보자꾸나."

온일 먼저 일어나며 그리 말하니 방실방실 웃던 온화 얼굴 단박에 울상되었다.

"에엥. 나는 저기 어머니랑 먹을 거요!"
"연 부인과는 점심 먹었잖냐. 저녁 쯤은 이 애비랑 먹자. 아니다. 같이 먹으면 되겠구나. 어때, 그럼 괜찮지?"
"치. 알겠소. 대신 그 전까지 어머니랑 놀고 있을 거요."
"그러거라. 내 놀아주고 싶어도 일이 많아 아쉽게 되었구나."
"흥- 이요. 그럼 나 먼저 가오!"

다시 붙잡힐새라 냉큼 일어나 검 챙겨들고 후다닥 집무실 빠져나간다. 지켜보던 온일은 아이고- 하며 짧은 한숨 쉬었고 일향은 하하 소리내어 웃었다. 저리 굴어도 혼을 낼 수가 없으니 안타까우나 동시에 저리 굴어줌이 그들에겐 구원이나 마찬가지였다. 이윽고 온일 책상 앞에 다시 앉았다. 옆에 쌓인 서류 일부 집어와 그 내용 보고 있으니 아직 떠나지 않은 일향 목소리가 들려온다.

"아버지. 이제 정말 무를 수 없을 것인데. 괜찮으십니까?"
"괜찮지 않을 것은 무어냐. 나는 그런 방법이라도 생겨서 다행이라 생각한다. 꼼짝없이 날릴 시간, 어떻게든 해볼 가능성이라도 생긴 것 아니냐."
"맞는 말씀입니다. 부디 득이 되길 바라야겠군요."
"그렇지. 그러니 전에 내 말한 것, 미리 준비해 두거라."
"예. 아버지."

자리에서 일어난 일향 공손히 허리 숙여 보이고 차분한 걸음으로 집무실 나갔다. 제 아해 둘 나가고 비로소 홀로 남은 온일. 주변에 어떤 기척이 들리지 않을 쯤. 보던 서류 내려놓고 조용한 한숨 길게 내쉬었다.

"가능성이라."

그 끝이 정녕 바라지 않던 것이라면-

아, 언젠가 이 날을 후회하는 날만 오지 않기를 온일 말없이 생각했다.



아침 훌쩍 지났던 것처럼 낮도 훌쩍 지나 묘시 즈음, 작은 가족 식사가 있었다. 류 가주 부부와 그들의 자식 온화 그리 셋 모여 단란한 식사 시간을 가졌다.

"그래서, 그 도령 하도 이상해서 두고 나와버렸지 뭐예요! 아으. 내 살다 살다 그리 소름 돋는 도령은 처음이었어요."
"세상은 넓고 사람은 많으니 그럴 수도 있지. 화야, 너도 만만치는 않단다?"
"흥! 내 이런 것은 아버지 때문이요! 부인도 다섯이나 두고서!"
"후후후. 하긴 그렇구나.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라고도 하니."
"아니 세상에 그런 말이, 부인, 부인마저 내 편이 아닌 게요?!"
"음- 음, 오늘따라 찬이 맛이 좋네요. 자, 화야. 이것도 먹으렴."
"어? 응? 부인-?!"

온화 질색하긴 했으나 정작 시간 되니 재잘재잘 떠드느라 바빴고 부부는 그런 자식의 모습 보며 흐뭇해 했다. 여느 집에나 있을 법한, 평범한 식사 시간이었다.



해 저문 뒤에도 줄곧 가문에 있던 온화의 방에 누군가 문을 두드린 것은 밤이 푹 깊어진 축시 무렵이었다. 달조차 희미하게 기울어진 밤에 찾아온 이는 일향이었다.

"화 누이야. 나란다. 준비는 다 했니?"
"기다리다 조는 줄 알았소. 물론 진즉 다 하고 있었지."
"그래. 잘 기다렸다. 이제 같이 가자꾸나."

낮과 달리 검은 옷 간단히 차려입은 일향과 비슷하게 입었으나 자질구레한 것 다 내려놓고 오로지 검 한 자루 붉은 두루마기 한 겹 걸친 온화 같이 가문 밖으로 향했다. 안경 쓰지 않아 그대로인 얼굴에 실낱 같은 달빛이 물결마냥 흩어진다.

뒷문으로 나온 남매는 대기 중이던 마차 타고 곧장 어딘가로 향했다. 그네들의 집에서 그리 가깝지는 않으나 아주 멀지도 않고, 으슥하기는 남달리 으슥한, 어느 이름 모를 산 기슭까지였다.

일향의 솜씨로 무사히 도착해 내려보자 먼저 와 있던 온일과 그 수행원 몇, 그리고 눈과 입 막히고 사지 묶인 건장한 사내 다섯이 바닥에 무릎 꿇어져 있다. 남매 도착한 것 보고 온일 고갯짓 하니 수행원 중 하나가 사내들의 눈가리개를 풀어주었다. 그 전까지 조용하던 사내들은 시야가 트이자마자 버둥대며 막힌 소리를 내대길래 수행원이 머리 갈겨 조용하게 만들었다. 그들 조용히 상황 파악이 되어갈 쯤, 사내들 보며 온일 말했다.

"듣거라. 너희 극악무도한 죄 지었으며 속죄하려고도 하지 않아 그 업 더욱 무겁게 만들었다. 하여 여생 가두는 것을 너희 벌로써 삼으려 했으나 그리 해선 처우에 있어 공평함 맞지 않느니."

그리 말하고 고갯짓 하니 수행원들 일제히 사내들의 구속 풀어주었다. 풀어주고 따로 혈도도 짚지 않으니 이게 무슨 일인가 어안이 벙벙한 사내들에게 단비와 같은 말 들린다.

"내 특별히 너희에게 다시 자유 누릴 기회 주겠다. 어려운 것 아니다. 한 시진. 이 산에 들어가 한 시진 동안 류 가의 추적에서 도망쳐보거라. 시간 내에 잡히면 두 번 다시 기회는 없을 것이며 성공하여 운이 좋으면 새 삶을 살 수도 있겠지. 어떠냐. 도전할 테냐? 아니면 다시 곱게 옥으로 들어가겠느냐?"

사내들, 류가에 잡혀 구속되어 있던 죄인들 듣기에 한없이 달디 단 제안을 누가 거절할까. 말 끝나기 무섭게 서로 눈치를 보던 죄인들은 비틀대며 일어나더니 앞다투어 컴컴한 산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파사삭. 빠드득. 어찌나 급한지 잔가지를 꺽고 수풀을 마구잡이로 헤치며 나아가는 그들의 모습 곧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럼에도 온일 그리고 남매는 여유로이 뒷짐을 지고 다만 그런 대화 나누었다.

"자. 무대는 준비 되었다. 언제 들어가겠느냐?"
"일 각 후에 가겠소. 밤이고 저 치들 무기도 없으니 그 정도는 줘야지."
"무기야 어련히 알아서 조달할 것을. 너무 쉬이 찾을까봐 일부러 그럼을 내 모를 줄 알고."
"히히히! 역시 아버지 눈은 못 속인다니까."
"화 누이야. 두루마기는 두고 가렴. 돌아갈 적에 걸칠 것 하나는 있어야지."
"음- 것도 그러네. 자. 향 오라비가 갖고 있어주오."
"그래. 밤이니 너무 날뛰지 말고."
"내 자중은 해 보겠으나 될지 모르겠소. 그동안 너무- 오래 참았으이. "

흐히히히... 밤벌레조차 울지 않는 산기슭에 음산한 웃음소리 낮게 흘렀다. 온일과 일향 말없이 산 쪽을 바라보며 그저 시간 죽였다.

정확히 일 각 지났을 때. 온화 천천히 검 뽑아들었다. 스르릉- 소름 끼치는 소리 내며 뽑힌 검 어둠 속에서도 날이 선득하다. 검을 들자 안광에 붉은 이채 감돌고 시작하고 긴 호선 그린 입술 사이로 낮게 깔린 숨 새어나온다. 어디선가 딱, 딱, 딱, 이 부딪히는 소리 들려온다. 마치 변화를 알리는 신호음처럼. 온일과 일향이 지켜보는 가운데 그 모습 고스란히 드러낸 온화. 몸 스윽 낮추더니 쏜살같이 산으로 달려 들어갔다. 붉은 궤적 순식간에 사라진 후 잠시 대화 오갔다.

"향아."
"예."
"너는 몇에 걸 것이냐?"
"아버지 먼저 거시지요."
"음. 반 시진 하고 이 각 하마. 낮도 아닌 밤이고 다섯인데 그 정도는 걸리겠지."
"그럼 저는 반 시진에 일 각 하겠습니다. 도구가 갖춰진 화 누이라면 그 정도는 거뜬할 겁니다."
"그래. 알겠다. 기다리는 동안 바둑 한 판 두자꾸나."
"예."

그저 산보 나온 듯이 느긋한 걸음으로 둘은 수행원들이 펼친 자리에 앉았다. 그 가운데 바둑판 놓고 흰 돌 검은 돌 올려가며 부자지간의 한 때를 보내는 동안. 어둡고 어두운 산 속에서는 멀게 때로는 가까운 곳에서 비명소리와 웃음소리 번갈 아 울려퍼지고 있었다...



처벅... 처벅...

그 날 밤. 정확히 반 시진 지나고 일 각 조금 덜 채웠을 시각. 그야말로 세상 어둠에 휩싸여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을 그 시간. 이름 모를 산에서 한 사람 내려왔다. 머리부터 발 끝까지 피에 젖어 피로 물들어 검은 옷마저 붉게 물든 그 이는 한 손에 피범벅이 된 검 한 자루 들었다. 그리고 남은 손에는 사내 머리 다섯- 그마저도 하나는 턱이 없거나 하나는 세로로 잘렸거나 한 머리를 죄 엉겨 들고 있었다.

사람이라기엔 무시무시하고 아니라기엔 너무나 이질적으로 '아름다웠기에' 지켜보던 수행원들 모두 숨을 삼켰다. 움켜 쥔 손 풀어 들고 온 머리 후두둑 떨어뜨리니 바둑 두던 아버지와 오라비 일어나 다가온다. 아무렇지 않게 다가와 머리 위로 벗어두고 갔던 붉은 두루마기 덮어주고 손수 얼굴 닦아준다. 붉은 기 남았으나 겨우 희게 드러난 얼굴에 환희로 가득한 웃음 만연했다. 재차 흐르려는 핏물, 손으로 슥 밀어준 아버지가 묻는다.

"어여쁘구나. 화야. 그래. 즐거웠느냐?"

다정한 물음에 고개 기울여 손에 뺨 기댄 온화 대답했다.

"응! 너무 너무 재밌어서- 너무 많이 해버렸어요!"

사람도 요괴도 짐승도! 보이는 대로 다 베어버렸어! 잔뜩! 많이!

지근거리에서 듣고 있던 수행원들 등에 소름 쭈뼛 돋았다. 허나 결코 내색은 않은 채 서서 이만 돌아가자는 그들 주인의 말을 따랐다. 묶어두었던 마차 다시 풀어 채비 하는 동안 온일과 일향, 온화 차례로 올라탔다. 앞서 남매 타고 왔던 마차는 남은 수행원들이 산에서 요괴 시체 거두어 싣고 올 것이다. 그저, 어느 주말 밤에 야행을 나섰다 돌아온 듯이.



뭘 해도 제대로 되지 않아
싫어진대도 돌이킬 생각은 없어
점점 깨닫고 있어 나도 같아지고 있다는 걸
그렇다 해도 처음으로 돌아갈 수는 없어

라니

아무것도 안하고 있을 뿐이잖아?
그러니까 이제부터 잔뜩 해버릴거야!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나. 탈진. (털석)

545 온화주 (VKG0A7Uwrw)

2023-05-17 (水) 23:16:07

늦었지만 캡틴 잘 자구~ 윤하주도 푹 쉬구~ 햐 진짜 하얗게 태웠다...

546 윤하주 (clCDOm95Fo)

2023-05-17 (水) 23:21:59

헉 엄청난 길이의 글이야 ... 근데 금방 다 읽어버렸어!! 뭔가 비설 같은게 조금씩 나온 느낌이네 :3

547 온화주 (VKG0A7Uwrw)

2023-05-17 (水) 23:36:57

구석구석 이것저것 쑤셔넣었지~ 사실 좀더 짧고 깔끔하게 쓰고 싶었는데 무리였다 생각나는거 다 써버렸다~

548 윤하주 (clCDOm95Fo)

2023-05-17 (水) 23:47:03

중간에 이상한 도령이 나왔어! 인식이 단단히 박혀버렸군 ..

549 온화주 (VKG0A7Uwrw)

2023-05-17 (水) 23:51:20

ㅋㅋㅋㅋㅋ 온화가 윤하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경계합니다~

550 윤하주 (TM8M3zPgho)

2023-05-18 (거의 끝나감) 00:01:38

흑흑 ... 착한 아이니까 너무 미워하지 말아죠!!! (끌려감)

551 온화주 (tDHEx0LoNI)

2023-05-18 (거의 끝나감) 00:24:13



이거 독백 쓰는 내내 듣고있던거!

착한~거는 둘째치고 무서운걸~ 호에엥~

552 윤하주 (TM8M3zPgho)

2023-05-18 (거의 끝나감) 00:30:02

내일 들어봐야겠군! :3

한편으론 무섭기도 하려나 ... 근데 어디가 무서운건지 잘 모르겠다!

553 온화주 (tDHEx0LoNI)

2023-05-18 (거의 끝나감) 00:37:18

음~ 좀 오싹하다고 해야 할까? 그런? 막 공포! 호러! 그런거보다 스산한~ 그런 느낌~

554 아회 - 온화 (Z1stEUYJ3g)

2023-05-18 (거의 끝나감) 00:44:35

한 시도 방심할 수가 없으니 이거 원. 머리 빗겨줄 적 아회 얌전히 있었으나 자세 곧은 것이, 누군가에게 머리빗질 받는 것이 퍽 익숙한 모습이었다. 하물며 잔소리까지 익숙했던 모양인지 나긋나긋 대답하는 꼴도 얌전하기 그지없고 딱 자태 양갓집 사람이니, 무 씨 가문도 과거 죄인들 모았다는 북부에 있다지만 죄인들의 후손들이라고 사는 것이 남들과는 다를 바는 없는 모양이다.

"…노력하겠소."

생각해 보니, 사용인이었나, 기억나지 않는 누군가 챙겨준 동백기름이 아마 있을 터인데…… 기숙사 짐은 실용적인 것을 제외하면 어지간하면 풀지 않는 편이라, 어디에 있을지는 찾아보아야겠거니. 그런 생각을 하며 아회 자세 바르게 유지하고자 한다. 아회의 머리카락은 빛이 바래버린 색이었다. 제사장 집안에게 널리 알려진 무 씨 집안은 대대로 푸른빛의 머리를 가졌으며 직계일수록 그 깊이가 남달라 밤하늘 보는 것 같다 하였건만, 아회는 새벽녘 안개요 잿빛에 가까우니 기이한 편에 속했다. 그런 머리카락 올릴 적에 아회는 일절 미동 없다. 긴 머리 위로 올려 붓으로 고정할 적 드러난 목은 새하얗되 가느다랗고, 깃에 가려졌으나 희미한 흉터가 그림자 너머로 언뜻 드러났다.

"응?"

머리에 꽂힌 것이 무엇인지, 아회 기껏 쪽 진 머리카락 망가질까 조심스럽게 손으로 더듬어 정체를 유추한다. 빗이로구나. 오돌토돌한 고양이 형상이 느껴지는 것이 손에 쥘 적 제법 촉감 괜찮겠거니 싶다. 그래, 머리짝 내버려 둘 것이 아니구나. 해야 할 일이 있어야 나 또한 제대로 된 삶을 영위할 수 있을 터이지. 짧은 깨달음 뒤로 아회 옅은 호선 입에 그렸다.

"…귀한 선물이구료. 감사히 받겠소."

허리 휘감길 적엔 아직도 익숙해지지 못했는지 움찔 떨더니만, 뺨 대었을 때는 이번엔 봐준다는 듯 얌전히 도망치지 않고 있어준다. 많이 아낀다, 싫어하지 말아 달라. 아회 빗 느긋하게 매만진다. 오돌토돌한 부분 엄지로 슥 문지르며 느릿하게 고개 숙인다.

"걱정일랑 접어 두시오."

선에 들어온 사람은 내치지 않는다. 선 안에 들이는 것을 거절하지도 않는다. 그것이 아회였으니, 먼저 떠나지 않는 한 그 또한 자리를 지키리라. 아회 언제 그랬냐는 듯 여인이 제멋대로인 고양이처럼 곁을 떠나자 꾸러미 손에 쥐며 조심히 일어선다.

"먼저 가시오. 아무래도 해야 할 것이 있는지라. 마음 같으면 바래다주고 싶으나 조금 어렵겠구려."

그리 말하며 공손히 고개 숙이니, 누구에게나 보이는 친절이겠다. 그렇게 아회 떠났구나, 인기척 아예 없음을 깨닫고 나면 조용히 고개를 돌려 호수 쳐다보았을 터이다.

"조만간… 북부에 들러야겠어."

바람결에 부적 타는 냄새 싣고 오니, 늘어뜨린 손 너머로 보이는 것은 무엇인가.

// 막레여요...!! 고생하셨어요...!!!!

555 온화주 (tDHEx0LoNI)

2023-05-18 (거의 끝나감) 00:52:38

와! 아회 막레까지 반응 넘 맛있고~ 긴 일상 고생했어 아회주~~ 우히히 만족스러웠다~

556 가현주 (kECeTSgL5.)

2023-05-18 (거의 끝나감) 01:46:23

웹박수로 질문 보내놨으니 시간 날때 확인해줘~~ 하 벌써 새벽.. 그래도 이틀만 더 버티면 휴일... 이제그만 날 쉬게 해라 현생아...

557 아회주 (Z1stEUYJ3g)

2023-05-18 (거의 끝나감) 01:55:08

>>544 참 예쁜 나날이구나, 가족들의 사랑은 따스하구나 싶었는데. 어쩜 이리 끝으로 갈수록 오싹하고 매콤한지... 엄마 앞에서는 온화도 응석 부리길 좋아하는 아이로군요. 아회 이야기가 언급되었을 때, 장난치는 모습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 보여요. 어라, 류 가에 가게 생겼어...? 독백을 읽어보니, 역린에게 밥을 주는 것 같네요. 응. 특히 '얘, 내 앞으로 너 굶길 일은 없을 것 같다.' 이 부분은... 정말 두렵네요. 극악무도한 범죄자 잡는 곳이라더니만, 결국 사형을 집행하는 것 같아서 두렵네요. 망나니, 망나니 하던 것이 진실로 망나니가 되어버렸으니... 하물며 가족들은 이 상황이 당연한 것 같으니, 무언가 숨겨져 있는 걸까요. 아니면 집안 대대로 그런 건지... 하나는 턱이 없다, 세로로 잘렸다. 어쩜 이리 두렵고도 잔악할 수가. 아름답다는 묘사에서 숨을 참게 되었어요. 여유롭던 온화는 어디가고 응석받이 아이만 남았는지. 아찔하면서도 매콤한 독백이었어요...(긁어보고 사망함) 온화주는 역시 금손이어라...

558 아회주 (Z1stEUYJ3g)

2023-05-18 (거의 끝나감) 01:59:53

>>556 (가현주 뽀담...)

으음, 으으음. .dice 1 2. = 2
1. 듣고 잇는 것
2. 말하며 잇는 것?

559 가현주 (kECeTSgL5.)

2023-05-18 (거의 끝나감) 02:12:37

>>544 내가 미쳤지 이걸 못보고 다른데에 정신이 팔려 있었냔 말이냐며 (이마 팍) 허나 나 미식헌터 임가현주 미식의 향기라면 절대 놓치지 않는 집념의 인간 ^Q^ 항상 느끼는거지만 우리 어장 시트캐 오너들의 가문 묘사력이 대단함 초반~중반부에서는 그저 한 없이 단란한 가족 모습을 보여주다가도 중반에서 후반부로 접어드는 시점 뭔가 쎄하게 숨겨진 게 한두개씩 나오다가 후반부 가면 급작스럽게 하강하면서 이야기 전개가 극적으로 변하고 초중반 부분과 대비를 이루는 이 맛 이게 진짜 미식이지 그렇고말고~~

머릿속에서 그림이 너무 잘 그려진다는거야 예~~전에 한번 유혈 픽크루 올렸을때 그 모습이 온화 모습에서 비쳐보이고.. 빨간 두루마기 빨간 머리칼 빨간 눈동자 그리고 빨간 검집까지 뭐 하나 거를 타선이 없이 조화로워 어둑어둑한 주변이랑 완전 대조되는 느낌이라 더더욱 짜릿해 앞으로도 역린검 많이많이 애용해달라며.. 레이드때도 들고 다 슥삭해버려~~! (방방) 그리고 이야기와는 별개로 묘사되는 처음 글과 마지막 글... 시트캐들이랑 일상 진행할 때 짤막짤막하게 보이던 온화네 오빠들 말 떠올리면서 보면 뭔가 겹쳐 보이는게 있단 말이지?? 분명 과거에 뭔가 일이 있었고 그게 가족들이랑 깊은 연관이 있을 거 같고... 하 오늘도 미-식이구만 완식 완료 ^Q^
끝난 줄 알았지?????? 나는 스포를 봤지 독백 긁어보는건 내 전문이지 원하는대로 바라는대로 전부 이루어버리는거야 야호 ^-^!!

560 가현주 (kECeTSgL5.)

2023-05-18 (거의 끝나감) 02:14:26

Q. 임가현주 오늘따라 왜 이렇게 주접 주체 못하고 날뜀??
A. 오전~저녁 더위에 맛탱이가 한껏 가버림 ^Q^

아회주 안녕~~ 뭐지뭐야 다이스가 굴러갔어 :D!!!

561 온화주 (tDHEx0LoNI)

2023-05-18 (거의 끝나감) 02:17:52

>>556 (토닥토닥) 이틀만 더 힘내자구 가현주~~ 화이팅!!

>>557 희희 이런 반응 보는 맛에 독백 쓰지~ 달달매콤 그라데이션으로 표현해봤는데 입맛에 잘 맞았을까~? ㅋㅋ 초대 얘기는 나중에 일상 또 하게 되면 물어볼거래~ 행실만 망나니였지만 이제 진짜 망나니 되엇습니다 짜잔! 그치만 망나니보단 사냥꾼 내지는 맹수일지도~ 그야 먹잇감 풀어놓고 쫓아서 잡는건... ㅎㅎㅎㅎㅎ 가족들의 반응도 포함해서 비설이지롱~ 요건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풀릴거야~ 그나저나 아회주~

긁었구나...? 봐버렸구나......?

>>559 캬~ 역시 미식가다운 반응~ 전개부터 내용까지 꼼꼼하게 먹었구나! 이 셰프 기쁘기 그지없사옵니다~ 색감 대조 은근 신경쓴 부분인데 그걸 캐치해주다니 넘모 감동이구~ ㅋㅋㅋㅋ 기대에 부흥하여 앞으로도 역린이 활약 많이 보이겠읍다^^ 첫글과 막글 관련은~ 아~직이라네~ 호호 나중을 기대해주시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나를 스포로 역공하다니 사스사 가현주 방심할수 없군 기래... >:3

562 가현주 (kECeTSgL5.)

2023-05-18 (거의 끝나감) 02:25:30

>>561 아 그럼요 당연하죠 임가현주 따블집중 안된다 뿐이지 한번 집중하면 뭐든 다 비워버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독백 볼 때 전개도 전개지만 머릿속으로 그림 그려가면서 읽는 편이라 그림 더 잘 그려지게끔 묘사되는 부분 있으면 절대 안 놓친다며 (두둥) 하 역린검 쥔 온화의 활약 앞으로도 기대할게!! 이 조합은 과연 어떤 캐미를 보여줄지 그리고 졸지에 목줄차게 된 우리 안쓰러운() 하 사감님의 반응은 또 어떨지 상상만 해도 맛있는 부분 ^-^ 킄 좋아 나중을 기대하며 적폐망상 한가득 해야지... 이거구나 하고 감 잡는 부분 있으면 임가현주 무한추측모드 켜지고 밑도끝도 없이 파버릴거니까 각오할 것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스포는 스포로 받아쳐주는 게 내 신좁니다.. 하 이틀 따아아악 이틀만 더 달린다.. 힘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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