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쩐지 느린이 아니라 다른 말인 것 같긴 한데.... 일단 느린것을 공격하는 건 본능이라는 것에 고개를 끄덕입니다. 짐승이 여선을 향해 똑바로 바라보나 순간 은신의 효능으로 잠깐 흐려져서 짐승이 조금 당혹스러운 듯 냄새를 맡아보려고 하지만. 그 전에 린의 섬광과 굉음에 시선을 빼앗깁니다.
그리고는 목. 이라는 말을 들은 듯 귀를 쫑긋하지만.. 그 순간 린의 칼날이 약점으로 나타난 목을 제대로 베어냅니다
-게엙. 그륽... 짐승이 자신의 목이 베인 치명상을 인지하고는 바람 빠지는 듯한 소리를 내며 발악하듯이 도주를 시도하지만 그 도주야말로 등을 보이는 것이기에 최악의 한 수가 되고 말았습니다. 린 뿐 아니라 여선도 메스 잡고 찌를 수 있을 정도라면 말 다한 게 아닐까요.
"휴.. 확실히... 죽었네요" 상당히 포스있던 것에 비해서는 패턴이 단순화되어서 그런가.. 라고 말합니다. 음산한 기운도 요괴가 죽자 한풀 꺾인 듯합니다. 안도의 한숨을 쉬네요.
더 구해서 금칠해서 팔면 되는 게 아니냐는 말에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콧방귀를 뀐다. 제대로 된 요괴를 한 번 잡는 것도 누군가의 보조 없이는 살짝 부담스러운 일인데 금칠해서 팔 정도로 부산물을 모으려면 무리를 상대해야 할게 뻔했다.
"이미 제 얼굴을 알기도 해서 더 이상 속이기도 힘들어요. 게다가 알다시피, 저는 암살자라 그 만큼의 물량을 상대하는 것도 일이에요." 언제 암살자가 수많은 요괴를 처치하는 자원봉사자가 되었는가. 뻔히 알면서 근거리 저격수라고 쉽게 얘기한다며 마지막 남은 요괴를 꺼낸다.
"이걸 데려가서 키우면 그래도 제 값은 하려나..." 달달 떠는 요괴를 바라보면서 다시 자루에 넣을까 말까 고민한다. 어차피 새끼고 힘도 없으니 감시하며 키워서 경비견 노릇이라도 시키는게 더 이득일것 같았다.
"심상찮은 일 인건 왠만큼 경험 쌓인 헌터라면 알 수 밖에 없지 않나요. 세상에 공짜가 없기도 하고, 저희같은 헌터에게 까지 의념기를 줬다는 건 필히 그에 비례할 만큼의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소리일테니까요." 시윤에게 들은 걸 말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면서 나 죽이지마요 라고 말하는 듯 최대한 무해하게 간절한 눈빛을 발사하는 요괴를 바라본다.
"그래도 나름 생각보다는 멀쩡해보여 다행이네요." 마카오가 시끄럽다는 소리는 자신도 얼핏 스쳐가는 뉴스에서 본 것 같기는 했다. 그 진상을 파악하기에는 관심도 없었고 정보도 부족했지만 지금 토고와 얘기해 보니 확실히 큰 문제가 발생하기는 한 것 같았다. "토고씨도 손해를 보는건 그리 좋아하시지 않으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끼어들었다는 건 꽤 큰 일이 있었다는 말 아닌가요." //7
토고는 덜덜 떠는 요괴를 바라보며 하는 말이 농담인 걸 앎에도 불구하고 태클을 걸고 싶었다. 그리고 토고는 참지않기
"아서라 아서. 키우는 개 한티 물릴지도 모른데이. 그리고 키우기 전에 개인지 곰인지 구분부터 혀야지 않겠나? 뭐, 유기견인줄 알고 키웠더니 곰인 경우가 종종 있다지마는 크크.."
토고는 그리 말하곤 앞에서 그녀가 이야기한 암살자란 부분에서 흠.. 짧게 고민하더니 "같이 가주랴?" 하고 물어본다. 어차피 이쪽도 벌 수 있는 동안에 바짝 벌어야 하는 인생이고 자유 마카오에 있는 동안, 그리고 가기 위해서 많은 돈을 써서 많은 여유가 필요했다. 마을 바깥인 만큼 조금만 더 나서면 요괴 무리를 찾을 수 있을 것 같고..
"하기야, 그렇제. ...그런데 이건 달라도 더 다르지만 말이다. ..만약 죽었던 이가 부활한다면 니는 믿나?"
농담식으로 말해보지만, 믿을지 안 믿을지.
"점마 저거 살려준다 해놓고 무리로 도망칠 때 따라가서 급습해버리면 어떻노?" "아무튼간에 내는 끼어든 게 아니라, 의뢰니까 하는기다. 처음부터 이런 의뢰인줄 알았음 안 했지마는... 엄청 큰 일이제.. 자세히는 말 못하는게 한이다 한."
요괴-절망하다. 호오, 린은 눈을 가느다랗게 뜨면서 요괴를 이제는 다른 의미를 담은 시선으로 흥미롭게 바라보기 시작했다. 토고의 말대로 아무리 집에서 사람에게 익숙해지게 길들인다 할지라도 본성은 요마인 것을 간과할 수는 없다. 어쩌다가 잡아온 걸 놓아줄 수도 없고 무의미하게 시간을 허비하는 것 보단 나을까 생각하던 찰나에 더 나은 제의가 들어온다.
그러면 고민 없이 받는게 도리지.
"그래주신다면 저야 당연히 나쁠 건 없어요. 부산물은 반반으로 나눌까요?" 이쪽도 교단공사로 돈이 급한 처지니 가릴게 없었다. 보상 비율만 잘 맞추면 시원시원하게 일처리가 될 상대니 오히려 린으로서는 반가운 소리다. 이미 주어진 골칫거리면 여기서 최대한 뽕을 뽑는다는게 한 명의 어엿한 헌터로서의 린의 신조였다.
"토고씨 말대로 저건 미끼로 사용하도록 하죠." 바이바이 요괴
"죽었던 사람이 부활이요?" 당연히 믿을리가 없지 않을까. 하지만 이미 환생자를 두명이나 봤으니 아 ㅋㅋ 말되는 소리를 하라고라 딱 일축해서 받아치기도 힘들었다. 게다가 합리적이기 그지 없는 토고 쇼코가 저렇게 조심스레 말할 정도면...
"어차피 저도 기밀의뢰를 똑같이 받은 처지니 정보공유는 괜찮을거에요. 상당히 미심쩍은 소리인건 부인 할 수 없지만 최대한 납득해보도록 해보죠." //9
"서로 급하면 급한 사람끼리 돕는기지. 그래도 우리끼리는 아무래도 좀 불안한 감이 없잖아 있제이?"
내가 아무리 고르돈을 이용한 방어로 전위에서 버틸 수 있다고 해도 좀 더 포지션을 갖추지 않으면 위험하다. 그러니까 한명...이 더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 토고는 머릿속으로 부산물의 가치와 귀찮음의 가치를 한 번 저울질 해본다. 하지만? 거악도 적당히 상대하다 도망친다고 한다면.. 뭐, 도망치는 게 죄악은 아니니까 말이다.
"그럼 결정 됐네. 부산물은 반반. 데려갈 사람이 있음 모르겠는데 없으면 둘이서 가제이."
요괴는 허겁지겁 도망가기 시작한다. 토고는 린에게 "이제 미행만 남았네" 라고 말하며 요괴의 흔적을 뒤쫓아 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조심스레 자신도 같은 처지라고 말하는 그녀에게 입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