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지금처럼 서로의 암묵적인 동의하에 요비스테를 한 건 전혀 아니지만 어쨌건 자신이 페이스에 휘말려 그냥 지적하고 있지 않다는 점은 동일했다.
"친하다면 친하다고도 할 수 있겠네요. 무슨 일이라도?"
오지랖이 넓다. 이해가 되지 않는다. 재미없다. 등등 일부러 박한 평가를 하고 있지만 나름 제 생각에 자신이 봐줄 수 없는 발언을 하고 선을 넘는 것에 대응을 성실하게 하고 있음은 적어도 윤시윤이라는 사람이 문제를 일으킬지언정, 자신이 감당 할 수 없는 일을 순간적인 감정에 일으키고 그 여파를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지는 않을것이란 그의 합리성에 대한 최소한의 믿음 때문이다. 이는 사람간의 신의와 정을 중요시 한다는 것과는 다른 문제였다. 하지만 알렌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린은 그를 짜증나지만 적어도 이익때문에 등에 칼은 겨누지 않을 재밌는 사람이라 생각하면서도 그의 합리성은 전혀 믿지 않았다.
'일단 내 표정에 대해 계속 껄끄럽단 티를 냈떤 것만 생각해도. 어떤 일이 터지긴 터졌겠네.'
"오토나시씨라면 만나보았어요. 좋은 시간이었죠."
주로 강아지나 고양이가. 음, 자기소개서는 별로였다.
"어렴풋한 기억이라...전생과 관련된 얘기인가요."
자기만족으로 남을 위해 행동하는 건 괜찮다. 이는 자신이 괴로워지는 순간 바로 본인을 챙길거란 말도 되기 때문에 아주 손해보지 않는 선에서 멈출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타심이 강박이 된다면... 그때는 린은 그 사람에게 더 이상 기대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그런 자는 주변의 다른 이들까지 결국 불행하게 한다. 마치 자신의 아버지처럼.
"에, 하지만 몸에 좋지 않은 불량식품이 편하고 맛있는 건 동의하잖아요. 시윤씨도 담배피면서 잔소리는."
제법 옛날 가부키쵸를 쏘다닐때처럼 격의없이 대꾸한다.
"조금 오해가 있네요. 저는 손해가 두려운 게 아니에요." "저는 저의 신을 사랑해요. 경애하고, 존경하죠. 그 분을 위해서라면 이 자리에서 죽을 수도 있어요. 아주 오래전부터 제게는 그 선택지 밖에 없었죠. 하지만 저의 신께서는 제게 살라고 명하셨으니 다른 사람들의 감정따위에 저는 무너질 수 없어요. 그러나 그런 감정이 있는 척 그들이 원하는 모습은 얼마든지 보여줄 수 있죠."
부러 격의없이 가볍게 웃던 미소를 없앤다.
"그렇다면 저는 어떻게해야 할까요. 물론 저처럼 진심으로 그분을 따르는 신도들도 있을테지만 집단이 커지면 커질수록 본질이 흐려진다는 건 필연이죠. 언젠가 저의 진정한 정이 제 약점이 된다면...만약 혹여나 그로인해 제가 무너지게 된다면. 그건 저 하나만의 죽음으로 끝나지 않아요."
하야시시타 나시네는 그런 이유로 그녀의 아버지와 오빠와 함께 죽었다. 마츠시타 린의 인간성도 믿던 사람의 배신과 함께 길드원들과 묻혔다.
"그러니 그 부분에서는 유감스럽게도 시윤씨를 믿기는 힘들답니다." "하지만 그리 강경히 말씀하시니 지켜보도록 하죠."
"다른 분에게 전수받은 기술이었나? 하하, 하긴 수술 중이 아닐 때 쓰면 강력한 메즈기가 될 수도 있겠다. 그런데 이게 또 전수받은 기술이라서 조금 긴가민가한 부분이 있을 수도 있겠군...나도 '불협화음'을 익힐 땐 그랬지. 결국 익숙하게 잘 다뤄내는 연습은 스스로 해내야 하니까."
자신의 경험을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인다. 뒤이어, 망념 괜찮겠냐며 물어보는 질문에도.
"한 번만 써 보자. 쓰려면 이번이 아니면 못 쓸 것 같아서. 다시 준비되면 말해줘."
의념의 여유가 애매하게 남아있기에 이것은 오늘의 마지막 의념기 시전 기회가 될 가능성이 높았다. 다른 걸 써서 망념이 더 차오른다면 기회는 바로 날아갈 것이다. 그리고, 버프가 실패하니 강산 쪽에서 조금 오기가 생기려던 참이었다. 강산은 숨을 크게 들이쉬고 현에 손을 올린다. 여선 쪽에서 준비됐다는 신호가 온다면 강산은 의념기를 발동할 것이다.
그에 따라 주변의 의념의 흐름이 거세진다. 그 흐름이 주는 긴장감 때문일까, 강산과 여선의 주위가 잠시 고요해진 듯한 느낌이 들고.
의념기 - 너의 무대.
연주가 시작된다. 긴장감 있는 곡조가 악보 없이 즉흥적으로 그의 손에서 잠시 이어져간다. 여선이 '어페어런트 데스'를 걸고 손을 떼는 그 순간까지.
"네. 사실 전수받는 게 많긴 했어요"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 감각은 본인이 체득해내야 하는 건 사실이지..
"좋아요..." 잠깐 시간이 흐르고 준비되었다는 비장한 표정의 여선이 강산과 수술용 인형을 번갈아 바라봅니다. 의념의 흐름이 거세지고. 자신의 기술이 크게 버프를 받는... 비유가 괜찮을지도 모르지만.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수술을 해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지만 지금 느끼고 있는 감각을 확실히 이끌어서 성공하기 위해서 집중합니다.
"...서..성공이네요!" 성공적으로 마친 다음에 의념기로 버프를 받은 그 느낌이 생경한지.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하려 합니다.
무조건 성공. .dice 1 100. = 85 단 50 이상시 대성공 판정(대성공시 일시적으로 랭크 부스트가 들어감)
"음. 그렇다면, 무언가 듣고 싶거나 오지랖을 부리고 싶다면 한번 찾아가봐. 다만 권장하진 않아."
나는 조금 고민하다가 한숨을 내쉬곤 짧게 얘기했다. 솔직히 엮여서 뭐 어떻게 될 상황도 아니고. 답답함에 한숨만 나올 가능성이 높지만. 린이라면 그 도를 넘은 무모함에 머리칼을 쥐어뜯고 비명을 지를지도 모르겠군. 사실 본심으론 별로 권장하고 싶지 않았기에, 나는 상당히 떨떠름하게 말했다.
"뭐, 그렇지만....이런 얘기는 험담하는 것 같아서 좋아하지 않지만. 남을 돕는 것도 이성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해. 터무니 없는 것을 선의만 믿고 들어가는건, 광신이랑 다를바가 없지. 적어도 머릿속에서는 그런 상황 판단 정도는 할 줄 알아야 된다고 할까."
나는 마침 알렌의 이야기에서 이어지는 터라 한숨을 내쉬곤 이야기 한다. 남을 돕고 싶다는건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적어도 상황 판단을 확실히 인지한 후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할지를 제대로 정해야 하는 것이다. 좋은 의도라고 항상 좋은 결말로 풀릴거라는건 지나친 어리광이다.
"담배 끊었으."
툴툴거리는 답변에 조금 그리운듯하면서도 아쉬운듯 대꾸한다. 확실히, 피지 않은지 오래 되었다. 피고 싶은 순간은 아직 꽤 많이 떠오르지만.
"바로 그거야."
쌓인게 많았는지 덤덤하지만 따지듯 이어지는 속내를 가만히 다듣고, 나는 정확히 그것이라고 대답했다.
"사람이 모이는 곳엔 정이 생길 수 밖에 없어. 그리고 정이란 녀석은,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강렬한 힘이야.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네가 정다워지라는게 아니라, 그걸 결코 무시할 수 없단거야. 사람과 어울리고 싶다면 배제할 수도 없단거고."
누구에게나 속내를 드러내라던가, 이제 따스한 인간의 정을 믿어보라던가. 뭐 그런 권유가 아니다. 그러나 신화속 혹한에서도 한줌의 따스한 정이 이어져 봄을 불러왔듯이. 사람과 사람의 관계와, 사람이 모이는 장소에는 반드시 그 정이란 녀석이 강력하게 존재한다. 이는 밀어내거나 거부할 수 없는 요소이고, 그렇다면 치를 떨면 밀어내는 것보단 더 현명한 대응법이 있겠지.
"언젠가 진정한 정이 네 약점이 된다면, 이라. 아니겠지. 린의 과거에 대해서 잘 아는건 아니지만, 적어도 반응을 보건데 이미 그게 약점이 된 적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건 아닌가? 내가 경험에 의거해서 확고하게 말하는 것처럼, 린도 경험에 의거해서 말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거든."
그녀의 뒷말엔 단호한 확신이 들어있었다. 내가 도라 어르신을 보고 단언했던 것처럼. 따라서 그녀에게도, 내가 모르는 인생 속에서 단언할 경험이 있는 걸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내 대답은, 정이 약점이 되지 않도록 하는게 현명하단거야. 그에 대한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흠, 하고 생각하곤 웃으며 어깨를 으쓱였다.
"이 화제를 너무 길게 얘기하다간, 가까워진 거리가 위험하거나 귀찮은 녀석으로 찍혀 원점보다 멀어질지도 모르는 일이로군. 뭐 어디까지나 다른 누군가의 주관적인 의견으로 들어둬. 여러 관점의 의견에서 고찰해본다는건 충분히 이성적이잖아."
어쨌거나 지금도, 솔직히 상당히 많이 파고 들었다. 잘못 내딛다간 지뢰를 제대로 밟고 절연 당할지도 모르니까. 그런건 원치 않고, 이번엔 이 정도로 해두자.
연주를 마치고 손을 떼자마자 강산의 고개가 휘청 하고 옆으로 넘어간다. 망념이 급상승하면서 어지러움과 함께 시야가 기울어지고, 나노머신 칩에서도 경고음이 울리기 시작한다. 다행히 땅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던 자세였기에 곧 땅을 짚으며 어찌저찌 다시 고개를 들었지만. 여선 쪽에서 성공했다는 외침이 들어오자 강산은 이마를 손으로 받치면서도 씩 웃어보이며 엄지를 들어준다.
"해냈구나 여선 씨!! 다행이군!"
의념기까지 써버릴만큼 상황에 몰입했었다보니 이 순간 진심으로 친구의 성취가 기뻤지만... 결국 강산은 그 무게를 받아내느라 "아이고 두야."라며 앓는 소리를 내며, 몸을 옆으로 기울이더니 '백두'의 옆에 나란히 드러눕는다.
"후...조금 걱정했는데 그만하면 처음치곤 잘 들어갔으니 다행이네, 다행이야. 안 그래도 처음인데 버프의 구체적인 효과는 내가 정할 수가 없어서 말이지..."
약점 간파(F) 특수적인 의념 활용의 일종. 시각을 통해 상대의 의념 흐름을 관찰하여 약점을 분석하거나 유사적인 약점을 부여한다. F랭크의 약점 간파는 미숙하여, 사용한다 하더라도 항상 약점이 관찰되지 않는다. 단, 서포터 포지션이 사용할 시 F랭크에 한정하여 특정 약점 하나를 발견할 수 있다. 미숙하다.
//원래는 중간에 저런 설명 없었는데, 없으면 또 왜 저런 말 없었으면서 뭐라 하냐고 할 것 같아서 기술 몇 개 손 좀 봤었음.
'아니 그럼 스킬을 어떻게 올려요?' 라고 할 수도 있는데. 보니까 굵직한 메인 에피소드 같은게 마무리 되면 분배 가능한 스킬 숙련도 포인트 같은걸 많이 배부해줘.
아님 가끔 이벤트로 숙련도 이벤트가 있기도 하고....그치만 캡틴 가라사대 숙련도가 실전 없이 급속도로 올라가버리면 오히려 캐릭터의 기량과 레스주의 인식 차이가 벌어져서 악영향이 있데. 뉴비는 캡틴이 뒤에서 케어 방안으로 뭐 보정이나 이벤트 같은걸 밀어주니까, 스킬렙 부족한걸 너무 신경 쓸 필욘 없다 그랬으.