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아회주 안녕~~ 요즘 봄이기도 하고 일교차도 심해서 그런가봐 :3 다들 건강했으면 좋겠으니 건강 챙기자구~ 성율주 어서와~~ 잘 부탁해~ :D
>>490 ㅋㅋㅋㅋㅋㅋㅋㅋ 종이 아까운줄 모르고 그냥 심심해서 그렇게 보내놓는 편... 헐 무성의 100%인 야 뭐해 세글자에 정성스럽게 답 보내주는거 최고다 임가현 윤하한테 잘해줘라... 답장 받으먼 이런 답장 받을 수 있으니까 낭비라고 생각 안 한다면서 첫장부터 반박 들어갈듯 ㅋㅋ 그러다 연락없이 짠 와주면 가문일 잠깐 때려치우겠지 '내일 뫄뫄 가문이랑 만나기로 한 거 한 3일쯤 미뤄주세요~' 이러고 당주자리 대타 아무나 대충 세워두고 시간 충분하다면서 빵끗 웃을거같아~
이게 바로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인가~~ ㅋㅋㅋㅋㅋ 임가현 또 별생각없이 음 그런가봐 하고 받아들이고 쿠키 맛있게 먹고 있겠지.. 상황 역전이냐구 ㅋㅋㅋㅋㅋㅋ 쓰담쓰담해주고 모르는척 하면 임가현 뭔가 짠해질거같아 우리 윤하가 훌륭하게 잘 커줬구나.. 하고 대견해할듯(?) 어 그러네 벌써 내일 금요일..! 조금이나마 힘이 난다!
필방. 「곤륜으로부터 서쪽으로 멀리 떨어진 장아지산(章莪之山)에 살며, 학과 유사한 새로, 다리가 한 개 밖에 없다. 몸이 푸르고 거기에 붉은 무늬가 있으며, 흰 부리를 가지고 있다. 이름은 울음 소리(삐황에 가까움)에서 유래되었고, 이 새가 출현한 도시에는 이유 모를 화재가 발생한다. -산해경 中」
>>516 좋아 그러면 가자구~~ 첫 일상 독점해버렷 >:3 아 그럼그럼 나야 당연히 좋지~ 일상 외의 썰들은 어디까지나 가능성 중 하나로 보는 편이라 대환영이야! 일단 가볍게 돌릴 주제라면 그쪽으로 가는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 적당히 프롤로그 이후 입학식 하기 전에 만나는걸로 하면 될거같아! :)
어서 방에서 짐을 풀고 쉬고 있자구나. 다른 아이들은 우리의 애정을 받기에 아직 힘들테니. 冬 사감의 말씀에 배정받은 호실에 짐을 풀던 묵은 돌연 고개를 모로 기울였다. 그러고는 가는 손가락으로 짐을 하나하나 가리키며 세기 시작하더니 한쪽 눈썹을 들었다 놨다. 그리고 다시 한번. 세안 도구, 사복, 교복, 필기구, 쥘부채…………꿀통, 꿀뜨개, 실 팔찌, 수정 팔찌, 실타래…………. 역시 없다. 예상 범위 내 가설은 한 가지뿐이었다. 이놈이 또 멋대로 움직여 싸돌아다니고 있구나. 가설이라기엔 과히 확신하는 투. 선생님께선 방에서 쉬라 하셨지만… 분실물을 찾으러 되돌아가는 길 정도는 괜찮겠지. 무심하게 생각을 마친 묵은 흑룡 기숙사에서 빠져나왔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새 움직이는 계단과 복도 사이였다. 바닥을 살펴보던 묵은 상반신을 바로 세웠다. "음, 곤란하네…." 하고 중얼거리자 오도카니 서 있자 바닥의 한기가 스멀스멀 올라오는 게 느껴졌다. 그러고보니 흑룡 기숙사 치마는 입고 있었으나 두루마기는 걸치는 걸 깜빡 잊었다(세상에, 제 심장마냥 꼭 붙들고 다니던 부채마저 잊었다). 어쩐지 춥더라니. 뱀처럼 날카롭고 사악한 인상이 살짝 난감하고 귀찮은 기색으로 둥글어졌다. 그것은 어떠한 이를 발견하면서 더욱 둥글게 변했다. 샤프한 눈매가 크게 뜨이고, 붉은 점 위로 더욱 커다란 붉은 눈동자가 그대로 노출됐다. 그 상태로 두어번 눈을 깜빡인 묵은 드물게도 머뭇거리는 것 같더니 곧장 살갑게 눈을 휘었다. 훤칠한 신장과 꽃 같은 용모, 나른하게 뜨인 눈꺼풀 밑으로 보이는 자수정같은 눈. 익히 알다마다. "묵이가 알기로 당신은 같은 흑룡 기숙사의 가현으로 알고 있어요. 틀림없다면 내 청에 응해줄래요? 내가 쑥을 하나 잃어버렸는데……."
뒷말을 흐린 이유는 그 말괄량이 쑥이 떠오른 까닭이다. 파닥 쑥은 평소에는 얌전히 있다가 꼭 방심할 때 제멋대로 파닥이며 돌아다니곤 하는 골칫덩이였다. 아마 도화 곳곳을 돌아다녔을 테니 그 요란스러움에 한 번쯤 눈길을 줬을 수도 있다. "봤다면 마지막으로 어디서 본 지 말해주면 고마울 거예요." 상대방이 아직 응해준다는 답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묵에게 그리 중요하지 않아 보이는 태도였다. * 파닥 쑥 : 움직이는 쑥. 해포알못인 묵주가 창작한 그저 그런 그런 것….
사감님의 이야기에 가현은 말 없이 동의를 표했다. 애정을 받기에 힘든 아이들에게 애정을 줘 봐야, 결국 민폐로 내비쳐질 것이 아닌가. 이러한 사실들을 제 부모가 알게 된다면 분명 귀아픈 잔소리들이 한가득 들려오게 될 것이다. 차기 당주로써 인정받기는 했으나 여전히 간섭이 남아있으며 행실 하나하나에 주의하라는 족쇄가 채워져있는 것이 본인의 삶. 괜히 쓴소리 들어봐야 가여운 달팽이관을 혹사시키는 일밖에는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기에 이번만큼은 순순히, 사감님의 이야기에 따라 기숙사 방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가현이었다.
.. 만. 그래도 가만히 있는 것은 성에 차지 않았다. 서두름이라고는 전혀 없는 느긋한 몸놀림으로 미적미적 짐 정리를 마치고, 동네 마실 나가는 가벼운 기분으로 기숙사를 나섰다. 사람의 이야기를 단편적으로만 해석해선 안 된다. 다른 기숙사의 아이들이 애정을 받기에 아직 버겁다면 그 애정을 버텨줄 아이들을 찾으면 그만 아닌가? 흑룡 기숙사에 갓 들어온 따끈따끈한 새내기들. 여러번 마주해서 이미 면식이 있는 아이들. 그런 아이들이 있다는것만 해도 가현이 기숙사 안에서만 틀어박혀있을 이유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
그렇게 자신의 넘쳐흐르는 자애로움과 애정을 한껏 쏟아내줄 희생양(?)을 찾아 나섰던 가현에게 말을 거는 여학생. 그 여학생에게 가현은 시선을 주었다. 그러면서, 오묘한 미소를 띄었다. 구면이다. 자신과 같은 6학년 학생이었지. 왼손에 붕대를 했으며, 새까만 머리카락과 피처럼 붉은 눈 아래 찍힌 점이 인상깊었지만, 그것보다도 당신을 기억 속에 확실히 각인하도록 했던 것은- 뱀을 닮은 그 외모. 아아. 정말이지.
"안 추워? 이런 날씨에 두루마기도 안 입고 돌아다닌다면 감기에 걸리고 말거야~"
자신의 이름을 재차 묻는 모습에도. 그리고 쑥을 잃어버렸다는 말을 들으면서도 그에 대한 대답 대신에 대뜸 여학생의 걱정부터 하는 것이었다. 그야 이런 날씨에 두루마기도 안 입고 돌아다니는 사람은 그 사림이 잃어버렸다는 쑥보다 더 걱정스럽지 않을 수 없기에. 그래놓고서 가현은 대뜸 제 두루마기를 벗어 여학생에게 걸쳐주었다. 이제야 좀 괜찮아보이네. 하고 스스로 만족하고 나서야 뒷켠으로 미루어둔 쑥 이야기가 떠올랐다. 쑥? 길가에 자라나는 그걸 이야기하는 걸까. 아니면 날아다니는 아이를 말하는 걸까. 만약 전자라면, 원래 이 아이가 풀 뽑아서 들고 다니다가 잃어버릴 만큼 엉뚱했던가. 그리고 그런 쑥 하나 잃어버렸다고 이 추위에 두루마기도 안 걸치고 나올 만큼 나물에 진심이었던가. 아무리 생각해봐도 모르겠다는 듯 가현은 고개를 갸우뚱한다.
"그으.. 무슨 쑥인지 이야기해주면 내가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을것 같은데. 꽤 급해보이니까 일단 한 숨 돌리고 차분히 설명해주지 않을래?"
물론 급해보인다는 것은 가현의 주관적인 시선이었다. 도대체 쑥을 왜 찾는지는 뒷전으로 두더라도 두루마기를 채 걸칠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밖으로 나와 자신에게 쑥의 행방을 물어볼 정도라면 급해도 여간 급한게 아닌 것 같다고 판단했다. 일단 차분히 들어보고 판단할 이유가 있겠어. 잠시나마 그렇게 진지해졌다가도, 이내 엉뚱한 생각이 들어버리는 가현이었다.
시선이 옮겨가며 지어지는 미소가 흐드러지는 듯했다. 호오. 묵은 속으로 작게 감탄했다. 과연 임 씨의 자제였다. 그녀와의 관계는 여태껏 쭉 평행선을 이뤘다. 별다른 이유는 없고, 그저 친밀해질 계기라든지 그런 도화선이 전무했던 탓이다. 그렇다고 자신이 시답잖은 이유로 자주 말 걸 인물도 아니었고. 고로, 제 입장에서는 먼저 다가서기가 제법 어색하게 느껴져 머뭇거렸건만, 상대는 단지 꽃처럼 웃으며 자신의 두루마기를 선뜻 걸쳐준다. 묵은 예의상 하는 단 한 번의 거절도 않고 두루마기의 끄트머리를 잡아 여미며 그녀를 쳐다봤다. 추켜올라간 눈매 사이로 드러난 붉은 눈이 퍽 말갰다. 이것도 드문 일이었다. 만만치 않은 생김새로 인해 이렇게까지 수월하게 다가온 이는 이제껏 몇 없었는데. "가현은, 음…." 알맞은 표현을 찾는 중인 듯 눈을 모로 굴리며 뒷말을 늘였다. 몇 초 되지도 않은 새 시선은 다시 똑바로 그녀에게 박혔다. "되게 다정하네요? 아, 우리 그다지 이야기 나눠본 적 없으니까요. 가현가현에 대한 문서에 실릴 법한 내용들은 알지만 그건 너무 딱딱하고… 이런 사적인 대화를 할 기회는 부재했으니까요."
묵이 싱긋 웃었다. 붉은 눈이 완전히 감춰지며 반달로 휘어진 눈은 떴을 때와 달리 꼬리가 내려가 있어서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그래봤자 앙칼진 뱀에서 능구렁이 같은 뱀으로 변한 수준의 인상 변화였지만 말이다. 가현에 대한 정보를 새롭게 정립하던 묵은 그녀의 제안에 제 목적을 다시금 상기시킬 수 있었다. 아, 그놈! "내 정신 좀 봐…. 도와준다니 영광이에요, 당신엑 감사를……. 여하튼, 정식 명칭은 파닥 쑥이라고 하는 것인데… 종종 제멋대로 돌아다녀서 말이에요. 곧장 잡지 않으면 무슨 사고를 칠지도 모르고 제 점수나 기숙사 점수에 영향을 끼칠지도 몰라서요. 음, 가장 마지막으로 봤던 게… 이런, 세상에. 건물 밖이었어요. 완전히 바깥은 아니고 안뜰이요." 안뜰이라면 이거… 설마… 학당을 빠져나간 것은 아니겠지? 엄습하는 불안감에 눈썹을 살짝 찡그리곤, 입가를 손으로 가렸다. 그러다가 이상한 말을 들었다는 듯이 멈칫 굳었다가 슬쩍 그녀를 올려다본다. 마치 표정으로, 음… 내가내가 들은 게 맞나요? 하고 묻는 듯했다. "미안해요, 농담인가요? 제가 농담을 잘 받아칠 줄 몰라서."
정말 당황스러워 보였다. 이 또한 드문 일. 퍽 비슷하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많이 다를지도 모르겠다며 묵은 조용히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