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에 와 우리가 8무사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8무사 정도믄.. 걍 지들이 알아서 토벌한다."
토고는 너무 공에 집착하는 그의 모습에 묘한 답답함을 느꼈다. 특별반을 인정, 공로를 인정. 굳이 그럴 필요 있나? 애초에 자조적으로 무언가를 한다, 이러이러한 방법이 어떠냐고 제안을 한다. 그런 것들이 다 공로 아닌가? 와 이리 공에 집착하는지 승진 못해 죽은 과장 귀신이 씌였나.. 싶은 눈으로 토고는 그를 바라봤다. 한숨을 내쉬며 쪼그려 앉은 몸을 일으켰다.
"과욕이데이. 뭐든 우리끼리 해야 한다는 그 생각 땜시 일 망칠 수 있다는 걸 기억해라잉."
" ...이젠 어중간한 공로로는 힘들어졌으니까. 이곳에서 무사들의 지원을 받는것도 안돼. " " UHN 만큼 악독한 녀석들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시선이란게 있어.. 대운동회에 우린 2등을 했지만, 그건 실패로 치부되었고... 결국 그런거야, 우린 .. 어쩔 수 없어. "
저렇게 생각할수 있다곤 하지만 해내야 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끼리 할 수 있으면 해낸다.
" ... 윤시윤은 이해해 주려나. 그 녀석은 내가 제안한건 거의 반대하던데 " " 그 녀석이 반대하면.. 지원 받는 쪽으로 할게 "
토고는 병적으로 보이는 그의 반응에 한숨을 내쉰다. 특별반이 점점 마음에 안 들기 시작했다. 아니, 이 녀석에게 전쟁 스피커에 대한 요청을... 취소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지원을 받는 것에 대한 거부감. 특별반의 공로에 집착. 뭐, 특별반의 공로에 대한 집착은 어느 정도 이해한다. 특별반이 제대로 한 게 있어야지. 영월로써 그들은 첫번째 인정을 받았지만, 대운동회에서 그들은 인정받지 못했다. 이렇게 보면 1:1이라고 할 수 있으나.. 영원은 검성이 개입하지 않았는가? 물론, 그렇게 하기까지 고생한 것이 특별반이긴 하나.. 다른 길드의 도움도 있었으니까.
그리고 대운동회는 순수하게 특별반의 힘을 내보이는 자리였으니까.. 그곳에서의 실패는 뼈아프다고 할 수 있지.
하지만? 굳이?
토고는 이런 생각을 멈출 수 없었다. 내 앞에 스테이크가 놓여져 있고 포크와 나이프가 있다면 그걸 이용해서 먹어야지. 굳이 손으로 먹을 필요가 있나? 식기가 없으면 종업원에게 식기를 가져다 달라고 할 수 있지 않나? 이 스테이크는 내 몫이니까.
그리고 무엇보다.. 이 게이트에서의 공로를? UHN에서 인정하느냐? 그걸 생각하니 헛웃음이 터져나왔다.
"니, 상담 좀 받아봐라. 아님 명상이라도 해봐라. 니, 전쟁 스피커도 우리끼리 하자고 할 기세네?"
토고에게 있어서 사격이란 한 발의 가치를 어디로 향하느냐 그것을 정하는 행위야. 의념탄의 등장으로 총기를 재장전 할 필요 없어서 사실상 난사가 가능해졌지. 하지만 총기의 단점인 의념전도가 낮다는 점에서 총기는 사용자의 신체적 영향 보단 총기 자체의 성능에 크게 좌우됐어. 거기다 제일 중요한 탄 자체가 적에게 적중하지 않으면 사실상 무용지물이야. 즉, 상대가 피해버리거나 치명적이지 않은 곳에 적중하면? 끝이란 거지. 따라서 거너는 필연적으로 '총알을 맞춘다' 라는 과제를 클리어 해야 해.
하지만 그 과제를 클리어 하기 전에 거너는 선택을 해야 해.
'어디를 노리느냐'
노리긴 어렵지만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약점? 적의 공격을 방해할 목적으로 무기를 쥐고 있는 손이나 혹은 적이 주로 사용하는 부위? 아니면 적의 움직임을 방해할 목적으로 견제 사걱이나 다리를?
이런 식으로 한 발을 쏘기 전에 다양한 선택지가 존재하고 거너는 짧은 순간에 여러가지 선택지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고 거너의 과제를 클리어 해야 하지.
즉, 거너의 사격은 다양한 기회비용이 발생하는 일종의 투자 행위야.
무엇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대박을, 혹은 쪽박을 볼 수 있는 그러한 행위이기 때문에 탄한 한 발 한 발 신중해져야지.
"..잘 생각해라. 벚꽃난성은 이미 피를 흘릴대로 흘렸는디.. 하쿠진, 금마 놓쳤다가 금마가 힘 길러가 여 친다믄?" "물론 8무사 금마들이 알아서 하것지마는.. 그때까지 여 사람들은 죽겄제. 기왕 하는 거 확실하게 끝내야 한데이. 도망치지 못하게 콱 해버려야 한다는 뜻이다."
쓰읍.. 그보다 이 녀석은 전쟁 스피커 관련해서 기인을 찾았다는 말에 대답도 안 하고 지 할 말만 해버리네. 하아.. 됐다. 됐어. 내가 다 알아서 해야지. 쯧... 토고는 불만스럽게 혀를 찬다.
"훈타가 지 파이 신경쓰는 건 놀라운 일도 아니지마는.. 자기 몫 줄어든다고 그러는 건.. 내는 과욕이라고 본다. 그리고 여기서 평생 살기가?"
리스크를 따지는 것이 지휘관의 생각. 실패의 확률을 줄이는 것이 지휘관의 행동 득실을 따지는 것은 상인의 생각. 득 부분을 넓히는 것은 상인의 행동
상인의 득실을 주장하면서, 실 부분을 확대한다. 그리고 그 실에 신빈성을 더하기 위해 감정론을 추가한다.
눈 앞의 헬멧을 쓴 남자는 동료가 아니다. 동료란 것은, 주강산 처럼, 빈센트 처럼, 윤시윤 처럼, ..반장 과 같이 행동한다 결국 눈 앞의 남자와 나는 비즈니스와 이해관계로 엮여있음을 알아차렸다.
그것을 눈치 못챘던 것은 아마도..... 그 화술 때문이겠지
" 이렇게 하자고 "
" 나는, 당신이 원하는 보수를 챙겨주지 못할 것 같아.. 당신과 나는 전쟁스피커를 처리하고자는 이해관계로 엮였는데, 내가 당신에게 선을 넘어서 하쿠진 토벌 참전을 부탁한건... 그래, 에러였어, 사과할게. 토고 쇼코 당신과 나는.. 전쟁스피커 쪽에만 엮이자고, 하쿠진은 다른 사람을 알아볼게 "
이상한 기인을 만나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건 희소식이다. 이해관계가 엮이는 부분이 있는데, 내가 내적친밀감만 따져서 선을 넘어버렸다. 실책이다.
>>278 봇선생을 겪으면서 게이트 마다 사정이 있고 이야기가 있음을 알게된 준혁이는 조금이라도 벚꽃난성의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어했음 이들이 사는 모습이 자신이 떨어졌던 게이트와 엇비슷했고, 그 땐 자신이 너무 약하고 동료들도 없어서 크게 도움을 못줬으니까 그래서 위험한 하쿠진을 토벌하면서 시민들을 도와주려 했지만 여기서 대동하는 특별반 인원들에게도 큰 보상이 떨어졌으면 하는 마음이 있음 ㅇㅇ 저번 대운동회 때 실패가 자신 때문인 것 같았으니까. 그래서 지원을 최소화 하고 자신들의 공로를 늘리고 싶은거임
정리해보자. 이 도련님은 외눈박이 하쿠진을 토벌함으로써 공을 세우고 싶어 한다. 그러나 지원은 거절한다. 이유는? 자신들의 공로가 적어진다는 것이 이유다. 내가 제안 한 것은 외눈박이 하쿠진을 토벌할 때 확실하게 하기 위해 지원을 받자는 것이다. 이유는? 외눈박이 라는 이명이 있을 정도로 하쿠진이 만만찮은 상대이기 때문이다. 거기다 부하를 이용해 도망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서로의 의견은 애초에 상충된다. 그리고 설득하고자 하는 것은 타협점을 찾지 못한다.
무언가를 함에 있어 더 쉬운 방법이 있으면 그걸 택한다. 이용할 수 있는 건 이용해야지. 이용하는 이유는 자신에게 손해가 되면 안되니까. 전쟁 스피커를 대비해 세력과 손을 잡음이 아닌, 기인과 협력한다는 것도 그렇다. 세력과 손을 잡음에서 벌어지는 악명들. 한 세력의 몰락에 대한 악명이 나에게 손해가 될 수 있으니까. 그리고, 토고는 가능한 피를 덜 흘리는 방법을 원한다. 왜? 피를 흘린다는 건 어째껀 손해니까.
토고는 손해가 싫다. 하지만 저 자는 공로를 원한다.
상대방의 포기에 토고는 "그래라." 놀라울만큼 쉽게 대답한다. 왜? 내 손을 떠난 시점에서 나에게 오는 손해는 아무것도 없으니까. 이득또한 없지만, 손해가 없는 게 중요하다. 토고는 그렇기에 시원하게 그와 더 이야기를 나누지 않고 자리를 떠난다. 아, 그래도 이 말은 남겨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