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7 에브나는 손유가 그린 그림을 눈으로 바라보고, 그 주위에 있는 물감에 손을 가져다 대봅니다. 곧 무언가 흥미가 돋은 것인지 손바닥에 물감을 바른 채로 그림 위에 손바닥을 마구 찍어댑니다.
" ... 그렇구만. "
자신의 그림이 박살나고 있음에도 손유는 무덤덤하게 에브나를 바라봅니다.
" 이종족의 기운은 아닌 듯 하지만. 그래도 UGN을 방문하는 게 좋을 거다. 아무래도 갑자기 허공에서 나타난 듯한 신원미상을 환영할 사람은 없을테니 말이다. "
오. 저기서 저런... 이라고 중얼거리는 손유의 말에 따라, 시윤은 에브나를 바라봅니다. 마구 손으로 찍어내는 것 같던 것은 순식간에 흐릿하나마 그림의 형상을 띄어가고 있습니다.
" 참 원시적인 아가씨로구만. 꼬마야. "
꼬마라는 말에 고개를 휙 들어올린 에브나는, 손유를 바라보며 눈을 흘깁니다.
" 꼬마 아냐. 에브나. " " 그래 에브나. "
손유는 에브나가 손에 짜바른 물감을 바라보며 말합니다.
" 그거. 내 물감이거든. " " 그게 왜? "
정말 모른다는 듯한 에브나의 행동에 시윤의 뒷목이 조여오기 시작합니다. 캡틴! 어째서!!!
>>499 ▶ 피니티티 티파티 ◀ 여러 동화적인 느낌의 베이커리 제품을 파는 에이서츠 공방의 제작품. 피니티티 티파티는 어떤 바다에서의 티파티를 형상화한 듯, 바다의 색을 닮은 푸른 색을 베이스의 여러 쿠키들이 눈에 들어온다. 특히 쿠키를 한 입 먹으면 소다 특유의 청량감이 느껴져 바다의 느낌이 들곤 한다. ▶ 고급 아이템 ▶ 청량함, 바다의 느낌. 그리고 달콤함! - 섭취 시 망념이 6 감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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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 해석학을 공부합니다!
▶ 기원적 문자, 형상문에 대하여 ◀ [ 해석학의 기초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 아마도... 이것이 첫 수업인 듯 하네요. 첫 수업부터 지루한 수업을 하게 되어 미안하긴 합니다. 하지만 특별반이라는 위치에 있는 여러분에겐 재미보다도 당장 필요로 하는 지식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 제 선택이니 미워하지 않길 바라도록 하죠. 형상문, 일명 형태 문자라 부르는 언어 형태는 가장 원시적인 형태의 언어를 뜻합니다. 아마 여러분도 의념 시대 이전의 기록 같은 것들을 보다 보면 보이곤 하던 그림을 그린 듯한 문자에 대해 알고 있을 겁니다. 이러한 문자들은 의념 시대 이전에는 사냥이나 일상에 대해 기록한 것이라고 알곤 했습니다. 다만 의념 시대에 들어 기록의 흔적을 읽어가는 과정에서 이러한 형태 문자가 일종의 언어적 체계를 띄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간단한 예시를 들어보도록 하죠.
(별, 별, 사람, 칼, 올려보다, 별)
이러한 형태 문자를 본다면 아마 대부분은 하늘을 올려보는 건가? 라고 말할 겁니다. 재밌게도 그 해석은 별로 틀리지 않은 문장일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러한 문자들을 의념을 통해 의미적 해석을 거친다면...
( 더러운 놈들, 나한테 사기를 쳐? 별 놈들을 다 보네. 죽이려던 걸 겨우 참았어! )
와 같이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형태 문자의 경우는 재밌게도 꽤 다양한 게이트가 비슷한 형태를 띄곤 합니다. 아무래도 형식을 띄고 구성된 문자들에 비해 형태와 문맥을 통한 해석이 필요로 하는 형상문의 경우에는 그 필요가 조금 다른 모양이지만요. 이와 관련된 공부를 진행하다 보면 여러분도 이와 관련된 문제를 풀 수 있게 될 거에요. 그럼. 오늘 수업은 이만 하도록 할까요? ( 아슬아슬하게 1분 정도 남은 시간. 박수를 치며 씩 웃은 유고율은 책을 챙기고 바깥으로 나간다. 이후로도 몇 분 정도 녹화가 이어지다 꺼진다. ) ]
".....실은, 신이 되어야 할뻔한 아이입니다. 신화의 게이트에서 겨울을 담당하는 신이 되어 죽을뻔한 아이요. 그러나 이 아이를 반드시 살리고 싶은 다른 신의 희생으로 인간이 되어...."
에브나에겐 복잡한 사정이 있음을 손유씨에게 어느정도 말씀 드린다. 대놓고 얘기할만한 일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이 일에 도움을 준 은인에게 둘러대기도 그랬다. 가디언이자 선성인 그를 믿고 싶기도 했고, UGN 에 방문하라는 것처럼 어떻게 해야할지 조언을 듣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사정을 설명하다가 마침내 에브나에게로 다시 관심을 돌린다
?
....!!!!
"에, 에브나야! 그, 남의 물건을 함부로 쓰면 안 돼! 허락을 받아야지."
허겁지겁 에브나의 곁에 가서 말리면서 손유씨에게 머리를 연신 숙이는 것이다.
"죄, 죄, 죄송합니다, 손유씨...!! 그....방금의 말에 이어서, 에브나는 17살이지만 사실....신의 기준으로 17살, 그러니까 완전히 아기와도 같은 경험 밖에 못해서, 그, 아직 세상이 낯서니까, 그, 악의는 없습니다, 손유씨의 그림이 멋져서 흥미가 생겼던 것 같은데, 그, 이번 의뢰 돈을 다 써서라도 원하신다면 변상할테니 에브나한텐 제발....."
" 현재의 세계가 그러하듯 각자의 신앙에는 다름이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저희들이 위대한 주, 하나님을 섬김과 같이 불교는 먼저 깨달은 성인들을 통해 그들이 걷는 길을 통해 미련과 고통을 잊어가며 끝없는 윤회를 끊고자 합니다. 도교는 스스로의 심성과 자질을 가다듬어 모든 것에 존재하던 천성적인 성질을 벗어나 새로운 길에 다달라 새로운 결과를 내고자 합니다. 이외에도 수많은 종교들이 이 세계에 다시금 나타났고, 다름에 따라 각자의 목적을 두고 이들에게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이단은 다릅니다. "
가라앉은 목소리는 아까 전의 이단이라면 모두 죽인다! 를 외칠 것만 같던 인물과는 다르게 느껴집니다. 마치 온 평생을 신앙을 갈고닦은 이처럼, 그는 '이단'이라는 해석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 모든 신들은 언젠가를 약속합니다. 그러면서도 결국 믿음을 바치는 것은 믿는 이라는 것을 말하죠. 그렇기에 이들은 믿음을 증명시키거나 믿음을 인식시키기 위해 말합니다. 기독교의 지옥, 불교의 나락처럼. 믿음의 과정에서 이들이 잘못된 길에 빠지는 것을 방지하고자 하지요. 그렇지 않습니까. 당장 저희들의 종교만 하더라도 18세기에서 19세기 즈음에는 마녀사냥을 성횡시키고, 그것을 교회의 이름으로 묵인하기도 했으니까요. 그렇듯 잘못된 길을 향하게 되면 그것은 믿음이 아닌 광기가 됩니다. 믿음이라 할 수 없는 것이 되지요. "
그는 린을 바라봅니다. 닿는 눈빛이 어쩐지, 린을 움츠리게 만듭니다.
" 결국 긴 말로 둘러왔으나. 결국 이단임을 말할 수 있는 것은 간단합니다. 믿음의 전달이 아닌 종속, 당연하다는 듯 신앙을 갈취하는 것. 그로 하여금 믿음이 아닌 광기로 믿는 이를 지배하는 것. 우리는 그것을 이단이라고 합니다. "
그는 빙그레 웃으며 말합니다.
" 그쪽이 예시로 든 열망자만 보더라도 알 수 있지 않습니까. 믿음을 통해 어딘가에 도달하고자 하는 게 아니라. 믿음의 과정에 스스로를 희생하고, 타인을 고통 속에 빠트리는. 믿음이 아닌 광기로 움직이는 그것이 바로 이단이라는 존재입니다. "
>>511 이번은 그냥 이동합니다!
오랜만에 도착한 아담한 건물이 눈에 들어옵니다. 사제님은 집 앞의 작은 텃밭에서 식물을 캐고 계시는군요!
>>513 [ 지금? 나는 없는데.. 아마 아빠는 있을 거야. ] [ 길드에는 왜? 저번에 두고 간 것도 딱히 없던 것 같던데.. ]
에브나는 못말려가 곧바로 시작되어 버렸다.... 저 물감 비싼거 아닌가!!? 예고했던 대로 천진난만한 에브나의 좌충우돌이 시작되는 중. 그러나 너무 귀엽다. 사실 너무 잔소리하면 호감도가 내려갈 것 같고 그렇다고 오냐오냐하면 버릇이 나빠질 것 같고 어떻게....해야되는거지......육아는 어렵군....
진행질문 1. 이 근처에 UGN 지부 있나요? 2. 손유씨 집에서 하루 자고 가도 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