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 떨어지는 소리, 근방에서 느껴지는 예기. 찰나의 순간이지만 아회는 공격이 닿았더라면 단명했겠거니 깨달을 수 있었다. 생사를 넘나드는 싸움이라는 사실이 피부에 극명하게, 따끔하게 다가온다. 미쳤구나. 정녕 난세요 전란의 혈운 드리웠다 해도 어찌 정신을 놓고 학생을 공격하고, 그걸 사감이란 것들은 방관해.
"……."
기시감. 기억이 떠오른다. 그 느낌이, 순간이…… 아회 주변 눈치를 보듯 슬쩍 고개 돌리다 그대로 치켜 올린다. 안타깝다는 듯 혀 기묘하게 찬다. 말 안 듣는 짐승 때려 교육시키는 건 옛적 악습으로 끝내야 하거늘…….
"그걸 학생한테 시켜……."
아회 그대로 부적 태운다. 일단 가둬보실까. 얼음으로 된 창살로 주위를 에워싸면 더 좋겠다.
칼을 놓아버렸으니 피를 볼 일이 없겠거니 했는데 마냥 그런 건 아니었던 모양이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라도 가는 걸까? 점차 부적 뭉치가 얇아지기 시작한다. 부적을 전부 써버리기 전에 끝내거나. 아니면 추가로 육탄전을 벌인다거나. 그도 아니면 부적 리필을 핑계삼아 그 분께서 명하신 물건을 찾으러 갈 수도 있겠다.
"일부라.."
하 사감이... 음. 하 사감이었던 것이 꺼내는 이야기는 퍽 흥미로운 것들이었다. 검을 보고 자신의 일부라 칭하지 않나. 원초부터 인간들에게 공포스러운 존재였다고 하질 않나. 생각해보면 참 재밌지. 원초부터 공포스러웠던 존재여야 하는 것은 오직 그 분 뿐이어야 하는 것을. 가현은 입꼬리를 슥 올린다. 음. 슬슬 심기가 조금 건드려지는데. 제대로 진압해볼까. 사감의 눈으로 부적을 날려, 폭발을 일으켜버리는 장면을 머릿속으로 그린다.
하 사감에게 발길질을 할 적까지만 해도 온화 정신 온전했다. 사방에 피 널려있으나 그 정도는 견딜 수 있었다. 참을 수 있었다. 그러나 손에 검 쥔 순간. 코등이의 늑대 얼굴 딱딱대는 것 본 순간. 눈 앞이 아찔해졌다. 동시에 그 때까지 무시할 수 있었던 피의 내음이 콧속에 박혀들었다.
아지랑이마냥 아른거리는 살육의 전경. 밤의 하늘. 그 가운데 휘영청 떠오른- 잊을 수 없는 그 맛 온화 고개 툭 떨어졌다. 안경이 찰랑이며 내려졌다. 서서히 어깨 들썩이고 킬킬대는 웃음소리 흘렀다.
"...이를 어쩌나. 싫소만?"
돌려달라 으르렁거리는 하 사감의 말에 대꾸하는 온화 목소리 평온했으나 어딘가 불온하다. 숙인 고개를 난잡한 머리칼이 가려 표정 보이지 않으나 기이하게 올라간 입꼬리와 그 사이 송곳니가 선명하다. 하 사감이 발톱을 휘둘렀으나 그것 보지도 않고 흐늘거리며 피했다. 피하기만 했을 뿐일까. 겁도 없이 하 사감의 간격 안으로 파고들어 검 아래로 치켜들었다. 그리고 가차없이 하 사감의 전면으로 휘두른다.
원래로 되돌리지 못하는 당신을 적대할 수밖에 없음과, 다른 이들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함에 연은 더 할 수 없는 무력감을 느낀다. 몇 방울의 눈물은 넘쳐흐르며, 물줄기가 된다. 하나도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면. 차라리 자신이 다치는 것이 더 나을 것인데. 연은 제 절망적인 마음을 번개로 다시 당신을 내리치려 한다.
떨어뜨린 검을 적룡의 소녀가 가져가자 자신의 일부라며 소리치는 사감을 보며 그는 검을 바라보았다. 겉으로 봐선 잘 모르겠으나 저 사감이 저런 반응을 보일 정도라면 별로 좋지 않은게 아닌가 싶었지만 여러 곳을 신경 쓰기엔 눈 앞의 사감이 너무 부담스러웠기에 다시 신경을 집중하며 말했다.
" 인간을 죽이려면 죽임 당하는 것도 생각하셨어야지요. "
공포스러운 존재라 한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하는데 인간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았다. 그리고 그 꿈틀은 지렁이와 다르게 목숨까지 앗아갈 수 있을 정도라 무서운 법이기도 하다. 그는 얼굴을 찌푸리며 다시 한번 부적을 던졌다. 아까처럼 대기를 찢어서 열상을 유도한다.
바로 눈 앞에서 하 사감이 베였다. 그 사이로 푸른 피 흐른다. 벌어진 살갗마냥 벌이진 입술 사이로 히- 가는 환히 새었다.
검의 날이 살갗 베는 감촉은 한 번 알게 되면 다신 잊을 수 없다. 딱딱한 나무토막 치는 것, 다 죽어가는 요괴 목 찌르는 것, 그 까짓 것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아. 살아 숨 쉬는, 맥이 뛰고 피가 도는 것을 베어야만 비로소 숨이 트인다. 이미 알아버린 것 돌이킬 수 없어.
온화 제 손에 들린 검 떨기 시작하자 나긋하게 토닥였다. 쉬이. 착하지. 네 바라는 것 들어줄 테니 채근하지 말렴. 네 바라는 대로 내 움직여줄 테니 자, 역린이면 역린답게-
"아, 어딜 가시어요? 저와 놀아주셔야지요."
사근사근 읊조린 것과 달리 땅을 거칠게 박차며 하 사감의 뒤를 쫓는다. 누군가를 향해 달려드는 하 사감의 뒤로 바짝 접근해 등 뒤에서부터 검을 찔러넣는다. 급박한 움직임에 흘러내렸던 머리카락 일순 걷히며, 환히 웃고 있는 온화 얼굴 드러났다.
그의 외침에 윤하는 작게 중얼거리고서는 사감이었던 것을 노려보았다. 인간의 본성을 짓누르는 것은 압도적인 강함뿐이다. 그것에 조금의 틈이라도 보인다면 그 본성은 스멀스멀 고개를 다시금 들 것이니. 인간의 시대가 온 것을 원망하라며 그는 부적을 다시 손에 쥐었다. 허나 상대가 자신에게 달려드는 것을 본 그는 급하게 뒤로 물러나며 부적을 던졌다.
" 이번에 다치는건 좀 더 아플 것 같습니다? "
부적은 땅바닥에 꽂혀 사각형의 바위기둥을 만들어내려 했다. 뚫릴 것 같긴 하지만 그 사이에 사선에서 피하려는 생각이었다.
우습다 못해 기가 찼다. 아무리 아회가 잿더미 같은 사람이라고 해도 일말의 감정을 갖게 만들고 마는 발언이었다. 왜 인간은……. 입속에서 발음을 따라 굴려본다. 사감이 어떤 존재이든 인간들은 무슨 상관이겠나? 인간은 같은 인간도 앗아가고, 하물며 신에게 도전까지 하는 족속들인데. 아회 느릿하게 미소 짓는다. 아무렴 그런 족속들인데.
"예. 당신이. 아니면 내가 사감을 하겠습니까?"
혼란스러운 듯싶은 사감에게 콕 집듯 얘기하고는 아회 주변의 소란에 집중한다. 봐, 이런 족속이잖아. 사감이라고 한들 공격해서 제압하려 들고, 죽이려 들며, 피를 보려 들지. 아무리 영적 존재라 한들, 아니면 인간을 초월했든. 그게 인간이다. 그리고 나도 인간이지. 아회 손에 든 부적 불탄다. 짐승 제압할 때 쓰는 덫 상상한다. 차가운 얼음으로 되어 발목을 죄어들길 바라며.
당신이 쓰러지면 연은 혹여나 당신이 죽은 것은 아닌지 하는 불안감을 느낀다. 그 불안은 자신이 당신을 다치게 했다는 것으로 가슴속에 묵직하게 자리 잡고, 굴러다니면서 고통스럽게 하는 것이었을까. 급히 달려가 당신의 상태를 살피면 저희가 알던 그 모습으로 돌아와 있다. 그에 연은 고통스럽게 하던 감정에서 벗어나며, 새어 나오던 눈물을 빠르게 두 손으로 닦아낸다. 입술을 삐쭉 내밀고서 하 사감을 주먹으로 내리치나, 힘이 들어가지 않은 솜 같은 주먹이다.
가현을 보고 흠칫 놀랜 夏사감이 시선을 피했습니다. 당신의 시야에선 여전히 그가 물고기와 늑대를 절반씩 섞은 모습으로 보입니다. 다만, 이번에는 물고기의 비율이 조금 더 많습니다.
' 잠깐, 그거! '
저릿한 통증에 夏사감은 온화와 신난 것처럼 딱, 딱 소리를 내는 검을 번갈아 바라봤습니다. 그리고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 그거 내 심장이란 말이다. '
? 아하, 그 역린은 夏사감의 심장이었던 듯 싶습니다. 그는 제 심장인 검이 온화에게 귀속되는 것을 바라봤습니다. 원래, 자기 멋대로 주인을 따르는 성미이니만큼 그도 붙잡을 생각은 없어 보입니다.
' ?! '
갑작스레,
< 睚眦의 逆鱗 > 귀속: 류 온화
제 형제와 뒤섞여버린 용의 자식 睚眦의 역린으로 벼려진 칼.
살생을 좋아하는 성미가 녹아있어, 사용하는 자도 종말엔 미쳐버리는 검이다.
오로지 베고 죽이는 것에만 치중되어있기 때문에 날이 굉장히 잘 들며, 검 스스로 급소를 찾는다.
'류온화'는 逆鱗의 현 주인이 되었습니다. 夏사감의 절반인 '睚眦'는 [류온화]의 명령에 충성을 맹세하며, 역린은 현재 자신의 주인이 죽을 때까지 절대로 곁을 떠나지 않습니다. 검이 상하면, 夏사감이 고스란히 고통받게 됩니다. 주인으로 계속 인정받기 위해 피와 살생을 향한 끝 없는 갈증을 해소시켜줘야 합니다 역린으로 싸울 시, 다이스값 +40 보정.
' 게흙! '
아회에게 제대로 얻어맞은 夏사감이 쿨럭였습니다. 푸른 피가 그의 입에서 퉷, 나왔습니다.
' 나도 미안하게는 생각한단다. 근데 많이, 자랐구나!? 너희 둘 다 사감이 우습지!? '
그렇게 놀라실 것 없는데. 가현은 알게 모르게 입꼬리를 올려 미소짓는다. 아까 전까지만 해도 길길이 날뛰시더니, 이제서야 그 분의 은총이 두렵게 여겨지신단 뜻인지요. 스스로의 입으로 자기네들이 인간들에게 공포스러운 존재니 뭐니 하며, 신의 존엄성을 감히 빌리던 그 자신만만한 모습은 어디로 사라졌나요.
그 두려움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헤아리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다. 아까 사감님의 입으로 직접 이야기하지 않았던가. 저들의 형제를 그 분께서 직접 찢어발기실 적. 당신이 느꼈을 그 슬픔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그것 또한 신의 뜻이기에 동정심을 품진 않았다. 그보다 이렇게 되면 저 또한 보리마냥 사감님들께 말도 못 붙이게 생겼다. 아무래도 궁금증을 해소해주려면 조금 시간이 걸릴지도 모르겠다. 지금 당장 물건을 찾아낼 수도 있겠지만- 자신은 이 눈으로 아직 바라보고 싶은 게 많았으니. 지금은 그냥 해후를 좀 더 풀도록 내버려둘까. 가현은 몇 걸음 물러선다.
캐릭터들의 일상, 독백, 이벤트에서 夏사감이 반응했던 것들이 있지여?:) 피 냄새, 싸우는 소리, 피 등등... 그것이 夏사감의 절반인 睚眦의 트리거였습니다:) 제가 반응을 쓰지 못해도 착실히, 그 부분이 카운팅 되고 있었어요. 이것은 비단, 적룡에만 해당되는 게 아니랍니다:)
저번 농질 습격 이벤트(농질:^ㅁ^) 때, 억누르고 있던 부분이 빠앙! 하고 폭주한 느낌이지여!>:3
그래서 夏사감은 누구였냐!!!!>:3
용생구자 중 둘인 饕餮과 睚眦이 절반씩 섞였어요:) 그래서 이벤트에서 둘의 모습이 살짝씩 보인 것도 있습니다. 그리고 무언갈 마시고 먹는 묘사가 계속 있던 것도 饕餮의 모습이예요:) 시트를 보면 두 존재의 성격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답니다XD
헉 노코멘트라니 하지만 좋아 MA님 찬스로 다른거 보게 되었으니까 다시 정주행하면서 언급된 특징 하나하나 서치하면 비슷한 느낌인게 나올지도! 이거 나중에 MA님 물건 찾아가지고 가져다주면서 이걸로 보이는 게 정확히 뭐냐고 물어보면 알려줄까..? 아니면 인간 따위가 신이 보여주는것에 의문을 가진다고 화낼까..?
하 사감을 제압하고나서 뒷정리까지 대충 마무리한 뒤에 쉬려고 방에 들어온 윤하는 흙먼지를 깔끔하게 씻어내고 잠에 들기 위해 침대에 누웠다. 잔뜩 긴장했던터라 몸은 정말 피곤했지만 어째서인지 잠은 오지 않아 눈을 감은채 한참을 누워있던 그는 다시 일어나 두루마기만 걸친채 기숙사 옥상으로 향했다.
" ... 근 몇년간 이런 일이 없지 않았나. "
매년 있는 연례행사 같은 것이라면 그도 별 신경 안썼겠으나 6학년에 올라오고 나서 갑자기 큰 일이 연달아 벌어지니 꺼림칙한 느낌을 지우긴 힘들었다. 그는 가져온 컵에 차를 반쯤 따라서 홀짝거리며 밤하늘로 시선을 둔채 조용히 생각에 빠졌다.
떡 집어줄 적만 해도 제가 얌전히 받아먹을 것이라 생각했을까. 방금 전까지 장난에 말세라며 한숨 쉬어놓고 순간 지나자마자 그러려니 하는 것 보고 가만히 있어줄 리가 있나. 이 댈 적 타이르는 소리 들렸지만 온화 아랑곳하지 않았다. 기어코 손가락 긁어 떨리게 만들고 몇 번이고 입술 달싹인 끝에 앓는 소리 나오게 만들었다. 그것만으로도 만족스러우나 의례 하는 말에 온화 얼굴 베시시 웃었다.
"그런 사람 마주해봐야 그 사람 운이 나쁘지 내 운이 나쁘겠소? 별 걱정을 다 하는구려. 무 오라비는."
그래. 정말 별 걱정을 다 한다. 그런 이 만나거든 제 몸 상하는 것보다 그 치의 몸 성히 남을지를 염려하는게 맞을 터인데. 알면서도 저리 말해줌이 싫지는 않다. 아이구 무 오라비야- 온화 괜히 과장스레 말하며 양 팔로 아회 안으려든다. 턱 하니 아회 허리 두르는 팔이 도망칠 생각 말라는 듯 하다. 슬그머니 아회 어깨에 기대어 나긋하게 소곤댄다.
"혹여나 내 몸 상할 것 염려되오? 허면 오라비가 내 장난질 다 받아주면 되겠구려. 내 아는 것 많으니 오라비는 그저 어울려 주기만 해도 좋을 것이네. 가만히만 있으면 재미는 덜하겠지만 그것도 나쁘지는 않으이."
가만히 속삭이기만 해도 충분할 것을, 등 받친 손 스르륵 올라간다 싶더니 아회 머리 쪽 진 붓 홀라당 빼내어버렸다. 그 붓 제 가슴팍에 스윽 끼워넣고 풀어진 머리에 손 대려 한다. 뒤로 길게 늘어진 머리를 끝부터 차츰 어루만지며 목덜미까지 올라와 뒷목에 슬금 손 덮으려 하는 움직임 있었다. 그 사이 옆에서 키득이는 웃음 소리도 있었을테고 말이다.
추 (秋) 사감은 용은 닮은 듯하였고, 이전에 물을 뭉쳐 하 사감에게 떨어트린 적 있으니, 물과 관련이 있을 공하(蚣蝮)일 것 같아요.
동 (冬) 사감은 나방 같으니, 더듬이인지 뿔인지 모를 것이 달려있고, 손목에 파충류의 비늘 같은 것이 있으며, 문 앞에서 빗장을 잠갔다 열고 하는 버릇이 있는 것을 보면 용생구자의 막내인 초도(椒圖) 일 것 같네요. 문고리의 형상을 하거나 문에 장식한다고 하니 그것이 버릇이랑도 같고요. 언제 사감님들끼리의 대국 중 '막내'의 언급이 있었던 것도 그렇고요.
영 (英) 사감은 말 처럼, 그리고 온화주가 말씀하신 내용을 보아하면 인간인 것 같긴 한데. 현재로써는 다른 존재로 보이는 것인데 그것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여기로 와야만 하는 느낌이 들었다? 윤하는 남학생의 말에 의문을 느꼈는지 살짝 고개를 갸웃했다. 자주 오는 곳도 아니고 1학년 학생이 옥상으로 와야만 했다는 느낌이 들었다는게 여간 이상한게 아니었다. 거짓말을 치려면 제대로 쳐야지, 하고 조금 핀잔을 주려는 순간 주변 공기가 뒤바뀌기 시작했다.
" 이건 ... "
얼마전 수업에서도 느꼈던 기운이다. 마치 주변의 모든 것이 그를 옥죄어오는 느낌, 그리고 인지의 경계에 서서 바라보는 느낌. 그는 남학생의 얼굴을 다시금 바라보았지만 그 어떤 것도 제대로 볼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아니, 보이지만 느껴지지 않는다고 해야하나.
" 당신께서 제가 즐거워 해야한다면 저는 즐겁습니다. "
최근 자주 마주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그는 시선을 돌린채 대답했다. 어떤 것이 즐거울까 ... 최근 즐거워하는 일이라면 역시 가문에 관련된 것일까.
>>158 연주의 추측도 있었구나! 사감님들 특징 다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하나 이상은 존재하다 보니까 이게 오피셜일듯 함..! 만약 영 사감도 똑같은 용생구자라면 다섯 사감들 중 유일하게 인간 챙긴다고 하니 폐안일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진짜 그냥 인간일수도 있겠고...? 크아악 아직 노코멘트인게 한스러울 뿐 ^-ㅠ
(온화 일부러 피 흘리는 어그로 끌려고 했었는데)(안 해서 진짜 다행이다) 트롤 짓은 적당히 해야지 ㅇㅇ...
추측 쭉 보다가 든 생긱이... 영 사감 혹시 한번 죽었다 살아난 거 아닐까? 순수 인간이엇는데 MA님 혹은 사감들로 인해 한번 죽고 그 안에 신수에 버금가는 무언가가 넣어져서 부활한? 그래서 하늘섬이랑 마법사사회랑 오갈수있는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리고 그 부활이 절원하는 것이 아니었기에 영 사감이 글케 빡쳐하는 거고?
>>182 이것도 충분히 일리가 있는 추측이구만..! 만약 신수에 버금가는 무언가가 심어진거라면 기린 중 린 쪽이지 않을까 기는 무기로 격하되어 있기도 하고 영 사감이랑 무기랑 둘 다 마법사 사회 쪽 사람인것 같기는 하니까! 원하지 않는 부활+격하시킨 것에 대한 분노일까 🤔🤔
앗 캡틴 잘자 푹자~~ MA님이 창조나 치료 탄생 못한다면 전에 강아랑 MA랑 대화에서 잠깐 나온적 있던 NE가 담당하고 있으려나..? 상징하는 모습도 검은색에 붉은 눈을 가진 뱀/하얀색에 푸른 눈을 가진 부엉이로 대비되는것도 있고.. 크아악 모르겠다 엔딩까지 찰거머리처럼 물고 늘어질것 ^Q^
>>190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 떡밥풀이 넘 재밌다.. 재밌는데 턱턱 막히는 그런게 있다 (오열) 결국 존버가 답인가..! 맞아 그 일곱~여섯에서 자꾸 와리가리 치는것도 의문점이야 나는 그냥 죽었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는데 엉성하게 합쳐지게 되는 부분을 묘사한건가 싶기도 하고..?
기껏 걱정하듯 타일렀더니 이리 짓궂은 장난쳐대다 질 나쁜 사람 걸리면 그 사람 운이 나쁘단다. 아회는 재차 앓을 수밖에 없었다. 수일 소개로 만나 3년이라는 세월 동안 이 수난 저 수난 겪어댈 때마다 하루도 제 위신 지켜달란 말을 잘 들어주는 날이 없으니 여간 골치 아픈 것이 아니다. 인간사야 본디 자신이 제일 중요하니 타인 신경 쓰는 것 아니라지만 그래도 학생으로 살아가며 최소한의 선이란 것이 있지 않나. 이 유유자적 제 마음이 가는 대로 사는 후배는 그 선을 차라리 놓아버릴까 만드는 재주가 있었다.
"그러다 진짜 큰일이 나는 법이지, 인간사 늘 조심해야 하는 법이거늘……."
아니, 일단은 내가 조심해야 하는 입장이었지. 이 봐라, 인간사 조심해야 한다니까! 아회 과장스럽게 허리 두르는 팔에 결국 빠져나가지 못하고 솜으로 만들어진 인형처럼 팔 앞으로 쭉 뻗다가 축 늘어진다. 오늘도 실패구나. 어깨에 기댈 때 또 한숨을 쉴 수밖에 없었던 터다.
눈썹 위로 빠르게 슥 올라가는 것만 해도 반응 격하거늘 하물며 행동 여기서 끝나면 온화 아니겠지. 불안한 예감 늘 들어맞더니만 등 받친 손 올라가서 붓 빼어버리자 물에 한 번 담근 듯 빛바랜 천청색에 가까운 머리 우수수 쏟아진다. 안 그래도 머리 쪽져도 부피 제법 있다 싶더니만 머리 길이가 어찌나 길었는지 쏟아진 머리 당신과 엇비슷하되 조금 더 길다. 아회 상황을 깨닫곤 빠져나가고자 다시금 밀어내고자 바둥댔다.
"오늘도… 오늘도 희롱하지 못하여 안달이 났어……. 내 선배의 도리와 품격이 오늘도 땅으로 떨어졌구나…!"
결국 제 나름의 역정을 내고야 만다. 역정 보다는 아이고 내 체면 좀 살려주십사에 가까웠지만.
>>196 좋아 같이 캡틴을 열심히 털어가지고 사이다 마신 기분을 느껴보자~~! 어쩌면 이번 이벤트에서 하 사감님께서 언급한 이름들이 신한테 죽은 형제들의 이름일 것 같은데 만약 그러면 연주가 추측했던 춘 사감님 정체가 좀 애매해지기도 하고(포뢰) 인원수가 모자라지기도 하고... 아니면 특징이 겹치는 건 하 사감님만 그렇다거나 할 수도 있을것 같기도 하고! 새벽 추측 꿀맛이구만 ^-^!
"네 성격 중 가장 특이한 점은?" 아회: "무엇이든 인간이 그렇지, 삶이 그렇지. 같은 태도로 넘기는 것. 소인도 특이한 것을 알고 있소."
"너에 대해 전혀 모르겠어." 아회: "그게 당연한 것이오. 소인도 그대를 모르고, 하물며 자신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하는데 아는 것이 더 이상하지 않겠소." "대신 그 태도는 좋게 봐주고 싶소. 그대로 쭉, 아무것도 몰라줬으면 하니."
"나를 죽이고 싶어?" 아회: "하는 걸 봐서." (잠시간의 침묵에 아회 드물게 손사래까지 치며 깔깔 웃는다.) "무얼 그리 굳어있어! 하하, 드물게 귀여운 구석 있었구만 그래. 농이오, 농. 뭐, 난세에서 쓸 농은 아니었으니 그리 굳어있을 수밖에 없나. 내 사과하리다." "내 설마 학생을 죽이고 싶을 리가 있겠나? 이제 피는 지긋지긋하니 그만 보고 싶으이. 흐, 하하하. 그렇다고 잔뜩 겁먹은 표정일 줄은 몰랐는데."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770083 아회의 오늘 풀 해시는
예쁘다_또는_잘생겼다란_말을_들은_자캐는 : "……그리 미형은 아니라 생각하였건만. 빈말이래도 칭찬일 터이니, 감사하오."
스스로를 낮추고 어깨만 으쓱이고 만답니다. 본인은 미적 기준을 잘 모르겠다나 봐요.
자캐의_잠든_모습 : 눈을 감고, 다소곳하게 처음 잠든 그 모습 그대로 잠드는 편이에요. 달리 잠버릇은 없지만 악몽을 꾸면 몸을 뒤집어서 베개와 코가 닿을 수 있게끔 해서 일어나는 버릇이 있어요. 숨을 더 수월하게 쉴 수 있도록.
자캐와_어울리는_잔혹동화 : 글쎄요……. 잔혹동화는 잘 모르지만요...외관만 본다면 전래동화로 가야 할 분위기죠...?🙄
1. 「고난을 극복한 것이 신의 은혜라고 듣는다면?」 : "이 세상에 제대로 된 신이 존재하니 그런 소리야 당연히 듣겠다마는 대놓고 화를 내지는 않소. 애초에 정신 제대로 박힌 사람이면 적룡 기숙사에게, 하물며 북부 사람에게 신의 은혜를 들먹이지는 않겠지. 하물며 소인이 아는 신은 혼돈과 죽음 그 자체인데, 극복이라는 단어와 거리가 있지 않던가……? 다른 사람들이 그러하듯 허상의 신을 믿으며 이단의 교리를 설파하려 들겠구나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편이오." "……." "그럼에도 계속 은혜라고 한다면 어찌할 것이냐고?"
아회 당신에게 손 뻗더니 뺨 쓸어주다, 길게 자란 손톱 세워 당신의 관자놀이 주변을 툭툭 건드렸다.
"내 적룡 기숙사에 북부 사람이라 말을 하였어." "그대는 착한 아이니까 무슨 말을 하는지 잘 알아들었지?" "옳지."
착하기도 하지.
2. 「친구가 몰래 자신을 욕한 것을 알게 된다면?」 : "인간이 다 그렇지 뭐. 인간의 됨됨이가 거기까지구나, 싶올 뿐이네만……." "인생에서 그런 일은 허다할 터인데, 화가 나거나 신경을 쓸 가치가 없지 않나."
3. 「자신의 요구와 타인의 요구가 있을 때 먼저 이뤄져야 하는 것은?」 : "소인의 요구요." "이 세상에서 타인의 요구가 나의 죽음일 확률도 필히 있으니."
>>205 하 주간퀘랑 데일리 완료하느라 이런 미식을 바로 맛보지 못했다니 하지만 아직 온기가 남아있으니 맛볼준비 완료라며 ^q^ (나이프랑 포크 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것도 모르고 싶지 않은데 더 알고 싶은데~~! 헐 겁먹고 굳어있으면 웃어주는거야?? 오케이 좋아 아회한테 날 죽이고 싶냐고 물어보기.. 임가현주의 인생목표 중 하나로 삼을 것... (메모) E...? 글쎄 아회가 미형이 아니라면 전 세계 인구의 99%는 미형이 아니지 않을까 남은 1%는 아회네 가족들이랑 궁기형님 포함해야하니 제외하고 ^q^
잠든 모습도 너무 좋은데 신의 은혜 저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상에서 저렇게까지 써먹을 일이 없겠지만은 한번 조잘거리고 싶다 모든건 신의은혜 신의뜻 신의가호 이러면서 신경 팍팍 긁어버리는 임가현... (퇴장당함) 욕한거 신경 안 쓰고 넘어가는거나 자기 자신의 요구 먼저 신경쓰는 부분이라니 이게 미식이지 아니면 무엇이겠습니까 ^Q^ 오늘도 완식 완료~~
>>214 주간퀘... 데일리... 숙제게임...! 게임은 즐기고 싶은데 어째서 퀘스트는 숙제인지...🥹 알고 싶다니, 아회가 갈!을 외칠지도 모른답니다...!🤔 겁먹고 굳으면 웃기도 하고, 의외로 아회도 깔깔 웃을 때가 있답니다. 본인의 품위나 무덤덤한 성격 때문에 웃음을 잘 짓지 않지만 어쨌든 그 나이의 학생이니까요.😊 인생 목표...ㅋㅋㅋㅋㅋㅋ까지는 아니잖아요!(다급ㅂ) 으에...? 도화 학당 아이들도 포함시켜 주세요.(당당) 우리 아이들 다 예쁘다고요 가현이도 가현주도(?) 전부!!!
MA망과 북부인의 만남...!😳 확실히 가현이가 그러면 속을 팍팍 긁겠어요. 더군다나 제사장 가문이니, 아회 속은 2배로 긁힐 거랍니다... 내색하진 않더라도 지팡이 툭툭 손가락으로 건드릴지도 몰라요! 맛있게 드셔주시니 참 다행이어라...!(뽀담뽀담)
>>215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하루만 빡세게 달려놓으면 다음주까지는 일퀘만 신경써도 되니까 문제없지~~ 게임에는 숙제 안 한다고 혼내는 선생님도 오늘 일할 분량 못 채웠다고 꼽주는 상사도 없어 하 인-타네또 사이코 (??) 갈을 외쳐도 좋아 나 임가현주 최고의 가능충이기 때문에.. 하 아니야 아회의 그 나잇대 학생다운 모습을 볼 수만 있다면? 인생 목표로 삼을 수 있어?? 평소에 이런저런 요인 때문에 무덤덤하고 쿨해보이는 애들이 그래주는건 더더욱 못참지 암 그렇고말고 ^q^ 아늬 도화학당 아이들이야 당연히 포함인데 뒤에 있는건 뭐지 임가현..? 임가현주...? 아아 그 종류들은 바닷속에서 사는 오징어의 일종이라 제외인 것 ^Q^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속 긁기가 더블..! 화룡점정으로 '너도 어쨌든 제사장 호위잖아. 당연히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하고 톡 내던지고 싶은데 이러면 진짜 찐득한 혐관 쌉가능인가..? 하 내색 안 하는데 손가락으로 지팡이리듬 타주는거 좋아.. 상상만 해도 짜릿하다며 흐긓ㄱ(오열)(뽀담은 기쁨)
>>216 우와, 작성시간...😮 그렇죠, 인-타네또 사이코! 하지만 일퀘마저 하기가 귀찮은 인생이란...🫠 자동사냥 기능 만들어줘...(옹알) 제가 가현이의 MA 사랑 모드를 직관하기가 목표인 것처럼 가현주께도 아회 목표가 생기신 거군요... 노력해야겠어요! >:3 네? 바다의 오징어요? 왜 요? 제 눈에는 넣어도 안 아플 만큼 예쁘고 사랑스럽고 다 하는데 왜 ?
아아, 보여요. 보이고 있어요… 손가락 뚝 멈추더니 '아무렴 제사장 호위하는 가문이니 출신이 어디든 생각은 같겠지.' 라고 제사장 가문 애들 이기적인 건 알았지만 북부 사람 앞에서 깡도 좋네?를 귀족 영애 화법으로 돌려서 말할 아회가... 찐득하지만 미묘한 혐관이 되는 거예요...!!!(세상) 가현이는 그 얘기를 하면서도 사람의 속을 재단해볼 느낌이라 그런지, 아득히 짜릿해요... 마히다...(념념) 그렇지만 가현이랑 친해지고도 싶어... 혐관도 좋아... 이건... 적폐의 맛...?
>>218 안될 것이 무엇이 있겠나요! 기대하는 것은 늘 기쁘게 다가온답니다. 조금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주시는 거라서, 오히려 행복해지는걸요.😊
문제가 있다면 제가 글버릇이 많이 나빠서, 캐릭터의 멘탈을 부수든 광기를 보이든 그것이 절대 타인이 보기에 좋은 묘사는 아닌지라 제법 걱정을 하고 있어요...👀 현실적이되 비현실적이고, 과격하고, 독단적이며 타인이 이해하거나 공감하기 어려운 느낌으로 써버리고 마는지라. 잘 표현할 수 있을지가 걱정이네요...😔 그래도, 그래도 열심히 해보겠어요...! 아자아자!✊️
>>219 ㅋㅋㅋㅋㅋㅋㅋ 내가 하는 게임은 있는거 하나 없는거 하나기는 한데 자동사냥 있는것도 스테이지 올클하면 내가 터치하기 전까진 재시작 안되는거라 너무 괴로워 어째서 재시작이랑 2배보상 아이템 켜는건 수동이냐며 (오열) 히히 그럼그럼 이미 이전에도 아회+궁기 2인일상 다시 보기라던가 아회의 목표 달성 직관하기라던가 하는 여러 버킷리스트가 있었지만 ^q^ 꺄아악 공포의 저스트 모니카 모먼트다 맞아맞아 1% 내에 임가현이랑 나도 포함..!!!(다급)
하 이거 너무 맛있는거 아니야??? 귀족 영애 화법으로 돌려말하는거 완전 치여죽는 모먼트라며.. 임가현 그 말 듣고 슥 웃으먼서 '당연히 그래야지. '출신'이 어디든 간에, 그 분께서는 늘 우리를 굽어살피고, 바라봐주고 계시니까?' 하고 일부러 출신 부분에 억양 쎄게 넣어서 강조해서 말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찐득미묘한 맛 좋아 아회주가 파악한대로 은근슬쩍 얘가 혹시라도 MA님을 믿지 않거나 모독할 사람은 아닌지 재고 있을 것이라며.. 만약 진짜 그러더라도 할 수 있는게 없긴 한데 아무튼() 그렇다 혐관도 맛있지만 친해지고 관계 좋게 나아가도 맛있을것만 같은 이것이 바로 적폐의 맛.. 언젠가는 공식으로 만들어주지 히히
>>221 으아악 미묘하게 불편해...!!! 왜 수동이야...!(비명) 그런 류의 게임은 되게 불편하죠... 왜 패치 안해줘 매크로 안하는데 왜(오열) 아회+궁기 2인 일상...? 비설 다 까발려지고 머리 깨질 준비 완료여요... 오라 달콤(매움)한 형제의 우애여(?) 저도 버킷리스트를 짜야겠어요, 응...!! 가현이랑 가현주도 포함이라니 차암 기뻐요.😇 (다시 아회주 모먼트로 돌아옴)
'출신'을 강조해... 여기가 제 무덤인가요? 아름다워...(죽음) 아회랑 가현이랑... 웹툰이면 서로 뒤에 호랑이랑 용 그려져서 팽팽하게 맞붙고 있을 것 같은 느낌이어라... 아회는 이제 평온한 표정 그대로 '출신 막론하고 굽어살피니 제사장보다 예쁨 받으면 큰일나겠어.' 하고 총애 받으면 어쩌지~ 놀리다가도 '아, 그러면 북부에 꽃이 필 테니 안 되겠군. 제사장 보단 덜 예쁨 받고 싶소만.' 하고 그런데 줘도 안 가질듯. 싶은 느낌으로 속 슬쩍 긁어버리지 않을까요... 맛있다.. 맛있어요... 관계 좋게 나아가면서 미묘하게 엇나가는 이해관계에 혐관 첨가도 참 맛있을 것만 같아서... 언젠가는 공식으로 만들겠어요...!!!(다짐!)
>>222 정말... 차라리 자동기능이 없으면 별말 안할텐데 스테이지 자동기능은 있으면서 재시작 자동은 지원 안해주는게 한국인의 성격을 한껏 긁어버려 잠올때 자사 돌려놓으면 중간중간 확인해야 하는게 아주 주옥같지 ^q^...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 진짜 너무좋아 맵달한 형제의 우애..! 아회 독백반응때 캡틴이 굴리는 다이스는 무조건 70 오버 나와줬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며.. 암 그럼그럼 나랑 가현이도 어쨌든 도화학당 패밀리인데..! (식은 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서와 무덤에 ^Q^ 나는 이미 양지바른 묫자리 차지했지 ^-& 하 맞아 분위기 짱 달콤살벌한데 이제 인상쓴다던가 그런거 하나도 없이 평온한 표정-미소짓는 표정 유지하고 있을듯 하고.. 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어쩜 대사 하나하나가 이렇게 내 심금을 울리고 망상에 불을 붙일수 있냐며(오열) 임가현 속 긁히는거 애써 티 안나게 감추면서 '저런. 그래도 참된 황제는 충신을 알아본단다? 그 장소에 어울리는 배경 또한 신께서 결정하시지.' 하고 네가 감히 신을 거부해? 하는 약간의 분노 30%랑 반역자일 뿐인 네가 신의 예쁨을 살 수 있을거라고 생각해? 하는 깔봄+오만함 70% 섞인 채 대꾸하고.. 하 어느쪽이든 이게 맛이 없을수가 없거든 제사장&제사장 호위라니 이건 됨 무조건 됨 고속도로 하이패스보다 시원하게 가능 외쳐버려~~!
수난 겪는 것 하루이틀도 아니면서 매번 앓는 소리 내고 말세야 말세- 하는 아회와 그것을 매번 반복하며 매번 즐겁게 바라보는 온화... 작년 어느 때였나. 수일이 그랬다. 온화나 아회나 어째 항상 같은 반복으로 어울리느냐고. 온화도 온화지만 아회도 아회라며 실은 둘 다 그러는 것이 즐거운 것 아니더냐고. 저는 즐거운게 맞지만 아회는- 글쎄. 어떨까? 아까 말년이니 마지막이니 해서 그런가. 여태 한 번도 묻지 않았던 것 생각났다. 생각난 김에 오늘은 물어볼까.
일단은 조금만 더 놀고. 자자. 그 전에 도망 못 가게 팔 꼭꼭 두르자.
"아하하하!"
나긋나긋 속삭이기 무섭게 눈썹 올라가고 기겁하는 아회 보고 호탕한 웃음 터뜨렸다. 그 뿐이랴. 머리 풀어버리니 다급하게 바둥대는 모습은 또 어떠하고! 행여나 놓칠새라 머리 만지던 손 다시 냉큼 내려 아회 붙든다. 자꾸 새는 웃음을 킥킥 흘리며 그리 안고만 있으니 오늘은 역정까지 나왔다. 저것이 역정이라면 세상 모든 역정이 불호령이 되겠지마는. 흐흠흠. 아회 그러는 사이 얼른 웃음 추스리고 목소리를 슬쩍 가라앉혀본다. 몹시 서운한, 섭섭한 아가 소리 나도록.
"화야는 그저 아회 오라비랑 놀고 싶을 뿐이어요- 맛난 간식 같이 먹고, 도란도란 얘기하고 싶다 한 것인데- 그것이 그렇게 싫으셔요? 화야는 이리 있기만 해도 좋은데-"
히잉. 먹먹한 콧소리 내며 고개 숙여 아회 품 가까이에 툭 기댄다. 덩치만 컸지 아직 덜 자란 아이 마냥 구는 것이 일부러 그러나 싶을까. 물 먹은 조잘거림 조금 더 이어진다.
"벌써 서 해나 되었는데 화야 진즉부터 오라비 오라비 불러도 누이로 대해주지도 않구- 항상 위신이니 도리니 하는 말만 하구- 그리 싫으시면 싫다 하시어요- 싫다고도 안 하면서 매번 종알대기만 하는 아회 오라비도 나빠!"
한 열 살은 떨어진 것 처럼 말꼬리 뚝 짧아지더니 또 히이잉 콧소리 나온다. 그것이 참인지 거짓인지 아직은 모르나 그 잠깐이지만 아회 두른 팔에 힘 살짝 풀리고 어깨 떠는 것 같지 않았을까.
학당에 다시 한 차례 소동이 지나갔다. 형형한 살기를 드러내던 하 사감님은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갔으며, 당분간은 그냥 편안한 일상을 영위할 수 있을 만큼 잠잠해젔다. 자칫 잘못했으면 농질이 벌인 소동 이후 찾아온 큰 소동이 될 뻔 했던건 아는지 모르는지, 가현은 이번 소동이 적어도 그 때에 비하면 낫다는 생각을 했다. 이번에는 사람이 일방적으로 죽거나 하는 일은 없었으니까.
한가득 쌓인 의문. 그리고 풀리지 않는 궁금증. 더불어서, 보리라는 학생을 그토록 피해다니던 이유까지. 왠지 지금이라면 하 사감님께 원하는 답을 들을 수 있을것만 같았다. 동 사감님도 충분히 가능하겠으나 원래 이런 건 밑천 다 드러낸 사람에게 듣는게 좋다고 배웠다. 잃을게 없는 사람은 자신의 이야기에 있어 막힘이 없고 거짓이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렇지 않을지도 모르나 적어도 가현은 그렇게 믿고 있었다.
"음. 하 사감님~ 안에 계신가요~?"
그렇기에 흑룡이라는 것에 대한 따가운 시선을 한껏 받아가면서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사감실의 문을 두드릴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저 시선마저도 자신을 향한 애정이라고 믿는 것에 가까웠기는 하지만. 말을 시작하기 전 목을 한번 풀어준 가현은 문을 가볍게 세 번 노크하며, 안에서 대답이 들리기를 기다리는 듯 했다.
가현은 사감님의 시선도 아랑곳하지 않고, 문이 열리자 그저 방긋 웃었다. 제법 말이 안 되는 상황이라고 여길만 했다. 자신은 흑룡 기숙사이고. 궁금한 게 있으면 동 사감님에게 여쭈어보아도 되는 상황이었으니까. 일반적으로 봐도 그게 훨씬 자연스럽기는 할 것이다.
"으응. 괜찮아요~ 사감이 아니셔도, 절반이 잠잠하지 않아도. 저는 보여지는 모습 그대로 받아들이고 좋아할 수 있답니다?"
그저 해사하게 웃는 낯짝을 그대로 유지하며 사감님을 바라보았다. 여전히 어제 보았던 그 모습이 그대로 비쳐 보이는구나. 마지막에는 물고기의 비중이 더 커 보였던 것 같은데 지금은 그대로이다. 그새 저 반반씩인 존재도 안정적인 비율을 유지하게 된 것일까. 거기까지 생각을 마친 가현은 느긋하게 사감실 안으로 들어와서 주위를 살핀다.
가장 먼저 거대한 책장이 시선을 압도했고, 고급스러워 보이는 탁자가 그 다음으로 들어온다. 역시 사감님들이라서 그런가 좋은 걸 쓰시는구나. 여기저기 널브러진 쓰레기들이 시선에 들어올 적에 가현은 다시 미소지었다. 역시 개인실이라는 건 마음대로 쓰기 딱 적당한 공간이구나.
"어제 있었던 일들으로 궁금한 게 생겨서 말이예요. 여쭈어보고 싶은 게 한두가지가 아니랍니다~"
무엇부터 물어볼까. 어떤 이야기로 시작을 끊어야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모든 것을 다 들을 수 있을까. 가현은 소파에 앉아 검지로 제 뺨을 톡톡 두드리며 약간의 뜸을 들인다.
"그 전에. 제 물음에 대한 대답에 거짓은 없다고 약속해주실래요? 정확하게 알지 못하면 조금 슬퍼질지도 몰라요~?"
자기네 기숙사 학생도 아닌 자신이 슬퍼해봐야 바뀌는게 뭐가 있겠냐만은. 가현도 그것을 모르지는 않았으나 이야기의 시작 전 분위기를 잡는 과정일 뿐이었다. 이윽고, 가현은 사감님을 다시 똑바로 바라보았다.
"우선.. 그동안 무슨 힘든 일이라도 있으셨나요? 평소 그렇게까지는 안 하시던 분이, 갑자기 칼 들고 난동을 피우시길래 조금 놀랗답니다."
아회 살아오며 마땅한 형제라곤 하나밖에 없었거니와 험난한 북부에서 어딘가 나가거나 교류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간 또래의 여성은 고사하고 여성 또한 대해본 것은 웃어른이 다였으며 6년 재학하며 연 쌓기보다는 은둔에 가까운 생활하였으니, 이 장난꾸러기 여인 대하는 것이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다. 뭐, 마주 한지 3년이면 긴 시간이라지만, 익숙해지기엔 그것 또한 이 답답한 인간 성미로 미루어 보건대 어려운 일이고. 아니, 아니지. 날이 갈수록 이 짓궂음이 새롭게 변모하지 않나! 여인이 자신에게 있어 천적이나 다름이 없었다.
"도, 돌려주시오……."
지금도 그렇고. 아회에게 있어 머리를 푸는 장난은 다른 장난 보다 유독 버티기 어려운 것이었으니. 어릴 적부터 애지중지 길러온 터라 한 번 머리를 풀면 머리카락이 여간 길어 다시 그러모으고 쪽을 지기까지의 과정은 고사하고, 엉성한 빗질이 그대로 티가 났기 때문이겠다. 아회 또한 자신의 머리가 지금 개판인 걸 알고 있었다. 어쩜 매번 자신을 곤란하게 하는지. 결국 붓 돌려달라는 듯 어쩔 줄 몰라 하다 역정 내었더니만 어림도 없다. 서운한 아이 소리로 맞서지 않나. 잔인도 하지. ……잔인도 하지. 보통 앙탈이라면 누이로 대하고 있지, 하고 결국 딱밤 놓았으면 모를까, 오늘은 조금 달랐다.
그러니까, 그게, 얘기하지 않아도 좋아요. 그냥, 이렇게 있기만 해도 좋으니까…….
네 알고 있더냐? 가족이란 것은 끔찍한 형태로 결집된 것을 총칭하는 단어란 것을. 아무리 싫어도 가족이란 이름 아래에서 벗어날 수 없단 뜻이다.
장난스럽게 애교 담아 물먹은 듯 먹먹한 소리가, 진실로 물속으로 가라앉듯 귓전에서 멀어진다. 몸이 긴장하듯 딱딱하게 굳는다. 차갑고 세찬 비가 오는 것 같았다. 아마 호수 물 때문이겠지. 제 두른 팔에 힘 풀리고 어깨 떨리는 감각 느껴졌을 적, 아회는 아득하고도 긴 침묵을 유지했다. 평소처럼 조용하지만, 어딘가 기묘한 침묵을. 이내 속내를 갈무리한다. 늘 그렇듯 달관한 모습으로, 다만 짓궂은 장난에 어안 벙벙한 태도로 돌아와서는.
"수일이가 늘 낭자 얘기만 꺼내면 질색하는 이유 예 있구만."
한숨과 함께 긴 손가락이 올라선다. 동그랗게 말린 손가락이 이마 있는 곳 쉽게 찾고는 툭 튕겨진다. 가볍게 딱밤 놓으려 하며 아회 나긋하게 입 벌렸다.
"……내 이리 보여도 적룡이오. 만일 누이로 대하지 아니하면 낭자 이리 행동하였을 때 이미 한바탕 뒤집었겠지. 떡이나 하나 더 들게."
"이전에 말씀드린 사항이지만~ 인간 따위가 더 존엄한 존재에게 자비와 구원을 바라며, 존엄한 존재에게 반기를 들었다가 뒤엎어진 것이 이 세계랍니다."
하물며 그 분의 존엄성 앞에서도 거만하고, 고개 숙여 경외를 표할 줄 모르며, 틈만 나면 기어오르려 안달인 것이 인간일지언데. 제가 사감님에게 이러는 것 또한 당연한 일 아닌가요. 가현은 하 사감의 이죽임에도 표정 하나 바뀌지 않은 채 미소지었다. 당장 이 존재의 심기를 건들어서 제 목이 비틀어지든. 아니라면 흠씬 얻어맞든. 그 어떤 것도 신의 존엄성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니 두려움을 담지 않았다. 어쨌든, 답지않게 조금은 오만한 모습을 보여가며 약속을 받아내었다. 한번 잡아챈 기회를 허투루 놓칠 수 없지. 예상했듯 사감님의 지적이 들어왔으나 가현은 아무래도 좋다는 양 방실 웃었다.
"그 부분이 이해가 안 간다~ 이런 말씀이예요. 적어도 저희들이 하 사감님을 찾으러 들어가기 전부터 그러신 거잖아요? 서화 언니. 그러니까 농질 언니가 방문한 게 이유였다면, 그것은 저희의 탓이 아닐 터."
가현은 사감님의 말에 수긍하면서도 의문을 표했다. 확실히 그 날 이런저런 도술이며 마법이며. 일반 사람이 직격으로 맞았다가는 목숨 스무개쯤 없어질 위협적인 것들이 사감님을 향했다. 그 점은 인정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 이전에 하 사감님의 심기를 건들 이유가 없었다. 적어도 저희 학생들이라면 더더욱 그랬다. 원체 싸움 좋아하시는 분인 건 알았지만 그걸 남 잘못으로 돌릴 분이라는 생각은 안 했는데?
"후후, 감사해요~ 저야 아까 말씀드렸듯이, 진심으로 죽이려고 칼을 휘두르는 사감님의 모습 조차 사랑으로 받아들이고, 포용했지만요? 음. 그러면, 사감님께서 이전에 말씀하신 이름. 이문, 포뢰, 초도. 그 이름들은, 그 분께서 손수 죽이신 사감님의 형제들인 걸까요."
슬슬 질문이 심화되기 시작한다. 궁금한 것들을 또 한 꺼풀 털어내던 가현은 사감님의 이야기에 그럼요. 하고 방싯 웃으며 대꾸했다. 아직 궁금한 게 산더미랍니다. 전부 감당하실 수 있으신지요. 이윽고 가현은 뭐 하나만 묻자는 이야기에 고개를 갸웃 기울였다가, 입꼬리를 슥 올린다.
"저런... 만일 그랬다면 저 역시 농질 언니가 쫓겨났던 것처럼 이미 이곳에 오기도 전에 추방당했을 것이랍니다."
당신들도 알잖아. 존엄하고 위대하신 존재의 압도적인 분위기를. 산제물을 바치는 장소는, 이렇게 어수선한 장소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가현 역시 사감을 바라보다가 황홀한 듯 손으로 제 왼눈을 매만졌다.
"점술 수업 때였나요. 그 분께서, 친히 제게 찾아와 주셨답니다. 그 존엄함을 직접 이끌고. 보잘것 없는 제게 하나의 부탁을 주셨지요."
아직도 그 감촉이 제 눈에 남아있는것만 같아, 가현은 황홀해지려는 제 기분을 애써 억눌렀다. 자칫 잘못해서 심기를 너무 건들어버린다면 의문이고 뭐고 못 풀어놓게 될지도 모른다. 아. 저 역시 거짓은 없답니다. 그리 말하는 가현의 눈꼬리가 부드럽게 호선을 그리며 휘어진다.
온화 이리도 손윗손아래 막론하고 허물 없이 구는 것은 남매가 많아서인 것도 그러나 그런 집안에서 자랐기 때문이다.
류 가는 본디 아무런 권력이나 이권이 없는 집안이다. 실력 좋은 사냥꾼이 많고, 질 좋은 도구 만드는 장인 많으며, 수완 좋은 장사꾼이 많은, 위세 있는 집안에서 보기엔 그저 어중이떠중이들 모인 집안이나 그렇기 때문에 집안에서의 위계 질서가 느슨했다. 특히 성년이 되지 않은 아해들 특히 어린 아해들끼리는 한데 어우러져 먹고 자며 한덩이마냥 자라니 온화 또한 그 중 하나라. 요컨데 자란 환경의 영향은 싫어도 드러난다 이 말이다. 장점이든 단점이든.
제 손으로 빼낸 붓 돌려달라 해도 히히 웃기만 하고 역정을 내도 되려 앙탈을 부리며 섭히 굴었으니. 예상컨데 조금 지나면 또 위신이니 체면이니 하며 옹알대겠거니 했다. 침묵이 조금 지났을 때는 평소 같구나 여겼지만. 그보다 더 길어지고 몸 굳는 것 알았을 때는 무언가 잘못되었나 하는 생각 덜컥 들었다.
평소라면 진즉 무슨 말이라도 했을 것인데. 팔 풀어지자마자 도망갔을 것인데. 알던 것과 다른 현실은 가슴 속 수면에 불안이라는 이름의 돌맹이 던져 일으킨 파문 일었다. 수습을 해야... 하나...? 고개 살짝 들고 눈 치켜올려 속을 알 수 없는 아회 얼굴 바라보고 있으니 시야 한 켠에 스윽 올라온 가는 손 있다. 자연스레 손으로 시선 돌리자 이마에 퉁겨지는 손가락 감촉에 저도 모르게 멍청한 소리가 샜다.
"이잉."
아프지는 않았지만 어쩐지 제 기분까지 묘해진다. 맞은 그대로 눈만 껌뻑이다 들려오는 말에 볼 크게 부풀렸다 꺼트렸다. 괜히 불만 있는 척 다시 팔에 힘 주어 붙들고선 종알댔다.
"그런 말 해준다고 내 순순히 놓아줄 것 같소? 에잉. 절편이나 집어주오. 내 손 없으이."
이번엔 당당히 손 없다며 집어달라 하곤 숙였던 고개 드는데. 제 가슴팍에 꽂아두었던 붓이 보인다. 직접 가져가라 하려 했으나 오늘은 이제 충분하거니 싶어 온화 그리 말했다.
"오라비야. 머리 내가 다시 올려주어도 되나? 장난질 안 할 테니."
여태 한 짓거리 있으니 못 믿으면 어쩔 수 없다만. 적어도 방금 한 말은 참이었다. 아회 그러라고만 하면 정말 얌전히 머리만 다시 올려줄 것이었다.
가현은 눈동자를 도륵 굴렸다. 아직 살아계시는구나. 그 이름 하나하나를 전부 말씀하시기에. 그리고 인간이 형제를 앗아갔다고 하셨기에 그들도 그리 된 줄 알고 있었다. 이건 조금 큰 실례였는걸. 그러다가도 뒤이어지는 말에는 웃음을 머금을 수밖에 없었다. 맙소사. 이런 걸 두고 도둑이 제 발 저린다고 하는 걸까?
"저런. 이건 제가 실례를 범했네요? 죄송해요. 그렇다면. 그 분들은 어디에 계시는 걸까요? 만약 사감님께서 다른 곳에서 오셨다면, 사감님의 고향인가요. 아니라면.."
일단 어떻게든 웃음기를 지운 가현은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 밀어붙일 땐 밀어붙이더라도 제 의견이 잘못된 것이었다면 그것을 인정하고 오해한 것에 대한 사과를 할 줄 알아야 하는 법. 이윽고 또 다른 호기심이 한 꺼풀 드러났다. 신께 죽임을 당한 존재들이야 어쩔수 없는 일이라고 친다면- 아직 살아있는 그 형제들은 어디에 있을까. 가현은 고개를 갸웃 했다가 바로 돌려놓았다. 그러고 보니- 범상치 않은 모습이 보이던 사람들이 몇 더 있었는데 말이지.
"하 사감님처럼, 이 곳 학당의 사감으로 계시는 건가요."
이상한 일이었다. 보리라는 남학생. 그리고 신선. 그리고 영 사감님. 그들을 볼 때는 무언가가 들러붙어 있는 알수 없는 형태였건만. 유독 사감님들을 보았을 때 이질적으로 뚜렷한 형태가 보였지. 자신마저도 충분히 알아볼 수 있는 동물의 형태. 그것은 영 사감님을 제외한 각 기숙사의 사감님에게서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특징이었다. 허나 만약 자신의 추론이 맞다면, 영 사감님은 무엇이란 말인가. 의문은 깊어졌으나 의문에 대한 갈증이 느껴지지는 않았다. 지금 바로 전부 해소할 수 있는 것들이니까.
"당연히 궁금할 수밖에 없죠. 저희는 모르는 것이 너무 많으니까요. 이 곳에 배우러 온 입장이니만큼, 좀 더 많은것을 알아가고 싶을 뿐이랍니다~"
그렇게 하면 제가 당신들을 포용하기 좀 더 쉽지 않겠나요. 가현은 잔망스럽게 웃었다. 농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다가 만 것이 굉장히 찝찝했으나, 지금 당장 말해줄수 없는 내용이기 때문일 것이라고 여겼다. 그렇다면 훗날 다른 사감님들께 물어보거나, 다시 하 사감님을 귀찮게 만들어도 좋겠지.
무슨 부탁이냐는 말에 가현은 잠깐 입을 닫았다. 이걸 말해줘야 하나. 말아야 하나. 행여 알게 된다면 제가 물건을 찾으러 갈 적에 방해가 되는 건 아닐까. 맨 입으로 알려주기는 싫다고 능청을 떨어보려 해도- 지금 많은 걸 물어보고 얻어가는 것은 자신이었다. 그런 주제에 또 그렇게 능청을 떨 만큼 막돼먹은 사람은 아니었다.
"으음~ 저도 정확히 그것이 무엇인지는 모른답니다. 호랑이를 닮은 무언가의 목이라고 하셨으니까요. 그 것을 찾아보라고 하셨답니다."
저신이 말한 것이기는 했으나 뒤늦게라도 생각해 보니 부탁은 아주. 굉장히 잘못된 단어 선택이었다. 명하셨다는 것이 더 옳을 터. 가현은 알게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 결국에는 인간이라는 불완전한 존재. 결국 또 이렇게 신 님에게 실례를 범하고야 마는구나. 이 한계를 타파하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지만. 가현은 다시 방긋 미소짓는다.
"그 목을 어딘가에 숨겨두셨다고 하신 것까지. 아아, 어쩌다 보니 모든 걸 말씀드리고 말았네요~ 신께서 제게 명하신 것은- 이게 전부랍니다?"
가현이 말하지 않은 사실이 있다면, 자신은 이미 그 장소를 제 눈으로 확인했다는 것 정도였다. 그것 하나만큼은 쉬이 이야기하지 않겠노라고 다짐하며 가현은 자연스레 말머리를 돌린다.
1. "시끄러워 잠을 잘 수가 없구만." 아회는 청각이 대단히 예민한 편이에요. 비단 청각만이 아니라 촉각과 후각도 예민한 편이랍니다. 타고난 감이 좋다지만 본인은 이 감을 행운으로 생각하되 불행으로도 생각하고 있어요.
2. 토도독, 똑, 휘익. 아회의 참 독특한 버릇이에요. 심기를 거스르는 일이 생기거나 고심할 때 손가락을 토도독, 하고 두들기는 버릇과 혀를 찰 때 쯧이 아니라 똑, 소리가 나게 뱉는 버릇, 그리고 길 가다 짧고 낮은 휘파람 휙 부는 버릇이 있답니다. 남에게 방해가 될 수준은 아니니, 본인도 고치지 않고 있어요.
"에이~ 역시 같은 기숙사 학생이 아니라고 그러시는거죠? 아까 전까지만 해도 잘 말씀해 주셨으면서."
가현은 조금 아쉬운 듯 보였다. 속 시원하게 한겹 한겹 벗겨지더니, 결국 다시 여기서 막혀버린다. 역시 마냥 얻어가기만 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단 말일까. 맥주라도 사다 드려야하나. 지금조차도 맥주를 시원하게 들이키고 계시는 사감님을 바라보던 가현은 이윽고 미소짓는다.
"괜찮답니다. 적어도, 그 분께 미움받는 것이 아니라면.... 어떤 화를 블러오게 되든지. 저는 포용하고, 받아들일 수 있기에."
그렇다면 이제 보리를 피하는 이유까지만 알아보면 될 터. 그 질문을 하려던 가현은 뭔가 분위기가 이상해졌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라. 이게 이렇게 되어버린단 말이지. 여태껏 자신이 조금 무례한 태도로 지껄였던 이야기에도 그저 넘어가주셨던 사감님께서. 신께서 명하신 것의 이야기에 이리도 민감한 반응을. 가현은 눈을 느릿하게 깜빡이더니, 어깨를 으쓱였다.
"저는 두 번의 이야기는 하지 않는답니다. 사감님. 제게 형제분들의 위치를 알려주고 싶지 않으신 것처럼, 저 역시 그럴 뿐이니까요?"
당장 달려들어 제 멱살을 휘어잡을것만 같은 살벌한 분위기. 그 분위기를 느끼며 가현은 그저 미소짓고 있얼다. 이것 또한 애정이라고 받아들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독백하지 않았는가. 아무리 지금 이 자. 하 사감이 인간이 아닌 존재라고 할지언정, 그 분의 존엄성 앞에서는 그 빛을 잃을 뿐. 자신이 진정 두려워하고 경외하며 따라야 하는 존재는 오직 그 분 하나뿐인 것을. 제 몸뚱이가 부러지고 찢기는 한이 있더라도, 그 분 하나만 바라보겠노라고 다짐한 것이 자신이었으니.
지금의 위기를 잘 비틀어 극복할 방법 또한 떠올리기 시작했다. 잘 구슬린다면 어떻게든 될 지도 모른다. 아니. 그 전에 이리도 격한 분노를 표출하는 사람에게 이 것으로 더 얻어낼게 있단 말인가? 제 눈을 내리깔지 않고 똑바로 사감님을 향하며 뜻 모를 미소만을 머금던 가현은 다시 입을 열었다.
"사감님께서 정말로 못 듣고 되물어보시는 것은 아니겠지만. 원하신다면, 가벼운 정보라도 서로 교환하는 것도 괜찮을것 같은데 말이예요~"
그게 싫으시다면. 저는 사감님의 일방적인 애정을 받아들이며 함구할 뿐이랍니다. 입꼬리를 바짝 올리며, 가현은 끝내 제 뜻을 굽히지 않았다.
>>309 아앗, 첫번째 예리해요...! 사실 시각이 없는 이유는 한쪽 눈이 많이 나쁘기 때문이랍니다.😇 윙크를 하고 그쪽 눈으로 보면 저혈압 핑글 돌고나서 서서히 눈 보일 때처럼의 흐린 시선으로 보일 정도라나 봐요. 그래서 단안경을 꼭 끼고 다니지만, 어째서... 저는 픽크루에서 늘 빼먹는 걸까요...? 바보 아회주...🙄
박쥐 초음파...! 사실 아회는...! 박쥐여요!!!(아회: 인외는 시트로 낼 수 없소.) 이이녀석 오늘도 나를 방해해~
아회의 환경이 쉽게 깨지고 물드는 일은 없었으니, 지금도 딱 그러하다. 당신도 그러했고, 각기 다른 삶은 그런 법이다. 아회의 침묵은 길었으니, 이대로면 잿더미에 불 피어오르는 건 아닐까 싶더니만 그런 일은 없었다. 아회의 착화점은 드높았던 것인지, 언제나 그렇듯이, 여상히도 군다. 가지런한 눈썹, 절대 뜨일 리가 없는 내리 감긴 눈, 긴 머리카락 너머에서도 다소곳한 자세. 굳었던 몸의 긴장은 자연스럽게 풀리고 이마를 툭 치는 손길은 언제 자신이 굳었냐는 듯 가볍다. 재미난 소리 툭 던질 적 아회의 무표정은 조금 변화를 맞이했다. 입매가 은은한 호선을 긋는다.
"그런 소리도 낼 줄 알았구려. 수일이에게 알려줘야겠어."
놀려주려는 의도 다분했다. 팔에 힘을 주어 붙들 적엔 벗어날 때를 놓쳤음을 직감하고 난감한 듯 미소 짓던 눈썹이 여덟 팔자 그린다. 놀리느라 덫에 걸렸구먼, 참으로 난감하이. 그렇다고 지금 몸 비틀면 또 실랑이 벌어질 테니, 얌전히 떡 하나 주고 벗어나는 것이 좋으렷다.
"놓아주면 어디 덧나나."
덤덤한 어조와 달리 아회 어깨 으쓱인다. 그래, 떡 주고 벗어나야지. 그렇게 생각하며 고개 내려 간식 꾸러미 보니, 긴 머리 우수수 쏟아져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 앞머리가 시야를 가리니 불편한지 손이 잠깐 헤맨다. 다른 손으로 앞머리 걷고 나서야 아직 따끈따끈한 절편 집을 수 있으니, "이번에도 손가락을 물면 경을 칠 것이요." 나긋하게 덧붙이며 입가로 가져다주었다.
"……머리를 말이오?"
아회 잠시 고민한다. 해낸 일이 있다 보니 당연한 반응이다. 그래, 이번 한 번만 더 믿어주자. 설마 머리를 서걱 잘라버릴 아이도 아니거니와 더 장난을 치면 부적을 태워서라도 어떻게든 도망칠 생각이니. 아회 고개를 느릿하게 끄덕였다.
밉보이기 싫다는 이야기에 가현은 방긋 미소지었다. 위기는 잘 넘긴 듯 싶어 안심이었다. 양날의 검을 쥐고 휘두른 격이었는데, 검날이 그 누구도 항하지 않고 안전하게 땅으로 박힌 느낌이 지금의 이 기분이지 않울까. 달콤하고도 짜릿한 거래. 위험천만한 감정의 교차. 모든 것이 너무나도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것만 같았다. 더군다나- 그 말을 다르게 풀어본다면 제가 그 존재에게 있어서는 아주 눈꼽만큼이나마 예쁨을 받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뜻이기도 했으니. 기분이 한없이 녹아내리는 것만 같았다.
이제는 아주 명확한 기쁨의 뜻을 담은 미소를 머금었다. 생각지도 못 하고 있던 횡재가 자신에게 굴러들어온 것만 같아 가현은 소파에 앉은 채 조금 튀어올랐다. 감히 인간이. 어찌 그 분을 더 알아가려 들 수 있겠냐만은, 그 죄의식에서 오는 배덕감이. 그리고 조금이나마 자신이 모시는 존재를 알아갈 수 있다는 희열이 한데 뒤섞이며 용솟음쳤다. 언제 그렇게 뻔뻔하게 굴었냐는 양 가현의 말투에 나긋함이 담긴다. 다른 사감님들의 정체? 다른 사감님들에게 직접 물어보면 될 것이다. 급할 필요가 없지. 암. 그렇고 말고. 다시 그렇게 되도 않는 정신승리를 이어가는 가현이었다.
"많은 건 아니라도 제가 만족할 만큼 알려주신다면, 저도 약간이나마 도움을 드릴게요? 근데 태초의 어머니라. 혹시 그 분을 뜻하는 말씀이신가요~? 아핫. 만약 그렇다면, 꽤 기쁠 것 같은데 말이예요~"
그게 무슨 의미인지 몰랐으나, 일단 만약 태초의 어머니가 MA가 맞다고 한다면 그것만큼 더 끝내주는 건 없었다. 제 어린 시절부터. 그 누구에게도 예쁨받지 못하던 그 시절부터 오직 한 존재의 마음에 조금이나마 들기를 간절히 바래왔고, 그렇게 되기 위해 인간성을 포기한 자신이었다. 제 노력이 조금이나마 빛을 발하는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던 가현은 너무나도 황홀했다.
"음, 음. 그 어떤 의미는 뭘까요? 그리고. 태초의 어머니라고 하심이 아까 제가 말했던 것처럼 그 분을 의미하는것이 맞다면. 어째서... 인 것일까요."
애써 황홀경을 진정시키니 이제는 또 다른 의문이 떠올랐다. 분명 제가 익히 보고 들어왔던 신은, 어머니라고 불리기에는 조금 가혹한 면이 없지 않았으니까. 어머니라고 함은 보통 무언가를 창조하는 자에게 더 어울리는 말이 아닐까. 만약 MA가 아니라면- 태초의 어머니가 누굴 의미하는 것일까.
"네가 최대로 꾸민 모습은 어떨까?" 아회: "소인은 아직 '최대로' 꾸며본 적이 없다오. 사생아라서 비단으로 된 귀한 옷 받아도 모습 드러내거나 연회에 참석하지 못하여 쓸 기회가 없으니 무슨 쓸모가 있겠소." "그렇지만, 이 나이가 되니 사용인들 중에서 머리를 풀면 참 어울린다 말을 한 적은 있다오. 그러니, 꾸밀 적에는 머리를 풀겠지."
"어떻게 하면 널 죽일 수 있어?" 아회: "소인은 인간이오. 보통 인간을 죽이듯이 하면 죽겠지." "그래서, 덤빌 텐가?" (아회 드물게 부채 펼치며 눈웃음 짓는다.) "죽일 수는 있고?" "천사를 만난다면?" 아회: "오, 천사구료." 두려워 말라……. "MA 님 맙소사."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770083 아회의 오늘 풀 해시는
자캐가_자주_하는_거짓말 : 거짓말을 하는 아이일까요, 잠시 고민했지만, 으음, 확실히 어장 내적으로는 거짓말을 많이 하겠네요.
"같은 무 가라 해도 궁기와 소인은 아무런 사이도 아니오만…." 하고 선 긋는 거요.
자캐의_끈기는 : 대단한 수준이랍니다. 척박한 북부에서 사생아로 살아남기...!
자캐의_죽음_앞에서의_태도는 : "머잖아 천하는 잿더미가 되고 죽음만이 고요히 온 땅을 덮을 터이지. 전란의 혈운血雲은 이미 드리우고 사람이 죽었다. 그리고 이곳에서 죽는 자 또한 있겠으나, 그것이 감히 나일 리가 없다! 나는 날 잠재울 미래 따윈 두렵지 아니하다. 내 최후를 폭군으로 평해도 괜찮다. 내 두려워하는 것은 오직 하나. 이곳에서 헛되이 죽어 숙원을 이루지 못하는 것일 터이니."
당당하겠죠. 잿더미답지 않은 모습일 것이에요! 굳세어라, 아회! 삶에 대한 의지가 제법 강하거든요. #오늘의_자캐해시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977489 아회에게 드리는 오늘의 캐해질문!
1. 「우연한 기회로 자신의 추악한 면을 직시하게 된다면?」 : "……."
아회는 온전히 눈을 떠 당신을 마주했다. 여전히 덤덤한 무표정이었다.
"나도 인간인데 추악한 면이 없을 리가. 나 또한 인간이구나 싶겠지, 자네는 내가 아니라고 부정하며 몸 뒤틀길 바란 듯싶으나 어림도 없지." "내 날적부터 감히 누군가의 행복을 깨부순 추악한 존재라서 말입세. 이미 질리도록 내가 추악하구나 하는 면을 보았거든."
아회 미소 지었다.
"하여 내 당당하고자 하네. 이런 면에서는 오만해져야만 살아남으니 부디 자비를 베풀어주게. 아니면 자괴감에 목 매달아 죽을 테니."
2. 「좋아하는 샌드위치의 내용물은?」 : "간단한 것이 좋소. 소스는 없거나 올리브유 정도면 좋고. 얇은 햄, 토마토, 양상추, 그리고 치즈."
3. 「청소는 매일매일 하는 편인가?」 : "늘 하는 편이지. 머리카락이 긴 나머지 그만……."
(시시때때로 아회 머리 풀어버리는 망나니 온화) 아회 아직 최대로 꾸며본 적 없어? 캡틴!!! 연회 열어줘 연회1!! 무도회!!!! (악질) 히이이 부채 펼치면서 그런 말 하면 반해버렷(?)(정보:긁었음) 천사 ㅋㅋㅋㅋㅋㅋㅋ 천사가 문제겠어 이 동네는 무려 뒤집힌 신님이 친히 깽판을 치고 다니시는데! 거짓말을 많이 한다라. 궁기와의 관계 부정 말고도 하는 거짓말이 뭐가 있을까! >:3 >>척박한 북부에서 사생아로 살아남기<< 어라 로판? 웹소설? 아회 사실 회귀자? ㅋㅋㅋㅋㅋ 아이고 우리 아회 굳세다! 당당하다! 하고싶은거 다 해! (응원하는 온화) 삶의 의지 강함이 잿불이되 잿불 아닌 면모의 근본?일까 (갸웃) 캬 당당한 아회 2트~ 멋져~ 그치 날때부터 죄인이라면 차라리 당당하게 살아야지~ 아회 앞날 꽃길 기원해~~ (꽃가루 뿜) 아 심플한 샌드위치 보니까 문득 내장파괴버거를 아회 앞에 놔주고 반응 보고 싶어졌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주고 이거 다 먹어야 보내줄거요 하는 온화를 같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암암 긴머리 사람들은 매일 바닥 밀어야지~ 긴머리... (온화 방 봄)(안봄) 아회야 가끔은 온화 방도 청소 좀 ㅎㅎㅎㅎ
진단을 음미해주시니 기뻐요...😇 꾸며본 적이 없답니다! 부채 펼치면서 사근사근 얘기하는 아회... 긁어보셨군요! 오만하기 짝이 없는 녀석이에요, 응! 천사님은... MA 님을 만나서 더 혼종이 되는 건 아닐..까요?(아니어야만 해요) 궁기와 관련된 것과, 무가에 대한 것?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긴 해요. 아회라는 아이는 궁기와 무가에 대해 거짓말을 많이 하겠죠... 가문과 깊은 연관이 없다(사생아임)고 하고, 궁기랑 자신도 아무런 사이가 아니었다(배 다른 형제임)고 하고... 아회... 회귀자...?! 그건~ 비밀이에요!😗 꺄아악 꽃가루가 너무 많아요! 엣취! 내장파괴ㅋㅋㅋㅋㅋㅋㅋ버거....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회가 눈을 감았지만 동공지진이 오는 걸 느낄 수 있지 않을까요... 이렇게 무지막지한 녀석을 위장 속에 넣으면 망가질 게 뻔하다며...(이런 발언) 머리가 길면... 밀어야죠!! 방을!!(고통) 온화 방을 보며 기겁할 아회가 생각나요... 박박 청소해주겠지...(?)
요행이라면 요행일지. 오늘은 좀 과히 굴었는데도 아회 역정 아닌 역정만 낼 뿐 벌컥 화 내는 일 없었다. 아무리 잿불이라도 이만큼 뒤집으면 다시 활활 탈 법도 하건만. 아마 그 불 당기는 것 별개로 있겠지. 찰나에 되짚어본다. 요전날 아회 일으켰던 싸움. 그 시발점은 분명 죽을 만치 맞은 이의 경솔한 혓바닥이 주절거림 때문이었다. 제가 치는 희롱은 그저 말세라며 넘겨버리게 만들 정도의.
잿불이 다시 타오르지 않은 것 외에 요행 하나 더 있었다. 제가 딱밤 맞고 흘린 바람 빠진 소리에 아회 입꼬리가 올라갔다! 환한 것도 아니고 실소 정도이나 저는 알았다. 저것도 눈썹 올라가는 것 만큼 보기 어려운 것을. 바보짓 한 번에 저 호선 보았으니 오늘치 수지는 다 맞았다. 그러니 괜히 툴툴대는 척 그리 종알댔다.
"못됐네 못됐어. 에잉. 이대로 방까지 들쳐메고 가버릴라."
정말 그럴 생각은 없지만. 그 연장선으로 놓아주면 덧나냐는 말은 못 들은 척 떡이나 받아먹으려고 했다. 아회 손 허우적대는 것 보며 키득이다 겨우 절편 집어들자 받아먹으려 고개 기울였다. 이번에도 또 슬쩍 물어볼까. 생각 하자마자 은근히 들리는 말 있어 온화 또 이이잉- 소리내었다. 그런데 말이다. 물지 말랬지 장난 치지 말라고는 안 했다. 그렇지?
떡 집어들 적 머리 묶어주어도 되냐 물었으니 그 대답 기다리듯 잠시 얌전했다. 잠시 뜸 들인 아회 재차 시간 들여 고민하고 끝에 고개 끄덕이자 히히- 하고 웃었다. 머리 허락도 받았겠다 그럼 이제 떡 먹을 차례다. 온화 손 하나 풀어져 앞으로 오더니 떡 든 아회 손 슬금 잡는다. 조금 들어올리는 것이 먹기 편하게 드는가 싶으나, 어쩐지 손등 위로 가게 한다. 불길한 낌새 느껴질 때엔 이미 아회 손등에 보들말랑한 감촉이 살짝 눌렸다 떨어졌다. 그러고서야 떡 냉큼 물어가고 말한다.
"내 듣기로 저 바깥에선 손등에 입술 대는 것이 존경의 의미라 하더이다. 허니 방금은 선배를 향한 존경의 것으로 생각해주시게. 무얼, 물지는 않았으니 말이네?"
아회 말 어기지 않았노라 하며 킥킥 웃는 소리 참으로 얄밉다. 말은 그렇게 했으나 또 진절머리를 치며 도망갈까보아 얼른 머리 묶어줄 준비를 한다.
"떡도 먹었으니 이제 머리 올려봅세! 자, 빗질부터 할 터이니 얌전히 계시구려!"
한 손으론 식은 곰방대 휙 털어 허리춤에 꽂고 다른 손으론 남은 주전부리를 종이로 대강 감싸서 얼른 아회 품에 안겨준다. 그런 다음 아회 몸 슥 들어올려, 제가 앉았던 자리에 사뿐히 깃털 내려앉듯 앉혀주고 저는 뒤에 따로 앉았다. 기민한 움직임에 붉은 두루마기 자락 한 번 들렸다 내려간다. 그 두루마기 자락 안에서 은빛 반질한 빗 꺼내어 얼른 아회 머리 추슬러 빗기 시작했을 터다. 뭉툭한 빗의 끝이 아프지 않게 머리카락을 풀어내리는 것이 보통 손길 아니니, 온화 행실 방탕해도 역시 계집은 계집인가 보다.
Q. 궁기가 선물을 보내면 어떤 반응인가요? 과거와 현재 둘 다!! A. 아와와와와, 매콤하여라..
과거에는 "정말……? 형님께서 보내주신 거예요?"하고 사용인에게 되물어 보고, 정말 궁기가 보낸 것이 맞노라 하면 발그레한 뺨으로 수줍게 웃었을 거예요. 조용하게 살던 유령이 아니라, 삶을 인정받은 그 나이의 아회가 되었겠지요. 선물이 무엇이든지 소중히 품에 안았을 거고, 고이 모셔두며 간직하려 들었을 거예요. 만일 장신구라면 형님 돌아오는 날에 착용하고 보여드리러 달려가겠죠. 어쩌면 형님이 세상에서 가장 좋다면서 품에 폭 안기려 들었을지도 몰라요!😉
현재의 경우라면 어떻게 알고 선물을 보냈는지에 대해서 고민할 거예요. 그 다음엔 당신이 어떻게 선물을 보낼 수 있지?라며 깊은 감정의 침잠을 느낄 거예요. "……네가 내게 이런 걸 줘서는 안 되잖아. 염치도 없는 사람 같으니라고. 날 능멸하지, 날 조롱하는 것이야……." 분노, 절망, 무력감에 시달리다가 선물을 불태우기 위해 부적을 꺼낼 거예요. 그리고 다음날이 되면, "어리석은 새끼." 끝없이 속으로 자책하면서도 덤덤히 하루를 살아가는 아회만이 남겠죠. 선물은 구석에 틀어박혔지만, 나름대로 고이 모셔져 있고요.🙄
"으응, 그런건 신경쓰지 않으셔도 돼요~ 저희 가문에서는 제가 졸업하고 나서 당주 자리에 앉으면 그제서야 이것저것 알려줄 거 같으니까요?"
가현은 마냥 방실방실 웃었다. 어차피 자신은 졸업하고 제사장이며 당주며 정식으로 오르게 될 사람. 가현이 학생 신분을 유지하고 있던 동안 가문 어른들은 섵불리 입을 열지 않았었다. 제대로 길을 들여놓았고, 이미 그들에게 신뢰도 잔뜩 쌓았건만. 성인이 되고 난다면 본격적으로 알려주겠노라는 갈증을 더 느끼게 하는 약속만이 남아 있었다. 때문에 하 사감님의 이야기는 굉장히 흥미진진했다.
"신 님에게 그런 자애로운 면모 또한 존재했었다니... 이래서 저는... 음, 그러면 그 분께서 용을 만들고. 그 용이 낳은 자식이 하 사감님을 포함한 형제분들이라는 말씀이시죠?"
마치 어르신들 옆에 앉아 옛날 이야기를 듣는 어린아이마냥 사감님의 이야기에 푹 빠져 최대한 몰입하며, 빙글빙글 돌리는 검지를 눈으로 열심히 쫓던 가현은 어렴풋이 의문점을 느끼며, 또 하나의 확신인지 뭔지 모를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그렇다면 분명 다른 사감님들도 뭔가 있다. 이미 존엄하신 존재가 직접 가려주신 눈으로 보았던 게 있지 않던가. 하 사감님을 잘 구슬리거나, 아니면 다른 사감님들에게 직접 물어보거나... 아니라면. 실례를 무릅쓰고서라도 MA님에게 명하신 물건을 돌려드릴 적 물어보거나. 여러 방법이 떠올랐으나 지금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었다.
"신기하네요. 그러면, 어찌 자신의 손주뻘 되는 형제분을 그 분께서 죽여버리신 것일까요."
뭔가 사연이 있겠으나-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기에는 여기에 얽힌 사연을 너무나도 알고 싶었다. 비극에 대해 같이 원통해하지는 못 하더라도, 적어도 자신이 모시는 존재에 대한 것들을 조금 일찍이라도 더 알아가고 싶었던 것이다. 어른이 되기까지 이제 1년도 채 남지 않았다고는 하나 이런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어버린다면 참기란 힘든 법. 이윽고 가현은 어깨를 으쓱인다. 저런. 역시 공짜로 모든 걸 얻어갈수는 없나.
"아이 참. 너무 급하세요~ 아직 저희가 이야기할 시간은 많고, 제가 듣고싶은 것도 많답니다? 제가 말씀드리는 무언가의 목이 사감님에게 중요한 것이라면 독촉은 못 써요~"
당신이 강하다는 것은 충분히 인정하나, 정보를 쥐고 휘두를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은 제가 훨씬 유리하답니다. 그러니 잡아먹을 듯 굴지는 마셔요. 이야기 안 해버리는 수가 있으니. 가현의 말에 담겨있는 뜻을 해석하자면 그런 협박이었다. 불분명했던 갑과 을의 개념이 가현의 머릿속에서 확실하게 잡혔다. 자신이 원하는 정보는 다른 사감님들 또한 쥐고 계실 것이었으나, 하 사감이 원하는 정보는 신을 제외한다면 오직 자신만이 알고 있는 것이었으니ㅡ 제가 갑이고. 사감이 을이라고 봐도 좋지 않을까. 무력 이상의 강함을 가진 것은 지식이라고 하지. 오만함을 한껏 담은 웃음을 입술 너머로 새어보내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아까 말씀드리지 않았던 내용은... 그 머리가 숨겨져있는 장소는 다른 곳이 아니라 이 학당 어딘가라는 것. 그리고..."
가현은 거기까지 말할 적 감질나게 말을 끊었다. 가현의 시선이 하 사감을 향하며 곱게 휘어진다. 더 심도 있는 정보를 원하신다면, 제 물음에도 당신이 알고 계시는 것을 말씀해주셔야 한답니다. 즉 더 이야기를 듣기를 원한다면 자신의 물음에 자신이 만족할만한 대답을 들려달라는 것이었다. 당돌하면서도 확실한 무언의 압박이 담긴 눈빛으로 사감님을 빤히 바라보았다.
/괜찮아~~ 하 사감님의 캐릭터성이 잘 담겨있어서 볼때마다 흐뭇해져 ^Q^ 임가현 여지껏 안 두들겨맞은것만 해도 하사감님 인성 부처님급이라는게 증명된다며... (임가현 봄)(안봄)(가현:내가 뭘)
한결같이 웃고, 미소짓기만 하던 가현은 제 웃음을 조금 누그러트렸다. 인간의 편에 섰다. 그 한마디만으로 모든 상황이 이해가 되는 듯 싶었다. 제 어머니가 제가 아주 어릴 적 전래동화처럼 이야기해준 적 있었다. 먼 옛날. 인간은 신에게 반기를 들었다고. 그리고 거기에 노한 신은, 조상들을 전부 죽이고 이 세계를 한번 엎었다지.
인간과 신의 이야기에서 주목받지 못한 존재. 선의인지 뭔지 모를 것을 내비치며 신에게 함께 반목했으나, 끝내 그 결말은 참담했던 존재. 아마 그 존재가 그 대립에서 인간의 편을 선 이 사감님의 형제이지 않을까. 퍼즐이 하나 끼워맞춰진다. 그것 역시 신의 뜻. 감히 신을 거스르는 자들이 맞이해야만 할 운명. 태초의 어머니와 반목하며, 인간의 편을 든 이단자의- 너무나도 당연한 최후였지만. 지금 자신은 하 사감님에게 궁금증을 해소하러 온 것이지 엿을 먹이려고 이 곳으로 찾아온 건 아니었기에 가현은 말을 아낀다. 그저 공감하고, 이해하는 모습을 보일 뿐이다.
가엾고, 덧없으며, 이제는 인간들 중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을 이단의 죽음을. 자신은 새로이 알게 되었다.
"그래서 사감님께서 그 때 그렇게 노하셨군요. 인간들. 인간들. 그렇게 되새기며, 향할 곳 잃은 분노를 저희에게 쏟아 두셨는지요."
조금 차분해진 모습으로 가현은 다시 입을 열었다. 이 사감님의 모든 것을 공감하기엔, 자신은 많이 어긋나 있었지만. 적어도 기억하기 싫은 참담한 꼴이었을 것이라는 게 너무나도 잘 느껴지는 듯 싶었다. 이미 그 때부터 포용하고 있었다. 분노와 원한이 무엇이든, 애정으로 받아들이고 있었으니까. 배경을 들으니 더더욱 깊게 포용할 수 있을것만 같았다. 그 날. 사감님의 시선에서 자신들은 그저 제 형제를 죽게 하고 자신마저 해치려 드는 존재로 보였겠지. 허나, 그것 뿐이었다. 공감과 이해는 더 이상 이어지지 않았고, 자신의 안쓰러운 마음조차 하 사감님을 향하다 끊기는 것이었다. 결국 자신은 MA의 신자였으며, 과거의 그 자들은 결국 그 분에게 반목했기에 정말 당연히 맞이해야 할 결말이라고 여기고 있었으니.
"네에, 이 학당 안이랍니다~ 그보다 그렇게 그 물건을 바라고 계신가요? 놀라워라... 그 분께서, 여덟이 자신에게 그 목을 돌려달라고 애원했다며 즐거워 하셨답니다. 혹시 사감님도 그 여덟 중 한 분이신가요?"
가현은 하 사감의 반응에 굉장히 흥미롭다는 듯 눈을 빛낸다. 어쩌면 조금 더 알려줘도 손해를 볼 것이 없다고 여겼다. 만일 저들이 인간보다 더 뛰어난 감으로 그 물건을 찾으려 들었다면 진작 찾았을 터인데, 물건의 위치 정도는 어느정도 감을 잡았다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이야기조차 처음 듣는다는 반응을 하고 있지 않은가. 아주 좋은 기회를 잡았다. 가현의 눈꼬리가 샐쭉 가늘어진다.
"정말로 알고 싶은건 사감님 형제분들의 위치이지만~ 그건 이미 싫다고 하셨으니. 정말 싫으시다면 이야기하지 않으셔도 된답니다. 그러면.. 남은 세 가지를 꼽아볼까요?"
그렇게 말하며, 가현은 제 손가락 세 개를 펼쳤다. 이야기를 하나 꺼낼 때마다 천천히 접었다.
"첫째. 제가 바라본 사감님들의 모습에서는 한결같이 동물 모습이 비쳐 보였으나, 영 사감님은 그렇지 않았지요. 오히려 다른 학생이나, 신선님들. 도사님들을 볼 때와 같이 사람의 신체 일부가 비쳐 보였답니다. 그렇다면 영 사감님은 당신들과 같은 존재가 아니라, 저희같은 사람이신 건가요?"
"둘째. 송 보리라는 학생을 아시는지요. 백룡 기숙사의 6학년 생이자.. 저와 같은 제사장 가문인 학생이랍니다. 전부터 지켜본 바, 사감님들께서는 유독 그 아이만 피하셨어요. 누구에게나 자애롭고 포용심 넘치시는 동 사감님 마저도. 혹시. 이유를 알고 계시나요?"
여기서 가현은 나름대로의 각색을 더했다. 누군가 부탁했다며 직접 거론하고 물어보는 것은 조사꾼으로써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었기에. 제가 어렸을 적부터 심심치 않게 봐 왔다. 제 가문에서. 제 아비의 바램을 이루어주지 못하거나 어설프게 대처해 민폐를 끼친 뒷조사꾼들이 어떤 결말을 맞이하는지. 여기서 자신이 어설프게 군다고 그런 일을 겪지는 않겠으나, 이미 그 때 느끼고 배운 것들이 몸에 밴 탓이 크다. 조사를 할 땐 이야기를 최대한 각색하며 그 어떤 의문도 표하지 못하게 할 것.
"그리고 셋째. 이건 그냥 제 궁금증이랍니다. 가능하시다면, 그 분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들려주실 수 있으신가요? 제사장 가문이기 이전. 그 분의 신자로써.. 조금 탐구심이 생겼답니다."
손가락이 완전히 접힌 손을 내리며, 가현은 하 사감을 바라보았다.
"번거로우시다면, 전부 이야기해주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그 대신, 제 의문이 충족되지 않은 만큼 제 입에서 나오는 이야기가 달라지겠지. 가현의 입꼬리가 기이하게 끌려 올라간다.
그러고 보니 저번에 싸움이 났던 학생은 제사장 가문 아이라더라. 아회 지금도 멍이요 생채기 조금씩 남아있다면, 그 아이는 머리를 어찌나 세게 맞았는지 아직도 붕대를 칭칭 감고 있다지. 부러진 코는 말할 것도 없다. 아회가 누군가를 때렸노라, 싸움이 났노라 얘기하는 것은 한 손에 꼽을 정도로 적지만 한 번 싸움이 나면 꼭 그랬다. 아회의 상태가 좋든 나쁘든 간에, 상대는 무슨 일이 있어도 맹수가 한차례 습격한 듯 꼴이 성하지 못했다. 고요한 자 타오를 때면 한 번 크게 타오르고 다시금 잠잠하니, 희롱으로는 끄떡도 없는 자를 태우는 것이 대체 무엇인지는.
하물며 무표정에서 다른 것 덧대어지는 꼴은 흔히 보이는 행동 절대 아니었다. 툴툴대는 척 종알댈 때, 미소를 거두는 것도 순간이었지만 그 자체로도 필히 귀한 것이긴 하였으니. 아회 절편 집어 들자 고소한 참기름 내음 은은하다. 떡이란 것 입안에 들어차면 그 식감 찐득하고 묵직하니 그렇게 좋아하지는 아니하지만 이런 고소한 내음만큼은 싫다고 할 수 없으니, 여인 떡 먹여주면 본인도 머리 만져질 동안 꿀떡 하나 정도는 집어먹어야겠다 생각했을 찰나였다.
"온화 낭자……!"
그만둘까 싶으면 새롭게 장난을 치다 못해 바깥까지 얘기하고 있으니, 아회 경을 치듯이 여인 이름 딱 부르곤 바깥이니 무엇이니 하는 변명에 앓고 만다. 사대부적 생각이나 양것들이란 이런 것이 숭하지도 않은지. 존경이니 무어니 해도 어찌 인간의 귀한 신체가 닿는지 원! 사리사욕 채우려 만든 바깥 풍습이 분명하다 생각하며 도망가려 했으나, 머리 올린답시고 딱 꾸러미 쥐여주니 더 화 내진 못하였다.
"하아……."
결국 오늘도 낡고 지쳤다. 덜렁 들리는 몸이 평소보다 더 기운 없다. 인간들이란…… 바깥이고 안이고 이런 존재가 하나라도 더 있다간 아예 기숙사 바깥으로 나가지 아니하는 삶을 살고 말 것이다. 아니, 북부 바깥으로 나가지 않을 것이다. "다음은 없소." 기어이 말 꺼내곤 종이 꾸러미 만지작댄다. 쉬이 묶인 끈 느슨하게 풀어 꿀떡 하나 집어먹는다.
머리 제법 길었으니 그리 모난 부분이나 상한 곳 없는 것으로 보아 애지중지 기른 듯싶지만, 어째 아회 머리빗질이 엉성하던 것인지, 아니면 멱 감고 말리는 것 인위적으로 손대지 않고 자연적으로 말리는 것인지 뻗친 부분 제법 있다. 길 터내듯 머리빗질하자 그것도 쉽게 사그라들었으며, 아회 얌전히 머리 틀어 올리길 기다렸다.
가현은 웃는 낯 그대로 고개만 모로 해 기울인다. 좋아한다. 너희라고 한다면, 제가 이해하는 좋아한다는 게. 다른 사람들과 같은 의미의 좋아한다는 것일까? 다른 사람들도 그런 애정을 원하는 것일까? 이 사감님도 자신이 좋아한다고 하면. 똑같이 좋아할까? 피튀기고. 집착하며. 끝내는 목에 족쇄를 채워버리는 사이를. 그렇다면 자신은, 더더욱 집착할 수밖에 없는걸.
"그런걸 두고 애증이라고도 하죠~ 둘이 섞였다는 건 역시 사감님의 본질 말씀이시군요? 음. 어느 쪽이든 좋아요. 인간을 좋아하시든, 증오하시든... 저라는 인간 하나 만큼은, 어느 쪽이라도 전부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아주세요?"
사감님을 바라보며- 그리고 사감님에게서 비쳐 보이는 늑대와 물고기의 절반을 바라보며 가현은 방긋 웃었다. 저는 사감님의 좋아하는 방식이 어떤 것이든 그저 기쁘게 여길 뿐이랍니다. 다른 의미를 담았더라도 그것은 애정이 아니던가요. 애시당초 관심이 없었다면 증오조차 남지 않았을 것 아닌가요. 아아. 황홀하여라.
"인간의 탐구심은 끝이 없는 법이랍니다? .... 아아. 그렇게 된다면... 그저. 너무나도 황송스럽고도 황홀할 것 같네요..."
안 그래도 붕 떠올랐던 기분이 더더욱 드높이 떠오르는 것만 같아, 가현은 그 기분에 몸을 맡긴다. 자신이 그토록 바래왔던 일. 모두가 원하던 일. 오직 신의 총애 하나만을 바라고 모든 것을 내다버린 자신이었기에, 그 확신만큼 쩌릿한 것은 더 없었다. 허나 여기서 안주할 순 없다. 지금의 자신에게 만족하는 순간 더 성장하지 못한다. 더 많은 총애를. 더 많은 애정을. 자신의 목표로 확고히 하며, 가현은 꿈결같은 분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얌전히 사감님의 말씀을 들으며, 안 알려줄거라는 말에는 고개를 끄덕이고 자신을 내쫓고 싶다는 말에는 웃음을 흘려가며 반응하고, 그 내용을 귀담아 들었다. 태초의 어머니. 그러니까, 신 님께서는- 그 아이의 육체가 꽤 마음에 드셨던 것 같다. 그 육체를 자주 빌려 제물을 취하시고, 그 과정에서 보리라는 아이에게 신의 손길이 가면 갈 수록 묻어나는 분위기가 있을 테지. 지금 자신의 눈에 깃든 손길마저 예리하게 알아챈 존재가 이 하 사감인데, 지속적으로 노출된 사람이라면 더더욱 그 모습이 겹쳐보일 것이다. 음. 이해가 가는걸. 그리고 또 하나 이해하게 된 것은, 적어도 신의 마음에 든 인간에게는 함부로 하지 말 것이라는 점이다. 하 사감조차 자신을 어찌 다루지 못하는데, 하물며 한낯 인간일 뿐인 자신이 신의 마음에 든 사람들을 함부로 대한다면 더더욱 그 후폭풍이 거세겠지. 중요한 것이니만큼 제대로 담아두도록 한다.
"아핫, 꽤 마음에 안 드섰나봐요~ 그런데 인간도 기숙사의 용 님들과 함께한다면 수명이 늘어나는군요?"
가현은 이 대목에서 다시 의문을 품는다. 단순히 수명 문제 뿐만이 아니라, 사감님들이 용의 자식이라고 했던 것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미 이 학당에만 해도 청룡. 적룡. 흑룡. 백룡. 황룡. 다섯 용이 잠들어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들 외에 또 다른 용들이 있을까? 아니라면, 사감님들은 이곳 학당 아래 잠들어있는 용의 자손일까. 한 꺼풀 한 꺼풀 벗겨낼수록 궁금증이 늘어만 갔다.
"아무튼 영 사감님께서 인간이 맞으시다면 형제 분들의 위치도 얼추 알 수 있을것 같은 느낌이예요."
일단 끝이 보일 줄 모르는 탐구심에서 벗어나, 가현은 아주 약간의 확신을 담았다. 정확히 누가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영 사감님 또한 인간이라면 더더욱 제 추론은 확실해진다. 인간의 모습이 비쳐 보이는것은 인간. 그 외의 것은 인간이 아닌 존재. 그리고 지금껏 제가 학당 내에서 봤던 사람들을 종합하자면, 영 사감님을 지외한 네 명의 사감이 전부 인간 외의 모습으로 보였으니. 허나 확실히 답을 들은 게 없었으니 이것 또한 추측일 뿐이었다. 혹시 아는가? 학당 밖으로 나가면 또 다른게 비쳐보이는 사람이 있을지.
"신 님에 대한 거라면 뭐든 좋지만... 태초의 어머니로 불리시던 시절. 세계가 뒤집어지기 전의 신 님에 대해 알아보고 싶어요. 아! 그리고... .... 음. 아니예요! 우선 저걸 먼저 들어볼게요."
저 혼자 상상에 잠기며, 발그레하게 볼을 붉히던 가현은 아무도 뭐라고 안 했는데 또 혼자 세차게 고개를 저으며 첫사랑에 빠진 소녀마냥 양 손으로 제 볼을 감싼다.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자신 따위가 신 님의 취향을 감히 물어볼 수 있겠어. 그건 신성모독이야.
"너와 친해지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미리 주의를 주자면?" 쿠즈노하 니오: 절대로 선을 넘지 말 것. 그 선 넘으면 너 이빨 다 뽑힌다? <spo>쿠즈노하 니오: '그 사람'을 조심해. 조심하라는 말 밖에 해줄 수 없어. 그 사람도 소중한 내 사람이야. 하지만 조심해. 그 사람은 검은 머리에 자수정같은 눈을 가졌어. 나와 친해져도, 그 사람 앞에서는 거리를 지켜. 아니면 너도 나도 죽어.
"네 일기 한 장을 찢었어. 거기에 뭐라고 적혀 있을까?" 쿠즈노하 니오: 글쎄.. 노래 가사나 시가 적혀있을 수도 있고. 아니면 그 날의 기분에 대해서 아무에게도 하지 못할 내 이야기가 적혀있겠지 ..... 아니 근데 내 일기를 찢었다고? 뒤지고 싶어? 이빨 다 뽑힐래?
"난 포기할 거야. 다 관둘 거라고." 쿠즈노하 니오: 하씨.. 그래! 때려쳐! 다 관둬 씨*. 포기하는 건 좋은데 내 발목 잡지마라. 포기하고 패배자처럼, 쓰레기처럼 있는건 너 하나로 족하니까 내 발목 잡으면 손목 잘라버릴거야!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770083
쿠즈노하 니오에게 드리는 오늘의 캐해질문!
1. 「요리를 하던 중에 중요한 단계를 하나 빼먹은 걸 알게 된다면?」 이 정도는 괜찮겠지~ 하고 넘어갈만한 재료면 넘어가고 그렇지 않다면 아!!! 까먹었다!!! 하고 뒤늦게라도 투입합니다!
2. 「자신의 감각과 타인의 감각. 더 신용하는 쪽은?」 니오가 세상에서 가장 신뢰하는 사람이 딱 둘 있는데. 하나는 니오 자신이고 다른 하나가 너는 아니래요 :(
3. 「사랑은 변하지 않는다고 믿는가?」 변하지 않는다고 믿고있어요.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사실 한 번 진심으로 사랑했다면 그건 변하지 않을거라고! 다만 자신이 모른체 하는거라고
쿠즈노하 니오의 오늘 풀 해시는 과거의_자캐에게_말해줘도_믿지_못할_현재의_사실은 니오(현재): 니오. 너는 결국 주술을 때려치고 마법이란걸 배우게 될거야. 니오(과거): 에? 니오(현재): *나 멋질거야. 그리고 학원에, 가문에, 세상에 네 이름 한 줄 새기게 될거다. 니오(과거): 오....
자캐가_방송한다면 5시에 방송켠다고 하고 6시에 자다 깬 모습으로 '아씨.. 까먹었어..'하고 켠다거나.. 맨날 시청자랑 투닥투닥하는 그런 짱매운맛 방송일 것 같네요~ 말하고 있는데 도네 들어오면 '왜 말 끊어? 너 나가' 같은 느낌의..!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콘솔 미스때문에 스포가 공개되기는 했지만? 그래도 좋아 선 넘지 말라는것도 그렇고 임가현에 대한 주의 주는것도 그렇고~~ 항상 이렇게 진단에서 언급될때마다 짜릿짜릿한 기분 ^q^ 이빨 뽑아야 할 일 생기면.. 니오의 일기를 찢자.. (메모)(?) 포기하는 사람 안 잡는 모먼트도 넘 좋다 은근슬쩍 '나도~ 나도 다 포기해버리고 싶어. 다 그만둘거야~' 하고 반응 지켜보고싶기도 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신의 감각도 믿고 신뢰하는 사람의 감각도 믿는 편일까! 사랑 관련된 모먼트도 로맨틱하니 좋고 방송하는거 진짜 넘 치인다 구독 좋아요 눌러놓고 도네 10만원 무지성으로 쏘고싶은 그런 기분.. 하 맞아 니오는 '짱' 그리고 진단은 '미식' 평일이라 내 상태가 온전치 못하지만 그래도 완식 끝 ^Q^
>>473 니오의 주의사항을 꼼꼼하게 읽으면서 시작하는 오늘의 진단이에요! 선을 넘지 말라 하는 모습에서 니오가 얼마나 선의 변화가 뚜렷한 사람인지 엿보이는 것 같아 좋아요. 마음의 눈이 스포 콘솔을 읽었는데, 역시 가현이에 대한 주의로군요... 소중하지만 집착하는 점을 알기 때문일까요, 거리를 지키라는 말이 유일한 살 방법이라고 거듭 경고하는 느낌이라 두 사람의 관계성이 참 매력있구나, 싶어요.🥰 일기에는 노래 가사도, 시도, 그 나이의 아이다운 니오의 모습이 잔뜩이군요! 일기를 찢는 건 나빴지요, 하지만 이런 머흡더 매혁뎌기애오. 니오 짜앙. (이가 다 뽑혔대요...)(틀니 낌) 포기하는 사람은 바로 내치는군요. 발목 잡지 말란 말이 어찌나 가차없는지... 그렇지만 이 싹싹한 모습이 니오의 매력 포인트죠! >:3 괜찮다 싶은 재료는 쿨하게 넘어가지만, 필수는 꼭 넣는군요... 귀여워라. 허둥대는 니오가 보고 싶어요. 특히 베이킹 하는 니오가요...(나빴어요!) 앗. 니오야, 나는 신뢰하지 않는구나... 응, 맞아. 아회주는 세상에서 가장 감이 안 좋단다... 진짜야! 감이 얼마나 안 좋냐면 우리 니오 감에 맡겨야 할 정도라구...😗 사랑이 변하지 않는다는 점도 매력적이네요. 맹목적이고, 희망에 기대는 것만 같고, 약간의 도피적인 면모가 보여서 참 좋아요. 입체적이라고 해야 할까요... ㅋㅋㅋㅋㅋ아니, 과거와 현재가 서로 대화하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요. 이건 반칙이야! 오... 라니, 이 부분에서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어요... 귀여워... 방송 지각에, 투닥투닥까지... 귀여운 스트리머 니오여라. 말하고 있는데 도네를 보내면 화를 낸다... 큰 돈이 들어오면 어떤 느낌일까요?🤔 나는 짱... 용맹한 아기 맹수 느낌이 들어서 참 좋은 정신세계여요. 라이온 킹이 생각나기도 하네요. 나아는 와앙이 될 거래요~ 그런 느낌...? 오늘도 참 좋은 진단, 맛있게 먹었답니다!🥰
"내가 널 연기하려면 뭘 따라하는 게 제일 중요할까?" 아회: "굳이 이런 재미없는 작자를 연기하고 싶은 연유를 모르겠소만……. 무얼 연기해야 좋을꼬, 그래." "인내심과 평정심이 아주 깊어야만 하오. 어떤 일이 있어도 그러려니 넘어가며 스스로를 유지하려 드는 것이 중요할 터요." "하나 더 있다면? 글쎄, 모르겠군." "내 형제로부터 목숨 부지를.. 아니, 아무것도 아니오." "반려동물을 키운다면 이름은?" 아회: "영이라 짓고 싶구료. 그래, 같은 무 씨지만 한자 다르게 하여 무영無影이라 부르고 싶소." "생명이라곤 일절 쳐다도 보지 않는 소인에게 반려동물이 생긴다면 참으로 소중한 존재이지 않겠소. 품이나 뒤에서 한시도 떨어지지 않아, 그림자가 없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아껴주고 싶은 마음으로 지어 보았소."
"널 믿지 않아." 아회: "뭐, 인간이 다 그렇지. 소인도 인간이고 말이오." "믿지 않든 믿든 그쪽 자유요. 다만 믿지 않는단 핑계로 하려는 일마다 방해하려 들지만 않았으면 하구먼. 그건 신뢰의 문제를 넘어서 인간과의 관계에서 예의가 아니지 않소. 예의를 지키시게."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770083 아회의 오늘 풀 해시는
자캐는_자신이_죽을때_기억해줘_잊어줘_같이_죽어줘 : 그 누구도 나를 잊지 않았으면. 내가 어떤 존재인지 기억했으면. 다만 본인이 '어떤 존재'인지 기억하지, 아회라는 인물로 살아왔던 삶은 잊어줬으면. 사생아로 살아오며, 불우했던 삶을, 고요하게 살다 잿더미로 식어버린 나날을 누구도 몰라줬으면
자신의_이상에_배신당한_자캐는 : 당연히 배신 당하겠지, 이 어리석은 것아. 너는 신조차 뒤집힌 이 세계에서 이상향이 영원할 것이라 믿느냐? 그럼에도 넌 나아가겠구나. 네 이상이 뒤집혔다면 다시금 뒤집을 각오를 하였구나. 너는 이상향 그 자체이니. 너는 네 스르로를 배신하지 않을 터이지.
그런 생각으로 늘 자신을 꾸짖기 때문에, 어떻게든 굳게 버티려 들 것이에요. 물론 아회 또한 인간이기에 언젠가 무너지는 순간은 오겠지만.
자캐의_손목은 : 말랐답니다. 손가락으로 엄지와 검지로 고리를 만들어 손목을 감싸면, 엄지 첫마디를 이어주는 부분에 손톱이 닿아요. 본인도 이 사실을 잘 알고요. 그리고... 약간의 희미한 흉터도 있갑니다. 정확히는 손톱에 긁힌 흉터예요. 또 무엇이 있을까요...? (두뇌 풀가동 실패)
1. 「제일 꼴도 보기 싫은 사람의 이름을 하나 말한다면?」 : 굳이 말을 해야 하나? 아회는 어깨만 으쓱이고 말 거예요. 말해봤자 그 사람이 시야에서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그렇지만 계속 묻는다면...
"자네 이름이 무언가?"가 나온답니다...🤦♀️
2. 「자신의 감각과 타인의 감각. 더 신용하는 쪽은?」 : "소인의 감각이오." 라네요. 아회는 감이 좋으니까요! 타인의 감을 신용할 때도 있지만, 일단 자신의 감을 가장 먼저 신용해요.
3. 「아주 좋은 꿈을 꾸었을 때, 다른 사람이 그 꿈을 팔라고 한다면?」 : 팔지 않을 거예요. 좋은 꿈엔 과거의 한 조각도 포함됐거나와, "늘 궁금했다오. 꿈을 사놓고 운수가 나쁘면 환불해달라 할 것이오……? 그런 것이 아니면 적선이지. 당장 적선이 아니더라도 돈 구하는 방법은 많을 터인데 어찌 팔 것이 없어 꿈까지 팔겠소." 같은 제법 현실적?인 이유랍니다...
긴 답변 항상 감사드려요... 늘 하루를 기분 좋게 보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주셔요...!!🥰 무바둑이(?) 무초코(?) 그런 느낌이죠, 응...🤔 무초코 이리 온!(아님) 해시태그 진단은 늘 맛난 것이 튀어나와서 놓을 수가 없네요... 꿈 환불은... 불가랍니다, 삐빅...😮
그렇죠, 3시가 넘었죠... 어딘가 익숙하니 불안불안한 두통이라, 일찍 들어갈 생각은 하고 있었답니다... 지금 잠들면 머리 아파서 뒤척이다 깰 느낌이긴 한데... 어떻게든 될 거라 믿고 있어요.🥹 가현주도 너무 늦게 주무시진 말구요!
앗 기분 좋게 보낼수 있다니 기쁘다!! 미식헌터 임가현주 한번 본 미식에는 제대로 반응해주는 게 인지상정이라며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초코 뭐냐구 귀여워... 애완동물 이름 야호로 지어두면 무야호가 되는 걸까(?) 환불 안하고 소장해서 볼테니 아회 꿈 1년분만 내게 팔아줘라 흐흑 귀염뽀짝한 아회 어린시절 보면서 흐뭇해할라니까..
익숙한 두통이라니 전에도 그런 적 있었던걸까! 뒤척이다 깨더라도 조금이나마 눈 쉬게 해주면 그것만큼 좋은게 없기는 해 :3 물론 어중간하게 자다가 깨면 정신적으로 해롭지만 (아회주 쓰다다담) 응응 그래야지 평일에 늦게 자는건 독이라는 걸 요 며칠새 깨달았기에...
손등에 입술 댈 적 기어코 역정을 내지 않을까- 했지만 이미 당한 것 많아서 그런지 앓는 소리 나오는 것으로 끝났다. 어쩌면 품에 안겨준 떡과 강정 꾸러미 때문일 지도 모르지만. 별 말도 않고 도망치지도 않으니 바위에 내려 앉히는 것도 쉬웠다. 그래도 언제 싫다는 말 나올지 모르니 저도 얼른 앉아 빗질 시작한다.
그런데 이 오라비. 기르기는 참 잘 길렀는데 어째 이리 삐죽삐죽하고 부스스하지? 머리에 진심인 온화 결국 한 마디 하고 말았다.
"무 오라비. 아무리 귀찮아도 멱 감은 후에 빗질은 꼼꼼히 좀 해 주어. 이 뭐요 이게. 이리 좋은 터럭이 이리 삐죽 저리 삐죽, 아이고- 오라비가 내 친 오라비였으면 절대 가만 안 뒀을 거요."
그렇게 말하기엔 온화 머리도 곱지는 않았으나 적어도 빗질과 기름 바르는 것은 거르지 않으니. 나름 진심 담긴 목소리로 종알종알 떠들다보니 빗질도 슬슬 마무리 되어간다. 사실 아회 머리칼 결과 감촉이 남다르게 좋아 계속 만지고 싶었지만 머리에 장난질은 하지 않겠다고 했지 않나. 말끔히 빗질 끝낸 후에 한 손으로 터럭 받치고 다른 손으로 말끔히 모은다. 반질반질하고 차르르한 아회 머리칼 꼭 새벽녁에 퍼진 안개 닮은 색이라 신기하고도 곱다. 이 색과 촉감 탓에 번번히 풀러내려 만지작대기 일쑤였지만. 지금도 한 손에 모인 머리카락 지그시 바라보다가 더 만지고 싶은 것 꾹- 참고 올릴 준비 하였다.
"이제 올릴 것이니 가만 있소. 도중에 풀어지면 빗질부터 다시 할 거요?"
히히- 웃으며 말은 그렇게 했어도 온화 누구냐, 귀찮아 하지 않을 뿐이지 제 머리 남매 머리 잘도 만지는 재주 있었다. 한 손으로 모은 머리 느슨히 당기나 싶더니 손목 휙휙 돌려가며 그 긴 머리를 순식간에 하나로 올려버렸다. 올리기만 했을까 머리 뭉치 너무 커지면 보기 좋지 않으니 일부러 살짝 매듭마냥 꼬아서 긴 모양 내고 그 끝과 끝을 아회 붓 꽂아 딱 하니 고정시켜준다. 그리고 만족스럽게 고개 끄덕- 하려다가 잠깐 이라며 뒤에서 꼼지락댔다.
"도구 좋아야 일 하기 좋은 것처럼 빗질도 빗 좋아야 할 맘 드는 법이네. 자. 요긴하게 쓰소."
혼자 꼼질대던 온화 그리 말하며 쪽 진 머리에 무언가 스윽 꽂았다. 별 건 아니고 방금 머리 빗을 때 쓴 얼레빗이다. 은으로 되어 매끈하고 빗등에 나른히 잠든 고양이 장식된 것이다. 손으로 문지르면 모로 누운 고양이 형상이 오돌도돌하게 느껴지는.
제멋대로 빗 꽂아주더니 다음 하는 짓도 제멋대로다. 뒤에서부터 허리 휘감아 슥 안고 어깨 너머로 고개 쑥 빼어 아회 뺨에 제 뺨 챡- 댄다. 말랑한 뺨 댄 채로 나즈막히 말한다.
"늘상 내치지도 않고 받아줄 만큼 받아주니. 내 오라비 많이 애낀다오. 그러니 오라비도- 내 싫어하지 말아주어."
으응? 또 아이마냥 소리내고 뺨 두어번 문지른 후에 온화 이제 미련 없는 양 스윽 물러났을 것이다. 제 언제 무얼 했냐는 양 뻔뻔스레 서서, 해가 이리도 저물었네 이만 들어가야것어- 무 오라비도 갈 테요? 하고, 늘상 짓는 히죽한 웃음 만면에 띄우고 있었을 것이다.
몸 상태가 영 좋지 못해서, 막레는 조금 느즈막하게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더위를 먹은 건지, 그건 또 아닌 것 같은 다른 부류의 두통인데... 분명 되게 익숙한 두통인데...-"-
>>486 4도사의 진단도 모두 읽었답니다. 인어의 허그는 참 치명적이구나 싶고, 순진무구한 아이같단 느낌도 드네요. 아무것도 모르고 귀하게 자란 아이가 어쩌다 악에 손을 대어버린, 순수한 악의 느낌. 물에 무언가 타면 혼탁해지기 마련이니, 딱 그런 느낌이에요. 누군가 먹을 탔구나. 불가살의 '넵'...ㅋㅋㅋㅋㅋㅋ 그렇군요, 응. 불가살, 많이 눌러 참고 사는구나. 특정 부분에서 기억력이 좋다는 것도 그렇고, 눈물은 옥석, 본인은 알렉산드리아트. 보석에 빗댈 때 옥석이 많이 나오는 것도 떡밥 같단 말이죠, 흐음. 금은보화를 좋아하는구나, 그렇구나. 농질이는 참 친화성도 좋지... 본인 기준이겠지만 어려운 사람이 없다는 건 대단한 거예요. 이것이 당신의 사랑, 아아, 세상에나. 이런 뼛속까지 흑룡인 아이가 있을까요... 자기 자신도, 타인도 사랑하는 아이로구나. 사과라는 부분은 참. 응, 그렇네요. 무시무시해요... 너무나도 무서워라. 마지막으로 궁기를 언급하는 이유는, 아실 거라 믿어요...(덜덜덜) 클래식은 어쩜 그리도 잘 어울리는지. 사실 저도 아회 시트랑 비설을 쓸 때 레퀴엠을 되게... 많이 들었답니다...🙄 내가 싫다고 말해, 이거 참 살벌해요, 응. 살벌하다 못해 매워요. 와중에 네 편이야,는 상대가 질겁할 일을 벌여놓고 그렇게 말할 것 같고. 집안의 풍비박산과, 그 풍비박산의 원인이나 다름 없는 동생의 성장은... 이 모순적인 상황을 표현할 독일어 단어가 있을 거라 믿어요...(덜덜)
>>502 (토닥토닥토닥) 갑자기 날이 엄청 더워져서 그런 것일지도요.. .;ㅅ; 저도 오늘 외근 뛰는데 너무 더워서 빙글빙글 세계가 돌더라구요.. ;ㅅ;
그리고 진단의 반응이 너무 정성스러워서 놀랐어요...!! 옥석의 비밀은 추후에 알게 되실 거랍니다:D 궁기는....... 솔직하게 말하자면... 자기 부모까지 포함해서 巫가는 가치 없는 사람들 투성이네. 하고 살았던지라.. ':3c 예에.. 클래식이 참.. 광공 느낌 나고 좋더라고요 ^*^
>>503 정성어린 막레에는 막레로 보답해야 한댔어요...!(뭔) 천천히, 오늘 안에 막레 드리는 걸 목표로 잡았으니까요...😊 온화주도 더위 조심하셔요...!! 어휴, 이건 5월 날씨가 아니라니까요.😮💨
>>505 캡틴 지금은 괜찮으실까요? 너무 더운 날이었어요..(뽀담)
옥석에 대해서.. 언젠가 알아내겠어요!😊 부모까지 포함해서 가치가 없다... 덜덜덜, 어쩐지 광공 느낌이 가득했는데 정말 광공이었어요...!!! 아회는 과연 가치있는 사람일지, 아니면 가치를 평가하고 있는 것인지…. 어느 쪽이라도 아회 수난시대여라... 아방방...(두렵게 떠는 아방아회주)
윤하주 조심히 돌아오셔요...!! 입맛이 없어서 차가운 미숫가루를 탔는데, 행복하네요... 맛있다...
>>486 마마마맙소사 아회주 레스 없었으면 이거 놓칠뻔했잖아 ^-ㅠ 어려워하는 사람 단 하나도 없는 세상 당당하고 고결한 저 마인드랑...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저 모먼트랑... 분명 유언인데.. 유언이라 짠해야 하는데 안쓰러움 대신 내 심장을 KTX 고속열차급으로 치고 가는 저 짜릿한 대사랑 상황묘사 진짜 어쩜좋아 응 내 사랑이야 부디 많이많이 받아줘 근데 죽지는 말아줘.... 1분에 300타 기본으로 뽑아내는 탑티어 키보드워리어 느낌에다가 미안하다고 생각 안 하고 있지만 그래도 하나 말해야한다면 미안하다고 할 수 있는 이 이중성 뭐야 뭐냐고 누구한테 미안한건지 딱 말해 죽여버린 동급생들이야 아니면 사감님이야??? 아니면 농질한테 리본 준 그 학생한테 미안한거냐고..???? 크아아악 이건 이건 못참는다 농질언니 최! 고!! 야!!!
4도사 찐팬 임가현주 좋아죽는 모먼트들만 다 모아둔 이것이 바로 파라다이스인가요 여기가 낙원이지요 ^q^... 궁기도 가끔보면 참 흑룡스럽단 말이야 분명 애정인데 애정이 아닌 것 같게 느껴져버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끝내 자신이 싫다는 말 나오게끔 만들어버리는 저 짜릿함 어쩜좋지?? 하 인어... 인어 너무좋아 허그 좋아하는거 짱 귀여운데 겨울에도 그러고 자는거야 :0??? 안돼 감기걸려 내가 안아ㅈ(가현주 나가.) 아아아아악 물 안에서도 밖에서도 날 봐준대 나도!!! 나도 모니터 안에서 모니터 밖에서 항상 지켜볼게!!! ^Q^ 하 그리고 불가살... 궁기한테 꽉 잡혀사는거 역시 영고 모먼트라 만족스럽고 넵 저거 독백에서 꽤 많이 본 것 같은데..? 금은보화 떠올리는것도 탐욕스러워서 좋아 7죄종 테스트 하면 탐욕만 5000 나올듯 ^Q^ 미식..이보다 더 좋은 미식은 없다 미식헌터 임가현주 완식 완료 ^-^!!
드물게 놀란 표정을 짓던 가현은 한사코 거절하지만 보여지는 모습 하나만큼은 좋아죽기 일보직전이었다. 인간 따위가 감히 신의 취향을 파악한다는 불건전함을 애써 무릅쓰고 신의 취향을 알게 된 다음, 신의 마음에 쏙 드는 인간으로써 꾸밀 수 있다면 그렇게 하고 변할 수 있다면 그 어떤 모습으로든 변할 것이며, 신께서 좋아하시는 것이 있다면 그게 무엇이든 이루어드리려 애를 쓸 자신이었으나 끝내 이건 신성모독이야 하는 이유 하나만으로 입을 열지 못했다.
"어라. 알려줄 건 많으시다면서요. 설마 이렇게 회피하시는 건 아니겠지요~?"
사감님에게서 말을 피하려는 그 느낌이 느껴질 적, 가현은 눈썹을 올리며 눈을 흘긴다. 만약 이야기하지 않았다면 자신도 잘못된 정보를 흘릴 생각이었다. 호랑이를 닮은 목이 아니라 사실 호랑지빠귀를 닮은 목이었다던가. 학당 안이 아니라 사실 도화와 곡옥의 경계선 어딘가에 위치할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는 사당인지 뭔지 모를 것의 지하 깊숙히 파묻혀 있을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던가. 그만 하라고? 오케이.
하여튼 가현은 말 없이 빙긋 미소짓는다. 제 말버릇을 들키기는 했으나 가현은 나긋함을 유지했다. 자신은 혼자 있다보면 꽤 자주 독백하고는 한다. 신은 자비롭지 않기에 신으로 불리는 것. 그렇다면 인간도 신에 가까워질 수 있을까. 절대적인 신의 무자비함에는 발끝 하나 미치지 못할지언정, 인간이 신의 무자비함을 어설프게 흉내내면서라도 그 분의 마음 속으로 한 걸음 나아갈 수 있을까. 결국 그렇게 느리면서도 확실하게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 마지막에는 신의 총애를 독점할수만 있다면 자신은 인간성을 버린 것에 후회따윈 가지지 않을지어니. 가현은 차분하게 사감님이 말을 끝내기까지 기다렸다.
"음~ 흥미로운 내용들이예요. 인간들을 그리도 아껴주시고, 불사의 권한마저 친히 쥐어주실 정도로 인간을 보듬어주시던 분이셨는데...."
인간이라는 씹어먹을 족속들이란 결국 그렇게. 가현은 보이지 않게 고개를 살짝 돌려 이를 악문다. 자신 역시도 그 죄를 짊어진 인간일 뿐이었으나, 자신은 그 시절 존재하던 인간이 아니다. 그 시절. 신에게 은총을 받을대로 받은 인간이라는 더러운 것들 따위가 반기를 들지만 않았더라도 그 분께서 그렇게 노하시지 않으셨을 터. 아아, 신 님. 당신이 어찌하여 변하게 되셨는지 이제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답니다. 당신의 그 분노를, 실망을, 개미만도 못한 하찮고 하등한 것들이 제 분수조차 깨닫지 못하고 은혜를 받을 적 감사할줄 모르며 되려 신 님께 반기를 들고, 감히 기어올랐다는 것에 대한 한심함을. 전부 헤아릴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저는. 당신이 지금 이 사감님의 이야기와 반대인 존재가 되었다고 한들. 덧 없고 죄스러운 인간이라는 존재가 지닌 인생의 전부를 당신에게 바치며, 그런 죄악을 품은 몸뚱아리 하나 끝까지 당신이 원하는 대로 이끌어가며, 오직 당신만을 경외하고. 숭배하고. 받들어 모실 뿐이랍니다.
"..... 백 년 가까이요? 그건 또 처음 듣는것 같은데... 좀 더 자세히 알려주실 수 있으신가요."
그 짧은 순간. 가현의 속에서는 오만가지 인간혐오와 감정들이 교차하다가 사감님의 마지막 말에 그것을 멈춘다. 이윽고 가현은 고개를 갸웃 기울인다. 그렇게 오래 이용하셨다면 분명 신께서 총애하셨던 인간일 터. 그 인간에 대해서는 더더욱 알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MA에 관련된 것을 알아가는 것에는 조금 죄스러운 기색이 있었으나 그 외의 것에 대해서는 가차 없었기에.
"그 사람은 아직 살아 계시나요? 신께서 변하시기 전에 그렇게 아껴주셨던 건가요? 아니라면. 변하고 나신 후에도 끝까지 아껴주셨던 거예요?"
어쩔 수 없었어. 그건 정말 불운한 사고였잖아. 너무 너무 불운한 사고. 누구의 탓을 할 수 없고 누구 잘못도 아닌 사고였어. 그래서 그저 눈을 감으려 했지. 나는 모두가 정말 많이 좋았으니까. 나를 슬프게 해도, 무섭게 해도, 다 좋아하는 걸. 미워할 수 없는 걸.
그러니 나 하나만 눈을 감고 쌓이는 모래 아래 잠기면 되리라.
◆
초여름이 성큼 다가온 어느 주말. 이른 아침부터 온화 느닷없이 본가에 들이닥쳤다. 대문 벌컥 열고 들어가니 마당이며 마루며 분주히 돌아다니던 가문원들 일제히 멈춰서 저를 본다. 다수의 시선 앞에서도 당당히 선 온화와 마주한 가문원들 사이 잠시 시선 오갔다. 서로 눈 깜빡이기를 서너 번. 프흐! 실소 흘린 온화 덕에 가문원들 사이에도 일제히 웃음 번졌다.
"흐흐. 흐하하! 내 집에 왔을 뿐인데 뭘 그리 보는게요!? 나 참! 내 잘못 들어왔나 했지 않소!" "하하하! 그러게 말이외다. 이 집에 문 그렇게 여는 이는 어르신과 온화 아씨 뿐인 것을!" "에잉! 그런 건 좀 잊으라니까!"
아하하! 다수의 유쾌한 웃음 소리 퍼지는 가운데 곱게 차려입은 여성이 사뿐사뿐 걸어나왔다. 먹처럼 검은 머리에 검은 눈, 백옥 같이 고운 살결의 여성은 떠들썩한 마당의 분위기에 잠시 어리둥절해 하다가 곧 마당 가로질러오는 온화 발견하고 기쁜 미소 띄웠다.
"다들 무어가 그리 즐거운겐가? 무슨 일이- 어머. 화야 왔구나." "아. 어머니!"
다정한 목소리에 저도 마루에 선 여성 알아채어 보자마자 기쁘게 부르며 후다닥 뛰었다. 온화의 어머니, 연 시화는 그런 제 딸을 반가이 맞아주며 기꺼이 품에 안아주었다. 안아주었다기보다 시화가 딸의 품에 안긴 모양새가 되었지마는.
"어서 오렴. 안 그래도 낮에나 올까 했는데 일찍 왔구나." "일찌감치 와야 어머니랑 선잠이라도 한 잠 하지요. 아버지 귀찮은 걸!" "후후. 어르신 들으면 서운해 하시겠어. 그가 너희를 얼마나 애정하는지 잘 알지 않니." "그래도- 나도 이제 열 여덟인데!" "그래 그래. 후후. 어르신 지금 바쁘시니 이 틈에 내 방으로 가자꾸나. 밥은 먹었니?" "으응. 아니?" "그럼 우리 화야 좋아하는 떡 가져오라 해야겠다. 자. 가자." "응!"
가자는 제 어머니 손을 꼭 잡고 본가 안으로 들어간다. 누가 알긴 알까. 어머니 앞에서는 그저 한 마리 순한 강아지 되는 온화였다.
함께 시화의 방으로 간 이른 아침부터 오전 시간을 꽉 채워 어머니와 보냈다. 그간의 학당 일들을 재잘재잘 떠들거나 집안에서 있었던 일을 듣거나 어머니 무릎을 베고 누워 손길을 받거나-
"그래서 말이어요. 아회 오라비 머리 내가 다시 묶어주구-" "호호. 화야 여전히 장난기 짙어. 그 아회 도령이 어지간히도 좋은가보구나. 일향이 수일이 들으면 서운해하겠어." "향이 오라비는 향이 오라비구 수 오라비는 수 오라비인 걸! 그리고 아회 오라비는 내가 아무리 장난쳐도 화도 안 내고 손도 안 드는데. 내가 싫은 것도 아니래요. 그러니까 좋아!" "그러니? 언제 한 번 집으로 초대하렴. 화야가 신세 많이 졌으니 어미가 얼굴 보고 고맙다는 말 정도는 해야겠구나." "히히. 응! 물어는 볼게요. 아, 그리고 그리고-"
그리 하다보니 시간 훌쩍 흘러가는 것이 어찌나 야속한지. 뭐 하나라도 더 하고픈 마음에 조금 이른 중식도 함께 했다. 오후엔 어머니도 일이 있고, 제 용건 있어 얄짤없이 아버지를 뵈러 가야 하니 어쩔 수 없기도 했다. 아쉬운 마음 달랠 겸 시화 손 잡고 아버지의 집무실 앞까지 같이 갔다. 문 앞에서 손 놓기 전 다정한 손길이 온화 얼굴 쓰다듬어주었다.
"우리 어여쁜 딸. 이 어미는 늘 화야 편이란다. 잘 해보렴?" "응!"
웃으며 크게 고개 끄덕이니 시화 손 스륵 놓고 홀로 복도 걸어갔다. 긴 복도 끄트머리에서 제 어머니 모습 안 보일 때까지 지켜보고서야 심호흡 한 번 크게 하고, 집무실 문 두드린다. 그러자 기다렸단 듯 안에서 들어오라 소리 들려와 대문 열 때마냥 또 벌컥 열어재꼈다. 종이와 먹과 나무 내음 훅 끼쳐오는 방 안 두터운 나무 책상 앞에 앉은 아버지 온일이 긴 서류 들고 있었다.
"아버지 예 계신가! 온화 왔소!" "그래. 예 계신다. 얌전히 문 닫고 저기 앉아 있거라. 이것만 보고 가마." "네이-"
이제 그런 행동이 익숙한지 온일이 가서 앉아있으라 하니 온화 익살스럽게 대답하며 들어가 문 닫았다. 그러자 안쪽에서 작은 웃음소리 들린다. 그리로 고개 돌리면 오라비 일향이 먼저 접대용 자리에 앉아 웃음 짓고 있었다. 저도 얼른 그리로 가 일향 옆에 앉으니 그가 미리 준비한 차를 내어주며 말했다.
"아침 일찍 왔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어머님과 있다기에 보러 가진 않았단다. 응. 재밌게 놀고 왔니?" "물론이요! 이것 보오. 어머니가 머리 땋아주셨소!" "그래. 곱다. 잘 어울려." "히히."
온화 예쁘게 땋인 머리를 보여주자 일향이 잘 어울린다며 머리를 살짝 토닥인다. 일향과도 잠시 요즈음 얘기를 하고 있으니 서류 다 본 온일 와서 맞은편에 앉았다. 남매는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찻잔을 내려놓고 자세를 고쳤다. 온일은 일향이 따라준 차를 한 모금 마시고, 한 숨 돌린 후에야 온화 보고 말했다.
"네 서신은 잘 보았다. 이론은 훌륭하더구나. 헌데 네 그것 가능케 하는 물건 찾은 것이 정녕 사실인 게냐? 적당히 둘러대는 것 아니고?" "아- 아버지, 의심도 많소. 말해 무엇할까. 직접 보시오."
대화 시작부터 온일이 미심쩍은 낌새를 보이자 온화 질린다는 듯이 고개 절레절레 저었다. 그리고 주저없이 그것 꺼내 접대용 탁상에 척 하니 올렸다. 이 집 대문 넘기 전부터, 기숙사에서 나설 적부터 줄곧 허리춤에 있었으며 어머니와 노닥거릴 적에도 한 방에 두었던 그것. 금칠 드문드문 붉은 검집에 든 역린검이었다. 쉬이 볼 수 없는 기묘한 생김새에 온일과 일향이 감탄 흘리며 만지려 하자 다시 냉큼 집어들었지만.
"어허. 이 녀석, 나 못지 않게 성깔 있어 주인 외에 건들면 문다오. 그러니 만질 생각은 마소." "검이 물긴 뭘 물어. 거기 달린 늑대 조각이 물기라도 하여?" "내 농담 아니니 믿기 싫으면 믿지 마오. 아무튼 내 것이오 이건!"
검집 소중히 품에 안고 제 것이라 피력하는 온화 보고 온일과 일향은 손 거두었다. 저것의 내력 알려주지 않아 알 길 없으나 온화 대하는 것만 봐도 보통 물건 아님은 알 수 있으니. 괜한 실랑이로 귀한 시간 흘리는 것보다 대화 진도 나가는 것이 합리적이라 판단한 온일은 다시 말 이었다.
"그래. 물건 제대로 있으면 되었다. 실상 그것 하나만 있으면 될 일이기도 하고. 내 가주로써 허락하마. 네 하고 싶은 것, 할 수 있게 해주마."
그 말 떨어지기 무섭게 온화 눈 동그래지고 반짝반짝 해진다. 기대 품은 얼굴로 거듭 제 아버지 한 말을 되물었다.
"그것 참말이지요? 후에 무르면 안 되오?" "네 그럴까봐 향이 불러다 놓지 않았느냐. 내 허락 같이 들었으니 이제 무르고 싶어도 못 무른다." "야호! 아버지 제일이오!"
다 큰 계집애가 그것도 옷차림 칠칠치 못한 것이 두 팔 번쩍 들며 기뻐하니 지켜보던 둘 눈 내리감으며 고개 절레절레 흔든다. 그러거나 말거나 제 목적 달성한 온화 그저 기뻐서 웃으며 검의 늑대 조각 쓰다듬었다.
얘, 내 앞으로 너 굶길 일은 없을 것 같다. 그러니 우리 오래오래- 같이 있자?
검 만지작대며 웃는 것 보고 온일과 일향 말한다.
"그게 그리도 좋으냐? 어이구. 저 웃는 것 좀 보게." "어여쁘니 보기 좋지 않습니까. 아버지. 저는 화 누이 웃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나도 싫다고는 안 했다. 읏차. 그럼 얘기는 이쯤 하고 밥 때에 다시 보자꾸나."
온일 먼저 일어나며 그리 말하니 방실방실 웃던 온화 얼굴 단박에 울상되었다.
"에엥. 나는 저기 어머니랑 먹을 거요!" "연 부인과는 점심 먹었잖냐. 저녁 쯤은 이 애비랑 먹자. 아니다. 같이 먹으면 되겠구나. 어때, 그럼 괜찮지?" "치. 알겠소. 대신 그 전까지 어머니랑 놀고 있을 거요." "그러거라. 내 놀아주고 싶어도 일이 많아 아쉽게 되었구나." "흥- 이요. 그럼 나 먼저 가오!"
다시 붙잡힐새라 냉큼 일어나 검 챙겨들고 후다닥 집무실 빠져나간다. 지켜보던 온일은 아이고- 하며 짧은 한숨 쉬었고 일향은 하하 소리내어 웃었다. 저리 굴어도 혼을 낼 수가 없으니 안타까우나 동시에 저리 굴어줌이 그들에겐 구원이나 마찬가지였다. 이윽고 온일 책상 앞에 다시 앉았다. 옆에 쌓인 서류 일부 집어와 그 내용 보고 있으니 아직 떠나지 않은 일향 목소리가 들려온다.
"아버지. 이제 정말 무를 수 없을 것인데. 괜찮으십니까?" "괜찮지 않을 것은 무어냐. 나는 그런 방법이라도 생겨서 다행이라 생각한다. 꼼짝없이 날릴 시간, 어떻게든 해볼 가능성이라도 생긴 것 아니냐." "맞는 말씀입니다. 부디 득이 되길 바라야겠군요." "그렇지. 그러니 전에 내 말한 것, 미리 준비해 두거라." "예. 아버지."
자리에서 일어난 일향 공손히 허리 숙여 보이고 차분한 걸음으로 집무실 나갔다. 제 아해 둘 나가고 비로소 홀로 남은 온일. 주변에 어떤 기척이 들리지 않을 쯤. 보던 서류 내려놓고 조용한 한숨 길게 내쉬었다.
"가능성이라."
그 끝이 정녕 바라지 않던 것이라면-
아, 언젠가 이 날을 후회하는 날만 오지 않기를 온일 말없이 생각했다.
◆
아침 훌쩍 지났던 것처럼 낮도 훌쩍 지나 묘시 즈음, 작은 가족 식사가 있었다. 류 가주 부부와 그들의 자식 온화 그리 셋 모여 단란한 식사 시간을 가졌다.
"그래서, 그 도령 하도 이상해서 두고 나와버렸지 뭐예요! 아으. 내 살다 살다 그리 소름 돋는 도령은 처음이었어요." "세상은 넓고 사람은 많으니 그럴 수도 있지. 화야, 너도 만만치는 않단다?" "흥! 내 이런 것은 아버지 때문이요! 부인도 다섯이나 두고서!" "후후후. 하긴 그렇구나.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라고도 하니." "아니 세상에 그런 말이, 부인, 부인마저 내 편이 아닌 게요?!" "음- 음, 오늘따라 찬이 맛이 좋네요. 자, 화야. 이것도 먹으렴." "어? 응? 부인-?!"
온화 질색하긴 했으나 정작 시간 되니 재잘재잘 떠드느라 바빴고 부부는 그런 자식의 모습 보며 흐뭇해 했다. 여느 집에나 있을 법한, 평범한 식사 시간이었다.
◆
해 저문 뒤에도 줄곧 가문에 있던 온화의 방에 누군가 문을 두드린 것은 밤이 푹 깊어진 축시 무렵이었다. 달조차 희미하게 기울어진 밤에 찾아온 이는 일향이었다.
"화 누이야. 나란다. 준비는 다 했니?" "기다리다 조는 줄 알았소. 물론 진즉 다 하고 있었지." "그래. 잘 기다렸다. 이제 같이 가자꾸나."
낮과 달리 검은 옷 간단히 차려입은 일향과 비슷하게 입었으나 자질구레한 것 다 내려놓고 오로지 검 한 자루 붉은 두루마기 한 겹 걸친 온화 같이 가문 밖으로 향했다. 안경 쓰지 않아 그대로인 얼굴에 실낱 같은 달빛이 물결마냥 흩어진다.
뒷문으로 나온 남매는 대기 중이던 마차 타고 곧장 어딘가로 향했다. 그네들의 집에서 그리 가깝지는 않으나 아주 멀지도 않고, 으슥하기는 남달리 으슥한, 어느 이름 모를 산 기슭까지였다.
일향의 솜씨로 무사히 도착해 내려보자 먼저 와 있던 온일과 그 수행원 몇, 그리고 눈과 입 막히고 사지 묶인 건장한 사내 다섯이 바닥에 무릎 꿇어져 있다. 남매 도착한 것 보고 온일 고갯짓 하니 수행원 중 하나가 사내들의 눈가리개를 풀어주었다. 그 전까지 조용하던 사내들은 시야가 트이자마자 버둥대며 막힌 소리를 내대길래 수행원이 머리 갈겨 조용하게 만들었다. 그들 조용히 상황 파악이 되어갈 쯤, 사내들 보며 온일 말했다.
"듣거라. 너희 극악무도한 죄 지었으며 속죄하려고도 하지 않아 그 업 더욱 무겁게 만들었다. 하여 여생 가두는 것을 너희 벌로써 삼으려 했으나 그리 해선 처우에 있어 공평함 맞지 않느니."
그리 말하고 고갯짓 하니 수행원들 일제히 사내들의 구속 풀어주었다. 풀어주고 따로 혈도도 짚지 않으니 이게 무슨 일인가 어안이 벙벙한 사내들에게 단비와 같은 말 들린다.
"내 특별히 너희에게 다시 자유 누릴 기회 주겠다. 어려운 것 아니다. 한 시진. 이 산에 들어가 한 시진 동안 류 가의 추적에서 도망쳐보거라. 시간 내에 잡히면 두 번 다시 기회는 없을 것이며 성공하여 운이 좋으면 새 삶을 살 수도 있겠지. 어떠냐. 도전할 테냐? 아니면 다시 곱게 옥으로 들어가겠느냐?"
사내들, 류가에 잡혀 구속되어 있던 죄인들 듣기에 한없이 달디 단 제안을 누가 거절할까. 말 끝나기 무섭게 서로 눈치를 보던 죄인들은 비틀대며 일어나더니 앞다투어 컴컴한 산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파사삭. 빠드득. 어찌나 급한지 잔가지를 꺽고 수풀을 마구잡이로 헤치며 나아가는 그들의 모습 곧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럼에도 온일 그리고 남매는 여유로이 뒷짐을 지고 다만 그런 대화 나누었다.
"자. 무대는 준비 되었다. 언제 들어가겠느냐?" "일 각 후에 가겠소. 밤이고 저 치들 무기도 없으니 그 정도는 줘야지." "무기야 어련히 알아서 조달할 것을. 너무 쉬이 찾을까봐 일부러 그럼을 내 모를 줄 알고." "히히히! 역시 아버지 눈은 못 속인다니까." "화 누이야. 두루마기는 두고 가렴. 돌아갈 적에 걸칠 것 하나는 있어야지." "음- 것도 그러네. 자. 향 오라비가 갖고 있어주오." "그래. 밤이니 너무 날뛰지 말고." "내 자중은 해 보겠으나 될지 모르겠소. 그동안 너무- 오래 참았으이. "
흐히히히... 밤벌레조차 울지 않는 산기슭에 음산한 웃음소리 낮게 흘렀다. 온일과 일향 말없이 산 쪽을 바라보며 그저 시간 죽였다.
정확히 일 각 지났을 때. 온화 천천히 검 뽑아들었다. 스르릉- 소름 끼치는 소리 내며 뽑힌 검 어둠 속에서도 날이 선득하다. 검을 들자 안광에 붉은 이채 감돌고 시작하고 긴 호선 그린 입술 사이로 낮게 깔린 숨 새어나온다. 어디선가 딱, 딱, 딱, 이 부딪히는 소리 들려온다. 마치 변화를 알리는 신호음처럼. 온일과 일향이 지켜보는 가운데 그 모습 고스란히 드러낸 온화. 몸 스윽 낮추더니 쏜살같이 산으로 달려 들어갔다. 붉은 궤적 순식간에 사라진 후 잠시 대화 오갔다.
"향아." "예." "너는 몇에 걸 것이냐?" "아버지 먼저 거시지요." "음. 반 시진 하고 이 각 하마. 낮도 아닌 밤이고 다섯인데 그 정도는 걸리겠지." "그럼 저는 반 시진에 일 각 하겠습니다. 도구가 갖춰진 화 누이라면 그 정도는 거뜬할 겁니다." "그래. 알겠다. 기다리는 동안 바둑 한 판 두자꾸나." "예."
그저 산보 나온 듯이 느긋한 걸음으로 둘은 수행원들이 펼친 자리에 앉았다. 그 가운데 바둑판 놓고 흰 돌 검은 돌 올려가며 부자지간의 한 때를 보내는 동안. 어둡고 어두운 산 속에서는 멀게 때로는 가까운 곳에서 비명소리와 웃음소리 번갈 아 울려퍼지고 있었다...
◆
처벅... 처벅...
그 날 밤. 정확히 반 시진 지나고 일 각 조금 덜 채웠을 시각. 그야말로 세상 어둠에 휩싸여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을 그 시간. 이름 모를 산에서 한 사람 내려왔다. 머리부터 발 끝까지 피에 젖어 피로 물들어 검은 옷마저 붉게 물든 그 이는 한 손에 피범벅이 된 검 한 자루 들었다. 그리고 남은 손에는 사내 머리 다섯- 그마저도 하나는 턱이 없거나 하나는 세로로 잘렸거나 한 머리를 죄 엉겨 들고 있었다.
사람이라기엔 무시무시하고 아니라기엔 너무나 이질적으로 '아름다웠기에' 지켜보던 수행원들 모두 숨을 삼켰다. 움켜 쥔 손 풀어 들고 온 머리 후두둑 떨어뜨리니 바둑 두던 아버지와 오라비 일어나 다가온다. 아무렇지 않게 다가와 머리 위로 벗어두고 갔던 붉은 두루마기 덮어주고 손수 얼굴 닦아준다. 붉은 기 남았으나 겨우 희게 드러난 얼굴에 환희로 가득한 웃음 만연했다. 재차 흐르려는 핏물, 손으로 슥 밀어준 아버지가 묻는다.
"어여쁘구나. 화야. 그래. 즐거웠느냐?"
다정한 물음에 고개 기울여 손에 뺨 기댄 온화 대답했다.
"응! 너무 너무 재밌어서- 너무 많이 해버렸어요!"
사람도 요괴도 짐승도! 보이는 대로 다 베어버렸어! 잔뜩! 많이!
지근거리에서 듣고 있던 수행원들 등에 소름 쭈뼛 돋았다. 허나 결코 내색은 않은 채 서서 이만 돌아가자는 그들 주인의 말을 따랐다. 묶어두었던 마차 다시 풀어 채비 하는 동안 온일과 일향, 온화 차례로 올라탔다. 앞서 남매 타고 왔던 마차는 남은 수행원들이 산에서 요괴 시체 거두어 싣고 올 것이다. 그저, 어느 주말 밤에 야행을 나섰다 돌아온 듯이.
◆
뭘 해도 제대로 되지 않아 싫어진대도 돌이킬 생각은 없어 점점 깨닫고 있어 나도 같아지고 있다는 걸 그렇다 해도 처음으로 돌아갈 수는 없어
라니
아무것도 안하고 있을 뿐이잖아? 그러니까 이제부터 잔뜩 해버릴거야!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나. 탈진. (털석)
한 시도 방심할 수가 없으니 이거 원. 머리 빗겨줄 적 아회 얌전히 있었으나 자세 곧은 것이, 누군가에게 머리빗질 받는 것이 퍽 익숙한 모습이었다. 하물며 잔소리까지 익숙했던 모양인지 나긋나긋 대답하는 꼴도 얌전하기 그지없고 딱 자태 양갓집 사람이니, 무 씨 가문도 과거 죄인들 모았다는 북부에 있다지만 죄인들의 후손들이라고 사는 것이 남들과는 다를 바는 없는 모양이다.
"…노력하겠소."
생각해 보니, 사용인이었나, 기억나지 않는 누군가 챙겨준 동백기름이 아마 있을 터인데…… 기숙사 짐은 실용적인 것을 제외하면 어지간하면 풀지 않는 편이라, 어디에 있을지는 찾아보아야겠거니. 그런 생각을 하며 아회 자세 바르게 유지하고자 한다. 아회의 머리카락은 빛이 바래버린 색이었다. 제사장 집안에게 널리 알려진 무 씨 집안은 대대로 푸른빛의 머리를 가졌으며 직계일수록 그 깊이가 남달라 밤하늘 보는 것 같다 하였건만, 아회는 새벽녘 안개요 잿빛에 가까우니 기이한 편에 속했다. 그런 머리카락 올릴 적에 아회는 일절 미동 없다. 긴 머리 위로 올려 붓으로 고정할 적 드러난 목은 새하얗되 가느다랗고, 깃에 가려졌으나 희미한 흉터가 그림자 너머로 언뜻 드러났다.
"응?"
머리에 꽂힌 것이 무엇인지, 아회 기껏 쪽 진 머리카락 망가질까 조심스럽게 손으로 더듬어 정체를 유추한다. 빗이로구나. 오돌토돌한 고양이 형상이 느껴지는 것이 손에 쥘 적 제법 촉감 괜찮겠거니 싶다. 그래, 머리짝 내버려 둘 것이 아니구나. 해야 할 일이 있어야 나 또한 제대로 된 삶을 영위할 수 있을 터이지. 짧은 깨달음 뒤로 아회 옅은 호선 입에 그렸다.
"…귀한 선물이구료. 감사히 받겠소."
허리 휘감길 적엔 아직도 익숙해지지 못했는지 움찔 떨더니만, 뺨 대었을 때는 이번엔 봐준다는 듯 얌전히 도망치지 않고 있어준다. 많이 아낀다, 싫어하지 말아 달라. 아회 빗 느긋하게 매만진다. 오돌토돌한 부분 엄지로 슥 문지르며 느릿하게 고개 숙인다.
"걱정일랑 접어 두시오."
선에 들어온 사람은 내치지 않는다. 선 안에 들이는 것을 거절하지도 않는다. 그것이 아회였으니, 먼저 떠나지 않는 한 그 또한 자리를 지키리라. 아회 언제 그랬냐는 듯 여인이 제멋대로인 고양이처럼 곁을 떠나자 꾸러미 손에 쥐며 조심히 일어선다.
"먼저 가시오. 아무래도 해야 할 것이 있는지라. 마음 같으면 바래다주고 싶으나 조금 어렵겠구려."
그리 말하며 공손히 고개 숙이니, 누구에게나 보이는 친절이겠다. 그렇게 아회 떠났구나, 인기척 아예 없음을 깨닫고 나면 조용히 고개를 돌려 호수 쳐다보았을 터이다.
>>544 참 예쁜 나날이구나, 가족들의 사랑은 따스하구나 싶었는데. 어쩜 이리 끝으로 갈수록 오싹하고 매콤한지... 엄마 앞에서는 온화도 응석 부리길 좋아하는 아이로군요. 아회 이야기가 언급되었을 때, 장난치는 모습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 보여요. 어라, 류 가에 가게 생겼어...? 독백을 읽어보니, 역린에게 밥을 주는 것 같네요. 응. 특히 '얘, 내 앞으로 너 굶길 일은 없을 것 같다.' 이 부분은... 정말 두렵네요. 극악무도한 범죄자 잡는 곳이라더니만, 결국 사형을 집행하는 것 같아서 두렵네요. 망나니, 망나니 하던 것이 진실로 망나니가 되어버렸으니... 하물며 가족들은 이 상황이 당연한 것 같으니, 무언가 숨겨져 있는 걸까요. 아니면 집안 대대로 그런 건지... 하나는 턱이 없다, 세로로 잘렸다. 어쩜 이리 두렵고도 잔악할 수가. 아름답다는 묘사에서 숨을 참게 되었어요. 여유롭던 온화는 어디가고 응석받이 아이만 남았는지. 아찔하면서도 매콤한 독백이었어요...(긁어보고 사망함) 온화주는 역시 금손이어라...
>>544 내가 미쳤지 이걸 못보고 다른데에 정신이 팔려 있었냔 말이냐며 (이마 팍) 허나 나 미식헌터 임가현주 미식의 향기라면 절대 놓치지 않는 집념의 인간 ^Q^ 항상 느끼는거지만 우리 어장 시트캐 오너들의 가문 묘사력이 대단함 초반~중반부에서는 그저 한 없이 단란한 가족 모습을 보여주다가도 중반에서 후반부로 접어드는 시점 뭔가 쎄하게 숨겨진 게 한두개씩 나오다가 후반부 가면 급작스럽게 하강하면서 이야기 전개가 극적으로 변하고 초중반 부분과 대비를 이루는 이 맛 이게 진짜 미식이지 그렇고말고~~
머릿속에서 그림이 너무 잘 그려진다는거야 예~~전에 한번 유혈 픽크루 올렸을때 그 모습이 온화 모습에서 비쳐보이고.. 빨간 두루마기 빨간 머리칼 빨간 눈동자 그리고 빨간 검집까지 뭐 하나 거를 타선이 없이 조화로워 어둑어둑한 주변이랑 완전 대조되는 느낌이라 더더욱 짜릿해 앞으로도 역린검 많이많이 애용해달라며.. 레이드때도 들고 다 슥삭해버려~~! (방방) 그리고 이야기와는 별개로 묘사되는 처음 글과 마지막 글... 시트캐들이랑 일상 진행할 때 짤막짤막하게 보이던 온화네 오빠들 말 떠올리면서 보면 뭔가 겹쳐 보이는게 있단 말이지?? 분명 과거에 뭔가 일이 있었고 그게 가족들이랑 깊은 연관이 있을 거 같고... 하 오늘도 미-식이구만 완식 완료 ^Q^ 끝난 줄 알았지?????? 나는 스포를 봤지 독백 긁어보는건 내 전문이지 원하는대로 바라는대로 전부 이루어버리는거야 야호 ^-^!!
>>557 희희 이런 반응 보는 맛에 독백 쓰지~ 달달매콤 그라데이션으로 표현해봤는데 입맛에 잘 맞았을까~? ㅋㅋ 초대 얘기는 나중에 일상 또 하게 되면 물어볼거래~ 행실만 망나니였지만 이제 진짜 망나니 되엇습니다 짜잔! 그치만 망나니보단 사냥꾼 내지는 맹수일지도~ 그야 먹잇감 풀어놓고 쫓아서 잡는건... ㅎㅎㅎㅎㅎ 가족들의 반응도 포함해서 비설이지롱~ 요건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풀릴거야~ 그나저나 아회주~
>>561 아 그럼요 당연하죠 임가현주 따블집중 안된다 뿐이지 한번 집중하면 뭐든 다 비워버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독백 볼 때 전개도 전개지만 머릿속으로 그림 그려가면서 읽는 편이라 그림 더 잘 그려지게끔 묘사되는 부분 있으면 절대 안 놓친다며 (두둥) 하 역린검 쥔 온화의 활약 앞으로도 기대할게!! 이 조합은 과연 어떤 캐미를 보여줄지 그리고 졸지에 목줄차게 된 우리 안쓰러운() 하 사감님의 반응은 또 어떨지 상상만 해도 맛있는 부분 ^-^ 킄 좋아 나중을 기대하며 적폐망상 한가득 해야지... 이거구나 하고 감 잡는 부분 있으면 임가현주 무한추측모드 켜지고 밑도끝도 없이 파버릴거니까 각오할 것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스포는 스포로 받아쳐주는 게 내 신좁니다.. 하 이틀 따아아악 이틀만 더 달린다.. 힘낸다...!!
1. 「자신이 아무리 노력해도 의미없음을 안다면?」 : 아무리 노력해도 의미가 없다고 한들, 아회는 시도할 거예요. 행하는 것에 의미가 있는 법이니. 의미가 없어도 행하지 않고 포기할 수 없으니까요.
2. 「유튜브에서 검색하는 단어는 주로 어떤 것?」 : 유튜브가 없답니다! :/ 그렇지만 만일 있다면 백색소음 위주가 아닐까 싶어요. 아니면 도술 응용법...?
3. 「오랜 시간 공을 들인 무언가가 아무 소용 없어진다면?」 : 아회는 그저 미소를 지을 뿐이랍니다. 아주 오랜 시간 동안 미소를 짓고, 인간이란 그런 법이지. 결국 이럴 줄 알았어...가 된답니다. 만일 숙원하던 것이 아무 소용 없어진 것이면, 한참을 웃다가, 오랜 여행을 떠날 것 같아요. 사람들의 눈을 피하고, 한적한 곳으로 숨어들면서, 언젠가 모습을 드러내겠지요. 형님께서 가만히 계실 리가 없잖아요. 숨어야죠. #당캐질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1079210 아회, 어서오세요. 오늘 당신이 이을 대사는... <아회가 타인에게 들은 뒤 잇는 대사랍니다.>
1. 『두려워』 : "이해한다오. 인간의 삶이란 본디 알 수 없는 앞날로 가득한 법이니 두려울 법도 하지."
3. 『죽일거야』 : "……." (평상시에 들을 경우) '요즘 적룡 후배들은,, 떼잉,,, 별 지*을 다 하는구먼…….' "……응원하지." "응? 말릴 생각은 없소만…. 그만큼 싫다는데 소인이 말려봤자 무엇이 되겠소." (원수를 죽이겠노라 들었을 때)
"내 그대 보았을 때 생사의 경중을 재기엔 아직 그 무게가 어떤지 모르는 것 같은데. 그래도 좋지. 용 써보시오." "그런데 그 말은 알고 있나? 누군가를 죽이려 들 때면 무덤을 두 개 파야 한다고. 행색을 보아하니 무덤을 파지도 않은 것 같은데……. 네 시체도 찾지 못할 정도로 찢어 죽이거나, 찢겨 죽거나 하고 싶다 그 뜻이렷다?" "하하! 농이오. 학생끼리 살인은 금물인데 어찌, 농질이 도륙하였다가 4명의 도사 중 하나가 되었음은 알고 있겠지? 모든 도사에게 쫓기는 건 그닥 유쾌하지 않을 게요." (위협까지 받았을 때) "그래도 대가는 치러야겠지? 밤길 조심하시게." 이 세 가지 입니다! 열심히 해주세요! "농담 같지?" #당신의_대사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893746
>>563 오늘 새벽 내 모든 기력을 끌어친다 넘치는 미식 그냥 못 넘긴다.. 미식헌터 임가현주 여기 등장 ^q^ 하 쓰읍 본격적으로 맛보기 전에 오늘은 긁는 맛이... 상당하네...? (희번뜩) 아 그럼요 아회같은 그림자라면 당연히 허락인데 그렇게 되면 나보다 그림자가 더 예뻐지니까 나랑 자리 바꾸도록 해 내가 그림자 할게!!! 하 속죄.. 속죄... 달달하면서도 짜릿한 이 맛.. 최고인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괜찮아 그런 아회라도 좋아~~! 그건 사람들이 뭘 몰라서 그래 반역자+사생아 이게 얼마나 꿀맛설정이게요 아는 사람은 그 맛에 취해 못 헤어나오지요 ^-ㅠ 행하는 것에 의미를 두는것도 멋지고 무언가가 소용 없어질때 저 특유의 티벳여우 모먼트 나오는것도 좋은데 허어 그렇단 말이지 확실히 그 양반이라면... (말잇못) 괜찮아 내가 다 소용있게 만들어버릴게 임가현 MA님한테 산제물 500000명 바쳐서 아회가 공들인 것 이루어줘라
마지막 진단은 생전 처음 보는 진단인데 이건 또 이것 나름대로의 미식이네..?? 아늬 이거 그 예전에 팔던 3색 아이스크림이냐구 무려 3가지 맛을 한번에 골라먹을수도 있고 다 먹을수도 있다니 이게 천국이지 뭐임 ^Q^ 마지막 저 죽일거야에 답하는 각기 다른 3가지 맛이 진짜 진국이지 싶어 평상시는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떼잉... 요즘 젊은것들이란.. 쯧쯔... 안 말리고 응원해주는 저 모먼트에 오늘도 나는 치여죽었고 이게.. 이게 진짜 마지막이 찐 진국일수밖에 없는게 농이라고 하면서도 진심 한가득 담아서 위협하고 농락하는 모습이 너무 잘 그려짐 진짜로.. 앞으로 퇴근길 조심해야겠다고 여기며 오늘자 미식도 완식 끝 ^Q^
>>564 오늘은 긁는 맛이 있답니다!😋 어어어 아회가 그림자 할 거예요! >:3 이건 불변의 진리랍니다(아무말) 속죄가 우선인... 듯하면서도 어머니가 우선인 어머니 바라기 아회... 그렇죠, 반역자와 사생아는 정말 맛난 설정이죠... 맛있게 이끌고 싶은데 마음대로 안 되니까 섭섭할 때도 있지만요...😂 특유의 티벳여우 모먼트! 아회는 적룡 티벳여우니까요(?) 어라라 산제물 그렇게 바치면 큰일나요!(비명)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으악 북부에 꽃 핀다...!
어딘가 재밌는 진단인 것 같아서 가져왔답니다. 사실 저는 3색 중에서 바닐라를 제일 좋아했어요...(소근) 죽일거야에 가장 공을 들였는데, 딱 짚어주셔서 기뻐요...! 늘 좋은 답변 남겨주셔서 참 행복해요. 퇴근길ㅋㅋㅋㅋㅋ... 아회가 퇴근길마다 슬쩍 나타나서 곶감 주~면 안 잡아먹~지 한대요!(아님) >:3 진단에 원래 있는 글이랍니다. 후후후... 낚기 성공이에요! 대어를 낚았어요!
>>563 (조용히 뇸뇸) 오늘자 아회 진단은 긁는 맛이 특히 좋은걸~ 스파이시~ 하지만 달달하고 매콤하니 맛있어~ 특히 첫 진단 첫 질문은 완전 프로포즈 아니냐구~ 꺄 과연 어장 러닝 중에 누가 저 대사를 듣게 될까? 후후 관전 포인트 미리 하나 적립이오~ 아회도 어머니바라기라니 온화가 알면 저랑 같다며 정말 기뻐하겠는걸~ 아회 진행과 독백 일상 등등에서도 많이 보기는 하지만 역시 출생... 에구, 언젠가 훌훌 털고 당당해지는 날 오길~! 아회는 결과도 과정도 중히 여기는 편이구나. 의미 없음을 알아도 계속 행한다라~ 혹시 그러다보면 성공하지 않을까 생각하지는 않을까? (갸웃) 아회 유튜브 플레이리스트는 백색소음...(메모)(?) 히이이... 나 아회 진단에서 실패, 무용지물, 이런 진단 보면 오싹해... 대체 뭘 계획하고 실행했길래 실패했을 때 숨는거지? 에에잇 아회주 머릿속 염탐해버려~~ ㅋㅋㅋ 호오 요거요거 새로운 진단~ 첫번째는 무난하고 두번째는 일상에서 써먹어보고 싶은걸~ 온화한테는 뭐라고 할지~ 그리고 세번째~ ㅋㅋㅋㅋㅋㅋ 떼잉~! 언젠가 아회가 육성으로 해줬으면~ 하고 재밌었지만 무섭당 맵당 아구 혀가 애려~ 하지만 살벌한 아회도 넘 좋아~
자신의 앞에 있는 그것이 인간들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도 그는 놀라거나 하지 않았다. 예상했다거나 그런건 아니었다. 어차피 인간을 사랑하던 그렇지 않던 그와는 아무런 연관도 없었기 때문이다. 어느날 그것이 인간 모두를 죽이겠다고해도 저항 하나 못하는 것이 인간이니 말이다.
" 잠시의 유예라도 주는 것에도 큰 감사를 느끼고 있습니다. "
명백한 적의. 그것으로 보아 인간은 언제 없어져도 이상하지 않을듯 했다. 그 적의에 그 누구도 예외는 없음을 잘 알기에 그는 살짝 몸을 떨었다. 태연한척하려고 한들 원초의 공포 앞에선 어느것도 피해갈 수 없으니 말이다.
" 언제나처럼 무사히 지나가길 바랄뿐입니다. "
그때 그곳에 있던 그 누구에게도 비참한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랄 뿐이었다. 일어난다면 차라리 자신에게 일어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할 뿐이다. 그렇기에 그것이 변덕을 부리지 않기를 바라며 그는 쭉 저자세를 유지했다.
" 부디 ... "
자비를 바랬으나 앞서 자비란 없다기에 그는 입을 다물었다. 그저 그것의 말만 기다릴 뿐이었다.
불타오르던 가현의 탐구심이 조금 잠잠해진다. 사감님의 이야기가 옳다. 이 내용은 멋대로 발설해서도. 그리고 멋대로 물어보아서도 안 되는 무게가 실린 이야기였으니. 인간일 뿐이라고 하더라도 어쨌든 존엄하신 존재와 연관이 깊을 터인데, 어째서 자신은 또 그것을 망각했는가. 제아무리 인간 따위가 신의 마음에 들겠노라고 발악한다고 한들 진정 옳은 판단을 내릴수 있는 건 인간 따위가 아니었다. 결국 자신도 그 인간의 한계를 절대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게 새삼 실감이 났으나, 그렇다고 자신이 울분에 차고 한탄스러워할 사람이 아니었다. 인간의 한계. 그것이 인간만 가질 수 있는 탐욕이며, 동시에 신께서 주신 불완전함이라고 한다면. 자신은 그것을 한껏 휘둘러 제 것으로 만을 뿐이다.
"...? 이상하네요. 그 분께서 변하시기 전, 인간들에게 불사를 쥐어주셨다고 하지 않으셨나요?"
뭔가 일이 더 있었던 모양이다. 차라리 모든 것이 뒤집힌 후 죽었다면 상황이 이해가 갔을 것인데, 그와는 반대인 점이 더더욱 자신에게 의문을 품게 만들었다. 사연이 있어 보이는 사감님의 모습을 볼 때, 자신이 들었던. 그리고 듣고 있는 이야기들 속에 거짓은 없어 보였다.
그보다 이 사감님, 아까 전에 맥주를 깐 것으로는 성이 안 차셨는지 이젠 포도주를 병째로 들이마시고 계신다. 희안한 광경에 가현은 그 모습을 잠시 눈으로 담았다. 술 엄청 좋아하시는구나. 나중에 제 오빠들한테 부탁해서 오늘 이것저것 많이 알려주신 것에 대한 보답이라며 선물해드릴까.
"아아.. 그렇죠. 농질 언니. 백씨 가문... 음. 선조님들의 그런 점 만큼은 본받고 싶네요~"
이윽고 가현은 눈을 감고 감상에 빠진다. 백씨 가문. 정원사로써의 힘은 결코 무시하지 못할 가문. 허나 머지않아 몰락할 만큼 규모가 작은 가문이기에, 제 가문 어른들이 눈에 핏줄을 터트려가며 그 노하우를 알기 위해 집착하고 있었지. 제 선조의 이야기 역시 가문 어르신들이 그렇게 자랑질하던 것이었다. 제사장 후보 교육을 받을 적, 이미 세뇌된 사람조차도 알겠으니까 제발 그만 이야기하라고 진저리칠 만큼 머릿속에 강제주입되었던 내용이니 모를 리 없었다. 그리고 사감님의 이야기에서 한 명 겹쳐보이는 사람이 있었다. 보리. 그 아이도 MA님께서 굉장히 자주 몸을 빌리셨다고 했지. 어쩌면 서로 겹치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싶었다. 저들도 모르는 기준을, 가현 따위가 알 길이 없지.
"..."
일단 확실한 건 머리카락 색깔이나 헤어 스타일은 아닌것 같기는 했다. 보리는 백발에다가 양갈래가 아니지 않은가. 그리고 또 한가지 확실한 건, 육체를 빌린 인간과 보리가 겹치는 부분이 없다는 것은 가현에게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노란색. 양갈래. 어쩌면 백일몽에서 깨어나기 전- 모든게 멈췄을 때 아주 잠깐 보았던 모습이 그 사람이었을까. 금발. 그리고 양갈래. 그 단어가 머릿속을 자꾸 맴돌았다. 그리고 진지하게 고민했다. 이거. 염색을 하고 헤어스타일을 바꿔볼까. 그 사람이랑 비슷하다며 좋아하신다면 다행이지만, 어찌 감히 자신 따위가 그럴 수 있겠는가. 분명 고인에 대한 모독이라고 싫어하시겠지. 하지만. 자신이 직접적으로 물어본 것은 아니었음에도, 취향이라고 할 만한 것을 알게 되었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세상 그 어떤것을 쥐어준다고 해도 사양할 수 있을 만큼 아찔하고 황홀했다. 돈. 명예. 권력. 사랑. 행복. 인간이 가장 탐내는 그 어떤 가치들조차 지금의 기분에 비하면 새발의 피일 뿐이다.
"..... 크흠. 그... 렇군요. 그으, 신 님이 변하시기 전에는 굉장히 자애로우면서도 무한한 사랑을 품은 분이셨군요..."
간신히 그 황홀경에서 빠져나왔으나 얼굴 가득히 지은 미소는 여전히 배덕감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 했다. 머릿속으로 더 망상했다가는 당장 코피를 뿜으며 쓰러질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어쩐지 굉장히 더워졌기에 가현은 더위를 식히기 위해 옷깃을 쥐고 살살 팔랑인다. 왕이시여. 존엄하신 존재이시여. 이런 저라도, 아주 약간의 눈길이라도 받을 수만 있다면... 아. 안 된다. 더 나아갔다가는 자신은 정말 황홀감에 까무러칠지도 모른다. 묘하게 가빠진 호흡을 애써 가라앉히며 다시 입을 열었다.
".... 자아. 만족스러운 이야기들을 한껏 들었으니.. 이제 제가 아는 걸 마저 말씀드리면 되는거죠?"
"그 전에 마지막으로 하나 여쭈어보고 싶은 것이 있답니다. 그 목이 대체 무엇이길래, 그렇게 흥분하셨던 건가요?"
어차피 자신이 아는 건 이제 정말로 몇 없었다. 가능한 한 이 미끼를 최대한 우려먹어야만 한다.
>>619 조퇴라니... 많이 덥고 춥고 요란한 날씨 때문일까요, 너무 무리하지 않고 오늘은 푹 쉬셨으면...(보듬보듬)
>>620 자존감 부분과 더불어서, 학당 내에서 소중한 사람이 많다는 부분에서 의외로 맞물리지 않을 듯싶어요...👀 특히 내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가요... 적폐 한 스푼 더 얹자면 아회가 드물게 눈 가늘게 뜨고 휘어 웃으면서 "비극은 본인에게 일어나면 좋겠지? 자네, 안 그렇게 봤는데 참 잔인한 사람이구만. 흑룡들이란 알다가도 모르겠어." 하고 말할 여지가 있어서... 받아들이기에 따라 걱정일 수도, 비아냥일 수도 있는 말을요... 어버법... 아회 맴매!!!!!!(아회: 아야)
>>621 요즘 날씨가 오락가락해서 감기 걸리기 딱 좋지 ... 약먹고 푹 자면 새벽에 애매하게 깰 것 같은데 ㅠ 그래도 아프면 푹 자는게 최고긴하지 ...
>>622 헉 아회의 그런 모먼트 최고잖아! 확실히 말해준 그런 부분에선 비슷한 면이 많네. 아회가 그런 말하면 평소처럼 웃으면서 " 그런가요? 어차피 누군가 희생할거라면 아무도 원망하지 않는 제가 낫지 않을까요? 당신들의 분노는 언제나 방향성을 갖고 있으니 말이에요. " 라고 말하면서 차를 권해줄 것 같네.
4도사 진단이다~! 궁기는 어떻게 하나하나 일케 소름이 돋니... 하지만 그래서 좋아(?) 농질... 진짜 한결같아서 슬슬 존경스러워지려고해~ 인어는 백치미가 보이는데 너 신이 되고싶니...? 불가살 ㅋㅋㅋ 맨날 쥐어잡혀 살긴 해도 나름 이득을 취하고 있구나? 대체 뭘 이루기 위해 일족을 몰살시켰는지 궁금해져~
>>623 약 사서 드셨다니 다행이에요. 오늘은 푹 쉬기예요, 알겠죠...? (보듬보듬) 이제 또 날씨가 얼마나 더 오락가락 할지. 그럴수록 다른 분들의 컨디션이 나빠질까 걱정이에요... 푹 주무시고, 건강하게 뵙기여요...🥲
>>624 서로 가문에서 내쳐진 듯한 부분이 비슷하니, 참 좋아요. 평소처럼 웃는 윤하... 기 센 아이+기 센 아이 조합은 늘 옳답니다... 아회는 윤하의 말에 실소 비슷한 것을 툭 흘릴 거예요... "누구도 원망하지 않는 사람이 세상 어디 있겠나. 스스로 자각하지 못할 뿐이지."라면서, 찻잔을 들 것 같네요. "그대 흑룡이라 다행인 줄 알아. 남들이 흑룡 새끼들 반쯤 돌아있어 끔찍하게 싫다 하여도 나는 그 이해하기 버거운 성질머리에 어울려주는 성품이라, 그대 여기에 독을 탔어도 기꺼이 마셔줬을 터이니." 아마 아회에게 있어서 윤하는 닮았지만 방향성이 달라 미묘하게 거슬리는데, 그렇다고 무작정 미워하긴 어려운 아이일 것 같아요. 그래서 친절하되 상냥하지는 않고, 상냥하지 않은 뾰족한 말이되 증오 담지 않고 틱틱대는...?
>>626 제일 정상적인 것 같으면서 제일 무서운 궁기궁기 ... 궁기의 그 아이는 대체 누구일까!! :3 농질은 정말 흑룡 중의 흑룡이구나 ... 모두를 사랑한다니 사과를 주길 잘했어! (아님) 얀데레적 모먼트는 언제나 조아 ... ㅋㅋㅋㅋㅋㅋ 불가살에게 요리금지령을 당한 인어 ... 익명의 B씨는 익명의 G씨에게 그만 ... 물속에 있는건 누구일까? 불가살도 정상적인 범주에 속하는 것 같은데 말이야 ... 평범했다면 쇠붙이를 먹는 차력사 같은거 했을것 같아~~
>>630 악의가 있어도 윤하는 예민하게 반응하진 않을 것 같네! 일단 윤하의 뇌물 1호인 쿠키 봉지부터 주면서 시작하지 않을까~~ 그래도 말하는걸 보면 적룡다워서 좋다! 윤하도 기가 센 편이지 ... 유약해보이면서도 어느 부분에선 절대 안지려하니까. 가문에서 내쳐진건 비슷하지만 윤하는 방향이 좀 틀어진 편이긴 하지 ... " 학당에 들어오기 전에 깨달았으면 적룡이었을텐데 말입니다. " 라고 하면서 웃을 것 같네!
>>626 농질이! 싫어하는 사람이 없는 농질이에겐 선행 자체도 사랑스럽게 보일 것 같아요... 언제나 사랑에 빠진, 꽃밭 속의 사랑둥이 농질이로군요... 이건 사랑이야! 디즈니 공주님 같지만 피바다인 점이 무시무시하지만요, 응. 주문한 음식이 달라도 애정이라고 받아들이면 안 돼요...!! 맛있는 거 바라던 거 잔뜩 먹어야죠!!😭 바라던 걸 돌려준다...에서 고개를 기울이다 사랑인 걸 알았을 때의 공포란... 흑룡의 사랑은 두렵기도 하여라. 저주를 사랑의 되돌림으로 안다는 것이 더욱 두려워라. 노력해도 부질없는 것조차 누군가의 사랑일 때면, 정말이지. 정말이지... 독기란 무서운 존재로군요... 일기를 쓰는 면모는 참 수줍네요. 비밀을 간직할수록 아름다워진다니, 앙큼하기도 하지.
인어는 역시, 뭐라고 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순진무구한 아이 느낌이 강하다고 재차 말하게 되네요. 그런데 본성이 정해져 있노라 스스로 깨달았을까요, 아니면 누가 그렇게 얘기해서 나는 본성이 정해져있다 믿는 걸까요. 꽤나 의미심장한 대답이라 주목하게 되네요. 인어... 불가살이 요리 못 하게 하냐구요 ㅋㅋㅋㅋㅋㅋ... 어쩐지 요리를 못 하는 것도 있지만 요리에 대해 지나치게 무지한 나머지 '쌀은 어떤 세제로 씻어...?'가 나올 것만 같은... 그런 적폐가 있어요. 불가살은 요리를 잘 한다...(메모) 아니. 특히 궁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희생해서 소원을 이루는 것은 역시 MA 님이죠. 큰 대가를 바라시는... 물 속에 있는 사람을 절대 빼내지 않겠노라, 소중한 것은 역시 물 속에 있군요. 구할 사람도 당연히 물 속에 있을 것만 같아요... 꼬로록. (익사함)
불가살... >일단 궁기가 범인이야< 이 부분에서 많은 것을 겪었구나 싶어요... 너는 모든 걸 봤구나, 불가살아...(덜덜) 무례한 질문을 들었을 때 너도 죽을 거야, 라고 하는 이 부분. 화끈해서 좋네요! 괜히 불가살이라 불리는 것이 아닌 것 같아서 좋아요. 몸집이 커진다니, 도술이겠지요, 너무나도 매력적이야... 집안 전체를 도륙해서 얻어낸 것, 무엇인지 궁금하네요. 과연 무엇일까, 옥석과 관계가 있을까, 두근두근... 고백을 받으면 궁기와 농질을 주의해야 한다... 농질의 저주는 알겠지만, 궁기는 어째서...? 가치를 떨어뜨린단 이유로 죽이는 걸까요, 방해가 되니까...?🤔 속이기 전에 궁기 선에서 처리가 된다니, 응, 무서워요. 불가살이 처리한다는 점도 날카로우니 무섭구... 외로울 땐 쇠붙이를 먹는다...(메모) 금은보화...를... 준다...(메모) 불가살을 만날 때는... 풀치장을 할 것...(?)
오늘도... 형님은... 마지막...이랍니다... 덜덜덜. 가치가 있는 주변 사람이 귀찮을 정도로 의존하...는 건 4도사를 뜻하는 걸까요, 무시무시한 궁기... 가치가 없다면 잘라낸다니, 참 무서운 말이에요. 그렇지만 '친히'라고 오만한 모습 드러내는 것도 좋네요... 내 문제만은 아닌가, 라...(유심히 지켜보며 메모) 대체 무슨 꿈을 꾼 건가요, 대체 무슨...!(사망) 운치를 즐길 줄 아는 궁기... 의외라면 의외겠네요, 효율을 따지며 지나칠 줄 알았는데...😮 있지요, 응. MA 님이 계시죠. 그러지 않고서야, 라는 말이 조금 신경 쓰이긴 하네요. 뭔가 겪은 걸까요. 꿈도 가치를 재어보고 파냐구요, 으악, 가치 광공이다! 손에 들린 건 제 목일 것이 분명해요... 이득도 무시무시한데, 악, 악악! 악악악!(비명) 막지 말아요! 방해 받을게요! 친절하고 멋지지만 살려주세요!(?)
자캐가_우는_이유는 : 우와.. 현재의 아회는 울지 않을 테지만, 아마 정신적인 한계에 도달하면 울지 않을까 싶어요. 어릴 적에는 어르신들께 사생아일수록 형님께 이바지 해야하는데 고작 그 정도로 만족하느냐 혼이 많이 나서, 더 잘하고 싶은데 생각대로 안 돼서, 혼자 있는 게 가끔은 서러워서 홀로 구석에서 울었다나봐요.
자캐의_슬픔을_참는방법 : 우와... 아회는 슬픔을 다른 감정으로 승화하는 법을 안답니다. 그저 그렇게 흘려내고, 감정의 상자에 못을 박아서 깊은 마음 한 구석 바다에 쏟을 뿐이어요.
최애의_대사를_자캐식으로_말해본다 : 우와아아아....
"일생을 같이 하기로 했잖아. 한 평생을! 일 년, 한 달, 아니, 일 초라도 같이하지 않는다면, 그건 일생이 아니지 않느냐……."
공개하기엔 이런 것도 최애라고 할 수 있나? 싶어 여러 고심을 가졌지만, 제가 정말 좋아하는 극중 역할이랍니다...😇 패왕별희의 청데이...요.
>>632 늦었지만요, 후후... 악의와 증오를 눌러담는 편에 가깝지만요. 쿠키를 받으면 분명 독이 들었나 확인도 안 하고 먹겠죠... 증오하는 마음을 눌러 담았으니까요. 흐음, 흐으음. 저도 윤하의 흑룡 모먼트를 참 좋아한답니다. 기가 센 윤하... 귀여워라. 아회는 웃을 적에 느긋하게 차를 한 모금 더 넘기면서 "좋은 기회를 놓쳤겠어."라고 말했을 거예요. "뭐, 그쪽은 저주를 배우니 더 좋은 기회인가. 저주의 파장을 생각하면 나쁘진 않겠어." 같은 말을 꺼내면서...
어라... 이거 완전 '딱히 널 챙기는 건 아니야 거슬리는 녀석이라 예의주시 하는거야 아무튼 그래 절대 친한게 아니라고! 하!' 아닌가...? (아회: 떼잉)
우와... 해시 진단 너무 맛잇는데...? 어떻게 세개가 저렇게 한 세트로 나왔지? 아회 우는 모먼트 존버 들어간다 보면 놀리러ㄱ아아니 토닥토닥해줘야지~ 슬픔 참는거 왤케 짠해... 겉으론 승화시킨 것 같아도 결국 속으론 어떻게든 흘려보내야 하는거잖아. 언젠가 슬픔 그대로 드러내는 날이 올까... 아 근데 이 대사 넘모 맛있자나여 저 대사를 아회가? 망상만으로 하루세끼 거뜬하다! (뭔) 캐해질문은 비교적 무난하네~ 고민없이 단골집 바꾸는거나 넘어져도 그냥 털고 일어나는거나~ 평소 보통 모습인데 무례한 질문 참아주는 건 쵸큼 무서울지도~ 궁기 동생 아회... ㅋㅋㅋㅋㅋ 온화야 너도 선 잘 타라 삐끗하면 혼난다잉...
>>740 헉 우는 아회 ... 이거 보고싶은거 너무한건가? (끌려감) 잘생긴 사람은 우는 얼굴도 잘생겼으니 말이지 ... 그래도 어릴때 울던 그 상황이 마음이 아프달까. 슬픔을 참는 방법도 마음이 아픈데 ... 감정이란게 다른 감정으로 100% 승화할 수는 없단 말이지. 잔재란게 남고 남아서 어느샌가 어딘갈 턱하고 막아버리는 날이 오는게 아닐까 :3 ... 헉 그 대사 마음에 든다!! 다음에 써먹어야지.
" 제가 당신의 일생을 철저하게 부수려고하는데 ... 일년, 한달, 아니 일초라도 괴롭지 않으면 그건 일생이 아니지 않습니까? " (질질 끌려감)
>>741 내가 아무리 돌아버릴지라도 먹을 것에 장난은 안한다고 웃으면서 말할 것 같은데, 사실 윤하의 계획엔 독살도 들어있으니 정말 그렇지 않을 것이라 장담은 못할 것 같네. 그래도 윤하에게 쿠키라는건 지금과 다르게 호감을 보이는게 서투를때 자신의 호감을 보여주는 수단이었으니 쿠키만큼은 안심해도 되지 않을까!
" 저도 그게 마음에 듭니다. 저주란 아름다우니까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누군가를 파멸 시킬 수 있다는게 ... 방향성 모를 증오를 모으게했다가 오롯이 나에게 향하게 할 수 있다는 그 사실이 말입니다. " 라고 답해주면서 같이 웃지 않을까. 이거이거 남이 보면 잔잔한데 분위기가 완전 심상치 않다고 수근거릴 것 같은데 ㅋㅋㅋㅋ
모 윤하의 오늘 풀 해시는 누가_자캐에게_도발을_하면_자캐의_반응 > " 본디 이런 것에 넘어가주는 사람은 아닌데 어찌나 사람을 귀찮게하려는지 그러나 모르겠네. 하 ... 좋아요. 이야기나 들어봅시다. 시답잖은거면 그냥 갈 것이고 타당하면 내 들어주겠습니다. 대신 당신 같은 사람에게 내 시간을 쓰게 한 것에 대해선 각오는 하셔야 하실겁니다. "
자캐에게_만원을_주고_천원어치_심부름을_시키면_ 자캐가_남겨오는_돈은 > 영수증까지 가져와서 정확한 잔돈을 가져오지. 돈 계산에선 삥땅 같은건 안친다구~?
자캐를_속박하고_있는_것은 > 역설적이게도 자신의 가문에 너무 속박 되어있지. 그들을 너무나도 증오하기에 오히려 먹혀버렸달까. 가문 사람들에 자신도 포함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고. 자신도 그 가문의 일원이라는 사실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으니까.
#오늘의_자캐해시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977489 나도 짧은 진단! >:3
>>748 실제로 어릴때의 윤하는 심부름값으로 간식비를 받고 싶어했었지 ... 가문에서 말고 학당에 들어온 이후에 말이야 :3 지금은 좀 넉넉해져서 그런 일은 없지만! 온화가 부르면 아마 좋다고 넘어가지 않을까? 소저가 먼저 불러주셨군요! 하면서 말이야~~ 하 우리 윤하는 털고 일어날 수 있을까 ... 뫄님이 싫어할 것 같단 말이지!
생각보다 사감님의 이야기가 길게 이어지기 시작한다. 맥주보다 포도주의 알코올 도수가 더 높다는 걸 증명하는 것이기도 하겠지. 제 이야기들이 그만큼 사감님의 속을 긁어놓았다는 걸 증명하기도 하겠다. 평범한 이야기였다면 맥주 정도로 버티셨을 분이니.
허나, 사감님이 알려준 정보들은 충분히 귀담아들을 가치가 있는 것 뿐이었다. 당연히 자신이 직접 부여한 불사의 권리를 다시 가져가는 것은 너무나도 쉬운 일이겠으나 그렇게까지 아끼는 인간의 불사를 도로 뺏어갔던 이유가 풀리지 않는 의문으로 남았다. 하지만 그 의문은 거기서 그치기로 했다. 자신은 신의 대행인도 아니고, 신의 과거를 꼬치꼬치 캐묻고 알아내는 역사학자도 아니다. 사감님이 이야기했던 것처럼, 너무 과한 호기심은 결국 화를 불러올 것이기에. 독이 든 성배는 이쯤 기울이기로 하고.
인간이 아니라는 것은 이미 용의 자식이라는 것을 밝힌 시점에서 알게 되었지만 MA가 아니라면 그 누구도 죽이지 못한다는 것은 처음 알게 되었다. 만약 그 날. 끝내 사감님의 폭주를 막지 못했다면 그 산의 땅속에 묻히게 될 목은 더 늘어나게 되었겠지. 결국 이 존재들은 죽지 않으며, 자신들은 수명이 유한하고 너무나도 나약한 인간일 뿐이었으니.
"그렇군요. 사감님께서 제게 알려주시지 않으셨다면, 분명 저는 끝까지 모르고 있었을거예요. 감사합니다~"
죽지 않고 늙지도 않는 역사의 산증인이라고 할 만한 존재가 직접 해주는 이야기. 모종의 이유로 뒤섞이게 된 이후로 오랜 세월이 지나 이제는 어느 쪽의 기억인지도 모르게 된 이야기. 그 것들을 들으며, 자신이 감히 재어볼수 없는 오랜 세월을, 이 분들은 몸소 지켜보고 느꼈구나 싶다. 물고기 쪽일까. 늑대 쪽일까. 섞여서 놀았다니 보여지는 느낌은 뭔가 물고기 쪽 경험일거 같은데. 사감님의 모습에 겹쳐 보이는 물고기와 늑대의 반쪽을 눈동자를 굴려 번갈아 보는 가현이었다. 이윽고 그 다음 이야기가 들릴 적. 가현은 씩 웃는다.
"..... 아하..?"
이단의 목이었구나? 침울한 사감님의 분위기와는 정반대로 처음 머금었던 해사한 미소가 더더욱 짙어진다. 안쓰럽고도 딱한 일이다. 신에게 반기를 들고 참수되는 끔찍한 일을 겪으며. 제 형제들에게 씻을 수 없는 아픈 기억을 남겨주면서도 결국 인간은 신을 이기지 못했으며 세상은 한번 뒤집어졌지. 참혹하기 그지없는 개죽음이 아닐 수 없다고 여겼다. 차라리, 세상이 뒤집어지는 것만큼은 막았다고 한다면 조금 의미 있는 죽음이었겠으나. 그나저나 신기하여라. 신 님께서는 어째서 이단자의 목을 찾아오라고 하신 것일까. 그저 그 여덟을 달래기 위해서일까?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일까.
"으응. 여전히 급하시네요~ 그래도 좋아요. 달콤한 이야기를 한껏 들려주셨으니... 저도 제가 아는 것들을 말씀드릴게요."
"그 목은 학당의 건물이나 기숙사 근처에 있는 게 아니랍니다. 어딘가의 땅 속 깊이 묻혀있지요. 그리고...... 저는 그것이 묻혀있는 정확한 위치를 알고 있답니다?"
사감의 물음에 가현의 이야기가 물 흐르듯 이어진다. 이후 무엇인가를 더 말하려는 듯 가현의 입술이 달싹이다가 호선을 그리며 위로 휘어진다. 한참 그렇게 침묵만을 유지하던 가현은 다시 입을 열었다.
"... 허나 저는 그것까지 알려드릴 생각은 없답니다. 만일 제가 물건이 있는 장소를 알려드려 사감님께서 그것이 어디 있는지 알아낸다고 한들, 무엇을 하실 수 있으신가요?"
애시당초 정확한 위치를 말해줄 생각은 없었다. 자신은 아는 것들을 이야기해주겠다고 했지, 아는 것들을 '전부' 이야기하겠다는 말은 안 했기도 하고 처음부터 간단한 정보를 교환하자고 애매모호한 딜을 넣었다. 그리고 이 사감님은 자신의 말에 그 어떠한 의구심도 가지지 않고 그 딜을 받아들였다. 자신이 말한 가벼운 정보 속에 사감님이 그토록 원하는 목의 정확한 위치가 포함되어 있을 것이라고 여겼겠지. 애초에 조건에 들어있지도 않았던 것을. 재차 되묻거나 확인하지도 않고 당연히 말해줄 것이라고 여겼다면. 자신은 그 기대를 무참히 밟아낼 뿐이었다.
게다가 끝내 형제들의 위치를 말해주지 않아 제 의문을 해소시키지 못했다는 점에서 알려줄 이유는 더더욱 없을 뿐더러, 신에게 찍힐 것이 두려워 자신에게 손길조차 대지 못했던 이 존재가. 만약 자신이 정말 위치를 알려줘, 신이 찾아오라고 명한 목을 대신 가져가버리면 신의 미움을 살 것-그 전에 자신도 무사하진 못하겠으나-이 뻔한데. 그게 두려워서 움직일 순 있나? 비효율적인 정보 교환은 사절일 뿐더러, 만에하나 멍청한 판단을 해 자신만 신의 미움을 사게 될 가능성을 막아버리기 위해 가현은 추가적인 정보 대신 도발을 택했다. 소파에서 천천히 몸을 일으켜, 하 사감을 돌아보았다.
"또한, 신께서 제게 직접 가져오라고 명하신 목입니다. 절대 다른 누군가가 저 대신 제게 명하신 물건을 가져가는 꼴은 못 보지요. 하물며 인간보다 훨씬 우월하고 뛰어난 존재인 사감님이라고 하더라도... 예외는 없답니다?"
당신이 어떤 존재이든. 인간보다 얼마나 강하든. 끝내 마지막까지 주목받아야 할 것은 오직 저 하나 뿐이니까요. 가현은 마냥 해사하게 웃으며, 처음의 그 느릿하고 여유로운 발걸음으로 문을 향해 걸어나섰다. 부디 사감님께서도 오늘의 대화가 즐거우셨기를 바란답니다. 마지막으로 그렇게 말하며 꾸벅 인사하고는 조용히 문을 닫는다. 뭔가를 부수는 듯한 요란스러운 소리가 연이어 들렸으나- 크게 신경쓰지 않으며.
"...... 엉뚱한 곳에 분풀이를 한다고 해 봐야... 그 무엇도 변하지 않는답니다. "
"결국 물건을 찾아내는건 저일 것이며, 목은 당신들이 아닌 고귀하고 존엄한 존재에게 바쳐질테니."
"마지막에 웃음짓는 건 저희 임씨 가문 뿐..." 아니. 오직 저 하나 뿐이니까요. 고개도 돌리지 않고, 한쪽 입꼬리만 슥 끌어올려 예사롭지 않은 웃음을 흘리며 조용히 중얼거리며, 가현은 자신의 방으로 걸음을 옮긴다.
/막레다~~! 캡틴 너무너무 고생 많았고 짜릿하고 재밌는 일상이었어 ^-^!! 임가현주는 이 일상을 기억했다가 훗날 떡밥 회수되면 다시 떠올릴 것입니다
1. 엄청 소심했고 존재감이 옅어서 있는지 없는지 모를 정도였습니다. 가문 사람들이 지금 모습 보고 "얘가 얘라고...?!" 하고 큰 충격을 받았을 정도... :3
1-1. 조금 많이 안 좋게 봤어요. 저 넓은 곳을 관리할 정원사가 반드시 필요하거든요. 가문 내부에서 얘가 진짜 우리 집안 애가 맞나, 자체검증까지 했었을 정도랍니다. 재능 자체가 0점이다 못해 내핵 뜷고 들어간 수준이었어요. 지금은 뭐... 예.... 그렇게 됐다(?)
2. 잘 놀아줬을 거예요. 학당 입학 초기에는 도술을 이것저것 보여주면서 놀아줬을 겁니다. 식물 관련해선 뭐.... 자세한 설명을 생략합니다(?) 그리고 아마 대답을 해주지는 않고 미소로 대신했을 거예요.
콜~~! 음 보자보자 저번에 이야기한대로 천부 나가서 머리끈 등등 사다주면서 데이트(?) 즐겨도 되고 윤하 본가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만났다고 해도 되고 간단하고 오붓하게 담소 나눠도 되고~~ 일단 당장 생각난건 이 셋인데 이외에 추가적으로 원하는 상황 있으면 그걸로 가도 무관하다!
곡옥에서도 구석에 위치한 저택. 관리가 잘 되지 않아 경첩이 삐걱이는 소리를 내며 대문이 열린다. 화려하진 않지만 정말 좋은 것을 썼다는 것이 느껴질 정도의 도포를 입은 소년이 걸어나왔다. 허리를 조이고 있던 끈을 살짝 풀어낸 그는 다시 닫혀 보이지 않는 대문쪽을 슬쩍 돌아보았다가 유유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가 멀어지는 발자국 소리가 들리자 작게 울부짖는 소리가 이미 금이 가고 넝쿨로 뒤덮인 담 너머로 들려온다.
단정하게 보이기 위해 잘 만져둔 머리까지 살짝 헝클어뜨린 소년은 곡옥을 곧장 벗어나 천부로 향하고 있었다. 애초에 일년에 곡옥에 오는 것을 싫어하여 일년에 오는 것도 손에 꼽을 정도다. 가문에서 일이 있음을 알리지 않았다면 지금부터 천천히 외출 준비를 하고 있었을테니 말이다. 잠이 좀 부족한듯 싶어 그는 천부로 향하는 동안 잠시 눈을 붙였다. 천부. 중앙 지역이자 학당이 위치한 이곳은 당연하게도 번화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곳이었다. 기숙사에 들어가서 옷을 갈아입고 나오려고 했으나 생각보다 늦어진 시간 때문에 학당에 들렀다 가기엔 약속 시간에 늦을 것 같아 그는 입은 옷 그대로 약속 장소로 향했다. 예전부터 여기저기 같이 돌아다니곤 했고 학당에서 같이 나가는 일이 많았지만 오늘 같은 경우엔 또 만나는 장소가 정해져있었다.
" 아직 안온건가? "
약속 장소에 도착해 분홍색 홍채를 가진 눈이 장소 이곳저곳을 훑는다. 아직 도착을 안한 것인지 도착했는데 자신이 못찾는 것인지. 어쨌든 약속 시간에 거의 딱맞춰 도착한지라 그는 천천히 주변을 걸으며 가현을 찾기 시작했다.
낮잠. 신을 제외한 그 무엇보다도 포근하고 달콤한 것. 수업이 없는 주말에 가현은 기숙사 방의 커튼을 살짝 걷어두고 따끈한 햇살을 받으며, 단정히 묶은 머리를 풀어헤치고 이불을 푹 덮은 채로 몸을 동그랗게 웅크려 달콤한 잠에 빠져 있었다. 지난날 하 사감을 그렇게까지 괴롭히던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얌전하다 못해 쭈그러진 자세였으나, 오히려 그렇게 자는 게 편한지 뒤척이지도 않고 간간히 입을 오물거리며 새근거리는 숨소리와 함께 지금의 이 행복을 만끽하는 중이었다.
해가 조금씩 움직이고 커튼 너머 들어오던 햇살이 점차 사그라들 무렵, 가현은 잠에서 깨어났다. 뜨다 만 눈으로 시계를 보고. 입을 작게 벌려 하찮게 하품을 하고. 기지개를 켜며 몸을 쭉 펴고. 그리고 나서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다가 일어난다. 포근한 이불 밖으로 벗어나는 것은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약속한 것이 있지 않았는가. 그것을 잊지 않았을 뿐더러 자신은 약속시간보다 일찍 나가면 나갔지 절대 늦는 사람은 아니었으니. 부스스한 머리를 정돈할 겸 샤워도 하고. 바싹 마른 머리에 빗질을 하며 한데 묶고서, 마지막으로 이전에 선물받은 머리띠를 했다. 볼 때마다 만족스럽단 말이지. 준 사람의 성의도 있고 이것은 제 물건이었으니 당연한 일이었겠지만. 모든 외출준비를 끝낸 가현은 밖으로 나간다.
"아. 여기야 여기~"
그렇게 조금 일찍 나와서 남은 시간을 가게 이곳저곳 둘러다니며 미리 구경하고, 약속 장소로 향하던 가현은 익숙한 모습에 손을 흔들었다. 마침 딱 맞게 만난것을 보니 이쯤 시간이 흘렀으면 약속 시간이 되었겠구나 하던 자신의 감은 오늘도 적중한듯 하다. 한 사이즈 큰 탓에, 제 팔꿈치까지 걷어진 옷 소매를 다시 걷어내린다.
"너가 곡옥에 가있는동안 얼마나 심심했는지 알아~? 요즘 신입생들은 너무 나약해. 내 이야기에 몇십분도 못 버틴다니까~"
물론 자신은 그런 신입생들마저도 예뻐할 뿐이었지만, 괜히 하는 이야기인 듯 그렇게 말하고서는 잔잔히 미소지은 채 남학생을 슥 훑어본다. 자주 입지는 않았지만- 항상 곡옥에 간다고 이야기할 적이면 저 옷을 입고 나갔던걸로 기억한다. 추가로, 그의 표정이 썩 좋지 않았다는 것 또한 기억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그저 의아했다. 그렇게 안 좋은 일을 겪으러 가는거면 왜 그렇게 차려입고 가는지에 대해 의문을 표하기도 했지만, 지금 시점에서는 그런건 아무렴 어때. 로 퉁칠수 있게 되었다.
"음. 꽤 오래간만에 보는 옷인 것 같은데~ 언제 봐도 잘 어울리는걸?"
뭐가 어쨌든 일단 자신이 보기에는 이 남학생과 꽤 잘 어울리는 옷이라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었으니. 가현은 간단한 감상평을 남길 뿐이었다.
>>816 (볼콕콕)(?) 임가현.. 늘 한결같은 MA님조아 모먼트.. 우려내고 우려내서 사골육수 안 나오고 맹물 나와도 계속 우려먹을 것 ^Q^ MA가 없어지지 않았다고 한다면 한결같겠지만! MA마저도 없어지면 평생 바라보고 가야 할 목표+자신의 이상향+그 외 기타 이것저것들이 전부 사라지는거랑 다름없기 때문에.. 저거 내가 처음 써보는 모먼트일거야! 같은 맛만 꾸준하면 질리기 때문에 신메뉴를 출시했답니다 ^-^!!(두둥)
>>811 어렸을 때 부터 굳어진 성격이 뭐랄까 가현이스럽다면 가현이스러우면서도 오싹한 느낌.. 그 때부터 MA외길인생이었던걸까요~ 세상 사람이 다 사라져도 MA만 남는다면 괜찮은 거구나.. 니오.. 사라져도 되는거야..? ((끌려감)) 반대로 MA만 사라지고 인간만 남은 상황도 궁금하네요~ MA 사라지면 멘탈 와르르 맨션 됐을테니까 니오 쫄래쫄래 가서 '언니야 괜찮아..?' 하고 제 발로 호랑이굴 들어가는 그런거라던가.. 아니 근데 드래그하면 왜 또 죽어버리자는 무서운 얘기가 나와서 심장을 쫄깃하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같이 죽자고 끌고가면 무섭다면서 밀치고 도망가구.. 그러다 엎어지구.. 다시 잡혀서 질질 끌려가는 그런거 생각나지 않나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현이는 뭔가 다 한 번쯤은 옐로카드 주지만 MA님 관련이면 바로 레드카드 퇴장내리는 느낌이에요. 욕 한마디 했다구 바로 사형이라니 무섭다구... MA 원웨이에 취하면서도 말이에요 ㅋㅋㅋ 아~ 또 빨간글씨 떴다!!! 암요암요 무슨 뜻인지 잘 알지요. 그게 원빠따 미식인걸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뭔가 니오 어딘가로 떠날 상황에 그래도 잊지 말라고 말했다가 3초만에 말한거 후회하고 '역시 가지 말까?' 하고 말하는 그런것도 떠오르네요. 여기서 떠났다간 진짜 24시간 감시당할 것 같아.. 완식 했습니다. 미-식 이네요!
가현이 약속 시간에 늦는 일은 없고 자신이 약속 시간에 거의 딱 맞춰서 도착했으니 어디선가 구경을 하고 있을 것 같아 돌아다니고 있으니 역시나 가현의 목소리가 들려와 윤하는 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옷이야 사복차림은 많이 봤지만 자신이 선물해준 머리띠를 하고 있는 모습에 그는 환한 웃음과 함께 다가갔다.
" 졸업하면 얘기할 시간도 줄어들테니까 미리 연습한다고 생각하자. "
가현과 이야기하는 시간은 하루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그가 지금을 살아가게하는 원동력 중에 하나였지만 그럴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기에 그도 그녀도 익숙해져야만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거기에 시간이 좀 더 지나면 자신을 아예 못볼수도 있으니-. 잘 어울린다는 말에 환한 미소에서 쓴웃음을 지은 그는 순수한 칭찬이라는 것을 알기에 옷매무새만 좀 더 다듬어 입었다.
" 어르신께서 돌아가셨거든. 그래서 애도를 좀 표하고 왔어. "
별로 이상할 것 없는 이야기겠지만 묘한 희열에 찬 느낌으로 답한 그는 오늘은 어디로 가볼까-, 하고 물으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번화가라고 한들 여기서 6년을 살았는데 웬만한 곳은 다 가봤으니 목적만 정해지면 가는 방향이야 자동이다. 마침 끼니때가 돌아오기도 했으니 밥이라도 먹고 돌아다닐까싶어 윤하는 다시금 가현에게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819 내가 그 새로운 맛을 뽑아내려면.. 아마 한참 걸릴테지만 ^q^... 그래도 좋아 고객만족 감동서비스가 뭔지 두팔 걷어붙이고 보여드리지! >:D (두둥)
>>821 오늘도 이런 세심하고 긴 맛평가라니 나 임가현주 새벽을 달릴 원동력 다시 얻었다며..(오열) 앗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찌되었든 임가현 얘는 MA 바라기인지라.. 니오는 소중한 사람 대열에 들어가니까 아마 한동안은 허전해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ㅋㅋㅋㅋㅋㅋㅋ 만약 그런 상황이라면 임가현 폐인모드 켜고 머리 풀어헤친채로 '있을 수 없어... 있을 수 없어...' 만 중얼거리다가 괜찮냐고 하면 희번득해져서는 '괜찮을 것. 같아..?' 이러고 세상 허탈하고 공허한 목소리로 말할 것이라며.. 하 상황묘사 너무 좋다 ^Q^ 도망치는 니오 끝까지 따라가서 붙잡으면서 '사랑한다며. 나 뿐이라며. 설마 그것도 거짓말은 아니겠지?' 이러면서 끝내 끌고 들어가는 그런 모먼트.. ㅋㅋㅋㅋ
모독! 부정! 임가현이 절대 못 참지 처음에는 좀 관대하게 설정 잡아놨던걸로 기억하는데 어쩌다가 얘가 하드코어 MA바라기가 된건지는 모르겠지만..(먼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응. 나랑 같이 있자! 평생. 언제까지나 계속.' 이러면서 니오 꼭 안아주는 그런 모먼트.. 진단 쪄오는 맛이 있구만 이거 ^-^!!
내가 못 참는단 말이야. 밉지 않을 만큼만 투덜거리던 것도 잠시, 특유의 집착이 묻어나는 말을 끝으로 가현은 다시 방긋 웃었다. 이미 너무나도 많은 시간을 서로 보고 가까워지고 한 사이인데, 어찌 그 잠시를 자신이 참아낼 수 있겠는가. 가현의 집착은 물건에만 그치는 종류가 아니었기에. 물론 졸업하고 자신이 원하는 것에 한 걸음 더 나아간다면, 그때는 또 모를 일이다. 바쁘고 또 바빠서 정신차리기 힘들겠지. 제사장에다가 당주 자리까지 겸해야 하는 만큼 분명 만만치 않은 일이 이어질 것이다.
"그러니까. 미래의 일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기야?"
처음의 그 미소를 유지한 채 다시 이야기하고는, 남학생의 옆에 바짝 붙어서는 올려다본다. 미래가 어떻든지 자신은 현재를 만끽하며 천천히 준비하고 싶었으니까. 미리 연습할 필요 따위는 없는 일이라고 여겼으니까.
애도를 표하고 왔다는 말에, 가현은 고개를 끄덕인다. 뭔가 평범한 애도는 아닐 것 같다는 느낌이 물씬 들었다. 자신같은 특이한 부류가 아니고서야 보통 애도라는 것은 그 사람의 죽음에 대해 슬퍼하고, 엄숙해지는 부류의 것이 아닌가. 이전에 하 사감과 대화를 할 때. 하 사감이 그 목에 대해 말해줄 때 어떤 느낌이었는지 자신은 기억하고 있었다. 그게 아마 흑룡 외의 사람들이 느끼는 애도겠지. 자신은 그 감정을 절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음~ 그냥 여기저기 돌아다니는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 점심 안 먹고 나와서 좀 출출하기도 하니까. 간단하게 끼니가 될만한 음식이라면 뭐든 좋아~"
아무튼 가현은 다시 재잘재잘 떠들어대기 시작한다. 한번 터진 말문은 절대 닫힐 생각을 하지 않았지. 당장은 떠오르는 것이 없는지 조금 고민하는듯 하다가, 남학생과 팔짱을 끼고 먼저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한다. 가다 보면 뭔가 나오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한 자리에서 오래 대화해봐야 다리만 아플 뿐이니. 느긋하고 느릿한 걸음을 옮기며 주위를 열심히 두리번거리던 가현은 우동가게 하나에 시선을 오래 두었다.
"음. 우동 먹으러 갈래? 저쪽 가게가 요즘 핫플이라고 신입생들 사이에서 소문이 자자하던데~ 인테리어도 좋고. 맛도 천부 내에서는 수준급이라더라?"
>>826 니오 교복 품에 안아죠........... 끌어안고 있다가 벽에 얌전히 걸어서 간직해죠........... ((또 잡혀감)) 괜찮을 것 같아? 이거 들으면 '아, 그럴,리가 없,겠지? 그,그럼 나는 이,만... 잘,쉬어..' 하고 벽에 딱 붙어서 경직된 채로 쳐다보다가 천천히 뒷걸음질 치면서 나가기.. 방문 밖으로 나오자마자 주저앉아서 패닉에 숨 몰아쉬는거 보고 싶닥!!!!!!!! 아니 이어주는 상황이 너무 맛있잖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머리채잡..고 끌고가는건 아닐 것 같고 그것도 맛있겠다만 아플 것 같으니까 옷 뒷목쪽 붙잡고 질질 끌고간다거나 그런거.. 도살장 끌려가는 소 같은 느낌 와아아아~~~~ 눈물 막 흘리면서 '안돼,안돼 언니야. 하지마,하지마,하지마! 싫어! 나, 나 죽기 싫어! 살려줘 언니야!!' 같은 그런거죠.. 니오가 꼭 안겨서 '오늘은 레벨 좀 낮아서 괜찮은데?' 하고 머리 부비면서 웃다가 '그런데 나, 둘째 언니.. 만나고 와야 할 것 같아. 이주일 정도 걸려. 다녀와도돼..?' 하고 넌지시 물어보고~~
>>830 아늬 왜 또 잡혀가는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당연히 그래줘야지 ㅠ 항상 눈에 잘 띄이는 장소에 두고 기억하면서 분명 신과 단 둘이라 행복해야 하는데 뭔가 계속 공허한 느낌이라고 독백하지 싶다 ^q^ 패닉에 숨 몰아쉬는 니오.. 이건 진짜 좋은 그림. 완전 가능.(엄지 척) 임가현 니오 나가기 전에 다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아냐. 너만큼은. 너만큼은 있어줘...' 하고 중얼거릴텐데 못 듣고 나가주면 좋겠다. 임가현 멘붕와서 '결국. 결국 아무도 안 남았어..?' 하고 끝내 멘탈 가루되면 좋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마 머리채 대신 멱살잡지 싶은데 옷 뒷깃 잡는것도 맛있을듯! 아 대사 망상하기 딱이다 진짜.. '싫어? 왜? 분명 기쁠거야. 아프지 않아.' 이러고 '같이 죽으면, 두려울것 없단다.' 이러고 니오 꼭 안아주는 그런 맛.. ^Q^ 임가현 그 이야기 들으면 웃음 그대로 유지하면서 그럼 나도 같이 갈래. 둘째 언니라는 사람, 나도 만나고 싶으니까? 이러면서 절대 안 만나게 해야할 분위기 뿜뿜할것..
류 가의 아이들은 자라면서 여러가지를 배운다. 그야 모든 아이들이 그렇지만 류 가에는 류 가만의 방침이 있었다. 어릴 적부터 여러가지를 배우게 하여 그 중 특출난 재능을 장래 삼게 하는 것. 그것을 위해 류 가는 아이들을 양육하는 것에 특히 세심한 신경을 기울였다.
수많은 아이들. 나는 그 중에서도 가주인 아버지의 첫째 아들이었다. 그렇다고 해도 특별한 무언가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류 가에서 아이들은 모두 동등한 대우를 받으며 자란다. 부모들에게도 그렇게 하도록 지시를 하여 가능한 성장기에 차별을 느끼지 않게끔 키워진다. 어른의 간섭은 최소한으로 하며 또래들 사이에서 스스로 자아를 확립해 가는 것. 아마 그것이 가장 첫 번째 가르침이겠지.
하지만 미숙한 아이들의 성장이 말처럼 쉬울 리가 없다. 아이들끼리 싸우기도 하고 토라지기도 하고 서로 기분 상하게 하기도 한다. 그러나 어른은 중재해주지 않고 울면서 찾아가도 그 순간 달래주는 것에 그친다. 아이끼리 싸운 건 아이끼리 해결하라는 취지지만 미숙해서 싸운 아이들이 스스로 사과하고 화해하는 법을 터득하기는 어렵다. 그렇게 자칫 어그러질 수도 있는 관계에 선뜻 손을 내미는- 아이가 있었다.
고작 열살 남짓했던 그 아이는 어리지만 말을 똑똑히 하는 재주가 있었다. 그 말재주로 서로 심통난 아이들을 화해하도록 도와주거나 싸움이 벌어졌을 적 슬그머니 끼어들어 날 선 분위기를 와해시키곤 했다. 그 시절은 유독 매일같이 애들 싸우는 소리로 시끄러울 뻔 했으나 그 아이 덕분에 싸우는 소리 대신 서로 깔깔대며 노는 소리가 더 컸었다.
붉은빛 감도는 고운 갈색 머리칼의 아이는 아버지의 셋째 자식이자 나와는 배다른 남매이기도 했다. 그래서 동생이니 잘 챙겨야 한다는 말을 종종 들었는데. 어릴 적 나는 그 말이 너무 싫었다. 나는 나대로 놀고 싶었지 동생 보기나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일부러 피해다녔다.
저만치 보일락 하면 도망가고 불러도 못 들은 척 하고- 아무리 아이라지만 참 모질게 굴었다. 그래놓고 지레 양심에 찔려 그 아이가 아버지에게 이르진 않았을까 저녁마다 불안해했다. 하지만 나는 단 한 번도 그 일로 아버지에게 불려간 적 없었다. 매일 아무 일 없을 때마다 안심했고 시간이 지나 익숙해졌으며 어느샌가 내 행동이 당연한 것이라 받아들였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팍삭!
실내에서 작은 공을 차며 놀던 나는 그 방에 있던 화분 하나를 깼다. 그 화분은 아버지가 직접 물을 주시며 기르는 화초였다. 그 전 날 저녁 화분의 꽃이 피었다며 기쁘게 말하시던 모습이 눈 앞에 빠르게 스쳐지나갔다. 이를 어쩌지. 그렇게 아끼시던 것이니 크게 혼날지도 몰라. 나는 덜컥 겁이 나 주변을 살폈다. 때마침 아무도 없었다. 잘 됐다. 이대로 도망가면 적어도 내가 했다고는 의심 받지 않을 거다. 솔직해지기보다 아닌 척 하고픈 마음이 더 컸던 나는 얼른 공을 챙겨 그 방을 나갔다. 그리고 아무 일 없는 척 마당에 나가 다른 아이들과 같이 공을 차며 놀았다.
얼마나 놀았을까. 오래는 아니었다. 여럿이 이리 튀고 저리 튀는 공 쫓느라 잠시 화분에 대한 것은 잊었을 때, 집 안 어딘가에서 쨍그랑 깨지는 소리가 났다. 그리고 우는 소리도. 드문 소리들에 아이들이 일제히 소리가 나는 곳으로 뛰어가 나도 그 사이에 섞여 그곳에 갔다. 그런데 가는 길이 어째 익숙했고 어른아이 옹기종기 모인 방을 보고선 잊고 있던 것이 떠올랐다. 나는 또 덜컥 겁이 났지만 설마 나한테 뭐가 있을까 생각하며 천천히 방으로 다가갔다.
활짝 열린 방 안에서는 훌쩍이는 소리와 아이 달래는 어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른아이 틈에 섞여 빼꼼 들여다보니 내가 깨놓고 도망간 화분 주변으로 물이 흠뻑 퍼져있었고 옆엔 유리 대접 같은게 깨져 있었다. 눈을 돌리자 익숙한 아버지의 옆모습이 보이고 그 품에 안겨 우느라 얼굴이 빨개진 그 아이가 있었다. 이게 무슨 일이지. 어안이 벙벙해 있으니 문 근처에 서 있던 어른들이 주고 받는 얘기가 들렸다.
- 아이고 놀래라. 무슨 일이래요? - 별 것 아니오. 온화 애기씨가 저 화분에 물을 주려다 그만 화분을 깼다는구먼. 물그릇도 같이. - 저런! 놀랐겠네. 다치지는 않았대요? - 다행히 괜찮다 허이.
화분을 저 아이가 깼다고? 아닌데. 내가 깼는데. 나는 이게 대체 무슨 일인가 싶었다. 혼란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론 이제 내가 혼 날 일은 없겠구나 안심했다. 화분을 깬 사람이 내가 아니게 되었으니까. 그러니까 금방 안심하고 다시 나와 아이들과 놀았다. 언제 걸릴까 두려움도 덜었겠다 저녁 늦도록 신나게 놀고 다 같이 자는 방으로 돌아가던 중이었다.
- 향아.
낮지만 다정한 목소리. 돌아보니 어둑한 복도 끝에서 아버지가 나를 부르고 계셨다. 얼른 가서 그 앞에 서자 아버지가 천천히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셨다. 마냥 기쁘게 쓰다듬을 받던 내게 다음 순간 아버지가 하신 말은 제법 따끔했다.
- 나는 다 알고 있단다.
다, 아신다고? 속으로 움찔 했지만 겉으론 애써 티내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어른인 아버지 눈엔 다 비쳤을 것이다. 당황. 혼란. 불안. 두려움. 아마 낯빛이 하얗게 질렸을 나를 아버지는 혼내지 않으셨다. 그저 몇 번 더 쓰다듬어주시고 담담히 말하셨다.
- 네 마음에도 없는 것을 하라고는 않으마. 허나 적어도 네 자신에게만큼은 떳떳한 사람이 되거라. 잘 자렴.
언제나와 같은 다정한 인사를 끝으로 아버지는 가셨다. 조금씩 멀어지는 발소리를 들으며 나는 못 박힌 듯 제자리에 서 있었다. 그동안 계속 눈 돌려왔던, 차곡차곡 쌓였던 죄책감이 파도마냥 밀려들어와, 어두운 복도 끝 그 구석에서 한동안 움직일 수 없었다.
유독 긴 밤이 지나간 다음 날. 여느 날처럼 햇빛이 세상을 밝혔다. 전날 그런 일 때문에 기분이 착잡했던 나는 오전 내내 밥도 먹는 둥 마는 둥 공부도 하는 둥 마는 둥 했다. 나가서 놀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럼에도 어느 고민은 들어 계속 그것만 생각하며 하릴없이 집 안 복도를 헤매였다. 그러다 문득, 나보다 어린 아이들이 생활하는 방 근처까지 갔고 그 방 앞 마루에 있는 그 아이를 보았다. 평소라면 보이자마자 돌아서 멀어졌겠지만 어쩐지 그대로 멈춰서버렸다.
볕 내리쬐는 마루에 앉아 홀로 종이접기를 하고 있던 그 아이는 곧 나를 눈치챘다. 나를 보며 깜빡이는 적갈색 눈동자가 금방이라도 나를 흘겨볼 것만 같았으나-
- 아, 향이 오라버니.
그 아이는 울지도 찡그리지도 않고 활짝 웃었다. 매일 무시하고 멀리했던 나를 보고 웃으면서 다가왔다. 웃는 얼굴을 보고 얼이 빠진 내게 다가와 그 아이가 제일 먼저 한 것은 내 손을 보는 것이었다. 순간 뭘 하는 거지 싶었지만 곧 깨달았다. 화분을 깬 내가 다치지는 않았나 살핀다는 것을. 당연하게도 멀쩡한 내 손을 보고 그 아이는 헤헤- 웃었다. 그리고 중얼거렸다.
- 다행이어요. 오라버니가 안 다쳐서. 화분은 화야가 깼다고 아버지한테 말했으니까. 오라버니는 안 혼 날 거여요. 응.
그 말에 머리 맞은 것처럼 얼얼해졌다. 그래. 그랬던거다. 이 아이는 내가 깬 것을 알고도 일부러 거기에 물을 붓고 그릇도 깨서 자기가 한 것처럼 만든 것이다. 이제 보니 아이의 작은 손에 반창고 붙어있는게 보였다. 어제 그 일을 하느라 베인 거겠지. 나 때문이다. 내가 솔직하지 못 해서. 내가 잘못하고도 혼나기 싫어서. 그래서...
내가 내 죄책감에 못 이겨 눈물 뚝뚝 흘리는데 이 아이는 그것조차 제가 잘못했냐며 전전긍긍했다. 나보다 작은 몸으로 나를 안고 연신 울지 마요 화야가 잘못했어요 하는 모습에 지난 나날 내가 무시했던 모습들이 겹쳐져 더 눈물이 났다. 결국 내가 어엉 울어버린 탓에 아이도 같이 울음을 터뜨렸다. 울면서도 나를 놓지 않고 되려 미안하다는 아이에게 나는 겨우 말했다. 그동안의 무시와 어제와 상처 입은 손에 대한 사과를. 울음 반 소리 반으로 겨우 꺼낸 내 말에 아이는 눈물 그렁한 눈으로 나를 보고 웃으며 말했다.
- 괜찮아요. 화야는 오라버니 정말 좋아하니까. 미워하지만 않으면, 그거면 돼요.
그저 미워하지만 말아달라며 웃는 아이를 보고 다시 내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바보 같을 정도로 순수하고 그저 솔직한 아이라는 걸, 모르는 채라면 모를까. 바보. 라고 면전에 대고 말해도 마냥 해맑게 웃는 아이를 나는 더이상 무시할 수 없게 되었다.
"화야." "응? 갑자기 왜 그러오?" "그냥. 이리 불러본 지 오래된 듯 해서." "오라비도 참. 실없긴."
>>833 아늬 하사감님 판은 왜 뒤엎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후 그걸 다른 사감님들한테 다 일러바치다니.. 동 사감님이 잠가버리기 전에 먼저 찾는다 찾아내서 무조건 바친다(희번득) 흑룡에 대한 관심.. 붙어먹으려는건 아니지만 그렇게 생각해준다면 임가현주가 아주 감사하지 ^q^ 짜릿하다 과연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835 아늬 이 얼마만에 맛보는 세상 무해하고 뽀짝한 독백..?? 세상 무해한 온화 픽크루로 시작해주는 독백이라니 나 임가현주 정화당해서 죽어버리는 것 ^Q^ 어린 온화 착한데 결국 아버지가 그 사실을 눈치챘다는게 좀 안쓰럽다 착한 온화 원하는대로 몰라줬어야 하는데 임가현주의 사회에 찌들대로 찌든 시선으로 보면 결국 그 어떤 거짓말도 나중엔 들통나는구나.. 구라쳐봐야 좋을것 하나 없구나 하는 게 새삼 다시 느껴지고 그래() 꼬꼬마 온화의 순수하고 귀엽고 짠하고 뽀짝한 모먼트.. 최고야... 오늘 미식도 완식 완료라며 ^Q^
피식하며 웃어버린 그는 가현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어주었다. 그녀의 행동에 대해선 농질의 것도 있고해서 그가 모르는 바는 아니었으나 자신에게 그렇게까지 해주는 것에 대해서 오히려 선호하는 편이었기에 딱히 불만은 없었다. 그래, 집착이라고 불리우는 종류의 것이 그녀에겐 가득하다. 가급적이면 자리를 비우는 일은 없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 그래도 네 미래엔 내가 없을수 있으니 말이야. "
그 미래가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 말이다. 애도를 표하고 왔다는 말에 맞지 않는 분위기를 풍겼음에도 딱히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은 그녀도 그와 같은 흑룡이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듯 했다. 별거 아니라는듯 얘기한 그는 가현이 팔짱을 끼고선 앞으로 가기 시작하자 그녀가 가는 방향대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사실 돌아다니다 보면 목적이 생기는 법이니 이것도 나쁘진 않은듯 했다.
" 으음 ... 들어본 것 같아. 비교적 최근에 생긴 곳이었던 것 같은데. "
오지랖이 넓은 윤하라 학생들끼리의 얘기를 들을 기회가 많았고 그 중에선 새로 생긴 우동집에 관련된 것도 있던것 같았다. 평은 그녀의 말대로 꽤나 괜찮아서 학당의 학생들이 자주 들르는 곳 같았다. 다만 그렇게 알려진 곳은 대기를 해야할 수도 있으니 가려면 최대한 빨리 가는게 좋았다. 다행히 가게 앞엔 대기줄이 없는듯 했기에 얼른 들어가기 위해서 걸음을 좀 빨리해 가게 안으로 들어섰다.
" 테이블 남은게 별로 없는걸 보면 금방 찰 것 같은데? "
본격적인 점심시간이라기엔 좀 늦은 감이 없지 않아 있어 안에도 사람이 별로 없을줄 알았는데 의외로 사람이 꽤나 있었다. 역시 맛집은 언제 와도 사람이 붐비는 법인가. 그는 종업원이 가져다준 메뉴판에서 튀김우동을 고르고선 가현이 고른 것과 함께 주문을 했다.
응. 나 못 말려. 그러니까 이해해주렴. 이젠 굳이 꺼내지 않아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을 그 말들을 속으로 되읊으며 가현은 남학생의 손길에 제 머리를 맡긴다. 예전만 해도 자신이 쓰다듬어주는 입장이었는데 이젠 점점 반대가 되어간단 말이지. 그래도 나쁠 건 없지만- 거기까지 느낄 적 가현은 픗 하고 바람 새어나가는 웃음을 흘리며 남학생을 바라본다. 미래에 대해 논하지 말자고 이야기한지 몇초도 안 지난것 같은데. 하여튼, 내 말 안 듣는건 예나 지금이나 여전하구나.
"사람은 늙으면 누구나 다 죽어."
물론 예외도 존재하겠으나 가현이 그 말을 그 뜻 그대로 전달한 것이 아님은 너무나도 당연한 사실이었다. 보통 사람이 들었다면 꽤 쌩뚱맞은 답이라고 여길 수 있었으나 자신과 6년을 보고 지낸 친우라면 자신의 말에 담겨있는 뜻을 이해할수 있겠지. 거기서 더 말을 얹지 않고 가현은 우동집 안으로 얼른 들어간다. 말을 얹어가면서 느릿한 걸음을 유지했다가는 그 보폭을 따라가지 못하고 자빠질수도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모던하면서도 세련되었으나 쓸데없이 화려하지 않은. 어린 나잇대 학생들이 즐길법한 분위기의 내부는 가현의 시선을 한껏 빼앗았다. 붐비는 사람들은 이 가게의 진면목을 여실 없이 보여주는 것 같았다.
"그러게~ 얼른 가서 앉자. 남은 테이블을 다른 사람한테 빼앗길 순 없잖아?"
말과는 반대로 여전히 여유롭게 가게 내부를 둘러보다가 적당한 자리 하나를 골라 앉는다. 남학생이 메뉴를 고르고 나면 자신도 원하는 메뉴를 찾기 위해 한참동안 메뉴판을 들여다보고 있을 것이다. 이것도 맛있어 보이고, 저것도 맛있어 보이니 뭐 하나 선택하기 참 힘들었다. 한참 고민하던 가현은 크림이 얹어진 카레우동을 고른다. 독특한 것은 항상 먹어봐야 성에 차는 펀이었으니.
"그나저나, 이게 얼마만에 느끼는 평온함인지 모르겠어~ 요즘 학당에 일이 꽤 많았잖아?"
그리고 주문한 것이 나오기까지 얌전히 기다리지 않는 가현은 다시 입을 얼었다. 이번 학기는 유독 이런저런 소동이 잦았다. 입학식때부터 왕께서 직접 행차해주시지를 않나. 제 룸메이트였던 농질도 자주 봤지를 않나. 더 나아가서 왕이 직접 자신에게 물건 한번 찾아보라며 명하실 적 제 눈을 친히 가려주셨지를 않나. 하 사감님의 폭주와 더불어서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까지 한가득이니 뭐 하나 유하게 넘어갔던 적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나마 제일 무난했던 게 이전에 있었던 범 사냥이었지. 그것마저도 보리의 도움이 없었다면 기나긴 혈투가 되었을테니 이래저래 다사다난하다고 여겼다.
"나 궁금한게 하나 있었는데~ 농질 언니가 어떻게 너한테 저주를 걸 수 있었던거야? 언니가 가지고 있던 사과는 내가 못 보던 거였는데."
그러면서도 말머리를 확 비틀어, 평온하다고 시작한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의 질문을 하는 것이었다.
>>832 하아 못 듣고 나가는게 미식의 완성.. 괜찮아 보이냐며 저리 가라고 간접적으로 표시했으니까 니오 해방이다...! 하고 나갔다가 시간 좀 지나고 멘탈 가루된 상태로 만나고 싶다🥲 멘탈가루 피폐 가현이 보고 '에? 히이..!'하고 눈 마주치자마자 도망칠 것 같아요 ㅋㅋㅋ 나중에서야 방금 뭐였지? 언니야 괜찮아..? 하고 슬금슬금 다가가보구... 아 맞네요 멱살이 있었지~~~ 니오 바둥바둥 하면서 완죤 다급하게 '싫어,싫어 언니야. 하지마! 하지마, 하지마!! 살려줘. 아프게하지마. 니오 죽이지마!' 그런거.. 원래 목숨이 달리면 원초적인 말들만 하는게 맛있지요... 안아주면 두 손으로 가현이 옷 꼭 잡고 숨 몰아쉬면서 '싫어싫어싫어' 하고 연발하기.. 앗 절대 만나면 안 될 것 같은 두 사람 ㅋㅋㅋㅋㅋㅋㅋ 니오 전력으로 어떻게든 나중에 보겠다며 조정하거나 하는데 둘이 만나도 재밌겠네요.. 니오 가현이한테 보여준 적 없는 짱 밝은 미소랑 둘째언니 니오 폭 안고 가현이한테 고개 살짝 숙이고 '우리 막내가 신세지고 있네요.' 하고 예의바르게 말하는 그런거...🤤
>>849 하... 다시 정독하고 내가 오해했다는걸 다시 느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찾았으면 당연히 바쳐야지!! 하는 임가현 캐릭터성에 오너마저도 휘둘려버렷~~ 아늬 그건 그렇고 넓은 의미로 보면 더 있다고..? 그리고 MA가 말하지 않는 조건 하나....? 뭐야뭐야 궁금증 더더욱 커져 나 이 어장 죽어도 못 놔 예전에도 그랬지만(오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NE님.. 도대체 어떤 존재이길래 그럴까.. :3
>>854 하 당연하지 미식헌터가 미식을 거를 리 앖지 않겠냐며 ^Q^ 화분깬거 하나만 담긴 게 아니었구나 이런 중의적 의미 임가현주가 아주 매우 좋아하는 모먼트 중 하나..! 역시 사람이 많으면 비밀은 더더욱 없을수밖에 없다며.. 랄까 그 이중적인 느낌이 더 맛있는 법인거 알지..? 뽀짝했던 애가 어떤 이유로 분위기가 급반전된건지 아주 알고싶다는 것 ^Q^ 망나니 말고 처형인.. 처형인 해줘... 처형인이 더 간지난단 말이야... (질척)
>>858 오늘은 휴일이니까~~! 평일동안 못 놀았던거 실컷 즐겨야지 하는 마인드야 :3 그 두통이 몸살 두통이었구나 아이고.. 몸살일때는 진짜 약먹고 푹 자는게 최고야 ^-ㅠ
>>860 당연하지 그게 진짜 화룡점정이라며 ^q^ 도망치는 니오 보면서도 쫓아갈 생각조차 안 하고 '그래.. 전부 떠나가..' 이러면서 시선 허공 계속 휘적휘적 하고.. ㅋㅋㅋㅋㅋㅋㅋㅋ 또 그렇게 다가오면 임가현 홱 돌아가지고 니오 멱살 잡아올리면서 '너. 나한테 바라는게 뭐야. 먼저 떠났으면서, 왜 자꾸 괜찮냐고만 하는 건데. 어차피 떠날거면서.' 이러고 잔뜩 쏘아붙이는데 피폐력 MAX라서 위협보다는 거의 한탄 느낌으로 쏟아놓을것 같고.. 하 그럼그럼 원초적인 말=맛있음 이거 진짜 인정하거든요~~ 이젠 대꾸조차도 안 하고 한참 그렇게 황홀한 표정 짓고 껴안고 있다가 준비해둔 칼 주섬주섬 꺼내면서 '이걸로 한번에 찌르면, 너랑 나는 동시에 죽을 수 있을거야. 어때, 이제 안 싫지? 오히려. 좋지?' 이러고 그대로 푹찍 해버렷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심 굉장히 위험한 조합이라며.. 임가현 사백안 치켜뜨고 니오 한참 쏘아보다가 둘째언니 목소리 들리면 언제 그랬냐는 양 웃으면서 '신세라뇨~ 오히려 저한테 이래저래 의지가 많이 된답니다. 좋은 동생분이예요~' 이러면서 기싸움 시작한다.. 친절하고 예의 바른 사람일수록 자신이 급발진 밟아버리먼 불리하다는것 알고 있다..
>>866 거기서 더 나아가서 늘 있었던 일처럼 언제 돌아올지 내기까지 했던 것까지 나는 다 파악하고 있지 ^q^ 오호라 그냥 어감 좋아서 한 말인데 찔렸다면 나는 내 나름대로 지금까지 쭉 해왔던 추론을 쏟아낼수밖에 없다며..
처형인+풀어준 사내들이 전부 범죄자인 것 같아보이는 점(너희 모두 극악무도한 죄를 지었으며 끝까지 속죄하려 들지 않아- 부분), 행동이나 묘사 면에서 망나니 언급이 많았던 점이랑 옛적 망나니가 무슨 직업이었는지 전부 고려해본다면 뭔가.. 죄 지은 사람들을 골라 처형하는 그런 집안이 아닐까 싶어 이번 독백도 마냥 평화롭고 은은한 분위기였는데 결국 듣는 자 많고 보는 자 많은 자리에서 절대적인 비밀은 없다는 평온함을 관통하는 주제가 집행기관쪽 느낌을 팍팍 준단 말이지..? 임가현주 헛다리 짚고 엉망진창 코사크 추는걸수도 있지만 일단 내가 해석한 걸로는 이렇다 ^q^
>>870 멘탈갈린 가현이 너무 가엽다... 불쌍한 아가 고양이같아요🥲앗 멱살 잡아올리는거 최고다 ㅋㅋㅋㅋ 니오 손목잡고 캑캑대면서 언니가 가라고 그래서 갔는데 왜그러냐며 속 살살 긁기.. 힌탄하는 느낌으로 말하면 '언니야.. 니오가 여기 있을게..'하고 멱살잡은 손목 잡기.. 그렇게해서 이 주종관계 뒤집어버릴 발판 만들기🥲((잡혀감))
이걸로 니오는 가현이한테 벌써 세 번째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 니오 싫다고 버둥대다가 먼저 칼찌당하고 식어가는거 가현이가 옆에서 봐줬으면 좋겠다.. '왜. 내가 뭘 잘못했다고. 아파 언니야. 니오 죽기 싫은데. 죽기 싫어. 무서워 언니야. 추워. 니오 무서워.. 죽기..싫어..'하고 스러지는거 하나하나 봐줘...🥲
가현이 vs 둘째 언니 ㅋㅋㅋㅋㅋㅋㅋ 아 사백안 최고 취한다..둘째언니 치마폭에 니오 폭 안고 미소지으면서 '우리 막내가 철이 들었나보네요. 우리 막내 착하다. 장하다~'하면서 니오 눈치 못채고 얼굴 부비다가 뒤통수에 꽂히는 따가운 시선 느끼려나요~~ 둘째 언니가 가현이는 모르는 니오 어린 시절 얘기 한 보따리 풀면 소외감 느끼려나..!으아아악!!!
>>875 이게 전부 MA가 존재하지 않게 되어버렸다는 IF 세계관에서만 맛볼수 있는 또 다른 맛! ^Q^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임가현 그 말 듣고 어이 상실한다 내가 분명히 가지 말라고 했잖아. 하고 니오는 못들은 그 말 당연히 들었을거라고 생각하고 언급한다... 어쨌든 제 정신적 지주 무너진 상황이라 그 말 들으면 또 가소롭다는 듯 웃으면서 '그래ㅡ 부디 평생 있어주련. 그 분의 공백을 전부 채울 수 있을 때까지. 내가 있어달라고 한 거지만, 정말로 네가 그럴 수 있을지 의문이야.' 하고 놓아줄텐데 만약 진짜로 두려워서든 어째서든 남아있는다면 MA한테 헌신하던 모먼트 점차 니오한테 돌릴지도..! 이걸로 니오주가 잡혀간 것도 세번째군 ^-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썰으로라도 데플을 만족시켜야.. 본편에서 데플이 안 나지...?(희번득)(?) 아 너무 좋다 임가현 망설임 없이 제 몸 뚫을때까지 칼찌하면서 피 한모금 토해내고 황홀하게 그 모습 지켜보면서 '아냐. 무서워하지 마. 부디, 기뻐하렴... 나. 는, 기쁘니까...' 이래주면서 니오 머리 쓸어주고.. ^Q^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냥 질투심 불타고 증오할것 같기는 한데 전에 보리랑 일상할때도 드러난거지만 아무리 질투나도 배울 건 확실히 배운다는 애라서 속으로 '오호라. 얘는 이렇게 다뤄야 하는구나?' 하고 깨닫고 나중에라도 니오한테 '니오 착하다. 장하다~' 이러고 둘째 언니 비슷하게 대할 것..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마 소외감도 느끼면서 증오하지 않을까?? 왜 그런 걸 나한테만 안 알려줬던거야? 이러고.. 어쨌든 가족이니까 당연한거라고 여기면서도 감추지 못하는 그런 느낌..!
>>876 그동안 정보 수집하느라 밖으로 꺼내놓진 못한 것들이었는데 이번 독백이랑 잡담으로 방향성이 팍 하고 잡혔지 뭐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직은 이르다면 나는 다시 존버탈 뿐.. 그러면서 또 이거다 싶은 게 있으면 한가득 꺼내둘 뿐이라며 ^-^
>>879 ㅋㅋㅋㅋㅋㅋㅋ 나 임가현주 절대 모먼트 하나만 바라보지 않는 편.. 사회에 찌든 시선이었지만 처형인 언급에 흠칫해서 아 이거구나 해버린 것 ^q^ 하 좋아 내가 캐치해내는 선에서는 다 잡아낸다 알아내서 파헤친다 파헤치고 분석하며 추론한다 그것이 적폐의 맛...(번뜩)
가현이 한 말을 들었는지 못들었는지 그는 가현의 얼굴만 슬쩍 돌아보았다가 가게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예전과 다르게 이젠 키 차이가 나고 있으니 혹여 넘어질까 보폭은 조금 줄인채. 가게 내부는 최근에 지어진만큼 깔끔했고 모던풍의 디자인이라 학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만했다. 다음에 이야기가 나오면 끼어들수 있겠다고 생각하며 테이블 하나를 차지한 그는 가현이 말한 것까지 주문을 완료하고선 식기를 세팅하며 말했다.
" 그렇지. 이번 년도만 유독 말이야. "
연례행사처럼 이런 난리통이라면 별 생각없이 지나가겠으나 유독 이번년도만 굵직한 일들이 연달아 터지는듯 했다. 입학식부터 심상치 않더니 학당으로 범죄자들이 난입하질 않나 수업중에 그분을 만나뵈질 않나 거기에 하 사감님의 폭주까지. 아직 1년이 가려면 멀었는데도 다사다난이란 말이 어울릴 정도였다. 개인적으로 무난한 삶을 원하던 윤하에게는 불행한 일이었으나 하필 계속 말려들고 있는지라 이젠 이도저도 못하는 신세였다.
" 조심해. 귀하신 몸이잖아. "
자신과 다르게 그녀의 가문은 제사장 가문인데다 그녀 또한 차기 당주가 될 수 있음을 고려한다면 몸을 아끼는게 좋을듯 했다. 물론 이렇게 말한다고 듣는건 아니고 한번이라도 말해두면 언젠가 생각나서 한번쯤 고민하게 되는 계기를 만들어주지 않을까해서 언질을 해놓는 것이었다. 만약에 자신이 옆에 있다면 그때는-.
" 저번에 식료품점에 갔는데 만났어. "
별거 아니라는듯 컵에 물까지 따라서 가현의 앞에 놔주며 말했다. 식료품점에서 농질을 만난 것, 이것저것 얘기를 나누고 특히 사랑에 대해서 물어봤던 것. 자신이 사과를 건네어준 것까지. 분명 조심했어야했지만 그도 궁금했던 것이다.
" 그녀에게 사랑이란 어떤 의미인지 궁금하잖아? "
같은 흑룡이라도 묻지 않으면 서로 모르는 것이 있을테니 말이다.
" 그래도 다행이야. 그 저주가 나한테 왔으니. "
다른 이들이 당하는 것보다야 자신이 당하는게 훨씬 나으니 말이다. 윤하의 말이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주문한 우동이 나왔다. 역시 이런 집은 음식이 빨리 나와야 회전율도 좋아지는 법이다. 그는 자신의 우동 위에 있는 튀김 하나를 가현의 그릇에 놓아주고선 젓가락을 집어들었다.
"아하핫, 그 분에 비하면 그저 덧없을 뿐인걸~? 그래도 조심해야지. 온전치 못한 모습으로 신 님을 알현하는 추태는 없어야 하니까."
귀하신 몸이라는 이야기에 가현은 실소를 터트린다. 신분의 귀천 따위는 인간이 만들어낸 역할극에 불과하며, 인생이라는 것은 미리 나누어진 카드를 쥐고 즐기는 게임일 뿐이니. 자신에게는 크게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다만, 제 몸관리에 공을 들이며 자신의 가치를 한껏 드높여야 티끌 하나 없는 깔끔하고 순수한 모습으로 신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기에 어느 정도 공감이 가는 이야기였다. 자신이 포용하지 못할 수준은 절대 아니었다. 깍지를 낀 손 위에 제 턱을 올려놓으며 가현은 이야기에 집중하기 시작한다.
"... 오호라. 네 말이 맞아. 나는 그저 농질 언니의 사랑이, 기숙사에서 나가기 전 모두를 죽였던 것에서 잘 드러났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쩌면 다른 의미를 품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가현의 생각보다도 훨씬 잔혹하면서 달콤한 무언가가 숨겨져 있겠지. 그리고 늘 그랬듯이, 의문을 품는다. 그 애정. 위험천만하면서도 짜릿한 애정을 자신도 받고 싶었는데. 어째서 한 방을 쓰던 자신은 그냥 무사히 살아있을 수 있었는지. 그것이 아직까지 풀리지 않는 의문이었다.
허나. 뒤의 이야기는 그냥 받아넘기기 힘든 것이었다. 저에 대해서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그저 착각이었을까? 어째서. 왜. 그게 왜 다행인 건지 이유를 모르겠다. 제 속내는 전혀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이해가 가는 부류였음에도, 그 포용을 뛰어넘는 뒤틀린 애정이 제 감정에 불을 지핀다. 음식이 나오고, 제 그릇 위에 튀김이 놓이자 그것을 한참 바라보던 가현은 빙긋 웃는다.
"그게 왜 다행이라고 생각해?"
내가 받았어야 할 애정이야. 농질 언니에게 받아야만 하는 애정이야. 오직 나만이 받을 자격이 있어야만 하는 애정이야. 가현은 제 과거를 되짚어본다- 생각은 거기서 그쳤다. 일단 이 맛있는 음식을 두고 한참 지껄여대는 것은 예의가 아니었으니. 잘 먹을게. 하고 그제서야 뒤늦은 감사의 뜻을 표하고는, 젓가락으로 면과 위에 얹어진 크림을 한번에 집어 입에 넣는다. 과하게 삶아지지 않은 면의 탄력과 부드러움이 느껴지면서, 크림의 달콤함과 카레의 알싸하고 매콤한 맛이 어우러지며 조화를 이룬다. 튀김까지 한 입 베어먹으니, 맛이 더더욱 풍부해지는 것만 같아서. 또 제 볼 한가득 면을 채워넣고 세상 행복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뭐... 그건 그렇고. 그래서, 네가 알아낸 농질 언니의 사랑은 어떤 의미였어? 내 생각이 맞는지. 아니면 더 깊은 의미가 있는지. 한번 알아보고 싶은데."
기분이 좋아지니 자연스럽게 질투심도 녹아내린다. 그래. 이미 지난 일, 아무렴 어때. 이 남학생 또한 자신에게는 소중한 존재였으니- 소중한 존재들끼리 저를 쏙 빼놓고 어우러졌다는 사실이 끝내 괘씸했으나 이젠 다 좋은 것이었다.
가현의 말에 답하면서 그는 얼마전에 만났던 그분과의 대화를 떠올렸다. 위대하신 분에게 바치기 위해 산제물도 공양하고 있지만 이미 인간들에게 마음이 떠나버린 그분의 앞에서 몸가짐이란 별로 중요하진 않을 것 같았다. 개미가 아무리 몸단장을 한들 우리가 보기엔 다 똑같아보이는 것처럼. 하지만 가현의 앞에서 굳이 그런 말을 꺼낼 정도로 눈치가 없는 사람도 아니니 그 이상의 사견을 입에 담지는 않는다.
" 사실 나는 같은 방도 아니었으니 그렇게 관심이 있는 편은 아니었지만 말이야. 그렇게 모두를 죽이고 나간 그 시점부터 좀 궁금해졌거든. "
윤하에게 농질이란 가현과 방을 같이 쓰는 룸메이트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농질이 사건을 일으켰을즈음엔 저학년이었기에 이해하기도 힘들고 두려움의 대상이기도 했지만 이제 와서는 그저 호기심이 그녀에 대한 감정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 그 호기심을 해소할 기회가 왔으니 놓치기 전에 잡았을 뿐이고.
" 네가 다치는 것보단 나 따위가 다치는게 훨씬 나으니까. "
가현의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는 싱긋 웃으며 답했다. 그가 갖고 있는 그 어느 것보다도 맞은 편에 앉아있는 상대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그 고통을 겪지 않은 것이 윤하의 입장에선 정말 다행인 일이었다. 그래서 다음에도 그런 기회가 생기면 다시 한번 이용할 생각도 하고 있었다. 오롯이 자신만이 겪는 것이 다른 이들에겐 훨씬 좋은 일이니까. 음식이 나오고 그는 우동을 한 젓가락 집어 먹기 시작했다. 우동이 맛이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했지만 다른 곳과 다르게 국물의 깊이가 다른게 확실히 맛집이라는 평을 들을만 했다.
" 들은 그대로 얘기해줄께. "
' 누군가가 무너져내릴 때도 그 옆에서 모든 걸 받아들여주는 거예요. 모든 걸 받아줄 수 있어야 하지요. 어떠한 형태로든 그걸 전부 받아주는 거예요. 그 자가 날 좋아하든 그렇지 않든 상관 없어. 그냥 살아만 있으면 되는 거랍니다. 숨만 쉬고 있어도 그 공기에, 삶에 내가 있는 거예요. 영원히- 얼마나.. 얼마나... '
입에 있던 것을 삼킨 그는 가현의 물음에 그때 들었던 그대로 들려주었다. 이것만 들어서는 아직까지도 그녀의 사랑을 이해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닌듯 했지만 ... 그의 호기심을 어느 정도는 해소해줄 수 있었다. 그리고 그가 들은 것을 가현은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기도 했고. 근데 이 가게, 맛은 괜찮은데 양이 조금 적은지 조금 먹으니 어느새 별로 남아있지 않았다.
이게 도대체 뭘까. 가현은 제가 이상한걸 겹쳐보는게 아닌가 의심하며 눈을 부비적거리고 요청글을 본다. 눈을 가늘게 떠서 한참 바라보고. 째려보기도 하고. 혹시 몰라서 왼쪽 눈만 가려두고 뚫어져라 본다. 백번 다시 봐도 잘못보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 배달원을 구하느라 급한 마음은 이해하겠으나 어딜 가든지 보일법한 친숙하고 정겨운 가게 이름을 달고 저런 섬찟한 혈서를 쓸 정도면 예삿일은 아닌것 같은데. 꾸준하게 빵을 너무 많이 만들어 학생들에게 나눠주는 빵집에도 시선이 간다. 분명 지난번에도 비슷한 글을 본 적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쯤 되면 배고픈 학생들의 허기를 채워주는 자선단체 같은 곳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한번쯤 가서 그 무한한 사랑을 나누어 받고 싶은데.
그리고, 송 가. 여기에 제사장 가문 사람들이야 자신을 제외하고도 더 있겠으나 그 짧은 글귀가 가현의 마음을 거칠게 쥐어잡고 뒤흔들었다. 다른것도 아니고 무려 송씨 가문에서 제사장 가문 사람을 따로 찾을 정도라면 큰 일은 아니더라도 뭔가 중요한 일일 것 같았단 말이지.
"어디로 갈까..?"
지난번보다 선택지를 정하기 훨씬 힘들어졌다. 한참의 시간을 들여가며 후보를 차근차근 좁혀 나가고. 결국 지난번 빵집과 포목점 사이에서 고민했던 것처럼 빵집과 송가 사이에서 고민하게 되는 것이다. 야망이냐. 포용이냐. 그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한 채 헤매던 가현은 이윽고 결정을 내린다. 빵집은 뭔가 다음에도 도움 요청을 할것 같기는 하지만... 그래도 언제 돌아올지 모를 기회가 아니던가. 갑자기 빵을 적당히 만드는 감을 익히게 되어 다음부터 안 불러주면 그건 그것대로 손해일테니. 또 불러준 김에,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말아볼까.
한바탕 소란이 있더니만 오늘은 또 잠잠하다. 평화를 만끽하려고만 하면 학당 밖에서 도움을 요청하니, 안에서 사건이 터지면 밖이 잠잠하고, 밖에서 사건이 터지면 안이 잠잠해지는 현상이라도 있나 보다. 아회 지팡이를 매만지며 비틀비틀 걸어 요청글이 걸린 게시판을 하나하나 살핀다. 이 붉은 글씨가 혈서가 아니길 바랐건만 냄새로 보아하니 딱 혈서다. 대체 얼마나 급하면 이리 사람을 구한담.
어디 보자, 빵은 좋아하지만 먹어달라는 의도가 불순할수도 있으니 조금 그렇고, 제사장 집안이라. 아회 속으로 생각 하나 삼키고는 악기점 재료를 떠올리다가도, 고개 절레절레 흔든다. 조예가 깊지도 않은 놈이 무슨 악기야. 남은 것은 이 문제의 붉은 장소 둘인데.
"……."
선물가게가 조금 더 다급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일까. 아회 위치를 파악하고 지팡이와 함께 소리 없는 발걸음 옮긴다.
연은 이번의 요청을 보고서 고민에 잠긴다. 이전에 먹었던 케이크가 정말 맛있었던 것인데. 먹는 것이라면 아무 걱정 없이 할 수 있을 것이었지만. 살려 달라며 비명을 지르는 다른 가게들을 그냥 내버려 둘 수는 없었을까. 빵은 그 누구도 할 수 있는 것이지만, 다른 가게들은 진정히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을 것이니. 연은 고민하다가 주술 용품점으로 빠르게 걸음을 옮긴다.
문을 열고 들어서나, 수북이 쌓인 잡동사니의 산에 뿌연 먼지만 날리고 있는 것이었다. 연은 내부를 두리번거리며 가게 주인을 찾다가, 그 아래 삐죽 튀어나와있는 팔을 보고선 깜짝 놀란다. 그 산 아래 깔려서 죽은 것은 아닐까. 팔을 잡고 힘껏 당기며 상대를 꺼내보려 한다.
>>978 히든보스가 되면, 캐릭터 [온화]의 움직이는 권한을 절반 제가 가져가야 하기 때문에.. 캐조종이 될 위험이 있어서 권유하지는 않지만요 ':3c 아무튼 저는 몇 번 말씀드렸듯, 제가 "안돼요!" 한 거 빼면 모든 루트는 다 열어두고 있습니다! 불안하다! 캐붕위험이 있겠다! 이거 이래도 되나? 싶을 땐 언제든지 우에에에 도캡에몽!!! 을 외쳐주십셔!
연은 시체를 꺼내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시체가 말을 하질 못할테니. 상대가 살아있음에 안도하며 당신이 일어날 수 있게 부축해 주고서 연은 당신을 바라본다.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다가, 당신이 깔려있던 잔해에 시선을 둔다. 손가락으로 가리켜 보이고선 고개를 기울이며 묻는다.
가현은 여전히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자신은 분명 이 빵집에 오늘 처음 오는 사람일텐데, 왜 자신이 이 장소와 이 사람에 대해 미리 알고 왔을거라고 판단하는걸까.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건지 갈피가 안 잡혔다. 빵집. 하면 제 가문에서 그렇게 이야기하던 해씨 가문에서 퇴출되었다던 사람의 빵집이 떠오르긴 했으나- 가문 내에서도 몇몇 사람들만 알게 모르게 후원했었다는 것 정도가 가현이 아는 전부였다. 곡옥. 천부. 도화. 령도. 마탑. 하늘섬 전체를 통틀어 빵집이 한두 군데여야지.
"아, 시원한 우유 한 잔이면 충분해요~ 저는 가리는것 없이 잘 먹으니까요."
자고로 빵에는 우유가 가장 잘 어울리기도 했으니. 탁자 위에 올려지는 빵을 행복한 표정을 지어가며 하나 집어들던 가현은, 이윽고 표정이 굳을 수밖에 없었다.
"..... 아...?"
내가 지금 뭘 들은거지?
"..... 후훗... 재밌으신 분이네요. 네에. 존엄하고 위대하신 신 님에게, 직접 명을 받았답니다. 편린. 편린이라고 하심은.. 지금 이렇게. 누군가에게서 다른 것이 겹쳐 보이는 것 말씀이신가요?"
아무래도 곱게 빵만 먹고 돌아가기는 글러먹은 듯 싶다. 이거. 이래저래 쉽지 않겠는데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